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깊은 명상에 잠겼는지 이쪽으로 반응이 돌아오는걸 기다리는데엔 약간의 시간이 걸린것 같았다. 그녀를 보고 대번에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아마 이쪽으로 가까워지고 있었다는것 조차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앞의 일들이 어찌되었건 어쨌든 말을 건넨 대상이 이쪽을 제대로 보고 있으니 시선을 끌어오는건 성공적이었을지도.
"?"
근데 뭘 잘못 보기라도 한건지, 아니면 정적에서 금방 정신을 차려서 몽롱해진 건지 다시 똑바로 상황을 마주하려는양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서 크게 뜬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는게 아닌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듯 보이는 입술에 그녀 역시 의문가득한 표정을 짓다가 결국 무엇이 잘못된 건가 파악이 끝난 건지 돌아오는 말과 함께 그네에서 뛰어내린 당신이 삽을 들던 팔을 붙잡아왔다. 그녀 또한 놀란건 마찬가지였기에 당신을 한번 보고, 자신이 품에 안고 있던걸 한번 보고, 다시 당신을 보길 반복하더니 당신으로부터 굴러 엎어진 샌드위치를 빤히 주시했다.
"아, 아깝게스리. 모래보다 모래마녀(샌드위치)가 더 갚지거늘..."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자신을 제지한 당신을 보다가 뒤이어 들려오는 조곤조곤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몇분, 어느새 근무수첩까지 꺼내어들어 자신의 위치신상을 체크하려는 모습을 보아하니 영락없는 '미아 집 찾아주는 경찰'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는 미아, 즉 길잃은 애라는 말이 자신을 아이취급 하는 거라고 뇌내필터링이 거쳐졌는지 약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번짓수 잘못 찾았는데, 애 아니걸랑요??? 놀이터에 이상한 아저씨들이 있는지 없는지, 발찌 끊고 도망친 범인이라던가는 없는지 잠복수사 하고 있었는데?? 흠, 그래도 애로 보인다는건 나름 숨어들기에 성공한 건가?"
물론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것 또한 분하지만 납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직업탐방 하러 온 초등학생인줄 아는 동기들도 있었으니까. 잠깐 분노가 머리 끝까지 올라가 터지려 하다가도 금방 저혼자 납득하고선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생각에 잠겼던 그녀는 금방이라도 연락처나 집 주소를 말하면 바로 받아적을것 같은 당신을 보고서 눈을 가늘게 떠보였다. 마치 장난치는 아이처럼,
>>560 보셨슴까, 제대로 컨셉질 하려면 이정도는 해야 함미다. (?)(컨셉에 먹힌 케이스임) 그래도 진짜 로리로 만들어버리면 그건 누가 봐도 노림캐인거 같아서 '작지만 크다'라는 외관적 설정을 집어넣었슴다. 뭐, 향간엔 아무리 봐도 유치원생인데 교사를 하고 있는 분홍머리 선생님 캐릭터도 있는 모양임다만.
>>563 ? ㅇ0ㅇ0ㅇ0ㅇ0ㅇ0ㅇ0ㅇ0ㅇ? 얘가 귀엽다니! 아무리 봐도 킬러퀸, 좋게 치면 크리퍼인 애가 말임까?
"[미시오]라고 적혀 있는 문을..." 최소라:밀어야지. 최소라:하지만 가끔은 당기기도 해! 그러다가 아차 싶어서 다시 밀어!
"가장 증오하는 사람을 만나면?" 최소라:음. 최소라:그 날은 경찰을 하루 그만두는게 나을까. (싱긋) 최소라:막 이래. 경찰로서 끝장을 볼거야. 내 손으로 확실하게 감옥에 처넣어줄거야.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윗사람의 실수에는?" 차예성:정말로 큰 실수가 아니면 굳이 입을 열진 않을 것 같네요. 차예성:작은 실수야 그냥 가볍게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만 큰 실수라면 아무래도 고치도록 이야기하는 게 나을테니까요.
"[미시오]라고 적혀 있는 문을..." 차예성:...질문의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차예성:그러니까 밀어야하는 거 아닙니까?
"믿음, 소망, 사랑. 이 셋 중 제일 중요한 가치는?" 차예성: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차예성:아니. 따지고 보면 소망도 사랑도 결국 믿음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차예성:무엇보다 믿음이 없으면, 결국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고 이어지지 않아요.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유우카는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용어에 허둥대며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런 범죄용어는 자기가 더 많이 들어야 하는 것인데. 요즘 애들은 배우는것도 빠르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애들이 할법한 발상의 대사는 아닌 것이었다. 범인이나 잠복수사는 그렇다고 쳐도, 발찌 끊고 도망친 범인은 더욱. 그리고 무엇보다 역으로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이 표정... 나, 실수하고 있어...?
"경찰, 맞아... 지금은... 휴가중이지만... 근무지 주소도... 말해줄 수 있어."
'말해줄까...?'로 나름 단호하게 시작해서 '대한민국 청해시, 어쩌구 모카번지-'로 이어진 그 내용은 확실히 청해시의 경찰근무지에 해당하는 주소가 맞았지만 문제는 유우카의 말하는 속도가 너무나 느리다는 것. 녹음해서 2배속으로 돌려야 겨우 일반인의 회화속도를 따라잡을 수준인 템포는 살인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라, 지금까지 만난 사람 여럿의 속을 엎어놨을 것이 분명했다.
"거기는... 너무 멀어서... 그리고 그거, 제대로 된 주소도 아닌 것 같은... 아, 우, 울지는 말고..."
결국 주소 피력은 제대로 끝마쳐지지 못한 채 눈 앞의 어른이에 장난에 의해 자연스럽게 끊기게 되었다고 한다.
"오해해서 미안해요... 근데, 애가 아니라도 모래는... 먹으면 안 되죠..."
묘한 구석에서 상식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는 유우카가 눈동자를 굴려 힐끗힐끗 모래가 담긴 장난감 삽과 양동이에게 눈길을 주었다. 다 커서 모래를 먹는 사람이 있다니... 이건 역시 경찰서로 대려가야 좋은게... 배가 고픈걸까. 그렇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샌드위치라도...
"아... 내 샌드위치... 줄서서 산 건데..."
뒤늦게 샌드위치를 바닥에 엎어버린 것을 알아채고선 다가가보지만 이미 흘린 것은 흘린 것. 되돌릴 수가 없다. 죽은 것을 되돌린다. 유우카 자신에겐 너무나 당연하게 다가오는 말. 하지만 실제로 끝은 이런 것이었다.
"으..."
고작 샌드위치인데도 왜 이리도 허무하게 다가오는지. 이럴때면 유우카는 삶 따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