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개미는~ 쓰레기를 줍지요~ 하다보니까 보람차고 재미있는데... 본전말도? 아니.. 본말전도 되어버린 일에 이상함을 느끼지만 뭐 어때. 룰루 쓰레기를 잔뜩 주워다가 쓰레기통에 버리려는 찰나에, 누가 이쪽으로 뛰어온다. 신속S의 위엄!으로 몸을 뒤로 빼서 사람과 부딪히는 건 피했지만, 쓰레기를 바닥에 흩뿌려버렸고, 그 사람은 쓰레기통과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굴렀다. 덕분에 바닥에는 쓰레기가 한 가득 흩뿌려져... 마치... 마치... 야무치...를 보는 것 같았다.
"어... 음.. 어..."
이걸 어떻게 말한담... 괜찮으세요? 아니... 이건 너무 식상해... 좋은 소식이에요~ 드디어 김밥전국을 확장시킬 메뉴를 개발했어요! 이건.. 너무 패러디 같은데 아무도 모르는 패러디 같아. 결국 한 참을 고민하다가 그 사람에게 손을 내밀며 말한다.
강찬혁은 태양의 라면이라는 말에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게 뭔데? 태양의 라면? 태양의 라면이란 게 대체 뭐지? 일본식 라면에다가 욱일기 모양 분홍어묵이라도 넣는 건가? 아니면 그 위에 올리는 계란의 노른자가 텔레토비에 나오는 아기 얼굴을 닮은 건가? 아니면 대한민국 KSTAR 핵융합 시설에서 발생되는 초고온을 바탕으로 끓인 라면인 건가? 강찬혁은 자기가 엎어버린 쓰레기통을 발로 밟아서 다시 세우고, 쓰레기들을 신발로 드리블하듯 통통 튕겨서 도로 쓰레기통 안으로 넣으면서 말했다.
"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저 음식 만드는 데는 관심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강찬혁은, 그 라면집 새끼 또 만나면 짬통에다 처박아 버려야지... 하면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쳇... 재미 없는 사람. 흠... 그러면 뭐라고 말을 할까... 한국식... 전통음식.. 숙명의 김치? 당신은 신김치 마스터가 될 수 있어! 이렇게? 턱을 매만지며 고민하지만 이 사람은 그런 거 관심 없을 것 같았다. 쓰레기를 버릴 때도 발로 차서 버리는 걸 보면... 스포츠물인가!!! 번개 11..? 과연... 그가 쓰레기를 차는 것을 보며 오오오 하고 감탄사를 내뱉어준다. 그리고는 "그러면 궁국의 슛을 찰 운명!" 아~ 이것도 아닌가.
"그냥 늦은 시간에 골목에 있으면 깡패가 나타난다! 라는 소리를 들어서 확인해보려고 왔어요."
말을 마치고 잠시 후에
"요즘 깡패가 라면집에서 깽판 부렸다가 법대로 하자는 가게 주인의 말에 자기가 책임지고 라면 맛을 좋게 만들어 주겠다는 스토리를 가진 만화가 인기거든요. 그... 제목이... 깡패의 골목 식당! 이었어요."
당신도 꼭 당신을 위해 사세요. 강찬혁은 그렇게 말했다. 나를 위해 살자, 그것이 강찬혁의 모토였다. 물론 강찬혁은 물 좀 맞았다고 상대방의 건물에 똥을 뿌릴 생각을 하거나, 죽을 것을 각오하고 도발하거나, 욕을 마구 박는 등 남이 보면 웃기고 강찬혁 자신에게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짓들을 많이 저질렀지만 하여간에 강찬혁의 지론은 그러했다. 남을 위해 왜 살아야 하지? 그것도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이나 그런 것도 아니고, 재미를 위해? 개그맨처럼 남을 웃기기 위해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다 자기가 잘 살자고 그러는 거 아니겠나? 강찬혁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쓰레기들을 전부 다 정리했다.
"...아 그거요. 잘됐네요. 이렇게 적으세요."
강찬혁은 아까 전에 있던 일을 적당히 포장해서 적었다.
"라면이 설익은데다가 계란 노른자도 안 풀어서 화난 깡패가 사장놈 얼굴에다가 그 라면 그대로 끼얹었다고."
흡사 창과 창의 대결...! 이지만 굳이 대결을 할 생각은 없다. 그냥 저 사람은 그런갑다~ 하고 생각할 뿐. 뭐야~ 그럼 지금까지는 헛짓거리였나! ...그래도 마음 속 한 켠엔 쓰레기를 정리했다! 라는 뿌듯함이 있었기에 그다지 실망하진 않았다. 어질러졌지만. 그래도 다시 정리했으니까. 오? 소문에 대해 뭔가 알고 있나? 싶어서 메모할 준비를 했지만, 그냥 본인 경험담 아니야? 짭인가?
"흠.. 돈은 얼마나 내셨어요? 평균 가격보다 미만의 가격을 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평균 가격을 냈다면.. 그건 가게에 따져도 되는 부분이겠죠. 계란은 어디까지나 성분표에 안 들어간다면 넣고 말고는 가게 마음이지만, 라면을 설익혀서 주는 건 명백한 식품안전에 대해 벌금을 부과할 것 같고... 그런데 사장... 얼굴에다... 라면을 끼얹으셨나요...?"
