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60097> [상L]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독백 잡담방 -170- :: 1001

넛케주

2021-07-06 00:14:27 - 2021-07-09 13:51:48

0 넛케주 (k/rAqKE8bc)

2021-07-06 (FIRE!) 00:14:27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1:1 카톡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5396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 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876 클주(카모카테 기반캐주) ◆Ni7Ms0eetc (vHpk0tB/3.)

2021-07-08 (거의 끝나감) 21:47:12

>>874 물에서 건져내면 얌전히 건져진다네요

캐 분포가 극단적인 편

877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1:47:59

얌전히 건져지는거 왤케 미역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표준편차 심한편

878 공책주 (PXdfT0Wpo6)

2021-07-08 (거의 끝나감) 21:48:25

#자캐는_파도풀에_떠내려가는가

랑댕이: >>847
흑백이: 버티려고 하는데 맥아리없이 휩쓸리는 바람에 파도풀 중간에서 저끝까지 밀려감
음표: 튜브 타고 파도의 흐름을 즐김. 그러다가 코와 입에 물 잔뜩 들어가서 켁켁거리다가 피날듯
호랭이: 처음에는 파도가 얘를 덮친건지 안 덮친건지 모를 정도로 꼿꼿이 서있다가 주위 사람들 보고 대충 분위기 맞춰서 떠내려가줌. 나름... 재밌어함
공책이: 한 두어 번 정도 파도 타다가 그냥 파도풀 나올듯.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연에 휘둘려야 하는 경험이 불쾌했다 함(???

879 개구리주 (/BIK683X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1:48:35

개구리들 특) 잘 떠내려감

880 공책주 (PXdfT0Wpo6)

2021-07-08 (거의 끝나감) 21:49:31

>>876 건지고 싶은데 건장한 흑점이를 흑백이가 못 들어올려서 바닥에 0.5cm정도만 끌리고 마는

881 클주(카모카테 기반캐주) ◆Ni7Ms0eetc (vHpk0tB/3.)

2021-07-08 (거의 끝나감) 21:49:58

>>878 맥아리없이 밀려간 돌멩이 호로로롭
음표 왜 피봐요 ㅋㅋㅠ
공책씨 독보적인걸

>>877 미역이라서 그렇읍니다

882 사군자주 (SmIJoiksfk)

2021-07-08 (거의 끝나감) 21:50:04

공책아 ㅠㅠㅋㅋㅋ 나를 덮치는 불합리한 자연(특:자연아님)

883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1:50:07

음표야 피나지마 잠깐만 왜피나

공책이한테 사실 자연이 아니라 기계라고 말해주고 싶고

884 공책주 (PXdfT0Wpo6)

2021-07-08 (거의 끝나감) 21:50:11

>>879 바다 위에 동동 뜬 개고리들 생각하고 귀여워하는 중

885 클주(카모카테 기반캐주) ◆Ni7Ms0eetc (vHpk0tB/3.)

2021-07-08 (거의 끝나감) 21:50:57

>>880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당히 눈치봐서 둥실 공중부양비슷한거 해주지안을까........

886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1:52:51

>>881 미역이구나
납득

887 개구리주 (/BIK683X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1:52:55

7LL아조시도 결국엔 개구리이기 때문에 물에 둥둥 뜬 채로 파도에 잘 쓸려가실것

888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1:55:43

칼라일 끔찍하다고 말하려다 남의 식문화를 비하하면 안된다고 생악

889 개구리주 (/BIK683X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1:56:23

우주 오코노미야키 특) GX되면 구라안치고 진짜 크오스레에서 레이드이벤 열수있음

890 공책주 (PXdfT0Wpo6)

2021-07-08 (거의 끝나감) 21:59:18

>>885 흑백: (자존심 상하는데 품 안에 흑점이가 있단 사실에 만족하는 중)

공책이 수영복 입은 거 보고싶다......
원피스 수영복...

891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2:02:19

어른되면 화장하는 세계관인가요

892 클주(카모카테 기반캐주) ◆Ni7Ms0eetc (vHpk0tB/3.)

2021-07-08 (거의 끝나감) 22:03:45

>>891 어른되고 여분화 하면 화장할수도
화장이 없는 세계관은 아니니까요
남자도 화장하는지는.. 햇엇나 안햇엇나 가물거리는데 여자는 확실히 햇던걸로 기억

893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2:07:08

화장한 르로이 보구싶고

894 클주(카모카테 기반캐주) ◆Ni7Ms0eetc (vHpk0tB/3.)

