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자신있다니 부럽네요..." 저는 달리기는 그다지 잘 못했거든요. 라고 말합니다. 다림이는 가녀린 느낌이니까 좀 다르려나? 쭉 뻗어있긴 하지만.
"놀린다기보다는.." 언니랑 연애를 잘 연결시키기는 어려웠다. 정도일까요? 저랑 연애도 먼 이야기지만요. 라고 말하다가 비아가 말하는 스스로가 입어본 적 없다는 말에
"으음.. 그러면 포인트컬러 정도에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화려한 걸 막 사놓고 안 입는 것보다는 무난한 것에서 천천히 출발하는 것도 좋으니까요. 그 사람 눈색이나 머리색이 어떻게 되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어필'이라면 은근슬쩍 눈 색으로 포인트컬러를 잡는 것도 좋다고 말하면서 내놓아진 옷 중에서 머리를 묶으면 목선이 살짝 들여다보이는 어깨 부분에 보라색 포인트컬러 티셔츠를 한번 대어봅니다.
"이런 느낌으로요." 트임 있는 터틀넥 같은 건 언니에게 추천하기엔 조금.. 곤란할 것 같았으므로 적당히 심플하면서도 입으면 옷 태가 사는 것들 위주로 추천을 해봅니다.
"정숙해보이면서 은근슬쩍도 나쁘지 않아보이고요.." 시스루 느낌? 이라면서 추천하는 원피스는 일단 마네킹이 입은 걸 보면 의외로 단정한데. 스스로가 입는 걸 상상해보면 팔 부분과 흉부 위쪽이 비치는 소재라서 팔이 은글슬쩍 보이고, 어깨끈 부분이 은근슬쩍 보이는 것을 예상 가능합니다.
그래도 이 영화.. 그렇게 막 수위가 높진 않다. 잔인한 장면은 거의 나오지도 않고 심리적인 공포만을 자극하는 영화다. 물론, 불쾌한 골짜기 같은 건 있지만... 잔인한 장면도 조금 나오긴 하지만...
"고기요? 음.. 하루를 쫄쫄 굶고 먹으면 맛있을 수 밖에 없겠죠? 그리고 겉보기에도 진짜 맛있어 보이지 않아요?"
군침도는 음식들.. 주인공들은 그 요리를 먹기 시작한다. 이상한 고기라는 평을 남기면서도 색다른 맛이라며 거부하지도 않고 먹어나간다. 마침내 식사를 끝낸 가족들은 저마다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밤. 꼬르륵 거리는 배를 부여잡으며 깨어난 자녀들은 부모님께 뭔갈 먹고 싶다고 말한다. 참아보라고 말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뭐라도 먹을 걸 구하기 위해 자녀들과 함께 식당으로 향하는 남편A의 가족. 그리고 식당에 도착하자 주방쪽에 보이는 희미한 불빛. 그리고 말소리..
종업원[정말 구역질나는군... 먹을 게 아무리 없어도 이런 생물을 요리해야 한다니...] 요리사[어쩔 수 없잖아. 첫 날에 발생한 사고 때문에 연료가 다 떨어져서 며칠은 더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손님들 맛있게 먹는거 못 봤어? 여기까지만 하고 이만 들어가자고.]
그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가족들은 테이블 아래에 숨었고, 그들이 지나가자 가족들은 주방으로 향한다. 그리고 주방에서 본 것은... 인간만한 크기의 짐승. 비늘이 붙어있지만 생선은 아니다. 짐승의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지만, 평범한 짐승도 인간도 아닌 그것은 윤이 나는 속살과 쥬스와도 같은 달콤한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생물이었다. 가족들은 식욕을 느끼면서도 겁에 질려 방으로 서둘러 돌아갔고 잊기 위해 잠을 청했다. 굶주린 배를 애써 부여잡으며
" 으음... 내가 보기에도 다림이한테 달리기 시키는 건 뭔가 죄 지은 느낌이었을 거 같은데. "
뭐 지금은 의념각성자니까 달리기를 못할 거야 없겠지만. 건강을 강화하면 다리가 안 아프고, 운동신경이 안 좋으면 신속과 영성이 보조할 테니.
" 나도 내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정말... "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깐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가볍게 머리를 짚다가 뗐다. 알아가면 되겠지.
" 살짝 포인트만 준 느낌인 거구나. 머리색은... 나랑 같은 검은색. 눈은 파란색이야. "
말해도 될까말까 고민했지만 어차피, 학원섬에 똑같은 색조합인 사람이 얼마나 많을 텐데 이 정도야... 하는 생각에 거리낌없이 말해줬다. 그애는 무채색 같은 느낌이니만큼 회색에 가까운 색상에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게 나으려나? 검은색이 아닌 이유는 너무 칙칙하니까. 좀 밝았으면 좋겠다. 다림이가 대보는 셔츠의 보라색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리면서 고민했다.
" 무난한 느낌이네. "
─트임 있는 터틀넥 같은 걸 추천받았으면 기절했을지도 모른다!─적당히 맞을 만한 걸 추천해주는 다림이의 솜씨에 감탄하면서 적당히 몇 개를 고르려 했던가.
" 비치는 거구나... "
정숙해보이면서 은근슬쩍이라니 뭔가 말이 근질거려... 그리고 그냥 트이는 것보다도 살짝 흐릿하게 비쳐보이는게 더 위험해 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왤까. 그래도 눈이 힐끔힐끔 가게 된다. 괘...괜찮을지도? //🛍🛍🛍🛍🛍🛍🛍🛍🛍
"그런가요... 사실 전학을 다녔어서 그런지. 운동회 같은 행사에는 언제나 한 발짝 뒤였더라고요." 그런 것도 있었다고 말하며 색을 들어보니... 왠지 모르게 생각나는 분이 있지만.. 일단은 객관적으로. 인 겁니다. 그도 그럴 게. 좀... 미안한 느낌이잖아요. 본인이 착각한 것도 있고.. 그것 때문인지. 옷에 대해서 예쁘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듯합니다.