오.... 그러면... 음...
"그 가게에 CCTV는... 없었죠? 본인 이름이나 신상정보를 언급했나요..? 혹은 결재를 하고 나온 건 아니죠?"
강찬혁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했다. 뭐 어쩌랴, 강찬혁은 원래 그랬다. 선도부 무서우면 어떻게 사나, 강찬혁은 그런 생각이었다. 아마 CCTV도 있었겠지. 하지만 뭐 어쩔 건가, 그 사람이 먼저 부으려 했으니까 강찬혁이 예방공격을 한 셈일 뿐이다. 그거로 잡아간다고? 잡아가라고 해라! 강찬혁은 갈 곳이 많았다. 어차피 이거보다 더 큰 사고(방화, 폭행사건, 강도 등)에 연루되었어도 잘 살아남고 무탈히 넘어간 게 강찬혁이었으니. 강찬혁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씨익 웃었다.
"거기, 라면값을 3500원이나 받으면서 계란도 없는게 말이 되요? 게다가 설익었으니까, 맞아도 싸죠. 맞아도 싸."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별 상관없나. 본인도 그럴만 했으니까 그랬지. 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고. 어깨를 으쓱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사람은... 좀... 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맞지 않아서 껄끄럽다. 내 생각을 말하자면... 아무리 그래도 다시 달라고 말하면 되는 것을 라면을 그대로 뿌리고 나오는 것은 좀... 만약, 다른 손님이 있었다면 캡쳐해서 자와자와 했을지도 모를 일. 정도를 지나쳤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사람은... 흠... 그렇게 살아왔을지도. 그런 생각이 들자, 이젠 뭐.. 아무렇지도 않아졌다. 저 사람은 저렇게 살겠지 뭐. 같은 심정. 그러니까, 이제부터 내가 저 사람에게 뭐라고 말할 거냐면...
"아무 문제도요! 제가 겪은 일은 아니니까요. 제가 주문한 라면도 아니고, 제 돈으로 산 라면도 아닌데 제가 뭐라 참견할 필요는 없는거죠~ 당사자도 아닌데."
웃으며 말한다. 마치 지나가다 힐끔 쳐다본 TV의 프로그램처럼 별 관심없는 소음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게, 다시 끓여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라면이 왜 이렇게 설익었냐고 따지니까 돈 내놓고 꺼지라면서 욕을 하더라고요. 이런 라면에는 돈 한푼도 못 준다 이런 라면을 끓여서 내놓은 거에 대해 돈이나 내놓으라고 말하니까 갑자기 화를 내면서 제 얼굴에 뿌리려 하길래..."
강찬혁은 손을 아주 빠르게 움직였다. 신속 B로 느리지만, 그래도 의념이 깃든 가디언의 몸은 매우 빨랐다. 강찬혁은 휙휙휙 손을 움직이며 말했다.
"의념 각성한 사람한테 손장난 잘못 치면 뭐 그렇게 되는 거죠."
강찬혁은 그렇게 말하고는 아주 빠르게 남은 쓰레기들을 싹다 집어넣고, 신체등급 S의 능력으로 쓰레기들을 밟아서 압착시킨다. 가득차있던 쓰레기통은 극한까지 압착되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강찬혁은 씨익 웃으며 이건 이렇게 처리하는 거라고 가리켰다. 그리고 아무 문제도 없다는 상대방의 말에 웃었다. 그래, 그래야지. 내 삶은 내 삶, 당신 삶은 당신 삶, 그런 자세가 행복하고 아무도 다치지 않고 서로 무관심하게 잘 사는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
"음음. 그렇군요.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은... 아차, 저도 모르게 참견할 뻔 했네요. 아무튼, 그렇게 된 건 알겠어요."
그냥 알고만 있겠어요... 그리고... 의념 각성한 사람은 오히려 인성교육을 더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이제 알겠어요... 한 귀로 그의 말을 들으며, 머리로는 오늘 소재 건지기는 글렀네~ 이제 어떻게 한담... 을 생각하며, 다른 귀로 들은 것을 흘려보낸다. 그의 말처럼, 그건 그의 일이고, 이건 내 일이고. 그래도 가만히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건 나름 볼만하네. 빤히 바라보다가 이제 슬슬 가려는 지 골목 바깥쪽으로 걸어간다. 그가 어쩌다 여기까지? 라고 묻는 것에 별 다른 고민 없이
"음... 글쎄요? 말하고 싶지 않은데. 아니, 이미 말 했는데 별 상관없는 거니까요.
평소의 본인 답지 않게 퉁명스럽게 대답하고는 걸어나간다. 좀 재수 없었으려나? 하지만, 난 저런... 사람이랑 얽히기 싫어. 역시, 늦은 밤에는 덕질이나 하면서 보낼래~
/찬혁주... 불쾌한.. 첫인상...을.. 남겨드린 것 같아서... 죄송스럽네요 ㅠㅠㅠㅠ 머리를 쥐어짜봤는데... 화현이는 찬혁이...랑.. 어울리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막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