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심이는 진화가 편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다. 상냥하고 배려 깊은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진화는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도 않아서 오히려 춘심이가 더욱 다가가고 싶도록 만들었다. 듣는 이에게 실례가 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의 여성스러운 외모가 춘심이의 호감을 사는 데에 한몫을 했더랬다.
진화는 춘심이가 옆구리와 팔꿈치 사이에 손을 깊숙이 끼워 넣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서, 춘심이의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만큼 진화가 저를 부담스러워하지 않는구나, 펀하게 생각해 주는구나- 하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응. 그러자."
대답은 길지 않았다. 춘심이는 아무래도 좋았다. 사족을 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춘심이가 말을 길게 하지 않는 건, 그냥 성격이 그래서였다.
춘심이는, 팔짱을 끼우지 않은 손으로, 진화의 손을 살짝 잡아 올리려 했다. 제 것과 비슷한, 아니 궂은일을 하는 저보다 오히려 보드랍고 가느다란 그의 손가락을 가만히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엄지 끝으로 그의 엄지손톱을 지긋이- 누르는 것이다.
"손톱 예쁘다."
부러운 눈치였을까. 아무것도 들지 않은 입을 우물거리며 진화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춘심이었다.
엥....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미리 메딕이 아니었어요? 아 그래 그러니까 메딕을 하려고 생각했었다~ 같은 발언들이 나오는거구나. 전 시트만 읽었으니, 의념도 의념기도 치료라가지고 '우왕 힐 캐릭터다' 로만 딱 생각하고 있었는데....탐정 지망으로 바꼈었군여...ㅋㅋㅋㅋ 화이트컬러 에미리에 진짜 엄청나게 꽂히셨나봐요.....
과거사에서 어떤 일(각성)을 계기로 탐정을 더이상 동경하지 않게 되었다! 라고 썼었는데 설마 이렇게 탐정루트가 떠버릴 줄은.....😇 저 진짜 교감미리 정보 풀리기 전까지 얘 당연히 메딕쪽이겠구나 하고 있었습니다.....꽂히기 전에는 전혀 몰랐음 이쪽이 탐정루트인거.....
만약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나는 괜한 제안을 한게 아닐까 싶어 불안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날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서희에겐 그다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 부터 그녀는 엉뚱한 면이 있었지만, 그런 만큼 어딘가 순수했다. 자기 페이스로 자유롭게 있는 그녀를 보면, 어쩐지 전전긍긍하거나 눈치보는게 의미가 없다는 기분이 들어 나도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
서희는 짧게 대답했고, 우리는 그렇게 사이좋게 딱 붙어 걸었다. 짧은 답변이었지만 그녀는 싫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그랬다면 그랬다고 대답했을테니까.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딱 달라붙어있는 만큼, 그녀가 급히 따라오면서 발이 엉키거나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평소에 비해 조금 더 짧은 보폭으로 천천히 걸었다. 이대로라면 도착할 때 까지 조금 오래 걸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서희가 싫지 않다면 나는 상관 없었다. 서로의 따뜻함을 공유하는 이 순간이 꽤 마음에 들었으니까.
"......?"
그렇게 즐겁게 걷던 와중에 그녀가 갑자기 내 손을 들어 올렸을 땐, 의아한 눈길로 고개를 기울이며 잠깐 바라보았다. 이윽고 손가락을 조물거리던 그녀는 내 엄지 손가락을 꾹 누르며 부럽다고 전해왔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이 여리고 곱상한 손가락은 내게 있어 그다지 자랑 거리는 아니다. 계집애 같다는 소리도 듣곤 했고, 누군가를 지킨다는 워리어가 이렇게 부드러운 손을 가지고 있단건 어쩐지 노력을 덜했다는 의미처럼도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만 그러한 감상을 당장 솔직하게 전할 생각은 없었다. 이 순수한 아이 앞에서 평소의 자기 비하를 시작하는건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라 느꼈다.
"칭찬 고마워."
그러니까 나는 미소지었다. 이번에도 딱히, 억지로 웃은 것은 아니었다. 평소라면 마음에 들지 않았을 이 손가락과 손톱도, 어쩐지 그녀에게 칭찬 받으니 조금 즐거운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그래서 복잡한 얘길 할 것 없이 일단은 감사를 전했다. '미안해' 라는 말은 이제 조금 줄이기로 했지만, '고마워' 라는 말은 자주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러나 아쉬워 하는 그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보면, 이쪽에서도 감상을 돌려주는게 좋겠다 싶었다.
