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홀로그램. 멋진 수업이지.
주의! 데플은 없지만 부상 등으로 구를 수는 있습니다. 어두운 분위기도 존재하고요. 개인설정, 개인 이벤트, 환영합니다. 완전 초보라 미숙한 스레주입니다.. 잘 봐주세요..(덜덜덜) 모두들 서로를 배려하고 활발한 어장생활! 캡이 응원합니다! 인사도 바로바로 하고, 잡담에서 끼이지 못하는 분이 없도록 잘 살펴보자고요!
전투 시스템에서 다이스를 사용합니다!! 라고 공지하지 않는다면 그냥 공격하시면 됩니다. 다만 공지할 경우에는 명중빗나감 다이스를 굴립니다. 다른 다이스가 필요하신 분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헤일리 입장에선 테오도르가 자꾸 단정짓듯이 얘길 하니까 거기에 반발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나 할까요.(첫일상때 카페나 그다음 훈려장에서나) 아까도 말했듯이 그냥 여러가지를 얘기했으면 그 중 하나는 반응을 했을거라고 생각해요. 아니, 지금도 이런 식으로 딱딱하게 얘기할게 아니라 그냥 툭 까놓고 대화 좀 하자고 했으면 반응이 달라졌을 거에요. 지금까지 무난한 관계를 취한 캐릭터들 역시 그런 식이었기도 하고요. 별다른 선관도 없었고 특별한 계기도 없다보니 헤일리가 무작정 마음을 열 이유도 없고... 이렇다보니 상대하시기 많이 불편하셨을 점 사과드려요. 다음에는 부디 좋은 일상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도 하나 말하자면, 잇기 어렵다고 무작정 끊는 건 좀 불쾌했어요. 저번 훈련장에서도 뭔가 끝이 아닌데 대뜸 막레 하자고 해서 당황스러웠어요. 물론 잇기 어려운 걸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두번이나 그러니 아무리 그래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네요.
그래,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밖으로 나와 정처없이 서성이고 있던 것은 시엔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작 시엔을 마주하자 나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대충 황급히 매듭짓고 도망쳐 버렸던 그 감정에 다시 직면하는 상황이었다. 아니, 서로 좋아하는 걸 알면서 왜 이렇게 떨릴까. 이렇게 맑아 보이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어 참기가 어려웠다. 전에는 혹시나 하면서도 아무런 생각 없이 맞잡았던 손이었지만, 지금은 닿아 있기만 해도 뜨거웠다. 하지만 놓을 수가 없었다.
평상시의 인디고 키트였다면 놀람과 기쁨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굳어 버렸겠지만, 이상하게도 지금은 미소가 얼굴에 잔뜩 배어드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안을까, 하다가 사람이 많아 꾹 참았다.
시엔의 손가락 사이마다 내 손가락을 끼워 움켜쥐고, 한적한 공원 분숫가 벤치를 가리켰다. 천천히 걸어가며 다음 할 말을 떠올렸다. ‘떠올려, 인디고. 떠올려라.’ 아바돈과 싸울 때도 이렇게 머리를 굴리진 않았는데, 오히려 아바돈과 싸울 때보다 머리가 더 돌아가지 않았다. 마음이 싱숭생숭해 가라앉히질 못했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태양을 껴안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 실… 실습 때는, 잘 싸웠어? 그게, 그때 바로 기숙사로 돌아가느라 못 만나서….”
나는 신도 자비를 내리는 사람도 아닌데. 필요없는 숭상이나 이익을 보려고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그 치들이 가장싫다. 싫은말을 한다면 금방 적으로 돌아서서 또 신경을 긁기도하고.
"말은 그렇게했지만 사실 잔인하게 이야기하자면 영광스러운 상처라는 말 자체가 어리석은 이야기죠. 결과적으로는 살아남는게 가장 중요하니까. 아까는 영광스러운 상처라고했지만 사실 대련같은 일에서 다쳐서 몸을 가누지못하는건 큰 손해겠죠. 아까했던말이 번지르르하고 거추장스러운 이야기라면 이건 그러니까 이율적인 생각으로 말하는겁니다.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결국 상처는 상처입니다. 경지에 도달하지못한다면 달고사는 존재이지만서도 결국은 경지에 이르지못했다는 반증일겁니다. 물론 황궁에서 온실처럼 자란 소녀가 뭘알겠냐는듯이 이야기하는겁니다만."
사실 그의 말이 맞았다. 상처는 되도록이면 입지않아야하는것이며, 거기에 내 의견을 보태자면 결국 모자란 부분이 부른실수가 몸의 손해로 작용하는 것이다.
"누워서 쉬는것도 그러하니 요양차 주말을 활용해서 잘아는 온천을 소개시켜드릴수도는 있습니다. 다만 부담스럽겠지요?"
"어머,그렇다면 이 상황을 한번 극복해 보시겠어요?후후훗.승리의 여신이 미소지은건 아무리 봐도 제 쪽인것 같지만 말이예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저 이곳에서 도망칠 생각만 하던 상대방이 무슨 비장의 술수를 숨겨놓았던 것인지,갑작스레 태도를 바꾸고서 계속하려는 모습이 미심쩍지 않지는 않았다.자신의 도발에 뒤늦은 승부욕이 불타오르기라도 한 것일까? 뭐 아무튼,상대방은 주사위를 던졌다.위로 높이 던졌고,그것이 채 내려오기도 전에..주사위는 붇잡혔다.
"...동전 앞뒷면 맞추기도 아니고,중간에 주사위를 낚아채는것은 엄연한 룰 위반 행위 아닌지요?"
뭐 얼마 가지 않아 내려놓기는 했다만.영 미심쩍은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그래도 지금은 딱히 그 행동에 대한 태클을 걸만한 수단이 없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후훗,글쎄요.그것은 그 수가 나와야 알수 있겠지요?"
5 아니면 6.그렇다면 자신이 이기는 것은 거의 확정된 것이었다.왠만해서는 잘 나오지 않는 수가 5와 6이었으니까.정말로 천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손이 치워지고,주사위의 눈금은 6이었다.
"..어머,운이 좋으셨군요."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다른 숫자도 아니고 거기서 딱 6이 나와주다니.행운의 여신은 저리로 옮겨가고야 만 것일까. 허나,자신은 그렇게 쉽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기는 싫었다.내가 진다고?그럴 리 없잖아. 아직 게임은 끝난 것이 아니다.잘만 조작한다면 괜찮은 그림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일났다. 오늘 점심시간에 왜 하필 자리가 없어서 얘랑 앉게된건데?! 나는 내 눈앞에 계신 어느 나라-아마 암바사 어쩌고 하는 나라?-의 얼음 황녀님을 눈 앞에 두고 이렇게 샤우팅한다. 그래! 얘는 진짜 속터지는 후배라고! 다른 후배들이랑 완전히 달라,이렇게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나랑 코드가 안맞는 것 같은 후배는 처음이라니까?!!! 하지만,하지만. 그래도 아무리 이런 후배녀석이라도! 혼자 밥 먹는 것보단 낫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 얼음황녀님의 식사를 흘끗 본다.
어...생각보다 평범하다? 나는 황녀님이면 진짜 말도안되는 캐비어니 푸아그라니 하는거만 먹을 줄 알았는데,물론 내가 먹는 식사보다야 고급이긴 한데! 어쨌든 나는 정말 신기한 눈으로 그 식사를 쳐다본다. 이야,아예 식사부터 다른걸 하는건...적어도 이 학교에 있을때는 아니구나.
"그래서,3학년 되니까 죽겠지용? 필기시험은 드럽게 많아지고,실습은 또 왜그렇게 많이 나가는지 힘들어 돌아버리겠죵?! 유감입니다! 나는 3학년 끝났거든! 헤헤헷,내가 3학년일때 고생한건 많이 봤지? 앞으로 니 앞에도 그런 시련의 길이 있을 것이다. 각오 단단히 하그라. 오케이?"
어우,얘도 필기시험 준비한다고 그 이상한 건강음료? 그런거 마시고 밤 새가면서 공부하려나. 생각하니 너무 재밌어서 배고픔도 싹 가시는거 같다!
아니,사실 먹고싶지 않다.나는 한숨을 푸욱 내쉬고 내 식사를 본다. ...다름이 아니라 오늘 체중 재보니까 몸에 살이 붙어서 살을 빼야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아주 건강한 식사를 해야한다. 그래서 오늘 접시에 담아온 내 식사는 이랬다.
* 삶은 달걀 (노른자는 안먹을 예정)
* 정체 모를 괴상한 풀들
* 브로콜리
* 바나나
* 닭가슴살
* 건강 녹즙
...물론! 건강의 적인 소금과 설탕따윈 가져오지 않았다. 아아.미쳐버리겠다. 앞으로 이렇게 일주일쯤은 먹어야 다시 정상 체중으로 돌아오는데!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건강 녹즙이 가아~득 담긴 컵을 들어올린다. 아.이거 먹으면 건강해진대. 꼭 먹자,테오야,응?! 무쟈게 쓰고 떫지만 오늘 이거만 먹으면 녹즙은 끝이야! 자,자,침착하게,쭈우욱.
"쭈우욱..."
오만상을 구기면서 녹즙을 마신다. 그리고 지옥을 맛보기 시작한다.
...이 세상의 모든 절망과 괴로움을 7:3으로 섞고 거기에 형언 할 수 없는 고통을 듬뿍 뿌린 맛이다.
이게 살 빼는데 좋으니 참고 마시는거지,그게 아니면 차라리 이거 마시느니 자살하고 말겠다! 아아아아!! 살려줘요! 살려줘! 그래도 어쨌든 다 마시긴 마셨다.
봤냐! 얼음황녀! 이게 인간승리다! 알겠냐! 오만상을 다 구기면서 가까스로 녹즙을 다 마신 나는 한숨을 푸욱 내쉬고 내 앞에 있는 얼음황녀에게 손가락을 V자로 펴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게 내가 너보다 강한 이유야. 알겠어? ㅂ...ㅂ..."
이름이 ㅂ자로 시작하던거 같긴 한데.
"저,정말 미안한데. 우리 사이 나쁜거 알지만...그래도 미안한데,니 이름이 뭐였더라? 정말 미안해! 진짜,이건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
두근두근, 마음이 제멋대로 설레여서 손이라던가 괜히 잡았나 싶었다. ......그렇지만 잡고 싶었는걸.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래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웅얼거리는 네가 귀여웠다. 그리고 이내 제 손가락 사이마다 너의 손가락이 끼어들어와 간질간질한 감각을 내 몸에 흘린다. 그 감각에 손을 보자 붙잡혀있어서 나는 조금 놀란 듯 움찔해버렸지만 조금 더 꼭 잡았다.
"실습 때는... 으응. 잘... 됐어.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아바돈과 싸워나가야한다는 게... 이제야 겨우 실감이 나더라구."
꼬옥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벤치에 가만히 앉은 채로 널 가만히 보았다. 그러곤 조금 고민하다가 너에게 조금 기대며 말합니다. 발개진 얼굴은 감추지 않습니다. 감추고 싶어도 감출만한 도구가 없으니까요. 머리에 한 헤어밴드라도 풀어서 얼굴을 덮을까요? 근데 그러기엔 얼굴을 다 덮을만큼 넓은 것도 아니고.
"......인디. 너는, 어땠어?"
사실 실습 때 조금은 무서웠습니다. 저주의 부작용이 한번에 몰아쳐서 참 죽을 맛이기도 했고요. 그 때 이후로 며칠간 앓았다는 건 비밀입니다.
그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는 듯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상처는 그저 상처. 라는 말은 이성적으로 판단했을때 확실히 옳았다. 단지 그의 내면 속 어딘가에서, 머리에서는 확실하게 깨닫고 있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살아남는 것을, 누구보다도 바라고 있기에 스스로 - 를 했을텐데. 아니, 그건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 아, 괜찮습니다. 며칠 쉬면 금방 나을거에요. "
부담스러울 것이다. 라고 한 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웃으며 말하면서도 손을 살짝 내밀어 가로저었다. 이 사람은 그래도 친절한 사람인걸까. 그런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아직 제대로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았기에 다시 생각을 고쳤다.
" 그런데, 이 다음에는 어디로 가실 예정이신가요? 아하하, 이상한 생각을 하는건 아니랍니다. 걱정마세요. "
단지 궁금했을 뿐이다. 물론 자신의 의도보다는 상대가 어떻게 받아 들이는지가 더 중요한 일이었다.
흠... 내가 생각하기엔 테오도르의 행동이 대부분 다른 캐들에게 좋지 않은 느낌을 주는게 많은거 같아. 예를 들면 대부분 내가 더 강해 하는 듯한 느낌? 테오도르가 조금 그런 느낌을 많이 풍기는것 같아. 다른 캐들이 약간 차갑게 느낀다면 테오도르는 아마 그 부분을 고쳐야 할지도.
막상 앉아서 몸을 서로 기대고 손을 꽉 붙잡으니 떨리지 않았다. 꽉 고정된 느낌이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서, 콩콩 박동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손목이 아주 조금씩 흔들리긴 했지만 말이다. 시엔의 머리 향기를 맡으면서 실습 때 일을 회상했다. 가장 먼저 입을 메운 시큼한 액체가 떠올랐다. 그래, 토했었지. 또, 얼음을 쏘는 고양이 같은 아바돈과 싸웠었고. 팔에 동상이 걸려 연고를 발랐고, 그리고 마지막에 무어라 아바돈이 지껄이던 말…. ‘배신자? 세이크리드? 칼라미티?’
정리되지 않은 책장을 뒤지는 것 같았다. 그러니 대충 있었던 일을 말하기로 했다.
“어쩌다 보니 녹여 버렸어.” 나는 느긋하게 말했다. “아바돈도 생명체긴 하지만, 다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살기 위해서 하게 되더라. 결국 금방 끝내 줬지만.”