2021-07-08 (거의 끝나감) 22:08:28

리타이어합니다

895 사군자주 (SmIJoiksfk)

2021-07-08 (거의 끝나감) 22:08:44

수고만으셧어요

896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2:09:09

클-바

897 개구리주 (/BIK683X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2:11:19

클-바

898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2:13:46

저도 리타합니다

899 칠죄종주 (sJ2mmXUoxA)

2021-07-08 (거의 끝나감) 22:16:57

리타타님이 많군

900 칠죄종주 (sJ2mmXUoxA)

2021-07-08 (거의 끝나감) 23:11:35

누가잇나용

901 개구리주 (/BIK683X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3:12:23

아임히얼

902 공책주 (PXdfT0Wpo6)

2021-07-08 (거의 끝나감) 23:13:38

있긴있어요

903 에주 (FNY/z8g8ms)

2021-07-08 (거의 끝나감) 23:14:35

t신캐만드는중

904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3:28:05


고싶다

905 공책주 (PXdfT0Wpo6)

2021-07-08 (거의 끝나감) 23:28:53

30분 돌리고 자기 vs 그냥 자기
.dice 1 2. = 1

906 칠죄종주 (sJ2mmXUoxA)

2021-07-08 (거의 끝나감) 23:29:02

ZARA

907 공책주 (PXdfT0Wpo6)

2021-07-08 (거의 끝나감) 23:29:19

>>904 당신에게 잠의 요정을 보내드리겠습니다

908 사서주 (YaEn8ud9Qg)

2021-07-08 (거의 끝나감) 23:30:13

자고와따

909 에주 (FNY/z8g8ms)

2021-07-08 (거의 끝나감) 23:30:35

>>904 영원히 주무세요

910 S주 (OQGeesVG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3:31:51

>>907감사합니다
>>909 그런거 필요없어

911 개구리주 (/BIK683XJk)

2021-07-08 (거의 끝나감) 23:32:21

파인애플피자를 드시면 잠이 잘 오실것

912 칠죄종주 (sJ2mmXUoxA)

2021-07-08 (거의 끝나감) 23:34:10

꿈속에 문이있다면 나태가 초대한겁니다

913 (PS7Z4eyfjE)

2021-07-08 (거의 끝나감) 23:47:45

꿈속에 문어가 있으면요

914 칠죄종주 (B9ku6gdrRw)

2021-07-08 (거의 끝나감) 23:48:01

몰?루

915 에주 (FNY/z8g8ms)

2021-07-08 (거의 끝나감) 23:49:26

삶아드세요

916 사서주 (YaEn8ud9Qg)

2021-07-08 (거의 끝나감) 23:49:50

달새쟝은 오늘은 잔소리를 안들어서 기뻐하는 듯 하다

917 칠죄종주 (B9ku6gdrRw)

2021-07-08 (거의 끝나감) 23:50:25

아까전에 원더랩 완독함

918 공책주 (PXdfT0Wpo6)

2021-07-08 (거의 끝나감) 23:51:59

>>916 공책이가 정신이 없어서 잔소리를 못 했다
(자기 공책 훔쳐간 애 엎드려뻗쳐 시킨 후 무게증강마법 써서 그 위에 올라앉아 있음)
다음부턴... 다시 할 거시다

919 사서주 (YaEn8ud9Qg)

2021-07-08 (거의 끝나감) 23:52:37

>>917 이제 게임을 플레이하면..(?)
>>918 달새: (시무룩

920 S주 (Zc55YQ5Fww)

2021-07-09 (불탄다..!) 00:04:40

꿈에서 문열뻔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영혼 안팔아도 견유학파처럼 살 수는 있어서 참았습니다

921 S주 (Zc55YQ5Fww)

2021-07-09 (불탄다..!) 00:05:41

소박하게 살아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세상이 좀 더 내맘대로 안 될뿐

922 공책주 (RGoiw99ftc)

2021-07-09 (불탄다..!) 00:09:55

40분 돌렸다!
잡니다!

923 에주 (qTR1roPqhQ)

2021-07-09 (불탄다..!) 00:16:10

공주마마 편안한 밤 되시옵소서

924 칠죄종주 (PFQ71DdBDY)

2021-07-09 (불탄다..!) 00:19:01

근데 저가 되게 확률터지는건 역보정이 심해서 짜증나는겜을 못해요

925 칠죄종주 (igDwGyfbBY)

2021-07-09 (불탄다..!) 00:28:29

씻고온동안 다가버렸나

926 draconianLady - Return to (2) (qTR1roPqhQ)

2021-07-09 (불탄다..!) 01:44:40

이전편: situplay>1596259946>445
- 레네안: draconianLady의 옛날 친구에 짝사랑 상대였음. 아마도 참고하면 좋을 독백
situplay>1596243813>162

> 숙소로 돌아가자.

너는 띵띵해진 배를 부여잡고 가게를 나온다. 너무 많이 먹어서 뱃가죽이 늘어날 지경이지만 마냥 행복한 표정이다. 오늘의 맛집 탐방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언제 이런 경험을 또 해보겠어? 네가 사는 곳엔 맛집이라 할 만한 가게가 전혀 없다. 평타 혹은 그 이하의 맛을 자랑하는 음식점의 메뉴들은 네 비싼 입맛을 충족시키기엔 너무 부족했었다. 그런데 네가 여행길에 오른 이 도시는 그야말로 맛의 천국이었다. 다시금 상상하니 입 안에 침이 고인다. 그만, 이미 많이 먹었어!
너는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마냥 느긋한 걸음이다. 그렇게 걷고 걸어 먹자골목을 벗어난다. 번화가가 저 뒤로 사라져가고 주택가가 나타난다. 높게 지어진 아파트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낀다. 너는 그렇게 태평한 걸음으로 한참을 걷는다. 이윽고 나타난 길 모퉁이를 돌자...

