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이게 끝인가." "이제 피를 존나게 흘려서 죽는 건가..." "네가 존나 잘났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넌 아직 모르고 있어." "뉴 베르셰바는 넓어. '진짜'가 너희들을 없애버릴거야."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650 꺗 붙잡혔다! (딱히 생각해 본적이 없음) (당황) 음음 음 칸나는 아마! 그 날에 따라서 취향이 다를꺼야! 무거운 브랜디 온 더 록스, 아니면 달달한 칵테일같이? 마티니로 Shaken, not stirred 대사도 한 번 쳐보고 싶넼ㅋㅋㅋ 칸나는 안주 없이 마시는 것을 익숙히 여길꺼라 딱히 가리지는 않지만, 역시 단 쪽을 선호하겠지! 아마 과일류려나? 잘 모르겠지만!
구석에 박힌 변환기를 보면 장사를 할 줄 모른다던가, 아니면 할 생각이 없다던가. 그러면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어쩐지 그냥 하는 말 같지만, 그래도 멋지다고 하는 당신의 그 말이 시안은 마음에 들었던 걸까. 어깨를 으쓱이며 환히 웃는 것으로, 그 기쁜 감정을 바로 표정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당신의 안내를 따라 레이싱 게임들이 모여있는 곳에 도착하면, 설명을 듣고서 조금 의아하단 얼굴이 된다. 들리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새로운 오락 기기를 들여놓을 만큼 여유가 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뭐 내가 운영하는 곳은 아니니 깊게 생각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달에 적자는 면하는 건지 걱정이다. 시안은 콕 집아 가리킨 게임기에 앉고서, 핸들을 잡아본다. 오락실 기기 치고는 나름 괜찮다는 느낌이다.
"좋아하기도 하고, 잘하기도 하죠."
못 해도 계속 타고 다니다 보면 늘 거예요. 그런 당신의 말에 별거 아니라는 듯 답한 시안은 이내 동전 하나를 넣고서 게임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가볍게 즐기는듯했으나, 몇 번 부딪혀 탈락해 동전을 다시 넣거나, 순위에서 밀려나자 점점 집중하는 얼굴이 된다. 그리고 난이도 높은 AI에게 밀려 2등을 하자 눈가를 가볍게 구긴다. 짜증 난다는 듯 중얼거린다.
침묵 후에 날아온 묵직한 말의 창은 이미지하자면 여인의 바로 앞에 떨어졌을 것이었다. 날카로움보단 무게로 찍어누르듯. 여인은 그에 반응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본래의 새파란 빛을 되찾은 페로사의 눈을 마주하며 단지 그리 중얼거렸겠지.
"글쎄?"
그리고 웃음. 완벽한 가면. 이제는 벗겨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주변을 두르던 냉기는 안개가 사라지듯 눈 깜빡하자 흩어졌다. 고맙게도 먼저 분위기를 환기시켜 준 페로사를 보며 여인은 생글 웃는 얼굴로 고개를 기울일 뿐이었다. 소중하기 때문에 선을 긋는 행위는 과연 친절일까. 위선일까. 의미를 숨긴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내 성정이 그리 생겨먹은 걸 어쩌겠어. 방금은 나름대로 멋들어진 비유를 곁들여 본 것 뿐이지만."
키득키득. 여인은 웃었다. 턱 괸 손 위에서 고개를 반대로 기울이며. 여인의 말에 관통당한 듯이 격한 반응을 보이는 페로사를 마냥 즐겁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슥 일어나며 툭 하니 말을 던졌다.
"그래. 한곡 부르고 올 테니 네 능력껏 독한 걸로 준비해 봐. 그리고 할 말도. 너만 내놓으면 불공평하잖아?"
먼저 파고들지 않는 페로사를 위해 여인이 먼저 패를 던져주는 셈 되시겠다. 파고든다면 그럴 것이 있다는 의미의 패. 킥킥. 가는 와중에도 얄궂게 웃으며 여인이 무대로 향했다. 스툴 하나를 끌어다 무대에 올리고 스탠드에서 마이크를 빼서 들고 거기 툭 하니 앉아서 다리를 꼬았다. 톡톡. 마이크의 음량을 체크하는 소리가 나고 확인이 끝나자 여인이 마이크를 입가로 올렸다.
"여. 좋은 저녁 시간 보내고들 계신지? 이 시간에 여기 있다는 건 나름대로 평온한 삶을 영유하는 셰바인이란 의미겠지. 물론 나 역시 그 중 한 사람이야. 아니지 않냐고? 오. 그런 재미없는 소리는 하지 말아. 네가 누구든, 내가 누구든, 이 곳 앤빌에선 모두가 같은 손님이지 않나. 정체를 캐거나 까발리는 무드 없는 짓은 잠시 넣어두자고."
느닷없는 토크에 손님들 분위기는 어땠을까. 처음엔 어벙벙하거나 불쾌해해도 어느새 피식이는 사람이 한 명 쯤은 있었을지도. 여인은 그런 사람을 향해 윙크를 날려보이고 다리를 반대로 꼬며 몇마디를 더 꺼내었다. 가벼운 토크로 분위기가 한결 풀리고 포커스가 무대로 대강 잡히자 일어나서 주크박스로 다가갔다. 익숙하진 않지만 그래도 선곡을 무사히 하고 자리로 돌아오며 말했다.
"오랜만에 앤빌의 무대가 열렸는데 이대로 말만 하고 사라지면 아쉽겠지. 그러니 한 곡만 들어달라고. 이 자리에 있을 모두를 위해 부를테니. 믿을지 말지는 자유지만."
그렇게 말한 여인의 시선이 아주 잠깐 페로사에게 향했던 걸 눈치챘을까. 그 눈이 히죽 웃고 있던 것도. 그러는 사이 주크박스로부터 간주 부분이 흘러나왔다. 자세를 가다듬고 앉은 여인이 이윽고 가사를 입 밖으로 내어 노래하자, 방금 전과는 또 사뭇 다른 음색이 앤빌을 잔잔히 채워갔다.
...Will you still love me When I'm no longer young and beautiful Will you still love me When I got nothing but my aching soul I know you will, I know you will I know that you will Will you still love me when I'm no longer beautiful
날 여전히 사랑해주겠니 내가 더이상 젋고 아름답지 않더라도 말이야 날 여전히 사랑해주겠니 내가 아픈 영혼 말고 아무 것도 갖지 않더라도 말이야 네가 그럴거라는 걸 알아, 그래줄거라는걸 알고있어 네가 날 사랑해줄거라는 걸 알아 날 여전히 사랑해주겠니 내가 더이상 아름답지 않아도...
무슨 생각, 어떤 기분으로 부르는 건지는 몰라도. 한 소절 한 소절 부르는 여인의 모습이 진지하다는 것 만은 보는 누구나 알 수 있었을 것이었다.
노래에 걸맞는 맑은 목소리가 마지막 가사를 읊고 천천히 남은 반주가 흘러갔다. 곧 모든 소리가 멎자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살짝 자세를 잡고 인사했다. 그리고 마이크는 스탠드에 꽂고 스툴과 함께 무대에서 내려왔다. 무대로 향할 때와 마찬가지로 구두 또각이며 걸어와 처음 앉았던 자리에 앉아서 페로사를 바라보았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