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칠흑같던 어둠에 파묻혀있던 눈을 뜨자 그녀를 반기는 것은 그리도 바라지 않은 오늘이었다. 세상의 색이 뒤섞여 초점이 나가버린 눈동자를 굴려내니 잿빛으로 가득 찬 창문이 그녀의 시야를 파고들었다. 비가 오나, 별 시덥지 않은 생각을 품으며 새하얀 매트리스 위에서 잔뜩 웅크려진 몸을 꿈틀이던 그녀가 느릿히 제 몸을 일으켰다. 흐릿한 시야는 초점이 잡혀 선명해졌고, 빗방울들이 둔탁하게 부서지는 소리들도 뒤이어 들려왔다. 분명 아까는 듣지 못했던 소리건만.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것일지 그녀는 제 눈가를 몇 번 문지르고는 그 생각을 지워낸 뒤 잠결에 발로 차버린 두툼한 이불을 주섬주섬 제게로 끌어왔다. 침대 아래로 반이 넘게 흘러내린 이불이 끌려와 매트리스와 마찰하는 소리가 빗방울들의 목소리를 밀어내고 방안을 가득 채워냈다. 분명 눈을 감기 전 소중히 끌어 안았던 이불이건만. 침대 밑으로 흘러내린 이불을 내려다보며 그녀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포근하진 않았지만, 그녀는 그 두툼한 이불이 제 몸을 짓누르는 감각을 좋아했다. 그래서 늘 잠자리에 들 때에는 그 이불을 고집했던 걸지도 모른다. 늘 잠에 빠져들면 이불을 차버리기 일쑤였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대충 이불을 정리해 개어낸 그녀가 느릿히 침대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오늘도, 지독한 하루. 그녀가 느릿히 눈동자를 굴리며 아랫입술을 잘근 씹어내고 만다.
*
오지 않길 바라던 내일이 성큼 다가온 기분은 마치 죽음을 눈 앞에 둔 것과도 같았다고, 그녀는 이따금 말하곤 했다. 누군가는 물었다. 내일이 온다는 건 당신이 내일을 살아간다는 뜻인데, 왜 죽음이라 부르냐고.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아주 가벼이 대꾸했다. 원하지 않는 내일을 사는 건 사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 것이라고. 그녀와 누군가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 어떠한 말도 내뱉지 않았다.
손가락을 전주 접었건만 여덟 개가 모자랐다. 어쩔 수 없지. 그녀는 주먹을 쥔 손을 풀어내고 제 등 뒤로 손들을 숨겨냈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자 커다란 저택의 화려한 내부가 한 눈에 들어왔다. 그럼에도, 이 화려한 저택은 일말의 온기도 감돌지 않아서 그녀의 머릿속에 과연 이곳에 사람이 살 수는 있을까란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웃기는 생각이었다. 이미 그 저택에서 숨을 쉬고 있는 건 자신이 아니던가. 아무렴 상관은 없었다. 굳게 닫힌 문을 물그럼 바라보던 그녀가 별안간 제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어냈다. 그러고는 나직히 제 입술만을 달싹이는거다. 그녀가 심연을 옮겨낸 제 눈동자를 굳게 닫힌 철제문 앞으로 굴리며, 천천히 제 입술을 떼어낸다.
앗 그림이 아니라 독백이었군여 앗시 띄어냐리자 짜쌀 이끼마쓰!!!!!!!!!!!(와장창 헐 빨간글씨 뻘하지만 완전 너무 공감가고 그래여 원하지 않는 내일을 사는건 죽어가는 것 ㅇㅈ함다;;;;;;;솔직히 인간은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아니에여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는거임;;(아무말
>>748 ;;;;;;;;;이래뵈도 혐관왕이었던 츸사랑 최초로 짱친먹은게 도윤이에여 가람이랑도 무난하게 가능할거 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후후후후후후후 원래는 자캐코패스지만 도윤이만큼은 지켜주고 싶었슴다..☆
빠져나가지 못했다. 그래, 제법 당혹스럽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제가 알던 당신은 이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었는데. 항상 지나치게 배려심이 많았던-
-제가 모르길 바라십니까?
당신의 목소리에 섞인 분노가 제인의 주의를 강하게 잡아끌었다. 멈칫. 손에 들어가던 힘이 저도 모르는 새에 술술 빠져나갔다. 겨우겨우 고개만 빼들어 당신의 얼굴이 위치하는 곳을 향해 시선을 두었다. 허나, 곧 제 어깨를 감싸안은 손에서 힘이 풀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린 당신을 향해 그 시선은 따라서 떨어져버렸지. 한 손을 귀에 가져다 댄 그 모습을 머릿속에 남기면서, 제인은 심호흡을 하며 제 손을 쥐는 당신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 ...네가, 뭐가 미안할까. "
미안한 건 나일텐데. 이리 대 보고 저리 대 봐도 미안해해야 할 것은 나인데. 아, 나는 오늘도 이리 어리석고 못났구나.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알량한 자존심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다른 것이 문제일까.
