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AA에서 이러한 【대파괴 이후】의 장르의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대와 대파괴 사이에 위치하여 대파괴를 막거나,대파괴와는 상관 없는 세계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이러한 경향이 강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개인적으로는 【대파괴 이전】의 이야기.
다시 말해 아직 일상이 남아있는 가운데 비일상과의 은근한 접촉이야말로 더 흥미로운 도입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이상한 일입니다.분명 【진 여신전생 1~5】는 심심하면 세상을 작살내고 세계가 대충 망하고 난 다음의 이야기를 합니다. 다시 말해 대파괴 이전의 이야기는 【진 여신전생 넘버링】에서 큰 비중이 없었습니다.
정답은 간단합니다.그 ‘사이’에 집중한 작품이 있었고,그게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진 여신전생 데빌 서머너’라는 작품은 여신전생의 어반 판타지적 면모에 집중하고,거기에 걸맞은 설정을 새로이 빚어냈습니다. 쿠즈노하 가,팬텀 소사이어티,다크 서머너.진 여신전생 넘버링 시리즈에서는 나타날 수 없던 ‘현대 사회에서의 비일상’을 그린 이 작품은 당시 시리즈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여신전생이 가진 어반 판타지적 면모의 집대성으로 완성된 데빌 서머너 시리즈는 후대에서 【여신전생 시리즈의 현대】를 그리는 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리즈와 그 파생에서 이어지는 감성이야말로 현재 여신전생 스레로 이어지는 감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파괴가 찾아오지 않은 세상에서 파국을 막기 위해 움직인단 대주제는 여신전생 계열 스레에 지배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물론 페르소나 시리즈나 데빌 서바이버,더 나아가자면 IF나 도쿄 묵시록의 성인향적 소재까지도 다뤄야 하겠습니다만 제 능력과 지식의 한계로 여기까지만. R 18에 대한 사족을 덧붙이자면,그쪽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동인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인 에라메가텐도 【팬텀 소사이어티】라는 소재를 보면 결국 ‘진 여신전생 데빌 서머너’. 마요네로 시작하는 스타트를 감안한다면 【데빌 서머너 시리즈】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것은 그나마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지금부터는 완전히 제 주관에 의거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앵커 스레식 소설】을 진행하는 사이트의 시초는 구 스레딕의 상황극 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 스레딕 상황극판 → 구 스레딕 앵커판 → 참치 어장 AA판 → 나그네 놀이터 → 달빛동네가 현재 앵커 AA 스레 사이트의 등장 순서로 알고 있습니다. 상황극판 스레의 처음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만,아마 건담 계열이었던 것으로 생각납니다. 이 부분은 기억이 확실하지가 않네요.확실한 것은 최초 부근의 앵커 스레 중 하나로 【Fate 우리도 해봅시다】가 존재했단 것입니다.
그리고 이 스레는 틀림없이 타입문넷에서 번역되었던 앵커 스레,【그대 스스로 최강임을 증명하라】가 원전이었습니다.
다시 하려던 이야기로 돌아갑시다.제 기억 속에서 상확극판에서 진행되던 여신전생 앵커 스레드의 1회차는 배드 엔딩으로 끝났습니다. 그 스레에서도 빅토르와 업마전,완전조마가 등장하는 등 데빌 서머너의 영향력이 여실히 보였지요. 초반 배경설정을 아마 앵커로 정했던 것 같기도 한데….
이 시점에서 아직 한국에 AA는 태동하지 않았습니다.단,한국 AA 이전,【앵커 스레식 소설】 자체의 태동에 타입문넷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당시 독자층의 대부분이 타입문넷 유저였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앵커 스레의 독자층에서 많은 부분이 초기 한국 AA 독자층으로 전이되었고,그 이후 다수의 추가 독자층이 더해지면서 현재 어장 참치들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자면,【타입문넷에서 번역 AA를 읽던 독자층】이 곧 초기 참치와 어장주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Fate 우리도 해봅시다와 그대 스스로 최강임을 증명하라와의 관계처럼,【타입문넷에서 번역되는 스레】에 영향을 받아서 【여신전생 스레】를 세우고자 했던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을 스레는 초기에 번역 완료된 ‘야루오는 데빌 서머너가 되는 듯합니다’와 초기부터 완역까지 다소 긴 시간이 있었던 ‘데키루오의 파트너는 전지전능인 듯 합니다’의 둘. 그 중에서도 당시 물 건너 스레주로서 거대한 명성을 가지고 있었던 【폭탄바위】의 전지전능의 영향력이 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전부 제 주관에 의한 추론이라 그다지 공신력은 없는 가설입니다.
