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도시에서 25년이야. 마피아들을 죽이는 건 나쁘지 않았지. 기억도 거의 나지 않아. 하지만 마을을 태우고 벌거벗은 사람들이 울부짖는 모습은... 매일 같이 지켜봤지. 이건 PTSD가 아니야. 이건 마약이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에만이랑 사귀기 시작한 뒤로 종종 바에 평소보다 좀 곱게 차려입고 나오는 페로사라던가 썰 풀었었지. 코코넛워터도 숙취해소에 도움이 크게 된다는데 코코넛워터는 호불호가 갈려서 추천을 못하겠네.. 종합비타민은 일단 뭔가 먹어야 효과발휘가 된다니까 식사도 조금이라도 챙겨먹고.
1. 『내 목소리를 들어줘』 "네 심정이 뭔지 알겠지만.. 이제 슬슬 내 말을 좀.. 들어줄래.." "여기에 귀를 기울여봐. 응.. 들려? 다행이다.." "닥치고 집중해."
2. 『모든게 끝났어』 "아.. 저장 안 했는데.. 나 저장 안했다고!! 아!! 아!!!" "이제 전부 끝났어.. 도와줘서 고마워. 응.." "하, 하하.. 씨발, 좆됐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시는 잃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는데.. 이젠 아무것도 없잖아. 하.."
3. 『정말 싫어』 "나는- 그런 의뢰는 안 받아. 네가 모은 사진집은 관심 없으니까 당장 여기서 꺼져." "그러지 마.. 나 무섭단 말이야.. 무서우니까 그만하자.. 응?" "너. 이 도시에서 단 한 번도 살해 위협을 안 받고 살아온 게 용하네." "..입."
누군가는 도살자의 서커스를 두고 인간을 위한 하수종말처리장이라고 평가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가지각색의 기구한 혹은 악랄한 사연을 가진 부랑자, 침입자, 모험가, 외톨이, 살인자, 탐사자, 강도들이 모여드는 뉴 베르셰바에서도, 가장 최악의 상황이나 최악의 불행을 맞이한 가엾은 이들이나 어리석은 이들, 악함에 비해 머리가 받쳐주지 않은 이들이 인신매매의 시궁창을 거쳐 도살자의 서커스로 팔려오곤 했으니까.
그 중에서, 이 누런 털의 짐승- 그 갇혀있는 우리의 명패에 '퓨리오사'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 이 존재에 대해 말하자면 그녀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 모든 것을 빼앗기고 최악의 불행을 맞이한 무고한 희생자 축에 들었다. 그러니까 적어도 이 도살자의 서커스에 끌려올 때는 그랬다. 얼마 뒤에는 그 무고한 희생자라는 아무 권리도 없는 자격마저 빼앗기게 되었다.
그것이 무고한 희생자라는 자격마저 빼앗긴 것은, 그것이 나이가 차서 첫 번째 경기로 내몰려야만 할 때였다. 강철 우리에 태워져 내몰린 경기장과, 두 사람 사이에 꽂힌 검과, 아무 것도 모르는 한 어린아이와, 아무 것도 모르는 자신과, 철장 너머에서 이것이 아주 익숙한 일이라는 듯 웃고 떠들면서, 처녀 경기를 치르는 어린 것들에 대한 체격이며 눈빛이며 하는 단편적인 정보들로 전문가적인 평론까지 내어놓는 관객들. 생애 처음으로 치른 서커스가 끝났을 때, 두 아이는 무대 위에서 죽었고 살인괴물 하나만이 칼을 쥐고 살아남아 있었다.
그녀가 언제부터 그렇게 모든 것을 빼앗기기 시작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자유를 잃고 무서운 어른들에게 붙들린 채로 어떤 차에 짐짝처럼 태워졌을 때였을까? 아니면 그 이전에 눈앞에서 어머니가 총에 맞아 절명하는 그 순간을 보았을 때였을까? 아니면 그 이전에 행복이 익숙하다는 듯한 고운 미소만을 지을 줄 알았던 어머니의 표정이 불안으로 물들어간다는 것을 느꼈을 때부터였을까? 아니면 더 이전, 더욱더 이전... 자신감에 가득찬 아버지의 얼굴을 따라 베르셰바의 마당 딸린 멋진 이층집으로 이사왔을 때부터였을까?
이제는 감각도 없다. 빼앗겼다는 자각도 없다. 그녀 스스로마저 빼앗기고, 그 자리에 그것만이 남아 그저 무성의하게 하루하루, 살아지는 삶을 살아갈 뿐이다. 성의없이 삶은 건지 끓인 건지 모를 죽을 먹으면서, 어느 하루는 채찍질을 맞으면서 전투 훈련을 받고, 어느 하루는 언제나처럼 철창에 갇혀 이리저리 흔들리며 경기장으로 끌려나가 감흥없는 생사결을 펼치고, 어느 하루는 천장에 모니터로 가짜 새파란 하늘을 걸어둔 새하얀 건물로 끌려가 이런저런 주사를 맞고 피를 뽑히거나 수술을 당했다. 처음에는 비명을 질렀다. 싫다고 발버둥도 쳐봤다. 그러나 변하는 것은 없었다. 차츰차츰 반항심을 잃어갔다. 목소리도 잃어갔다. 목줄에 단단히 매인 개가 전류 흐르는 바닥에 길들여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으나, 딱히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것은 수술대 위에 누워서 가만히 천장을 올려다본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귓가에서 윙윙 울린다.
유전자 표본은 매우 안정적입니다. 모든 지표가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내고 있습니다. 현재 단계에선 성공적으로 정착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샘플과 소체의 동조율이 높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네요.
알 수 없는 말들이 자장가처럼 울려퍼진다. 팔을 뭔가 찌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짐승 퓨리오사는 눈을 감는다.
+) 용왕님 버전 『안 믿어』 "셰바에서 나고 자란즉, 잠자리를 함께 할 수는 있어도 꿈도 같이 꿀 수 없는 법. 뒷말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 "자네. 제법 혀를 자유롭게 놀려 남을 농간하는 재주가 있어. 찢어버리고 싶게." "나도 나를 안 믿는데 자네를 무슨 수로 믿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