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 하늘에는 운명에 집어삼켜진 무지개 난 희망을 버렸지만 내일은 방황하지 않을거야 비록 내일이 지옥이더라도/clr> <clr #000000 #000000>난 기꺼이 기어가보이겠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이야기하긴 곤란하네. 걔는 비밀이 많은 애니까." 다행히 페로사는 피피가 생각하던 것보다 피피에게 훨씬, 훨씬 더 너그러운 사람인 듯하다. 페로사는 피피의 질문에 아주 많은 대답을 했다. 일수를 따질 만한 관계가 되는 누군가가 진짜로 있다는 것. 그 사람이 자신의 정체를 별로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 오, 당신은 아주 최근에 그런 사람을 한 사람 만난 적이 있지 않던가? 애초에 표정관리를 하지 않고 피피가 찔러넣은 말에 무방비하게 벌건 얼굴이 된 것도, 그만큼 페로사가 프로스페로라는 사람을 신뢰하고 있으며 그다지 경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반응을 숨김없이 내비치는 것일 뿐이다. 고로, 프로스페로는 지금 이 순간 페로사라는 사람을 죽이는 데에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항상 다른 이들과의 거리와 그 사이에 놓인 경계선과 그것이 이루는 위치를 걱정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미 알고 있을 사실이겠지만 말이다.
"바깥에서 날 바깥사람으로 여겨 주겠냐?" 피피의 웅얼거림에 페로사는 유쾌한 농담이라도 들었다는 듯한 쾌활한 웃음을 띄웠다. 그 웃음에는 쓰라린 비감 또한 어려있었지만 말이다. 푸른 칵테일을 좋아하고, 푸른 하늘을 꿈꾸더라도... 그녀는 피를 보고 자란 아비에게서 태어나 비탄의 도시로 굴러떨어져 축축한 손을 하고 검붉은 발자국을 남긴 사람이다. "신이 버린 도시에 어느 정도 바깥 사람이라느니 하는 말랑해빠진 말 따위 없어. 여기에 발을 들이고 여기서 살았으니, 어두운 나날을 떨쳐버리기 쉽지는 않겠지."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셰바 사람이다. 셰바의 그늘에서 자라고, 셰바의 하늘을 눈에 담았으니,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그러나 그녀는- 어디까지나 페로사 몬테까를로였다. "그렇지만 여기면 뭐 어때. 어두운 나날이면 뭐 어때. 하수구의 쥐새끼도 자기 나름대로 사는 법이야.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살려고 발버둥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여기보다도 훨씬 어둡고 컴컴하며 끔찍하고 유혈낭자한 죽음의 쥐구멍에서부터,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고약한 병을 하나 얻어서 나왔기 때문이다. 희망병. 얼굴에 한가득 담겼던 비감 어린 유쾌한 웃음은, 조금은 씁쓸하고 조금은 잔잔한 옅은 미소가 되어있었다. "집에 가는 길을 잊어버렸다고 해도, 괜찮아. 여긴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오는 곳이니까."
맛있네- 하며 세렌디피티를 호르릅 하고 마시던 피피를 뿌듯하게 바라보던 페로사는, 피피의 말에 반문했다. "밖?" 페로사는 잠깐 피피를 보다가, "잠깐 나갔다 오는 거라면, 르메인 길드에 문의해서 '유통망'을 타고 갔다오면 가능할 거야. 피피 네가 취급하는 상품은 밖에서도 인기 많고, 가능한 신선하게 배달되어야 하는 거니까 바깥에서 거래처를 찾으면 르메인에 문의해보고 잠깐의 나들이 정도는 쉽게 갔다올 수 있겠지." 하고, 페로사가 아는 대로 피피에게 말해준다. 그러나, 페로사는... "피피..."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거두고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피피에게 질문을 던졌다. "푸른 하늘 아래서 살고 싶은 거야, 푸른 하늘 아래서 죽고 싶은 거야?"
>>636 엣(당황) 저보다 페로사주가 그런 능력은 더 뛰어나시다고 생각합니다만. 평소에 독백에서 느낀 바를 표현하시는 것도 그렇고. 어장에서 썰 푸시는 것만 봐도 그렇고. 제롬주는 그냥 적폐캐해일 뿐이니까 부러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냥 느낀점을 필터 안 거치고 말하는 것 뿐이에요(?)
지워내지 못하고 반쯤 걸린 웃음. 혹여나 놓쳐 깨트릴까, 꼭 안아들듯 들고 있는 술병들. 긴장으로 살짝 떠는, 청록색 눈동자가 당신에게 향한다. 아름다운 것에 시선이 가듯이 시안은 물끄러미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이 그런 옷도 입었던가. 늘 보던 정장 차림이 아닌, 당신의 체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차림의 의복은 참으로 생소한 것이었다. 그런 당신의 모습에 당황스럽고, 낯설게 느끼다가는, 어느 순간부터는 그 선이 가늘고 말랐다지만. 보기 좋을 정도로만 말랐다는 생각을 한다.예쁘니 어울린 생각도 같이. 신기하게 당신을 바라보던 시안은 고개를 끄덕인다. 저번의 방문과 같은 답이었지만, 그때만큼의 차가움은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당신이 뒤돌아서면 시안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당신의 뒤를 졸졸 따른다. 전과 달리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 복도를 걸으며 향한 곳은 늘 가던 응접실이 아닌, 커피 향기가 가득한 주방. 처음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 들어섰다는 어색함에 시안은 고개를 두리번거리다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선물도 건내지 못한 채. 우물쭈물거리며 그냥 가만히 서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