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가게 주인이 물어옵니다. 리넨 원단은 물에 약한 대신 불에 강한 저항성을 가진 원단으로 잘 찢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물에 닿은 상태에서 힘을 주면 쉽게 찢어지는 원단이죠.
>>246 - 정답
문에서 빛이 스며들기 시작하고 티르는 천천히 문 안으로 빨려들어갑니다. 문 안으로 들어선 티르의 눈에는 대장간 안의 모습이 보입니다. 철을 깎아내며 물건을 만들고 있는 노인과, 그런 노인이 무언가 작업을 끝내기까지 기다리고 있는 아론이 보이는군요. 노인의 손가락이 한 번 닿자 광석은 자신의 옷을 한 껍질씩 벗어내며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티르는 살짝 고개를 돌려 문에 쓰인 글씨를 확인합니다.
>>247 "처음 오는 자라면 응당 자신의 소개부터 하는 것이 옳을 터인데! 그레이엄의 가주는 그대를 그렇게 가르쳤는가!"
커다란 산이라도 울릴 법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알렌의 귀를 시끄럽게 울립니다. 작은 도깨비불이 문을 열어주고 알렌은 한 걸음 크게 문 앞으로 들어섭니다. 방 안을 가득 채운 물안개, 그 안개 멀리로 흐릿하게 보이는 거대한 몸체.
"반갑네 친구! 내 이름은 아룬. 바위도깨비와 산도깨비, 하늘도깨비를 아우르는 도깨비들의 지배자라네!"
껄껄 웃는 소리에도 알렌의 다리는 힘이 쉽게 빠질 것만 같습니다. 이 물안개는 그를 신비롭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 안개의 진짜 효과는 그를 만나는 자가 버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입니다. 숨을 마시면 마실 수록 다리에 힘은 돌아옵니다. 흐릿하게 보이는 아룬의 형체가 슬쩍 움직이고 무언가 알렌을 바라보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 나를 찾았다면 무슨 이유가 있을 터. 무슨 일인가?"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면 아주 재미가 없을걸세. 씨름 한 번으로는 안 봐줄 거야? 허허! 농담일세!"
큰도깨비는 그렇게 웃으며 양반다리로 앉습니다.
>>251 방랑, 그저 끝이 보이지 않는 방랑. 허리춤에 찬 검은 어쩐지 무겁습니다. 하늘에 반짝이고 있는 태양이 나를 비추는 것이 어쩐지 뜨겁게마저 느껴집니다. 아마도 황제 폐하께서는 이런 느낌을 묵묵히 견디시며 우리를 비추고 계신 것이겠죠. 에르델란은 루이시르 주의 한 도시에 묵고 있었습니다. 물론 노잣돈으로 가지고 나온 돈이 다 떨어져 갓 여관 밖으로 나오긴 했지만요. 소식을 듣고 있으니 아버지는 전쟁 때문에 바쁘신 것 같습니다. 역시 귀족파 놈들은, 황제 폐하의 일을 하시는 아버님을 바쁘게 만드는 군요.
도시는 어쩐지 조용합니다.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도시에 듬성듬성 기사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꼭 경계를 서는 것 처럼, 불안한 모습입니다.
"바위도깨비와 산도깨비 하늘도깨비를 아우르는 도깨비들의 지배자 큰도깨비 아룬이시여." "이 너울울음주를 지배하시는 당신의 위용에 감탄하고 전율하여 인사를 늦게하는 점을 먼저 사죄드리겠습니다."
"저는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가문을 등진 그레이엄가의 차남 알렌 그레이엄 입니다. 이제 막 방랑을 끝내고 저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처음으로 정확한 목적지를 잡고 여행하는 방랑자 입니다." "그러나 돌아가기 전 잠시 들른 너울울음 주에 저희 가문을 포함하여 군부파에서 널리 그 위엄과 공을 떨치는 아룬님을 한번 뵙고자 찾아왔습니다."
저는 조용히 고개숙여 예를 취합니다. 지금은 종교인이 아니라 그레이엄 가문의 후계자로 찾아왔으니. 이 정도의 예를 보이는게 기본 입니다.
"하지만 큰도깨비 아룬님. 아룬님께서 하신 말 들은 모두 옳은 말이나. . 딱 한가지 틀린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 오는 자라면 응당 자신의 소개..'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가문으로 돌아가고 가문의 후계자인 저에겐 아이러니하게도 틀린 말입니다." "저는 다음번 아룬님을 만나뵈도 저 자신을 소개할 것 입니다." "그 다음에는 그레이엄 가문의 가주라고. 그 다음에는 유즈네 여신님을 섬기는 신자라고."
