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7289926> [1:1/GL] 영원과 유한의 이정표 Two wandering girls -1 :: 45

Intro ◆dDgSBTK5tE

2019-01-12 19:45:16 - 2019-01-15 20:49:31

0 Intro ◆dDgSBTK5tE (1836413E+5)

2019-01-12 (파란날) 19:45:16

미래에 너에게.

만일 네가 태양을 보지못하게 될지라도
만일 네가 흐르는 물을 걷지 건너지 될지라도
만일 네가 스스로의 얼굴을 비추어 보지 못하게 될지라도
만일 네가 영원이라는 끝 없는 시간에 얽메일지라도
만일 네가 소중한 것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을지라도
만일 네가 세월에 흔적에 깎여나가 허무감에 잠길지라도

내가 너를 사람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릴지라도

너는 내 곁에 있어주겠니?

1 이름 없음◆BVSGClcCRI (9878811E+5)

2019-01-12 (파란날) 20:11:22

왔다! 또 늦었네... ;-; 스레 세워줘서 수고 많았고, 고마워! 일단 시트부터 옮길까?

2 Intro ◆dDgSBTK5tE (1836413E+5)

2019-01-12 (파란날) 20:12:30

오케이. 인트로는 혹시 시간나면 문답처럼 해줄수있을까 ㅎㅎ

3 흡혈귀 ◆dDgSBTK5tE (1836413E+5)

2019-01-12 (파란날) 20:13:39

영원히 살아가는 굴레를 너는 감당할 수 있을까.."
이름 : 안젤라 아수에루스(Angela Assuerus)
성별 : 여
나이 : 2000년 이상 (본인이 성인과 같은 세대인 정도만 기억하고있다.)
종족 : 흡혈귀
외모 : 165cm 44kg

색소가 상실된듯한 완전한 백발은 정리되지않은 채로 무릎까지 내려오고, 전체적으로 창백한 백색의 피부빛은 사람보다는 인형을 생각나게한다.
눈동자는 흡혈귀답게 붉은색을 띄고있으며, 구혈색에 가까운 심홍색. 평소에는 붉은색인 것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눈동자이나, 무언가 감정을 자극하면 뱀눈을 연상시키는 섬뜩한 동공이 드러난다.

복장은 그때그때 골라서 입지만 주로 입는 옷이 있다면, 단정한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 넥타이, 그리고 검정색의 스커트. 웃옷으로 검은 코트를 걸치고 있는데 그 디자인은 마치 성직자를 연상시킨다.
전체적으로 흰색과 검정색이 어우러진 옷을 즐겨입는듯.

성격 : 오랜 세월을 살아온 탓인지, 대화하고 있자면 메말랐다는 느낌이 드는 허무주의자적인 성격.
후회하는 일이 잦고, 특히나 상대인 수녀에게는 거두어 들였음에도 큰 죄책감을 가지고있다.
자신과 같은 길을 걸으려는 그녀를 무척이나 애착을 가지고있음에도, 자신과 같은 저주를 가지게 된다는 생각에는 부담을 느끼는듯.

기타 :

■과거사
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십자가를 짊어진 성인을 보고 비웃으며 돌을 던졌다.
결국 허황된 설파 끝에 벌을 받고 이렇게 고통받지 않으냐며, 여기서 썩 꺼지라고 성인을 힐난했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성인은 나는 이렇게 서서 쉬지만, 너는 최후의 날까지 영원히 방황하며 저주받은 몸을 이끌고 계속 가야 하리라며 그녀에게 저주를 내렸다.
그녀는 그렇게 영생을 얻었지만 저주받아 따스한 햇볓을 보지못하고, 흐르는 물을 건너지 못하며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볼수도 없고 피를 마시지않으면 갈증을 해소할수 없는 몸이되었다.
그녀가 받은 저주는 흡혈귀가 되는 저주였다.

그녀는 몇세기 동안 저주받은 몸을 이끌고 사람들에게 사람이 아닌 괴물로서 비난받으며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어 성인을 저주하며
온갓나라에서 혼란을 일으키고 다녔지만, 영생하는 그녀에게 있어서 세월에 제약을 받지않는 것은 자신이 이끄는 존재에게는 해당되지않는 일이었다.
행여나 자신을 따라 권속이 되는 이조차, 오랜 세월이라는 이름에 괴로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그녀 혼자만 방황할 뿐 누구 한명도 그녀와 동반자가 되지 아니하였다.

