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무언가 쏘는 소리… 총인가? 고함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적막하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이곳은 점점… 무슨 전쟁 한복판인 것처럼 변해가고 있다. 아니, 농담도 참. 난 그냥 열차를 타고 내렸더니, 아니, 이게… 서투르게 현실을 도피하기 시작했지만 무리였다. 도저히 사람의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아니, 애초에 저게 내가 아는 생물의 범주 내에 존재하는 것이었나 싶은 거대한 검은색 다리…로 보이는 것이, 점점…
“—히윽?!”
치이는 줄 알았어! 갑자기 그 다리로 보이는 형상과 내 사이로 끼어들 듯 가로막고 선, 선명한 붉은 색의 비싸보이는 차(잘 모르니까 어쩔 수 없다고)에 놀라 살짝 뒤로 물러섰다. 뭐, 뭐야. 이 상황은. 어리둥절할 틈도 없이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차의 문이 열렸다. 처음보는 사람이 다짜고짜 차에 타라며, 제대로 된 설명도 해주지 않고 재촉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절대 타면 안 되는 상황이지만. 그건 알지만. 그렇게 따지면 상식적으로 저 커다란 검은색 뭔가도 존재하면 안 되는 게 아닌가?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일단 차에 올라탔다.
“그, 그게. 지금 저건 대체…? 뭔가요? 무슨 촬영? 앗, 자, 잠깐만요. 한 사람 더 있는데, 저쪽에 푸른색 머리를 한 사람이—”
맞아, 헛것일지도 모르지만 진짜 사람이면 어떡해? 아까 그 사람이 보였던 곳을 힘껏 가리키며 필사적으로 전달했다.
무슨 상황인지 파악은 되었으니, 이제 가는 것밖엔. 상대의 명찰을 힐끗 보고는 이야기한다.
"대피소까지 이 속도로 가기엔 시간이 없을걸."
오늘 처음 본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 단어를 입에 올린 순간 아무래도 좋았다. 이 줄에서 벗어나야 해.
@적당히 대열을 따라 걷다가, 딴 길로 빠질 각을 잽니다.
466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2021-10-05 (FIRE!) 22:54:39
>>462 여인은 계속 걸어가다 멈추곤, 복도 끝에 있는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며 제법 덤덤한 태도로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동쪽 해안에서 수km 정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패턴 블루가 감지되었습니다. 확인 즉시 일본 정부에 1급 경보를 내릴 것을 요청하였습니다만 대피 경보가 발령되었을 때는 상황이 많이 늦게 되었고, 저희는 이제 민간인 대피가 전원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지의 적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
이제 막 새로운 직장에 출근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용어를 알아듣기보다는 익숙해져야 하는 나루미이지만, 생전 처음 듣는 모르는 용어가 있더라 해도 어느정도 상황이 어떤지에 대해선 대충 짐작이 가능할 것입니다. 1급 경보라는 단어가 나온 시점에서 큰 일이 생길 것이란 건 당연하고, 대피가 완벽하게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직 대피소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이 있다는 소리이며, 그 말은 즉슨 민간인 피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단 소리입니다. 오늘 나루미가 출근길에서, 전철에서 지나쳤던 사람들을 떠올려 봅시다. 창 밖에서 언뜻 보였던 무리들을 떠올려 봅시다. 그들은 모두 무사히 대피하였을까요? 정말 무사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오직 신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알려져있지도, 알고있는 정보도 전혀 없는, 사상 최악의 적을 말입니다. "
- 띠링.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여인은 안으로 들어서고는 나루미를 보고 이렇게 단언하였습니다.
"15년 전과 같이 재앙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이 '재앙'을 분석하여 어떻게 물리칠지 고민해야 합니다. "
467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2021-10-05 (FIRE!) 23:05:51
>>463 나츠키는 차 문을 닫고 들어와 방금 보았던 곳을 가리켰습니다. 사람의 형상이 보였던 곳을 가리켜보이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사람? 사람은 너 뿐인데 뭔 소리 하는거니? "
분홍 머리를 한 여인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습니다. 그녀의 말대로 나츠키가 가리킨 곳에는 사람의 모습 하나 보이지 않았고, 주변엔 여인을 제외하면 나츠키 혼자였습니다. 이상하지요. 잠깐이었지만 분명 그곳에는 사람의 형상이 있었는데요.
