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장에선 별 이상 없었어요. 그저.. 유포리아와 꿈.. 약물을 먹어서.." 창백한 얼굴에 옅은 환멸감이 어렸다. 그것은 명백이 정상적인 건 아니었지만 재빠르게 사라져버린 것이었으니.
"무지개를 보니 속이 좀 많이 안 좋아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거든요." "디터니 향이 너무 세려나요.. 확실히 색이나 소리가 크긴 한데.." 옷의 끝자락을 코에 대고는 향을 맡고 역시.. 라고 담담히 답하고는-그나마 피가 묻었다는 건 겉옷이 검어서 보이지 않으니 다행이군요.- 그런 다음 제 물음에 대한 지애의 답변-뭐가 묻어서. 라는-을 듣고는 고개를 기울입니다. 자신처럼 새로 사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이해해도 공감은 부족한 편이니까요. 그래도 행랑채까지 간다는 것에 조금 고민하다가 같이 가도 될까요. 라고 물어봅니다. 갑자기 그냥 버리기엔 겉옷이 아까워졌다기보다는.. 그냥 시도해본다. 에 가깝겠지요.
저 녀석도 피해자구만. 무지개를 토하는 소리가 작게 귀를 찔렀고 그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개판이구만. 여기까지 난리통이 된 연회장의 소리가 들리는 듯 싶었다. 소리가 멎고 입가를 손수건으로 막는 것이 언뜻 보여 그제서야 고개를 돌린 그는 예의 차가운 눈으로.. 그를 응시하려다 한결 누그러진 모습으로 제 팔짱을 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닥. 음료수를 마신게 아니라 음료수로 싸대기를 맞았거든."
그래서 조져버렸지. 짧게 덧붙이며 그는 복도 벽에 등을 기대는 현호를 바라보았다. 세이는 머리카락을 문 상태로 팔짱을 낀 그의 어깨에 앉았고, 그는 나지막히 한숨을 쉬며 동반자에 부리에 물린 머리카락의 끄트머리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괜찮다, 라. 그 또한 저 음료에 당해봤다만 그닥 괜찮은 것은 아니었다. 참 태연도 하지. 응.
말그대로의 유포리아(Euphoria). 주체하기 힘든 행복감에 젖어들게 해주는 약이다. 이렇게나 의존성 생기기 쉬운 약을 마법부에서 규제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인가-하고 지애는 항상 의문점을 품곤 했지만, 이 점은 지금 당장의 쟁점이 아니니 차치하고. 본의 아니게 흑역사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야 하지만, 결코 나쁘지 않은 경험을 선사해주는 약이다. 최소한, 개로 변하거나, ㅇ발음을 못 하게 된다거나, 무지개토를 하는 경험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들뜬 기분에 엄청난 흑역사를 만들어버렸다거나?"
같이 가겠다는 세연의 말에, 자신이 맡은 디터니 향-지애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채지는 못했겠지만-을 기억해 내고는,
무지개를 토할 때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아우프가베의 모습에 속으로 감사를 표한 소년은 고개를 들고 손수건으로 막은 뒤,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보다가 어딘지 누그러진 모습을 보이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째서 저런 표정일까도 잠시, 누그러진 태도와 분위기에 소년또한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고는 입을 막았던 손수건을 떼어내어 가볍게 다른쪽으로 반듯하게 접으면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방금전까지 무지개를 토한 학생이라고는 믿기 힘든 차분하고 조용한 행동이였다.
"음료수로, 뭘 맞으셨단 말씀이십니까.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셨길래 그런 험한 일을 당하셨습니까 형님."
소년은, 잠시 찬찬히, 하지만 확실하게 주변을 둘러봤다. 이 복도에는 그와 자신밖에 없다. 제 3자가 있는 상태에서 소년은 아우프가베를 향해 형님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형님이라는 호칭을 하는 것은 온전히 둘만 있을 때였고 이 규칙은 이 학원의 몇명에게 해당되기도 했다. 잠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등을 기댄 채로 손수건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반으로 접은 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한손에 가만히 쥐었다. 기분이 나쁘다기보다는 현란하기 그지 없는 색이 문제라면 문제다. 그 외를 제하면 나쁘지 않다.
"아우프가베 형님. 형님께서야말로 포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지 않습니까. 그 말만 이번에 들으면 몇번째인지 아십니까. 오랜만에 본 아우께 할 말씀이 그것밖에 없습니까."
소년은 느릿하게 깜빡이던 시선을 옮겨서 형님이라는 단어에서 님을 빼라는 익숙한 그의 말에 차분하고 조용한 동요없는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다시금 봉투를 쥐고 고개를 숙였다. 저번에도 겪었다시피 앞으로 조금만 더 버티면 되니까. 소년은 숨을 가볍게 몰아쉬면서 다시금 손수건으로 입을 막는다.
"그 행복감은.. 기묘할 정도로 괴로웠거든요." 두통이 올 정도로요. 라고 말했지만 두통이라기보다는 머리를 쾅쾅 부딪쳐서 아픈 거+과한 약냄새의 공감각으로 인한 것..에 가까웠지만. 그것까지는 말하지 않고 행복감의 도취한 것은 가끔 끝나면 끌어올려진 만큼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곤 해요. 라고 덧붙입니다.
"그건 아니예요. 흑역사를 만들기 전에 기숙사 화장실에 틀어박혔으니까요."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조용히 지애의 뒤를 따라갑니다. 표정을 본다면, 아마 묘하게 체념 혹은 자기혐오적 표정이 보이지 않으려나요. 적어도 지금은 어느 정도 이성을 잡았으니까요.
기묘할 정도로 괴로운 행복감이라는 말에는 잘 공감할 수 없었지만, 끌여올려진만큼 다시 떨어져버린다는 말에는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꿈을 꾸었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기에 눈물흘리며 깨었다는 동자승의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겠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기도 하네. 난 행복한 꿈을 꾸게 만드는 음료를 마셨거든. 근데 깨고 나서 생각해보니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더라."
지애 자신과 이야기 속의 동자승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면, 자신은 동자승처럼 처럼 눈물짓지 않았다는 것이겠지만.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슬퍼하는 것보단 엇비슷하게나마 이뤄 내려고 노력하는 게 나았다. 그런 의미에서 슬프다는 건 참 비효율적인 감정이라고, 지애는 생각했다.
체념한 것처럼도 보이고 무언가에 화가 나 있는 것 같기도 한 세연의 표정을 보고, 둘 사이의 대화가 어디에서부터인지 엇나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지애는 별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대신, 갈아입을 옷은 챙겼냐고, 뜬금없는 주제로 말을 돌렸다.
"-아, 집요정이라면 옷을 벗지 않고서도 옷을 빨아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한번도 집요정이 일하는 걸 본 적이 없네."
머글 집에서 자라났을 뿐더러, 어쩌다 한 번 묵게 된 외가에서도 집요정은 보지 못했다. 그때는 별 생각하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니 동화학원에서처럼 모습을 숨기고 일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세연이... 멘붕했을 것 같아서 달래주고 싶은데, 선관 상 그렇게 절친한 사이가 아니라서 달래줄수가 없어..! ;ㅁ;
"그런가요.. 그러게요.. 절대 일어날 리 없는 일이예요."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이런 게 안 보일 일은 절대 없을 것이고, 세계가 어찌되던. 의 영역은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다른 이들이 죽어라 막을 게 분명했으므로. 아. 한가지 다만으로 남겨둘 것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은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좋은 것이지요.
