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 상관없는 말까지 앵커 걸고 '그런거 말고 빨리 관캐 밝혀줘'라던가 '비아주가 관캐 밝히면 다른 캐들 상대로 썰풀어줄게' 같은 게... 뒤늦게 보니 좀 빡쳤다... 거기에 비아주 종특인 급발진을 곁들여서? 였던건데? 애초에 남 관캐 흥미진진한건 비아주도 똑같고 철떡서니없이 누구 탈통실패기원 이딴 나메도 달고다닌거 보면,, 제가 거기서 딱히 피해자입장은 아닌?데??
"아쉽네요.. 이런 광경 구경은 흔한 게 아닌데요.." 아쿠아리스트가 좀 아쉬워하지만. 나중에라도 할 수 있지요... 그리고 해파리 전시관은 둥근 해파리. 황금빛 해파리.. 독 있는 해파리.. 둥근 아크릴 전시관에 하나씩 넣어져서 사람들이 멍하게 바라보기 딱 좋은 구조의 전시관이었습니다. 게다가 해파리를 돋보아게 하기 위해 전시하는 둥근 물에 조명이 집중되고 주위는 어두웠으니..
다림은 그 한구석에 검푸른 후드의 모자를 쓰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안 보면 물결치는 듯한 은은한 조명으로 착각할 수 있을지도.
그걸 발견할 수 있을까요...는 발견 가능할 겁니다. 정훈이 빤히 쳐다본다면 그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나올 거야.. 둥글고 많은 것이 있지만 막다른 길이어서 조금 더 있다가 갈까 싶었으나 정훈이아와 만나버렸다!
"....안녕하세요 정훈 씨." 묘하게 톡톡거리는 말투입니다. 약간 삐죽이는 것에 가깝나..
그래서 나도 연애 얘기 나오는건 안막고, 흥미 있으면 누구냐고 물어는 보잖음? 기준점은 그냥 애기도 알 수 있을 만큼 단순한거임. 그거 하는게 잘못된건 아닌데, 상대가 싫어하는 제스쳐를 취하면 하지 말라고. 솔직하게 말해서 연애 얘기니 뭐니의 문제가 아님. 상대가 하지 말라 했으면 하지 않는게 기본 예의임.
청천은 핫초코를 마시며 경호의 말을 듣습니다. 달콤한 맛에 표정이 풀어질 듯 하다가도, 경호의 의념기에 대한 생각을 들으면 표정이 심오해집니다.
"과연...그렇게 볼 수 있는 걸까요. 저는 그런...쓰임새적인 의미가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생각했지만요."
따뜻한 핫 초코를 한 모금 더 넘기고는, 이어서 말해봅니다.
"제 의념속성은 '분실'입니다. 의념기의 이름은 [달의 뒷면]이고요. 달의 뒷면이 그냥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듯이, 잃어버려서 보이지 않게, 찾을 수 없게 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청천은, 잠시 눈을 감고, 공격에 같이 휘말릴 것을 각오하고 에릭에게 의념기를 걸던 때를 떠올립니다.
"...아마도, 은연중에 알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잃어버리는 건 사라지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고요. 눈에 보이지 않도록 숨어버린다고 해서, 정말로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우리가 여기서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더라도 달에는 여전히 뒷면이 있으니까요."
그 때 청천이 보기에, 에릭 하르트만은 자신을 막아서는 사람들을 쓰러트리고 자신의 뜻을 고수하기 위해 불길한 무언가까지 쓰려고 했었죠. 그걸 막기 위해, 청천은 그에게 의념기를 썼었습니다. 그에 맞서며 만류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뜻을 외면하지 않기를 원했기에.
"어쩌면 이 단점, 저는 계속 안고 가야할지도 모르겠네요."
다시 눈을 뜨고 경호에게 웃어보입니다.
"경호 씨는 어떻습니까? 의념기의 단점이 속성상 필연적으로 따라붙을 만한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모르는 분에게 심각한 화남같음이나 톡 쏘아붙이는 건 지금의 다림에게 탑재되지 않은 사양입니다. 조금 삐지긴 했지만요.
"도망이라기보단. 혼자의 시간을 보내다가 발견당해서 좀 놀라서 그랬어요." 물론 다림이 특별하게 눈에 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본인 기준에서 본인을 가장 효과적으로 숨길 수 있다고 판단한 장소가 아쿠아리움이라는 거죠. 그렇다고 바다에 푹 잠겨서 물귀신이냐구리! 같은 건 위협을 느끼는 너구리씨에 의해서 선도부에 잡혀간다구요?
"정훈 씨는 아쿠아리움 혼자서 구경하러 오신 건가요?" 부드럽게 물어봅니다. 이렇게 된 이상. 눈길이 덜 닿는 장소에서 위험요소를 상정하고 있겠다! 는 느낌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