시엔의 손을 잡은 채, 비어 있던 손을 허공에 뻗었다. 겉보기에는 멀쩡했지만 입김을 받았던 부분이 여전히 따끔거렸다. 큰 병은 아니라고 의사가 말했었다. 또, 동상은 자칫하면 팔을 잘라야 할 수도 있는 심각한 증상이니까 제발 좀 조심하라고도 했다.
“생각해 보면 얼음을 뱉는 고양이였네. 입김을 뿜는 걸 팔으로 막았는데 엄청 차가웠어. 또, 죽기 직전에 무슨 단말마 같은 말을 했는데 잘 못 들었고.”
그렇다면 더 물고 늘어질건 없었다.애초에 가벼운 게임일 뿐인데,자신이 거기에다가 대고 이래라 저래라 할 이유도 없었다.게임은 상대방과 자신이 즐겁기만 하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사실 편법을 써서 이기려 드는 것은 썩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었지만......뭐 어때.지금 상대방이 편법을 쓴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상대방의 턴.주사위가 던져지고 판정을 기다리려는 찰나 수갑이 움직였다.
"..헤에...이게 왜 움직일까요?"
정말 신기하네요.그쵸?입꼬리만 살짝 위로 올린채,감정 없는 미소를 지으면서 수갑을 한번 본 다음 상대방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주사위는 이번에도 6이 나왔다.아무리 봐도 수상함 가득한 일이었다.아까 전 행동도 그렇고,만약 이번 일도 능력 사용이라면...명백한 승부조작이겠지. 주사위를 바라보던 루이는,이내 곱상하게 미소를 지었다.
"옮기시지요,귀공."
귀공의 말,옮기셔도 좋습니다.혹여나 상대방이 듣지 못했을까봐 다시 한번 그렇게 말하고는 먼저 주사위를 굴리기로 하였다. 승부조작을 하는 상대를 이길만한 자신은 없었지만,그래도 게임은 게임.끝까지 즐겨야 하는 것이 옳았다.그렇기에 대강 눈치는 채었더라도 한번쯤은 눈 감아 주기로 한것이지.
"실로 즐거운 게임이 아닐 수 없군요..그렇지요?"
승부 조작을 한다면 자신은 순수 실력으로 상대하는수밖엔 없었다.그것 이외의 뾰족한 수는 떠오르지 않았으니까.뭐,덧붙여서 사실상 그가 그렇게 크게 신경쓰는 부분도 아니었다.승부조작을 하는 상대를 이겨서 어떻게 해도 자신에게 견줄 수는 없다는 좌절감을 심어주는것만큼즐거운 일은 아마 이 세상에 몇 없을테니까.
다시금 루이의 다이스가 높게 띄워졌다.그리고 그것은 땅바닥에 떨어져 적당한 거리를 굴러가고 난 뒤에 멈추었다.
"조금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결국 죽음이라는건 자신이라는 주체가 없어지는겁니다. 물론 목숨보다도 더 추구하고자하는 목표가 있는사람도 있지만. 보통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고조차가 끊기는 그 심연에 이르는게 가장두렵지않겠습니까."
물론 자신을 이야기하고자한다면 살아남는것은 두번째정도일까. 이미 한번 심연의 끝에 다녀온바가 있었기에 당장에 누군가 목숨을 끊으려한다고 하더라도. 무섭지는 않다. 그저 자신의 뜻을 이루는데 방해되니까. 거슬릴뿐이지.
"조금은 다른이야기지만. 신체적인 상처는 아물수가 있어도 정신적인 상처는 아무는게 완벽하다고 할수있을까요. 저는 제법 부정적이라서 나은척을 하는것이지 이미 상처가 도려내저서 그부분이 결락된거라고 생각한답니다. 결국은 자신을 계속 해서 얽맨다고 그렇게 여기는거랍니다."
엄연히 말하자면 결락은 상처가 아니다. 이미 그곳에 구멍이 뚫려서 매울수가 없다고 말하고자 하는거지만.
"완전히 딴얘기니까 의견만을 듣고싶었던겁니다."
단지 결락된 인간을 이해할수있겠냐는 의중이 거기에 있었을뿐. 다른 의미는 아니였다. 그런 말을 하고있자니 무언가 무거운 분위기를 잡는지라 프란츠의 말에 다시한번 농을 던지듯 장난을 쳐보인다.
"어머 숙녀의 사생활이 궁금하다니 이상한 생각이 꼭없다고는 할수있을까요? 우후후. 농담이지만요. 딱히 공무적인일이 제국에서 전서로 날라온적이 있는것도 아니고. 거기다 저는 황위계승권이 있는것도 아닌지라 번지르르한 황가식의 일이 있다고 생각하셨다면 좀 환상을 깨뜨려드리죠. 기껏해야 제 무기인 멍멍이녀석을 산책시키거나 패션잡지를 보면서 다음 쇼핑리스트같은걸 미리 만들어둔다던가 하겠지요. 그저 평범한 소녀랍니다. 뭔가 기대라도 하셨습니까."
다이스를 강하게 쥐었다. 건방진 .. 그런 조작 따위 신경쓰지 않는 다는 것 인가? 누가봐도 유리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작을 눈치챘음에도 승부에 임하는건 무슨 의도냐. 주사위를 다시 강하게 쥐었다. 남은 턴은 얼마 없다. 다음 턴 내로 상대방이 내 도시를 밟지 않는다면 압도적인 금액 차이로 인해 진다.
2가 나왔다. 4와 6은 내 도시다. 그렇다면 미약하지만 역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최종 스코어로 내 승리..라면 좋겠지만 확률은 3분의 1이다. 조작을 했는데 여기까지 몰린다고? 천운인가? 이게 바로 모든 룰 위에 서는 자의 천명인가?
나는 주사위를 꽉 잡고 허공에 던졌다. 빠르게 낙하하는 주사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둘.
"이것은 증명이다 왕자. 천명 따위는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증명"
수갑이 한차례 크게 흔들리자 주사위는 자연스럽게 6으로 착지했다. 당연하게도 나는 도시를 밟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 턴.
"왕자님이 4 혹은 6이면 내 승리. 나머지면 왕자님 승리... 보여주라고 왕자님? 천명말이야 천명."
야바위와 강운. 내가 가장 참지 못하는 굴욕은 이미 속임수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승부에 임하는 왕자님의 자세야.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려줘야겠지?
" 그렇군요. 죽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이 생기게 되죠.. 친구도, 가족도 모두 잃는다는건 역시 달가운 일이 아니니. "
그러니, 그도 그 점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비록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해도 발을 디디려 하면 막상 두려운 것이 죽음이다. 언젠가는 도달할 곳이지만, 어쩌면 스스로 도달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는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랬다. 아직은 쓸만한 몸이니까. 쉽게 버릴 수 없다.
" ..논점에서 벗어났을지도 모르나, 저는 그렇게 결락된 사람도 무언가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
예를 들어서. 사랑, 이라던지. 그는 그렇게 덧붙였다. 사랑은 단지 이성간의 교감뿐만이 아니라, 그저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예를 들어보자면 부모의 마음이나, 우정이 그랬다. 그는 단순한 이상주의자는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랑이라면 왠지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게 어떤 형태로 전해지든지.
" 어라, 딱히 기대를 가지고 물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금 딱딱하게 말해보자면, 의례적인 말. 이라고나 할까요. "
그녀가 아바돈을 끝장냈을 적에 그 상태는 흉측했다더라지. 목과 날개가 몸통에서 떨어져 나가고, 배는 갈라져 안이 헤집어졌고. 괴롭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그 때를 생각하니 또 다시 괴로운 감정만이 몰려들어와 어딘가 가슴 한 구석에서 회오리치는 것 같았다. 아픈 감정이다, 정말로.
"......팔, 괜찮아? 차가웠다면서. 동상이라던가 걸리진 않았어? ...그리고, 그으. ......지금은 어때? 많이 아픈 건 아니지? ...아프지 말란 말야. 제발."
좋아하는 사람이 다치는 걸 보고 싶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도 그런 게 당연해서, 네가 다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아프지 마, 아프지 마. 제발 아프지 마.
"그리고 죽기 직전에, 단말마...... 그런 거, 나도 들은 것 같은데. 뭐라 했던 것 같기는 한데, 그런데...... 잘 기억이 안 나네. 역시."
그러곤 한숨을 쉬다가 널 본다. 그러곤 뺨을 붉히다가 시선을 피하며, 잡히지 않은 반대쪽의 손을 입가에 가져다 대어 입을 살포시 가리며 말합니다.
"......그러고보니까, 내가 고백한 것도... 실습날이었지. 그리고... 그, 뭐랄까. 그 때, 답도 널 닮은 인형을 통해서지만... 들어버렸고. ......그래도 역시 인형에게 듣는 건 뭔가, 남의 마음을 훔쳐내서 들어버리는 것 같아서 싫은 걸. 그러니까...... 만약, 만약 진심이라면 네 입을 통해 말해줄 수 있을... 까?"
이제는 대놓고 승부조작을 하겠다는 속셈인 것인지,다시금 수갑이 한 차례 크게 흔들린다.그리고 이번에도 다이스는 6이 나와주었다.이런이런,만약 수갑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한들,계속 6만 나오면 어린아이도 의심하지 않겠나이까.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를 입가에 걸치고서,상대방의 말에 입을 열었다.
"후후훗,귀공의 기개만큼은 높이 사 드리도록 하지요.허나,천명이라는 것은 귀공의 뜻대로 순순히 풀리는 것이 아니랍니다."
슬슬 턴이 전부 끝나간다.이번 한번의 다이스가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최선을 다하여 임해야 할 것이다.앞서 말했듯,자신에게 불리한 내기는 절대 하지 않으니까.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더라도,그 끝은 절대로 불리하지 않도록 돌아가게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리고...
"사람은.."
느긋하게 말을 이으며,주사위를 집어 들었다.이번 한 번의 승부가 모든것을 좌우하겠지.별것 아닌 게임이었건만,서로 승부욕이 극한까지 치닫은 상황에서 긴장감은 최고조를 달했다.가벼운 벌칙게임을 넘어서서,이기느냐 지느냐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까지 흘러온 것이다.아아,이 얼마만에 느껴보는 진정한 승부욕일까.그 동안 잊고 있었던 달콤한 본능에 취하는것만 같았다.
"...자신이 진다는 것을 안다고 하더라도,싸워야 할 때가 있는 법이랍니다.그리고,지금이 바로 그 때인듯 하네요."
고작 주사위 게임에 이런 대사까지 인용해야겠냐만,앞서 말했듯 분위기만은 정말 절정을 달했으니까.가끔씩은,휘말리는 것도 그렇게까지 나쁜 일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사위를 손에 쥐고.잠깐 눈을 감았다가 이내 다시 뜨면서 고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럼,마지막 주사위를 굴리도록 하겠습니다.귀공께 제 천명을 보여드리도록 하지요."
모든것은 지금 이 행동에 달렸다.이기느냐 지느냐.승패를 가름지을 주사위는 높이 떠올랐고,이내 땅바닥에 떨어지며..
“내 고향에서 가져온 무기야. 그곳은 이것같이 제대로된 제련기술이 없어서 대부분 무기가 이런식이야. 다시 무기를 넣는다. 어느정도 칭찬을 받은게 약간 기분이 좋다.
유우는 자신의 여우를 꾸깃꾸깃(내 느낌으로는) 넣으며 자신은 무투가라 했다. “무투가? 음... 그런가.”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몸으로 보인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건 사용하지 않아도 좋은 이점이 있는거 겠네. 신경 쓰지 말라고는 했지만 역시 그 여우 덕인건가? 미안하지만 신경 안쓸래야 안 쓸수가 없어...” 계속 튀어나와 대화에 끼어드는걸.
"다른사람한테서도 비슷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다만 무언가로 매꿀수가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팔다리가 잘린사람한테 팔과 다리를 다른 무언가로 채울수있다고 말하는것만 같아서 말입니다. 그건 결락이 아니라 상처라고생각합니다. 뭐, 이런 말로 언쟁을 벌이고싶지는 않군요. 생각의 차이라는건 결국 간격을 좁히는건 어느정도 공통분모가 있어야하는 법이니까요."
마음의 결락은 팔다리를 잃은 자와는 달리 환지통조차도 없다. 단지 결락된 부분을 떠올릴려고한들 내가 어떻게 했더라? 하고 이해를 못하는것이다. 그때 그날 나는 마음속의 감정인 ■■과 ■■, 그리고 ■■■를 잃었고 그게 무엇인지 이해조차 하지못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다른사람이 그 감정들을 이야기했을때의 이해가 되지않아서 걸리적거렸다. 그리고 시기했다. 내가 가지지못한것을 너희들은 가지고 있었구나 빼앗어버리면 좋을텐데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지못한다. 머리도 몸도 애초에 그것을 없는것이라고 완전히 격리를 해버리는 일이기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러한 답변을 했다면 한번은 물어보고싶네. 신념이 확고하게 선인 사람한테는 꼭 물어보고싶거든.
"재밌는 질문을 하나하겠습니다. 만났던 꽤 괜찮은 사람들에게 한번씩 넌지시 던지는 말입니다만. 최근에는 하지않았군요. 그러니 생각난김에. 당신에게 물어보도록하죠. 모든것이 평등하게 그리고 자각하지도 못한채 멸망한다면 당신은 그것에 저항하겠습니까? 아니면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겠습니까?"
“조금 따가웠지만 괜찮아.” 셴은 걱정이 많은 타입이라는 걸 안다. 안심시켜 줘야 한다. “하나도 안 아파. 전혀. 걱정하지 마.”
허공에 치들었던, 살짝 떨리는 손을 내려 시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 손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 이렇게 지금 네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아무 문제 없다…. 그런 의미였다. 고운 머릿결이 손가락 사이를 흐르고, 부드러운 향기가 풍겼다. 서 있을 때 눈높이 차이가 한 뼘은 족히 되지만, 앉은키는 별 차이가 없어 머리를 기댈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사귀는 것은 아니지 않았던가? 내 욕심이 과한 것일까.
