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근방을 지나는 이들은 있을지 몰라도 건물로 향하는 수상한 이들은 없어요. 기본적으로 문제없이 퇴근을 하는 저녁 6시부터 시작해서 첫 출근이 이뤄진 아침 7시 30분까진 말이에요. 적어도 그 건물을 향하는 수상한 이는 없어요. ...애초에 사람도 안 찍혔고..."
앨리스의 말에 서하가 대답을 했고 이어, 대원들의 대답에 새훈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나하나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출입이라고 하셨는데... 이 건물에 들어오는 것 자체는....쉬울 겁니다. 기계가 고장이 나지 않도록, 야간 근무를 서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단수가 있던 날, 당직을 선 것은 저였습니다만, 특별히 이상한 것을 듣거나 보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야간이 되면, 지금 경비를 서고 있는 '김오진' 씨의 눈을 피할 순 없습니다. 입구 부근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니까요. 그리고 창문이 깨지거나 하면 바로 경보가 울리게 되어있고요. 덧붙여서 이 시설은 출입 카드가 없으면 올 수 없습니다. 그 어떤 방법을 써도 이 출입카드가 없으면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리고 출입카드는 기본적으로 개개인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출입카드를 분실했다는 보고도 없고요. 그리고 이것이 결정적입니다만..출입카드를 찍은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출입카드를 보면...네. 여기로군요."
이어 그는 모두에게 출입카드를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그가 가리키는 곳은 출입카드의 중심부분이었다. 거기엔 작게 홈 같은 것이 파여있었다.
"여기에 지문을 찍어서 2차 인증을 해야 합니다. 지문이 틀리면,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설사 주웠다고 해도 그것을 쓸 순 없습니다. 그리고 물의 공급 경로라고 해도..다른 곳과 차이는 없습니다. 물탱크의 물이나, 정화시설의 물을 정화한 후에, 그것을 이 기기를 이용해서 파이프를 이용해서 중간 공급시설로 보낸 후에, 거기서 기기를 또 써서 또 작은 시설로 보내게 되고, 그 작은 시설에서 각각 가정집 등으로 물을 공급합니다."
"아마도, 그 파이프를 이용해서 능력을 쓰는 것은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면 기계는 얼릴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방 안 전체를 얼릴 순 없을테니까요."
대충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서 하윤이 모두의 이어셋으로 보충 설명을 보냈다. 아무래도 하윤의 생각으로는 그런 방식으로는 기계를 얼리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이 시설이 있는 방 안 전체를 꽁꽁 얼려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파악한 모양이었다.
“ 흐음..., 출입카드를 소지하고 이곳에 지문이 등록 된 사람의 규모는 어느정도죠? 그, 경비원분도 이 안으로 들어올 수 있으신가요? “
아, 이거 너무 어려운데. 유혜가 두 눈을 깜빡거린다. CCTV에 찍히지 않았다는 걸 보면 순간이동인가? 아니면 근처에 있는 걸로도 온도조절이 가능 하다던지. 그런데 이렇게 얼어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면 꽤나 높은 랭크의 익스퍼거나 다른 능력을 쓸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인데...,
“ 이렇게 된 지 3일 정도 되었다구요. 정확하게 이곳이 언 걸 발견한 시점이 언제죠? 그때 전후로 굳이 이곳에 출입하려는 사람이 아니래도 지하 3층에 접근한 사람이 있나요? “
흐으음... 이게 무슨 트릭이람.
“ 혹시 이 방,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가 있나요? 아니면 외부로 통하는 통로나 환풍기. “
강하윤 씨의 설명을 들은 나는 허를 찔린 듯한 쓴웃음을 작게 잠시 지으면서 이마에 한 손을 얹었다. 그러니까 수도를 이용한 범행은 불가능하다시피하다는 소리지. 과연 초보적인 발상, 생각해낸지 3분도 되지 않아 부정 당했다. 좋아, 이렇게 된 이상 단순하게 나가보자. 태평한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네, 그럼 최서하 씨. 방금 언급된 김오진 씨는 익스퍼인지 확인해줄 수 있나요? 만약 익스퍼라면, 능력의 내용도 부탁해요."
그렇게 오퍼레이터들 쪽으로 이어셋을 이용해 부탁을 하나 걸어놓고, 나는 꽁꽁 얼어붙은 이 곳 안을 돌아다녀보았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뭔가 눈에 띄는 건 없으려나. 이곳에 존재하면 안 되는 거라든지. 뭐, 삽질할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단서가 워낙에도 안 잡히니 말이지.
"출입카드는 기본적으로 여기에 근무하는 정직원에게만 주어진답니다. 애석하지만 김오진 씨는 정말로 열심히 일해주지만 정직원이 아니기에 출입카드가 배분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언 것을 발견한 것은...아마 아침 7시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직을 끝낸 후에, 좀 씻을까 해서 화장실로 갔는데 물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뭐지? 싶어서 내려가서 확인을 해봤는데 이렇게 되어있지 뭡니까. 그리고 딱히 그런 사람은 못 봤습니다. 제가 제일 먼저 들어갔고, 그 이후에 연락을 받은 직원들이 하나둘씩 왔으니까요. 덧붙여서 단수가 정식으로 시작된 시간은 장치의 기록으로 보아 새벽 3시입니다. 당연하지만 그 당시에 이곳에 있었던 직원은 저 한 명 뿐입니다."
유혜의 말에 우선 대답을 한 새훈은 이어지는 유혜의 질문에 또 다시 침착하게 차근차근 대답했다.
"애석하게도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는 없습니다. 외부로 통하는 통로나 환풍기도 없고요. 아무래도 장치가 장치다보니, 외부에서 출입을 하게 되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밀실이라고 할 수 있겠지."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호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보충하듯이 유혜의 말에 대답했다. 한편, 센하의 말을 들은 서하는 바로 데이터베이스를 뒤졌다. 이름을 알게 된 이상 찾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었다. 이어 그는 바로 아롱범 팀 멤버들에게 정보를 보냈다.
"있어요. 익스퍼에요. A급 익스퍼. 능력은 블리자드 버스트. 말 그대로 공기도, 물건도 전부 얼려버릴 수 있는 능력이에요."
"어라..그렇다고 한다면..?"
"...하지만, 경비원이기에 출입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그렇다. 그것은 정말로 결정적인 문제점이었다.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이는 오로지, 출입카드를 가지고 있는 직원들 뿐이었다. 억지로 들어갈 수도 있지 않느냐는 가설이 나올 수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곳곳을 둘러보던 센하의 눈에 띄인 것 중 하나는, 파손의 흔적이 전혀 없는 문과 카드키 잠금장치, 그리고 인식 장치였다. 그곳은 전혀 파손된 흔적이 없었다.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가한 흔적도 없었다. 말 그대로 정말로 평범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으로 판단했을 때 누군가가 밖에서, 억지로 열고 들어가진 않았다고 봐도 좋은 상황이었다. 덧붙여서 안에서 밖으로 나갈 때도, 카드키를 찍어야만 나갈 수 있는 모양이었다. 이 방의 보안시설은 말 그대로 완벽했으며, 누군가가 억지로 뭔가를 하려고 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덧붙여서 내부는 정말로 고요하고 조용했지만, 좀 구석진 곳, 정확히는 물탱크들이 모여있는 방에 작은 미니 LED로 보이는 손전등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그 LED는 딱히 얼어있지 않았으며, 불도 제대로 들어오고 있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