"뭔 상황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우린 빨리 가야해!!! 지금 굉장히 급한 상황이야! 얼마나 다급한지는....."
- 쿵.
여인이 말하기 무섭게, 나츠키가 방금 보았던 검은 다리의 형상이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방향과 들려오는 소리로 보아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자. 출발한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요란한 시동 걸리는 소리와 함께 포르쉐가 출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밟고 있으니 차멀미에 대비해 주십시오.
분명, 잠깐이지만 분명 보였는데. 혹시 쓰러져 있는 거 아니야? 지면에 찰싹 붙어있는 거 아니야? 창문에 찰싹 붙어서 확인해보지만, 역시 없다. …잘못 봤던건가? 괜히 이상한 말을 해서 시간만 끌어버렸다. 조금 미안해지지만, 그 미안함을 말로 표현하기에도 지금은 시간이 모자란 것 같다. 또 다시 울리는 쿵하는 소리. 검은 다리의 형상. 아까보다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위험해.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 저거 진짜? 다시금 저 까만 다리의 정체와 이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려고 했는데…
“으악! 그, 그러니까 대체 저건 뭔가요? 저거 진짜에요? 대ㅊ—”
말을 끝내기도 전에 차가 출발했다. 급출발에 몸이 뒤로 쏠려 자연스럽게 등받이에 푹 눌리는 꼴이 되어버렸다. 몸을 일으켜서 제대로 앉아 창밖을 보니 엄청난 속도로 주변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너, 너무 밟는 거 아닌가… 사고라도 나면 바로 죽겠는데요.
“으, 으… 이게 대체 무슨…”
멀미를 방지하기 위해 창 밖을 보면 되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경치 때문에 멀미를 할 것 같다. 너무 빠른 것 아니냐고, 그런 말도 하고 싶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안전운전을 부탁하면 오히려 목숨이 위험해질 것 같기도 하고. 발치를 보면서 짧게 숨을 가다듬고, 다시 고개를 들어 운전중인 사람을 보았다. 가능하면 창 밖으로 시선이 안 가게 조심하면서.
“…그래서, 대체… 어디로 가는 건가요? 저건 대체 뭐고, 대체 무슨 상황인거죠?”
@질문을 해본다. 부디 답이 돌아오길 바라면서.
470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2021-10-05 (FIRE!) 23:25:31
>>464 타카기는 예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지름길을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어깨 너머로 듣기만 하였던, 실제로 어땠는진 전혀 모르는 일을 떠올리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나갑니다.
"이미 예전에 편지를 받으신 적이 있으셔서 알고 계시겠지만, 요리미치 군께선 [ 적격자 ] 로 선정되셨습니다. 전시에 준하는 다급한 상황인지라, 저희 '네르프' 에서는 요리미치 군과 같은 적격자 학생분들을 급하게 소집하고 있습니다. "
타카기 일행이 걷고 있는 곳은 등불이 드문드문 보이는, 상당히 어두운 통로였습니다. 제법 긴 통로였습니다. 사다리를 내려가야 하기도 하였고, 계단을 내려가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이 길에 끝은 있다는 듯, 얼마 지나지 않아 타카기는 따사로운 햇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착했습니다. 이곳입니다. "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타카기는 알 수 있었습니다. 햇빛이 아니라 여느 것과 다를 거 없는 형광등빛이란 것을요.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바삐 돌아다니는 어느 플랫폼에 도착한 타카기는, 이제 생전 처음 보는 천장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녹빛의, 철 향기가 어렴풋이 느껴지는, 계속 있긴 꺼림찍한 곳이었습니다.
"지시가 내려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주십시오. 그럼, "
검은 양복의 사내들은 그 말을 끝으로 조용히 왔던 길로 사라지려 하였습니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당분간은 기다리면서 주변을 둘러보거나 해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역시 무언가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물로서 내가..정확히는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이 필요하다는 건가.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래...지금으로서는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마찬가지로 인사를 하며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본 후 주변을 둘러본다.