여신전생 어장주에게 있어서,데빌 서머너 시리즈의 정보를 입수하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진 여신전생 1/2와 If,그리고 데빌 서머너에 이르기까지 한국어 정식 발매판 따위는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당시에 여신전생의 설정을 접할 수 있는 보편적 창구는 【타입문넷 번역 AA】와 【위키(나무위키와 엔하위키를 통틀어서)】 정도였습니다. DDS NET은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서 일단 제외.단,진 여신 1/2의 유저 번역판이 올라오는 곳이다보니 존재 자체를 아시는 분들은 꽤 있었을 겁니다.
이 상황에서 여신전생 AA 스레주들은 명확한 원전을 접하기 힘든 상태에서 2차적 저작물에 의지한 채로 여신전생을 그려나가게 됩니다. 접할 수 있는 【소재의 다양성】이 물 건너보다 확연히 부족해진 것입니다.
때문에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졌고,더욱이 이미 번역된 스레와 차별화되는 매력을 갖추는 것 또한 힘든 일이었습니다. 폭탄바위 스레를 위시한 번역 여신전생 스레는 어떤 의미에서 한국 여신전생 스레의 원점이었으니까요. 원작 소재에 연연하지 않고 창작자 개인의 발상으로 이를 극복하고 완결에 다다른 사례도 있는 반면,중간에 힘이 다해 포기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가 이 즈음에 여신전생 스레를 해보겠다고 덤볐다가 대차게 깨져서 하는 말이 맞습니다.
곁가지가 길어졌는데,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여신전생 스레는 정발 작품이 부족하다는 특성상 2차 창작의 소재가 될 재료가 부족했고,따라서 여신전생 스레를 꾸리는 어려움이 컸다. 그 결과 일본에서와 다르게 한국에서 여신전생 스레의 수가 적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우습지만,현재 한국어로 번역된 여신전생 관련작 중 가장 폭넓게 설정을 접할 수 있는 건 ERA계입니다. 문제는 이 ERA의 설정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데빌 시프터】란 단어를 봅시다.
이건 한국에 정발된 여신전생 관련작 중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알고 있다면 번역 AA에서 나타났거나,한국 AA에서 봤거나,나무위키나,아니면 ERA입니다.
사실 이건 물 건너에서도 모르는 쪽이 더 많을 겁니다.여신전생 TRPG. 그것도 본편이 아니라 서플리먼트에서나 나오는 거거든요.요새는 모바일 게임에서도 한 번 나왔다고 들었습니다만.
이 ERA를 통한 접근은 분명 소재의 다양성을 늘려줍니다만,R 18이라는 점 말고도 다른 문제가 많습니다. 일단 여신전생은 【진 여신전생 넘버링 시리즈】내에서도 설정이 뒤죽박죽인데 비하여 에라메가텐은 다수의 작품을 통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이 TRPG는 할 말이 많지만 일단 이것도 녹턴 3을 배경으로 내놓은 물건 정도를 빼면 ‘데빌 서머너’계와 같이 대파괴 전을 겨냥했다고만 해 두고.
ERA에서 말하는 소질 중 석세서니 서머너 기능이니 하는 게임에선 나타나지 않는 스킬들이 있습니다. 얘네들의 출전 또한 TRPG입니다.다시 말해 ‘전자오락’으로서의 여신전생에서는 나타난 적 없는 의미☆불명의 단어들이고 이걸 스레에 접목하기도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이 문단의 정확한 이름은 ERA보다는 TRPG를 아십니까가 되어야 겠지만 이쪽이 더 재미있어 뵈더라구요.
>>479 사실 당시 스레주 중에 연재 의욕 남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곳으로 이주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스레딕 앵커판 형성이랑 멸망까지 대충 다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주 당시 때 연재하던 분들 대부분이 오신 걸 봤던 걸로 기억하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81 폭탄바위가 제 머릿 속에서 위상이 워낙 커서 그렇긴 한데,여신전생 AA에 대한 수요 자체는 고정 층이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돌이 님의 로우 루트도 있었고,고릴라 그분은 지금은 달빛동네 계신 걸로 아는데 일단 그분 여신전생 어장은 인리소각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
>>485-9 갈등이야말로 원작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전통이지요! 목적 없는 일상물을 그리기에도 악마랑 꽁냥거리면 되니까 좋긴 한데,세계 자체의 ‘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같은 특징 상 대부분은 전투 관련이 되는 것 같긴 합니다.
>>487 원작적으로는 ‘일단 우리 팀 아니면 전부 주기게따.’이후 엔딩에서 주인공이 선택한 사상대로 세계 재편?