"집요정은.. 아마 원하는대로 다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다가 안 되면 자책하더라고요." 아가씨의 명령을 지키지 못했어요. 하면서요. 라고 말하긴 하지만 옷을 벗지 않은 채로 빨아줄 수 있냐는 건 아무래도 무리이지 않을까요. 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기울이다가 갈아입을 옷에 생각이 닿은 모양이지만 별 걱정은 아니라는 듯 어깨만 으쓱였습니다. 갑자기 큰 움직임에 고통이 와서 움찔거리긴 했지만..
"아. 안이 더 더러우니. 겉을 먼저 빨고 안을 빨면 되려나요." 임시로 껌종이라도 모포로 변신시켜서 덮는다던가를 이용해서요. 라고 말하고는 느릿하게 갑니다. 그러고보니 안의 옷은 줄줄 흐른 피로 엉망이지 않나요? 뭘로 변명하려고.
>>9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어케 사람이 그래요????????????????????????????????????????????????????????????????????????????????;;;;;;;;;;;;;;;;;;;;;;;;;;;;;;;;;;;;;;;;;;;;;;;;;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ㅎ ㅏ;;;; 상처받은 영혼을 달래기 위해 겜하고 오겠음;;;;;;
뭘, 소년은 그의 악행을 익히 그의 입으로, 혹은 소문으로 충분히 듣고 있었다. 안들을래야 안들을 수 없는 그의 소문이다. 소년은 자신과 관계된 이들에 대한 소문을 듣는 것에는 확실히 빨랐다. 단지 만나더라도 제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지 않으니. 소년은 음료수를 얼굴에 뿌리길래 기둥에 거꾸로 묶어주고 왔다며 너무나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다시 봉투를 향해 고개를 떨어트리기 전에 차분하고 조용한 감정기복이 지극히 적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누누히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형님. 포기하시는 게 마음 편하실 겁니다."
형에서 '님' 만 빼면 된다고, 그가 하는 말은 그것이였다. 편하게 대하라는 뜻인걸 알지만. 소년은 그 형에서 '님'이라는 단어 하나를 빼는 게 몹시도 어려웠다. 지극히 어려운 말입니다만. 소년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조금은 진정된 것 같아서 편안해진 속과 입가를 손수건으로 덮은 뒤에 잠시 그를 바라본다.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고 담담한 시선을 줬다가 소년이 고개를 돌린다.
"고생이랄게 뭐 있겠습니까. 익숙합니다. 처음보다야 덜 시달리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예, 잘 지냈습니다. 형님께서는 잘 지내셨습니까."
세이는, 물어볼 필요도 없겠지. 소년은 그렇게 판단하고 언제든 봉투를 열수 있도록 가볍게 돌려 묶어서 창틀에 올려놓고 벽에 기댄 상태로 안쓰러운 기색이 스쳐지나가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담담한 눈빛, 그에 어울리는 정중하고 조용하며 차분한 어조로 중얼거리는 소년에게 환청이 울렸다. 정말로, 잘지냈니? 아가야. 오, 그래 너는 '잘' 지냈지. 아가야. 무심한 무표정으로 소년이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입을 다물었다.
>>118 아 그쵸 점순이 원조 츤데레 신정합니다;;;; 국문학계 대표 츤데레 둘 중 하나쟌;;;; 아 관캐상 은발이시구만요(메모) 순심이... 순심이는 웬지 교내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할 것 같거든욬ㅋㅋㅋㅋㅋㅋㅋㅋ 새장에 가두면 난리펴서 결국 풀어놨다가 필요할때 불러야 할 것 같음.... 까치란...
>>120 엩 아님다;;;; 그러시면 매번 레스 놓치고 몇시간 뒤 발견하는 제가 스레기가 된다구욧...(스레기 맞음) 아직 안드셨군여!!! 간단하지만 든든하게 드시라구욧!(???????)
>>121 저 사실 은발이랑 핑발 좀 좋아해요;;;;; 아연주만 알고있어주세요;;; 헐 아연이는 순심이가 난리쳐도 풀어주는 편이예요?? 츠카사는 거의 무조건 새장에 가둬두는 편이라;; 하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애들 인성이 들어나는거 저 너무 좋아요;;;;; 아연이 진짜 인상 갓갓캐 인정합니다;;
>>124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짧고 임팩트 넘치는 감상평 ㄳ합니다; 아니 근데 그거 자주 드시면 안 질리세요???
세연이 무슨 꿈을 꾼 것인지 잠시 궁금해졌지만, 자신도 자신의 꿈을 밝히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똑같은 원칙을 상대방에게도 적용해 주기로 한다.
집요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명령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고 자해할 정도라면, "옷을 벗기지 않고 빨아줘" 같은, 어쩌면 무리일 지도 모르는 부탁은 안하는 편이 좋겠다.
"나도 사실은 여기 처음 와보는데." 행랑채에 도착해서는 세연에게 속삭이고는, 누구 계시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행랑채 문을 열고 한 발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둘 앞에 나타난 것은..... .dice 1 4. = 1
1. 도비는 자유로운 집요정이에요! 동화학원에서 월급을 받고 있는 계몽된 자유인 집요정 2. 시리우스 블랙의 집요정, 크리쳐처럼 순혈주의가 심한 까칠한 집요정 3. 무디 가의 집요정, 윙키처럼 자신이 집요정이라는 것에 긍지를 느끼며 현재 처지에 만족하는 집요정 4. 쟌넨!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은 셀프 서비스로군요!
//집요정도 따지고 보면 npc일텐데 이렇게 저희 마음대로 써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따지고 보니 동화학원이 집요정을 쓰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문제가 된다면 바로 지적해주세요 캡! 즉시 수정하겠습니다!
집요정.. 그러고보니 집요정에 대한 설명을 못 드렸네요. 집요정은 각 기숙사마다 50명(혹은 마리)씩 있습니다:D 대부분 학생들의 옷을 세탁해주고, 기숙사로 들여보내는 것이 일이에요. 그 외에는 청소해달라고 문에 팻말을 걸어두면 방도 청소해준답니다. 그래서 월급 받는 집요정이 거의 대다수입니다.
학생대표의 소문은 유달리 빨랐더라지. 몇학년 대표가 무엇을 하였다. 같이. 그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부리에서 떼고 날개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대충 깃털을 정리하는 것 이겠지. 포기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이라. "그래, 그래...." 가볍게 미간을 짚은 손을 떼며 그는 숨을 내쉬었다. 네가 그것이 편하다면야. 물론 내가 틈만나면 공격(?)을 하겠지만.
"...그렇다면 다행이라 믿겠다."
나는 잘 지냈던가. 그는 잠시 말을 아끼며 밤의 일을 떠올렸다. 늘 있는 일이지. 잘 지내는 것 이다. 목도리를 여미며 그는 입술을 떼었다.
"물론 잘 지내고 있지. 세이가 요즘들어 깃털이 새로 자라는 게 문제지만."
그래, 잘 지내고 있던 터였다. 목도리를 쥔 손가락이 움찔거리며 떨렸다. 가려워. 애꿎은 세이에게 물러나라는 듯 손을 휘저었다. "깃털이 휘날리잖냐, 간지럽구나. 잠시 머리로 올라가라." 따위의 말을 내뱉며 그는 현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137 오오오 그렇군요! 그럼 다이스가 상당히 정확했네요! 음... 저희 일상에서 잠시 한 명(마리?) 빌려도 괜찮을까요?