조금 씩이라도 이 건물의 구조에 익숙해지는 게 좋을테니.
@
472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2021-10-05 (FIRE!) 23:33:19
>>465 미츠루의 말을 듣고 타치바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습니다.
"선생님들은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지금 가자. "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며 타치바나가 먼저 재빨리 걸음을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살짝 옆으로 빠졌고, 다음으론 몸을 틀었으며, 반대쪽 계단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말입니다. 인솔자 선생님께서 딴 곳을 보고 계시는 지금이 도망치기엔 적격인 시기입니다. 신속하게,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합시다.
사도가 침입했어. 자신이 왜 이 학교에 있었는지 기억해야 한다. 자신이 무엇과 싸우고자 했는지 기억해야 한다. 자신이 또한 무엇을 바라는지-
생각하다간 끝이 없다. 우선은 빠져나가는 것부터 하자. 타치바나를 따라 대열을 이탈해, 날렵하게 움직인다.
리사를 비롯한 가족도 지금쯤 대피하고 있을 테다. 대피소에서 보는 것은 조금 나중이 되겠지.
@조용하고 빠르게 학교를 빠져나가려 합니다.
474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3mtGFfWN16)
2021-10-05 (FIRE!) 23:54:23
>>468 "쉽게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비슷합니다. "
분홍 머리의 여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장 꼭대기 층을 누르며 말하였습니다. 세컨드 임팩트, 남극 대륙에 운석이 충돌하여 일어났다고 알려진 대사건. 그에 준하는 일이 일어나려 하고 있다고 여인은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문인 점이 있다면, 바다에서 감지된 것은 운석이 아니라 [ 패턴 블루 ] 인지 뭔가 하는 거이지 않았던가요?
"운석이 날아온 것은 아니니 안심하십시오. 운석은 막을 수 없지만, 생명체는 막을 수 있습니다. "
위로인 건지 모를 말을 건네며 여인은 엘리베이터 벽으로 등을 기댑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엘리베이터는 올라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루미가 탄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나루미의 앞에 보인 풍경은, 고함소리와 타자소리, 기계소리로 가득찬, 어느 모니터링실의 모습이었습니다.
- 타겟 계속해서 관찰해! 지금 어디까지 온 상태야?! - 도시 외곽까지 도착했습니다. - 어느 쪽으로 오고 있는지 확인해! - 남동쪽에서부터입니다. - 계속 관찰해! 단 한순간도 놓치지 마! 언제 도시 코앞에 들어올지 모른다! - 넷!
중앙지령실. 이 지오프론트 건물의 제일 꼭대기층에 위치한 곳. 수많은 나루미와 같은 오퍼레이터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으며, 그 뒤로 군인들이 서서 지시하고 있었습니다. 군인이고 직원이고 할 것없이 모두 다 혼란에 빠진 듯한 얼굴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사상 최악의 적을 상대하게 된 게 맞단 것처럼. 어딜 보아도 모니터가 보였습니다만, 정면의 벽 전체는 아예 하나의 화면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검고, 심장에 붉은 구체가 달려있는, 괴상한 가면을 쓴 어느 거대한 거인의 형상을......여인은 가리켰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바로 저것이, 우리가 상대해야 할 적입니다. "
제 3 사도 《사키엘》. 이 도시에 도래한 새로운 '재앙' 입니다.
475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2021-10-06 (水) 00:09:17
>>469 포르쉐는 달립니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갑니다. 창 밖으로 총성이 들려오고 도롯가에는 아예 탄환이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포르쉐는 달려나갑니다. 목적지인 본부를 향해 질주해나갑니다. 이따금씩 창 밖에서 탱크로 보이는 물체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건 당장 나츠키에게 있어서 중요한 일은 아닐겁니다. 그래도 역시 뒤를 보진 않는 편이 좋을 듯 싶습니다. 우지끈 콰광 하고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저거? 저건 저 바다 너머에서 온 것들 중 하나야. 우리 인류를, 세계를 멸망시키러 온 것들이지.... 아이쿠! "
재빨리 운전대를 틀어 차 앞으로 보이는 전봇대를 피하곤, 숨을 고르며 여인은 말을 계속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네르프에선 저것들을 [ 사도 ] 라고 부르고 있어. 저것이 지금 도시에 침입했고, 우리는 그걸 막아야 한단다. "
창 밖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가 밝아졌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인은 다시 엑셀을 밟아 질주하기 시작하며, 나츠키를 향해 다음과 같이 물으려 하였습니다.