사실 토르만 = 전생자 같은 개념도 TRPG에서 던졌고,본편과 끼워맞출 수는 있지만 명확히 본편과 연결되지는 않는 개념들이 많습니다. 메기도 계열이 Law의 힘이다 같은 거요.게다가 현재 한국에서 여신전생 TRPG를 서플리먼트까지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에라메가텐 게임 내에서의 성능은 알 수 있어도 플레이버 텍스트 같은 설정은 아무래도 원문을 읽는 게 나을텐데 Era 가지고는 그게 좀 힘듭니다.
아 여신전생 TRPG 정발 안 해주나.이제 와선 일본에서도 마도동경 시리즈 발매가 끊긴 물건이긴 한데. 여튼 각설해서,TRPG 계열로 설명되는 곁가지 설정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곳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까 여신전생 스레를 파기에는 본편 설정이 폭 넓게 정리되서 접근하기 좋은 장소가 마땅치 않습니다. 악마 합체 표 같은 건 검색하면 나오긴 하는데 이건 시스템으로 구현하느니 차라리 랜덤으로 돌려버리는 게 나은데다 시리즈마다 등장 악마 종류가 달라서 합체 표도 변경되고.
쓸데없이 길게 썼지만 지금까지 이야기를 노력하면 ‘설정에 대한 접근성이 낮음’ + ‘이미 번역된 여신전생 스레와 차별점 만들기 힘듬’정도가 있겠네요.
난 더 많은 여신전생 어장을 원한다. 히로인이랑 노닥거리다가 하이라이트에서 루트 차이로 서로 목에 칼 겨누고 좀 싸우다가 엉엉 울면서 극적으로 재결합하고 대단원으로 향하는 거 보고 싶다. 사악한 악마와 사악한 천사의 계략 중간에서 어쩔 수 없이 소중한 것을 잃고 절규하다가 복수를 맹세하는 것을 보고 싶다. 코토와리를 두고 싸우든 벨의 왕을 두고 싸우든 자신의 신념을 두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
>>505 처음에는 밑에 있는 게 키노코 오너캐의 그 버섯인줄 알았는데 잭 오 랜턴이네욬ㅋㅋㅋㅋ >>506분 말씀대로 닥터 에그맨 생각나기도 하고,최근에는 그 라스트 오리진 닥터의 만메 작가님 버전 ‘디스트로이 에브리띵’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스마일 모드로 로봇 잭 오 랜턴을 조종하는 프로스트가 귀엽네요,감사합니다!
카센이나 참치들이나 대조직이랑 크게 엮이는 건 여러 문제때문에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떡밥 풀기가 난이도 높아보인다는 점도ㅋㅋㅋ 엮을 구석은 많으니까 하자면 언제든지 터트릴 수 있어보이지만 뒷감당 어려워 보여요ㅋㅋㅋㅋ 터지는 그 순간부터 일상이랑은 바이바이 티켓 끊는거랑 같으니까요.
>>511 DDS 안에서 끝나지 않을까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뢰 뛰다보면 지금의 키리아키처럼 적어도 한 번은 부닥치게 될 거고. 만약 엔딩 다음에도 남는다면 외전 내지 후일담처럼 다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거나 그냥 팬서비스 같은 개념으로 아예 TRPG 내지 역할극처럼 열어버리거나.
제일 가능성 있는 건 그냥 뻥예고만 쓰고 끝이지만요ㅋㅋㅋㅋㅋ
>>512 터뜨리면 어장 내 시간으로 일주일 현실 시간으로 한 달은 고생하니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초창기에 사역마나 반친구들이 각각의 조직 핵심비밀에연관이 있었다면 반친구 커뮤나 사역마 커뮤만 해도 어느 정도 접근이 쉬웠을테고 하지만 지금도 낮지 않은 난이도인데 더 오를 판이네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 카센이 각조직 핵심이유를 파고들 이유가 있냐고 하면 지금은 애매하고봐요 판테온에 정식입사해서 논문주제로 각 조직핵심비밀을 쓰는 경우 아니면 휴프노스나 에덴관리사업부에 입사해 각조직 비밀탐구하거나 비밀에 반친구들이 엮이는경우 아니면 주인공에게 각 조직비밀을 조사할필요는 당장은 없죠 지금 주인공이 할일 이 없는것도 아니거
>>519 겹쳐진 세계 쪽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당.원작 쪽 키아라와는 ‘안데르센이 없다’는 차이가 있어서,미묘한 소녀심 부분을 표현할 대상이 없어 아쉬웠네요. 사실 키아라와의 문답은 마성보살이라기보다도 무협지적으로 금륜법왕같은 불교계 사파 거두와의 대립 같은 느낌도 듭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
>>520 지금 당장 만날 예정이 아니라 언젠가의 등장을 기다리시는 것 아닐까요? 일단 위험인물이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