‘머릿속으로는 이미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면서, 내숭이 지나치구나, 인디!’ 룸메이트인 루 메이트너의 경박한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렸다. 시엔과 내가 이런 관계라는 건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루라면 분명 저런 식으로 말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말하자면, 스스로에게 가하는 일침이 루의 목소리를 띠고 있는 것이었다.
“어, 진심이라면….” 조금 진정한 듯 싶었던 가슴이 다시 뛰었다. “훔친 건 아니겠지만…. 셴.”
내 입은, 인간 따위의 물건이라서 거짓을 범하기 쉽다. 반면 시엔의 인형은 진실만을 말한다. 어쩌면 시엔의 인형이 그렇게 말해 준 이상 내가 아무리 증언을 보태 봤자 더 큰 증거가 될 수는 없겠지만…. 부끄러운 마음을 딛을 용기가 샘솟을 만큼 사랑하는 마음이 컸다.
“나, 셴 좋아해. 이성으로서. 내 인형이 말했던 것처럼…. 껴안고 싶고, 손을 잡고 싶어.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널 보면 항상 그렇더라고.”
153꿈과 현실과 권능과 프로젝트와.... 의 프롤로그! ◆SFYOFnBq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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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 (거의 끝나감) 20:01:59
프로젝트는 연구동 하나에서 절찬리 분석되고 연구되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플라스크에 담겨져 있던 어떤 걸 어떤 비커에 넣는 순간.
"맙소사. 에밀리아. 우리 이거 말아먹은 거 같은데?" "....샤릴...진정하고 한마디만 말하지. 우린 망했어." "그냥 어느 정도 약해진 거 아니었나?" "설명해주지. 꿈과 변형과 기타 등등이 합쳐진 결정들이 다 녹은 농축액이 이거에 반응해서 안개가 되어 기반을 깔았고 그 기반에서 권능의 일부가...." "오 맙소사. 이해했다" ""젠장!!!!""
그리고 엄청난 폭음(폭죽소리로 들렸겠지만)이 울리고, 꿈과 현실과 일종의 그런 것들로 반짝거리는 안개가 비커로부터 뭉게뭉게 피어올라 바깥으로 퍼져나가 로라시아 섬을 휘감았답니다! 그건 순식간이라서 눈치챈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아마도 그 안개가 휘감고 난 뒤로 어디선가 반짝거리는 구슬이 보이는데요. 그걸 운이 좋거나 나쁘거나로 발견한 사람들이... 꿈과 변형의 권능으로 인해 변하거나. 운이 좋다면 변형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답니다.. 그래서 에밀리아와 샤릴은 근신처분을 받고(그 둘은 가장 가까이 있던 탓에 가장 강력히 영향을 받아서 정말 손바닥만한 자그마한 요정의 모습이 되었답니다!) 풀 방법을 고했답니다. 그 과정에서 요정 모습이라 죽지도 않겠지만 이사장님에게 죽어라 쳐맞긴 했지만요.
당신들. 감히 제게 이따위 날개를 달아놓고 무사하실 즐 알았습니까? 자그마하니 손가락으로 후드려드리지요. 괜찮답니다. 요정 기준으로 딱 죽기 직전으로 두들겨 드리지요.. 아뇨 살려주십시오! 근데 요정날개가루때문에 되게 반짝반짝하고 훈훈해 보이네요.. 그거랑은 별개로 제 꼬리를 만든 놈들이잖아요. 더 패세요! .....이런 꼴론 못 나다녀요.. 바..방법이 악! 있! 습으으윽! 니다! 뭐죠? 당장 말하기를 바랍니다. 10. 9. 8. 7.. 바라뫄해품과비바ㅁ라ㅏ미오면됨니다!
그 방법이라는 게 안개가 가을과 겨울 사이의 해풍과 비바람에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네요. 그 해풍과 비가 오기까지 이틀.
여러분들은 이 꿈과 변형을 어떻게 즐길까요?
다이스 이벤트! 3시간마다 다이스를 굴려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목록은 0레스에 박혀 있어요! 그래도 올린다면...
다이스 목록 1.백설공주. 사과를 보자마자 히이익거리는 게 자동반응! 2.동화의 왕자님 백마는 옵션 3.신데렐라(ver.재투성이. 단 저녁시간-6시에서 12시까지-일 경우 화려한 드레스) 4.잭과 콩나무의 콩. 얼굴에는 콩 인형탈을 쓰고(얼굴은 나와있다) 옷은 쫄쫄이 5.알라딘풍. 램프는 옵션 6.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선택이 가능하다!(종류, 매드해터, 3월토끼, 공작부인, 하트 퀸, 왕, 앨리스 등등...) 7.가면라이더로 강제변신 8.천사(전차에 얼굴달린 천사입니다) 9.변하지 않음 10.과자집 옷이지만 진짜 과자다. 11.뱀파이어. 정줄 놓으시면 박쥐로 변해버립니다! 12.마법소녀 변신. 정말 천천히 잘 된답니다! 13.엘사! 렛잇고- 렛잇고! 노래가 항상 어디선가 BGM으로 흘러나옴 14.변하지 않음 15.요정날개로 요정가루를 팍팍 뿌리시길!(요정가루의 효과:세상이 반짝반짝하고 희망넘치게 보임) 16.잠자는 숲속의 공주(가시덤불이 항상 따라다닙니다!) 17.털복숭이 늑대인간. 동그란 것만 보면 늑대가 된다고! 다행히도 물진 않아요- 18.동양풍 치렁치렁 한푸 19.인어공주.. 가끔 상체가 물고기가 하체가 인간이 될 수도?(는 레스주 선택) 20.불가사리. 그 별 모양 불가사리.. 가끔 뚱이같은 컬러링으로 나올수도 있ㅇ..
.dice 1 20. 을 굴려 나온 모습으로 코스프레(?)스럽게 변한답니다! 굴리지 않는 것은 자유이지만(반짝이는 구슬을 발견하지 않음) 굴리고 나서 무를 순 없어욤!
눈을 감고서 조용히 미소지었다.제아무리 타고난 운이라고 한들 모든것을 조작해버린다면 아무 힘도 못 쓰는구나.현실이란 이런 것일까. 조용히 제 패배를 인정하려던 찰나,게임판은 무승부를 선언하고 있었다.무엇이 잘못인가 가만히 바라보았더니 6이 연속 3번 이상 나오면 벌금을 지불해야한단다.
"..어머,게임판은 정직하군요?귀공과는 다르게 말예요.후훗.."
아마 승부 조작을 막기 위해 설치해둔 장치가 아닐까 싶었지만,정말로 운이 매우 좋아서 6이 연속으로 나오는 사람에게는 억울할 일일 것 같았다.뭐,실제로 그렇게 나오는 사람을 아직까지는 본 적 없었기는 하지만. 그렇다면 아직 끝난것이 아니다.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주사위를 집었다.
"자,이것으로 마지막 승부를 결정짓도록 하지요.무슨 숫자가 나올지는,순전히 귀공과 저의 운에 걸린 문제일듯 하군요."
" 저는 겉과는 다르게, 속마음은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아가씨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전 그 의견을 존중해 드려야 겠죠. 사람마다 다 생각은 다른 법이니까요. "
그는 적당히 한 발 물러서듯 말했다. 이런 곳에서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벽을 만드는 건 상책이 아니었다. 그게 친분을 쌓는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도 확실했고.
" 평등한, 멸망 말인가요? " "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죠. "
그는 그녀의 질문을 듣고는, 일말의 고민없이 답했다. 밝게 웃음 띈 표정도 그대로였다.
파괴와 멸망. 그것은 모두 주신께서 주관하시는 것이다. 아아, 그렇게 말한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가 손 대는 것은 무엇이든지 벗어날 수 없으며, 그가 깨어나는 것 그 자체만으로 세상을 멸망시킬텐데. 그렇지 않더라도, 모든 죽음의 뒤에는 끝 없는 멸망의 잔해만이..
테오도르주입니다. 생각 정리하느라 좀 늦었네요. 예전부터 해왔긴 했지만...상황극판을 몇년동안 안했다가 다시 돌아온것 때문인지,제가 다른분들을 너무 배려하지 않았습니다. 음,길게 얘기해봐야 변명만 될 것 같으니 짧게 하겠습니다. 얘기해주신 부분들에 대해서,앞으로 다른분들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머리를 쓰다듬는 그 손길이 좋아서, 그래서. 그리고 그 손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는 게 너무 좋아서. 계속, 앞으로도 그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좋아서...... 그래서 웃어버렸다.
"......"
그리고 이내 네가 진심을 말하자 심장이 아찔할 정도로 뛰기 시작했다. 고동이 너무 커서 너에게까지 들릴 것만 같았다. ......그 말을 들을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었는데, 나. 갑자기 이렇게 말해버리면 어떡하냐구.
"...나도. ......인디, 좋아해. 진짜, 정말, 정말 너무 좋아해. 항상 너를 볼 때마다, 설레고 두근거려서... 그래서, 네가 그렇게 말한 것처럼 나도 그러고 싶어. 껴안고 싶다면 마음껏 해도 좋아, 손 잡고 싶다면 그것도 마음대로 해도 돼. 아니, 손... 잡아줘. 안아줘. 계속, 좋아한다고 말해줘."
이성으로서, 연정으로서, 난 너를 좋아한다. 너도, 너도 그랬다고 말해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기쁜 날이 오늘이라고, 고작 이 작은 순간이 그렇게나 기쁠 수가 없었다고 말해도 괜찮을까?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나요? 너무 설레어서 미칠 것 같아요.
할말은 하는편이라는건, 결국 말그대로의 의미보단 나는 그렇게 생각안하니까 내의견을 고집하겠다라는게 클것이다. 이런자리에 앉아서 그러는건 조금 고압적인건 아닌가하고 생각해볼때는 있지만.
"아하하.. 제법 만족스러운 의견을 들었네요. 처음으로. 약간 주가가 오르셨습니다 프란츠씨. 제가 이런말은 잘안하는데."
꽤나 종교적인 이유일지도 모르지만. 어찌되었건 그 답변은 마음에 들었다. 평등하게 모두 멸망이라는 이름에 의해 끝이난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겠다라. 조금쯤 이 사람하고는 이야기를 나누는게 괜찮을지도 모르겠다고. 아직은 판단이 확실하게서지는 않았지만, 어울려볼 가치는 있다는것을 확인했다.
"죽음은 두려워하면서도 우리는 결국 운명아래에서 언젠가 종말을 맞게될겁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이 언젠가 끝이 있을때에도 지켜지면 말이죠. 좋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프란츠 발터씨. 다음기회에 또 만나고. 몸관리를 잘하시길."
그것으로 나는 식당을 나섰다. 꽤나 다음번에 만나면 어떻게 그를 얽어메어볼까. 그런 생각에 거짓없는 희미한 웃음을 짓는다. 좋은의미는 아니였지만.
마지막의 그것은 명백히 제 손으로 돌린 주사위가 정한 결과였다.그렇다면 자신은 그 결과에 순순히 인정하면 되는 일이었다. 맘 같아서는 이 빌어먹을 오른손도,다이스도 동강내고 싶은데 말야.감히 왕족인 이 몸에게 패배와 수치심을 안겨주다니.제 몸의 일부였지만,상당히 시건방졌다. 그리고 어디선가 가져온 차에 잠깐 어안이 벙벙해졌다.잠깐,이게 왠 차야.
"..서민들의 차를 탄다는 건,참으로 신선한 기분이네요."
조금은 새롭다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올랐다.자신은 늘 그랬다.운전석에 직접 앉지도 않았고,그렇다고 해서 뒷자리에 앉지도 않았지.언제나 한결같은 자리였다.그래서인지 이것만큼은 조금 익숙하다고 느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부에 도착했고,대본을 건네받았다.
"그럼,다녀오도록 하지요."
이어,방송부의 문을 두어번 노크했다.들어오라는 말이 들리고 조심스럽고도 사뿐하고,그러면서도 왕족으로써의 기품은 남아있는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선 루이는 모두에게 정중하고 깍듯하게 예를 갖추어 인사를 건네고서는,곧 적당한 여성 한 사람을 잡고 전할 말이 있다고 말한 다음,목을 가다듬었다.
"기억 안난다니까 다시 말할게요" "저 진짜 누나 좋아해요"
"거절할거 알아요" "이러는거 구차한것도 알고.." "근데 전 도저히 어제 있었던 일들 없던일로 하고싶지 않아요."
"그 사람 말고 전 안돼요?" "진짜 전 더 잘해줄 자신 있어요!"
제법 감정을 담은듯한 목소리에 여성의 얼굴은 화끈 달아올랐고,순식간에 분위기는 핑크빛 오묘한 분위기가 되었다. 여성이 뭐라고 하려던 찰나,루이는 곱상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눈을 찡긋였다.
"....라고,디트리히 아넨에르벨 경께서 아가씨께 이 글귀를 대신 전해달라고 하셨답니다.언제 시간이 나신다면,한번 찾아가보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혹시라도 태클을 건다면,상대방의 필체로 작성되어있는 대본과 자신의 말투를 예시로 하여 반박하겠지.루이는,여성에게는 절대 누나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혹여 사용하더라도 혈연 관계에 놓인 친누나에게만 그리 불렀었다. 자신이 뒤에 그런 사족을 단 것은,승부 조작을 일삼은 상대방에 대한 사소한 복수일지도 몰라.
"후훗,갑작스레 아가씨에게,더 나아가서는 방송부의 신사 숙녀 여러분들께 당혹감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허나,저는 그저 디트리히 경이 시키신 일을 그대로 이행했을 뿐이랍니다."
그럼,평안하고 안온한 하루 되시길.다시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예를 갖춘 인사를 건내고서는 다시금 차에 올랐다.역시 고백은 수줍네요.하는 말과 함께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용한 파도처럼 행복이 밀려들어 왔다. 굳이 ‘사귄다’거나 ‘연애’라거나 하는 말들을 써 가면서까지 이 관계를 수식할 필요가 있을까. 시엔을 껴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시엔의 이마에 얼굴을 가만히 댔다. 이제 들켜도 할 말 없는 지경이었다. 허나 다행히도 시선은 없었기에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만끽하려고 했다.
