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주 2차 맞으셨으니 무리하지 말고 푹 쉬시는 겁니다!!!!! 절대 안정! 만약 아프시면 바로 응급실 가는 거예요!!!!
>>544
[레오파르트]
당신의 주변이 어두컴컴합니다. 눈을 뜨고 있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조금 다릅니다. 당신의 앞에, 수 많은 손이 당신을 잡으려는 것처럼 우왁스럽게 잡아당기려 합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방금 전까지 당신이 봤던 것은 모두 사라졌고 당신은 원래 있던 장소에 가만히 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562 [레오파르트]
당신의 어깨로 물이 똑, 똑 떨어집니다. 아니, 떨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축축한 동굴 같습니다. 동굴 벽 같은 곳에 수많은 눈이 붙어있습니다. 그것들은 당신을 일제히 보다가 시선을 돌렸습니다. 더 이상, 보여지는 건 없습니다. 할로윈이라 본 환각일 뿐입니다.
폭신한 호박 마시멜로는 혀끝에 닿을 때마다 살살 녹고, 그녀의 귀와 꼬리는 그 때마다 여전했다. 여전히- 위화감을 주는 채로 그녀의 의지에 따라 살랑거리거나 쫑긋거렸다는 얘기다. 그 외의 부가적인 것들도 있지만 일단 드러나는 건 그게 제일 컸다.
그래서 그런지, 묘하게 들뜬 기색의 그녀는 새로운 마시멜로를 한웅큼 쥐고 야금야금 먹으며 기숙사 후원을 거닐고 있었다. 말이 거닐기지 발 디딜만한 구조물들을 밟고 날렵하게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노는 것에 가깝다. 한번 뛰고 마시멜로 하나, 또 한번 뛰고 또 마시멜로 하나. 촐싹대는 어린아이처럼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백궁의 후원을 헤집으며 돌아다닌다.
레오는 소리를 지르면서 잠에서 깼다. 식은땀이 조금 나있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악몽을 꾼 모양이다.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잠시 진정하던 레오는 잠시간 멍하게 앉아있다가 다시 그 자리에 쓰러지듯 누웠다. 손을 들어 옷소매로 이마에 난 땀을 닦고 무어라 중얼거리던 레오는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 바람을 맞고, 물을 마시고. 그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 기분 더럽네 거.. "
기분이 더러울땐 뭐라도 해야지. 레오는 엇차- 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섰다. 쳐져있을때 더욱 쳐지면 안된다.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여야한다. 다행히도 악몽을 꿨다는 것 뿐이라 나쁜 기분은 금새 사라졌다. 레오 나름의 코스튬도 준비는 해두었지만 따로 챙겨입을 기분은 아니었다. 아니었다기보단 귀찮았을 뿐이지. 레오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밖으로 나왔다고는 해도 딱히 약속이 있던것도 아니고 만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나온것은 어디까지나 기분전환을 위한것이었다. 레오는 적당히 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상관없다는 심보였다. 할로윈이라면 주의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었다. 심령적인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이었는데, 할로윈이라고 모든 장난이 용서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 ...? "
키득거리며 웃는 소리.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다. 레오는 하아- 하고 한숨을 몰아쉬곤 머리를 긁적였다. 이런건 별로 반기지 않는데 말이야.
고개를 돌리려던 차에 도끼 날이 박히자 레오는 숨이 멎을듯한 소리를 내며 숨을 삼켰다. 내 동물의 먹이가 되어달라는 말. 레오는 질 나쁜 할로윈 장난으로 생각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뻔 했지만 어차피 장난인데 뭐가 있겠냐며 고개를 돌렸고 눈 앞의 모습에 정말로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질 뻔했다.
" 어, 어어, 잠깐만, 너, 너희들, 너희는. "
또구나. 또 이 빌어먹을 보안이 뚫려서 내 목숨이 위험하게 생겼구나. 레오는 숨을 들이마셨다. 눈에 보이는 것은 손도끼와 레이피어. 한 번이라도 공격을 허용한다면 찔리고 부서지고 베이고 찍혀서 형체조차 남지 않으리라. 마법을 써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지팡이는 손에 들고있지 않다.
" 자, 잠깐! 잠깐만!! 너! 너는 나 누군지 알잖아! 나한테 이러면..! "
양반탈은 알고있을 것이다,라고 레오는 생각했다. 버니와 만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고 자신이 버니의 귀중한 패라는 것도 알고있을 것이다, 라고 레오는 생각했다. 레오는 두 손을 들고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표현하며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일단 벗어나야할까 아니면 어떻게 해야할까. 동물로 변신해서 공격해야할까. 우선 그러려면 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변신 도중에 공격당하면 죽도밥도 안된다. 도망치는 것도 동물로 변해서 뛰는 것이 몇 배는 빠르다.
" 기다려봐. 오해, 오해가 있나본데... 너, 너희 나 공격하면 안돼. 버니.. 아니!! 부네! 부네! 나 걔랑 그.. 그러니까.. 좀 친한..? 사이야! "
그게 원흉이었나. 레오는 침을 꿀꺽 삼키곤 제대로 말이 통하지 않는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들이 진짜이던 가짜이던 간에 그 마시멜로가 뭔가를 한 것은 분명하다. 레오는 '알았으니까 일단 진정해' 라며 천천히 두 손을 내렸다.
" 흐야악!! 죽기는 누가 죽어! 고통없이는 무슨, 난 안죽어! 못죽어!! "
간신히 몸을 틀어 날아오는 레이피어를 피한 레오는 침을 꿀꺽 삼키곤 슬며시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씨익, 하고 미소를 짓고는 땀을 닦았다. 일련의 행동들은 아무 생각이 없어 보였지만 레오는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의 지금의 모습을 생각하고 변하고 싶은 모습을 생각한다. 준비가 끝나자 레오는 손을 들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 Go f*ck yourself. "
바로 뒤를 돌아 변신했다. 원래라면 먼저 옷을 정리하고 남들 눈에 띄지 않는 장소를 고르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레오는 그대로 변신했다. 그리돈 뒤를 돌아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는 이 속도를 쫓아오지 못함을 알고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