"회색에 파란색...은 나쁘지 않긴 하지만요." 흰색과 파란색은 잘 어울리는데 묘하게 회색과 파란색은 둘 다 조금 애매한 감이 있어요. 라고 말하는데. 사실 일반인 입장에서 말하자면 회색은 젖으면.. 티나 나는 법이니까요. 흰색이 주도적이지만 치마 부분에서 푸른색 그러데이션이 그려지는 무릎 밑까지 오는 A라인 원피스를 한 번 대보려 합니다. 위가 민소매이긴 하지만 가디건 하나 입는다면 나쁘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가디건을 끼워서 한번 건네줘봅니다. 검은색 시스루 계열의 가디건을 조합하면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네요.
시선이 가는 것을 눈치챈 모양입니다. 슬쩍 물어보려 하네요.
"저런 건.. 필살기 같은 걸로요?" 웃습니다. 몸의 선을 드러내는 타입의 원피스다 보니. 필살기같은 걸로 써도 좋다고 말합니다. 허리선을 강조하려면 좀 두꺼운 벨트를 걸쳐도 좋다고 말합니까? 다림이가 탈의실에서 한 번 입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음. 딱 달라붙는 게 은근히.. 색기있어보이게 하고 몸매가 강조되는 것 같나요?
" 그랬구나. 할 때는 생고생 하는 것 같아도 돌이켜보면 나름 재밌는 게 학교 행사인데... "
...아닌가. 그냥 생고생으로만 떠오르는 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런 안타까움을 담아서 한 말이었다.
" 아, 편하겠네 이거... 좋다. "
지금 입은 배색과 같긴 하지만 원피스라서 좀 더 편한 느낌이기도 할 테고, 가디건이랑 함께 입는 것도 꽤 맘에 들었다. 취향적중이라는 느낌이라서 이건 꼭 사야지, 하고 소중히 킵해뒀다.
" 필살기라니... 무슨 필살기인 거야. "
미묘한 기분에 손등으로 볼을 문지르다가 탈의실에 들어가서 입는 걸 얌전히 기다렸다. 그리고 다림이의 시착 모습을 보고 나는 필살기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말았다. 요망해! 아니, 이건 다림이가 입어서인가... 아니다! 역시 요망하다! 이 옷이 그럭저럭 요망(?)하고 다림이도 요망하다! 둘 다였다!!
" ...꼭 사야겠다. "
아니, 꼭 내가 입는다는 건 아니다. 누굴 준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 옷장 속에 쳐박혀 있더라도 사야 할 것 같은 느낌이야... 저건! (가디언칩 잔고: 주인님... 죽여...줘...) ...어디서 환청이. //🛍🛍🛍🛍🛍🛍🛍🛍🛍🛍🛍
"정작 준비할 때에는 같이 하지만 참여는 제대로 못하니까요." 생고생만 하고 참여는 잘 못하는? 어 그렇게 생각하니 영 그렇네요.. 라고 말해봅니다.
"가디건을 벗으면 여름용으로도 괜찮고요.." 가디건이랑 함께면 겨울 빼고는 웬만해선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해봅니다. 킵해두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적당히 추천하는 것들이 꽤 됩니다. 예를 들자면 퍼프 소매의 블라우스라던가.. 깔끔한 커프스다 달린 기사 같은 느낌의 드레스셔츠에 조끼라던가.. 그냥 보는 것도 예쁜 것들을 보여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민소매를 안에 받쳐 입고 상의를 걸치듯 입는 것도 의외로 어깨선이 슬쩍 보이게 하는 등등...
"사비아 언니가 입어도 필살기.. 될걸요." 그 분이 코피 터지기라도 한다면 그건 위험하려나요. 라고 농담처럼 말하면서 좀 더 큰 사이즈로 사야지 언니에게는 좀 맞을 것 같지만요. 라고 말합니다. 하긴. 마네킹에 걸린 걸 다림이가 입었는데 치마 끝이 허벅지 중간까지밖에 안 오는데 비아가 똑같은 걸 입으면.. 위험하지..
"어때요?" 짠. 하고 입어보며(아무래도 좀 은근슬쩍한 것들은 다림이가 먼저 입어봄으로써 중화? 그런 걸 하는 모양입니다) 매우... 요망해보이는...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머리카락이 길었거나 틀어올렸으면 더했겠군.
또다시 헝클어지는 머리에, 마주 섰는 가쉬의 정강이를 세게 차주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참으면서 그를 쏘아보았다. 두 살이나 어린 남자애에게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것은 묘하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이게 뭐라고 의기양양한 미소까지 보이는데. 괜히 얄밉다. 이걸 한 대 때려줄 수도 없고.
"키만 크면 다냐?"
그렇게 크지도 않구만. 하고 퉁명스레 덧붙이며,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돈했다. 그의 짓궂은 행동에 대해서 뭐라고 좀 더 쏘아붙이고 싶었으나, 이런 걸로 화를 내기도 민망해서 그만두기로 했다. 어린애를 상대로 어른스럽지 못해.
후- 하고 한숨을 내쉬어 화를 삭이고, 가디언 칩의 연락처 화면을 띄워서 그의 눈앞에 내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