그래도 역시 내가 한 말은 조금 부끄러웠다. 나는 새빨갛게 달아오른 콧숨을 내뿜었다.
“그럼, 그, 있잖아, 그러면…!” 나는 원치 않았지만 갑작스럽게 말을 더듬었다. “그, 저기 나 있지, 카페에서 차 마시기 전부터도 계속 그런 생각을 하면서 널 봤다는 건데…! 어, 엄청 중대한 고백을 한 것 같은데…. 괜찮은 거야? 그게, 뭐랄까…!”
팔을 어디에 둘지 몰라 막 휘젓다가 그저 시엔을 꼬옥 껴안았다.
“아니, 좋아하니까 괜찮은 걸까? 그런 거겠지…? 그, 나, 셴을 엄청 좋아하니까, 그… 이래도 되나 싶은 적이 있긴 했는데, 그래도, 괜찮은 것 같긴 한데!”
너무나도 따스한 포옹의 감각이, 모두 괜찮다고 말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소심한 성격이 달콤한 시간에 사족을 붙여 버렸지만, 어쩌겠는가. 할 말이 없어 결국 내 입을 틀어막기로 했다. 입을 시엔의 윗머리에 파묻자 머릿결이 입술에 선명히 새겨졌다.
비류는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잠시 느긋하고 여유로운 태도로 상대가 먹고 있던 건강식-이라기보다는 다이어트식단에 가까운 식단- 을 바라보다가 무던하고 담백한 표정으로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다.
"얼굴은 익는데. 이름까지는 잘 모르겠군. 피차 서로 모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도록 할까?"
여유로운 비스듬한 미소를 짓고는 물잔을 들어 그녀는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물을 한모금 마시고 상대의 말을 기다렸다. 제법 맑게 웃는 얼굴이 퍽 나쁘지는 않다만.
"이름이 길군. 왕족만큼은 아니지만. 테오도르 비르겐슈타인. 테오도르라고 기억해놓지. 그래서, 혹여 나한테 더 볼일이 있어? 있다면 자리를 좀 비켜준 뒤에 이야기를 더 할까."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그녀는 자신이 앉은 자리가 비기를 기다리는듯 기웃거리는 여학생의 어깨를 무례하지 않게 당겨서 의자에 앉혀준 뒤 미안하군. 식사 맛있게해. 가벼운 사과와 모호한 말을 중얼거린 뒤 나가서 이야기하자는 듯이 밖으로 슬몃 시선을 옮기고 접시를 챙겨 정리한 뒤 밖으로 나섰다.
311셴도 너무 좋아서 죽을 것만 같아요 - 왜냐면 인디가 너무 좋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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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 (거의 끝나감) 20:57:00
"......괜찮아, 그런 거. ...나도 사실, 안 그랬다고는. 못 하겠고......"
그저 날 껴안는 그 팔이, 그 손이 너무나도 부드럽게만 느껴져왔다. 이대로면 나 진짜 죽어버리는 건 아닐까.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날 좋아해줘서 고마워. ......이런 나라도 괜찮은거지? 정말...?"
엄청 좋아한다니, 뭔가 심장이 떨어져 나가버릴 것 같은 말이었다. 어쩌면 이미 떨어져나간 건 아닐까 싶어서 잠시 고민해봤지만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내 윗머리에 당신의 입술이 파묻혔다. 온 몸으로 행복이 느껴져오고 있었다. 그 강렬한 행복감에 눈이 멀어버릴까, 하고 결국 눈을 꼬옥 감은 채로 네게 안긴 채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그러고보니까, 인디. 인디는...... 내가 왜 좋아? ...그, 뭐랄까. 이런 거 물으면 안됄 것 같기는 하지만...... 어떤 점이, 좋은 건가 싶어서. 나 같은 게... 과연 괜찮을까 싶어서...... 너처럼 좋은 사람에게 내가 과연 어울리는 사람일까?"
이 순간순간이 너무 달콤하면서도 불안했다. 유리조각이 몸에 박힌 것만 같은 느낌. 그 어떤 따뜻한 포옹으로도 몸에 박힌 유리조각을 뽑을 수는 없다. 같이 찔리거나, 오히려 그 유리조각들을 밀어넣어서 더 찔리게 하거나. 그래서 이렇게 따뜻하고 달콤한 시간이 찾아오니, 역으로 불안해졌어.
모 교수들의 불상사로 인해 학원 내에 혼란이 퍼져갈 무렵, 나는 홀로 실내 체육관에서 체조를 하던 중이었다. 높이가 제법 되는 평행대 위를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며 공중제비를 돌기도 하고 백덤블링을 하기도 하고. 유연성이나 날렵함은 제법 높은 편이라 물 찬 제비처럼 잘 놀고 있었다.
"하나 둘-"
평행대의 끝에서 앞으로 돌다가 휙 뛰어올라 공중에서 한바퀴 휘릭 돌고 반대편 끝에 깔끔하게 착지. 그 사이 머리칼이 흩날렸지만 눈은 안 드러났다. 나름의 노하우랄까. 행여나 떨어지거나 위험해져도 팔다리에 감은 그림자가 방어할테니 다칠 위험도 적지.
"다시 한번!"
이번엔 되감기를 하듯 뒤로 돌아서, 돌기만으로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간다. 짠! 이번에도 완벽하게 섰는데, 서고나서부터 왠 이상한 음악소리가...?
볼 일이라,사실 볼 일이 더 없기는 하다. 체중 좀 줄이려고 맛대가리 없는 식사 하다가 악연이 있었던 비류를 만났을 뿐이고,뭐...그냥 그정도 해프닝? 뿐이지. 내가 무슨 어느 나라 출신 자객이라서 비류를 암살하려고 하는거라던가,비밀 지령을 수행한다던가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일단 이 식당에서 하릴없이 앉아있는건 다른 애들 자리 차지하고 있는거니까,나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고,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지고 나서야 비류에게 말한다.
"사실 딱히 할 말이란 것도 없거든. 여기서 만나게 될 줄도 몰랐고."
평소랑 똑같이 그냥 혼자서 밥먹을줄 알았는데,비류를 만났을뿐이다. 음...이 기회에 자기 소개 한건 좋았지만 진짜 딱 그것뿐. 나는 이게 아쉬워서 비류한테 한마디 더 한다.
"좀 묘한 상황이구마,오늘 처음 자기소개까지 했는데 우리 둘 다 서로 할 말도 얼마 없다는게 말야. 보통 이럴때는 서로 할 말이 많고 그래야 좋은데!"
맞아,서로 떠들면서 서로에 대해서 좀 알아가는게 좋잖아?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고개를 열심히 끄덕인다.
“그냥 네가 좋은 거야.” 시엔 앞에서 나는 최대한 어른스러워지고 싶었지만, 떨리며 새어나오는 목소리는 영락없는 소년의 목소리였다. “말한 적 있지만, 운투 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나, 꽤… 외로웠잖아. 티엘린에 와서도 계속 향수병에 시달렸고. 왜냐면 소중한 사람이 없었으니까….”
제법 어둑어둑해졌다.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졌다. 행인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나 자신이 한스러웠지만 아직까지는 비밀을 유지해야 했다. ‘텐게르시여, 부디 어둠으로 우리 얼굴을 가려 주시기를.’
“그러다가 널 만나서 친해졌고, 더 이상 마르바로 돌아가지 않아도 외롭지 않았어. 말하자면, 그때부터 셴이 나한테는 새로운 고향이었던 거지…. 또, 나보고 죽지 말라고 했으니까… 어쩌면, ‘셴을 위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걸까?”
일말의 정적도 용납할 수 없었던지라, 내 고해성사는 제법 자질구레한 것들까지 나열하는 것으로 흘러갔다. 온갖 얄궂은 사실을 모조리 토해 냈지만 전부 참이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인디고 키트라는 인간은 이렇게 구차한 것이 꽤나 큰 흠이었다. 으으, 루가 봤다면 분명 웃어 댔겠지.
“어, 그리고, 또, 성격도 다소곳하고 차분해서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했고, 그리고 작고 귀여워서 품에 폭 들어올 것 같고….” 대충 이런 것들까지 나열했을 때가 돼서 나는 헛, 하고 정신을 차렸다. 이럴 때가 아니었다. “있잖아, 저녁 먹으러 가자.”
사람이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맞닥뜨리게 되면 변화된 현재에 유연히 적응하지 못하고 급격한 폭력성을 분출하여, 거센 욕설과 격한 반응을 내보인다는 뉴스를 본 적 있다. 기실 그런 결과란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기 때문일까, 지금의 내 모습이 정확히 이에 들어맞았다.
Let it Go~~~ let it go~~~
"이.... 이게 뭐야아아앗!"
지금의 나는 심층 내부에 존재한다. 즉슨 절규하고 있는 이란 첸이며, 그 역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을 인식하고 터져나오는 격한 감정으로 인해 자석처럼 끌려나오게 된 것이다.
당최 그들에게 벌어진 일은 어디서부터 논해야 좋을까, 유우는 기숙사를 나서 산보를 하는 와중에, 돌연히 영롱히 빛나는 조각이 신기한 나머지 무턱대고 주워들자 기묘한 안개에 둘러싸이고 난 후에 문득 고운 금빛 머릿칼을 길게 늘어뜨리고 연 하늘빛의 드레스를 우아히 차려입은 퀸 엘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곳이 대로변이었기에 한 순간에 이목이 집중되었으나, 우선 건장한 체구를 감싼 드레스가 버티지 못하고 투둑이는 소리를 내자 그는 잽싸게 임기응변하여 옷을 부여잡고는 최대한 인적이 드문 곳으로 폭주와 같이 질주했다.
그렇게 이른 곳이 체육관이며, 직면한 위험을 가까스로 모면한 뒤의 유우는 격렬한 부끄러움과 당혹스러움에 자신의 어깨를 끌어안고 무릎을 꿇었고 그 장렬한 감정에 반응하여 그가 튀어나온 것이다.
"이, 이 첸에게!! 이런 천지통탄할 일이!"
사건의 영문은 모르나, 어느샌가 기묘한 안개의 기운 탓인지 푸르게 변한 귀나 꼬리는 아마도 최대출력인 양 부풀고 늘어나 있었고, 동시에 그의 안면에는 전혀 파랗지 않게 빨간 부끄러움이 만연했다.
비류는 먼저 뒷정리를 다하고 난 뒤에 팔짱을 끼고 테오도르를 기다리고 있는 눈치였다. 굳이 같은 자리에 앉아서 이름을 묻고 이름을 들었으니 더이상 할 이야기는 없다고는 해도 그 자리에 계속 앉아있는 건 무례하다. 그녀는 조금 뒤늦게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서 테이블에서 떨어져 말을 걸어오는 그와 시선을 맞춘다.
"나또한 만날 줄 몰랐는걸. 테오도르. 그러니까, 작년인가? 그때 만난 게 인상이 깊어서 얼굴을 기억했으니 망정이지. 모르는 상황이였으면 이상한 상황이였지 않나."
첫만남이 좋지 못했지. 안그런가. 비류는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여유롭고 느긋하게 중얼거리며 담백하게 어깨를 으쓱인 뒤 식당 밖으로 걸음을 옮긴다.
테오도르에게서 들려오는 말은 이 분위기가 어색하다는 것처럼 들려왔기에 비류가 큭큭거리며 여유있게 고개를 살짝 돌려서 웃은 것은 덤이였다.
"서로 할 말이라고 해봐야 실습때의 그 일을 연장시키는 것 밖에 더 될까. 이념싸움은 사양한다. 그때 했던 거면 충분해."
화려한 브금과 함께 들어온 사람은 남자였는데,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어디선다 본 적 있는 파아란 드레스. 그걸 보니 계속 울리는 이 음악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저 사람은 저러고 있는 건데?
"뭐야..."
일단 영문 모르고 정체 모를 것에는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게 신조였기에 평행대에 걸터앉아서 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멀리서 지켜보고있으니 들어온 사람에게 갑자기 귀가 생기고 꼬리가 생기고...왜인지 모르겠지만 파란색 털이었다. 팡팡하게 부푼 꼬리가 엄-청 푹신푹신해보여서 만져보고싶었다. 정작 당사자는 혼란 그 자체인 듯 보였지만.
계속 지켜볼까 어쩔까 하다가, 자초지종을 좀 들어봐야 할 거 같아서 훌쩍 내려왔다. 체조 중이라 맨발이었지만 개의치 않고 차닥차닥 걸어가서 그 드레스여우남(...)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반짝 반짝. 왠지 모르게 생겨난 안개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을 단어로 표현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정신을 차려보자 왠지 주변에 안개가 잔뜩 꼈을 뿐이었고, 잘 보이는 것도 없어서 더듬거리기도 했는데. 하긴 이런 날씨에는 그런 일도 없을테니.. 신기할수도 있었겠지. 뭐,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모습이 펑. 하고 과자 옷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스티로폼이 아닌 진짜 과자로.
" ...? "
그는 자신이 입고 있던, 이제 바뀌어버린 옷을 찬찬히 더듬어본다. 아, 팔에 붙어있던 조각이 떨어졌다. 그걸 그대로 입에 가져가 와작와작. 으음, 꽤나 맛있는 비스킷이다. 이대로라면 기숙사에는 한 명의 변태 친구가 걸어다니게 될 것 같았으나, 맨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순간 깨닫고는 스스로 그만두기로 했다. 아쉬워라.
확실히 그때 이념싸움...이라고나 할까,말 싸움이 좀 길긴 했다. 이념? 신념? 그정도로까지 표현하긴 좀 뭐하긴 한데,황족들이면 진짜 싫긴 하거든.
