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1. 현재 상황에서는 에반은 가문 계승자로 확실하지 않습니다. 2. 그것은 알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성 계승자의 존재 의의) 3. 이 상황에서는 아래의 경우를 따릅니다. 3-1. 자신이 가진 작위에 따라 서로간의 존대. 이 경우 알렌이 하대를 하게 됩니다. 3-2. 서로 편하게 존대 양쪽이 존대를 쓰시면 됩니다. 3-3. 에반이 네 가지가 없는 경우 에반이 반말을 쓰면 됩니다.
아까전에 열어둔 창문을 통해 남서풍이 4.5~4.7(m/s) 정도로 시원하게 불어왔다. 그에 따라 내 머리카락 역시 바람에게서 힘을 전달받아, 마치 주변에 확인되지 않는 미지의 존재가 있는 것 마냥 휘날렸다. 아까전에는 한 점 불지 않더니. 아무튼 지금 불고 있는 그 산들바람 덕분에 도서관을 메우고 있던 미약한 열 에너지가 천천히 식어가기 시작했다. 아직까진 아무도 없었기에, 내가 이따금씩 내는 발걸음을 제외하면 공기의 떨림이라곤 1도 느껴지지 않아 진공 상태라고 착각해 버릴 듯 한 조용한 도서관의 내부에서 먼지가 쌓일락 말락하는 책장에 꽂혀있던 <프랙탈 이론> 이라는 제목을 가진 따분하고도 흥미로운 책을 꺼냈다. 이미 몇번이고 읽다 못해 달달 외워버린 책이었지만 항상 복습이란 것은 중요했다. 왜냐하면 우리의 뇌는 상상 이상으로 단순해서 한꺼번에 많은 문장을 읽게 되면 그것들의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 최근의 기억들을 지워버리기 때문이었다. 혹여라도 내가 이 이론에 대한 것들 중에서 빠트린 정보가 없으리라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책을 파라락 넘기자 종이 속에 숨어있던 분자들이 농도가 높은 곳에서 농도가 낮은 곳으로 확산하여 내 후각에 닿아 종이 향기를 뇌로 전달했다. 이미 이 책을 모두 각인한 나의 기억 체계는 아무렇게나 넘겨 읽은 페이지의 첫 문장만을 보고 이 단락에 대한 모든 정보들을 좌르륵 나열하기 시작했다.
"뭐 맛있죠. ...갑자기 생각나네요. 할머니가 밀크티를 끓여주실 때, 따뜻한 이불을 두르고 있으면 그 손 끝으로 그 따뜻한 온기가, 이불이 닿아오는 감촉이, 그렇게 느껴지며 새로운 향...... 그러니까, 쌉쌀하고 또 달콤 고소한... 그리고 조금은 기이한 향이 느껴졌어요. 그 향이 따뜻한 밀크티의 향과 섞이면 마치 쌉쌀한 계피와 달짝지근한 바닐라 향을 흘려넣은 것 같은 그런 달콤함이 느껴졌죠. 정말로, 정말로 행복한 기억이었는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에헤헤, 하고 작게 웃었습니다.
"그보다 우유라. ......저랑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아저씨는. 아저씨는 그보다 형이 있었나봐요? 음...... 뭔가, 부러워요. 가족이라던가, 언니 오빠 동생 그런 거 있어본 적이 없거든요."
동생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의 품에서 죽었다. 그리고 그 혼이 내 그림자에 내가 비친 수많은 맑고 깨끗한 반사면에 묶여있다. 아아, 이 어찌나 잔인한 일인가요.
당신은 꼬맹이의 추억을 들으면서 한숨을 내쉽니다. 그런 추억 이야기를 끄집어 봤자 이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 입니다.
" . . . 형은 저보다 훨 씬 유능한 사람입니다. 최근에는 결혼이라도 한 모양이더군요. ... 결혼식에 아버지도 저도 초청하지 않았지만." "이미 남입니다. 가장미세한 가족끼리의 정 마저도 남아있지 않죠." "무엇이 형을 그렇게 만들걸까요. ... 저도 아버지를 두고 수행을 떠나왔으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간혹 형을 생각하면 아무리 신학을 공부하는 저라도 화가 납니다"
당신은 차를 휘휘 저으며 천천히 음미합니다. 아아 분노. 좋은 감정입니다.
"제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본들.. 유즈네 여신님의 충실한 종. 알테이르.. 라는 것 말고는 말해드릴게 없군요"
"아저씨. ......사실 가족애같은 건 굳이 없어도 돼요. 가족이라고 해서 굳이 다 사랑해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나만 해도, 내 가족들의 존재 자체는 사랑하고 누군가를 위한 일면을 보면 사랑받을만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이면은 무서워하고 싫어해요. 소위 말하는 애증이라는 거죠."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가볍게 웃는다.
