너 이계의 존재는 들으라. 나의 소유 나의 종복이여. 필연으로 정하여 이어진 운명 끊을 수 없을지어다. 너는 범사에 기쁨을 표하지 말라. 슬퍼하고 더욱 슬퍼하며 애도할지어다. 눈물 마를 때까지 퍼 올리고 소리 다할 때까지 비통히 외칠지니, 그 슬픔은 나의 기쁨으로 화하고 또 나의 무기로 화하매 끝내 너의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
>>999 서로가 서로에게 추격의 기회를 제공한 한, 쉽게 접근하는 것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시윤은 스코프로 보이는 세상을 눈에 담습니다. 고요하고, 정적인 세계에서 동적인 것은 오직 적과 나. 단 둘의 세계만이 끊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총을 들어올린 순간에 알 수 없는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혀갑니다.
- 당겨서 쥐어. 그대로 쏘면 반동으로 어깨가 나갈 수도 있으니까.
시윤의 어깨를 치면서, 누군가가 지나가듯 말을 꺼내고 있습니다.
- 당기고, 딱 대고, 호흡을 죽이고, 숨은 가늘어져. 아니. 완전히 끊어버려. 너는 숨을 쉬고 있지 않은 거야. 너는 지금 동적인 무언가를 완전히 벗어놔야만 해. 너는 동적 세계의 정적인 무언가야. 그렇게 스스로를 세뇌시켜. 생각을 벗어놔.
그리운, 지독히도 그리운 어떤 목소리. 당신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며, 그 등을 두드리는 노인의 목소리. 너털웃음을 지으며 당신에게 총을 쥐여운 이의 목소리.
그리고, 거대한 바윗덩어리에 짓눌려 육편이 되어버린 이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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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지 않는 이름을 부르짖습니다. 그 날의 당신은, 그 이름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첫 스승이자, 끝 스승이었던 그에게 배웠던 저격의 기본을 떠올리면서 시윤은 그 기나긴 추억에서 깨어납니다. 이제 무거운 감각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손에 닿는 거친 감촉을 무시합니다. 시윤은 역설적으로 바닥으로 떨어져 스코프에 눈을 맞춥니다. 그 순간을 노리고 적의 화살이 날아들어 시윤의 어깨죽지를 거칠게 파헤치고 지나갑니다. 재밌게도 그 고통스런 찰나의 감각은 당신의 눈을 더욱 확장시켰습니다.
조준.
분명 시윤은 순간적으로 화살의 방향을 보았습니다. 충혈되어 붉게 물든 눈이 적의 형상을 비췄습니다.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하는 상대를 쫓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리와 발의 방향, 팔과 손이 나아가는 방향, 나뭇잎이 소리 없이 흔들리는 모습. 그 모든 것들. 그 모든 것들을 읽으십시오.
역성혁명 제 이형第 二形 견미지저見微知著 ▶ 상대방의 행동이 끝난 직후 대미지를 입었을 시 발동할 수 있다. 받은 피해에 따른 추가적인 대미지 보정을 얻는다. 태그 '게이트의 적'이 존재할 경우 레벨 차이가 클 수록 추가적인 대미지 보정이 증가한다.
쏘아낸 한 발의 총성은 첫 번째의 식과는 달리 지독히 고요했습니다. 쏘아냈다는 흔적도 남지 않고, 그대로 날아든 한 발의 총성을 쏘아내고, 지독한 고통이 어깨죽지를 중심으로 온 전신을 내달리는 것을 느끼며 시윤은 그대로 무릎을 꿇은 채 가빠른 호흡을 내달립니다.
소리 없이 날아든 총탄은 이 고통을 이해한다는 듯 그대로 내달려 상대의 이마를 꿰뚫습니다. 무거운 육체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며 이 정적인 세계에 하나의 멈춘 것이 늘어난 후.
[ 승자아아아아아아!!!!!!!!!!!!!!!! ]
고통 속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미소를 짓습니다.
[ 특별반의 윤시윤!!!!!!!!!!!!!!!!!! ]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레벨이 29로 증가합니다.
역성혁명의 새로운 식이 개방됩니다.
역성혁명 제 이형 견미지저 - 상대방의 행동이 끝난 직후 대미지를 입었을 시 발동할 수 있다. 받은 피해에 따른 추가적인 대미지 보정을 얻는다. 태그 '게이트의 적'이 존재할 경우 레벨 차이가 클 수록 추가적인 대미지 보정이 증가한다.
>>1001 어느새부턴가 품속을 지키고 있던 작은 알약 하나. 꿈 속에서 자신에게 이것을 건네주던 난장이는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 정말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른다면 이걸 한 번 써보시지요. 손님께는, 이번만큼은 무료로 드릴테니 말입니다.
가망이 없다. 패배할 것 같다. 린은 그런 생각 속에서 남은 왼손을 움직여 입 속에 알약을 집어넣습니다.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가고, 세상이 뒤집혀지는 듯한 감각 속에서 우습게도 시야는 그대로 지속되고 모든 것에서 한 걸음 떨어진 채 바라보는 듯한 감각이 듭니다.
느린 걸음으로 자신에게 다가온 상대는 창을 뽑아내곤 그대로 쭉 들어올립니다. 저 창이 자신에게 떨어진다면 분명 패배는 확정되겠지요. 린은 남은 옷깃의 한 켠을 거세게 찢어냅니다. 그러면서도 입가에는 희미한 웃음이 지워지질 않습니다.
띠 - 띠 - 띠디디디디디디딕.
" 그럼 저희. 누가 더 튼튼할지 해보도록 할까요? "
린은 붉게 점등하는 폭발물을 맨 듯한 환상을 덧세웁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속게 만드는 것보다, 상대의 감정. 또는 생각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속여야만 한다는 듯 린은 온 힘을 다해 상처의 출혈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끌어안습니다. 점등하기 시작하던 폭탄의 카운트다운은 불길한 신호음과 함께 미친듯이 울리기 시작하고, 불안감에 빠진 상대는 그대로 린을 쳐내어 멀리 날려버립니다. 몸은 가볍게 허공을 나뒹굴지만, 린은 오히려 웃음을 짓습니다. 적을 속이기보다 자신이 독을 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곧, 폭발을 연기하는 환각이 피어오릅니다.
거리를 두어 도망치고, 재정비를 할 정도의 시간은 벌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턴 당신의 영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