"...아."

네가 무심코 탄식을 내뱉었다. 그곳엔 어떤 트롤이 있었다. 긴 머리에, 연두색 홍채의 남성. 그가 인도 위에 흩어진 종이들을 그러모으고 있었다. 너는 그 자리에 굳어버린다. 얼터니아에 유일하게 남은 연두색 혈통의 트롤. 그는 틀림없는 네 옛 친구, 레네안이었다. 네 첫사랑이자 짝사랑─인간식으로 말하자면─이기도 했던 친구 말이다. 몇 쓸기 전 레네안이 네 구애를 거절한 뒤 너는 그와 인연을 끊었다. 그런데,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된다고? 이 기이한 만남을 우연이라는 말로 치부해도 되는 걸까.
레네안이 종이뭉치를 갈무리해 가방에 넣는다. 그러다 너와 눈이 마주친다.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느낌이 든다. 그도 적잖이 놀란 눈치다.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한다. 너와 레네안 사이에 침묵이 감돌았다. 너는 쥐구멍에라도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왜 보고 있냐느니, 우리는 모르는 사이라느니 따위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네 옛 친구가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야."

네 귓가가 차갑게 식어간다. "잘 지냈어?" 레네안의 태평한 대답에 괜시리 짜증이 치솟는다. 그렇게 네 애정, 관심을 칼같이 내쳐놓고 이제 와서 저런 소리라니. 지난 일이 후회라도 되는 모양이야?

"왜 이제 와서 친한 척이야? 우린 더 이상 아무 관계도 아닌데."

네가 매서운 목소리로 쏘아붙인다. 퍽이나 거친 어투다. 네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빠진다. 생각과 달리 공격적인 태도였다. 하지만 네 본심은 달랐다. 어째서, 너는 이미 그를 마음 한 켠에서 치워버린 것 아니었나?

"미안해. 내가 너무 주제넘었지."

레네안이 시선을 내리깐다. 너는 널 상처입혔던 이 머저리와는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매몰차게 등을 돌리고 가던 길을 갈 수도 있다. 그러면 오늘의 일을 똥 밟은 셈 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넌 그럴 수 없었다. 지독하게 남은 미련이 네 발목을 잡아두고 있었다.

"그래도... 그때 일은 아직도 후회하고 있어."

후회하고 있다고?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기라도 해? 뒤늦은 후회는 일을 해결하는 것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후회는 멍청한 짓이다. 네가 품은 상처도 전혀 아물지 않는다.

"내 생각이 어려서 이기적인 말을 하고 말았으니까."

그런데도 너는 그를 진정으로 미워할 수 없었다. 넌 누군가를 경멸하기엔 너무 무른 사람이었다. 그 대상이 네 옛 친구라면 더더욱. 갈 곳 잃은 분노가 입가에 머무른다. 너는 입술을 몇 번 달싹거리다 끝내 다물어버린다.

"넌 내 유일한 친구였는데, 내가 너무 멍청했었지."

마음이 이상하게 술렁인다. 찌푸린 미간이 풀어지고 날선 눈꼬리가 내려간다. 옛 친구를 바라보는 네 눈빛에서 짙은 슬픔이 묻어나온다.

"너한테 그런 식으로 상처를 줘선 안 됐었는데."

한숨처럼 내뱉어진 몇 마디가 네 감정을 뒤흔든다. 그의 말에 꾹꾹 눌러담은 후회가 서려있다. 그것이 흘러들어와 네 가슴에 와닿는다.

"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하고 싶어."

레네안이 너와 시선을 마주한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하지만 설령 화해한다 한들 너와 그는 옛날처럼 가까운 친구가 되지 못할 것이다. 한 번 깨진 그릇은 다시 이어붙여도 금이 남는 법이다. 너는 가만히 서서 숨을 고른다.

"정말 미안해."
"..."

그렇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 그 사과. ...받아줄게."

너는 고민하는 척, 은근히 뜸을 들이다 대답한다.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듯하지만 사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렇게나 원망했던 사람이건만 그 진심어린 모습 앞에서 네 노여움은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그와 함께했던 옛 추억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예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부질없는 희망이 생긴다. 네 답변을 들은 레네안의 얼굴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쳐지나간다.

"...고마워."

이내 그는 고개를 떨군다. 너는 지금 안도하고 있니, 후회와 슬픔을 묻어두고? 괜히 네 마음이 아려온다. 여전히 바보같은 녀석이다. 너도 덩달아 시선을 옮긴다. 부끄러워져서 괜히 손가락을 꼼지락댄다.

"그러면 우리,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당연하지."

즉답이 튀어나온다. 저런 뻔한 질문을! 네 눈이 곱게 휘며 옛 친구를 응시한다. ...나도 내심 바라고 있었어. 감정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쉽게 잊히지 않는다. 레네안이 미약한 웃음을 머금는다. 경직된 자세를 풀고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너희들의 거리가 두어 발자국으로 좁혀진다.

"이렇게 너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너도 마주웃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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