결국 성인이 말했던것처럼 그녀는 영원히 저주받은 몸을 이끌고 방황해야만 했지만 그녀의 앞에 어떤 수녀와 얽히게 되면서 그녀는 새로운 여로에 이르게된다.

4 수녀 ◆BVSGClcCRI (9878811E+5)

2019-01-12 (파란날) 20:18:25

"주님께서 인도해주시길."

이름 : 니샤 아모르 Nisha Amor
성별 : 여성
나이 : 18
종족 : 인간
외모 : 혈색이 도는 희고 깨끗한 피부에 또렷이 돋보이는 이목구비를 가진, 그러나 아직 아이 티는 채 벗지 못한 앳된 소녀였다. 키는 155cm, 체구는 작고 아담한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더욱 어려보인다는 인상이 강했다. 푸른 물빛 눈동자는 항상 담담한 색채를 띠고 있었다. 머리에는 칠흑의 베일을 썼고, 허리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긴 베일은 이따금씩 바람에 넘실대었다. 베일의 얇은 천 뒤론 길게 기른 고운 흑발이 감추어져 있었다. 장식 하나 없는 수수한 수도복에 은빛 십자가 목걸이를 메고 있었다.

성격 : 그녀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결코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었다. 아무리 생면부지의 낯선 이라 할지라도. 이렇듯 그녀는 이타주의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상냥했다. 이는 독실한 종교인인 그녀에게 있어 자연스레 몸에 밴 습관과도 같은 것이었다.

기타 : 천애고아였던 그녀는 어릴 적부터 한 외진 마을의 수도원에서 자랐고, 그리하여 자연스레 종교에 몸담게 되었다. 허나 어느 날부터 마을에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다. 마을 의원의 힘으로도 해결할 수 없었던 이 지독한 역병은 마을의 인구를 반의 반으로 줄여놓았다. 끔찍한 참상이었다. 수도원 사람들도 역병에 걸려 하나 둘씩 세상을 뜨기 시작했다. 병의 마수에서 살아남았던 그녀는 이내 혼자가 되었다. 그나마 마을에 남은 생존자들도 그녀를 보고 저 마녀가 병을 퍼뜨린 범인이라며 손가락질했다. 역병이 서서히 사그라들어도 사람들의 괴롭힘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마을 사람들의 수많은 비난과 멸시를 받으면서도 결코 웃음과 친절함을 잃지 않았다. 그렇게 몰락해버린 유령 마을과 수도원을 찾아오는 이는 없었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홀로 수도원을 꿋꿋히 지켜왔다. 신에 대한 독실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한 흡혈귀와의 우연한 만남을 기점으로, 그녀는 자신이 지키고 있던 허름한 수도원을 벗어나 더 큰 세상으로 발을 내딛게 된다.

5 이름 없음◆BVSGClcCRI (9878811E+5)

2019-01-12 (파란날) 20:19:58

>>2 그럼 >>0을 캐입으로 문답해달라는 뜻이야? 그것도 괜찮겠네 :D 응응, 시간나면 하도록 할게!

6 이름 없음◆dDgSBTK5tE (1836413E+5)

2019-01-12 (파란날) 20:22:42

>>5

맞아. 보트만들면 꼭해보고싶었던말같은거라서 ㅋㅋ
그럼이제 배경이랑 설정좀 잡을까 어떻게할래

7 이름 없음◆BVSGClcCRI (9878811E+5)

2019-01-12 (파란날) 20:30:35

>>6 ㅎㅎㅎ 알았어!
일단은 배경 설정부터 좀 할까? 일단 나는 19세기~20세기 근대 유럽 정도 분위기를 생각하고 있어!

8 이름 없음◆dDgSBTK5tE (1836413E+5)

2019-01-12 (파란날) 20:36:52

음 세일럼 마녀재판같이 수녀쪽 설정을 생각하면 그쪽이 맞긴하겠다.

9 이름 없음◆BVSGClcCRI (9878811E+5)

2019-01-12 (파란날) 20:41:55

>>8 그래! :D
흡혈귀의 악명은 세계에 어느정도의 영향을 끼쳤을까? 종교인들이 흡혈귀를 바라보는 시선도 궁금하고!