엘레노아님께서 말하시길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여라,신을 만나면 신을 죽여라,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진정한 네가 되어라. 이렇게 가르치시는데 대놓고 대다수의 사람들을 지배하는 황족이나 부르주아들이 어떻게 좋게 보이냐구. ...뭐,친한 황족같은 애들이 있었다면 또 모르긴 하겠지만 일단 지금까지은 그런 애가 한명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비류의 말에 나는 동감한다. 또 할 말은 딱히 없고,그렇다고 말 해봐야 좋은 얘기 나올거 같지도 않고. 하지만 이렇게 입 다물고 이렇게 있는 것도 조금 그러니.나는 주머니를 뒤적거려 비류에게 까만색 포장지로 싸인 사탕을 하나 건넨다.
"고오급진 과자는 아니지만,나는 진짜 좋아하는거거든. 흑사탕. ...지금은 다이어트중이니까 못먹는거라서 주는거야. 평소라면 얄짤 없이 내꺼다."
아암,평소라면 무조건 내거지. 남한테 나눠주고 그런거 없다고! 이게 얼마나 소중한건데! ...프란츠라면 좀 모르겠,음,프란츠한테도 이 흑사탕은 안주려나?
이렇게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려니 너무 끄아아아악 소리가 나올 것만 같아서,어떻게 말문이라도 좀 트이게 하려고 큰맘 먹고 주는 사탕이다.이제 어떻게 반응하나 좀 보자구.
비류는 그때의 이념싸움, 혹은 신념싸움에 놓인 조별 실습때에 자신들과 같은 조였던 다른 학생들에게 조금의 애도를 표했다. 물론 그 끝없는 입씨름을 하면서도 손발은 잘 맞은게 이상하긴 했지마는. 그녀의 신은 대대적으로 믿는 신이 아닌, 그리고 자신의 본국에서 믿는 별자리도 아닌 그저 자신의 언니라는 사람 한명 뿐이였으니까. 어긋난다는 거에 별달리 할말은 없었다만.
거기까지 생각하고 비류는 꽤 그와의 사이에 침묵이 길었다는 것을 자각했지만 상대도 자신의 존재가 어색하기 그지 없는지 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슬쩍 그쪽으로 시선을 뒀다.
"흑사탕?"
테오도르에게서 나오기에는 좀 많이 갭이 있지 않나. 라는 생각과 함께 비류는 눈썹을 슬쩍 치켜올리며 그가 내민 흑사탕을 바라본다. 글쎄. 자신이 사탕을 좋아하던가. 여유롭게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시선을 옮겨 사탕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애석하군. 다이어트라니. 침묵을 못이겨서 주는건가."
잘 받도록하지. 그녀는 사탕을 받아들고 잠시 살피다가 고개를 느긋하고 여유롭게 한쪽으로 기울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토로하는 그의 눈가에는 묘하게 물기마저 어려있었다. 어찌보면 타당한 것이, 그와 주된 인격을 같은 조건에 놓았을 때 보다 솔직한데다 감정 표현에 과잉되게 충실한 쪽은 단연 첸이었다. 그런 성정에 힘입어 때로는 과격한 감정 억류가 일으면 마치 지금과 같이눈물을 그렁거리는 커다란 개과 동물을 연상시키는 듯한 상태에 쉬이 빠져들고 만다는 것이다.
물론 단지 그 뿐만은 아니었고, 대표적으로 기분의 양태를 나타내는 것은 셋 이상으로 파도와 같이 격렬하게 주변을 헤집는 꼬리들과 차디찬 얼음에서 뿜어지는 한기와 같이, 그 모습은 같아도 본질은 증기와 다를 바 없는 옅은 연무를 뿜어내는 귀로써도 당혹스러움을 표출하고 있었다.
"단지, 이 멍청이가... 뭔가를 했기 때문에... 반짝이는 뭔가를 주웠더니..."
울컥거리는 목소리에는 울분을 참을뿐만 아니라 흐느끼는 듯한 억양이 뒤섞이기도 했다. 코를 훌쩍이며 격앙된 감정으로 차오르며 붉어지는 눈시울을 소매로 훔치며 두서없는 말들을 간간히 내뱉더니 이내 푹하고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랬었지. ......그렇지만, 그... 뭐랄까. ...내가 너에게 그렇게나 큰 의미를 가진 존재가 될 줄은 몰랐어...... 그래서, 사실 아직 조금 실감이 안 나. ......내가 너에게 이렇게 큰 의미를 가진 존재라고 한다면, 이니 그렇지 않다고 했어도, 그래도... 넌 내게 가장 큰 의미를 가진 존재니까."
그러곤 머리를 비비적거리다가 작고 귀엽다는 말에 뺨을 붉히며 너를 좀 더 꼬옥 안으며 품에 파고들다가 저녁 먹으러 가자, 라는 말에 눈을 깜빡. 또 몇번 깜빡거리다가 그 말의 의미를 이제서야 이해한 듯이 널 본다.
"으, 응. 가자. 맛있는 거...... 오랜만에, 먹고 싶네.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걸 먹고 싶어. 어디로 가야 하더라? ......식당이라던가, 아는 데 있어? 괜찮은 곳......"
시가지로 나가면 맛집이 꽤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그녀는 그런 잡을 하나도 몰랐다. 맛있고 향 좋은 차를 파는 곳은 알았지만, 뭔가 식사를 해야 한다면 가장 빠르고 싼 곳을 아무데나 들어갔으니까. 의무적으로 먹어야 하는 것에는 그다지 돈을 쓰고 싶지 않았고 시간도 쓰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인디고와 함께라면. 그렇다면, 좋을지도.
"......나는, 그... 뭐랄까. 그런 거 잘 모르니까. ......맛있는 곳이든 맛없는 곳이든... 그냥 아무렇게나 가장 가깝고 빠르고 싼 곳에 들어가서 적당히 때울 뿐이었는걸."
비류는 신기하냐는 말에 여유롭고 느긋하게 비스듬히 미소를 짓고는 중얼거린 뒤 담백한 태도로 걸음을 옮겼다. 식당의 시끄러움에서 조금 벗어날 생각이였기에 그녀는 사탕을 몇번 만지작거리다가 사탕을 입안에 넣었다.
쌉싸름하게 퍼져나가는 흑설탕의 맛에 그녀는 사탕을 입안에서 굴리면서 맛있네하고 무던한 감상평을 내놨다. 최소한의 섭취로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소비가 금방되는 열량 위주로 섭취하던 버릇은 몸에 배어 있어서 그녀는 이 입안에서 굴려지는 쌉싸름한 사탕의 맛이 낯설긴 하다.
"독이 들었으면 먹자마자 저기 어딘가에서 시체가 되었을거고. 네가 나한테 뭔가를 건네는 걸 본 학생들도 많으니 자연히 너는 범인이 되겠군."
맛있는 곳이든 맛없는 곳이든 그냥 아무렇게나 가장 가깝고 빠르고 싼 곳에 들어가서 적당히 때우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아카데미 내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고개를 푹 숙였다. ‘어떻게 해야 셴한테 맛있는 것을 먹일 수 있을까.’
요리를 직접 해 줄까도 생각했지만, 내 요리실력은 끔찍하므로 시엔을 위해서라도 참는 것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해물인데, 역사 강의 시간에 ‘게이트로 인해 많은 신선 상품의 가격이 전국적으로 안정되었다’고 배우긴 했지만 그래도 내 지갑 사정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식품이었다. 일단은 일어나서 무작정 걷는 것 말고는 방도가 없었다.
“돌아다녀나 보자.” 나는 말했다. “나도 사실 잘 몰라서.”
손을 잡은 채로 일어나 시엔이 일어나도록 잡아당겨 주었다. 눈높이가 불쑥 높아졌다. 한참 밑에 있는 시엔이 귀여워서, 말없이 가만히 껴안아 주었다. 품에 시엔을 안은 채로 뒤뚱뒤뚱 거리를 걸어 내려갔다. 이윽고 야간 영업을 시작한 식당들이 하나둘씩 간판을 올리는 것이 보였다. 별천지 같은 그 식당가의 조명들 가운데서도 눈에 차는 것이 없었다. 무엇을 먹지, 하고 생각하던 차에 무언가가 문득 떠올랐다. 스승님은 이렇게 말했다. 「스승님의 가르침 그 열여덟 번째, 고기는 단언컨대 가장 위대한 식품이란다.」
“저긴….” 나는 구석진 곳의 간판을 바라보았다. “바베큐 식으로 고기를 구워 주는 가게래.”
말 없이 시엔을 바라보며 방긋 웃고는, 턱끝으로 가게 쪽을 가리켰다. 소스의 맵싸한 향기가 벌써부터 풍겼다.
그렇게 과자 인간으로 변해버린 프란츠는, 왠지 다른 사람의 모습도 살펴보고 싶었던 것인지 밖으로 걸어나왔다. 로렌스가 극구로 말렸지만 오늘따라 그의 마음은 꺾이지 않은 것 같다. 옷은 전혀 신경끄지 않은채, 당당하게 산책하는 모습은 꽤나 장관이었다.
" 어라? "
문어. 그의 눈에는 문어가 보였다. 그것도 상체는 사람, 하체는 문어인 이상한 문어가.. 그건 그냥 사람일 뿐인걸까? 아무튼 그는 꽁 꽁 대며 바닥에 부딪히는 문어 남학생을 보고는 신기한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저 사람도 안개 때문에 변하게 된건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 안녕하세요. 처음 뵌 분께는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혹시 이상한 안개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
평소 그가 말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본심이 먼저 튀어나왔다. 그만큼 급하게 알아봐야 할 일인것일지.
그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하다는 말로만 당신에게 지금은 해줄것이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슬퍼집니다. 그것만으로도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그러니 하루에도 몇번이고 이렇게 고해성사합니다.
언젠가 당신의 뜻을 제가 이루리라고. 그것이 안되더라도 제 한몸을 불사질러 당신이 바라는 세계를 위한 초석을 닦아내고 죽으리라고. 그러니 돌아봐주세요. 그러니 칭찬해주세요. 저는 당신의 말만이 구원이고 당신의 말만이 제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다른건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당신이 이루고자하는 일로 당신이 기뻐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잊어버린 행복이라는 감정을 떠올리게 됩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제가 껍데기만 있는 자리를 언젠가는 진정한 자리로 일구어내어 당신에게 기여하겠습니다.
당신에게 구원받은 이 목숨이. 죽어야했던 운명을 당신이 살려줬으니까.그것만으로도 과분한 축복을 받았기에. 당신이 내려준 이 축복의 흔적인 검은 눈동자와 검은 머리카락조차 너무나도 소중한것이기에. 당신이 바라는 새로운 세계를 여는것을 저는 이루어 드리기 위해 언제나 정진하고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세계의 이치를 배반하는 일일지라도. 당신이 원하는 것이 이 세계의 멸망일지라도.
연신 스스로의 이름을 연호하며 분해하던 그도 한층 시간이 지났던 덕분일까, 혹은 특유의 기고만장한 성격조차 완벽히 꺾인 상태에서, 이름모를 누군가의 쓰다듬을 받는다는 굴욕감마저 느끼지 못하고 그저 안정을 찾아 혼탁한 기류를 가라앉힌 덕분일까, 서서히 울분으로 박동하던 고동도 진정되고 상기된 얼굴도 평상시로 돌아가고 있었다.
다만 평상시로 돌아가고 있음은 곧 평소의 인격이 제 자리를 찾음을 시사하므로, 흐느낌과 이를 억압하려던 이중고 사이로 거친 숨을 내뱉던 첸은 문득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슬슬 원인께서 나올 시간이로군. 도와준건 고... 맙다. 보답이랄지, 어디서도 반짝이는 구슬 따위를 보면 냅다 걷어찰지언정 절대 건드리지는 마... 라."
그 정보의 공유가 첸 나름대로의 감사를 표현한 화답이었으나, 그저 감사하는 것 하나에도 주저가 섞이는 것은 정말이지 주인격의 공경한 성격과는 상이하게 다른 부분이었다.
이내 그의 눈꺼풀이 무거워진 듯 불규칙적으로 감기더니, 대략 십여초로 감긴 시간이 길어진 후에 다시금 눈을 떴을 때에는 그의 눈매도 훨씬 유순해지고 부드러워 진 것이 결국은 주인격인 유우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유우는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을 이해하고는 벌떡 커다란 나무 뒤에 숨어버렸다.
"아, 아니... 우선 말씀드릴 점이, 전 변태 같은게 아닙니다. 이것엔 지대한 사정이..."
그래, 기회를 놓쳐서 3학년으로의 진학이 좌절된 것 까지는 그렇다쳐도 공공연히 아카데미 최악의 변태로 낙인찍히고픈 생각이야 끔찍히도 없었다. 그 심정이 제대로 표현되었을지, 횡설수설 상대에게 변명하듯 늘어놓았다.
어제는 참 스펙타클했다. 설마 단순한 도련님 정도로 생각한 왕자님이 그런 역습을 할 줄이야. 운투국의 왕자는 여우로군. 덕분에 또 아카데미에서 내 이름이 수 많은 학생들에게 알려졌다. 이건 좋지 않다.
공화국의 병사에게 그런 건 필요없다.
그래도 오늘 수업은 또 들어야하니 억지로 발걸음을 옮기는 데. 다른 학생들이 대련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대련이라..
손에 들린 양손검의 무게는 소년이 들을 법한 무게가 아니였다. 드는 것 만으로도 후들거릴 법 했지만 소년은 조용히 소매로 턱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상대방에게 검날을 겨누었다. 지친듯한 숨이 입에서 흘러나왔지만 시야는 언제나 투구 밖에 보이는 상대방에게 고정된다. 죽을만큼 힘들지만 쓰러지면 죽으니까 억지로 버틴다. 이윽고 상대방이 검을 들고 달려오자 소년은 빠르게 아래쪽에서 위쪽 사선으로 검을 올려쳤다. 강철음이 울리고 이윽고 서로가 다시 자세를 잡을 즈음.
