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204 말 나온 김에 하나 더 물어보자면, "추방의 낙인으로써 해골 문양을 불로 지졌으며, 추방 철회의 상징으로 해골 위에 가시 면류관을 새겨넣었다" 는 서술도 준비해뒀거든. 이 서술도 써도 괜찮을까? 아니면 르메인 패밀리에 그에 상응하는 다른 전통이 있을까? 음, 페로사의 독백이 르메인 배틀리언에서의 생활도 다룰 것 같아서 이런 디테일같은 부분도 존윅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준비해보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부분 캡틴이랑 종종 이야기하게 될 것 같아.
만약 누군가 자신에게 대신 이야기해준 것이라면, 아니, 지금 보고있는 이 순간조차도 믿기지가 않는다. 검술은 아니다. 칼에 무언가 특별함이 깃든 것도 아니다. 하나, 소녀가 칼을 휘두르면 사람은 반으로 갈린다. 그것도, 깔끔하게. 힘을 크게 준 것도 아닐텐데. 어떻게 저게 가능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생각했다. 저 소녀과, 과연, 자신과 같은 인간인지. 혹은...
"...안 되겠어."
맞잡은 소녀의 손으로부터 느껴진다. 이녀석 역시 인간이다. 아무리 힘을 들이지 않고 자른다고 하더라도, 결국 점점 체력이 바닥나는 것은 당연했다. 소녀의 손을 잡고 달려가던 그는 순간 총성과 함께 몸이 핑그르르 돌아가는 소녀를 본다. 맞은 건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아마 맞았다고 생각하는 편이 편하다. 소녀의 반응을 보면, 피했다고 하기 어려우니까.
그는 혀를 차며 주변의 시체에서 권총을 뽑아들고는 틈으로 상황을 살핀다. 아직도 많이 남은 총구. 밑에서 들려오는 무수한 발걸음 소리. 상황은 최악이다.
"이제부터 내가 엄호할테니 너는 최대한 힘을 아껴. 무리하게 앞서나가지 않고, 거리를 내준 상대만 벤다."
이미 시야는 흐려지다못해 시시각각 점멸하며 주의력을 흐트러트리고 있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는지 몸은 무겁고, 손은 덜덜 떨리고 있다. 과거의 기억은 더이상 통증을 쾌락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통증은 통증. 자신을 괴롭히고, 발목을 잡고 있었다. 사격을 하기에는 최악의 상황. 자신은 무라사키나 페로사, 이리스와 같은 괴물이 아니다. 타고나지 못한 강함을 기술 따위로 메꾸는 것 뿐. 차라리 여기에 내가 아닌 페로사나 이리스가 있었다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겠지.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태만이다.
"무라사키... 이제와서 너 먼저 도망가라고 하면..."
그는 숨을 몰아쉬며 무라사키를 흘긋 바라본다. 차라리 자신을 버리면 살 확률은 훨씬 높을 것이다. 제 몸 하나 건사하는 것 정도야, 그녀에게는 어려울 것도 없겠지. 하지만... 버리려면 진자에 버렸겠지. 아니, 구하러 오지도 않았겠지. 쓸데없는 질문인가. 그는 잠시 말을 하다 말꼬리를 흐려버린다.
"위층으로 가자. 아까 말 기억했지?"
주변의 시체에서 여분의 탄창을 챙기고는 권총을 장전하며 무라사키에게 말한다. 몸이 삐걱거리며 한계에 달했다고 외치는 듯한, 극한의 상황. 이 상황에서 살아나갈 수 있을지. 제롬은 그저 최대한 발버둥치기로 했다.