이렇게 하는 이유? 흠 그건
"그래야만 알렌 그레이엄 이라는 애송이를 아룬님의 기억 일부분에 각인 시킬 수 있다면." "또한 아룬님에게 보인 방금의 무례를 용서받을 수 있다면 저는 응당 그러겠습니다."
>>257 루이즈는 귀여운 동생을 만나기 위해 한달음에 도서관에 도착합니다. 거대한 책을 끼고 데굴데굴 눈을 굴리며 열심히 무언가를 쓰고 있는 루이의 모습은 꽤 귀엽게 생겼습니다. 연한 갈색의 머리카락, 아직 소년 티가 가득한 앳된 얼굴의 동생은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들고, 그것이 자신의 누나임을 알자 베시시 웃습니다.
"누나 왔어요?"
루이즈와 루이의 나이는 조금 차이가 나고, 루이는 교육을 좀 받기 시작하자 루이즈에게 존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모습이 꽤 귀여워서 가문의 시중인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옆에 과자 한둘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누군가 다녀간 것 같군요.
>>262 티르의 그런 모습에 아론은 당황한 듯 고개를 살짝 빼냅니다. 캉! 노인은 바닥에 자신이 만지작거리던 광물을 던져버리고는 문을 가르키며 소리칩니다.
"내 작업장에서 꺼져! 이 예의도 없는 어린 새끼들아!"
아론은 당황한 듯 고개를 숙입니다.
"죄송합니다. 이 친구가 아직 모르는 것이 많아서...." "닥쳐! 너희 때문에 광물의 소리를 잘못 들었어! 이제 저 녀석은 쓰레기가 되었단 말이다! 길바닥에서 동전 하나에나 팔려나갈 쓰레기가!"
그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티르를 바라봅니다.
"너! 네놈은 그렇게 불에 데여본 녀석이 불을 마주한 사람에게서 하는 예의조차 모르는 게냐!"
>>267 아룬은 그런 알렌의 말을 듣고는 껄껄 웃습니다. 수으으읍. 그가 숨을 들어마시기 시작하자 알렌을 버티게 만들어주던 안개들이 모두 걷어집니다. 마치 거대한 산 앞을 마주한 개미가 이런 느낌일까요. 그는 자신의 팔을 들어 무릎을 탁 칩니다.
"그렇군! 하하. 간만에 재미는 친구로군." "하지만 자네는 아직 너무 부족한 것 같군. 이보게 친구. 말은 번드르르하게 하되,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말만을 하는 것일세."
알렌은 두 다리의 힘이 풀려 넘어집니다. 눈길 하나, 손짓 하나마저 공기를 흔드는 듯한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이 꼭 괴물이라도 마주하는 기분입니다. 처음 전쟁을 마주한 날, 수없이 죽어가던 병사들을 보고 느낀 감각.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공포. 미르카스 백작은 어떻게 이런 인물과 싸워 이긴 걸까요.
"그래. 진짜 나는 어떤가?"
수염이 더부룩한 모습과 산발의 머리카락. 그냥 본다면 마치 평민 중에서도 천한 일을 하는 일부로 보일 법 하지만. 두꺼운 팔과 그의 등 뒤에 달린 도깨비 방망이는 그가 절대로 약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아까 보였던 물안개와 같은 권능으로도. 얼추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군부파를 책임지는 무력의 아룬이 이정도라면 과연 다른 세력의 최강들은 얼마나 강한 걸까요. 감도 잡히지 않습니다.
"그 위엄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흘러나오는 기백이..정말 무서워서 그대로 도망치고 싶습니다."
그 전쟁의 기억. 수 없이 죽어나가던 병사들을 보며 저는 겁에 질렸지만 빈센트 그레이엄은 무표정하게 내려다 봤습니다. 아버지는 전장의 상황을 훑고 계셨습니다. 저는 끊임없이 공부했지만 무엇도 하지 못했습니다. 전략가라는 것은 그 수많은 생명을 짊어지는 존재. 정말로 제가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도망 칠 수 없습니다. 이대로 도망치면 저는 제 형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아버지의 기대를 영지의 기대를 짊어 질 수 없습니다."
