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용이 공격 후 허수아비의 반격을 견디는 거고, 방어용이 공격해오는 허수아비의 공격을 견디는 거였던가요...? (띵킹중) 보조용 허수아비... 일단 다림이가 해본 행동은 버프, 디버프, 관찰이 있었어요. 서포터가 맡는 역할 중 안해본 행동은 치료 정돈데(다른 포지션의 역할을 임시적으로 대체하는 것 등은 허수아비를 직접 공격해본 걸로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그게 답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서포터가 치유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니라... 어쩌면 서포터가 버프 해제, 디버프 해제의 역할도 겸해서 허수아비에게 직접 버프를 걸고 해제하기 / 디버프를 걸고 해제하기를 시도해봐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다림이가 어떠한 상태가 되길 바라서 허수아비한테 버프나 디버프를 부여할 수 있었다면, 그게 원래대로 돌아가길 바래서 버프나 디버프를 해제하는 운용이 가능하다던가...
과연 그랬던 거군. 경매 참가자가 학생에 한하는 것이었다면 일종의 복권 행사 같은 느낌으로, 이렇게 으리으리한 집을 거저 주는 경매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릴리는 이런 결론을 지었다. 물론 자금력이 두둑한 투기꾼이 경매에 난입하지 말라는 법도 없었겠지만, 투기꾼이 의념에 눈떠서 가디언 같은 것을 하고 있을 리도 없으니까.
멋들어진 말이라는 소리를 듣고, 릴리는 이곳에 오기 전 어머니랑 나누었던 대화를 퍼뜩 기억해 낸다.
『릴리, 어느새 말투가 그렇게 됐니.』 『응? 뭐가?』 『행간마다 사이비 점성술사 같은 느낌이 드는데. 가끔 보면 책을 그대로 읽는 것 같고. 전에는 책을 읽다가 쓰러지더니, 책벌레가 돼서 그러니? 정말.』 『그…… 그게 딸한테 할 말이야? 사이비 점성술사라니…….』
“…… 연금술에 너무 심취해도…… 부작용이…… 없지는…… 아니하니…… 진리의 길을 걷는 이는…… 주의를 기울임이 마땅할 것이다…….”
얼굴을 푹 숙이고 쩔쩔매며 대답한다. 가만히 있기도 뻘쭘해서 빈 잔에다 홍차를 따른다.
“말도 안 되게 멋진 집이라 자주 신세지기가 미안하지만…… 하루 씨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기뻐. 다음번에 또 침대 커버가 폭발하면 그때는 여기서 신세를 질게.”
이 얼마나 착한 사람인가. 릴리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선량함의 에너지를 만끽하고 있다. 일광욕을 하는 해바라기가 된 기분이다. 그렇지. 이 따뜻따뜻한 기분을 다과 삼아 홍차를 마시는 거다.
“그래서, 거주는 혼자 할 생각? 보아하니 정령들이 많아서 심심하지는 않겠는데, 이 넓은 집에 사람은 혼자인 건가 싶어서…….”
함께할 가족이 없었다는 것은 『고아원 출신』이라는 정보를 통해 알고 있기에, 조금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본다.
생글생글 귀엽게 웃어보이는 릴리를 향해 상냥한 말들을 덧붙여 말한다. 친애하는 친우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일이 생겨 집으로 찾아온다니, 그 얼마나 기쁜 일인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하루는 충분히 행복했다.
" 으음...일단은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말씀드렸다시피 아직 저도 적응중이라서 정해진게 아무것도 없거든요. 이렇게 큰 집은 어색하기도 하고... "
하루는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 체, 잠시 생각에 잠긴다. 집이 생긴 이후에 제대로 카사와 연락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아직 동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 했기에, 하루로서도 멋대로 함부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처지였으니까. 그래서 두루뭉실하게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돌려줄 수 밖에 없었다.
" 물론 이런 큰 집에 혼자 있다는게 무서울 때도 있지만.. 사용인 분들도 있어주셔서 조금 안도가 되더라구요. 다들 친절하셔서 말벗도 되어주시고...상냥하셔서.. 종종 말을 편하게 하면서 명령을 해달라고 하시는데..그런건 별로 익숙치 않아서 곤란하지만요. "
>>448 아주 노린 게 없다곤 못하네요. 영웅들의 전투 자료를 찾아볼 수 있으면 영웅의 씨앗 자극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그러고보니 초안 비아가 미소녀 특성 픽해서 얻은 매력 A가 외모보단 카리스마에 집중된 컨셉의 지휘관 캐릭터였는데, 워리어 자리 채우기로 투입된 캐릭터라서 그 컨셉을 버리고 현재 영웅의 씨앗이 되었는데, 영웅의 씨앗도 그쪽으로 정해져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아니면 캡틴이 그런 쪽으로 맞춰서 정한걸지도? (아마 다이스일 확률이 높지만요) 진화는 어떤 영웅의 씨앗일지 궁금하네요. 지휘... 는 아마 영성 영향 받는 거 아닐까요? 서포터가 습득해야 할 거 같은데? (당황)
>>449 많은 전투경험을 얻을 수 있는 곳 / 부원들 간의 활발한 대련이 이루어지는 곳 / 대련이 아니더라도 가디언들의 실제 전투자료 등을 열람하고 분석할 수 있는 곳 이었던 것...
리드해달라는 말을 내 입으로 직접 하게 만든 네가 몹시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내가 부끄러운 것보다는 서로의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다. 그다지도 섧게 흐느끼는 너를 가슴에 품으며 심장이 아려왔던 것은 일종의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네가 입을 맞춰왔을 때, 고개를 비틀어 네 입꼬리를 끈적하게 핥아올린 것도 나였고, 무자각한 행위에 스스로가 놀라 먼저 입술을 떼어놓은 것도 나였다. 남을 희롱하는 것은 특기지만, 내가 당하는 것은 익숙하지가 않다. 나는, 새어나는 단숨을 참으려 입을 앙다물었으나, 곧장 내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는 너에 의해 부끄러운 소리를 흘리고 말았다. 커다란 곰인형과 낡은 철검은 여전히 내 허벅지 위에 놓여있었고, 네가 나를 끌어당긴 탓에 그것들이 아랫배를 짓눌렀다. 그다지 강하지 않은 압박임에도 숨을 쉬기가 어려웠고, 허리를 감싸는 아찔한 구속감에 오금이 저려왔다. 너는, 사랑에 빠진 얼굴로 나를 유심히 관찰하고 내 뺨을 부드러이 매만졌다. 그런 너를 오롯이 마주 보기가 부끄러웠던 나는, 나무에 매달린 코알라처럼 너를 꼭 끌어안아 내 얼굴을 감출 수밖에 없었다.
"싫어. 안 해줄 거야." "... 맨날 똑같지. 공부하고, 작업하고, 너 생각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던 것이 못마땅해 퉁명스레 대꾸하다가도, 궁금한 듯이 근황을 물어오는 너에게는 금세 목소리가 누그러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