그나저나 다들 월급쟁이들이라니 다행입니다! 아닐 경우 지애 성격상 그거에 대해서도 궁시렁궁시렁 할 것 같았는데 이번 일상에서까지 그러면 얘가 과도할 정도의 불편러 같아 보이거나 원작의 헤르미온느 베끼는 것 같아 보일까봐 걱정했거든요! 모두들 자유로운 집요정이라면 안심하고 돌릴 수 있지요!
내 이름을 조용히 읊조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평소처럼 생긋 웃어주었다. 심기가 상당히 불편해진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입에 담게 되었으니 기분이 더러울만하다. 누누이 말하지만 난 그녀에게 관대하다. 상대가 그녀라면 미미한 수준의 배려도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우가 다르다. 그녀에게 선의를 배풀고 싶어도 그보단 내 흥미가 우선시 되었기에 이를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뭐든 처음엔 다 생소한 법이다. 그녀도 자꾸 내 이름을 부르다보면 나중엔 익숙해지겠지. 아니, 익숙해져야만 할 것이다. 내가 그걸 원하니까. 그녀는 내 의견을 거부할 권리가 없다. 내가 원하는대로 순순히 따라줘야만 한다. 난 내 말에 고분고분 따라주는 그녀를 보고싶다.
"말에 날이 서있어. 조금 더 부드럽게 속삭여주면 안 되는 거야?"
그녀가 내민 접시위에 작은 모찌를 올려 주었다. 잘 우려낸 홍차를 함께 건네주며 맛있게 먹어달라고 느릿하게 덧붙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호의를 배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호의를 알아주면 좋겠건만. 앞에 놓인 찻잔을 조심스레 집어들어 차를 한 모금 홀짝였다. 입 안 가득 채워지는 부드러운 향에 눈을 지긋이 감았다 떴다. 평소 내가 즐기던 찻잎은 아니었지만 지금 우려낸 찻잎 또한 나쁘지 않았다. 좋은 찻잎은 전해준 히카게에게 감사 편지라도 보내줘야겠다.
>>150 이미 거의 자유이기도 하고.... 으음, 쉽게 말씀드리자면 이런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직장에서 어떠한 조건을 충족하기 전까지 월급을 주는 대신 어마어마한 일거리를 처리(+야근, 주휴, 초과 수당 미지급)하다가 계약 종료로 일을 그만두는 느낌... :3c
"저희 가문은 꽤.. 오래 종사한 집요정이 있어서요.." 거의 대대로 종사한 급이었으니까요. 라고 말하고는 지애의 말엔
"그런가요" 저도 처음 오니까요. 별다를 건 없네요. 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잠자코 지켜보았습니다.
집요정이 나타나자. 옷을 좀 빨아줄 수 있나요. 라고 부드럽게 말하면서 겉옷을 벗어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안은 염료라고 둘러대기엔 너무 검붉고, 특유의 비린 향이 나잖아요. 뭐라 변명할 것도 없는 채로 안 하면 이상하게 보이는 상황을 만들어놓고서는 대처도 없이 그냥? 갑자기 든 생각이긴 합니다만. 디터니 원액의 효과가 좋은 건 사실입니다. 적어도 겉으로는 멀쩡하잖아요?
효과가 사라진걸까. 그는 조용히 손을 휘저어 다시금 머리카락을 부리에 무는 세이를 내쫓았다. 침묵이라. 조용한 시선과 굳게 다문 입술을 흘끔 쳐다본 그는 나지막히 머리에 박힌 깃털을 빼냈다. 그래, 그런 것. 괜찮댜는 말에 그는 한쪽 눈썹을 까딱였다. 매일 괜찮다, 그리고 평안하십니까. 질리지도 않는게냐.
"...전혀."
실례했습니다, 라니. 내가 타이밍이 좋지 못하였구나. 그는 짧게 덧붙이곤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학교나 이것저것이라. 그래.
"학교생활이 불편할리는 없고, 가문은 늘 그렇듯 똑같다."
역겨운 혼혈이 정학을 당한 것을 제외하면? 아아, 가려워. 그만. 목도리에 손을 댄 그는 손톱을 세워 목도리를 움켜잡았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집요정에게 빨래를 맡기는 세연을 보고는, 다음엔 자신의 교복을 맡겨야겠다고 생각하며 구겨진 교복 칼라를 조금이라도 펴 보자는 생각에, 승산 없는 싸움임을 알면서도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본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는...
"어?" "잠깐만."
지금은 벗겨진 겉옷 아래에 세연이 받쳐입었을, 검붉게 원래의 색상을 알아보기 힘든 내의를 보고 만다. 알싸한 약재 냄새 틈에서 비릿한 철 냄새가 새어나온다. 좀 더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세연에게 다가갔다. 이 정도로 옷이 물들 정도면 흥건할 정도로 피를 흘렸어야 했을 거다. 전인류적으로 흔한 공포증이니, 권지애라는 인간이 피를 무서워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지애에게는 혈액 공포증 같은 건 없었다. 철 없던 시절에는 한번쯤 있었어도 좋았겠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같은 일도 있는 걸 보니 없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실 없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세연의 팔을 가볍게 잡고 빠르게 위아래로 살펴보지만, 드러나있는 상처는 없다. 하지만 마법 사회가 나머지 사회보다 앞선 기술이 있었더라면 그게 바로 의술이다. 치유 마법이나 마법약을 사용하면, 아침에 중상을 입었던 사람도 해질녘에는 멀쩡할 수도 있는 것이다.
"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다른 사람의 일에 끼어들기 싫어졌다. 끼어들어봤자 자신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리라고 체념하게 된 것이 한 이유였고, 또 자신에게도 남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좋을 일들이 생긴 것이 다른 이유였다. 하지만, 세상에 남에게 개입할 순간이 존재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생각된다.
겉옷은 물기없이 버석거리는 피 조금과 디터니의 잔재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안에 받쳐 입은 것이 이렇게나 많이 젖었을 줄은 자신의 팔을 타고 흘러내리던 것이 축축해졌을 때 알았어야 했는데요. 란 쓸데없는 생각을 계속 멍해지는 머리에 속으로 짜증을 내며 했습니다. 지애의 말에 그녀를 바라봅니다. 당연히 상처는 없어요. 디터니에 절어있다 왔으니까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신역에서 안 찾았으면 해서..." 그저 '사소한 떼씀'이 있었을 뿐이예요. 라고 덧붙이고는 지애가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보려는 듯 물끄러미 쳐다보았습니다. 그 사소한 떼씀이 푹푹이란 것도 이상하였지만 그걸 지애가 알 리는 없고, 표정도 피가 났다는 것을, 그 피가 묻은 옷을 제대로 인식하자. 약간 몽롱하게 취한듯한 표정이네요. 자기애가 자기에 대한 살의로 돌변하는 것도 한 순간이라서 약간의 날카로움이 묻어나는 눈매로 지애가 붙잡았던 자신의 팔을 멍하게 쳐다봅니다. 그러고보니 많이 흘려서 멍한 상태인 건 빈혈이려나요?
