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찾아왔습니다. 앵커도 받지 않고 릴리의 이런저런 맛을 선보이는 코너. 에─ 오늘의 상대역으로는 시트 단계에서 폐기되고 사촌 설정으로 들어간 캐릭터 아멜리 샤르티에(situplay>1596246593>262) 양이 나와 주셨습니다.
(밀리: 네?!)
츤데렐리 “게이트 닫으러 간다고? 그러냐, 흐응……. 자, 잠깐만…… 어디 가냐! 자, 여기…… 포션.” “무…… 무슨 소리야! 나는 당신이 걱정되는 것뿐이다! 보급품도 없이 게이트에 들어갈 작정이었던 건 당신이잖아, con !” “마음은 무슨 마음이냐─!! 몸집도 콩알만 한 주제에 뒤도 안 보고 적진에 돌격하는 상처투성이 단순무식 바보 기사가! 도로 내놔아!!”
쿨데렐리 “나는 연구가 진전이 안 돼서 죽을 맛인데 당신은 참 헤실헤실하게도 웃는구나. 바보 같아. 완벽한 기사가 목표 아니었어?” “…… 내 앞에서는 이상하게도 긴장이 풀려……?” “…… 하아. 그래 갖고 완벽한 기사가 될 수 있겠어? 조금 더 자기 목표에 자각을 가져. 내 앞이라고 해서 풀어져 있지는 말라는 거야…….”
얀데렐리 “밀리, 여기. 내가 만든 연고야. 혹시 필요하게 되면 꼭 사용해 줘. 응? 이미 샀으니까 괜찮아……?” “…… 혹시 내 연고가 잡화점에서 파는 싸구려랑 똑같다고 생각한 거야……? 진심으로? 이건 걸작이야. 당신을 위해서 만든 작품이라구.” “사용하지 않을 작정이라면 여기서 태워 버리겠어. 이딴 연고 따위 당신이 써 주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어라, 가져가게? 후후, 다행이다.”
다루데렐리 “토벌을 마치고 왔나? 음…… 수고했어. 물약 필요하면 거기 뒀으니까 쓰도록 해.” “신체 부상보다도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니……? 하아…… 나 연구하느라 바쁘니까 조금 내버려 뒀으면 좋겠는데.” “이리 와. 30초만 쓰다듬어 주고 그 이상은 없으니까.”
메가데렐리 “…… 좋아해 좋아해…….” “게이트 토벌……? 그런 것보다는 사랑의 섭리를 연구하는 게 중요한걸…… 밀리, 가지 마아…….” “싫어, 꼭 붙어 있을래……. 지금 나는 당신을 제일 연구하고 싶단 말야…….”
만물에는 부여된 운명이 있다고 믿는 릴리의 목적론적 사고가 ‘당신(저기서는 아멜리)’을 그 유일한 목적으로 여기게 된 시점에서, 이미 릴리는 ‘당신’을 위해 세상도 갖다 바칠 수 있는 (= ‘당신’에게 거스르는 것은 무엇이든 세상에서 지울 수 있는) 위험한 인간이 된 것…… 이라는 게 릴리주의 해석
다시 말해 릴리가 원래 신앙하던 대상은 절대적인 지식이었는데, 이제 릴리의 신은 ‘당신’이 되었다는 거지…… 두려워라
가장 아래의 경우는 “히잉…… 알았어. 대신에 다치지 말고 일찍 돌아와야 해?” 같은 게 빠져서 얀데레 스멜이 나는 것 같아…… 릴리가 저렇게 될 확률을 구하시오[3점].
확실히 맹목적인 집착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어느 의미에선 사랑이란건 그러한 헌신성이 있다고 보는게 낭만있다고도 생각함으로, 얀데릴리가 비교적 내게는 정상으로 보이는 걸지도 모르겠네.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진리탐구에 집착하는가 아니면 특정 인물에 대한 사랑에 집착하는가를 늘어놓고 보면, 의외로 후자쪽이 좀 더 인간적일 수도 있단 말이지.
>>686 그렇다! 진리탐구에 집착한다는 비정상적인 면이 릴리를 제노시아파로 만드는 것이다!! (* 정론)
이왕 이야기 나온 김에 더 이야기해 보자면 사실 아직 릴리는 진리밖에 모르는 수준은 아니다! 명예욕, 그리고 인격적인 완성 같은 것들까지도 목표에 두고 있기 때문에 청월에 온 것이지. 만약 연금술 외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면 진작에 제노시아로 갔을 것. 거기에 연금술을 연구하고 가디언 일을 하는 것 또한 그 자체로 목적인 게 아니고 ‘내 능력을 누군가를 위해 쓰기 위함’이므로…… 스스로는 ‘완전 중립’에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중립 선’에 살짝 치우쳐 버린 인물인 게야
그걸 아예 버리고 오직 순수한 열망만이 남았을 때 릴리의 각성 트리거가 만족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봤을 땐 소중한 감정을 버리는 행위이지만 릴리 내적으로 봤을 땐 성장이지. 거기까지는 진척도가 한참 멀어서 실루엣만 잡아 놓고 있는 수준이지만 (+ 캡틴이 주는 지문에 따라서도 전개가 바뀔 수 있고)
저번에 릴리 세컨드 의념기는 폭주기가 되었으면 좋겠당 하는 말을 했었는데 성능 외의 리스크로 폭주하고 나면 반동으로 한동안 감정 없는 상태가 된다거나 하는 것도 꽤나 맛있는 설정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물론 이 설정들 대부분이 뜬구름 상태인 것도 가까운 시일 내에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너무 머나먼 이야기라서 일부러 유보하고 있는 게지……
다만 응애들끼리 고찰해본 고찰즈로썬 역시 그러한 부분에 있어선 의뢰가 필수불가결인 것 같다. 캡틴이 대놓고 조언해주기도 했고 말이야. 물론 꼭 전투나 의뢰가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을 만나거나 인연을 쌓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지만, 그 부분은 우리가 플랜을 세우는게 아니라 흐름과 삘링, 그리고 캡뿌의 다이스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갠적으로 요즈음 진행 보면서 고찰하는 의문이 그거였거든. 에리꾸가 벽에 막혀 깨달음을 요구 받은 시기는 무기술 숙련 D 인데, 다른 캐릭터들은 시트를 보면 대체로 무기술 C 를 찍고, 심지어 나 조차도 방패술 C 는 비교적 간단하게 올릴 수 있었음. 그래서 고민하다가 고찰을 시도해본건데, 역시 전에 릴리주랑 내가 했던 얘기처럼 경험이 받침되지 않은 고찰은 자기 혼자만의 쳇바퀴로 인식되는 모양이야(사실 틀린 이야기는 이지). 요즘 더더욱 의뢰 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임.
결국 일상에서 쌓을 수 있는 기반이란건 착실하되 극적이긴 어려우니까(물론 인간관계는 예외다만, 그건 아까 말했듯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한다고 잘 풀리는게 아니지). 진정으로 변화나 성장을 추구한다면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시련을 넘어서야 하는 것 같아. 고인물즈는 실패던 성공이던 여태 쌓여온 그 경험이 있는게 뉴비들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인 걸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