소년은 가차 없이 상대방의 어깨에 칼날을 박았다. 그러나 내부의 사슬갑옷은 칼날 보다 더 촘촘하고 단단했는지 상대방에게 큰 타격은 없었고 오히려 기회를 잡은 듯, 그대로 소년을 향해 검을 휘두르려고 했으나. 소년은 빠르게 밑으로 파고들어가 상대방에게 등을 보인다음 그 상태로 어깨에 검날을 가져다 댄 상태로 힘을 주었다.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한 듯 자연스럽게 힘의 반동을 응용하자 상대방의 몸이 천천히 들어올려졌고. 어깨와 검날에 울리는 강철의 마찰음에 이어 땅이 흔들리는 쿵 소리가 대련장에 울려퍼졌다. 소년은 투구를 벗었다. 금발이 땀과 피에 젖어 소름끼쳤다. 소년은 쓰러진 상대방에게 다가가 마운트 포지션을 잡고 건틀릿을 낀 상태로 주먹을 휘둘렀다.
공화국의 병사에게 자비는 필요없다.
그러나 얼마 안가 누군가가 그를 들어올렸다. 교관이였다. 뭐라 하는지는 이명 때문에 들리지 않았지만 그는 화가 나 보였다. 몇 명이 대련장으로 달려와 쓰러진 상대방의 상태를 확인했다. 상대방의 투구가 벗겨졌다. 같은 나이 또래의 소년이였다.
디트리히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 왜 이렇게 우울한 생각을 한 걸까. ... 아 그러고보니 최근에 수상한 사건이 많이 생긴다. 그걸 조사해볼까...?
방계의 아이. 은세하. 그가 지금 요주의 인물인 디트리히라는 남자와 친근한 관계를 만들어가고있다는 것이 생각보다 곤란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어쩌면 황가전체가 알수없는 세력에게 감시나 보고차원에서 관측되고있다는 가설을 세워야할지도 모르니까. 일단은 경계해두라는 말정도를 하기위해 미리 만남을 주선하기위해 손을 써둔다.
학교내에서 학생 각자에게 배포되는 신문사이에다가 끼워서 펼치면 내가 보기를 원한다는 것을 확인할수있게. 거기에 행여나 다른사람이 손대는것을 방지하기위해 아랫것들을 근처에 대기시켜놓는것도 마치고, 기숙사실로 되돌아갔다. 몰래 방음설비는 구비해뒀기에 만남의 장소역시 내 기숙사실이다. 도청관련 능력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것은 드문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일단은 거기까지의 대책은 당장에 필요하다고는 여기지않았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지금의 상태다.
돌아오는 길에 반짝이는 구슬이 무언가해서 들여다보다 기숙사실에 들어가니 서서히 다리가 한곳으로 모이는듯한 기괴한 감각을 느끼더니 하반신을 내려다보자 예측하지못한 사태가 발생하고 만것이다.
만일 하반신이 물고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있다면 누군가 그말을 믿겠는가. 환각계열도 아니고 실체화되어 감각을 느끼고 지느러미의 움직임을 기억한다는것이 소름끼쳤다. 누군가의 계략인지는 모르겠으나 다행인것은 곧 은세하. 그가 온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그는 입이 무겁고 뭣보다 당장에는 황가의 사람으로서는 의지가 될만하기에, 이 상황에서는 그나마 도움이 될터였다.
심연의 파편을시켜 미리 문의 잠금장치는 풀어놓은채, 나는 만남자리의 준비를 하지못하고 기분나쁜 하반신을 쳐다본다.
학원도 그렇고, 시가지도 그렇고. 온갖 해괴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풍경은 어딜 봐도 익숙해지질 않았다. 나 빼고 단체로 코스프레라도 하는건가. 아니 차라리 그게 낫다. 난 안 끼어들어가면 그만인거다.
"그래도 이건 눈에 안 좋은데."
그늘진 교정 벤치에 앉아, 카페테리아에서 사온 스무디를 스읍 마시면서 무슨 판타지라도 펼쳐진 듯한 광경을 남일 보듯 보았다. 드레스를 입은 남학생이나 반인반어가 된 여학생이나 반짝가루를 뿌리고 다니는 교수라던가... 나만 아니면 저런 일은 그저 철저하게 타인의 일에 불과했다. 도와줄 생각도 없거니와, 관련되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누가 매정하다 하더라도.
"...걔는 어떻게 변했으려나."
문득 떠오르는 누군가에 뭐가 어울리겠다고 생각하며 멍하게 저 먼 어딘가를 보고 있었다. 볕은 쨍하고, 그늘은 시원하고, 손에 든 스무디는 차가운 어느 오후였다.
황녀께서 부르셨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라고 말한다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부탁(또는 계획의 참여)이거나 충고를 하기위해서. 하지만 어느쪽인지는 감을 잡지 못하겠다. 이 아카데미에서 고관들의 뒷공작이 있을리 만무할 뿐더러 이미 방계쪽에서는 권력 유지에 급급하여 본가에 해를 끼칠 일도 없을터인데.
그렇지만 빈손으로 황녀님을 방문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충고를 듣는다면 나에게 이득이 될 일이 분명하기에. 그래서 예전에 선물받았던 홍차잎을 들고 황녀님의 방문을 노크했다.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무엇일까? 설마 황녀님의 신변에 무슨일이 생긴것인가? 의심쩍은 느낌이 들어 손잡이를 살짝 돌렸다. 너무나도 쉽게 돌아가는 손잡이에 의심과 불안은 커져간다.
위험하다. 그렇다면, 황녀님에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 허리춤에 총을 뽑아들고 문을 박차고 진입했다.
황녀님의 말대로 문을 잠그고 주위를 살펴본다. 당연한 이야기만, 도청장치나 감시자는 없다. 하지만 황녀님의 상태는 무언가 불안해 보였다. 조금씩 움찔거리는 꼬리와 황녀님 특유의 기세나 기백같은 것이 결여된 느낌이었다. 어떤 악당이 이런 사특한 저주를 걸엇는지는 모르지만, 역시 이대로는 황가와 황녀님이 곤란해질 수 있을 것이다.
"황녀님. 이 불충한 신하의 무례를 용서하시길."
지나치게 무례한 행동인 것을 알지만, 황녀님을 번쩍들어 욕실의 욕조에 조심스럽게 넣는다. 그리고 물을 반 쯤 채워 몸의 반 정도를 잠기게 한다.
세하는 자신이 한일이 무례라고 생각을했지만 거기까지도 나는 염두해두고있었다. 오히려 눈치껏 잘대응했다는 반응을 보이고는 조금은 쾌적해진 상황으로서 물의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물고기는 그러니까 이렇게 움직이는 거군. 하는 그런 감상평을 늘어놓고싶었지만, 중요한건 그것이 아니였다.
"일단 테이블위에 있는 패션잡지 21페이지를 넘겨주기시바랍니다."
잡지의 21페이지 거기에는 서류용 종이에 정성들여 그려진 삽화가 하나있었다. 내가 그린 어떤사람의 모습이었다. 사진기로 찍으면 그만이지만, 어차피 취미로 패션도안같은것을 투고하는 실력은 장담하고있었기에 오히려 이편이 확실하게 내가 경계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의미였다.
삽화에 그려진 인물은 디트리히 아넨베르벨. 지금 주요하게 수상쩍기 그지없는 인물이자, 그의 입으로 듣기로 눈앞에 있는 세하와도 접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를필요가 있다고 느낀것이다.
황녀님이 화(畵)에 재능이 있으시다는 건 둘째의 일이고 첫째의 일은 어째서 디트리히가 황녀님의 눈에 들었는가? 물론 이렇게 비밀스럽게 삽화를 건네주었다는 것은, 황녀님은 이 사람을 의심하고 있다. 라는 것이다. 하지만 왜?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와 디트리히간에 관계는 단순히 친밀...
"제 의심이고 기우였으면 하지만."
디트리히는 나에게 고의적으로 접근했다? 어째서? 결론을 도출해보자면 황녀님은 나를 사적으로 부르시지 않는다. 게다가 중요한 사안이 두 가지. 황녀님의 저주와 이 디트리히. 디트리히와의 접점은 그와의 관계. 그 이상은 없다.
과자로 살아가는것도 괴루울거라 생각한다. 어디 돌아다닐때마다 달콤한 향이 나고 갖가지 벌레들이 꼬일것만 같다. 만약 그렇게 뜯어 먹히면 재생은 될까?
"옷을 뜯으면 아프다던가 하진 않는거야?" 옷도 사실 몸의 일부 같은 생각이 조금들다가- "그 과자몸... 으로 감각 같은건 있는거지? 아 이미 내말을 듣고 말하고 있으니 의미가 없는 질문인가..." 사실 과자몸이 움직이는것이나 내 하체가 문어가 된일이나... 상식적으로 생각할 의미가 없는것 같다.
사람을 사귀는 것은 결국. 순수한 의미로서는 희박하다. 더군다나 지위나 입장을 고려한다면 순수한 접근이라는 것은 0에 가까워지는 숫자임에 틀림없다고. 이해득실을 어떻게 이용해먹을지만으로 사람을 솎아내지않는다면 모두 손해로 되돌아 오는것이다. 그것을 직접적으로 세하에게 알릴생각은 없지만.
"당신을 책망하는것은 시간낭비니 이것으로 해두겠습니다. 완벽하게 그의 배후세력이 어떻게 되는지는 제 입장으로서는 충분조건을 못만들어내니까. 의심스러운 상황과 그를 추궁했을때의 심증으로만 먼저 이야기하지요. 납득이 안되더라도, 일단은 경계해두시라는 말입니다."
그는 상대의 말을 듣자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과자 몸에서 원래대로 돌아간다면, 그동안 뜯어먹은 과자때문에 생긴 구멍이 입고 있었던 옷에 그대로 전해지는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게 진짜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으니, 일단은 질문에 대답하기로 했다.
" 말그대로 옷인 것 같아요. 뜯어 먹어도 별다른 아픔은 없었으니. "
마찬가지로 감각도 남아있었다. 아, 정확히 말하자면 몸의 감각은 남아있어도 과자때문에 잘 전해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만큼 두꺼운 비스켓이 옷 대신에 온몸을 뒤덮은 것이니, 아마 다 먹어치우기도 힘들지 않을까.
" 실례되는 질문일지도 모르지만.. 그, 느낌이 어떠신가요? 문어의 느낌. 이라고 해야하려나.. "
사실, 보자마자 궁금했던 부분이었지만. 왠지 실례가 될것 같아 말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운 말투로 임하게 된 것이고.
"뭔가 그나마 다행인 느낌이다." 아니었으면...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내 질문에 이어 프란츠도 내게 질문했다. 내 다리라...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데... 다리는 다리야. 그런데 발가락이 엄청길어지고 그 발가락 하나하나로 움직여야 하는데 전부 뼈없는 근육으로 되 있어서 고무줄로 움직이는 느낌..?"
신뢰라는 감정자체를 결락한 입장으로선 공감하지못할 장면이었다. 말은그렇게해도 미련이 남는것인가. 아니면 내가 아무도 믿지않기에 민감하게 구는것인가.
"디트리히는 지난 왕게임 파티에서 필요이상으로 일일이 학생들의 사진을 찍었고, 원래는 장난치자는 의미로 같이 협조하려고했었는데. 그때야 뭐 본질을 눈치챌 기미는 보이지않았거든요. 그런의미에서는 저도 강단이 없었던겁니다. 너무 자신을 책망하지는 마시길. 아무튼 그 사진의 공유건으로 재차 만났을때. 필요이상으로 처음만남때와는 달리 관계개선을 하는 늬앙스를 가졌고, 사진의 데이터를 고장냈다고했는데 학교안 어디에서도 발견하지못했습니다. 그의 방에서도 말이지요. 아, 이건은 학교규칙 위반의 일이니 철저히 함구하시길."
어디까지나 심증의 이야기지만 굳이 첫번째로 사진을 꼭꼭감추려고하는데에서 이미 의심을 샀다는 의미입니다.
"거기다 사진건으로 얼버무린 변명이 당시 제가 기억하고 있던 상황이랑 완전한 모순을 이룸으로서 사진을 꼭꼭감추었던지 아니면 외부로 유출을 했던지. 둘중하나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그건으로 추궁을하니 태도를 바꾸어서 피해자 행새를 하는 바람에 정신적으로 짓눌러버리는건 실패했지만요. 왜 사진을 그런식으로 감추려고했는가. 그리고 필요이상으로 그것을 변명하려고했는가. 두가지만으로도 이미 의심합니다. 설마 이걸 의심병이라고 말하실겁니까?"
확실한 증거는 서서히 모으고있다. 앞서말한 교칙위반이 되는 일이지만. 배후에 내가 있다는건 미리 처리를 해뒀으니 상관없다.
"벌한다라. 틀렸어요. 만일 그가 누군가의 충견이라면 뭉둥이질을 해서 조교해버린다음 우리 개로 만들어야지요. 정보싸움은 누군가를 처단하는게 아니라 중간과정을 강탈하는겁니다."
어.... 잠깐 밖에서 갱신합니다...는 뭔가 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분쟁스레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네요...어쩌면 계속 상판에 있었으면서 외면해 오던 것이 터진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 뭐지.. 가 본 적도 없고.. 그 쪽으로 가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기는 했어서.. 라면 너무 변명같으려나요.. 아니 이게 아니라..
"우후후.. 눈치가 빠르시네요. 안그래도 이번에는 인선을 골라보니 당신만한 적격자가 없었습니다. 뭣보다 우리라는 세력이 있다면 제일 접근이 많이된건 당신일테니까."
고르고 골라보니 이번 게임에서 사용할 장기말은 象인 세하다. 장기말에서 象은 쓰기 부담스럽지만, 상대방을 조여 말려죽이는데에는 최적화 되어있다. 배후가 누구인지는 아직 거기게은 이르지 못했다. 상대방의 말의 등급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최선의 방법으로서는 그가 적격이라는 말을 하고싶다.
>>721 어서와요 캡틴. 자리 비운 사이 이런 일이 생겨서 많이 놀랐을거에요. 당장 뭘 하려고 하기보다 일단 진정하고, 하고싶은 말이 생겼을 때 얘기하는게 어떨까 해요. 캡틴도 많이 얼떨떨하고 놀랐을테니까요... 캡틴을 탓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놀란 마음 잘 진정하시길 바라요.