달은 현호에게 읊조렸다.「네가 가는 길마다 꽃잎으로 수놓을 수만 있다면 나는 온갖 화원의 꽃 도둑이 될 수도 있었고, 너를 너의 꿈결로 바래다 줄 수만 있다면 다음 생까지도 난 너를 내 등에 업힐 수 있었어. / 서덕준, 다음 생에는 내가 너를 가져갈게」 #시_읊어주는_달 https://kr.shindanmaker.com/733312
신경쓰지 말라니. 그는 조용히 입술을 다물었다. 나쁠 것은 없었다. 베아트리스는 고귀한 순혈의 대를 잇기 위해 순혈 혼처를 찾겠다 하였고, 니베스는 사고를 쳐 결국 가문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지금 다시 짐을 싸고 있겠지. 아버지는 늘 그렇듯 아무런 말이 없었다. 편지에 단 한 줄을 쓴 것을 제외하면. 그림자임을 들키지 말아라.
"..."
자신의 손을 부드러이 잡는 그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자근 깨물던 입술을 다시 원상태로 두고, 다치십니다. 라는 목소리에 제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그렇지, 니플헤임. 너는 이제 슬슬 한계에 닿기 시작한거야. 무려 13년동안 거짓 이름을 덧쓰고 살았으니.
"....미안하구나."
드문 사과였다. 폐를 끼쳤구나. 라고 덧붙이며 그는 어느새 복도 창가에 앉아 자신을 노려보는 세이를 흘끔 쳐다보았다. 제 주인을 이해하겠다는 듯 그 새는 눈을 감았다.
"역겨운 가문이지. 모순과 모순을 거듭해놓고 자신들이 정의라는 것 마냥 행세하니. 가주가 된다면 제일 먼저 모순의 싹을 칠 것이다."
작게 속삭이듯 입술이 달싹였다. 즐거운 듯 입꼬리가 차갑게 올라갔다. 조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고맙구나."
그리고 그의 동반자가 날갯짓을 하며 사붓이 뒷목을 발톱으로 훑고 지나가자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알아, 안다고. 드러내면 아니되는걸 드러낸걸 안다고.
그저 안온한 학교 생활을 하렴. 유니콘에게 들이받혀지고 용서받지 못할 저주를 눈 앞에서 보고 여명의 귀곡산장에서부터 시작된 환청에도 저는 [안온한 학교생활]을.
다만 태어난 곳이 그곳이였으니, 그저. 소년은 느릿하게 제 검은 눈동자를 깜빡이고 드문 아우프가베의 사과에 고개를 기울였다. 무엇이? 소년은 아주 잠깐 그러한 생각을 떠올렸으나 그뿐이다. 현 호, 라는 이름의 소년은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필요 이상으로 선을 넘지도 않는다. 그런 성격이니까.
"아닙니다."
소년은 그의 손을 천천히 놓으면서 그저 한마디를 내뱉을 뿐이였고 그 이후부터는 그의 말을 성실하게 들었다. 그는 지쳐있는걸지도 모른다. 지치는게 뭔지도 모르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 감정.
조소를 머금는 그의 모습에 소년은 그저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디.
"그렇습니까?"
소년은 한호흡을 끊고 아우프가베와 시선을 곧게 맞춘다.
"편하실대로 하시길 바랍니다. 어느쪽이든, 형님의 마음이 편하다면 그것으로 저는 되었다고 봅니다. 혹여, 아우의 의견을 물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사소한 떼씀으로 이렇게 피가 날 정도의 활동을 하는 게 더 문제잖아!"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에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서, 어이없다는 듯이 쏘아붙인다.
마법사건, 머글이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피가 이렇게나 날 정도의 상처를 입어놓고 병원도, 양호실도 찾아가지 않았다는 건 아마...., 그거겠지, 자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세연은 빈혈기에 휘청거리는 모양이지만, 자신은 관자놀이의 혈관이 쿵쿵 울려서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것만 같다.
"아니..., 잠깐만, 옷 벗을 필요 없으니까!"
아무리 동성 학우와 집요정밖에 없다고 해도 그렇지. 아무렇지도 않게 내의까지 벗으려는 세연을 멈춰세우고는, 주문을 외운다.
"Tergio."
테르지오. 섬유에 묻은 기름때나 먼지, 마른 피 등을 빨아낼 때 쓰이는 주문이다. 딱 이런 상황을 위해서 고안된 주문이라는 것이다. 지팡이를 가볍게 세연의 내복에 갖다 대니, 마치 작은 진공청소기라도 된 양 옷에 눌어붙은 핏자국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구석구석, 세연의 옷을 닦아내다가 입을 연다.
세연에게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정확하게는ㅡ 망이로군요. 불투명한 얼굴이 약간 빨갛게 물들어 있습니다. 아주 제대로 취한 듯 베싯베싯 웃고 있습니다.
' 오래된 가문의 어린 마법사야 ~ '
망이는 조용히 세연의 얼굴을 바라보는 듯 하다가 다시 방싯 미소지었습니다. 그러다가 표정을 확 굳혔습니다. 마치, 취하지 않은 것도 같군요.
' 선물이란다 '
그 유령은 무언가를 건네주려는 듯 세연의 근처 바닥을 툭툭, 건들었습니다. 살펴볼까요?
안에는 아마 세연이 알 수도, 모를 수도 있는 붉은 액체가 들어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한 번 받았을지도 모르겠군요.
!!!! 축하합니다!!! 세연은 리엠의 피를 얻었습니다!!!!
[ 세연 ]
' 부엉 '
리엠의 피를 발견한 세연의 옆에 학교 소유의 부엉이가 얌전히 앉았습니다. 무언가, 발목에 달고 있는 것 같군요. 꺼내볼까요?
두둑한 동전 소리가 들립니다.
' 부엉 '
부엉이는 제 일을 모두 마쳤다는 듯 어디론가 날아가버렸습니다. 학교 소유의 부엉이로 누가 보낸 걸까요?
!!! 축하합니다!!! 세연은 300갈레온을 얻었습니다 !!!!
[소담]
' 새로운 어린 현무 학생인가요? '
현무 기숙사 사감 선생님이 생글생글 웃으며 소담에게 물었습니다. 기숙사 학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묻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어쩌면 소담의 지팡이를 봤거나, 유키마츠 교수님께 이야기를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아마 마지막에 해당되겠죠.
비화 교수님이 매우 당황하신 듯 주변을 살펴보셨습니다. 아무래도 무언갈 잃어버리신 모양이에요. 아씨오 주문을 쓰면 될텐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처 닿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그때, 치찬의 시야에 무거워 보이는 한복을 입고 피눈물을 흘리는 여자의 유령이 잡혔습니다. 그것은 아주 희미하고 흐릿한 것이어서 어쩌면 잘못 봤을지도 몰라요. 유령은 치찬을 발견한 것 같았습니다.
눈이 마주쳤으니까요.
' ...... '
그녀는 말 없이 어딘가를 가리켰습니다. 시선을 돌려보면, 현무 조각상이로군요. 다시 유령이 있던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잘못 봤을까요?
현무 조각상으로 가봅시다. 무언가 묵직한 것이 들어있는 작은 주머니 하나가 나왔습니다. 이것을 잃어버리셨는지도 몰라요. 비화 교수님께 가져가봅시다.
' 고, 고마워요... '
비화 교수는 당황한 것 같으면서도 움츠리는 목소리로 대답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현무 기숙사에 100점을 추가하겠다고 말하며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닙니다, 라. 그는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그렇지? 내심 그가 부러운게지. 저렇게 무덤덤할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부러운게지, 부럽다 못해 질투가 날까? 아니, 그건 아니겠지. 살면서 질투란 감정을 느낄 수 없었으니. 열등감과 강박은 몰라도. 오늘은 가면이 유달리 옅구나. 깨부수고싶게. 세이는 어느새 그의 머리 위에 앉아 있었다. 알 수 있었지. 그것은 머리카락에 숨겨진 발톱으로 네 머리를 짓누르고 있으니.
