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 아니 밤새고 마시는 아침공기랑;;; 일찍 일어나서 마시는 앛미공기랑 좀 다름;;;;;;;;; 그냥 커피랑 TOP급의 차이인데;;; ㄷㄷㄷㄷㄷㄷ오늘은 도윤주가 샤타 닫으시겠네요;; 근데 님 닉은 또 왜 그러심;;
>>605 저 님 자면 잘려구요;;;;;;;;;;;;;;;;; 님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싶어서;;;;;; ㅇㅋㅇㅋ;;;;죽으셧따니 뭐 이해해드릴게요;; 죽은 사람한테 강요할 수는 ㅇ벗으니까;;;;;; ㄴㄴ그거 진짜 별로 안 무서움;; 저 그때 걍 무서운척 한겅임;;; 꼭 보셈;; 살짝 게임하는 느낌;
황혼이 백사장에 물든다. 날아든 황혼의 옷자락에서 색이 빠져나와 물들인 모래들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맨발이 걸음걸음을 뗄 때마다 떨어져 흩어진다. 그 비명이 그들을 깨웠다. 휩쓸고 지나가버린 옷자락 끄트머리나마 잡아채거라. 아득바득 잡아채어 올라탔다고 생각한 순간 뜯어져 추락하거라. 배신자. 배신자! 배신자의 죄명을 고하지 아니하여도 모두가 알고 있다. 그 죄를 덮기 위해 이것이나마 쓰려 한 것이냐. 알량한 속죄일 뿐이더냐.
우리를 태운 배를 젓던 뱃사공이 옛날 이야기를 끝없이 늘어놓다가 멈추었을 때. 신역이 흐릿한 형체로나마 드러났다. 바다안개가 우리의 앞에서만 흐릿하게 흩어졌고, 매달린 등불이 은은한 소리를 내며 일렁였다. 화려하나. 쇠해보이는 항구에 선 남성이 등을 들어 나지막히 속삭이는 것이 분명 어른거리는 먼 광경임에도 귓가에 속삭이듯 들려왔다. 기억해두거라. 이 불이 우리를 태워버릴 것이니.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밝혀라." 이국의 고풍스러운 청동 등이 새파랗게 빛나는 불빛을 가두었으며, 자격 없는 자가 응시하면 그저 이룰 수 없는 환영만을 볼 뿐이지만, 소문으로는 예언자가 응시하면 강렬한 비전으로 미래를 볼 수 있게 해 준다는(진위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 귀한 등이 수십 개나 곳곳에 스스로 날아 매달렸다. 안개에 휩싸인 섬의 길을 밝히는 등을 톡 건드린 사람이 푸른 불길에 휩싸인 뒤로, 죽지는 않았고 상처도 없었지만, 아무도 감히 만질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 기록문은 내 후회록이나 마찬가지이다. 전부 다 포기하는 한이 있었어도 같이 갔었어야 했는데. 나는 결국 배신자가 되었고, 동시에 영예로운 자가 되었다. 나는 어디에도 속할 수 없게 되어 후회만이 남을 것이었다. (중략)
"자. 본식을 시작하겠노라." 엄숙한 분위기가 깔린 가운데. 큰 소리는 허용되지 않았다. 식의 순서는 꽤 많았으나 어차피 그것 모두가 허울뿐인 것을 알기에 순서와 순서는 꽤나 빨리 진행되어-신랑이 이 곳에 자리할 수 없는 이인 것도 한몫했다- 어느새 신부가 들어올 순서가 되었다.
내가. 내 손으로 넘겼던 신부의 손을 연회장 앞에서 기다리던 그녀와 가장 가까운 친척의 손에 넘겨주고 들어온 모두가 의자에 다 앉았을 무렵 웅장한 음악이 울려퍼졌다. 그와 함께 지독히도 아름답게 피어난 그녀가 손을 잡고 들어왔다. 길고 길어 질질 끌리면서도 닿은 꽃잎들을 말려버리는 검은 베일, 가려진 눈, 보석으로 치장된 검은 드레스. 도저히 똑바로 바라보지 못해 눈을 감았다.
