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분이 계신다~?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은 딱 세명이다. 엄마, 아빠, 나... 어쩌면 그걸 이야기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사민아 아주 잠시, 그러니까 한 1초정도했지만 그건 현실도피인 것을 바로 인정했다.
"혹시 집에 화장실 딸린 방이 3개정도 있고 이층이고 복도도 있고 그러신지?"
왠지 부자집 동네에서 살 것 같은 분위기 물씬이다. 그 기X충에 나올 것만 같은 2층짜리 주택이 먼저 떠오른다. 앞에 마당도 있고 큰 강아지도 있고 엄청 큰 창고도 있고... 전혀 몰랐던 사실인데 지금 보니 연우는 옷도 제법 비싼 걸 입고 다닌 것 같다. -어디까지나 사민의 망상이다- 평범한줄 알았던 직장 선배가 알고보니 재벌 2세였다는 상황을 아예 상상 안해본 건 아니지만 막상 바로 눈 앞에 들이밀어지니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눈치다.
"아니 그건, 그게, 그게 아니고. 선배도 아니고 천사도 아니고 맞는 말이 하나도 없는 거 아시나요?!"
사민은 펄펄 날뛰며 충실히 천사봉을 잡고 삼지창을 연우에게 넘겨주고 핸드폰도 켰다. 셀카를 찍기 위해 필터가 낀 카메라 앱도 켰다. 이게 바로 도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주섬주섬 연우 옆에서 핸드폰도 들었다. "김치" 작게 종용했다.
"..." "부끄러워요...."
사민은 주섬주섬 핸드폰을 갈무리하고 얼굴을 가렸다. 주섬주섬 링과 천사봉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연우 소매를 얼른 끌었다.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목소리로 화제를 전환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복도? 복도가 맞던가. 그녀는 자신의 집을 생각하며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대신 정원이랑 연못 정도는 있다고 덧붙이며 미소지었습니다. 아 물론 자신의 집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는 집보다 큰거야 그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뭐 딱히 그걸 자랑스럽게 여긴다거나 하는건 아니었으므로. 그렇게 설명하는 그녀는 딱히 기뻐보이는것도, 그렇다고 싫어하는 기색도 없었습니다.
"김치?"
당신의 열띈 항의를 무시한채. 그녀는 김치라고 하는 당신의 말에 일단 그냥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녀도 친구는 있지만.. 그래도 많은걸 모르는 아이기에. 김치- 의 의미를 아예 몰랐던 모양입니다. 사진이라. 그녀는 원래 사진을 좋아하는편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웬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으므로 넘어가도록 합시다.
"부끄러울건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잘 어울린거 같았는데. 그녀는 속으로 패션을 고민하다가 자신의 소매를 끌고가는 당신에게 힘없이 이끌려 갔습니다. 싫다는건 아니고 그냥 그러한 연출을 했을 뿐입니다.
"초콜릿하고 사탕 좋아하시나요?"
물론 당신이 화제를 바꾸려고 했다는건 생각도 못한채, 이걸 사고 싶어하는건가. 그 생각을 하며 그녀는 또 사탕과 초콜릿을 잔뜩 사려는듯 손을 뻗고 있었습니다.
그는 비죽 아랫입술을 내밀고 툴툴대다 아예 반격하기로 했다. 그는 반 발자국 뒤로 물러나는 모습에 사람 좋게 웃더니 가슴팍을 콕 두드리자 눈을 동그랗게 뜨다 웃음을 터뜨렸다. "오, 맙소사." 하더니 웃음을 멈추기 위해 고개를 돌려 숨 몇번 돌리다가도, 다시 터져나와 끅끅거릴 정도로 웃어버렸다.
"오, 알데바란."
안타깝게도 알데바란이 간과한 점이 있다. 그는 결혼 생활만 5년이 넘어가는 점이다. 덕분에 알데바란의 장난이 마냥 귀여워 웃음이 터져나온 것이 분명했다. 어쩜 이렇게 아이들의 장난이란 내 어릴적과 같을까.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더 짓궂고 잔인할 것이다! 마치 지금처럼.