아주 잠깐만 허락해다오. 입술을 자근 깨문 그것은 발톱이 느슨해지자 그제서야 똑바로 현호와 시선을 맞췄다. 편하실대로, 편하실대로.
".....편하면서도 편하지 못함을 너는 느껴본 적이 있더냐?"
질문에 대답할 틈도 없었지. 뒤이어 입술을 열어 비틀린 조소를 짓던 입술을 잠재웠다. 그것은 그러하였다. 가주가 된다면 싹을 자를 생각이었다. 누구보다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증오하는 제 여동생을 타인의 손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보낼 생각이었다.
"나는 모순에 질려버렸다. 혼혈과 머글을 사랑하되 그들을 가까이 두지 말라는 가문은 결국 혼혈을 들였지 아니하더냐. 가주가 된다면 가문의 뜻은 나의 뜻으로 기울 것이고, 그러하다면, 본디 자신의 뜻을 가지던 자는 어찌하냔 말이더냐." "삐이익!" "...스투페파이."
지팡이를 쥔 손에 의해 새는 깃털을 휘날리며 저 멀리 나가떨어졌고, 그것은 처음으로 얼굴에 공포라는 감정을 내보였다.
"나는, 깨트릴 수 없는 맹세를 하였기에 가주의 자리를 포기 할 수도 없다. 내 뜻과 다르면...내 뜻과 다르면 나는 어찌해야하지?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단말이다."
아아, 더 이상은. 그는 다시금 목도리를 움켜쥐며 떨리는 주먹을 쥐었다. 지팡이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 컸던 것 같다.
"사소한 떼씀인 건 맞아요. 이대로 나아간다면 완전히 끝나버리거든요." 스스로 흉을 내는 건 사소한 거예요. 어차피 모든 것이 향해가는 곳으로 떨어진다면 살아있으나 살아 있지 않은 게 되어야 할지도요. 라고 전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듯 무심하게 말을 이었습니다. 옷을 벗을 필요가 없다는 것과 지애가 쓰는 주문에 아 이 주문이 있었지요. 라고 나즈막히 중얼거렸습니다.
"이상하네요.." "어째서 타인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건가요? 부모님은 서로에게 맞는다면 치명적일 수 있는 주문을 쏘아대면서도 지저귀듯 살의와 사랑을 이야기하고, 신역에서는 아무도 내 자신의 안위는 베일..등을 위한 -..말 못하는 것을 위한 것을 제외하면 신경쓰지 않는데." 지애 선배가 굳이 왜인가요? 라고 노래같이 느릿한 말을 마치고는 정말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기울입니다.
"아마 저는 이해하지만, 공감은 못하나 봐요." 그녀는 화사하게 웃었습니다.
//킵하거나 다다음? 쯤에서 막레 주셔도 괜찮아요. 저도 저퀄인걸요. 드디어 집에 돌아왔내요.. 흐극.. 집 최고..
>>386 아 근데 모종의 사건을 통해서 충격받고 기분전환을 위해 단발로 자를 결심을 하게된다<< 이런 루트 아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츸이 지금 좀 무관심하긴해도 약간 둘 다 능글계라 대화하다보면 좀 잘 맞을지도 모름;;;;; 솔직히 저도 얘를 잘 모르겠어서 ;;;;;;;;;;;;;;
감시자조차 처리해버렸다. 베아트리스가 편지를 보낼것이다. 알고 있었다.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였지만 한참 뒤의 일이라 생각하였다. 그런게 어째서, 어째서. 한계임에도 버텼다. 그저 버텼는데, 늘 그렇듯 버텼는데 어째서. 아아, 형, 제발. 날 두고 가지 말았어야해. 차라리 내가 저주를 받았어야 하는데. 그림자에 불과한 아이였다. 그림자잖아. 나는 형을 대신할 수 없어. 왜냐면, 왜냐면-
목도리를 움켜쥔 손가락이 다시금 목의 살점을 파고들기 위해 꿈틀거렸다. 두려웠다. 모든것이 두려웠다. 언제 목에 칼을 들이밀지 모른다. 나약한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얼음이 되었다. 지금 눈 앞의 자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당연히 한심하다 생각하겠지, 보아라, 칭송받던 자의 추한 진실이 아니더냐. 역겹지 아니한가.
"그 이름으로.."
안 돼. 그나마 남은 가면조각이 그를 붙잡았다. 이 상황에서도 너는 차분했구나. 기이하거늘, 부러웠다. 숨기기에 급급하여 연기를 하는 자신보다 낫구나, 이 상황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더냐, 열등감이 하늘을 치솟는구나. 아아. 등에 닿는 온기에 소스라치게 놀라 몸을 크게 떨어보인 그는 목에 손톱자국을 그어냈다. 미치도록 가려웠다. 공포에 질리다 못해 고통으로 가득 찬 낮은 신음이 터져나왔다. 제발, 차라리 죽여줘.
지팡이를 잡은 손의, 정확히는 손톱의 끝이 붉었다. 지팡이를 쥔 손은 떨리고 있었고, 그는 입술을 자근자근 깨물며 옮겨지는 등의 온기에 다시금 움찔거리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미안합니다."
처음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인 것 이었다. 그는 지금 자신을 진정시킬—정확히는, 진정을 하고 가면을 써야하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아마, 품이 필요했을게다.
>>387 헐 칼단발 좋을 거 같아요ㅠㅠㅠㅠㅠㅠ 저 그리고 위키 설정 읽다가 발견한건데 지애 양갈래로 땋은 거 보고 싶어요 (????)
>>388 아 아닌데 근데 그것도 좋긴 좋네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그냥 보고 싶은 거고 제림이는 "단발을 한 나도 예쁠 거 같다" 라는 자신감에 할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그러기를 바라야겠어요 대화 계기라도 좀 만들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제림이 잘 모름ㅠㅠㅠ
>>390 전 욕망에 충실한 닝겐입니다! 여캐들은 어떤 머리를 해도 아름답지만 개인적으로 목 라인이 드러나는 머리가 더 좋아요. 그래서 그런지 제 여최애들은 다 숏컷 아니면 단발 아니면 묶은머리네요!!! 그렇다고 생머리가 싫은 건 아니지만요! >>394 예압 감사합니다 세연주! 앗ㅋㅋㅋㅋㅋ 세연주가 목선, 어깨선 얘기하신 걸 보고 제 레스가 왜 여기있지..했네요ㅋㅋㅋ 역시 세연주 배우신분!bbbbbbbbbbbbb
기절 마법에 떨어져내린 아우프가베의 세이를 내려다보는 소년의 눈빛은 조용했다. 그저, 그런가하는 감상, 아니 결론이였디. 마법을 제때 쓰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자책도 보이지 않는 조용하고 차분한 진중한 눈동자였다. 소년은 지팡이를 쥔 그가 등에 닿는 손길에 놀라는 것을 보고 잠시 쓸어내던 손을 멈췄다.
소년은 정확히 목도리와 그 안의 살점을 파고드는 손의 움직잉에도 나무처럼 조용히 서있었다. 모든 행동이, 모든 행위가 끝나고 나서 움직여도 늦지는 않았다. 두려움. 공포. 당신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까. 당신이 아우라고 부르는 아이의 기이함을 알아차렸습니까.
