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AT필드, 분쟁은 허가하지 않습니다. 1. 아이렌 대륙은 자유도를 추구합니다. 즉, 메인스토리가 없습니다. 2.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3. 그렇지만 PK는 허용불가! 4. 참고로 전투는 계산식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어빌리티>를 이용하여 <능동적인>전투를 벌여야 합니다. 5. 강해지고 싶으시다면 자주 오십시오! 개별적으로도 진행이 가능합니다. 6. 노멀 엔딩의 조건은 <누구든> 마왕을 죽이는 것. 7. 엔딩 이후에도 모험을 원하신다면 계속 하실 수 있습니다.
아직은 초입이지만 어떨지 모르는 세계다. 되도록 많은 기술을 익혀놓으면 그만큼 도움이 되겠지. 물론 지금의 지위로는 어떻게 되기도 전에 높은 녀석들의 눈밖에 날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되도록이면 어빌리티는 숨어서 사용해야겠지.
"복잡할수록 많은 수의 인간들이 편하게 쓸 수 있다는 거지. 기술자가 고생한다면 그 이후는 편하게 살 수 있어. 물론 기술에 대한 책임도 모두가 져야하겠지만."
복잡한 마음이 되는 것같았지만 별로 그럴 필요는 없었다. 멍청이들을 위해 기술을 알려주었고 그걸 좋다면서 쓰다가 제어못할 수준까지 간건 그녀석들. 내가 아니었다. 그리고는 제자들까지 처형하는 정신나간 녀석들. 기술은 합당한 자의 손에 들어가야만 한다.
"나의 세계인가. 이곳과 비슷하다면 비슷하겠군. 인간밖에 없고, 마법도 없지만 말이야. 연금술만은 내가 끌어올려놔서 널리 쓰였었지. 얼간이들이 독인지도 꿀인지도 모르고 계속 써댈만큼 말이야."
가벼운 느낌으로 얘기한다. 뭐, 전부 사실이니까 별 상관은 없겠지.
"그리 생각하지 말게나. 이런 세상에선 혼자서 살아남는 녀석이 괴물인게야. 나도 원래 세계에선 항상 호위를 동반하고 다녔으니 말이지. 부끄러워 할 것 없네."
독병과 거짓말, 은닉. 도둑인가. 아니 전생에 암살자라도 한건가. 은닉과 사기, 독살까지. 훌륭한 암살자의 싹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자기입으로 이렇게 말하는 녀석치고는 제대로된 녀석을 본 적이 없다. 우선은 자신감이 먼저겠구만.
"아? 아아. 그렇다네. 하지만 독인가. 가지고 있으면 편하겠다만 역시 그런 건 나의 손으로 하고싶구만. 여왕이 준 것이 아니던가? 품질은 그렇다쳐도 꺼림칙 해서 난 못써. 자네가 쓰게나. 대장간에서 무기에 독을 바른다거나 아니면 나와 함께 인간의 왕이라도 독살해 보겠나? 뭐, 이건 농담이다만."
아마도 품질은 극상품일테지만 뭐가 되있을지 모르는 것이다. 그럴 거라면 숲에 들어가 직접 약초를 캐는 것이 훨씬 낫겟지. 약을 만드는 법을 다시 익히고 나면 그때부터다. 아니 그보다도 돈으로 사면 된다. 이정도는 아깝지않았다.
우리 세계에서는 연금술의 끝에는 정신나간 학파 취급만 받아서 끝났다는게 전부였는데 저 쪽의 세계는 연금술이 정말로 발전했다는 걸까. 제법 낭만스럽다. ... 물론 우리 쪽 세계에서 연금술이 맞이한 결말에 대해서는 다물고 있는게 좋겠지.
