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대한민국에는 '나례(이칭: 구나, 대나, 나희)'라는 이름의 할로윈 비슷한 명절이 있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나례의 행사를 주도하는 전문 기관까지 생겨났을 정도였다. 음력 섣달 그믐에 궁중에서 묵은 해의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 행하던 행사다. 가정에서는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새로 보수하며, 자정에 마당에서 불을 피워, 폭죽을 터뜨리곤 했으며, 궁에서는 커다란 볼거리를 만들기도 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나례(儺禮))]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며 핸드백에서 케이크를 꺼내먹는다. 평범하고 달디단 케이크.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먹을 수 있지만 계속해서 케이크를 만들고 핸드백에 넣어서 먹는다. 물론 맛은 좋지만 아성은 단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무엇인가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리저리 하늘을 날아다니며 라온 하늘을 내려다본다. 귀곡탑이나 가림빛, 금지된 숲 같이 갈 수 없는 곳의 입구 직전까지 가보기도 하고 월식 주막에서 산 막걸리를 마시거나 숙소에서 가져온 차가운 커피를 마시기도한다.
가져온 케이크 몇개가 남았지만 배가 불러진 아성은 그저 빗자루에 누워 아무 의미 없는 곡조를 흥얼거린다.
요근래 아무 일 없는 나날들이 반복된다. 누군가는 평화로우니 좋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심심하다며 불평을 내뱉을 것이다. 아성은 그 중간이다. 평화로우니 좋지만 어쩐지 심심하기도 하다.
제대로 치료해서 지금은 흔적조차 없지만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은 모두가 공격이 꼬여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했고 레오는 우연에 의한 피해자가 되어있을 뿐이었다. 그만큼 완벽한 연기였고, 그만큼 완벽한 상황이었으니까. 이상한 점은 그렇게 고생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는 서운함과 그렇게 고생했는데 결국은 그 '주인님'에게 먼저 관심이 돌아가는 것에 질투가 생긴것이 눈 녹듯이 금새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 처음부터 이래줬으면 얼마나 좋아.. "
그리고 레오는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고생했다는 한 마디면 되는건데 남들 이름이 먼저 나온 것에 질투했다,라. 자기가 생각해도 유치했는지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금새 기분이 좋아졌는지 레오는 머리를 부비적대면서 감은 눈을 뜨지 않았다. 진정한 자신을 알아주는 이해자를 찾는다면,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난다면 누구라도 이럴테지.
" 시킬게 있다면 말해... 들어주지 않아도 제대로 처리해줄테니까... "
레오는 금새 노곤해졌는지 목소리가 죽죽 늘어졌다. 목소리 톤은 아래로 떨어지고 온 몸으로 '지금 긴장이 전부 풀려서 노곤한 상태다.' 하고 말하고 있는듯했다. 들어줄 수 없는 것을 제외하고라면 뭐가 가능한걸까. 레오는 조금 꿈지럭대면서 조금 더 안으로 파고들었다.
" 들어줄 수 없는건 뭔데? 그거부터 말해주면 그건 빼고 말해볼게 "
라고 말은해도, 당장은 뭐라고 말할 것이 없었다. 아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잔뜩 있었지만 풀어놓기가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다른 학원의 사람들에게 양심의 가책도 조금은 느끼는 탓에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것이겠지. 레오는 '음...'하고 잠시간 뜸을 들이더니 일단 이거부터 확실히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 안 좋은 생각을 해보자면, 모든 비밀은 결국 밝혀지잖아? 언젠가 내가 저주를 쓰고 너랑 이렇게 있었다는걸 들키게 되면.. 그렇게 되면 아마 나는 돌아갈 곳이 없어질 수도 있어. 만약 그렇게 되면 네가 나 데려가줄래? "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며 핸드백에서 케이크를 꺼내먹는다. 평범하고 달디단 케이크.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먹을 수 있지만 계속해서 케이크를 만들고 핸드백에 넣어서 먹는다. 물론 맛은 좋지만 아성은 단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무엇인가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리저리 하늘을 날아다니며 라온 하늘을 내려다본다. 귀곡탑이나 가림빛, 금지된 숲 같이 갈 수 없는 곳의 입구 직전까지 가보기도 하고 월식 주막에서 산 막걸리를 마시거나 숙소에서 가져온 차가운 커피를 마시기도한다.
가져온 케이크 몇개가 남았지만 배가 불러진 아성은 그저 빗자루에 누워 아무 의미 없는 곡조를 흥얼거린다.
요근래 아무 일 없는 나날들이 반복된다. 누군가는 평화로우니 좋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심심하다며 불평을 내뱉을 것이다. 아성은 그 중간이다. 평화로우니 좋지만 어쩐지 심심하기도 하다.
그대로 빗자루에 몸을 의지한 채 바람에 몸을 맡기며 흘러흘러 어디론가 흘러갔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아성은 어느 새 학생들이 가면 안되는 곳인 금지된 숲으로 흘러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