이제 물러설 곳이 없으니까요. 알테이르에게 계속 밀린다면. 알렌 그레이엄은 없어질 것 같으니까요.
"파시온 주로 돌아가는데 이동수단을 빌려주십쇼 아룬님. 저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아직 존대가 서툰지 일부 틀린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또박또박 말하는 모습은 나이가 좀 들면 귀여울 것 같습니다. 루이는 루이즈가 쥐여준 과자를 받고 고개를 숙이며 '고맙습니다.'하고 말하고는 다시 책에 시선을 돌립니다. 저 많은 글자를 보는 것 만으로도 따분한데 루이는 대단한 것 같군요.
>>273 에반은 카엘의 눈물을 잡스...ㅂ..... 캉! 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
방랑이 주는 피로는 고되면서도 그 속에서 얻는 즐거움이야말로 방랑이 주는 참 맛이 아닐까, 때아닌 고찰이 누더기마냥 헤진 듯한 몸의 피로를 조금 씻어주는 기분이다. 아버님이 전쟁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으나 구태여 본가로 돌아가지 않는것은 나를 부르지 않았고 내가 도움이 필요한 정도라면 진즉에 날 불렀을 것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 그것보단 지금 나는 돈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여관에서 나선 거리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고, 아이들이 뛰놀고 있을 자리에는 기사들이 첨예한 눈빛으로 경계를 서고 있었다. 나는 본디 생각 흐르는대로 흐르는 바람. 궁금한 것은 참을 수 없지. 기사 하나를 붙잡고 의문을 풀어보자.
* "실례합니다, 지금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건지 묻고싶은데 혹여 알려 주실 수 있으신지요."
이가 갈립니다. 이런 거물 앞에서 결국 허세 뿐이였던 걸까요? 알렌 그레이엄? --------------------- 결국 그정도 인간이라는 걸. 그는 그것을 보고 비웃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아낀다. 결국 둘은 함께니까. 그것의 겁이 그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둘은.. -------------- "..."
천천히 주먹을 쥡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수없이 많겠죠. 그러니까 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고통을 감내해서라도. 정신을 차릴 겁니다. 허름한 모습을 버리고. 반드시 아버지에게 돌아갈겁니다.
>>294 알렌의 옷이 불타기 시작합니다. 알렌을 상징하던 거죽데기가 불에 타고, 알렌의 까마귀 가면은 부수어져 가루가 되었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것을 가졌다가 사라지는 것이 많으니. 어쩐지 허무함마저 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은 고통을 느끼게 만들지 않습니다. 오직 자신의 사랑스런 자식들을 사랑하는 유즈네의 힘은 이렇게나 따스하지만. 지금만큼은 너무나도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
"자네가 멍청했어."
아룬은 크게 걸음걸이를 옮깁니다. 알렌이 겨우 제 몸을 바닥에 눕힌 순간, 알렌을 들어올려 의자에 앉게 하고는 자신도 그 의자에 앉습니다.
"자네가 만약 황제파였다면 나는 그것이 황제의 의견인지 물어봤을걸세." "자네가 만약 귀족파였다면 그것이 어떤 귀족의 입에서 나왔는지 물어봤을걸세." "자네가 제3세력이었다면 나는 그것이 어떤 자의 입에서 나왔는지 물었을 걸세." "자네가 만약 군부파였다면 그때는 아마 나는 그대에게 탈 것을 빌려줬겠지." "하지만 자네는 어떤가?"
알렌은 무소속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영혼입니다. 자유롭지만, 그렇기에 자신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는 수밖에 없는 자.
"그레이엄 가문은 군부파일세. 군부파 가문의 이름을 소속도 없는 자가 말한다면 나는 시험하는 방법밖에 없지." "그대는 말일세. 오만을 범한 걸세. 미르카스조차도 나와 만날 때는 절대로 혼자 오지 않아. 그는 독을 삼키고 오지. 내 물안개는 독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거든." "그렇게까지 하면서 나를 마주하고 대화한다네. 자네는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마시는 순간부터 피가 타오르는 극독을 마시고 나와 이야기할 수 있느냔 말일세."
그의 입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알렌은 그 물안개를 마시며 겨우 몸을 진정시킵니다.
"이보게 알테이르. 그러니까 알렌." "자네는 그레이엄이 아니야. 그냥 알렌일 뿐이지." "그런데 내 앞에서 어째서 그레이엄을 언급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