사랑도 없고, 미래도 없고, 삶도 없을 맹세들. 신부 혼자 화촉을 밝히고, 주례사를 듣고, 모든 의식을 능숙히 치르고 있었다. 수도 없이 연습한 결과물이었기에 그렇던가.
"앞으로 그와 계속하기를 맹세하십니까?" 짧은 침묵 후 신부는 건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맹세합니다." 식은 그걸로 끝났다. 신부에서 아내가 되었고, 모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흩어져갈 사람이었고, 내가 배신한 사람이었다. 아.. 나의 어머니. 제게 아무리 네게 모두가 빚지고 있단다. 라고 기쁘게 말씀하셨지요. 그러나.. 저는 후회합니다. 그 눈. 그 원망의 눈을 잊을 수 없어요. 며칠 전에도 그녀의 그 모습이 생생히 꿈에서 나타나 날 매도했습니다.
본식이 끝나고 난 뒤, 연회에 걸맞는 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화려한 연회에서도 가격이 만만찮아 보기 힘든 음식들과 음료들이 한순간에 나타났는데. 그 면면이 절대 범속한 세상에 속한 이들 대부분은 먹기는커녕 눈에 담지도 못할 음식이었으며, 음료 또한 세공 없이도 귀한데 금이나 은으로의 세공까지 정교한 유리잔에 담겨 나타났다.
신부는 그 와중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누구도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신부 또한 말을 걸어봤자 대답하지 않을 것이었다. 철없는 어린아이들이 간혹 그녀를 보고 예쁘다. 라던가 그런데 왜 아무것도 안 먹지? 라는 호기심으로 흘깃 쳐다보기만 했었다. 그녀를 시중드는 이는 유일히 허락된 음식-생선 알 한 숟가락 가량-을 그녀에게 시중들었습니다. 그건 자비로운 처사로서의 음식이었다.
중요한 건 형식적인 본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여행이었다. 대부분의 하객이 육지의 파티를 위해 떠나가고, 신부와 특별한 하객만이 남아 있었다. 그래. 너와 같은. 나와의 연이 있던 이들이었지.
"오랜만이구나." 마지막으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라고 생각한 순간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내게 날아든 그 감정은 죄책감이었을까. 그녀가 아무리 가리고 있다 하여도 여전히 아름다울 눈을 상상한다. 그 시선이 차갑게 나를 향했다. 울고 싶었다. 내가 배신한 결과였다.
"이미 늦었어." 이미 늦어버린 것을 돌릴 순 없단다. 자비로운 처사로 인하여 굳어가는 몸과 그로 인해 떨리는 목소리와 해사한 웃음을 흐트러뜨리며 그녀는 눈을 가렸고, 자비로운 처사로 먹은 것의 효과로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였기에 도움을 받아 배에 올라탔고 뱃머리의 향등이 불을 밝히자 그것이 신호라도 된 양 부드럽게 붉은 모래톱을 스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아가는 화려한 배의 위에서 나를 뚫어져라 보는 듯한 시선을 느꼈다.
네가 낳은 결과물이야. 내 미래를 네가 부쉈어. 배신자! 그런 원망을 들어도 할 말이 없기에 그는 고개를 숙였다.
(후략) 새까맣게 물든 베일이 섬을 둘렀지만, 어쩐지 누덕거리는 기미를 떨쳐낼 수 없었다. 부드럽고, 푸르렀지. 이제 다시 걷히기 전까지는, 그대로 놓아져 있겠지. 옷만 남은 채 다시 밀려오고, 밤이 되어 아침이 오면 황혼이 거짓말이었다는 듯 새하얀 백사장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이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못박힌 채 눈이 오나, 꽃이 피나, 신록이 무성하나, 낙엽이 떨어지나, 또다시 눈이 오나 기다릴 것이다. 대가를 치르기 전까지는, 영영 용서치 못하리.
그거 알아? 네가 배신한 날. 나는 기쁜 소식을 알려주러 널 한참이나 기다렸었는데. 그런데 넌 날 배신했지. 처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