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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 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여러분은 가장 풍족한 계절이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겨울은 풍족한 눈과 얼음의 계절이니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의미하고자 하는 바는 이게 아니니 넘기도록 하겠다. 봄은 겨울 바로 다음으로 오는, 생명이 움트기 시작하는 계절이지 만개하는 계절이 아니니 아쉽게도 패스. 계절은 4개고, 그 중 2개가 지나갔으면 여름과 가을만이 남는다. 무성한 풀이 자라나는 여름과 곡창이 가득한 가을, 사실 둘 중 무얼 고른다 하더라도 정답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나는 오늘 할 이야기 때문에라도 가을을 고를까 한다. 사실 이 일이 여름에 일어났다면 여름을 골랐을 성 싶지만 말이다.
우리들에게 있어 비는 시간은 굉장히 소중한 여가 시간이 된다. 누가 크게 다쳐서 문병을 간다 하더라도 원카드를 돌리기 위해 트럼프라도 챙겨 가는 문화가 정착된 지도 3년 정도가 되었다. 우리가 생활하는 곳이 회색 빛은 아니더라도, 장기간 머무르다 보면 쉽게 지치거나 질리고, 한순간에 우울함에 빠질 수 있는 그런 곳인 것이 사실이다. (사실,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다.) 때문에 나는 오랜만에 비는 시간이 겹친 잭과 함께, 재단 소속 주거 공간에 딸린 도그 파크에 놀러 갔다. 왜 있냐고? 그것보다는 차라리 동물 병원이 왜 가까운 곳에 없는지 물어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그만큼 동물들은 소중한 가족이니까. 동물 병원의 유치 문제로 몇 년 가까이 다방면적으로 심심치 않게 말다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전해도 괜찮겠다 싶어 추가로 적는다. 도그 파크에 있는 친구들은 대체적으로 우리의 얼굴을 모르겠지만, 사람들을 좋아하는 친구들이었다. 개중 몇몇은 군견이었거나 안내견이었다가 퇴역한 친구들도 있기도 했다. 무슨 뜻이냐면 덩치 크고 폴짝폴짝 뛰는 귀여운 친구들이 정말 많았다는 소리이다. 그리고 나와 잭은 이런 친구들을 놀아주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특히 그 날은 잭의 어린 시절이 생각날 정도로 손바닥 만하게 작은 골든 리트리버 강아지들이 우르르 몰려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잭이 다가가자마자 드러누울 정도로 공세가 굉장했다. 나는 조금 떨어져서 강아지들의 가족 되는 분들과 소소하게 잡담을 나누고 있다가, 그 작은 녀석들의 어버이 되는 친구들과 터그 놀이를 하게 되었다.
“누나아아, 나! 일으켜줘요!” “미안, 근데 나도 바빠서!” “누나아아아아아…”
말은 저렇게 해도 강아지들한테 둘러 쌓여서 한참을 웃고 있는 녀석이다. 아니, 당장 나한테 구조 요청을 했을 때마저도 말이다.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는데, 저게 뭔 줄 아는가? 헤실헤실 웃다가 지쳤는데도 웃음이 멈추지 않아서 저런 소리가 나는 거다. 하여튼 간에 강아지들 사이에 가장 큰 강아지라도 된 마냥 뒹굴고 있다. 터그 놀이를 하는데, 이 친구들 악력이 장난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느슨했고, 나도 적당히 놀아줄 수 있어서 괜찮았다. 대신에 이 녀석들은 잡아당기는 것보다도 물고 흔드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지 내가 몇 번을 장난감을 놓칠 뻔 했더랬다. 나중에 가족 분들에게 들은 건데, 마약 탐지견 출신이였다가 퇴직했다고 한다. 마약 탐지견들은 뭔가를 찾으면 그게 놀이로 여겨지지 않느냐고 했더니 맞다고 하셨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특히 물고 흔드는 걸 좋아해서 원래 나이보다 훨씬 이르게 퇴역했다는 사연을 가졌더랬다. 마약 탐지면 그럴 수밖에, 라고 생각하며 아직 튼튼하고 활발한 두 친구들을 쓰다듬었다. 가을의 햇빛을 받은 황금빛 털은 부드러웠고, 따뜻했다.
돌아가는 길에 나는 잭에게 먼저 가라고 일렀지만, 잭은 쫄래쫄래 쫓아왔다.
“어디 가는데요?” “아니, 별거는 아니야.”
8살이나 어린 애지만 결국 성인이다, 로 의식이 흘러갔다면 뿌리치든 아니면 얼버무리든 했을 텐데, 아쉽게도 나와 잭의 첫 만남은 14살의 작은 아이와 그걸 구한 22살의 영웅이었고 보호자였다. 사실 내가 가는 길 끝에 아주 대단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던 지라, 결국 딱히 뿌리치지도 않은 채 나는 잭과 함께 조금 으슥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곳에는 이제 제법 점프도 할 줄 알고 높은 담장도 오를 줄 아는 어린 고양이들이 있었다. 이 친구들을 발견한 지는 그리 오래 된 게 아니지만, 가끔 안부를 확인하러 들르거나 밥을 챙겨주러 오는 편이다. 잭은 이 친구들이 여기 있다는 걸, 아니, 이 장소가 이런 식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는지 노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고양이들을 구경했다. 이번에는 내가 고양이들에게 뒤덮이고, 녀석이 나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담장에 있는 유달리 높은 곳을 좋아하는 한 고양이가 잭을 덮쳤다. 하나 알려 주자면, 잭은 적어도 다니엘과 나, 그리고 잭 세 명중에 키가 제일 크고, 로비에서도 잭은 생각보다 잘 보일 정도로 큰 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저 애는 인간 캣타워가 된 것이다.
