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에 새 전통을 한가득 안고 사로에 돌아온 정훈은 그 전통을 자신의 옆에 쌓아두고서 그 중 하나를 꺼내 허리춤의 고정대에 장착합니다.
아까까지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실컷 쏴봤으니 이번에는 조금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고나서 쏘는것도 좋을 것 같네요!
정훈은 생각합니다. 나에게 궁술은 어떤 의미일까요? 가장 익숙한 무기술? 가장 좋아하는 것? 물론 둘 다 맞는 말이지만.. 정훈에게 궁술이란 좀 더 큰 의미입니다.
나는 할 수 없을거라 생각하며 가장 힘들어하던 시기에 궁술은 모든 걸 잊게 해주었고, 나도 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줬죠.
그렇기에 궁술은 기술 이상의 의미를 가진 정훈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정훈은 궁술로 배운 소통법을 반석으로 그 위에 세워진 상태죠. 그렇기에 정훈은 항상 화살이 쏘아지듯 직설적이고 솔직합니다. 다만 그런 면모로 실수를 많이 했기에 그것을 감추고 표현하지 않는 것으로 상대를 배려하려고 할 뿐이죠.
궁술에 대한 생각과는 별개로 기술적인 면모만 보자면 정훈은 그저 평범합니다. 가디언으로서 훈련을 받으며 많이 배웠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정자세에서 온 정신을 모아 집중하는 그런 궁도장 방식의 사격이 베이스라는 느낌이죠.
바람을 읽거나, 선을 그리거나, 주위 지형이나 상황을 이용하거나.. 모든 면에서 어설픈 궁수인 정훈의 궁술은 항상 활을 쏠 때 목표점만을 바라보고 다른 모든것이 잊힐때까지 정신을 집중합니다.
바람도, 궤적도, 주변의 상황도 심지어는 적의 공격까지.
오직 목표점만을 바라보고 어떤 기교도 없이 거기에 화살을 꽂아넣는것만 생각하기에.. 정훈의 궁술은 결과론적이고 과정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어떻게 쏘든 목표점에만 꽂힌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변과의 교류와 소통을 위해 주머니에 들어가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정훈은 본질적으로 송곳이고 화살이니까요.
이제 다시 수련할 시간입니다.
#망념을 99쌓아 무기술-활을 수련합니다! 동아리 활동 - 기술의 랭크 상승을 위한 수련 활동!
>>715 덜그럭, 덜컹, 덜컹. 마을에는 낡은 마차가 들어오는, 조금 넓은 길이 있다. 이따금 타지의 상인들이 여러 물건을 짐마차에 담아 마을로 가져오기 위한 길이었다. 유독 말을 잘 듣지 않는 말에게 채찍질하면서 사비아는 마을로 향했다. 유독 떨리는 첫 상행이었다. 마음이 떨리면 그 반동이 몸에도 찾아 온다고 하던가. 어설픈 말 모는 솜씨가 썩 좋지 않았다. 긴장한 티가 혁혁한 모습이었다. 저 바깥에는 아주 긴 전쟁이 있었다. 두 도시가 서로의 분쟁으로 무기를 겨누고 으르렁거렸고, 결국 죽은 사람의 수가 수도 없이 많아진 뒤에야 전쟁은 마쳤다. 그 전쟁이 마친 틈을 노리고 돈을 벌기 위해 말을 몰고 있는 자신이었지만 그런 중에 돈을 벌고자 하는 것에 딱히 마음을 쓰진 않기로 했다. 결국 돈이 있어야만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고, 더 큰 돈을 바랬으니 말이다. 곧 마차가 마을로 들어섰다. 별 볼 일 없는 작은 마을이었지만 그런데로 첫 상행의 위치로는 나쁘지 않은 위치였다. 마을의 광장에 물건을 늘여놓고, 상인은 첫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귀를 쫑긋 세워 들려오는 이야기들을 모아보았다.
"그 소식 들었어?" "아유. 벌써 들었지."
마을 아낙네들의 입은 한없이 가벼웠다. 등에 기다란 괭이를 걸친 채 하쿠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봤다. 열에 아흐레는 쓸모 없는 마을의 이야기들이었지만 가끔 하나는 들어줄 만한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분쟁이 끝났다지 뭐야?" "그래? 하이구.. 길기도 했어." "그러니까 말야.."
전쟁이 끝났던가. 하쿠야는 밀짚모자를 쓴 채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길었던 전쟁이 끝나고 산 생존자들이 돌아가기 시작했더랬다. 그런 소식에 신경이 쓰일 리가 있는지. 그냥 시원한 맥주나 한 잔 들이키고 싶었다.
"하쿠야 씨는 누구 기다리는 사람 없어?"
하쿠야는 웃으며 고갤 저었다. 잘 모르겠다는 티를 냈다. 그럴 수밖에. 하쿠야는 아는 것이 없었다. 얼마 전에 마을로 왔고, 겨우 작은 땅을 사다가 농사를 짓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까. 하쿠야 씨가 농사 짓는 곳. 거기 그 땅 아냐?" "하구.. 그 댁도 불쌍하지. 아내 잃고서 마을을 두고 떨어져서 살겠다고 나간 그 댁 말여?" "그래.. 이름이.. 은후였나..?" "맞어맞어."
그런 마을 아낙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깰 으쓱인 하쿠야는 다시금 마을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셋은 천천히 눈을 떴다. 시간이 꽤 지난 듯 싶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스며들어 세 사람은 각자의 역할을 자각했다. 농사꾼과, 사별한 연인이 있었던 남자, 마을 초행의 상인. 그런 세 사람의 역할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이제 찾아봐야 할 것이다.
온 사비아 상행(C) - 기초적인 상행과 관련된 기술을 획득한다. 재현형 게이트의 효과로 획득하였다.
미나즈키 하쿠야 농업(C) - 농업과 관려된 전반적인 기술에 대한 이해. 재현형 게이트의 효과로 획득하였다.
신 은후 사냥(C) - 짐승의 사냥에 대하 전반적인 기술에 대한 이해. 재현형 게이트의 효과로 획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