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정말, 저번부터 느꼈지만..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그런 말을 잘도 한다. 그나저나 다음이라.. 으음, 그래그래. 다음부턴 안에서 기다릴게. "
글쎄, 다음은 없어야지. 그런 말까지 구태여 꺼내지는 않았다. 아니면 설마 또 무언가를 빌려주려는 건지. 가만히 생각에 빠져있던 제인은 이내 그것을 그만두었다.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 응.
" 그리고.. 누가 됐던 간에 보통은 친구가 머리 나쁘다고 뒤에서 떠들고 다니지 않아. 만약 그러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그건 친구가 아니라 웬수지. "
뭐, 근데 내 머리가 나쁘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 그렇게 한참 말을 잇다가 배싯 웃으면서, 마지막 한 문장을 덧붙여 장난스레 말을 마무리한다. 그런데, 어라. 어깨에 뭔가가 올려진다. 익숙하다면 익숙한 상황. 익숙한 무게감. 제인은 눈도 돌리지 않고 손 끝으로 제 어깨에 걸쳐진 당신의 코트를 매만지다가, 고개를 휙 틀어 당신을 올려다본다.
" .....뫼비우스의 띠야? 무한반복이네. "
그러다가도 시선을 다시금 눈 앞을 향해 돌려버린 후 툭 던지듯 중얼거리는 것에 그쳤다만. 오히려 제대로 말을 건넨 것은 조금 이후의 일이었다.
" 바람은 네가 다 막아주고 있으면서.. 나 걱정하지 말고 네 몸 걱정이나 해. 추위 별로 안 탄다고는 해도 방심하다간 진짜 훅 간다. ...그건 그렇고, 네 탓은 없다니까? 뭐, 굳이 가져다준다면 마다하진 않겠다만... 이건 확실히 해. 내가 감기에 걸려도 내가 추위를 얕보고 부주의했던 탓이지, 네 탓은 아니야. "
알아들었지? 하고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웃어보인다. 그리고 다시 걷고 걸어 어느 새 숙소 문 앞까지 다다르면, 제인은 제 어깨 위에 걸쳐진 코트를 걷어서 도로 당신에게 내밀었다. "덕분에 따듯하게 왔네, 고마워." 하는 가벼운 인사도 빼놓지 않았고 말이다.
// 흐아아아아ㅏ수정하다가 시간 넘 많이갔어어ㅓ어ㅓ막레느낌으로 써 왔습니다... 여기서 막레 주셔도 되고 이어가셔도 되고 끝내셔도 됨다!!
물론, 시제인 선배님께서 불편하지 않으시다는 전제하에 제안드리는 사항입니다. 소년은 제인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제인이 거절한다면 소년은 이대로 인사를 하고 제 기숙사로 향할터. 그렇게 말하고 소년이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다가 과자점에서 적당히 산- 소년은 한번도 맛보지 않고 주문받은 대로 구입한 과자들이였다- 곱게 포장이 된 소년의 손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포장된 여러가지의 과자들이 조금씩 담긴 것을 제인에게 건넸다.
"이건 옷을 돌려주시기 위해 기다려주신 것에 대한 보답입니다. 즐기시지 않으시면 다른분을 주셔도 무방합니다."
소년은 제가 느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며 동시에 제인이 자신을 계속해서 응시하는 감정에 대해 읽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고작해야 두번. 그것도 짧게 나눴던 이야기는 제인의 성격을 파악하기 힘들다. 차라리 키노씨같은 성격이면 소년은 파악하기 쉽고, 그에 관한 반응을 보이기 쉬웠다.
>>221 레주 어서 따뜻한 실내에서 푹 쉬셨으면 좋겠슴다 흑흑...... >>223 약 먹으니까 괜찮아지셔서 다행이에요!!!!! ;ㅁ;
>>22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엫 아니 세계 평화를 위해서라지만 왜 불태우시는거예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그러실 줄 알고 벌써 백업 엄청 많이 해뒀지롱요 약오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맙슴ㅁ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막 여기서 잡담하다보니까 드립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휴 역시 만만찮은 사람들...(코쓱
그리고 얼마나 지났던가. 여명에서의 시간은 몹시도 빠르게 지나가서, 학생들은 어느 새 학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리라. 그도 그럴 것이, 모자랐으니. 분명 나름대로는 즐겁게 즐기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어딘가가 몹시 부족했더랬다. 짚이는 데를 찾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굳이 그에서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보자면, 아마도 수중에 있는 돈이 지극히 모자라서 원하는 군것질거리라던가 기념품 등을 사지 못 한 것이 아닐까. 이전에 받았던 갈레온은 이미 저금했으니 도로 꺼내오기가 애매했다. 젠장, 얼마는 빼고 넣을 것을. 그러니까, 말하자면 요컨대 물질적인 공허함이라는 것이다.
그러던 도중 제 근처에서 걷던 당신이 바래다주겠노라 하는 말에 제인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이내 평상시와 같은 미소를 띄워보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째 자주 엮이네. 하지만 당신이 덧붙이는 이유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성격의 것이다. 현주 언니라면야 그러고도 남겠지.
" 뭐,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 "
연신 생글거리는 얼굴로 속내를 능숙히 가린다. 그러는 행동은, 아마도 당신의 배려와 비슷한 성질의 그것이었겠지. 부디 아무도 몰라주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이어 당신이 건넨 과자 꾸러미는 제인으로 하여금 진정성이 담긴 웃음을 조금이나마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 오, 여명에서 산 거구나. 고작 그걸로 이런 좋은 걸 받아도 되나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마워! 잘 먹을게, 후배님. "
과자 좋아해, 나. 그리 대답하곤 제 기숙사 방향으로 손짓을 한 제인은 어서 오라는 듯 당신을 재촉한다.
바래다드리겠다는 자신의 말을 시원스레 받아들이는 제인의 말에 소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 현호는 생글거리는 제인의 얼굴에서 자신의 배려와 비슷한 종류의 느낌을 받았지만 그것뿐이였다.
소년의 성격을 정의하자면 몸에 배인 상냥함, 다정함, 지독하리만치 차분한 배려는 그저 무언가를 가리기 위함이였고 그녀가 비슷한 종류의 무언가를 담은 미소를 지어도 소년은 그런가. 하고 말뿐이였다.
드러내지 않으면 소년은 알려고 하지 않는다. 제인에게 소년이 편하게 보인다면 소년은 그것으로 되었다.
"다행입니다. 심부름으로 산거긴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사버려서 마음에 드신다니 기쁩니다."
입밖으로 낸 기쁘다는 단어. 소년은 그렇게 말하고 잠시 입술을 꾹 다물고 손짓하는 제인과 보폭을 맞춰서 걸었다. 정의를 곱씹어보면 제인의 말에 대한 감정은 기쁨, 이 맞다. 틀리진 않았겠지.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며 제인이 건넨 과자하나를 닿지 않게 조심스레 받아들고 감사합니다. 하는 말을 중얼거린다.
소년의 생각보다 맛있었고, 그리고 제법 달았다. 소년은 잠시 과자를 씹으면서 침묵을 지켰다.
"혹시 바래다드리겠다는 말이 불편하셨는데 현주누님때문에 허락하신건 아니십니까."
소년은 가볍게 손에 묻은 부스러기를 털어내며 제인과 시선을 맞추기 위해 고개를 가볍게 숙여서 질문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