“으악!” “풉, 으하하하핫! 뭐야!” “어, 어깨에 있나? 어깨에 있지? 그치? 어어어, 내려와 줄래? 응? 아야, 아야, 내려 와, 응?”
하나 더 첨언하자면 녀석이 강아지들에게 파묻힌 이유는 자기가 잘못 움직였다가 다칠까 봐 여서이다. 그리고 그 강아지들과 아직 덜 큰 이 고양이들의 크기가 비슷한 건 내 눈대중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녀석은 어린 고양이 암살자의 작고 날카로운 발톱에 신나게 등을 긁히고 있었다.
“누나, 고양이, 고양이 내 등에 있어요? 어딨어요?”
정말 다급하게 물어보는 게 너무 애처로워서 나는 다른 고양이들을 한 번씩 쓰다듬다가 결국 그리로 갈 수밖에 없었다. 잭의 등 뒤에 찰싹 달라붙은 고양이도 어리둥절한 채로 들러붙어 있었고. 나는 쉴 새 없이 웃으면서 잭의 등에서 고양이를 떼어 냈다. 톡, 톡, 옷감 사이로 박힌 고양이 발톱을 떼어내는 소리와 함께 잭의 동공이 점점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진정 좀 해 봐. 완전 얼었잖아. 누가 보면 너한테 고양이 털 알러지 있는 줄 알겠어.” “그치만 고양이들은 더 뼈도 얇고, 응.” “어이구. 다 됐다, 우리 어쌔신 야옹이.”
야옹! 우렁차게 우는 용감한 고양이를 한 번 쓰윽 쓰다듬었다. 잭은 아까 보다도 두 세 걸음은 더 뒤로 빠져 있었다. 병아리를 보면 기겁할 것 같다… 여기서 병아리를 상상하면 안 됐는데. 그 순간에 전화가 왔다. 다니엘에게서 온 전화였다. 메시지를 남기는 걸 더 좋아하는 놈이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한대, 급한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서 나와 잭은 금방 자리를 옮기며 전화를 받았다.
“뭐야, 무슨 일이야?” “여보세요? 아니, 내 신변에 문제는 없고 일적으로도 정말 별 일은 아니긴 한데.” “…그러면?” “그, 뭐냐… 창문을 열었거든.” “어.” “열었는데 새가 들어왔어.” “뭐?”
그래, 병아리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됐다.
“진짜로. 기숙사인데. 와 볼래?” “구경 났냐고.” “도와 달라고.”
얘는 진짜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 싶지만, 생각해 보면 이 녀석이 순수하게 이럴 때 도움을 구할 만한 사람이 나와 잭을 제하면 없다시피 하다. 어쩔 수 없지.
“무슨 일이래요?” “아니, 방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새가 들어 왔대.” “네?” “어, 나도 어이가 없어.” “어…? 일단 가보자 누나.”
사람을 얼타게 하는 능력 하나는 정말 출중한 게 다니엘이긴 하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까지 얼타게 만들 줄은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우리는 기숙사로 향했다.
그 녀석의 방에 도착해서 문을 두드리자 다니엘은 순순히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니까, 음, 수건으로 예의 그 새를 둘둘 싼 채로 말이다. 그리고 그 새가…
“…아니 부엉이잖아?” “짜잔. 상처 하나 안 생긴 나를 보라.” “아니 미친 아직 해는 안 졌는데 왜?” “내가 어떻게 알아, 난 동물학자가 아니라고.”
그러면서 제법 소중히 들어 올리는 게 웃기긴 했다. 어떻게 보면 그 왜 있지 않은가, 토르 핫도그 짤 같은 거. 그게 생각날 법하게 말이다. 실상은 발톱이랑 부리에 다치기 싫어서 조심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형 디즈니 공주에요?” “디즈니 공주도 숲에 가야 동물이 모이지 않냐?” “나 이거 알아. 올빼미 법정이지?” “미친 놈아, 여기가 고담이야?”
얘 그래서 창문에 머리 박았어? 아니, 열고 한 10초 뒤에 내 방에 돌진을 하던데. 형 정말로 디즈니 공주 아니에요? 백설 공주도 울고 가겠다. 이런 농담을 하면서 우리는, 하악질 하는 그 부엉이(덩치로 보아하니 쇠부엉이 같았다.)를 지켜보고 있었다. 숲 어쩌고를 하기에는 애초에 산 쪽과 가까운 곳에 지부가 위치해 있다 보니, 날벌레라도 먹다가 이렇게 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가을에는 온갖 곡식이 열리고, 그에 따라 온갖 벌레들도 온갖 동물들도 열심히 눈에 띄는 계절이다. 겨울을 대비해 가을 과일들을 훔치러 오는 멧돼지나 곰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소식이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가을은 풍족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정말 대체 무슨 일로 사람 사는 곳까지 왔는지 의미도 모르겠는 이 부엉이를 포함해서 말이다.
내가 한가지 알 수 있는 건, 이번 일로 동물 병원 유치에 관련해 한 표가 추가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다니엘의 한숨을 연거푸 들으면서 반쯤 확신했다. 우리는 그 녀석을 창가에 놓아 준 뒤에, 날개가 잘 파닥거리는 지 확인하고, 그냥 보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