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나 이래뵈도 십대 초중반까진 공국이 아니라 제국령에 있었다. 발음도 공국보단 제국에 가까웠는데 뭘 근거로 사람을 공국민이라는건지 모르겠네. 내 공국패 뽀려봤냐, 보기나 했냐고. 물론 공국민이라는게 부끄럽다거나 숨기고 싶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재수탱이 남자말을 그대로 따라가는건 내가 할 짓이 아니다.
"뭘 보고 공국민이라는건지 모르겠네요. 설마 제가 공국과 가까운 주 출생이라고 지금 공국민이라는 겁니까? 몬스터 침공 얼마 안 남았다고 내가 사는곳까지 여파가 갈까봐 쫄려서 서러운데 주랑 주 맞닿는 곳은 지방색 섞이는거 몰라요? 그 근처 안 가보셨네."
내 거짓말은 잘 먹히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마침 웨이트리스가 찻잎을 가져오길래 일어선 남자를 두고 찻잎을 건네받는다.
방안은 유난히 조용했다. 두 사람은 마주앉아 말도 나누지 않았다. 옆에는 아무렇게나 던져진 옷가지가 가득했고 나신이나 다름 없게 옷을 걸친 황녀와 그의 후견인 미르카스 백작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둘은 체스를 두고 있었다. 다만 조금 특이하게도 황녀의 판에는 나이트의 수가 더 많았고 미르카스 백작의 판에는 폰이 두개 더 많았다. 황녀는 나이트 말을 잡아 엄지손가락 끝으로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하면 미르카스 백작이 게임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을까. 그 생각이 테시아 황녀의 머릿 속을 채웠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황녀님."
미르카스 백작의 한 마디에 테시아 활녀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을 옮겼다. 꼭 나이트를 놓으려는 듯 말을 들고 있었으면서도 정작 그녀가 움직인 말은 룩이었다. 그런 황녀의 행동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미르카스는 자신의 폰을 움직여 룩을 잡았다. 칫, 하고 테시아는 자신의 혀를 찼다.
"하나도 안 봐주네요. 자기?" "미르카스라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황녀님."
교태 가득한 목소리에도 미르카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황녀는 재미 없다는 듯 부채를 들어 흐르는 땀을 말렸다. 옷가지가 작은 바람에 팔랑거려 그 뽀얀 나신이 살짝, 살짝 들어남에도 미르카스는 신경조차 주지 않았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고 테시아는 생각했다. 오직 자신의 유혹을 이렇게까지 참을 수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둘밖에 없었으니까. 이미 죽은 송장하고 미르카스. 그래서 황녀는 더 조바심이 났다. 이 남자를 품고 침대에서 뒹굴고 싶었다. 그래서 항상 내기를 제안하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수만을 찾아내는 전략가였다. 자신 역시도 뛰어난 전략은 가득했지만 그는 이 수를 부수는 것을 좋아하곤 했다.
"우리 동생은 요즘 바쁜가 보더라고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미르카스는 폰을 한 걸음 진격시켰다. 그 폰을 나이트가 집어삼켰다.
"아마 로만 백작은 조급할 겁니다. 갈바탄과 그의 실력은 호각. 아마 그 중간을 부수기 위해서는 다른 수가 필요한데 말이죠." "어떤 수 말이에요?"
살짝 자신의 숨결을 내뱉은 테시아는 손가락으로 미르카스의 다리를 살짝 찔렀다. 미르카스는 조심히, 부드럽게 그 손가락을 치웠다.
"그들의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로만 백작의 기마대가 전멸하는 방법. 아니면 갈바탄의 용병 부대가 퇴각하는 방법. 아니면 로만 백작이나 갈바탄 백작이 사망하거나. 물론 이 경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영웅의 질은 갈바탄 백작 쪽이 상승세 아니던가?" "물론 영웅의 질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갈바탄 백작과 로만 백작에게는 한 가지가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흐응. 황녀가 살짝 표정을 구겼다.
"뭔데요 자기?" "미르카스입니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전하. 바로 전쟁을 끝낼 명분이지요."
미르카스는 말을 들어 왕 앞에 나이트를 가져갔다. 테시아는 비숍을 움직여 나이트를 잡았다. 그 행동에서 테시아는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꼭 이 남자는 이렇게 의미를 만들어주곤 한다니까.
"그러니까. 둘 다 왕을 잡을 구실이 없다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그러면 이들에게 왕을 잡을 명분을 어떻게 주어야 하나요?"
테시아가 고민하는 순간 하나의 폰이 판 끝에 도달했다. 여왕으로 바뀐 하나의 말에 의해 테시아 황녀의 왕은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하나의 나이트와 두 개의 폰, 그리고 하나의 퀸이 왕을 완전히 감아버린 상황, 테시아는 재미 없다는 듯 가운을 걸쳤다.
"알겠다고요. 나는 간섭 안해요. 그러니까 자기 맘대로 해요. 알겠죠?"
빙긋 웃으며 손키스를 날리는 황녀에게 미르카스는 고개를 숙였다. 그의 눈에는 아직 판에 남은 수많은 수가 보였다. 사실 이 판과 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그는 폰 하나를 들어 바라보았다. 꼭 이 폰이 지금의 군부파로 보였다.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끝낼 수 있는 단 하나의 말로 말이다.
1. 영지전 자체가 귀족파가 황제파 엿 먹이려는 거다. 2. 로만 백작이 제3황녀 후견인이니 분명 이건 제3황녀 엿먹으라고 하는 거다. 3. 그러니까 로만 백작은 지금 급하다. 어서 제3황녀를 도와야 하는데 잡혔다. 4. 쟤네를 다 조지든 우리가 다 조져지든 해야 이 전투가 끝날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답이 없다. 5. 둘 다 게임이 안 끝난다. 6. 그러니까 게임을 끝내려면 새로운 인물의 출현이나 다른 세력의 개입이 필요하다. 7. 그 과정 중 하나는 황녀님의 전쟁 탄원도 있다. 8. 그런데 그러시진 않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