그녀가 누르고 있던 손가락을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하여 빼낸다. 그리곤 이쪽이 만져지던 자세에서 역으로 돌아, 내가 그녀의 손을 덮듯이, 혹은 깍지끼듯이, 혹은 감싸듯이, 조심스럽게 매만졌다. 너무 강하게 움직이면 놀랄지도 모르니,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사실 만져본 감상으로썬 확실히 장인의 일을 하는 것 다운 흔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부드러운 여자아이....일까. 나는 갑자기 이쪽이 손을 만져서 조금 놀랐을지도 모르는 그녀에게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서희의 손도 충분히 부드럽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만약 나와 비교해서 조금 아쉬운점이 있다고 서희가 스스로 느낀다면...."
내 의사가 오해되지 않고, 그녀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세심하게 말을 고른다. 그러면서도 딱히 생각하지도 않은 말을 떠들어대거나 요란한 호들갑을 떨지도 않는다. 그저 내 솔직한 마음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을 것이다. 좋아. 어떻게 말해야할지, 정리가 되었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분명, 서희가 장인으로써 계속 노력해온 증거가 아닐까."
나는 그녀의 손이 그렇게 울퉁불퉁하다곤 느끼진 않지만, 그녀는 그리 느끼는 눈치였다. 그러나 내 의견은 다르다. 그 말은 여자아이가 자신의 손에 나름대로 아쉬움을 느낄 정도로, 장인으로써 힘내왔다는 이야기다. 나는 그런걸 결코 꼴사납다고 여기지 않는다. 나 스스로가 더할 나위 없이 높은 이상에 필사적으로 구르면서도 손을 뻗는 사람으로써. 겉보기에 아름답고, 부드럽고, 매혹적이며, 고풍스러운 무언가도 분명히 나름의 의미와 멋을 가지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열심히 노력해온 사람의 투박한 무언가를 얕볼 이유로써는 조금도 되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따라서, 그녀의 손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나는 그 아름다움에 보답하게 위해 활짝 웃었다.
"후후. 나는 노력하는 사람의 손을 아주 좋아해."
이제 더 아쉬워 하지 말란 의미로 내게 매달려 팔짱을 껴있던 그녀의 손에, 나의 손을 부드럽게 깍지껴 붙잡는다. 나 치고는 상당히 과감한 행동이었지만, 뭐 어떤가. 이 학원도에서 이 정도는 흔한 일이니까 괜찮을 것이다.
>>827 우플은 그 우정플래그에용 찐친되는거! 에미리쉑이 원래 그동안 과거사 때문에 감정선이 호감도 올리기 좀 빡세거든요 근데 혐관쪽은 더 올리기 빡세서ㅋㅋ.....레스주캐는 원래 npc마냥 호감도락 없는데 얘는 있음 인연퀘같은건 없는데 감정선 쪽이 좀 풀려야함 😇 서포터는....좀 달랐으면 좋겠네요 너무 빡센 거 안나왔으면 하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아무튼 덜덜떨것....😭😭
에미리...역시 높으신 분 답게 쉽지 않구나.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아가씨...서포터는 확실히 다를꺼 같긴한데, 그게 쉬울진 잘 모르겠네요. 허수아비 보면서 느낀게 전투직들은 '이기세요' 하면 그냥 어캐 열심히 싸워보기라도 하는데, 서포터들은 자유로운 상황에 던진다거나 혹은 독특한 문제를 풀어내라는 느낌이니...
흠... 감상문쓰려면 에릭 주접성분을 남겨둬야 하지만 일단 써보겠습니다. 이게 정말 첫날에 하나미치야한테 연락하고 롤하는 하나미치야한테 과자심부름이나 하던 에릭이 맞나??? 정말 웅장해진다... 이분으로 말하자면 전 의념은 분노했기에 혈이요 냉정했기에 철이라 철혈(鐵血)이라 불렀으되 오랜 좋은 인연에 깨달음을 얻어 현 의념은 연단(鍊鍛)이라 하니 거듭 두드려 더 온전하게 피어나는 재능의 꽃이요, 그 꽃 피기 전 씨앗의 시절에는 오래도록 고민했던 시련을 지냈던, 청월의 자랑스러운 2학년생이자 어장의 의뢰파티를 오래도록 지탱했던 원조 워리어, 혈해(血海) 게이트의 주인 되는 붉은 피의 바다의 여왕의 원픽, 이분 이름을 말하고자 하면 에릭 하르트만이라 하는 소년의 주인이신 에릭주라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