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는 다들 제각각이기 때문이라 생각해. 그래서 실수로 넘어가기도 하고 처리가 안 되기도 하고.
이런 것을 방지하고 더 낫게 하기 위해서는 다들 규격화를 하면 좋다고 생각해. 규격화라는것이 좀 딱딱하고 정 없이 들리지만. 캡틴의 업무나 강산주의 정산 업무, 지금은 은퇴한 지한주의 위키 작업, 캐릭터별 행적 정리 같은걸 보면 찾고 정리 하기 좋게 우리가 좀 더 업무를 줄여줄 필요가 있어.
여기서 내가 제안하는건 아주 사소하지만 간단한거야.
이름칸 규격화!
일상 할때는 (나) - (상대) 이렇게 하는걸로 하는거야.
누구는 (나)-(상대) 이렇게 하기도 하고 누구는 (내별명) - (상대별명) 이렇게 하기도 하니 하루이틀에 1어장 갈리는 어장에서 이게 찾는게 굉장히 귀찮겠지.
진행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찾기 좋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진행때는 풀네임을 이름칸에 넣고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이건 솔직히 다들 의견을 종합해 봐야 겠지만 나는 풀네임을 적어두는것에 한표.
물론 일상 도중 맨 마지막 부분에 몇번 주고 받았는지 적는 것도 좋고 정산 어장에 직접 신고 해도 좋다고 생각해.
나도 일상 끝 부분에 계속 몇번 주고 받았는지 빼먹었기도 하고... 정산 어장에 신고를 잘 안 하기도 했어. 내가 말을 꺼낸 만큼 이건 나도 지켜가며 할거야.
열쇠는 연다는 것. 그러나 반대로 돌리면, 닫을 수도 있다는 것. 정말로 진실을 아는 것을 추구한다면, '비밀을 파헤치다' '진상' '진실' 같은 것이 속성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열쇠라는 것은, 조금 은유적이고 비유적인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열고 싶을지도 모르고, 닫고 싶을지도 모른다라.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군."
애매하다. 이 녀석의 태도 부터가 말이지. 능글맞아보이는 분위기는, 다르게 말하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농담이라고 얼머부리는 방법 또한 그렇다. 농담이 아니었을텐데. 진지한 얘기를 농담으로 수습하여 애매하게 만든다. 여는 것과, 닫는 것. 자신의 삶의 지향점일텐데도, 어느쪽인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는 것은, 왠지 모르게 가능성의 고양이를 떠오르게 한다.
"어쩌면 너는 상자의 진짜 내용물엔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지. 그 안에 든 무언가. 그리고, 네가 그것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열지 않은 상자와 열쇠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법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상상에 맞춰,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러나 열어버린 상자와 열쇠는, 그것으로 끝이다. 읽어버린 책의 결말처럼. 그러니까 상대는 애매한걸지도 모르겠다. 열고 싶은건지, 열고 싶지 않은건지,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으로.
팬더를 한자로는 웅묘라고 했던가. 어찌 보면 아예 틀린말은 아닐지도 몰랐다. 상자에 들어있는 고양이를 잠시 떠올리던 나는 시윤의 말에 그저, 특유의 씨익하는 미소를 얼굴에 띄우며 고개를 두어번 끄덕일 뿐이였다. 열것인지. 아니면, 열지 않을것인지. 무엇을 고르든 결과는 되돌릴 수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 말하기엔 조금 이른 이야기일테지.
" 찰나...입니까. "
본래는 불교쪽의 용어라고 했었던가. 나름대로 쓸만한 머리를 뒤적거리며 사전적 의미를 떠올리곤 턱수염을 몇번 만지작거렸다. 쉽게 말하자면 '극도로 짧은 시간'에 불과하지만 이 눈앞의 소년은 어떠한 찰나를 눈에 담고 있는 것인가? 애초에. 이런 소년이 가질만한... 의념 속성인가? 라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 사진처럼 붙박힌. 말 그대로의 찰나를 지나가지 못하게 꽉 잡고있는게 아니던가. 좋게 말하자면 추억을 회상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한다면... '집념. 혹은 망집. 일까.' 그런 시덥잖은 생각을 고개를 저어내는것으로 털어낸 나는 알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짧게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