장갑 낀 손이 거절하지 않는다면 닿은 손가락을 쥐어보려 했고, 그대로 지그시 가슴팍을 향해 눌러버리려 했을 것이다.
펜팔까지 의심해야 할 거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살짝 끄덕였다. 이정도만 하겠다는 무언의 신호였을까. 사실 애쉬의 말을 더 의심한다며 놀리기엔 신경이 다른 곳에 쏠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제 나름대로의 장난에 저렇게 끅끅거리며 웃는 애쉬의 모습이라든가. 그는 애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조금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난 나름 진지했어."
이내 자신을 귀여워하는, 그러니까 어린아이 취급하는 웃음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애쉬를 노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반대 입장이었는데 어느새 뒤바뀐 건지. 그는 작게 한숨쉬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손가락을 쥐고는 가슴팍에 짓누르는 그의 행동에, 조금 당황했는지 반쯤 감았던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애 취급하는게 마음에 안 드네."
상황파악이 끝났는지 눈을 가늘게 떴다. 나를 놀리고 있어. 누군가 자신을 이겨먹는 꼴은 못 봤던 그는, 붙잡힌 손에 힘을 주어 가슴팍을 지그시 누르며 애쉬를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감당할 수 있고 없고는 내가 판단해, 애쉬"
애쉬의 말에는 자신감이 있었겠지. 그는 실제로 결혼까지 한 경험이 있었으니. 하지만 알데바란에게는? 객기 뿐이었다. 갓 성인이 된 청소년 특유의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거라는 객기. 하지만 그 객기 역시 자신감의 일종이었기에, 그는 확신에 찬 시선으로 애쉬를 바라보았다.
아하, 전통 가옥 스타일이다 이건가. 사민은 반쯤 뇌를 놓기로 했다. 와, 정말 부자시군요. 어쩐지 기품과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긴다고 -딱히 그렇게 생각한적 없다- 항상 생각해왔다. 과연 나의 예리한 관찰력이 빛이 났다고 해야할까.
"연못에 황금 잉어도 있나요?"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나도 커서 저런 멋진 집을 꼭 사야겠다. 지금 연봉도 꽤 높겠다 30대만 되면 그런 멋드러진 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사민은 제 품에 안겨놓았던 슬라임을 한 번 꼼지락거리고는... 진열대에 바라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원래 돈을 많이 써야 버는 법을 안다고 가끔은 사치를 부려도 된다. 가끔이 아닌게 사민의 문제였지만.
"부끄럽죠 그럼! 사실 제가 할로윈을 안 챙기기도 하고... 선배는 좀 챙기셨나요?"
생각해보니 어른들도 코스튬입고 할로윈 분위기 즐기고 한다. 그렇지만 그건 사람 많이 만나고 놀기를 잘하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사항이고 비교적 얌전히 살아온 사민에게는 아무래도 먼 분위기였다. 문득 떠올라 연우에게 질문의 방향을 돌린다.
"좋아한다기보다는 할로윈이니까요. 몇 개 사서 아는 사람들한테 돌려도 좋고, 제가 두고두고 먹어도 좋죠."
사실 후자의 목적이 더 크다. 사민은 히죽히죽 웃으며 망 안에 든 동전 초콜릿을 주워들었다.
"이거 생각보다 맛이 괜찮더라고요? 옛날에는 맛 없는 초콜릿도 많아서 유심히 골라야했지만 요즘은 웬만하면 다 맛있어서 좋아요. 엇, 선배도 몇개 사드릴까요? 미리 트릭 오어 트릿 개념으로..."
불합리한 점이 없다고 느꼈다면 그나마 다행이네요. 아무래도 난이도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하고 있기도 하고요. 전투는 가능하면 모두의 공격을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다 명중 처리로 돌리고 있기도 하고 있지만 가끔 적의 기술 때문에 공격이 안 먹힐 때도 있긴 하니까 말이에요. 이를테면 지하철 때도 자기장을 이용해서 달라붙은 바람에 무려 4명의 공격이 전혀 먹히지 않았었지요.
프로키온. ㅋㅋㅋㅋㅋㅋㅋ 아앗!! 프로키온은 어쩔 수 없어요! 딱 이 정도의 분량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