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너지는 감각은 별로 유쾌한 감각은 아니었을겁니다. 세 번의 죽음, 두 번의 죽음과 한 번의 미생. 그리고 이어진 삶들을 둔 채로, 검귀는 천천히 숨을 내뱉습니다. 이 곳을 어디라고 하여야 좋을까요? 지옥? 아니면, 사후세계? 그 모든 것들을 추측거리로 두고 검귀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봅니다.
그 곳에는 지독하게도 그리운 얼굴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투박하지만, 아름다운 미소. 아직 어린 듯 보이면서도 성숙한 외모. 그러면서도, 반짝이는 눈을 가지고 있던 사람. 그 사람은 가석주는, 웃는 얼굴로 바라보며 천천히 일어납니다. 그의 얼굴은 수 번의 시련을 겪으며 망가진 귀신의 얼굴도 아니었고, 망가진 사람의 육신도 아니었습니다. 대신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가석주를 바라보았습니다.
" 좋은 꿈을 꿨나보네? "
그녀의 말을 들으며, 그는 즐거운 미소를 짓습니다.
" 참으로 즐거운 꿈을 꿨어. " " 궁금해라~ " " 궁금해 하지 않아도 돼. "
천천히 자신의 품에, 메리를 끌어안고 가석주는 웃습니다.
" 별로 좋진 않은 꿈이었거든. "
그 말에 뾰루퉁히, 입술을 내밀고 메리는 불만을 표현합니다.
" 뭐야.. 바람이라도 핀 거야? " " 바람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네. "
무려 수십년을, 이미 죽은 여자에 미쳐 살았으니. 바람이 아니면 그것을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 말에 화가 난 듯, 메리는 가석주의 옆구리를 꼬집습니다. 아파하면서도, 가석주는 지금이 즐겁다는 듯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아주 먼 자리에서, 누군가는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 행복해? 행복하려나. "
고양이 얼굴 모양의 스타킹이 유독 눈에 띄는 소녀는, 작은 스마트폰을 토독거리며 두 사람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소녀의 스마트폰에는 '비탄연가'라는 이야기의 마지막이 천천히 수정되고 있었습니다.
" 이번만이야. 두 번이나 고생해줬으니까. 그 대가는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
소녀는, 익숙하게 스마트폰을 두드려 메세지를 써내려갑니다.
[ OwO : 얘들아~ 빅뉴스 빅뉴스~~ 그거 들었어? ] [ 이전에 클리어되었던 게이트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시 열렸었다고 해. 물론 지금은 공략되었다지만~ ] [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 같은 소식을 전해주는 OwO쨩의 배려라구~ ] " 하여간. 아이들은 여전히 이런 자극적인 소식을 좋아한다니까? "
쿡쿡, 고양이의 옅은 미소를 지으며 소녀, 아니. OwO는 즐겁게 웃어넘깁니다. 다시 스마트폰을 두드려 수많은 무언가를 띄워내곤 흐음, 하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 결정했다는 듯 스마트폰을 조작합니다.
" 하지만 당신이 있었단 사실을 추억할 기회는 주어야겠지? 응. 그게 맞겠지? 검귀 가석주. 아니, 마을의 자경단원 가석주는 마을의 소녀 메리와 결혼하여 평온하고 즐거운 삶을 보내다가, 천수를 누리고 같은 날에 죽었다. 이 내용을 더해줄게. "
방긋 웃습니다.
" 행복한 현실이 되렴. 내 작은 선물이야. "
그녀는 웃으며 후드를 천천히 뒤집어 씁니다. 곧 바람이 불어와 그녀를 감싸고, 세상은 천천히 그녀를 끌어안습니다. 잠시의 찰나가 지난 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사라진 채였습니다.
▶ 애찬 ◀ [ 누군가를 위해 귀신이 되었던 한 청년이 마지막까지 놓지 못했던 낡은 인형. 인형에는 널 위해, 메리 그레이스란 이름이 적혀있다. ] ▶ 코스트 - 파괴 불가 ▶ 사랑을 마치다. - 파괴가 불가능한 코스트이지만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파괴할 수 있다. 파괴 시 60의 망념이 들지만 자신의 무기술의 숙련도를 올릴 수 있다. 단 C랭크 이상으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 레드 코스트 : 재현 - 재현과 관련된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얻은 코스트.
>>586 신한국 여행온 꼬마에미리(8~10) 와 털실가게 꼬마아가씨 릴리양(7~9) 웬일로 휴가내신 마망 따라 같이 여름방학 기념 바캉스 보내러 신한국 온 꼬마에미리....마망에게 좋은 선물 해 주고 싶어서 혼자 숙소 나와서 뾸뾸거리면서 털실가게 찾았는데 털실가게엔 주인아조시 대신 분홍머리 꼬마아가씨가 있었고 😇 .........(더보기)
검귀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농가의 흔한 경비병이었던 이야기. 사랑을 약속했던 연인과의 이야기. 사랑을 약속했던 연인이 기사들의 손에 치욕을 입었던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청년은 귀신이 되었습니다. 기사란 평범한 농민병 일천을 능히 상대할 수 있었고, 청년은 겨우 무기 다루는 법을 알았던 존재였으니 말이죠. 그렇게 수없는 시간동안 검을 수련하고, 싸우고, 죽이며 마침내 검귀가 탄생하였습니다. 검귀는 그때의 복수를 하고, 자신의 연인의 무덤 앞에서 심장을 꿰뚫고 자살하기까지. 단지 한 사람의 치열했던 이야기.
그리고, 단지 한 사람의 검에 대한 이야기.
- 검사여. 이유를 잊지 마시오.
검귀는 검귀가 아니라, 한 명의 검사로서 또다른 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에게 충고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지훈은 그 말을 듣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