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이도라곤이 읊는 강남 명소를 흥미롭게 눈을 반짝이며 듣다가 점점 스몰토크 비중이 줄어들자 이에 삐진척 시무룩하게 뺨을 살짝 부풀리고 같이 말을 줄인다. 안내인의 안내에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자리에 앉은 소녀는 지루하다는 티를 팍팍내면서 손가락을 탁자에 두드린다.
[아직 아니에요.]
모스 부호로 상태를 알리면서 유하를 힐끔 쳐다보다 다른 박자로 손을 두드린다
[유하양은 뇌전을 주력으로 하는 마도사라 들었사와요. 전원함을 찾지 않아도 교란정도는 마도로 가능할 것이어요.]
"난 바빠. 돈 줄테니까 빨리 물건을 줘." "이런, 아가씨. 중요한 물건이 조~금 멀리 있어서 가져오느라 시간이 걸립니다." "짜증나! 그냥 내가 가면 안돼?"
계속되는 실랑이에 이걸 어쩌지도 못하고 지친 밀매업자들이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여자를 질린 눈으로 바라보다 서로 눈빛을 주고 받는다.
"마츠시타양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저희가 모셔다 드리겠지만 대신 아가씨는 눈가리개를 써야 하며 혹시나 경찰의 추적이 있을지도 모르니 미리 간단한 수색에 협조해 주셔야 합니다. 메이드도 물론 데려갈 수 없습니다."
"수색? 으음- 잠시 기다려봐."
아직 다른 팀에서 이들의 전력과 건물의 구조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는데. 빠르게 눈치를 살피다 고민하는 척 소녀는 같은 의뢰를 맡아 협력중인 다른 팀의 메세지 기록을 확인한다. 그녀와 유하는 마약의 유통을 확인하고 폐기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팀이 인신매매의 흔적을 확인하고 피해자를 구출할 수 있게 서로의 손발을 맞추어야 했다.
[유하양, 티백에 초소형 위치 추적기를 넣었으니 차를 타는 척 소녀에게 건내주실 수 있으신지요?]
"으, 귀찮아. 얘, 차 좀 타줘."
입으로 위치추적기를 마셔 생체 추적기가 된다면 저들도 알아챌 수는 없겠지. 소화되기 까지는 몇 시간이 걸리니 충분해. 유감스럽게도 린은 유하가 차를 탈 줄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머뭇거리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조금씩 따가워지는 조직원들의 시선에 태연한 척 아무생각 없는 부잣집 딸의 모습으로 앉아있지만 머리는 분마다 바쁘게 몇 가지 경우의 수를 떠올리다 다시 폐기한다. 이제부터는 주사위를 던진셈이며 루비콘 강을 건넌 셈이야. 퐁당, 어설픈 손길로 티백을 뜨거운 물에 떨어뜨린 찻잔을 받으며 입에 음료를 머금는다.
'...'
유하양은 차를 탈 줄 모르는구나. 밍밍하고 묘하게 떫은 맛이 나는 뜨거운 물을 어떻게든 침착을 유지하려 하면서 호로록 마시지만 입가가 미세하게 떨린다.
작은 알갱이가 목을 넘어가는 감각이 확실히 있었다. 냉랭해진 기류에 분과 초를 다투며 맹렬하게 머리가 돌아가고 그녀는 살짝 겁먹은척 눈을 크게 뜨면서 손가락에 의념으로 감춘 가느다란 독 비수를 슬쩍 돌리며 주위를 둘러싼 덩치들의 목,머리,심장,등등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며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정확하게 급소를 찌를 수 있을 거리를 계산한다.
잠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무기가 거두어 지는 소리가 들리고 소녀는 몸에 들어가던 긴장을 풀며 메이드 복장을 한 소녀의 손을 잡는다. 천천히 메이드의 위로로 진정하는 척, 주위가 차차 진정되어 가는 양을 관찰하면서 좀 더 훌쩍거리다가 한 마디를 내뱉는다.
"너무해...돌아가면 파파한테 이를거야..."
좋아 막타까지 완벽해. 범죄자들이 서로 머쓱해하며 어떻게 할지 다시 대화하느라 웅성이는 틈을 타 소녀는 재빨리 다른 팀에게서 온 메세지를 확인 한다.
[건물 구조 파악 완료] [...들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아까부터 계속 연락하면서 생각한건데, 분명 모르는 사람들인데 왠지 모르게 기시감이 들어 소녀는 잠시 진짜 아는 사람이면 어떨까 생각하다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떤다.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이. 특히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은 누군가를 떠올리고서 그런 일이 있다면 아마 몇 칠동안 방 안에 처박히거나 아니면 저가 그 사람을 때리거나 아무튼 둘 중 하나가 죽거나 아니면 저가 수치사로 죽어서 둘 다 죽거나 등등 논리의 비탈길을 따라가다 유하랑 눈이 마주치고 다시 거래 현장에 집중한다.
'분명 몇 년동안 놀림당할거야 그럴거야!'
"날 물건이 있는 곳으로 쟤랑 같이 보내주면 안 이를게."
[유하양은 드래고니안이니 안대가 있어도 근거리의 신호는 확인할수 있을것이와요.]
일어서며 결론을 내린 조직원들 사이에 서서 같이 안대를 쓰고 안내를 해달라 말을 하고 따라 건물 내부를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