"그렇지만 아저씨, 아저씨는 나와 다르잖아요. 아저씨는 되돌릴 수 있어요. 그러니까 화 내지 말아요. 화 내도 달라지눈 거 없어요.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 분명 더욱 슬픈 일이겠지만, 화를 내고 분노하고 증오하고, 그런 불안한 감정을 가진다고 해서 이미 찢어진 관계라는 게... 돌아오는 건 아니잖아요. 자, 아저씨. 찢어진 관계를 다시 꿰매고 더 이상 찢어지지 않게 더욱 더 단단하게 할 수 있을 만큼 덧대면 돼요. 내가 그럴 이유를 만들어줄테니 먼저 다가가봐요. 난 이유를 만들어주겠지만 그 관계를 돌려놓는 것은 아저씨에요. 그렇게 싸워서 아저씨에게 득 되는 거 없을 거 아니에요? ......근데, 역시 너무 오지랖일까. 하지만 오지랖이라고 생각되면 그냥 무시해도 좋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알렌에게 조금 더 다가가, 그의 손을 꾹 잡습니다. 그러곤 웃으며,
"자, 아저씨. 아저씨의 형이 아저씨에게 무슨 잘못을 했던가요? 아저씨는 아저씨의 형에게 무슨 잘못을 했던가요? 그리고 과거에 아저씨는 아저씨의 형과 얼마나 즐겁게 지냈었죠? 당신은, 당신의 형에게서 가족애라는 걸 느낄 일이 아예 없던가요? 떠올려봐요. 스스로의, 상대의 잘못을. 그리고 그 이전에 있던 행복했던 기억들을. ......아무도 나쁘지 않아요. 아무도 잘못이 없어요. 모두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죠. 먼저 다가가서 사과하고 또한 왜 그랬는지 이유를 묻는다면, 그리고 그에 대답하고 마음을 연다면 아무도 슬퍼하지 않을걸요."
그리 말하곤 충실한 종이라는 말에 눈를 깜빡깜빡.
"음... 그래요? 그렇구나. 응, 아저씨는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는군요. ......그 생각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면, 옳은 길을 추구한다면 가족에게 돌아가는 게 좋을거에요, 아저씨는. 난 유즈네 여신님도 아니고 그와 관련이 있는 사람도 아니지만 그것 하나만은 확실해요."
당신은 당신의 손을 잡아준 소녀의 손을 천천히 밀어 냅니다. 당신은 동정받을 자격이 없는 자 입니다. 아버지를 혼자 두고 가문에서 뛰쳐나온 탕자 니까요. 네? 신앙 때문이였다구요? 홀로 저택을 지켜야하는 아버지를 두고 자신을 섬기는 신자를 그녀는 과연 자랑스러워 할까요!?
한 가지 확실히 해두죠. 당신이 너울울음에 간다고 하여도. 시간에 맞춰 도착할지는 모르겠네요! 아버지의 목소리를 못들은지 얼마나 지났죠? 형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신은요? 당신은 어떤가요! 알렌 그레이엄. 이기적인 흐린하늘
"가족이라는 것에 많이 알고있는 모양이군요 소녀는." "하지만 저는 당신에게 가르침을 청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의 가면 아래 눈이 한 순간 싸늘하게 빛납니다. 아쿠아마린 색의 눈동자에 안광이 스쳐지나간 순간. 아아 그 눈은 마치 과거의 당신 같네요. 지금 처럼 바보같은 눈 웃음만 보여주는게 아닌 천천히 상대방의 약점을 노리는 금수와 같은 눈동자. 마음에 들어요.
"...그래도 난 제대로 가족애라는 걸 느껴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대라도 행복하길 바랐다고 한다면 믿어주실래요?"
멘탈에 생채기 하나 안 입은 듯이 웃고 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가 봐도 기묘할 정도의 파장을 띠며 삐죽삐죽 제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제 입에서 흘러나오는 그 떨리는 목소리가 듣기 싫어.
"그리고...... 아아, 아니에요. 역시. 역시 전부 제가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그리고 제 길디 긴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제발, 이건 진짜 앞으로 다시 못 볼 사이가 되고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된다고 해도 괜찮으니까 하는 부탁이에요. ...스스로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해주세요."
그녀는 그러고선 생글생글 웃습니다.
"딱히 가르치려고 한 얘기도 아니었지만 제 말을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게 들리네요.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