10 이름 없음◆dDgSBTK5tE (1836413E+5)

2019-01-12 (파란날) 20:46:18

흡혈귀라는 명칭보다는 악마나 방황하는 자라는 이름으로 한세기에 한번정도는 악명을 끼쳤을거야.
모티브가 되는건 방황하는 유대인이라서 안젤라 그러니까 흡혈귀의 성도 아하스페르쯔에서 따온말.

주로 기근이나 역병이 돌았을 때 민란을 일으키거나 전쟁사이에서 이간질을 하고다닌 진짜배기 마녀.

종교차원에서는 악마나 방황하는 자로 배척해야될 대상이라고 느낄거같아.

11 이름 없음◆BVSGClcCRI (9878811E+5)

2019-01-12 (파란날) 21:02:39

>>10 응응 그렇구나! 잘 알았어!

그리고 정말 미안한데... 자리를 좀 비워야 할것 같아 ㅠㅠㅠ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12 이름 없음◆dDgSBTK5tE (1836413E+5)

2019-01-12 (파란날) 21:03:29

확인. 몇가지는 지금 정리좀하고있을게.

13 설정 ◆dDgSBTK5tE (1836413E+5)

2019-01-12 (파란날) 21:12:03

[배경]
1800년 초반 유럽.
그 전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종교가 악마와 마녀를 사냥한다는 명목으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으나,
개혁과 악마의 존재가 사라짐으로서 바탕으로 현재는 그 자취를 감추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작은 마을에서는 아직도 그러한 행위가 사라지지않고 남아있다는 소문도 있다.

문명적으로는 증기기관을 기반으로 산업혁명이 대두하여 도시로 나간다면 시꺼먼 매연을 구경할수도 있다.
시작 단계에 머무르고 있기에 수도를 중심으로한 개발만이 이루어지고있다.

[흡혈귀]
신을 모독한 자가 저주받아 사람이 아닌 괴물이 된 모습. 종교에서는 악마나 방황하는 자로 묘사되기도 한다.
태양을 볼 수없으며, 흐르는 물을 건너지 못하고,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는다. 그 대가로 영원한 삶을 얻지만 흡혈귀가 된 자는 그것을 고통으로 여기게된다.
몸에는 저주받은 피가 흐르기에 흡혈귀를 동조하고 흡혈귀의 피를 받은자는 똑같은 흡혈귀로서 권속이 된다.

역사적으로 기근과 역병사이에 일어난 민란과 각 나라를 이간질시켜 전쟁에 이르게한 악명이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으며, 종교에서도 이를 기록하고있다.

14 이름 없음◆dDgSBTK5tE (1836413E+5)

2019-01-12 (파란날) 23:43:25

내일보자.

15 이름 없음◆BVSGClcCRI (8947205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2:19:15

갱신할게! 좋아, 설정은 그대로면 괜찮을 것 같아! 정리해주느라 수고 많았어 :D

16 이름 없음◆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4:23:07

12시에 왔었네 윽 늦게봤다.

17 이름 없음◆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5:04:56

세세한 설정은 중간중간추가하면될거같은데 딱히 이이상은 생각안나고

18 이름 없음◆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6:01:23

갱신

19 이름 없음◆BVSGClcCRI (8947205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6:57:55

갱신! 접속 주기가 뜸해서 자주 늦네 ;-;...

그럼 이제 둘의 첫만남 상황부터 돌려보면 되려나 :D

20 이름 없음◆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7:07:07

확인. 저녁먹는중이라 좀걸릴텐데

21 이름 없음◆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7:24:58

지금있어?

22 이름 없음◆BVSGClcCRI (8947205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7:31:41

응응 있어 :>

23 이름 없음◆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7:34:04

그럼 만남당시에 이야기 한번해볼까

24 이름 없음◆BVSGClcCRI (8947205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7:46:37

그러자! 둘이 수도원에서 마주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 선레는 부탁해도 될까?

25 이름 없음◆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7:48:52

오케이.

26 안젤라 아수에루스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8:15:46

너는 최후의 날까지 영원히 방황하며 저주받은 몸을 이끌고 계속 가야 하리라.

그말 그대로 성인을 비난한 대가는 나를 영원히 떠돌며 저주받은 몸을 이끌어야만 하는 존재로 만들었다.
최후의 날같은건 오지않았다. 몇번인가 종말이 온다고 떠들어대는 허풍쟁이가 있었지만, 웃기지도 않게 하나하나 부정되었다.
말뿐인 허풍쟁이들이나 종말의 날을 믿었지. 수많은 세월을 거쳐왔음에도 이 저주받은 몸을 이끌고 방황해야하는 자신은 다르지않았다.