"아마 네 아버지께서 대강 상황을 설명해 주셨을 것 같은데...... 아버지께 혹시 뭐라도 들은 게 있니? "
머피의 법칙이다. 하려는 일은 항상 꼬인다. 아니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난다는 법칙이었었나? 빌어먹을, 빌어먹을, 망할, 망할!
주변을 둘러싼 상황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다. 더 나은 곳에서 새출발을 하고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출근 첫날부터 데프콘 1에 15년 전 운운하는 재앙! 그리고 만화 속에서 그대로 걸어나온 것 같은 거인... 나는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다. 평온히 살고 싶다면 이 시대에 태어난 것만 쳐도 사형이 아까운 흉악범죄겠지!!!
"아하하, 하하, 하..."
이렇게 조직이 초읽기 상태가 되면 안의 톱니바퀴들은 당연히 크런치 신세다. 나는 고작 격무 따위가 두려운 게 아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1과 10만 알려주고 1부터 10까지 알려준 걸로 치는 주먹구구 속성과정을 치르고 격무에 던져지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신입 오리엔테이션부터 시작하는 겁니까?"
그러니까 저건 내 일이 아니다. 난 오늘 들어온 신입이다. 신입은 맨 처음 일을 배우잖아?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그거라고. 나는 고작 사격 훈련 한 두발을 마치고 실전에 뛰어드는 민병대원이 아니란 말야!
창 밖으로 점점 이상한 것들이 보인다. 현실에는 존재하지만 내 일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 그나마도 게임으로나 접해볼만한 풍경들 말이다. 도로에 박힌 탄환들이나, 이따금 보이는 탱크 같은 것들이나. 아, 역시 뒤를 돌아보는 건 그만할까. 타임어택이라도 하는 느낌으로 시꺼먼 다리가 따라오고 있으면 너무 무서울 것 같으니까. 아니 그보다 내가 지금 뭘 들은거야. 인류를 멸망시키러 온 거라고?
“저기 진짜 죄송한데 이거 뭐 촬영중인 건 아니죠…? 으악!”
방금 코앞까지 전봇대가 왔던 것 같은데! 차가 크게 휘청인 느낌이 들고, 가까스로 전봇대를 피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위급상황에서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가주는 건 감사하지만, 역시 잘 못알아듣겠네요. 그 사도라던가 하는 부분이… 세계를 멸망시키러 왔다고 하는 것도… 그리고 지금 ‘우리는’이라고 했어! 은근슬쩍 날 포함시켰잖아. 뭐냐고, 내가 저런 걸 어떻게 막는데! 은근슬쩍 저를 포함시키지 말아주세요, 라고 대답하고 싶었는데, 그 다음에 이어진 질문에 말이 턱 막혔다.
“……역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누가 올테니까, 같이 오라고만 했어요. 그거 말곤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었어.”
자연스럽게 시선은 내려간다. 바보같아. 그래도 혹시, 데리러 와주는 게 아닐까 했는데. 그게 아니라도 안부라도 물어봐주길 바랬는데. 아무것도 없었어. 역시 이번에도. 짜증나. 괜히 눈물이 나올 것 같아 고개를 휙 돌려 창 밖을 봤다.
482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2021-10-06 (水) 00:29:49
>>471 타카기의 눈앞에 보이는 건, 온통 녹색 철로 된 벽으로 이루어진 건물의 내부였습니다. 사방에 깔린 레일을 통해 공구를 든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고, 아무튼 레일이 바닥에 많이도 깔려있습니다. 무엇이 이동하는 건지 모를 거대한 레일 역시 눈에 띕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타카기의 눈앞에 보인 것은 한 주황색 기체의 형상이었습니다.
