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오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원하는 책이 있는 사람과 그냥 아무 책이나 읽으러 온 사람. 미나즈키는 전자였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미나즈키는 하쿠메이가 졸업한 연도의 졸업앨범을 찾으러 도서관에 왔다. 청월에서 졸업앨범을 만들기는 하는지, 그게 도서관에 있는지... 정확히 아는 건 없었지만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것보단 낫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새 책이 들어왔다면 그쪽도 한 번 살펴봐도 괜찮겠지, 싶은 생각이 들어 잠시 고민에 빠졌다.
대체 저 그림자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냥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정도만 되는 것 같았는데 이젠 정말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습니다. 걸어갈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당황했는데 그건 그거고...아무튼 그래요, 저번에 다림양께서 말씀해주셨던 너구리카페가 있었지요?
"위치라면....🎵 아, 나뭇잎 케이크라는 곳이 있답니다. 거기로 갈 생각이어요. "
저는 아주 잠깐동안 일렁이는 그림자를 내려보다가, 살짝 머리를 넘기며 갈 위치에 대해 말하려 하였답니다. 이런, 에스코트해드리긴 글렀네요!
>>998 이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아마 아무 방해 없이 끝에 도달할 것 같았다. 하늘과 어울리지 않는 밝은 풍경, 그러니.. 낮을 닮은 풍경이었다. 그대로 쭉 움직인다면 다림은 아침에 도착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게이트는 끝나게 될 것이다. 다만, 완료되진 않은 채로 말이다.
(!) 통로를 통해 1인에 한정하여 게이트에서 탈출할 수 있습니다.
걸음을 옮기면 옮길수록 경호의 감각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라 적신호로 붉게 물든 경호의 감각은 이 앞이 위험하다고 시끄럽게 울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몸을 쉽게 돌리기도 쉽지 않은 게 점점 밧줄의 영향력이 강해지기 시작하더니 경호의 온 몸을 꽉 짓눌러 힘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불안감을 느끼기도 전에 진득한 적의가 경호의 온 몸을 짓눌렀다. 그것은 검은 색이었다. 그러나 한없이 밝은 색이기도 했다. 그것은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두 눈을 가린 채 앞을 내다보고 있었다. 보이지 않아야만 할 것 같은 비어버린 두 동공에서는 정체 모를 백색의 안광이 난 너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그 빛이 천천히 움직일 때마다 경호의 감각은 경종을 울렸다. 무의식적으로 몸이 방어하려는 듯 힘을 주어 밧줄을 풀어버렸을 때. 수 명의 정장들이 경호에게 달라들려 했다. 그 모든 것을 힘으로 날려버린 채 경호는 의념을 끌어올렸다. 곧, 경호가 본 것은.
- 앉. 아. 라.
지금의 경호의 수준으로는 상대하는 것이 불가능할, 강대한 망념의 힘이었다. 곧 경호의 무릎에 망념이 형상화하여 내려꽂혔다. 억지로 경호의 무릎을 꿇게 하곤 강제로 머리를 땅에 박게 했다. 경호의 의념으로는 대항할 수조차 없었다. 못해도, 수십 단계는 차이가 날 것만 같은 힘이었다.
>>22 [ 그럴 리가 없잖아, 유노하라.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말하는진 모르겠지만 내가 말한 건 그냥 벚꽃잎 사진하고 벚꽃을 잡았다는 말을 보냈던 것 뿐이니까? 어디서 사랑이라는 말이 나올 게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엄밀히 말해서 벚꽃이 사랑과 관련이 있다는 건 사람이 그렇게 믿고 싶기에 생겨난 하나의 이야기에 불과할 뿐,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허황된 전설에 불과한 일이지. 신빙성이 없다니깐? 아니 근데 그 말을 한 것 가지고 남자가 생겼다던가 하는 건 너무 앞서간 말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청춘이라는 것에 사랑이나 두근거리는 시추에이션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곤 못하지만 꼭 청춘을 보낸다는 것에 연애가 관련되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청월고교의 학생으로서 가디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연애에 시간을 쓰는 것보다는 더 가치있는 일에 시간을 쓸 필요도 있는 거지. 그리고 왜 그렇게 콕 집어서 말하는진 모르겠지만 남자가 아니라 여자일 수도 있잖아? 그렇게 막 짚는 태도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여자라는 건 아니지만. ] # 장문의 가디언넷 메세지를 보냅니다. ...뭔가 이상한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숲속에서 자신이 움직이며 내는 소리만 귓가에 들려오고 눈 앞에 펼쳐진건 목표로 삼고 있는 빛과 어둠 뿐. 와아.. 이거 완전 공포영화 주인공 아닌가요? 누가 갑자기 나타나기라도 하면 진짜 까무러치게 비명 지를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하늘을 쳐다본 그녀의 눈에 붉게 물든 달이 들어옵니다.
".......... 허어.."
지식을 떠올리려 해도 공부를 해 놨어야 지식이 있죠. 시현은 하늘을 한번, 눈 앞의 빛을 한번, 고개를 돌려 지나온 어둠을 한 번 쳐다봅니다. 선택.. 선택하는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