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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звезда́ 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 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하면 AT로 취급한다.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이틀째 카메라와 컴퓨터를 등 지고 있다. 저 창을 열면 순식간에 편집 화면이 눈에 보이겠지, 익숙한 셔터가 손에 잡힐 것이며, 옛 친구의 꼬드김 속에 고민하던 어느 사막의 축제 화면도 눈 앞에 아른거릴 것이다. 그걸 멀리하고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나는 애초에 스스로를 모순의 구렁텅이 속에 집어넣고 합리화라는 안대로 눈을 가렸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나, 종종 안대 바깥의 수많은 모순이 목을 옥죄어 올 때 쯤이면 행복이라는 걸 죽여놓을까 하는 극단적인 고민까지 하곤 하는 것이다. 마치 충동적으로 시험지를 찢어버릴까, 하는 것과도 비슷한 이 충동은 오랜 시간동안 나를 심사숙고하게 한다. 그 고민이 정말 실행된 적은 없었고, 결과적으로 이 안대는 갈기갈기 찢겨 나를 한동안 모순 덩어리에 던져 놓곤 했다. 나는 행복해선 되는 것인가, 손에 피를 묻힌 주제에? 결국 차원 하나를 다루기 위해선 안정적인 정신이 필요하다는 핑계 하나로 다시금 목을 죄는 것들을 애써 떨쳐내곤 했다. 이런 소모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고찰은 불필요한 게 맞았으나, 이것 자체가 어쩌면 나의 존재 의의인 것도 같았기에. 나 스스로를 모순에 던져넣은 것 자체가 애초에 속죄를 잊지 말라는 것이었고 끊임 없이 고통받으라는 생각이었다. 그걸 너 스스로가 왜 자행하는가, 묻는다면 나는 무의식의 바다 속 내가 죽음으로 내몬 자들을 보여주고 싶다. 결과적으로 난 내 손에 피를 묻혔고, 그것에 다른 누군가의 책임이 섞였던 내가 죽음을 방관하는 선택을 한 것도 사실이었다. 내가 택한 죗값을 상담으로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끊임 없이 생각해내야 했다. 원치 않는 정답을 무시하면서 새로운 정답을 찾거나, 이 상담이 끝날 때까지 고통스러워 하거나. 내담자 중에, 총을 발포했던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했었다. 얼마든지 원인을 그곳으로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소속된 곳은 사라졌고, 저들의 죽음에 대해 화살이 향할 수밖에 없는 곳은 나 뿐이었다. 이건 희생 정신은 아니었다. 저 원념들이 방향을 잃어버리면 저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 원치 않는 정답은 알다시피, 영영 돌아올 수 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두 글자로 죽음이라고 표현되는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그걸 행해버리면 내 차원은 누구에게 맡기며 또한 내 죄는 누가 끌어안아 주나. 그렇기에 나는 늘 그것을 정답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화에서 조금은 그 대답을 정답으로 치고 싶기도 하였다. 나에게 드리운 죄와 손에 얼룩진 피와는 반대로, 한 발 두 발 걸어가면 보이는 평범한 사람들과 일상의 시끄러움. 거기서 섞여 있는 ‘나’는 나그네였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었는데. 요 근래에는 영 내키지 않는 것이다. 괴리가 존재함은 잘 알았다. 너무 확실하게 느껴져서 그렇지.
고요한 정적을 세실리아의 목소리가 깨었다. '검고 넓적한 판때기'를 들여다보고 있던 시그리드가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비좁은 방 안에는 달아오른 난로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시그리드가 고개를 돌리자, 때가 켜켜히 묻은 지저분한 담요를 뒤집어쓴 세실리아가 시야에 들어왔다. 초점 없는 금빛 눈동자가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채였다. 검고 넓적한 것을 내려놓은 시그리드는 세실리아의 손을 잡았다. 포근한 온기가 느껴졌다.
"응, 나 여깄어."
시그리드가 잡아온 손을, 세실리아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양손으로 포개며 더욱 꼭 쥐었다. "다행이다." 세실리아가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그녀는 내심 안도하고 있었다. 캄캄한 암흑 속을 헤매는 세실리아에게 제 오빠는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였다.
"뭐 재밌는 거라도 있어? 나랑 놀아주지도 않고."
세실리아가 어쩐지 부루퉁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왔다. 시그리드는 잠시 우물쭈물 머뭇거리다, 다른 손을 들어 세실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세실리아는 붙잡은 시그리드의 손을 놓아주곤 볼을 부풀렸다.
"뭔데. 말 해봐." "그, 실은 있잖아."
시그리드는 세실리아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폐허에서 '검고 넓적한 판때기'를 줍고, 여러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통신망에 연결되고, 어떤 별님에게서 책과 식량을 받고, 그런 것들. 이야기를 이어가던 도중 시그리드는 받아온 초콜릿 바를 세실리아에게 쥐어주기도 했다. 연신 감탄을 하며 바를 우물거리는 세실리아가 어찌나 귀엽던지. 시그리드는 배낭 속 수북히 담긴 초콜릿 바들을 바라보았다. 착하게 살아와서, 별님이 상을 내려주신 걸까? 누군가의 호의를 받아본 것도, 낯선 사람에게서 마음 따뜻해지는 말을 들은 것도 멸망 이후론 처음이었다. 이런 삭막한 세상에선 누구도 타인을 도우려 하지 않았기에, 그래서 시그리드는 괜히 걱정되었다. 내가 민폐를 끼친 건 아닐까?
"거기는 정말 사람들이 많겠네." "응. 열 명은 넘는 거 같았어." "좋겠다. 여기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만큼 있었으면..."
침울한 중얼거림이었다.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맴돌았다. 그러던 중에 먼저 말을 꺼낸 건 시그리드였다.
"셀리, 내가 책 읽어줄까?" "응, 좋아!"
세실리아가 드물게 활기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작게 웃음을 터트린 시그리드는 배낭 옆에 쌓아둔 두 권의 책들 중 하나를 집어들었다. '겨울 나그네'라는 제목이었다. 시그리드는 그 이름이 끝없는 겨울의 땅을 방랑하는 자신들을 닮아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책을 펴들자 생소한 종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향긋했다. 밤새 하염없이 몰아치던 눈발이 서서히 잦아들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