굉장히 거대해 보이는 기체였습니다. 얼굴 중앙에 눈인지 카메라인지가 달려있고, 주황색과 흰색이 섞인 갑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어깨든 팔이든 손이든 무릎이든 여기저기에 구속구로 보이는 것을 달고 있는 게 눈에 띄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요, 그렇다고 거대한 로봇이라기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두 팔과 두 다리가 달려있는,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신기하지 않은가. 우리 인류를 지켜주는 것이 고작 이런 거대한 로봇 비스무리한 것이라니 말일세. "
감상도 잠시, 타카기의 뒤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어투와 목소리로 미루어 봤을때, 추측컨대 이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나이가 꽤 있는 사람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어떠한가. 인류 최후, 최종 병기를 코앞에서 대면하게 된 소감은? "
그리고, 타카기가 뒤를 돌아본다면, 한 쪽 눈을 머리로 가린 남성이 팔짱을 끼고 서 있는 걸 볼 수 있을 것입니다.
>>473 타치바나를 따라 미츠루는 학교를 빠져나가기 위해 이동합니다..... 미츠루는 잘 알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미츠루의 의지로 인한 게 아니지만 아무튼 잘 알고 있을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이렌이 무엇에 의해 울린 것인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일어날 것인지. 가족들을 보는 건 조금 나중의 일로 미뤄둬야 하겠습니다. 둘은 빠른 속도로 학교를 빠져나갔습니다. 그리고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이 서 있는 차로 향했습니다. 하늘 위로 무언가가 쐐액 하고 바삐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지만, 무시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본부로 이동하시겠습니까?
483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2021-10-06 (水) 00:30:45
>>480 까지 올라온 것만 처리하고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적는 거지만 다들 오늘도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486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2021-10-06 (水) 00:58:18
>>476 "정확합니다. 다만 지금이 오리엔테이션할 때가 아니기 때문에, 바로 실무부터 시작하시게 될겁니다. "
나루미가 속으로 뭐라 생각하는 지도 모르는지, 여인은 덤덤하게 한켠의 컴퓨터가 있는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아직 출격이 되지 않았긴 한데 간단히 알려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적의 행동을 관찰하시고, 패턴을 파악하셔서 약점을 찾아 알려주시면 됩니다. 화면에 켜져있는게 보이실 [ MAGI ] 프로그램을 조작해 도시 내 지형물이나 병기를 활용하여서 화력을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만, 어차피 공격은 저희가 할 것이 아니니 화면에 보이는 적을 파악하는 데에만 집중해 주셔도 무방합니다. "
요컨대,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일하기만 하면 된단 것 같습니다. 특별히 발로 뛰어 움직일 일은 없어보입니다.
"본래 작전을 짜는 건 전술작전부의 몫입니다만......어째서인지 오늘은 해당 부서 오퍼레이터가 늦는 듯 싶군요. "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래보입니다!
>>480 - 쿵. - 쿵. - 쿵.
정말로,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창 밖이 계속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하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리라 장담합니다.
"그렇구나...... 오라는 말 외엔 정말로 들은 게 없다는 거지? "
여인은 나츠키의 말을 보고 놀랐다는 듯 말하였습니다. 차창에 달린 미러로 그녀의 눈이 굉장히 휘둥그레져있는 게 보입니다.
"미안하구나. 네 아버지께선 자세하게 다 알려주실 줄 알았어. 그도 그럴게 그분은 네르프 총사령관이시잖니. "
총사령관? 이 분께서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걸까요? 나츠키는 아버지의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던 지금은 더더욱 그분이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알고 있을리 없습니다. 연락을 나눈다 해도 그저 일상적인 이야기만 했을 뿐이니까요.
"촬영중은 아니니 마음 단단히 먹으렴. ...나도 이게 촬영이라 믿고 싶단다. 간다! "
운전대를 바삐 움직이며 여인은 어느 터널로 들어섰습니다. 짐작컨대, 이 터널을 나오고 나면 나츠키는 한 건물에 도착해 있게 될겁니다.
487Episode One : Invasion ◆5J9oyXR7Y.
(.SjCwqPj5Y)
2021-10-06 (水) 01:00:04
에피소드1 두 번째 진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늦게까지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 모두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