어쨌든,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그 미안하다는 말이 당신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었다. 이내 제인은 주저앉은 당신의 목을 가만히 끌어안고, 그저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아니, 하지만. 그렇잖아요. 내가 하고 다닌 짓은 생각 안 해봤어? 난,뭔 짓을 해도,못 고치는, 구제불능에, 쓰레기잖아..."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말한다. 그러다가 들린 귀한 사람이란 말. 귀한 사람이라니? 그건 월희 쪽이... 작은 목소리로 그리 중얼거리다가 합, 하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아직도 살짝 울먹울먹거리고 있다.
"그보다 손목은 왜 갑자기 잡아채시는 거에요? ......잡히면, 좀 아픈데."
그녀의 손목은 누가 봐도 말랐다, 싶은 수준으로 가늘었다. 붕대가 감겨있는 감촉이 느껴졌고, 너덜너덜한 소원팔찌가 손목에 걸려 있었다. 붕대는 조금 헐렁하게 감겨서 풀린 곳도 있었고 풀려서 드러난 곳에는 날카로운 뭔가로 베어낸듯한 상처가 있었다. 아마도 잡히면 아프다, 라고 한 이유도 그 상처들 때문이겠지. 그녀는 정말로 조금 아픈 듯 눈가를 찡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잘못한 건 나잖아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안 울을테니까, 응? 내가 잘못했어요. ......그러니까 그러지 말아요. 알았죠?"
손바닥에 손톱으로 찍힌 자국은 심하게 남았지만, 그래도 피가 흐르지 않는 반대쪽 손을 들어 가람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다. 어쩐지 태도가 누나, 언니, 뭐 그런 느낌이다. 동생이라도 있던 걸까?
"...나도 앞으론 안 할게요. 그러니까 진가람 너도 그러지 마요. ...알았죠? 나한테 미안해할 이유가 뭐 있어요. 넌 피해자잖아."
가만가만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그치곤 생글 웃는다. 아직도 어두운 기색은 있지만 그래도 어쩐지 부들부들 따뜻한 미소이다. 이렇게 웃을 수도 있는 것이, 평상시에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왜냐고 묻는다면, 그건. 가면이 깨졌으니까. 진짜 본모습이 깨져버린 가면 틈으로 스르륵 새어나와 다른 태도를 보이며 당신에게 웃어보인다. 이게, 그녀의 진짜 미소이다.
>>782 괜히 월하랑 성인버전 섹시킹 원탑인게 아님다;;;;네넹 무려 샤타관리인 공식 인정이니까 기뻐해주세여 헿
>>78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 성격상 아즈카반 최하층 죄수들이랑도 같이 짝짜꿍하면서 잘 놀듯;;;;;;친목킹이에여 ''* 헐 욕데레인가여 좀 쩌는데 ㄷㄷㄷㄷㄷㄷㄷㄷㄷ 가능함다 커버범위 완전 짱넒음 ㅇㅇ!!저희 마음이 좀 통한거같네여 하파가져 ㄱㄱㄱ;;(ㅎㅍㅉ☆
기만하고기만하고소중한것을놓지못하고끌어안지도못하고누구보다소중한인연을어찌할바를몰라서기어코누르고누르고누르고몰라버린감정에서분노를터트려버린불쌍하고불쌍한 거짓말쟁이 아가야. 소년은 입안의 연한 살에서 다시금 치솟아오르는 비릿한 피맛이 고막을 흔들고 뇌리를 뒤흔드는 환청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바닥을 내려다보며 소년은 심호흡을 했다. 내쉬는 숨에 비릿한 혈향이 감도는 느낌이였다. 또다시 잃어버릴 뻔했지? 또 다시 떠나보낼 뻔했기에 분노하느냐. 아가야. 소년은 느른하게 심호흡을 하며 느릿하게 제 눈을 깜빡였다. 시끄러워.
"약하지 않으시다는 것은 익히 알고있습니다. 험하게, 강압적으로 대한 점은 사과드립니다. 선배님."
소년은 제 목을 끌어안은 제인의 목소리에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여느때와 다름없이 정중하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미안한건 난데. 제인의 말에 소년은 가만히 여리고 작아서 제 품에 온전히 들어오는 제인을 마주 끌어안았다.
"제 욕심이 컸습니다. 선배님."
조금 더 정중하고 조금 더 차분하게 대해야했는데.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다가 윙하고 다시금 들이닥치는 환청을 없애기 위해 귀를 한손으로 막았다. 바닥에 주저앉아, 한팔로 제인을 끌어안고 한손으로는 귀를 막는 소년의 모습은 우습게 보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