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시작되면 주인도, 왕도 없어 우리의 달콤한 죄악보다 순결한 무죄는 없어 광기로 더럽혀진 이 슬픈 땅에서 그것만이 나를 사람으로 만들고, 그것만이 나를 깨끗하게 만들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려고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 헤에... 그래? 음.. 그래도 이런거 물어보는건 왠지 페로사 언니 쪽이 더 편하고 좋을 것 같아서 말이지. " 아스타로테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을거란 페로사의 말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던 이리스는 방긋 미소를 머금으며 차분한 대답을 돌려준다. 그녀에겐 다른 곳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생각만 해보겠다는 듯한 분위기였다. 어쩌면 아스타로테에게 밀쳐지는게 싫은 것일지도 몰랐지만.
"언니도 방금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거지? " 푸하하 웃던 페로사가 점점 입을 다물어가자 웃음을 흘린 이리스가 태연히 눈웃음을 띈 체 말한다. 분명 헤드락을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이 분명하다고. 가볍게 조심하자는 생각도 머릿속 한 켠에 기억해두곤 말한다. " 아, 그랬어? 뭔가 까다로운 주문을 한 것 같은데.. 뭐, 언니라면 잘 골라주겠지. " 이리스는 믿고 있다는 듯 엄지를 들어보이며 왠지는 몰라도 고개를 힘껏 끄덕여준다.
"와, 되게 화려하네~!"손가락 끝으로 무언가를 부수어서 칵테일 위로 뿌리는 광경이 마치 그림과도 같아서 이리스는 입을 살짝 벌린 체 놀란 얼굴로 감탄한다. 수면에서 보이는 햇빛과도 같은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리스는 먹기 아까울 것 같다는 듯 자신의 앞에 놓인 XYZ를 응시했다. 조심스럽게 잔으로 손을 뻗어서 집어든 이리스는 천천히 입으로 가져갔고, 한모금을 머금자 청량감이 입 안을 휩쓸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베싯 미소를 지어보인다.
" 시작을 위한 끝....정말로 잘 어울리는 말이고, 정말 기분 좋은 말이네. " 이리스는 무언가를 생각하듯 잠시 눈을 내리깔더니 천천히 시선을 페로사에게로 되돌리며 부드럽게 중얼거린다. " 고마워, 언니. 덕분에 오늘 마지막 잔을 아름답게 꾸민 것 같아. " 이리스는 평상시보다 훨씬 잔잔한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린다. "..오늘 최고의 선택인 것 같아. "
>>401 김에만 부끄러워서 쥐구멍 들어갔대 >>402 나 링링이 독백에 출연시키게 허락해준 캡틴이 너무너무 고마워~~(촉수 쓰다다담)(리본도 달아줌)(?) >>403-404 우우 카페인 형편없지~ 나도 본토 가서 사마셨을 때 말 그대로 머리에서 무지개가 쏟아지는 느낌이었구.. 각성해라 뇌!!! 가 느껴졌달지..🙄 다시금 그 쾌감(?)을 느끼고 싶어라.. 카페인 조금만 느슨하게 풀어줘..
아 이 나이차 2D니까 합법입니다 길티를 느끼라구
>>407 그치만 스텔라주에게 매지컬☆한 인사를 해주고 싶다구!! 매지컬☆한 하루 보내길 바라!
>>414 난 5 hours energy의 그 전능감을 잊을 수가 없어.. 제4의벽 밖에 있는 페로사주한테는 물론 최고됩니다만 제4의벽 안에 있는 페로사는... 에만주 전에 그런 모먼트 좋아한다 그러지 않았던가? 나이차 있는 캐릭터가 이런 아저씨/아줌마의 어디가 좋다고 이러는 거..
"으응~?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당연히 첩보의 꽃은 코드네임이자나~? 007이 괜히 007이겠어? 멋있잖아, 로망이잖아!"
이러면서 도시가 잃어버린 천진난만한 얼굴로 웃는데, 목표라던 세계 평화나 쥬의 전우 찾기나 이미 빠르게 놀이로 전락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불러일으킬 정도다.
"헤, 그러네에. 나도 아직 멀었어~ 명색이 뉴 베르셰바 최고의 무기 기술자라면서 '그걸' 까먹고 있었다니. 그러며느은 공고내용을 조금 고쳐볼까나~ 근무엔 방금 네가 말했던 '간호'를 추가하면서 가게쪽엔 '그것'도 추가하겠어."
로미가 턱을 괴고 앉아 자세를 고쳐앉았다. 쥬의 시야 렌즈와 마주치는 눈이 있었다.
"'직원 신변보호 및 무장지원.'"
그것은 로미 카나운트가 제일 잘하는 것이자 난데모 메카니컬 상점의 의의. 그녀는 아마 상대가 외계인이라도 가장 적합한 형태의 무기를 쥐어주지 않을까. 그러면서 말 하는 것이다. '한 번 쏴보셔!' 그리고 결과는 외계가 역사로 남거나 지구가 역사로 남겠지. 역사는 항상 승자에 의해 쓰여지는 법이다. 로미는 그런 승자의 뒤를 조금 강하게 밀어주는 여자였다. 그런 그녀는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쥬의 현재 무장 상태는 대충 파악했다는 듯이 은은한, 하지만 어딘지 야심이 보이는 능청스런 미소를 띄우며 이렇게 말했다.
"안심해, 펜에서도 총알이 튀어나오게 하는게 내 특기거든~ 물론 우리 쥬는 내 마음을 뺏어간 첫 사랑이니까 좀 더 신경써서 섬세하게 만들어주겠지만 말이야아. 니시시-"
그러면서 벌써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며, 재밌겠다고 혼자서 꺄르륵 거리는 로미의 모습은, 쥬에게 하여금 불안감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헤헤헤, 그래서어... 우리 오늘부터 1일인가?"