나는. 쉿. 조용히 해야지 아가야.
소년은 어금니를 가만히 꾹 짓누르고 그의 피투성이가 된 손끝, 지팡이를 쥔 손을 우악스럽지도 강제적이지도 않고 평이하고 담담하게 제 손수건을 이용해 닦아냈다.
"지저분하더라도 제가 소유하고있는 손수건은 이것 뿐이니 이해해주십시오. 형님."
소년은 그의 손에서 지팡이를 가져와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을까하고 생각했지만 곧 지워버렸다. 이유도, 핑계도 없다.그가 자신에게 주문을 쏘아낼거였다면 애초, 스스로를 긁어버리려하지는 않았겠지. 소년의 결론은 담백했고 깔끔했다.
선을 넘지 않고 내린 결론은 그저 미안합니다 라고 말하는 그를 바라보는 것 뿐이였다. 형님. 나이에 맞지 않는 기이한 차분함과 진중한 어조로 나직하게 속삭였다.
"품이 필요하십니까."
고개를 숙인 그의 고개를 억지로 들어보이지 않고 그저 소년이 그의 귀에 속삭인 것은 그것이였다. 있음에도, 있지 않은.
가문 안에선 이름을 좀 다르게 부른다라. 당신이 그 말을 하기 전에 있었던 대화 사이의 작은 공백과, 잠시나마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했던 분위기로 보아하니 더 캐묻지 않는 게 여러모로 좋을 성 싶었다. 그야, 누가 봐도 숨기고 싶어하는 걸 억지로 파고드는 취미는 없었으니까. 그게 뭔가 복잡하고 무거운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고 말이지.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것을 알려고 들 만한 그릇이 못 되는 거지만.
" 참, 몇 년간 못 보던 모습을 오늘 다 보여주려고 하는거야? 그래, 맞아. 답은 정해져 있어. 기숙사 가서, 물 마시고, 좀 쉬다가 정신 차리고 일어나면 돼. 물론 그 이후에 네가 한 일을 되새기면서 느낄 감정은 책임 못 집니다. "
가자. 니베스의 피해자 씨. 장난스런 목소리로 말을 적당히 마무리짓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물약인지 음료수인지 뭐시긴지 하나 때문에 애가 이렇게 180도로 달라지다니.
" ...근데, 솔직히 말해서 아주 나쁘기만 하지는 않네. 너 웃는 거 되게 오랜만에 보거든. "
너무 오랜만이라 지나치게 낮설어서 그렇지, 당장 당신에게 일어나는 반응만 두고 보면 이 상황에 대한 제인의 평가가 절대적으로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했으면 했지. 그도 그럴 것이, 하루하루를 딱딱한 무표정으로 살던 친구가 이렇게 행복하단 듯 웃고 있으니까. 이러니저러니해도 나쁘진 않았다. 그럼에도 구태여 당신을 기숙사로 데려가서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하는 이유라면, 제인이 오기 전과 같이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그 행복감을 표출하여(..) 일어날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리라.
제법 빨리 걷기는 했는지, 곧 제인은 제 기숙사 휴게실에 도착하여 곧장 당신에게 차가운 물이 담긴 컵을 건넸다. 평소보다 한산한 휴게실은 꽤나 조용했다.
그림자에 불과하구나. 두려운게냐, 두렵습니다.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차라리 죽여줘. 한기가 몸을 에워싸는 기분이 들었다. 죽을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에 죽음을 갈망했다. 피가 손 끝에 묻어 질척거림을 알고 있었다. 살점을 파고들어 짓누르고 피부를 뜯고 싶었다. 제발 살려주세요, 아, 이번엔 살려달라 부르짖는게냐? 모순적인 것. 죽음을 갈망하며 끝은 생명을 부르짖는 것이 네 형과는 정 반대구나.
어느새 지팡이를 쥔 손의 피가 그의 선수건으로 닦여나갔다. 그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누가 머플리토를 쓴건가? 왜 귀가 먹먹하지? 그 소란에서 누군가 물기어린 목소리로 질문을 하는 듯 하였다.
너 때문에. 빌어먹을 네년 때문에 흰 까마귀가 죽고 말았잖아. 수축하는 눈동자 사이로 지팡이를 쥔 손이 희게 변했다. 아니, 아니야. 사랑하는 나의 니베스. 조금만 기다려주렴. 이 오라버니가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를 써서라도 너를 구원해줄테니. 아아, 안돼. 제발, 차라리 죽여줘.
"...."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지팡이를 겨누고 주문을 외칠지도 모른다. 자신이 불안정함을 알고 있어서, 그는 입을 열지 못했다. 품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고개를 겨우 한 번 끄덕여보이고, 입술을 자근자근 깨물었다. 숙인 고개에서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구더기가 기어다닐터다. 장례를 치룰 때 용기를 내 마지막으로 보았던 형의 얼굴에 태연히 기어다녔듯, 자신의 목에도 기어다닐터다. 어깨를 조심스레 쥐는 손길에 그는 경직된 몸의 힘을 빼려는 듯 덜덜 떨리는 지팡이를 품 안에 안았다.
야호 갱ㅇ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츸사주 아까 말했던 장밟버전ㄴ은 진짜 아무리 봐도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는데 대충 사복버전ㄴ으로 때우면ㄴ 안될까요????? 저 엄청 친절하게 말풍선도 넣어줬거든요.... 아 그리고 그거 알아ㅛ???? 저 컴그림 채색까지 해본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하;;;; 츸사주 님의 독촉에 매우 ㄳ드립니다 저 진짜 생애 처음으로 채색해봄;;;; 되게 성의 없는 말 뭐하지 했다가 걍 오하요 넣었슴다 근데 전부터 막ㄱ 일알못이면서 일본어 쓰고 그러는데 오해 ㄴㄴ해주세요 저거 그냥 윗부분 허전해보여서 넣음검다 '전문가' 코스프레 아니애오@@@@@@@@@@@@
제발 죽어버렸으면. 싸늘한 다용도실 바닥에 쭈그려 앉은 소녀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저주에 가까운 말을 내뱉었다. 악의로 가득찬 목소리가 섬뜩하기 그지없다. 입술이 터져서 질질 흐르던 피는 어느 새 턱에 말라붙어선 손 끝에 그저 까쓸한 촉감만을 남길 뿐이다. 더불어 불쾌한 혈향까지. 역겹다.
구불구불 굽어진 돌담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면, 전단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전봇대 옆에 해당화가 곱게 피어 있는 벽돌집. 동네에 얼마 되지 않는 양옥집이라 신기하지만, 거기 사는 개는 물기 때문에 오래 있으면 안 돼. 양옥집 오른쪽을 돌아서, 책가방을 벗어야만 지나갈 수 있는 좁을 골목길을 지나면, 나타나는 작은 한옥집. 집에 도착했어. 돌아온 거야. 드디어.
돌아왔다고? 떠난 적이 있었었나?
그래, 떠났었지.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결국 다시 돌아왔으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을 일이다. 기름칠이 반질반질하게 되어 있는 철제 문고리를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서있다. 감회에 젖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 그게 아니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 문을 열기가 두려워서-
-윽, 하고 허파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날 정도로, 달려온 너와 세게 부딪힌다. 초등학교 이후로는 한번도 보지 못한 나의 친구.