한 때는 그 성인과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세상이 증오스러워 많은 일들을 거쳐왔지만 부질없는 짓에 불과했다.

오지않는 종말을 스스로 만들기위해 스스로 악을 자처하고 혼란을 야기했지만, 세상은 그것을 비웃듯 금방 계획을 무너뜨리고 의미없는 일로 만들어버렸다.
사람의 생명이 유한했기에, 영원을 사는 나와는 애초에 맞물리지 않는 톱니바퀴와도 같은 짝이 맞지않는 무언가처럼
내가 걷고있는 시간과 인간이 걷는 시간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래서 같은 영원을 바라는 이에게 나눠주기도 했지만, 이 영원은 저주였다. 영원을 바란 이들은 행복을 원했지만,
영원을 가져간 사람은 불행에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태양빛에 몸을 맡기고 한줌의 재가 되어버렸다.

결국 남은 것은 자신뿐, 영원의 시간을 걷는 것은 자신뿐이었다.

"여긴 또 어디려나. 지난번에 프랑스에서 건축된지 얼마안된 에투왈 개선문을 지나쳤던거 같은데.."

항상 고뇌에 얽메이며, 방황하는 길이 도달한 곳은, 이정표도 없는 외딴 마을이었다.

"공기가 죽어있군."

사람의 인적은 보이지않았다. 마치 무언가 재앙이 휩쓸고 간것처럼, 공허한 바람의 흐름만이 감돌고있었다.
최근에는 큰 전쟁은 일어나지않았다. 그렇다면, 천재지변쪽에 가까울텐데 그러기에는 불의 그을린 자국도, 땅이 갈라진 흔적도 보이지않았다.
아마도 전염병이 돌아 폐촌이 되어버린거겠지.

뎅-!

"아니, 사람이 없지는 않네. 수도원인가."

시간은 새벽을 알리는 모양인데, 이렇게나 죽음의 기운이 느껴짐에도 수도원 특유의 종소리가 마을을 주위로 울려퍼졌다.

마을 뒤 언덕위로 덩굴에 얽메인 수도원에서 종이 흔들리는 것을 포착했기에, 나는 그곳으로 걸어갔다.
기본적으로 나는 행색을 드러나지않는 이상 나를 적대하는 성직자가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요즈음같이 공장따위에 쉽게꺼지지않는 전구라는 새로운 등불이 들어온 이래로
밤중에 돌아다닌다고 한들, 이상하게 여길 사람은 없었다. 행적이 수상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계십니까"

똑똑하고 수도원에 다가가 나무문을 두드렸다. 이 자정에 종을 울릴정도라면, 새벽미사라도 할것이기에 염치없지만 잠시나마 머물장소가 필요했다.
교회의 적이라고 여기는 악마이자 흡혈귀가 교회의 신세를 진다는 아이러니지만, 햇볕이 잘들어오지않는 장소도 그리 많지않기에 괴물인것을 숨기고 곧잘 신세지기도했다.

"그건그렇고, 이건 심하군."

말을 하지않고 있었지만 두드린 문조차 멀쩡한 상태는 아니였다.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망치같은 장비로 훼손시킨 흔적이 잦고, 문틈새로 보이는 예배당 바닥에도 아마도 예배석일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파편들이 어질러져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는 대충 짐작이 가지만, 주인조차 만나지않은 시점의 제3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였다.

27 ◆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8:16:31

첫시작은 장문으로. 하지만 이후로는 단문으로 진행할게.

28 니샤 - 안젤라 (8947205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9:16:59

고요한 새벽을 앞두고 수도원의 종이 한 차례 울렸다. 이젠 아무도 듣지 않을 종소리였다. 역병이 돌며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이 마을엔 더 이상 주민도, 방문객도 존재치 않는다. 색색이 꾸며진 원형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군데군데 깨진 유리 사이로 비쳐들어오는 것은, 너무나도 밝은 새벽 달빛이었다.
검은 천으로 온 몸을 가린 한 수녀는 그 달빛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조용히 기도문을 읊조렸다.

"아멘."