물론 근무 얘기다. 로미는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카운터 위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던 궐련을 집어 입에 가져가 물었다.
"어... 다치지 않을 정도로는 걸지도 모르겠다? 장담은 못하겠는데." 하면서 페로사는 이리스의 앞에 칵테일을 놓아준다. 그리고 XYZ를 음미하는 이리스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불쑥, 천천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로테랑 나는 닮은 점이 꽤 많아." 한순간 비친 색채에 눈이 멀어 그것을 맹목적으로 쫓아가는 것도 그렇고, "특히 마음에 든 상대를 소중하게 여기기에, 상대를 상처입히거나 속박하는 걸 꺼려하는 점. 그래서 물어봐야 할 것을 물어보지 못하고, 들어줘야 할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로, 상대가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되기를 기다릴 뿐이지. 결과적으로는 상대를 방치하는 게 되어버리고 말아."
페로사는 텅 빈 담뱃갑을 손안에서 한번 굴리면서 씁쓸하게 내려다보았다. 그건 로테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결점에 대한 고백이기도 했다. 페로사는 로테를 꽤 잘 안다는 투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로테가 말했던가, 페로사가 한때는 라 베르토에 몸을 의탁한 적도 있었다고.
"그러니까, 로테에게는 네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보는 게 좋을 거야." 페로사는 다 타버린 꽁초를 재떨이에 버렸다. "무언가 시작하려면 무언가를 끝내야 할 필요가 있는 법이니까." 주머니를 뒤적여봐도 역시 남은 담배는 없다. 페로사는 텅 빈 담배 팩을 쓰레기통에 툭 버렸다. 문득 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오는 가녀리고 허스키한 여성의 목소리에 페로사는 나직이 경구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Begin again, but know when to let go. ...입맛에 맞았다니 기쁘구만."
"... 둘은 친구라 이거구나? " 조용히 페로사의 말을 들으며 잔을 비우던 이리스는 잠시 눈을 내리깐 체 술을 머금고 있다 천천히 고개를 들며 말한다. 미소를 짓고 있지만 아까처럼 해맑게 웃는 것과는 다른 조각 같이 만들어낸 듯한 미소. 그 미소를 얼굴에 띄운 체 가볍게 중얼거림을 흘린 이리스였다. "둘은 서로에 대해 아는게 많아서 좋겠다. 진짜 친구라는거잖아. 다음엔 셋이 만나도 재밌겠네."
딱히 아스타로테에겐 페로사에 대해 자세히 들은 적이 없었기에 두 사람이 얼마나 가까운지는 모르지만, 서로 연락을 하고 지낼 사이 정도, 아니 그 이상이라는 것 정도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작게 끄덕인 이리스였다. 완전히 페로사의 말을 이해한 것인지,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은 방치한다는거 아니야? 정말로 소중하다면 한번쯤은 붙잡지 않을까? 그게 사람들이 말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거 아니야? 내가 봐온 사람들은 다들 그랬는데. 역시 언니에게 나는.
"당연히 조직 일을 그만두려면 우리 언니한테 먼저 말해야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언니인데. " 이리스는 당연하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스타로테는 이리스의 보스였으니까. 후아, 하는 소리를 내며 크게 심호흡을 한 이리스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다. 마지막 잔이라 했으니 슬슬 가보려는 모양새였다. "다음에 또 올게, 언니. 그땐 바텐더 일에 대해서 좀 더 물어볼지도 몰라. 언니 귀찮게 만들어버릴지도? 막 이래~" 키득거리며 말을 던진 이리스는 가보겠다는 듯 미소를 지은 체 돌아서선 뒤로 손을 흔들어 보였다.
" 후아~ 오늘도 잘 마셨다. 언니 진짜 최고였어~"
문을 나서는 이리스의 얼굴에선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듯 미소가 사라져갔다. 마치 더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
아스타로테가 씨와 꼭지 내려놓을 곳 조금 옆에 제 씨앗 뱉어 내려놓았다. 매듭지어져 내려놓아질 여자의 것과 다르게 정직한 본래 그 형태 그대로다. 타고나길 복잡한 잔재주가 부족한 인간이다. 가져온 손수건으로 손 끝을 문질러 닦았다. 그리고 두 번째 과일의 꼭지를 미리 떼고, 입 안에 넣고 굴렸다. 두 번째 씨앗을 뱉었다. 그 일련의 과정 중 여자가 내미는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다지 거부할 이유도 없었다.
"알잖아, 미스 아스타로테."
장난스럽게 아스타로테의 코 끝을 톡 치려 했다. 눈 다시 예쁘게 떠 달라는 애교 비슷한 무언가다.
"안나를 못 믿는 게 아니야. 입에 풀칠하고 살려면 그냥.. 매사 긴장하면서 사는 게 버릇되어서 그런 거지. 당신 정도면 나도 많이 풀어져서 대하는 편이라고."
변명이 참 구차하다. 하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친구를 믿는다. 하지만 그의 무의식 속 망상을 파고들어가면, 사내는 언제나 배신당할 위험에 처해 있었다. 친구마저도 강박에 빠져 대하는 삶의 태도가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렸다.
"너 예전에 입던 옷?"
팔짱 낀 채 잠시 고민했다. 미간이 좁아졌다. 뭐가 있더라. 좀 더 화려한 기모노라도 입었었나.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뭔지 나도 궁금한데. 나도 한번 보자."
핸드폰 보여달란 손짓을 했다. 케이스에 잠시 시선이 갔다가 떨어졌다. 나중에 장식이라도 하나 사줘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