오랜만이다, 잘 지냈니, 가족분들은 잘 지내시니.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간의 나이스 투 미츄, 하우 두 유 두 따위의 형식적인 인사이지만, 너와 함께 하니 뜻깊은 대화 같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애틋하다. 마음이 두둥실 부풀어 오른다.
인사치례가 끝나고, 그제서야 넌 내 목 둘레에 걸었던 헤드락을 풀며 -둘째 가면 서러워 할 장난꾸러기였던 너에게는 아마도 포옹과도 같은 의미일 것이다- 넌 아마도 네가 가장 궁금했을, 가장 먼저 하고 싶었을 말을 내뱉는다.
-너, 마법사였다며.
어떻게 그런 걸 숨길 수 있냐, 서운하다는 네 말에 사과 대신 간단한 마법을 보여 주기로 한다. 비밀 유지 조항이니, 신변보호조치니. 나에게도 사정은 있었지만 이미 다 끝난 일이고, 다른 세상에 살고 있던 너는 아마도 이해하지 못할 내용일 테다. 오르키디어스. 지팡이 끝에서 꽃잎이 흩날린다. 넌 손뼉을 치며 아이같이 기뻐하고, 난 그런 너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너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더 좋아. 너와 나, 머글과 마법사는 드디어 눈에 눈을 마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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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는 연회장 바닥에서, 지애는 눈을 떴다. 멍하다. 꿈이 현실 같고 현실이 꿈 같은 상황이 수 초간 지속된다.
찌뿌드드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연회장 바닥에 다리를 뻗고 앉는다. 습관적으로 뒤통수를 매만지니, 틀어올렸던 머리는 반쯤 풀어져 있고, 손에는 역한 냄새를 풍기는 끈적한 젤 상태에 가까운 무언가가 묻어 나왔다. 멈뭄신의 연회 동안 연회장은 그런 난리가 없으니, 누군가 음료를 엎어 놓은 곳에 자신이 쓰러져 잠을 청했거나, 아니면 누군가 잠들어있는 자신 위로 음료를 엎은 모양이었다. 처음 보는, 형언하기 힘든 질감과 향을 자랑하는 걸로 봐서 여러 음료가 섞여 들어간 것 같았다. 아니면-어깨 너머로 무지개색 토를 게워내는 같은 기숙사생을 보고는 소스라치며 생각했다-다른 게 섞여 들어갔을 수도 있고.
“…애도 아니고, 그런 꿈을 꾸냐.”
어서 머리를 감아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키며 중얼거린다. 정말이다. 현실성이 전혀 없는, 제멋대로인 꿈이다. 무언가를 원한다면 포기하는 것도 있는 게 당연할 텐데, 그런 게 전혀 없다. 꿩도 먹고 알도 먹겠다는 심보다. 게다가, 애초에 불가능한 꿈을 꾸려면은 아빠가 깨끗하게 나은 꿈이나 엄마가 돌아오는 꿈, 아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꿈도 있었을 텐데. 자신은 가족을 사랑하긴 하는 건지 한순간 진지하게 고민한다. 렘 수면 상태의 두뇌에게도 그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걸까. 한번 일어난 일은 잊지 않는-원하지 않는 데이터라도 측정값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본인의 성정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불가능한 꿈이지만, 기분 좋은 꿈이었고 지금의 자신에게 필요한 용기를 주는 꿈이었다. 그 덕분에 계속할 힘을 얻는다면, 이뤄지지 않을 꿈을 꾸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낮에 써놓고 쪽팔려서 쟁여두고 있었는데, 잠결에 수치심이 퇴화된 틈을 타 던져놓고 도망치겠습니다; 아 진짜 권지애 얘 중2병이 낫긴 나아야 하는데 말이죠;;;;;;
끌려가는(?) 와중에도 그는 자유로운 한 손을 들어—정확히는 약지와 소지로 지팡이를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한 손 꽃받침(????)을 해 보이며 웃었다. "몇 년간 못 보여줬잖아. 딱딱한 대표님이 이렇게 멋지고 자상하고 유쾌한 모습도 있다는 걸." 따위의 말은 꽤나 능글맞았더란다. 기숙사 가서 물 마시고, 쉬다가 정신을 차리라니. 제정신이라고 몇 번을 말해야 하는거람.
"에이, 책임지지 않아도 돼. 당하게 되는건 나인데 어떻게 너한테 책임을 묻겠냐."
네에, 네. 갑니다. 걸음을 재촉하는 그녀의 발걸음을 쫓아 그 또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걷는 것 하나하나도 이렇게 기쁜 일이라니. 그는 잠시 앞의 길을 쳐다보는게 아니라 그녀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내가 오랜만에 웃은건가? 잠시 진지하게 생각하며 그는 엄지와 검지로 제 턱을 매만졌다. 흠..그래, 그런 것 같기도 하네.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웃어줄 수 있는데."
물론 네가 질색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말야. 얼음으로 만들어진 사람마냥 차가운 태도보단 상냥하게(?) 사고를 수습하는게 더 편하지 않겠어?—이 와중에도 사고 타령이었다.— 웃는 연습을 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눈꼬리를 휘어보이길 반복하던 그는 꽤나 빠르게 도착한 기숙사 휴게실을 둘러보곤 자신에게 차가운 물이 담긴 컵을 건네자 평소라면 줄 없이 번지점프를 뛰게 될 것이라 협박해도 보여주지 않을 해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고마워, 제인."
제 주인이 온걸 알았다는 것 마냥 기숙사 휴게실로 유유히 날아온 그의 동반자는 제인과 그의 주변을 향해 다가오다 궤도를 휘어 저 멀리 떨어진 장소에 착석했다.
공포감이 만연했다. 정확히는 자신에 대한 불신과 고통이 공포로 치닫았다. 나는 누구지? 사명을 제대로 이룰 수 있는겐가?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불안했다. 자신조차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은 자신이 아니었고, 그림자에게 윤곽은 존재하더라도 구체적인 모습은 존재하지 않았으니. 위태롭게 지팡이를 쥐고 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지 않으려, 자신의 과거를 기억해내지 않으려 애썼다.
제 형이 어릴 적 으레 해주었던 포옹은 아니었다. 남들이 겪는다면 무언가 이질감을 느낄 포옹임에도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위로는 형식적임을 알고 있다는 듯. 그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을 안다는 듯. 베아트리스 또한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아우프가베를 사랑하는게지. 당연한 것이다. 그의 눈동자의 떨림이 점점 잦아들어갔다. 몸 또한 미약하지만 떨림이 잦아들어가고 있었다.
과분할 정도의 자기혐오를 또 다른 자기혐오로 억누르는건 익숙했다. 자신은 모순에 얼룩지고 모순을 행하면서도 모순을 혐오하는 사람이었고, 자신은 어차피 그러하였으니 당연한 것 이라 억눌러 제 정신을 진정시켰다. 당연히 자신의 존재를 지워야한다. 겁에 질리는 나약한 아이는 지우고 온전히 사명이 되어야 한다.
괜찮습니다. 무엇이 괜찮을까. 이런 자신은 괜찮은 존재가 아닌데. 역겨운 피비린내가 코를 찌르는 듯 싶었다. 소중한 목도리가 더러워지겠어. 그만, 그만. 한심한 것. 그만두지 못하겠더냐.
괜찮습니다.
그제서야 그의 떨림이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그간 공포에 질려 제대로 쉬지 못하였던 숨을 가쁘게 쉬며 그는 지팡이를 더욱 세게 품에 안았다. 괜찮다. 괜찮을게다. 괜찮을것이다.
