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가장 고통스러울 때가 언제일까? 바로 하늘 높이 행복감에 젖어있을 때,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요리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사람 생명을 음식재료로만 생각하며 요리를 위해 사람들을 죽인다. 그렇다면 그녀의 요리를 먹으며 미쳐버리며 동질감을 느꼈던 이가 자신의 걸작을 쓰레기 취급한다면 얼마나 불쾌할까?
아성은 그녀가 더이상 보이지 않았을 때, 구토를 하며 연신 헛구역질을 했다. 아성은 심연에게 자신을 노출시킴으로서 심연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본 심연을 연기하며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어 스스로의 정신을 무너뜨렸다. 모든 것이 끝나고 심연을 다시 가라앉혔을 때, 그는 자기 자신이 한 언행을 되돌아보며 무너뜨린 정신을 수복했다. 인간을 고기취급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희생하는 것에 거리낌없는 그들에게 구역질이 났고 같은 인간을 먹은 자신 역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혐오감이 들었다.
몇시간 동안 먹은 것들을 다 게워낸 아성은 힘이 빠졌는 지 자신의 토사물이 신발에 묻는 것도 모른 채 뒤로 넘어갔다.
할로윈을 기념하여, 동화학원은 커다란 또 다른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곳곳에 호박과 움직이는 거미 장난감이 가득하고 뛰쳐나간 개구리 초콜릿을 쫓는 학생들이 보입니다. 그것도 그것인데, 이번 집요정들은 할로윈 간식으로 호박 마시멜로를 만들었습니다.
집요정들이 만든 달달한 호박 마시멜로를 하나씩 집어들고 베어물면, 단 맛이 당신들의 입 안에 배어나올 겁니다. 그러나, 그 동안의 경험이 알려주듯... 이번 할로윈은 평범하지 않습니다.
아니, 올 해에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거 이상하지 않아요!? 뱀파이어 복장을 입은 윤이 마시멜로를 베어물고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피 냄새가 맛있게 느껴진다나요? 도망치세요! 걸리면 흡혈 당할지도 모릅니다!
다행인 점은, 먹고 2시간 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dice 1 4. 1. 입고 있는 코스튬의 종족으로 체인지! (예시: 뱀파이어 복장을 입은 학생->진짜 뱀파이어가 된다) 2. 성격이 반대로! 3. 쁘띠 공포체험. 명계의 편린을 아주 잠깐 봅니다. 4. 이미 처리했던 적에게 2시간 동안 쫓기게 됩니다. 공격이 먹히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도망칩시다.
//10/25 12:00~11/1 00:00시까지 진행하는 미니이벤트입니다! 그런데 진행을 살짝 곁들일 거예요. 금~일 진행 있어요XD
아가라고 부르는게 뭐가 어때서. 그는 입꼬리만 올리는 모습에 푹신한 자리에서 눈 감는 당신의 머리를 가볍게 쓸었다.
"예. 늘 새롭게 예쁘니 이리 부릅니다. 다만 교수님께서도 에반스 교수님께 이리 불러주신다면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남녀 가림없이 내조라도 한번 잘하면 그날 저녁이 달라지는 법이다. 제 사람 잘 대해주면 세상이 달라진다. 그가 가문에서 어머니를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배운 중요한 철칙이다. 제 사람에게 가끔 한번씩 좋은 말만 해줘도 그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그는 황당한 표정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런 표정을 짓는 사람 대개 속내에 꿍꿍이 있다는데, 그는 꿍꿍이만 있는게 아니었다.
"공범이 몇 있어야 들켜서 심문 당할 때 덜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은 벌써 들킬 때를 대비한 것이다. 그는 마법을 통해 차를 내오는 교수의 모습에 이곳이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실임을 깨달았다. 에반스 교수의 차를 함부로 마셔도 되나 생각했지만 그걸 따질 사람도 아니었으니 찻잔을 받을 뿐이다.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아무것도 모른다? 그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하늘의 움직임으로 읽을 뿐이며 아무것도 모른다라. 매구의 추종자였다는 사실도 아마 추측으로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피해가 여기까지라? 미쳐도 단단히 미친 학교지. 그는 각설하고 두번째 질문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군요."
하고 잠시 뜸을 들인 그는 다시금 생각에 잠긴다. 교수님의 말씀이 거짓일 확률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일단은 믿을 수밖에 없다.
"교수님께선 이 아이의 정체를 확신하신 것 같은데 왜 저를 고발치 아니하셨습니까? 지금 제가 벌이고 있는 일이 중죄를 넘어섰음을 아실 텐데요."
올해도 찾아온 할로윈을 맞아 학원에서 행사가 열렸다. 그런 어수선한 축제 직후인데 참 잘도 이런게 열린다. 원내를 장식하는 으스스한 장식물들과 집요정이 만든 호박 마시멜로가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모두가 즐거울지는 모르지만.
가지각색의 분장을 한 학생들처럼 그녀도 할로윈 풍 분장을 했다. 머리에 쫑긋 솟은 두 귀와 허리춤에서 살랑이는 아홉 가닥의 꼬리가 걸을 때마다 새하얀 털의 결을 뽐내듯 희미하게 반짝인다. 축제 때와 다르게 새까만 드레스를 입어서 귀와 꼬리가 더욱 부각되었다.
참고로 드레스는 짧은 속치마에 시스루가 길게 내려온 홀터넥 스타일이었는데 꼬리 때문인지 등이 훤히 트인게 상당히 아찔한 디자인이었다고 한다. 그야, 꼬리가 있는 곳까지 트였으니까.
옷 뿐만이 아니라 얼굴에도 간단한 화장, 눈가에 진한 블랙-브라운 섀도를 둘러 눈매를 강조하고 버건디 컬러의 립을 발라 약간 퇴폐적인 느낌을 연출한 그녀는 벨벳 장갑을 낀 손에 큼지막한 막대 사탕을 들고 한번씩 오물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예의 마시멜로를 발견하고 하나 집어 입에 쏙 넣었는데.
"...?"
머리와 허리에 미묘한 위화감이 생기고, 어쩐지 생간이 먹고싶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한 걸 보니 이번 할로윈도 역시 그렇구나 싶었다. 과연 이번엔 무슨 일들이 생길까. 살짝 뾰족해진 잇새로 사탕을 오독 깨물며 가늘게 좁아진 세로동공의 눈을 깜빡이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