무릎을 꿇고 황녀님 앞에 충성을 맹세했다. 제국과 황녀. 그리고 어머니의 제국을 위한 일이라면 거리낌없이.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할 수 밖에 없다. 디트리히, 그와의 접점이 가장 많은 '제국'쪽 인물일뿐더러 그에게 흘러내는 정보를 통해 그의 덜미를 잡을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그를 내 손으로 처단하는 것이 내 죄책감의 무게도 덜 수 있을테니까.
황녀님에게 있어 나는 그저 장기말일테지. 그렇지만, 거절할 수 없다. 제국과 어머니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내가 뭐라고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계속 스레만 마저 지켜보고있었다. 결국 익명이라는 이름하에 편법적으로 자기 좋은일만 하는 욕심은 누구나 생길수있어. 나는 안그랬냐하면 안그랬다고 말할수 없는 입장이라서.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다가늦게서나 생각나서 돌아와오면 이미 스레로서는 돌이킬수없이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았고, 내가 꾸려났을때도 오래가지는 못하더라고.
안녕. 스레 분위기가 묘하네. 그 나는 그냥 관전러야. 분쟁스레에 올린 사람은 내가 아니지만 잡담스레에서 편파멀티가 나왔을때 격하게 공감하기도 했고. 하지만 그건 티엘린 스레 자체의 잘못이 아니잖아, 꼭 스레를 닫을 필요는 없다 생각해. 이 스레에 있는 참치중엔 멀티를 안 뛰는 사람도 있을거고, 또 '편파'멀티가 문제인거지 멀티 자체가 나쁜 건 아니잖아? 분쟁 스레에 올렸던 참치도 상판문화를 위했던 거지 잘 돌아가던 스레가 닫히는 걸 원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
분쟁스레를 어제 올렸던 그 참치야. 자꾸 이 이름을 내고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할 말은 하도록 할게. 난 이 스레 저격한 적도 없고, 편파 멀티가 너무 심했고 그 중에서 내가 볼 때 정말로 심했던 이를 부른 것 뿐이지. 이 스레가 닫히는 건 원하지 않아. 여기 스레주도 뭐 얽힌 것이 있고 꼬인 것이 있다고 보지만 그건 그냥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안 일어나게 주의를 하면 되는 거야. 티엘린 스레주. 스레주가 지금 그렇게 흔들리면 여기 사람들은 더 크게 흔들려. 이 스레 자체에는 죄가 없어. 그러니까, 마음 단단히 잡고, 스레를 찾고 시트를 낸 레스주들을 위해서 다시 화이팅해서 나아갔으면 해.
내가 한 일로 인해서 이렇게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사과는 하지 않을 거야. 난 내가 틀린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이 스레 자체는 그 일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다들 명심하고, 이럴 때일수록 다들 화이팅하길 바란다. 난 이만 가볼게.
캡틴 어서오셔요~~!!네네 아무래도 머릿속이 많이 복잡하실거 같다고 생각해요 ㅠㅠㅠ..음,일단은 아직까지는 그런 이야기는 나오제 않았었답니다..!앞서 다른 관전러분들께서 말씀 주셨듯 편파 멀티가 문제였지 이 어장 자체가 문제될 일이 아니었으니까요..음.각설하고,저는 어제도 의견을 밝혔듯이 캡틴의 선택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앞으로 얼마정도는 시트를 동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상판에 쏟아온 건 애정이 아니라 집착이었고, 상판을 그냥 또 하나의 현실로서, 즐기기 위한 게 아니라 살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그저 유희거리가 아닌 또 하나의 집이나 세계마냥 이 공간을 그렇게 생각하던 것 같습니다. 학교의 상담선생님과 따로 다니는 상담사분 둘 다 저한테 상판을 좀 줄이는 게 어떠냐는 말을 계속 하셨어요. 그런데 전 그걸 흘려듣고 계속 상판을 즐겼죠. 아니 즐긴 게 아니라 붙잡고 놓아주지 않은 거였나. 어쨌던 저는 이 상황이면 제가 너무 망가질 것 같아서, 이렇게 또 집착할 것 같아서,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또 피해를 입힐 것 같아서 상판에 접속하지 않은 채 그저 시간을 갖기 위해 얼마간의 시간을 쓰려 해요.
집에 도착하기까지의 험난한(이라고 쓰지만 자다가 정류장 놓치고라서 본인 잘못이다) 걸 뚫었습니다.. 잠깐 갱신합니다.. 다들 안녕하세요.
집에 도착하고 테이블에 앉아서 또 졸고.. 어젯밤 잠을 설쳐서 그런 거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음... 졸기 전까지는 집에 오면서 여러 모로 생각하기는 했습니다. 졸아버리면서 좀 쉰 건 쉰 건지.. 조금은 노곤거리기도 하네요. 그.. 아침에 일어나서는 아예 닫아버리는 것도 고민했어요. 그렇지만.. 그 제 과한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닫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완전 초보 캡인데도 스레의 설정을 좋아해 주시고 잘 돌려주시는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그렇지만 만일 무슨 문제가 생겨서 상판 잡담이나 분쟁 스레에서 닫아야 한다. 닫는게 낫겠다. 라는 의견이 올라온다면 그런 분들하고 약간의 이야기를 해 본 다음에 닫도록 하겠습니다.
루이는 제 주변을 상시 따라다니는 가시덤불을 곤란하다는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손 끝으로 살짝 건드렸다.도대체 어디서 굴러먹다 튀어나온 놈이냐,너는. 분명 엊그제만 해도 괜찮은 몸 상태였다.그때까지만 해도 이런 거추장스러운 물체가 따라다니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그래.어제 아침에도 자신은 별 이상이 없는 몸이었다. ..그리고 바로 어제 오후.어디서 솟아난건지 왠 가시덤불이 자신을 항상 따라다녔다.마치 스토커라도 붙은 것 마냥,귀찮게 쭉.
어떻게 가위로 잘라보려고 했지만,자신을 계속 따라다니고 움직이는 가시덤불인 만큼 자칫 잘못하다가는 제 고운 손이 다치기라도 할까봐 차마 그렇게는 못 하겠더란다.결국 그래서 지금까지 이 귀찮은 짐짝을 주위에 거느리고서 다니는 것이었다. 자신이 아무리 왕위를 ㅌ..아니.왕위에 관심이 없다고는 해도 계속 이렇게 신하마냥 졸졸 따라다닌다면 기분이 좋아지잖아.동시에 자신에게 감시라도 붙은 것은 아닐지 걱정되기도 했고.
아무튼,길을 가는 사람들과 부딛히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걷자니 곧 다리가 지쳐왔기에,적당히 앉아 쉴만한 자리는 없는지 주위를 살펴보았다.
"..하아..검으로 썰어버릴수도 없고.난감하네요."
당신같았다면 어떻게 하셨을 텐가요,레이?제 어깨에 앉은 반려를 향해 그리 물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ㄷㄷㄷㄷㄷㄷㄷ 그동안 선레 다이스가 절 지목하지 않다 보니까 선레력이 많이 떨어져서 늦었네요 ㅠ;;;;;잇기 난해하시다면 말씀해주셔요~
우선, 황자로써 고상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 내 자신에게 반성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이 상황을 어찌 설명해야 하는가?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하던 사이 앉아있던 벤치를 휘감으며 올라오는 가시덩쿨들. 화들짝놀라 급히 일어나보지만 덩쿨들은 보란 듯이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따라온다. 자의식을 가진 물체는 아닐진데, 거슬리기는 눈 앞에 가시(진짜 가시덩쿨 이었지만)같이 거슬렸다.
결국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벤치에 앉아 이 덩쿨들을 어찌 처리해야할지 고민했다. 불로 태워버리고 싶었지만 불이 없었고 능력을 사용해 압축시키려 하니 뾰족한 가시들은 만지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포기 해야하는가."
가볍게 한 숨을 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무언가 덩쿨이 많아진 것 같지만 착각일테지.
은근 이곳도 조용하기는 한 곳이라서 쉴만한 곳이 없을줄 알았건만,그래도 역시 괜히 명문 아카데미가 아니었던 것인지 휴식을 취할만한 자리는 있었다.그리고,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 역시도. 세상에,이게 나만 졸졸 따라다니는 그런 게 아니었단 말이잖아,그러면.꽤나 의외라는듯한 모습을 하고서 그 곳으로 다가갔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귀공께서도 저와 같은 처지이신 듯 하군요."
깍듯하고 정중히 예를 갖추어 인사를 건네고는 이내 상대방에게도 자라난 가시덩쿨을 한 번 바라보았다.응.자신의 눈에 이상이 없는 이상은 자신에게 자라난 것과 같은 부류의 가시덩쿨이었다.세상에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이람. 뭐 그건 그렇다 치고,상대방의 머리카락 색과 눈동자 색이 꽤나 인상깊었다.상대방을 바라보던 루이는 곧 입을 열었다.
"은 제국의 황자님.맞으시지요?"
그래,자신의 기억이 맞다면 저 머리카락 색과 눈동자 색은 필히 은 제국 황족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들의 특징이었다. 갑작스레 그런 것을 왜 묻느냐 한다면,지금 비슷한 처지에 처한 사람끼리의 공통점이 바로 둘 다 황족 또는 왕족 혈통의.간단히 말하면 꽤나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는 점이었으니까.
푸른색의 로코코양식을 가진 드레스의 모습이 되었는데, 이러한 복식이 스트리트 패션가운데에도 개량된 방식으로 있었기에 한번쯤은 입어보고싶었다는 생각도 한적이 있어 그것은 감안할만했고, 행여나해서 손거울로 얼굴을 비쳐보니 윤기있는 검은색머리카락과 평소보다 붉그스래진 입술, 그리고 빨간색 왕리본이 머리뒤로 악세사리처럼 달려있었다.
그러니까 이모습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웃나라의 동화인 백설공주로군요."
황녀는 제법 다양한 옷을 입는다 라는 말로 얼버무릴 수준은 되었기에 그러려니 했다. 단지 머리색은 조금 거슬렸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선 납득할수밖에 없었다. 다른 문제는 없겠지.. 그런 생각만이 그저 의문으로 남았다.
가시덩쿨들이 많아진 이유가 이것이었는가. 플러스 더하기 플러스는 두배. 비정상적으로 불어난 가시덩쿨 때문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그저 앞에 있는 백은발의 남성. 분명히 제국의 신상명세서에 적혀있는 인물. 아, 기억이 떠오른다. 루이 크로스텔 (이하생략). 백은발에 왜소한 체격. 그가 이 아카데미에 입학했다는 정보는 제국에서도 중하게 다루는 정보 중 하나 였지. 그런데 어째서 그도?
"루이 크로스텔 경. 이 맞으신지? 이 내가 기억력이 좋지 않습니다."
운투 국 두번째 왕비의 아들. 그외의 정보는 보지 못했다. 꽤나 중한 정보이기에 접촉하려 했으나 아직까지는 그정도 권력을 쥐지 못한 나의 문제일테니 지나치도록하고..
"어머,제 이름을 알고 계시는군요?뭐,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요..네.맞습니다.다만,크로스텔이 아니라 크로즈델이랍니다."
약간의 실수를 올바르게 정정하고서 곱상하게 미소지었다.조금 가까이에서 바라보니,확실했다.은 제국의 황자,은 세하.역시 자신의 기억력은 여전하다고 쓸데없는 생각을 한 다음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말에 입을 열었다.
"은 제국의 황자님이신 만큼,여러 사람들과 마주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약간의 착오가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황자님께서 기억력이 좋지 않으실 리 없지요."
대놓고 상대방 앞에서 기억력이 안 좋은게 맞다고 말하는 예의 없는 행동은 절대 엄금이었기에,상대방이 민망하지 않게끔 적당히 돌려 말하고서는 이어지는 말에 상대방을 위아래로 스윽 훑어보았다.아,그렇지.상대방 역시 가시덩쿨때문에 애를 먹고 있었는데 거기다가 자신이 다가갔으니 가시덩쿨로 인한 압박이 더하겠구나.
"앗,일어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제 쪽이 조금 비켜선다면 그나마 편하시겠지요."
저 역시 벤치를 찾아 오기는 했지만,이미 임자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것은 예의에 맞지 않으니까요.가벼이 덧붙이며 가시덤불이 황자에게 불편하지 않을 거리로 비껴섰다.이렇게 해 둔다면 부담이 덜해지겠지.아무튼,상대방 역시 이렇게 있는것을 보아서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은 저쪽도 마찬가지인듯 싶었다.흐음,이를 어쩐다.
"여담이지만..이 가시덩쿨을 어떻게 없애버릴 수는 없는 것일까요?갑자기 생겨난것도 그렇고,계속 따라다니는것도 그렇고.미심쩍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서요."
그래도 일단 물어보지 않으면 모를 일.상대에게 물음을 던지고는,다시금 가시덩쿨을 난처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들려오는 말에 눈꼬리를 곱게 휘어 미소짓고는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가 든다.일단 상대방은 벤치에 앉아 쉬고 있었던 것 같았고,안 그래도 가시덩쿨때문에 불편했을텐데 거기다가 또 방해한 것은 저였으니까.자신 쪽이 비켜서는게 옳다고 생각했다. 벤치가 그리 작은 편은 아니었기에 제가 비켜서자 가시덩쿨이 치워지며 자리가 만들어졌다.
"좋습니다.귀공의 뜻대로 하도록 하죠."
그럼,실례하겠습니다.예의를 갖춘 말이 이어지고서 루이는 자리에 가벼이 앉았다.아까 조금 휴식할만한 곳을 찾느라 오래 걸어다녀서 다리에 피로가 좀 쌓였던 탓인지,앉아 있으니 조금은 아프면서도 편안한 느낌이었다.
"구슬..말씀이십니까."