>>225 일부 과에 한해서 말이지 액션 부서 같은 곳은 규모가 큰 만큼 역사도 오래 됐을거고 피카레스크도 원래 경호전투원들을 전신으로 알아서 꾸려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될 거고
죽이기엔 애매한 인물이 뭐려나아아 별로 눈엣가시가 아니라면 명예 퇴직을 시켜주겠지 그리고 상대에 따라 그 뒤에 죽이거나 아니면 그대로 방생하거나 어차피 뉴 베르셰바 안에 있는 한 르메인의 손바닥 위에 있는거나 마찬가지야 다만 손이 많이 닿는 곳 적게 닿는 곳 있을 뿐이지
안그래? 언제 신경질적으로 굴었냐는 듯, 브리엘은 그녀의 행동을 잠깐 바라봤을 뿐이었다. 오래 그 모습을 보지 않는 것에 의미라고는 없었다. 그저 한번 바라봤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시선을 돌렸을 뿐. 스톨을 걷어서 어깨 위에 걸친 뒤, 브리엘은 자리에 다시 앉지는 않았다.
자신의 저택에 누군가를 부른다는 것 자체가 불편한 게 분명하다. 이 도시에서 자신의 집으로 누구를 불러본 적도, 부를 이유도 없었기 때문도 있었지만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 누가 들어오는 걸 싫어했기 때문도 있었다. 그래서, 브리엘은 아스타로테의 방문이 달갑지 않았다.
"..둘다 안어울리니까 관둬."
두손을 모으는 시늉을 해보이는 아스타로테의 모습에 브리엘은 쯧, 하고 혀를 차고는 손사레를 친 뒤 주방으로 걸어갔다. 대부분 손으로 집어먹어도 괜찮은 안주들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먹을 일은 없을테지만 어찌됐든 식기류가 아닌 브리엘은 럼이 아닌 다른 술을 꺼내들었다. 럼으로 시작해서 다른 술로 바꾸기에는 좀 버거울지도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꺼내는데 망설임은 없어보였다.
브리엘은 보드카를 한병 들고 다시 돌아왔다. 물론 돌아오자마자 보이는 아스타로테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리고는 자기 잔에 남은 럼을 비워내고 보드카를 한잔 가득 따랐다.
여인은 브리엘이 돌아온 걸 알고도 잠시간 허밍을 이어갔다. 무릎에 걸친 손의 손가락으로 가볍게 박자를 두드리며 가늘게 이어지는 멜로디는 들어본 적이 있을 수도 있고 아예 없을 수도 있었다. 허밍은 그 소절의 끝까지 가서야 멈췄다. 멈춤과 동시에 시선을 들자 검푸른 털의 귀가 같이 쫑긋 일어섰다. 여인의 시선이 브리엘을 한번, 보드카를 한번, 번갈아 보고 눈을 잠깐 가늘게 떴다. 그렇게 나왔나. 하고 말 하듯이.
브리엘이 먼저 잔을 채우는 것을 기다렸다가 여인도 병을 들어 빈 잔을 채우려 했다. 특유의 무색투명한 술을 반 이상 넉넉하게 따르고 조심히 내려놓는 행동에서 아직 취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야 여인도 어지간히 마시는 축이었다. 겨우 럼 두잔으로 잔을 무를 리가 없었다. 럼 향이 희미하게 나는 보드카를 한 모금 마시고서 여인이 말했다.
"샌드위치랑 스콘은 마르기 전에 맛보는게 좋을 거라 생각해. 음. 그래도 이 술엔 육포가 제격이겠는 걸."
꾸러미의 내용물들은 샌드위치를 제외하면 한입 크기로 나뉘어 있거나 한입에 넣기 좋은 크기라 정말 맛보기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여인이 먼저 조각난 육포를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적당하게 건조되어 질기지 않고 쫄깃하게 씹히는 육포는 보드카의 안주로 제격이었다. 입에 든 걸 삼키고 술로 입가심을 한 여인은 술잔 든 손으로 아직 풀지 않은 일곱 번째 꾸러미를 가리켰다.
"이것들에 영 손이 안 간다면. 그걸 열어보면 어떨까 싶으네."
조금 전 아량을 베푸는 듯한 말을 할 때는 언제고. 이번엔 지나가듯 흘리는 권유의 말투였다. 여인은 달리 의미는 없다는 듯 태연자약하게 보드카를 마시고, 이번엔 봉봉초콜릿을 집어 입에 넣었다. 독한 알콜에 얼얼한 혀 위로 녹아내리는 달콤함은 자칫하면 중독될 것만 같은 조합이었다. 여인은 그걸 음미하고 있는 듯 할 뿐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