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 늦은 시간에 골목을 돌아다니고 있으면 손에 야구방망이를 들고 다니는 깡패가 말을 건다는 거야.. 뭐? 진짜? 무섭다~~ 그 깡패 무서워~~
후후.. 우연히 들은 소문.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잠도 안 자고! 나는 돌아다닌다! 깡패를 보기 위해서! 라지만 졸리다. 하품을 크게 하고는 어느새 길을 잃어버려 여기저기 쏘다니고 다니는 나. 어째서 굳이 귀찮은 일을 하는가 물어본다면 이번에는 좀 다른 만화를 그려보고 싶어서. 퓨어퓨어보이스 2차 창작이 아니라... 오리지널..! 깡패가 라면을 먹고 개과천선하여 최고의 라면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런 만화를 그려보고 싶었다. 일단 스토리는... 깡패가 라면을 먹고.. 라면 맛이 이게 뭐야! 하고 라면 면발을 집어다 주인장 싸대기를 때렸는데, 주인장이 알고보니 전직 검사라서 법대로 해결하죠. 라는 말에 굴복하여 제가! 책임지고! 라면을 맛있게 만들어보겠습니다! 하고 비는 걸로 시작하는거지.
"그러기 위해선... 깡패를 찾아야 해... 하지만 깡패 이전에 깡통이 왜 이렇게 많어..."
강찬혁은 김밥천국에서 주인장과 옥신각신 하고 있었다. 왜 그러는고 하니, 라면이 설익은데다가 계란국물 하나 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입 맛본 강찬혁이 이건 아니라면서 항의하자 계산하고 꺼지라고 욕을 했다. 그러다가 싸우게 되어서, 주인장이 강찬혁의 얼굴에 라면을 끼얹으려 하자, 옛날 재현형 게이트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기시감을 느낀 강찬혁이 한발 더 빠르게 반응해 그 사람의 얼굴에 라면을 끼얹고 도망쳤다.
"끄아악! 내 얼굴! 끄아악!"
강찬혁은 도망쳐서 골목길을 돌다가, 하필 누군가 쓰레기를 주워서 넣고 있던 쓰레기통과 부딪쳐 쿠당탕 구르면서 쓰레기들을 전부 다 쏟아버렸다.
오늘도~ 개미는~ 쓰레기를 줍지요~ 하다보니까 보람차고 재미있는데... 본전말도? 아니.. 본말전도 되어버린 일에 이상함을 느끼지만 뭐 어때. 룰루 쓰레기를 잔뜩 주워다가 쓰레기통에 버리려는 찰나에, 누가 이쪽으로 뛰어온다. 신속S의 위엄!으로 몸을 뒤로 빼서 사람과 부딪히는 건 피했지만, 쓰레기를 바닥에 흩뿌려버렸고, 그 사람은 쓰레기통과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굴렀다. 덕분에 바닥에는 쓰레기가 한 가득 흩뿌려져... 마치... 마치... 야무치...를 보는 것 같았다.
"어... 음.. 어..."
이걸 어떻게 말한담... 괜찮으세요? 아니... 이건 너무 식상해... 좋은 소식이에요~ 드디어 김밥전국을 확장시킬 메뉴를 개발했어요! 이건.. 너무 패러디 같은데 아무도 모르는 패러디 같아. 결국 한 참을 고민하다가 그 사람에게 손을 내밀며 말한다.
강찬혁은 태양의 라면이라는 말에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게 뭔데? 태양의 라면? 태양의 라면이란 게 대체 뭐지? 일본식 라면에다가 욱일기 모양 분홍어묵이라도 넣는 건가? 아니면 그 위에 올리는 계란의 노른자가 텔레토비에 나오는 아기 얼굴을 닮은 건가? 아니면 대한민국 KSTAR 핵융합 시설에서 발생되는 초고온을 바탕으로 끓인 라면인 건가? 강찬혁은 자기가 엎어버린 쓰레기통을 발로 밟아서 다시 세우고, 쓰레기들을 신발로 드리블하듯 통통 튕겨서 도로 쓰레기통 안으로 넣으면서 말했다.
"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저 음식 만드는 데는 관심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강찬혁은, 그 라면집 새끼 또 만나면 짬통에다 처박아 버려야지... 하면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쳇... 재미 없는 사람. 흠... 그러면 뭐라고 말을 할까... 한국식... 전통음식.. 숙명의 김치? 당신은 신김치 마스터가 될 수 있어! 이렇게? 턱을 매만지며 고민하지만 이 사람은 그런 거 관심 없을 것 같았다. 쓰레기를 버릴 때도 발로 차서 버리는 걸 보면... 스포츠물인가!!! 번개 11..? 과연... 그가 쓰레기를 차는 것을 보며 오오오 하고 감탄사를 내뱉어준다. 그리고는 "그러면 궁국의 슛을 찰 운명!" 아~ 이것도 아닌가.
"그냥 늦은 시간에 골목에 있으면 깡패가 나타난다! 라는 소리를 들어서 확인해보려고 왔어요."
말을 마치고 잠시 후에
"요즘 깡패가 라면집에서 깽판 부렸다가 법대로 하자는 가게 주인의 말에 자기가 책임지고 라면 맛을 좋게 만들어 주겠다는 스토리를 가진 만화가 인기거든요. 그... 제목이... 깡패의 골목 식당! 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