"글쎄? 그 녀석들이 괴물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나약한지는 모르겠어 알고싶지도 않고. 난 그렇게 유능한 천재도 아니였으니까"
피식 웃음이 나와버렸다. 나는 크로울리가 거절하는 내 약병을 다시 벨트에 메어두고 그녀가 말한 농담에 묘하게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상당히 침착했다. 본래라면 원래 세계에 대해서 미련이라도 가져야 하는데 그녀는 너무 침착하다. 학자의 비범함이라고 하는건가? 그보다 인간의 왕을 독살하는건 또 무슨 소리일까. 역시 그 때 오크전 때 호기롭게 전열에 나선건 단순한 패기가 아니였던걸까?
대화하면 할 수록 모르는게 많아지는 특이한 인간이라고 크로울리를 마음속으로 평하며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당신은 대단하네 자신감이 넘치니까.. 하아 복잡해. 난 들어가서 다시 잠이라도 자야겠어."
이론은 실패위에서 쌓여가는 것이니 말이다. 역시 나의 업적은 위대하다못해 후대까지 칭송받아 마땅하겠지만 선대들의 실패를 바탕으로 그곳을 피해 걸어온 것이니 순전히 나의 업적이라곤 역시 하지 못한다. 물론 이데아에 처음 접촉한것도 아르스 마그나를 완성시킨것도 타블렛의 해독까지도 나의 것이지만 말이다.
"나와는 정 반대로군.난 천재라서 말이지. 범인의 고통은 이해하고싶지도 않아."
대체로 비슷한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일부러 귀중한 시간을 들여가면서 고민을 들어주었더니 너같은 사람은 이해못한다며 욕을 먹는 기분을 아는가. 필시 모르겠지. 뭐, 그것까지는 이해를 한다고 해도 나의 기술도 업적도 전부 부정하는 녀석도 있었으니 말이다.
"내가 크로울리니까 당연한게 아니더냐. 그러고보니 늦은 시간이로군. 그래, 가서 자거라. 내일도 수련해야하니 말이다."
그리 말하고는 천천히 숙소를 향해 돌아갔다. 오늘은 간단히 익힌걸 정리라도 해둘까. --------------- 네, 막레입니다! 수고하셨어요!
"신이시여, 자비로운 아버지.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옵소서. 천국의 문을 열어주시옵소서. 오늘 저희의 사랑하는 형제가, 믿음직했던 동료가 죽었습니다. 그들의 영혼을 긍휼이 여기시어, 여기 이 땅에 남은 우리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그들의 빈 자리 만큼을 우리 영혼의 신앙과 신뢰로 더욱 굳건하게 채워주시옵소서."
단장 고드릭의 기도가 끝나자, 모여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와 같이 굳은 표정으로 눈을 감고 묵념을 하였다.
"우리의 슬픔을 용맹하고 고결한 우리 형제와 자매의 육신과 함께 땅에 묻겟습니다. 그들의 생을 남은 우리가 짊어지어, 먼 훗날 당신의 품에서 다시 만날 때 까지 지켜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견고하게 해주시옵소서.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만들지 않도록..."
임시 단장이 된 시프는 고드릭의 무덤 앞에서 간신히 눈물을 삼켰던게 기억난다.
"우리와 함께, 우리의 앞에 있던 당신의 또다른 피조물들을 긍휼이 여겨주시고... 허물어져 가는 저희의 연약한 마음을 붙잡아주시옵소서. 약속하신 천국에서 안식할 그들이 당신과 함께 우리들을 내려다 볼 때에 부끄럽지 않도록... 당신이 이끌어주셨기에 헛되지 않았던 그들처럼 저희들 또한 당신의 인도대로 따라가게 해주시옵소서."
단장의 자리를 받은 다이디아는 신께 간절히 기도하였다. 부디 이 희생이 헛된 것이 아니게끔, 그리고 이 희생이 이 땅 위의 마지막 희생이 되기를...
삶은 과일의 껍질처럼, 대를 이어서 이어나갔다. 땅은 묵묵히 자신에게서 나온 이들을 다시 받아들였다. 남겨진 사람들은... 그저 세대를 이어가며 땅 위를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