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소리와 동시에 오른손의 리모컨을 누르자, 경쾌한 촬영음이 들려온다. 화면에 보이는 얼빠진 표정은, 여느 때와 같아 결과물을 확인하려 정훈을 따라 기계의 앞으로 다가선 청년을 뻘쭘하게 만들었다. 정훈씨는 상쾌한 표정으로 찍었는데!
"좋아요! 밖에 사람 없겠죠?"
뒤의 말은 조심스럽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분주하게 화면을 터치해 인쇄에 들어간다. 그가 이런 복장만 아니었다면, 사진에 이런저런 문구나 코디를 하고 인쇄했을 테지만…. 화질이 좋지는 않은 스티커 사진이 두 장 뽑히자,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 정훈에게 건네고선 리모컨을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그렇게 선명하지 않은 건 스티커 사진이니 어쩔 수 없나 보네요…. 조금 아쉽다."
인쇄물을 잠시 확인하고, 아쉬운 투로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부끄러운 의상을 갈아입고 싶다는 생각에 정훈의 비어있는 손을 붙잡았지만.
"빨리 돌아가요!"
운이 좋았는지, 청년이 기계의 커튼을 열자 나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가게의 CCTV에는 그의 모습이 찍힐 터이지만…. 이런 가게인데 이런 차림인 게 뭐가 특별하단 말인가. 나이스! 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탄성을 지르고, 머쓱한 얼굴로 잠깐 정훈을 돌아보았다. //32
청천 : ...한 때 그 사람의 마음을 의심했었죠. 청천 :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부부놀이, 가족놀이를 하시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청천 : 이젠, 아니라는 걸 알지만요.
청천 :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청천 : 제가 못 믿는 게...있던가요?
지각에_대처하는_자캐의_자세는 -학교라면 침착히 신속이랑 건강 강화해서 셀프 버프걸고 뛰어갈듯요....ㅋㅋㅋㅋ 거기에 파쿠르 배웠으니까 지형지물 막 돌파하고, 울타리나 난간 넘어다니고 담이나 벤치 뛰어넘고... -약속이라면 이거랑 별개로 상대한테 늦을 수도 있으니 미안하다고 연락하겠죠. 그게 매너니까요.
자캐가_커뮤러닝_기간을_거쳐_변한_점은 현재까지의 변화라면. - 학원도와 학교에 조금의 애착을 가지게 되었다. - 친구들이 생겼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도 있다. - 과거에서 눈을 돌려 현재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잃는 건 무섭다.) - 바꾸고 싶은 미래가 생겼다.
사비아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화를_내면_매섭게_노려보는_편_가소롭게_내려다보는_편 매섭게 노려보는 편. #자캐에_대한_내_생각을_말해보자 이 녀석 평범하게 밝아서 짜증나(라고 말하면서도 은근히 애정이 있는 편이다) #자캐가_타고났던_재능은 딱히 재능이라고 할 건 생각해두지 않았습니다. 있다고 하면 흔히 '노력하는 재능'이라고 불릴 만한 거?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카사하루 뭔가뭔가... 보고싶다. " 고아원이 있던 곳의 하늘에는 별이 보이지 않았어요. " 라는 대사. 둘이 노곤노곤하게 낮잠(이라곤 하지만 하루 오래 보려고 꾸벅꾸벅 감기는 눈꺼풀을 애써 들어올리는 카사를 하루가 흐뭇하게 바라보는 데 많이 써버리는)시간일 때 문득 하늘을 보면서 했으면 좋겠다. 조금 일찍, 햇살 쨍쨍하진 않은 선선한 새벽 아침에 나왔을 때 " 카사, 알아요? 사실 낮에도 해와 달이 같이 떠 있을 때가 있어요. 저기, 저쪽이요. " 하면서 손가락으로 하늘 어느 쪽을 가리키는 하루. 