그녀가 기도를 마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다 부서져가는 목제 문이 가벼이 흔들렸다. 그 뒤에 들려온 목소리는 분명한 사람의 것이었다. 이 폐허에서 좀처럼 들리질 않을 소리였기에, 그녀는 적잖이 놀랐다. 혹시나 잘못 들었나 싶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와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이 마을에 사람이 찾아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황급히 달려나가 두 문을 활짝 열었다. 끼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너덜너덜한 문짝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았다.
긴 백발에 소름끼치는 붉은 눈을 가진, 다소 이질적인 외모의 한 여성이었다. 이 깊은 새벽에 어울리는 이였다. 상대를 관찰하던 수녀는 이내 얼굴에 따스한 미소를 머금고, 여성에게로 친절히 말을 건네었다.

"어서 오세요, 자매님. 무슨 일로 여기를 찾으셨나요?"

//늦어서 미안...!

29 안젤라 - 니샤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9:27:23

"제가 여행자인지라, 잠시 거쳐갈 곳을 찾고있습니다. 해가 동트고 다시 저물때까지만 머물러도 괜찮겠습니까?"

문을 열고 모습을 보이는 것은 혈색이 도는 흰 피부에 물빛 눈동자를 가진, 검은 베일의 수녀였다. 나이는 이제 갓 성인이 되기직전일까, 베일 사이로 자세히는 안보였지만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였다. 심한 꼴을 당한 수도원이었기에, 그녀에게도 다친 흔적이 있나 슥하고 눈으로 훑어보았기에 어쩌면 내 눈동자가 이질적으로 보였는지도 모른다.

"대가로 양고기로 만든 소시지를 좀 드리겠습니다."

허름한 배낭하나에서 소금에 절인 소시지를 보여주고는 나는 그리 제안했다. 행여나 다음 밤까지 있는다는게 이상하게 여겨진다면 체질상의 문제가 있다고 둘러대면 그만이다.
실제로 나와같은 저주받은 체질이 아니더라도 태양빛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도 했고.

30 니샤 - 안젤라 (8947205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9:51:01

"네, 물론이지요. 들어오세요."

여성이 용건을 말하자, 수녀는 친절히 건물 안쪽으로 여성을 안내했다. 얼마만의 방문객인지, 수녀는 기대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뇨, 대가는 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녀는 고개를 내저으며, 정중히 사례를 사양했다. 이곳은 여관이 아닌 신을 모시는 수도원, 대가는 필요 없었다. 더군다나 타인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것은 성경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이었다.

"그럼, 이쪽으로."

수녀가 여성을 안내한 곳은 수도사들이 머무는 숙소였다. 수도원 외부는 낡아빠진 폐허와도 같았으나 숙소는 그야말로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침대 위에 단정히 놓인 하얀 베개와 이불보는 먼지 하나 없었다.

31 안젤라 - 니샤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20:04:10

"다행입니다. 받아주셔서."

경계심은 없이 종교인으로서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인상을 받았다.
사람을 대하는건 오랫동안의 일이었기에 대충은 짐작이 간다. 오랜만에 방문객이 오기라도 한건지 들뜬게 얼굴에 쓰여진것처럼 보였기때문이다.

"나중에 딴말하기 없기입니다? 히히히."

사양하는 그녀에게는 억지로라도 매마른 감정위에 거짓되었지만 분위기를 살릴려는 농담과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차피, 나중에 식대라도 대접받는다면 도운다면서 가져온건 곁들여서 먹고싶다. 피를 탐하긴 하더라도, 식사는 여흥이자 오락거리이며 기호품으로서
자신에게 필요했던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래도 정말 독실하시군요 그정도면."

일단 사양받은 것은 좀 섭섭한 기분이지만 내가 말한 그대로 그건 종교의 성인이 말했듯. 타인에게 사랑으로 배풀라는 가르침의 영역을 착실하게 행동하는 것일 터였다.
죽음의 공기가 맴도는 이 마을에서 아직도 수도원에서 수녀로서 미사를 지내고있다면 그 믿음은 매우 뿌리깊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수녀의 안내를 받고 숙소로 향했다.

"새것처럼 깔끔하네요. 관리하는 사람의 고집이 느껴질정도로."

낡고 사람들의 해코지가 보이던 수도원 외부와는 별개로 숙소는 누군가의 손이 많이간듯한 애착이 담겨있는 깨끗한 장소였다.
하지만, 눈앞의 수녀를 제외하고는 수도원에 사람은 전혀보이지않았다. 그렇다는건-.

