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히히.. 이보오. 내가 왜 마법을 사용하려 하지 않는지 아시오? 내 마법이란 것은 변하지 않아. 내가 하늘에 내린 눈 하나는, 끝없이 눈을 내리는 동토의 땅이 되어버리고 내가 바람을 부르거든 그 바람은 영원한 폭풍이 되어 그 지역에 남는다우. 그런데도 사람들은 날 위대한 마법사, 폭풍 위에 서는 자, 영원한 시간의 마법사라 부르지. 그런데도 나에게 마법을 사겠다는 거요? 도로시 양? " " 맞아요. 내가 사려는 것은 무한한 영원 속에서나 가능한 것이에요. 나라는 존재가, 깊게 각인된 이 곳에서 나는 나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어요. 그 것은 에메랄드 빛에 눈이 멀어버려도, 너무나도 선명히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죠. 그렇기에 당신밖에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날 둘로 나눠줘요. 이 곳에 나의 행복한 기억을 두고, 그 곳에서 내 새로운 행복을 찾을테니. 오즈. 나에게 당신의 마법을 주세요. "
>>683 정처를 알 수 없는 숲이다. 마치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것처럼 말이다. 시현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울창히 들어선 숲 속이 이유를 알 수 없이 고요했다. 침묵 속에 의념으로 강화된 청각에도 무엇도 잡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대신 소리로 들을 수 없다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도 찾아야 했다. 몸 속에 퍼지던 의념을 한 점에 모은다. 이미 뛰어나던 시각을 의념이라는 힘을 이용해 보조한다. 더 멀게, 많이, 자세하게 보기 시작한 시현은 숲의 풍경을 보고 숨을 삼켰다. 숲 전체가 입을 틀어막은 채 울고 있었다. 특별한 묘사가 아니었다. 거대한 나무 몸통이 흔들리면서도, 그 작은 풀잎 흔들리는 소리조차 없었다. 불길한 풍경이었다. 그렇게 숨 죽여 우는 나무들 사이로 작은 틈 하나가 있었다. 미약한 불빛이 보이는 듯 했다. 편히 들어갈 수는 없겠지만 억지로 몸을 비튼다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크기의 통로가 시현에게 묻고 있었다.
그 시간에 다림은 자신에게 주어졌던 정보에 대해 고민했다. 이 곳은 사건형 게이트라는 점. 어린 아이가 다급히 자신에게 나가라 했던 점, 의도적으로 흩어진 친구들까지 누구인진 몰라도 악의로 가득한 게이트의 풍경이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정보라 하여도, 아직 조사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모를까.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은 다림이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 없다. 그나마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다림은 게이트 안에 들어왔을 당시 보았던 것을 떠올렸다. 어린 소년의 혀를 뽑고, 손과 발을 자르고, 눈을 뽑고, 인대를 끊어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등에 봉을 대어 억지로 허리를 곧게 펴게 하였던. 그 풍경. 아마도 사건이 일어난다면 그 아이를 중심으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리고 그 때. 경호는 입을 열지 않았다. 게이트에 들어온 이상 '너희들은 누구세요'와 같은 호의적인 이야기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저들끼리 쑥덕거리는 목소리를 최대한 귀를 기울여 정보를 모아볼 뿐이었다.
…에서 사람이 온다던데 … 는 아닐 거야. 그 사람이 여기 오려면 아직 닷새는 더 걸리잖아? … 는 …고 있어? 일단은.
정체 모를 소곤거리는 소리가 시끄러운 목소리 속에 스며들어 있었다. 경호는 고개를 숙인 채. 모르는 척 가만히 기다렸다. 곧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리를 들은 직후에 경호는 고갤 들었다. , 관리가 잘 된 기다란 백색 수염을 만지며 노인이 경호를 내려보고 있었다.
" 이 마을에는 딱히 사람이 올 만한 것도 없고. 하물며 입구도 거치지 않고 마을로 들어왔다.. "
>>702 이른 아침 해가 뜨는데로 진석은 아카데미로 향합니다. 거대한 신전을 닮은 아카데미의 풍경을 지나, 과거라면 사제들의 대기실로 쓰였을 법한 방에 수 명의 교사들이 모여 수업을 준비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온화한 표정으로 식물에 물을 주고 있는 여성이 보입니다. 살집이 있어 보이는, 그러나 푸근하고 온화한 분위기의 여성은 진석의 기척을 읽었는지 식물에 물 주던 것을 마치고 천천히 고갤 돌립니다.
" 어서오세요. 유학 생활에 불편한 게 있나요? "
이름 모를 꽃을 달인 차를 내밀며, 에실은 미소를 짓습니다.
>>711 [ 별 다른 이유를 떠올리진 않았습니다. 다만 하즈키 님도 그렇고 유우토 님도 그렇고 꽤 많은 정보를 알려주실 때가 있습니다. 그런 정보들에 덧대어 고민해보았으나. 제대로 된 대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