카사가 물끄러미 하늘을 쳐다볼 때 하루가 등돌린 카사를 껴안으면 유치원생의 스케치북 속 태양을 닮은 카사의 붉은 머리카락이 하얀 빛에 섞여들어 한결 부드러운 빛깔이 되겠지... 카사에게 결혼식의 개념을 설명하는 하루. " 응, 하루가 많이 설명해줬으니까 이제 나도 알겠어. 하지만, 왜 그런 걸 해야 하는 거야? 그런 걸 안 해도 나는 하루 꺼고 하루는 내 껀데. " 하고 부루퉁한 듯 하루 꽉 껴안는 카사를 그저 따스하게만 쳐다보는 하루. 결혼식 당일날 목욕탕에서 정령 사용인들에게 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빨리는 카사가 탈주시도 하려 할 때마다 " 카사, 안 돼요. " " 거의 다 끝났어요(한참 남았다는 뜻). 조금만 기다려요. " " 다 씻고 나면 머리를 말려줄게요. 따뜻한 바람에 무릎베개 하고 노곤노곤이에요. " 하고 감언이설로 유혹해놓고 다 빨리고 나면 향수까지 뿌려주기... 달달한 냄새가 나서 약간 빠릿한 표정으로 냄새 맡는 카사의 달콤한 뺨에 살며시 키스하기. 웨딩드레스 입은 하루 보고 너무 예뻐서 말을 잃은 나머지 뭐라고 칭찬할지 고민하는 카사 보고 싶다. 여신 같다? 안 돼, 하루는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할 거야. 꽃 같다? 당연히 하루가 훨씬 예뻐! 보석같다?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면서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하루가 어떻게 돌덩이야? 하고 로맨스소설과 휴먼세상에서 배운 온갖 칭찬을 영성C로 생각해내며 짱구굴리다가 '세상에서 제일 센 거'+'하루가 가장 좋아하는 거'='나!' 라는 결론을 내버려서 " 하루!! 오늘 하루는 정말... 나같아!! " 하고 수수께끼의 자뻑 발언을 해버리는 카사와 " 천사같다는 거죠? 알아요, 카사. " 하고 웃으면서 카사 이마에 쪽 입맞추는 하루. 뭔가 다른데... 생각하면서도 하루가 좋아하니깐, 뽀뽀도 해줬으니깐! 하고 웃는 카사를 마냥 귀엽다고 생각하며 온화하게 눈짓하는 하루...
지금은 올곧고 밝은 캐를 굴리고 있지만... 가끔은 겉으로 드러나는 걸로 전혀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배배 꼬여버린 심리, 상처나서 곪고 터지고 변형된 마음을 가진, 많은 비밀을 가졌고, 평범한 사람과 다르게 어두운, 한순간에 정신을 무너트려 버릴 수도 있는 약점을 품고 있는, 공허한지 외로운지 알 수 없는, 욕망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때론 기분 나쁠 정도로 너무도 인간적인... 그런 캐릭터가 굴리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각자 굴릴 수 있는 캐릭터, 좋아하는 캐릭터의 스펙트럼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런 캐릭터는 난이도가 꽤 높지. TPRG 에서 캐릭터 얘기할 때 자주 한 말이지만, 기본적으로 밝고 남을 챙겨주는 캐릭터는 대체로 호감을 얻기 쉬워. 또 인간 관계에 있어 본인이 먼저 다가가는 수고를 해주는 편이고, 관심을 받은 상대는 대체로 좋아함. 그러나 그런 캐릭터들은 민폐가 아니라 매력적으로 묘사하려면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하는데다가, 대체로 상대쪽에서 무언가 그 약점이 드러날만한 썸씽이라던가 다가오는 접점등을 챙겨줄 필요를 요구로 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난이도라고 할 수 있겠다....그냥 단순히 약점이 많거나 울적하거나 어둡기만한 캐릭터처럼 비춰지면,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어울리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테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