"하나만 질문. 다른 자매분들은 보이지않는군요. 아니지 마을 전체에 사람의 기운이 보이지않는걸 보고왔으니 말해야겠습니다.
역병이 돌았었지요?"

32 이름 없음◆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21:29:42

자리비웠나보네..

33 이름 없음◆dDgSBTK5tE (5876749E+5)

2019-01-13 (내일 월요일) 23:19:37

갱신

34 이름 없음◆dDgSBTK5tE (0400006E+5)

2019-01-14 (모두 수고..) 00:02:25

할수없지 오후에보자구

35 이름 없음◆dDgSBTK5tE (0400006E+5)

2019-01-14 (모두 수고..) 08:20:38

갱신

36 이름 없음◆dDgSBTK5tE (0400006E+5)

2019-01-14 (모두 수고..) 14:13:19

갱신

37 니샤 - 안젤라 (2867438E+5)

2019-01-14 (모두 수고..) 15:01:47

"아... 네, 맞아요."

여성의 질문에 수녀는 짐짓 놀란 표정을 하다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목소리엔 서글픈 감정이 담겨있었다.

"수도원의 형제자매분들도 모두, 그 병 때문에 목숨을 잃으셨답니다."

말을 마친 뒤 그녀는 기도라도 하듯 두 손을 가슴께에 가지런히 모았다. 떠나버린 이들에게 안식이 찾아오길 바라며.

"마을 주민 분들도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시고... 그래서 이렇게 저 혼자, 마을을 지키고 있었어요."

//자꾸 말없이 자리 비워서 미안 ㅠㅠ!! 면목이 없다... ;-;

38 이름 없음◆dDgSBTK5tE (0400006E+5)

2019-01-14 (모두 수고..) 15:07:13

안녕. 답레 바로 가져오면될까?

39 이름 없음◆BVSGClcCRI (2867438E+5)

2019-01-14 (모두 수고..) 15:28:57

>>38 그냥 시간 되는대로 답레 달아줘 :D 난 답레 좀 늦을지도 모르겠지만...

40 이름 없음◆dDgSBTK5tE (0400006E+5)

2019-01-14 (모두 수고..) 15:37:52

한 10분이나 20분뒤에 답레할게.

41 안젤라 - 니샤 (0400006E+5)

2019-01-14 (모두 수고..) 16:09:10

"사람의 생명은 유한하다지만 제명을 채우지못하고 죽는것은 안타까운일입니다."

씁쓸한 느낌이 무척이나 들었다. 기술의 발달로 점점 수명은 늘어가고있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결국 필멸자이자, 유한한 생명을 가지고있다.
그렇기에 인간은 남은시간동안 어떻게 보람있게 살아가는 가를 걷는 과정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무한이라는 시간에 얽메인 자신은 이치에 벗어나 그것을 부러워했기에,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쉽게 죽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한편
결국 인간은 운명조차 역병하나에 먹혀버리구나하는 허무한 관점으로도 말할수있었다.

"그건 거짓말이네요. 수도원이 낡긴했지만, 사람의 손으로 물리적인 행사를 하지않는 이상 있을수없는 흔적이 너무많았으니까.
예배당의 의자를 그런식으로 부수는건 망치가 있지않는한 불가능했고. 어째서 당신같은 독실한 신자에게 불만을 돌려 해코지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악질이군. 신앙하나만 믿고 그걸 모두 감당했던건가."

어느새 존대도없이,약간의 감정실린 말이 튀어나왔다. 처음마주보는 이인데도 어째서인지 안타깝게 여겨졌다.
이제는 사람이라는 존재에게 이야기는 할수있어도 지나갈 수없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 멀리하고있었는데.
어쩌면 그녀의 서글픈 얼굴과 목소리가 감정을 동요했는지도 모른다.

42 이름 없음◆dDgSBTK5tE (0400006E+5)

2019-01-14 (모두 수고..) 19:58:30

갱신

43 이름 없음◆dDgSBTK5tE (5051934E+5)

2019-01-15 (FIRE!) 11:28:43

갱신

44 이름 없음◆dDgSBTK5tE (5051934E+5)

2019-01-15 (FIRE!) 18:50:14

갱신

45 이름 없음◆dDgSBTK5tE (5051934E+5)

2019-01-15 (FIRE!) 20:49:31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2일연속이나 이런식이면 조금 곤란하긴하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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