그리고 곧 생각에 잠겼다.그러고 보니,자신도 어제 이 일이 있기 이전에 뭔가 구슬같은것을 만진 적이 있었지.그저 아무런 특징이 없는 평범한 구슬이라고 생각했었기에 그렇게까지 심오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었지만,지금 그의 말을 들으니 약간 캥기는 점이 없지 않았다.그래.자신은 분명 오전까지는 멀쩡했으나,오후에 이렇게 되기 이전 구슬을 만졌던 적이 있었다.
"네.어제 가시덩쿨이 자라나기 이전 시점에,그저 평범한 구슬일것이라 생각하여 아무런 의심 없이 건드렸던 적이 있었지요."
"...혹시 그것 때문일까요..?"
상대방이 괜히 구슬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역시 그 구슬이 문제였던것일까..?
손대지 말아야했다. 궁금하지 말았어야했다. 설마하니 내가 불가사리가 될줄 누가 알았겠냐고! 게다가 그냥 불가사리도 아니고 핑크불가사리!!!!!!! 왜 이런 쓸데없는 데에서 내 머리색이랑 똑같아지는지 이해가지 않는다! 다행히도 완전한 불가사리가 되지는 않았다. 불가사리탈 위에 초록 바지를 입은 것 정도야 상관없다. 근데 왜 하필 핑크냐고! 징쨔 왜 하필이면!!!!!! 제 손을 내려다보곤 한숨을 내셨다. 허~~~참 사람 일도 참 두고 볼 일이다! 내가 불가사리라니! 내가 불가사리라니!!!!!!!!!! 이게 무슨 소리냐고 도대체!!!!! 왜!!!! 하필이면!!!!! 핑크 불가사리야!!!!!!
"모야아 징쨔.....최아기야..........징쨔 최악......."
부리를 삐죽이며 터덜터덜 걷다보니 공원이었다. 원래는 여기 나무사이서 연습을 할 생각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유연성을 키우기 위한 연습을 할 생각이었는데 지금 이모양이 되고 보니 그건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할 수가 없을것 같다! 내가 예쁘게 옷도 입고왔고 어???? 그랬는데 지금 요렇게 불가사리가 되고 말야 어??????? 그냥 들고온 밥(샌드위치)이나 먹고 가야겠다 싶어 피크닉 바구니를 내려놓는 순간 옆에서 시선이 느껴져 그쪽을 돌아보니 어라, 공주님이잖아???? 눈까지 확실하게 공주님이네. 그러니까 백설공주. 머린 염색한거같다. 저 눈 들어본 적 있어서 알아.
♪ 리타 는(은) 호기심이 생겼다!
"공쥬님 안뇽? 너어 나 싱기하니? "
눈을 밝히며 그쪽으로 다가갔다. 뒤뚱거리며 걷는 꼴이 영락없는 불가사리다. 부릴 삐죽이는 걸 보면 영락없는 멍멍이지만 불가사리다. 아무튼 그렇다.
도대체 뭘 하는 물건이길래 이런 것을 자라나게 한단 말이야.골치가 아파오기 시작했는지 제 관자놀이를 살짝살짝 눌러가면서 가벼이 한숨을 내쉬었다.가시덩쿨이 계속 따라다니는것은 자신에게는 썩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물론 앞서 서술했듯이 약간 기분이 좋은 건 없진 않지만,그래도 역시 상당히 불편했다.특히 지금처럼 사람 대 사람으로써 누군가를 대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글쎄요..누군가가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써 이런 짓을 했다고 치더라도,대체 이런 어린아이의 장난 같은 일으로 무슨 이득을 취하려는것인지 잘 감이 잡히질 않는군요."
정말로 이 일으로써 이득을 취한다면,아마 사생활을 알 수 있는 것 정도밖에 상상이 가질 않는다.애초에 이 덩쿨,그저 따라다니고 조금씩 움직이는것 외에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잘라내려는 시도를 한다면 모를까,아직까지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었으니.만약 주요 임물을 죽이려 드는것이 목적이었다면 아마 자신은 지금쯤 이 곳에 없었을테고.
"그래도 어렴풋이 감이 잡히는 것이 있다면..이 덩쿨이 일종의 감시자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그리 해서 사생활을 감시하려는 목적일 것이구요."
"...저의 어리석은 생각으로써는 그 정도까지밖에 닿지 못하는군요.아직 이 가시덩쿨에게서 눈에 띄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한숨을 푹 내쉬었다.일이 꼬여도 정말 단단히 꼬여버린 기분이었다.행여,정말로 감시가 목적이라서 자신의 본래 성격마저 감시당하면 어쩌지?뭐,그때 자신의 여동생을 만났을 때 이후로는 별다른 감정의 기복이 없었기에 어찌저찌 잘 눌러담고 있기야 했다마는.
무언가 다가왔다. 그것을 말로 표현한다면 다섯개의 뾰족한 각과 다섯개의 들어간 각을 가진 도형.별모양이었으며 그 질감을 생각하자면 바다에사는 생물이며 쓸모없거나 유해생물이라고 버려지는 동물인 불가사리. 그러한 인형옷같은것을 뒤집어 쓴 귀염성 있는 아이같은 얼굴의 소녀였다. 말투를 보아하니 누군지는 순식간에 알아차렸지만.
"이상한 구슬.. 만진거겠죠? 리타 라이프니츠 선배. 3학년의 은유현이라고합니다."
상대가 좋아서 입었을리는 없다. 멀리서 짜증내는 소리를 낸것을 들었으니까. 이쪽에 오는걸 예측못했을뿐이지.
"딱히 신기할거까지는 없네요. 애초에 그 구슬 만졌다가 어제는 하반신이 물고기가 되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겁니다."
리타 라이프니츠. 4학년이며, Team La Mancha의 프론트, 그리고 리스토어. 동시에 자가재생이라는 강력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언제한번 만나는 봤으면 좋겠네. 하고 생각하던 인물중 하나였다. 강한 힘을 가진사람을 아군이나 친한사람으로 두었을때가 이 학교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볼때라고 생각하니까.
다른 시도를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역시 저 상태라면,어지간한 방법으로는 저 가시덤불에 흠집조차도 못 낸다는 소리렸다.검이나 가위로 잘라내는 방법은,조금 나중으로 미뤄야 할듯 싶었다. 눈 앞의 상대방이 자신에게 의심을 품는 것도 모르는 채로,어리석은 왕자는 위선을 계속했다.
"그렇지요.귀공의 말씀처럼,식물이라기보단 마치 살아 움직이는 무언가라고 생각될 정도로..아,저는 아직 이렇다 할 시도는 해보지 않은 상태랍니다."
어쩔 수 없었다.어제 갑작스럽게 자라났던 것이라,지금까지 뭘 어떻게 해볼 생각조차도 하지 않고 있었으니.정확히는 있어도 그렇게까지 큰 지장을 끼치지 않는 듯 하여 가만히 놔두고 있었을 뿐이었다..만,이제는 제거해야할 필요성을 뒤늦게나마 느끼기 시작했다.
"또 다시 든 의문점 중 하나입니다만,어지간한 방법이 통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선 이 덩쿨도 일종의 아바돈이 아닐까요..?"
아쉽게도 과자 옷은 얼마 지나지 않아 펑. 하고 사라져 버렸다. 프란츠는 원래대로 돌아온 옷을 보면서 왠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지만, 확실히 움직임이 편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그가 가벼운 몸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 어디선가 본적 있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만난 사람은 잘 기억해두는 그의 장점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그는 그 쪽으로 걸어가 말을 걸어보려 했다.
" 안녕하세요. 헤일리 아가씨. "
그는 그녀의 이름을 기억해낼수 있었다. 말을 마친 그가 주변을 둘러보니, 안개 때문에 여러모로 큰 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아보였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걸까? 그는 잘 모르겠지만, 그게 악의가 담긴 일만은 아니었으면 했다. 악의를 담은 결과물이 과자 인간이라는 것도 웃긴 이야기이고.
" ..어, 상황이 그다지 평범하지는 않네요. "
어느 쪽에는, 어떤 남자가 인어 비슷한 모습으로 앉아있기도 했다. 여러모로 괴상하다. 라 말할 수 있을 환경이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그는 평범히 웃고 있긴 했지만.
저 눈이야 나같은 공화국 사람에게도 알려질 정도로 유명하다지만 내가 그렇게 알려졌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설마 내 이상한 말투가 조오오오오기 꼬꼬마 애들까지 알 정도로 유명한것도 아닐테고! 라야 친구인가????? 싶지만 친구라기엔 이상할정도로 어려보인다. 물론 라야는 워낙 동안이니 논외로 치자! 그래도 역시 후배인거같은데. 대체 어떻게 날 아는거지????? 또렷이 뜬 눈엔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놀란 기색이 아냐! 엉니 진짜로 놀라써!!!
"걍 리타라고 부르면 대! 편하게 불러! "
그보다 쟤도 구슬 만졌구나. 어쩐지 왜 눈만 눈에 띄나 했다.
"겅쥬님도 만져써? 이고 완젼 최아기야. 만지지마. "
이거는 물론 구슬을 뜻한다. 언제 돌아올진 모르겠는데 가만히 기다리다보면 아마 풀리지 않을까싶다.
이것은 기만인가? 아니면 숨기지 못하는 것인가. 당혹스러운 정도의 연기. 마치 감정적인 상태의 나를 보는 것 같은 가식. 이 왕자는 자각하지 못하는 것인가. 안타까운 일이다.
"아바돈이라면 이사장께서 어느정도 느끼지 않았겠는가. 게다가... 너무 인위적이지 않은가?"
만약 아바돈이라면 무차별적인 테러와 불특정 다수에게 일어나는 재앙. 그것을 통해 일어나는 혼란과 무질서. 그리고 각개격파. 누군가 주도한지 알 수 없게 만드는 변수덩어리로써 계획을 진행시킬것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특정 인물에게만 나름 '평화롭게'일어나는 이 저주가 과연 아바돈의 짓인가?
"이래보여도 은제국 3황녀라서 정보란 정보는 긁어모아둬야 속편하거든요. 학생명부랑 출신지정도는 외우고다닙니다. 거기에 소식을 가져다 주는 이들도 있고말이죠."
키워드나 말투같은 것을 머리속에서 차트로 정리해두는 개념이라고 해야할까. 누가 도움이 될지 아니면 적으로 돌아설지 그런것을 생각하기때문에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파악하는것은 중요한 일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가령 눈앞의 리타 라이프니츠의 경우는 혀짧배기 말투라던가 머리색, 체형으로 기본적인 특색을 가지고있어 파악하기 쉬운 인물에 속했다. 단지 모습이 지금 저러하기에 파악하는데는 조금의 오차시간이 있었다.
"그렇지만 황녀라고 하더라도 공주라는 호칭은 부담스럽네요. 애초에 큰 권력도 있지 아니하고. 단지 이 학교의 학생일뿐 이랍니다. 그리고 편하게 부른다면 리타 선배나 당신이라고 부르면 되겠나요?"
신분을 밝힐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일종의 겸손의 말을 남기며, 구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도 한숨을 내쉬고는 말한다.
그는 상대의 말에 자신이 입었던 과자를 다시 한번 상상해보았다. 두껍기도 두껍지만, 주변에 풍기고 다니는 향이 보통이 아니었단 말이지. 지금에야 생각난거지만, 미묘한 생강 향이 섞여있어서 꽤 허기를 느끼게 만들었었다. 기숙사로 돌아가면 밥이라도 챙겨먹어야 겠다. 라고 생각한 것은 덤으로.
" 그러실까요. 마침 시간도 여유로우니까요. "
그는 긍정의 표시를 보냈다. 이상한 안개.. 어쩌면 그 안에 구슬 같은 것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것의 영향에서도 일단 벗어났으니, 딱히 조급할 필요도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늘 그렇듯이 느긋한 걸음으로 움직였다.
"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
간단한 질문으로 운을 띄웠다. 이제 두번째 만남이었던가. 그러니 이런 질문 외에는 꺼낼만한 말이 부족하기도 했다.
그렇게 따지자면 대체 이 가시덩쿨은 무엇일까.식물인줄 알았나요?쟌넨,사실 동물이랍니다!하려는 수작이 아니라면 분명 무언가가 있는데..이런 것을 예상하는것은 그렇게까지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그동안 자신은 별 문제 없이 살아왔다고 여겼으니까. ...그래야만 했었으니까.
뒤이어지는 물음이 자신을 잠깐동안 더 갈등하게 만들었다.자신이 이 상황의 주동자라면 이 상황을 통해 무엇을 얻겠냐는듯한 느낌의 물음에,여전히 잔잔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가 곧 입을 열었다.
"..만약 저라면."
자신은 아직 상대방 이외의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질 못했기에,다른 사람들 역시 이 모양일지 아니면 자신과 상대방 둘만 이런 상태인지 알지 못했다.그것까지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남으로써 알아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지만,우선 가벼운 가정만큼은 가능했었다.그것 역시도 꽤나 어려운 것임은 변함없는 사실이었지만.
"...글쎄요.구슬에 닿게 하는 것으로 이렇게 변화를 준다면,아마 그것으로나마 일시적인 혼란 정도는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구슬을 만진 대상이 저와 귀공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전부 만졌더라면,충분히 혼란은 가능하겠지요."
또한,그것이 이 아카데미의 학생진들에 국한되지 않고 교수님들이나.더 나아가서는 이사장님까지 해당되는 일이라면 가벼운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 정도는 정말 쉬울 것이라고 생각된다.다만,문제는 그 이상까지 생각이 닿지는 않는다는 말이지.부드럽게 미소지어보인 루이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허나,그 이상의 이득은 잘 모르겠습니다.과연 이렇게 가벼운 변화를 주게 함으로써 무엇을 기대할 수 있으련지요..아,일상생활에 약간의 지장을 주는 것도 생각해볼수 있겠군요."
가령,방금 전의 귀공과 저처럼 말이지요.방금 전 가시덤불이 상대방을 방해했던 상황을 떠올렸다.그것 이외에는 잘 모르겠다는 듯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