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도시에서 25년이야. 마피아들을 죽이는 건 나쁘지 않았지. 기억도 거의 나지 않아. 하지만 마을을 태우고 벌거벗은 사람들이 울부짖는 모습은... 매일 같이 지켜봤지. 이건 PTSD가 아니야. 이건 마약이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여느때처럼 방독면과 노란 보호복을 입은 거구의 사내, 페퍼는 누군가에게 말한다. 그러나 말상대는 없어뵌다. 아니, 정확히는 그 상대가 '지성체'가 아니라는 점일까. "으음, 혹시 절개해봐도 되나?" 그는 그렇게 정중하게 묻고는 자신의 더플백 안을 뒤적거린다. 무언가 자질구레한 것들이 많이 들어있다. 드라이버, 전압계, 볼트, 곰돌이 인형, 마우스 등등. 그중 하나를 꺼내려다 내용물을 와르르 쏟아버린다.
뒤늦게 누군가 말거는 소리에 고개를 올려든다. 분명, 꽃가게 주인이었지. 이름은… "하울, 오랜만이군." 쪼그려서는 정신산만하게 늘어진 물건들을 주섬주섬 주워담는 꼴이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페퍼의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것은 그가 가로등에게 말하는 것을 들켰다는 점이다.
"뭐, 별건 아니었어. 그저…" 흐음, 하고 말을 얼버무리려다가, 괜히 덧붙인다. "그저, 뭔가 좀 고장난건가 싶어서 말이야. 이 등." 이거봐, 라면서 가로등을 가리키지만, 딱히 별 문제없이 작동하는 평범한 가로등이다. '난 100% 정상이라고, 친구.' 누군가 뇌리에 높고 경박한 말투로 쏘아붙이지만, 페퍼는 그저 '닥쳐.' 라며 낮게 주의를 줄 뿐이다.
이름이 하울이라면, 꽃집 하울? 괜한 말장난을 속으로 생각하며 키득거리며 페퍼의 앞에 같이 쪼그리고 앉아 짐을 줍는 것을 도와주려고 했다. 그 중 눈에 띄는 물건에 조금 웃으면서 그것을 들어보인다. 귀여운 곰돌이 인형이었다.
“되게 귀여운 인형이네요.”
그러니까 가방 속에서 쏟아진 물건 중에는 이질적인 것이기도 했다. 하웰은 오래 들고 있지 않고 그것도 페퍼에게 건네주었다.
고장난 가로등? 하웰은 고개를 들어 가로등을 올려다보지만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었다. 물론 하웰은 전기 전공이 아니었으니 정말로 이상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하지만 전기 전공이 아닌 것은 페퍼도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하지만 굳이 정정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고장났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 도시에 보통 멀쩡한 것들은 잘 없더라고요.”
사람들도 물건들도 어딘가 반쯤 고장났거나 망가져있는 것 같다. 이 도시는. 하웰은 가끔 그렇게 생각했다. 그 자신까지도. 뭐, 잘 찾아보면 정말로 가끔씩 이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 있었지만 말이다.
독과 약을 취급하는 사람인만큼 하웰은 독으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과 약으로 인해 미쳐가는 사람을 많이 보았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페퍼 씨를 완전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 또한 하웰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
“아, 저녁은 드셨어요? 저는 아직인데.”
쪼그려앉아 물건을 다 가방에 넣었다면 하웰은 무릎을 쭉 피고 몸을 늘리며 기지개를 피면서 몸을 일으켰을 것이었다. 페퍼가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같이 식사를 할까 제안하려 한다. 마침 우연히 만났는데 우연히 저녁시간이었으니. 지난 번에 목숨값을 한 번에는 못 갚더라도 조금씩 나눠 갚기도 해야했고 말이다.
/ 이전까지의 선관에서 아마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하웰이니만큼 어느정도 낌새는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으로 적어봤어ㅓ 잘못 짚었다면 찔러줘~ 꽃집이 근처이니 뭔가 포장해서 하웰의 집에서 먹어도 좋고~ 아니면 식당에 간 뒤 꽃집으로 이동해도 좋고~
다만 오시면 읽어두시라고 적어두자면 우선 알아두셔야 할 건 앤빌의 비스트로는 양식 레스토랑이라는 점입니다. 셰프님 재량으로 메뉴를 추가하셔도 좋지만 기본은 양식이라는 점 알아주시길 바라요. 또한 셰프님의 건강에 대해서인데, 앤빌은 수당이 쎄고, 무엇보다 오너인 다니엘레와 바텐더인 페로사 모두 건강챙겨맨이기 때문에 병약해 보이는 셰프님에게 병원을 가보라고 한 번씩은 권하거나 건강식품을 챙겨주거나 했을 수 있으며, 조만간 다니엘레가 셰프님에게 성과급 명목으로 얼마간 돈을 쥐어드리며 병원에를 좀 가보라고 권할지도 모릅니다(일상의 주제로 삼아서 의료계열 캐릭터와 안면을 틀 좋은 기회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