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바로 오늘이다. 그.. 거창하게 말하자면 혁명의 첫번째 날. 5일이라는 시간이 길면서도 짧은 것같이 애매하기는 했으나, 아무튼 그 날이 오고나니 긴장 정도는 해두어야 겠지. 평소엔 들고 다니지도 않던 칼 자루를 허리에 차고는 바위에 앉아 명운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런지. 어디로 가야할지. 그런 고민을 하던 찰나에 당신을 발견했다.
" 호오. 그쪽도 명운을 기다리는 중이여? "
저번 객잔에서는.. 재미있는 일을 겪었었지. 이대로 모른 척 하기에는 애매하여 말을 걸어본다. 거사날이니 어떤 무구를 챙겨왔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많이 겪어보지는 않았어도 싸움에 아예 관심 없는건 아니니.
" 그 갑옷.. 신기하게 생겼구먼. "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발견한 것은 뭔가 신기하게 생긴 갑옷이었고, 처음보는 것에 호기심이 든 것인지 몰라도. 나름대로 눈을 크게 뜨고는 갑옷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묶은 객잔에서 짐을 전부 챙겨들고 나온 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날이었지만 나름 정이 든 곳인데 이렇데 떠나야한다니 조금 아쉬운 노릇이다. 앞으로 갈 곳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게 거리를 나오자 예전에 같이 술판을 벌였던 유수가 보인다. 그 날 위장에 구멍....아니, 구멍 같이 귀여운 것이 아닌 위장에 폭탄이 터질 정도로 마셔대었던 예인. 오늘은 왠일로 칼까지 허리에 차고 있다. 과연, 저 사람도 나름대로 무력을 갖춘 이일까.
기다리고 있다기 보다는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위장은 괜찮으십니까?"
저는 사실 그 날 죽는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월은 유수가 가리키는 갑옷을 보고 말을 이어갔다.
"...사실은 적당히 얼버무리려고 했는데, 계속해서 숨겨두어봤자 별로 의미 없을 것 같으니 밝혀두겠습니다. 장로들이 알면 불벼락을 뿜겠지만..."
갑옷의 비밀을 오족 외의 사람에게 이야기할 경우, 그자는 혈족을 포함해 추방당하는 것이 오족의 관습. 그렇게 수백년간 숨겨온 전통인 것이다. 그러나 자신은 그 고립을 깨고자 고향을 벗어난 것이 아닌가. 앞으로 함께 싸울 동료. 언제까지고 숨겨둘 수도 없으니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제일일 것이다. 별 것 아닌 일이었지만, 월의 내면에서는 꽤나 크나큰 결심이었다. 월은 두 손을 겹쳐 실례한다 표현한 뒤로 유수의 품에 묶인 칼을 꺼내 손에 들어본다. 음 꽤나 좋은 검인데.
"백문이 불여일견...은 중원의 속담이었지요? 설명하는 것에는 익숙치 않으니 이걸로 대신하겠습니다."
라며 할복하는 것 마냥 검을 두 손으로 잡아 자신의 배에 찌르는 월. 그 속도를 보아 무언가 속임수가 있거나 적당히 휘두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직후 울려퍼지는 지잉-하는 기묘한 충격음. 월은 조용히 다시 검을 돌려주고 소매를 접어 팔에 쓴 갑옷을 제대로 보여준다. 마치 밤하늘 처럼 새까마면서도, 투명한 수면처럼 주변의 풍경을 비치는 기묘한 빛깔.
"오족칠갑. 오족의 비전 중 하나입니다. 보다시피 온갖 쇠붙이를 튕겨내면서도 천만큼이나 가벼운 영물이죠."
딱히 정보를 캐내기 위해 말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알아두어서 나쁠 것은 없으니, 일단 당신이 설명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왠지 중요한 비밀인것도 같은데 괜찮을까? 하면서. 일단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가려 하자 팔을 들어 쉽게 꺼낼수 있게 했다. 무슨 일을 하려는거지.
" 어이구야. "
그 다음의 행동이 잘 예상되지 않았던건지 고개를 갸웃거리다, 당신이 별 망설임없이 갑옷에 칼을 꽃아넣자 놀란 모습으로 당신을 살펴본다. 꽤나 오묘한 느낌의 충격음과 함께, 전혀 타격이 없어보이자 일단 다시 건네준 검을 받아들기는 했으나. 갑옷이 발하는 색이 또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서는 연신 끄덕끄덕하며 반짝대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 대단허네잉. 정말 영물이라고 할 만한 물건이여. "
아무리 갑옷이라도 칼을 충격 하나없이 막아낸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적어도 살짝 망가진다거나 하던데, 이건 그렇지도 않으니..
"가치를 알만한 암매장에 내다 팔면 꽤 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제조법을 알아내면 평생 굶어 죽을 일은 없을테고....일단은 비전은 비전이니까요."
월은 그렇게 말아며 어깨를 으쓱했다. 말하고 나니 오히려 후련하기까지 한걸. 앗, 그런데 잘 보니 아까 전에 쇼 한 것 탓에 검 앞에 조금 이가 빠졌다. ....눈치 챘으려나? 눈치 못 챘나? 여하튼 월은 뭔가 조금 캥기는 표정으로 검을 돌려주고는 말을 이었다. 수리비 내라고 하면 어쩌지. 사실 고향에서 돈 들고 왔는데 그거 아껴써야 하는데!
"뭐, 이런 물건이라도 가지고 있었기에 명운님이 눈길이라도 준 것이겠지요. 그럼 이제 제 쪽이 질문. 유수님께서도 그냥 예인은 아니시지요? 무언가 가진 재주라던가가 있어 여기에 오신것이 아닙니까?"
물론 정당한 방법으로 가지려 하지는 않겠지.. 당연히 그런 나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래야겠으나. 턱을 괴면서 그렇게 말한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어라, 그러고보니 칼날에 이가 나간 것 같은데. 받아든 검을 무심코 바라보고 난 뒤에 바로 느낌이 왔다고나 할까. 어차피 전투 중에는 진짜 급할때가 아니면 사용할 일은 없지만서도. 눈을 살짝 굴려대다가, 그렇게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가만히 칼집에 집어넣었다.
" 잔재주는 있제. 바람을 불러온다거나 하는거.. 솔직히 많이 써보지는 않아서리. "
무엇보다도, 말을 해야 발동된다는건 좋기도 하지만 안 좋은 점도 있다. 말하는 자신이 오글거려 참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분명 쓸만한 능력인데도 말이지..
"네? 바람을 불러요? 그건 어떤 주술입니까? 혹시 신선들이나 쓴다는 선술이나 뭐 그런 종류입니까?"
월은 눈을 깜빡여대며 유수를 재촉해댔다. 다 큰 어른이 이러는건 좀 아니지만, 여하튼 궁금한건 궁금한건데 어떻게 하나. 그러나 칼도 살짝 망가뜨려놓고 계속 칭얼대는게 미안하긴 하다. 이쯤 해두자. 칼 수리야 나중에 돈이 생기면 술이나 거하게 사두고 고쳐주도록 하자. 라고 빛을 갚지 않는 빛쟁이들이 하는 생각을 하는 월이었다.
"뭐, 말해주시기 곤란하다면 나중에 직접 보게 될테니 그때로 미뤄두죠. 그나저나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실력울 겨룰 강적들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유수님은 어떻습니까? 만약 안전한 길이 있다면 거길 고르실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