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리나가 맞는 말이라도 했다는 듯이 어깨를 편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쭐대는것이었다. 알폰스의 뒤에서 오들오들 떨고있는 아리아와는 정 반대의 것이다.
절대 정상적이지 않은, 괴성과도 같은 말들을 줄줄이 내뱉던 상어 환상종에게 라이플을 한 방 먹이고는 이때다 싶은지 무심하게 분석을 물흐르듯이 늘어놓는 알폰스. 그런 그 또한 선배이자 스승이라고 '선배님 나이스샷' 같은 소리를 하면서 장단을 맞춰주는 캐롤리나가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승기를 잡은 분위기도 얼마가지않아 기차가 크게 흔들리고 그걸 찬스삼아 창문 밖으로 뛰어드는 환상종. 그것이 도망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의 눈에 믿기지 않는 크기의 지느러미가 호수의 바닥을 기는것이 들어온다. 반격이었던것인가. 그런 생각과 함께 이미 늦은 오산이라는듯이 바삐 달리는 기차를 먹잇감으로 보는 양 입을 벌리고 뛰어드는 거대한 백색의 상어.
"우음~ 이렇게 큰 건 잘라본 적 없는데에...~"
그러나 그것에 도전이라도 한다는 걸까? 말도 안되는 말을 하는 캐롤리나는 시선을 하늘에 고정시킨채 낫을 바닥에 처박고 엑셀을 움켜쥐어 바삐 돌리고 있었다. 땅에 박힌 칼날이 주변의 굉음에도 지지않을 소음을 내며 울고있었고, 금방이라도 솟구칠듯이 위험하게 덜덜대고 있었다. 과충전이었다. 분사구를 닫은채로 추진제를 격발시켜 내부에 역류를 일으킨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계이상의 힘을 낫에 부여했고. 그것을 지금, 휘두르면-
"휘두르며언-!"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낫과 함께 캐롤이 공중으로 튀어오른다. 몸이 반동으로 크게 비틀리며 거대한 날이 쫓기 힘든 속도로 움직였고, 상어는 물론이고 이 일대의 객실까지도 갈라버릴 기세로 참격이 쇄도했다. 그러나 그것은 낫의 날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확히 말하자면 불꽃. 날의 내부에서 한꺼번에 뿜어져 나온 화염이 또 하나의 거대한 칼날을 이루어 낙하하는 백상아리와 그 강인함을 겨루고 있는것이었다. 먹히는 것은 누가 되는가?
물보라가 사방으로 튀기고 낙하하던 상어는 캐롤에게 큰 상처를 입고 점점 그 크기가 줄어들더니 종국에는 인간으로 변해 객실에 떨어졌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각혈하던 환상종은 인상을 쓰지만 기분이 그렇게 나쁜게 아닌지 이죽이며 캐롤 일행을 바라봤다.
" 아- 실험은 여기까진가아- 그래도 재미있는거 듬뿍 봤으니까아- " " 그렇군요. 물어볼게 있었습니다. 당신은 심해에도 버틸 수 있기에 도주에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정체는 발각되었죠. 그 이유는 사건현장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목격자들. 그들의 공통점은 사건현장에서 상어를 봤다. 그리고 사건 발생기간 한달 이후에 발견 되었다."
그는 몸을 떨며 웃는 환상종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환상종의 무표정은 점점 점점 더 일그러지더니 종국에는 입이 찢어진듯이 활짝 웃고있었다.
"흐에에-? 무슨 소리일까?"
"그리고 신경 쓰이는 키워드인 사회현상 실험과 당신이 저희의 방문을 미리 알고있었다는 점. 당신- 정말로 실수로 그 인간을 놓쳤거나 혹은 그 인간이 운이 좋아 살아남아서 우리에게 증언한겁니까?"
정적
"... 어서 빨리 대답-! 흐힛- "
" 흐힛- 흐에에.. 흐믓..흐극-! 흐긱! 흐히힛- 흐하하하하하!!!!!!
"진실이 궁금해 심문과안-? 난 모순되는 인간이 너무 좋아!! 난 인간을 죽이지 않았어! 안죽였어어 안죽였다고오!! 그저 배를 부수고 나무판자에 모여있는 인간들을 한 섬에 격리시키고 이렇게 말 한 것 뿐이야!! '3주 뒤에 다시 오겠어. 그 때 풀어줄게' 처음엔 잘 버텼지. 그런데 고작 일주일! 일주일 사이에 그 사단이 벌어진거야!! 너흴 부른건 의도적이였어! 심문관은 좀 다르나 했지이-! 아쉽다 아쉬워! 여기서 끝나서어!!!!"
침묵이 감도는 객실. 하얀 입김을 내뱉으며 아리아가 말을 걸었다.
"그게.. 무슨."
"아아. 피냄새 안나는 아가씨는 모르겠어? 잘 들어봐- 3주면 구출이다고 믿었던 인간들이 식량을 아껴먹다가 1주일이 다시 추가되는 순간- 어떻게 버텼다고 생각해?- 다시 말하지만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오늘을 제외하자면..아- 인간은 매력적이야아. 지금도 그 광경을 떠올리자면 감동스러워-! 아 최후의 생존자는 잘 격리해놔. 이미 그것을 받아들이면 다시- "
탕-!
알폰스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동자로 환상종의 이마에 총을 쏴버렸다. 북해의 괴수 사건은 이걸로 종결났다. 그러나 그들은 한동안 얼어붙어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