"....괜찮을겁니다."
그것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말을 작게 따라했다.
/ 으아ㅏㅇ 잠이 막 쏟아져서...88..일어나자마자 바로 이어오겠습ㄴ니다 괜찮ㅇ을까요....
>>507 ㄷㄷㄷㄷ ㄴㄴ해요 저 아직 학생임다;;;;;; 이제 졸업할 예정이긴 한데요;;;;;; 헐ㄹ 머지 싶어서 검색해봤는데 되게 무서워보여요 약간 아웃라스트같은 느낌;;;;; 아 그러게요 저 배는 고픈데 잠이 안옴 ㅎㅎㅎㅎㅎ.....망햇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네 저 심심할 때마다 위키 들어가서 캐들 시트 정주행하거든요@@@@@@@ 아 근데 진짜 정리 잘해놨네요 저 님의 정돈능력이 살짝 부러워졌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아닌ㄴ대오;;;; 아 제가 솔직힠ㅋㅋㅋㅋㅋㅋㅋㅋ츸사주한테 막 님이 사이카고 사이카가 님이죠 이 소리 좀 듣긴 했잖아요ㅋㅋㅋㅋㅋㅋ ㅎㅎ 짤에 있던 옷 제가 제일ㄹ 자주 입는 옷임다 따뜻하고 좋아요......☆
>>509 ㅋㅋㅋㅋㅋㅋㅋ아 싫어요 저 ㄹㅇ 쫄보라서 그런거 못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ㅊㅋ는 감사히 받을게요 전 드릴게 없으니 작고 귀여운 전자파를 드리겟슴니다@@@@@@@ 아 근데 며칠만에 바로 돌아올 것 같아요 왠지 그런 느낌이 들거든요;;;;; 저는 뭔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서;;;;
네 완전ㄴ 따뜻함요 근데 안에 오리털 완전ㄴ 빠방해서 댕무거워요;;;;ㅌㅌㅌ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근데 왜 벌써 54번이나 본건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맞아요 답레 봤슴다 나중에이어놓을게요@@@@@
헐 벌써 3시 넘었네요 망했다....ㅎㅎㅎㅎㅎㅎㅎ 야호 저는ㄴ 진짜 자러감요 츸사주는 영화즐ㄹ감하세요 안녕!!!!!!!
>>52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단어만 알지 자세한 건 잘 몰라여..(흐릿 예아 가능함다!별 무리없이 꼬박 새고서 빔까지 쌩쌩해진 다음 그날 새벽에 골아떨어지죠..물론 요즘은 기절잠땜에 자주 그러지는 않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아연주는 나쁜 어린이군여!(? 후후후 아무튼 잡히셨네여 ^-^..괜찮슴다 사랑과 애정을 담은 눈길로 바라봐드림!>-<♡
>>529 그런거군요.......! 또 이렇게 새로운 게임을 알아갑니다...☆ 치찬주 축구 좋아하시는군요!!!
>>530 즈는 단어도 처음 들어봤슴다☆ 밤 새고 그 다음날 새벽에 취침...이면 이틀에 한번 자게 되는건가요.....?!?! 도윤주의 기절잠 착한 기절잠이내오;;; 주무시란ㅠㅠㅠㅠㅠㅠㅠㅠ 나쁜 어린잌ㅋㅋㅋㅋㅋㅋ 어째 산타가 선물을 안주더라니(?) 엩;;;;; 사랑이 과해서 익사할 것 같은 얼굴이 아닌가요;;;;
>>53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 아무래도 그렇게 되겠져..?애들이랑 노느라고 진짜 제대로 미칠때면 2일연속 날밤하는것도 가능한데 그 다음날 아침에 기절해여;;;흑 저어는 잠들수 없는 거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괜찮아여 사실 산타는 없거든..☆(?)그리고 이 정도 사랑은 아연주께는 당근빳다져!암튼 제가 잡았으니 아연주는 제것임다!그니까 바람은 절대 안대여?>,ㅇ(????(대체
>>539 와... 와.... 세상에 도윤주 존경합니다.... 기절하는 것이 굉장히 당연하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들 수 없다니 어재섬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칫 산타가 없다니... 착한일만 하면 선물을 받을 기회같은 건 없는거군요(????) 방금 약간 죽음을 예감해 버렸읍니다;;;; 막 이케 푹 저케 푹푹 당해버릴 것 같았음;;;
>>541 >>542 에이 분위기타서 놀다 보면 이정도쯤은 껌이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야 당근빳다 저어는 골수 새벽참치이기 때문에 그렇슴다...후후후 고통받아라 내 몸.. 엗 그래도 착한일을 하신다면 산타 대신 도윤주가 선물 드릴지도 몰라여!그리고 죽으심 안대여 도윤주가 많이 슬퍼함 ㅠㅠㅠㅠㅠ..아 물론 얀데레 빙의해서 영원히 함께야..이 대사 쳐드릴수 있음! '^'*(대체 엗엗 그보다 왜 그래여 ㅠ..전에 눈치 빠른 꼬맹이들 싫어해 하는 안경아재 짤 올렸을때도 레더들 비슷한 반응이길래 왜?하고 나무위키 찾아봤다가 멘탈에 크게 금이 가버려서 무서워서 못 찾겠어여 ㅠㅡㅜ
>>543 아니 고통받지 말아라 도윤주 몸!!!!!!!!!! 골수 새벽참치의 길이란 그렇게나 어려운 거군요;;;; 에엩 도윤주가 선물주심까!!!!! 조오아 지금부터 당장 착한 어린이(?)가 되도록 노력하는게 좋겠네요;;; 영원히 함께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대사가 사망플래그잖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그 영화시리즈 마지막편 보면 아실 수 있슴다! 굉장히 슬펐었구....(흐릿) 그래도 그 안경아재 보다는 덜 멘탈박살이에여!!
>>545 후후후후후 매우 엄청 너무나도 힘든 거심드...ㅠ 그렇슴다 착한 어린이가 된다고 노력하신다니 리-스펙트임다!칭찬스티커 백개드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까이거 그냥 세워버리져...후후 아연주와 영원히 함께..(아연주:미치셨나; 엗엗 함 봐야겠어여 궁금한건 못 참는 성격이라;;;
공포감이 만연한 얼굴에도 소년은 그저 평이하고 기이할 만큼의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진심이 없는, 마음이 없는 위로란 기만이다. 상대에 대한 예우가 아니며 품을 바라는 이를 기만하는 그런 행위를 소년은 할 수 없었다. 지독한 성실함으로 인한 이질감이 물씬 느껴질 정도의 기이한 포옹에도 아우프가베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소년도 입을 열지 않았다.
어깨를 쥐고 있는 소년의 손 안에서 몸의 떨림이 잦아들었다. 부러, 소년은 시선을 피해 저 멀리 복도의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몸의 떨림이 잦아들고 있었으니 눈에 가득하던 이유모를 떨림도 충분히 잦아들었을 터. 괜찮습니다. 속삭이는 목소리는 과연 누구를 위함이니, 아가야. 너를 위함이니? 듬뿍 받았던 애정조차 지워버릴만큼 너는 무엇이더냐. 아가야. 환청의 속삭임과 가벼이 혀를 차는 소리. 소년은 한손을 떼어내어 소년이 형님으로 부르는 아우프가베의 등을 가만히 토닥였다. 큰 제스처없는, 위로도 뭣도 되지 못하지만 적어도 기만은 아닌 행위를 해보였다.
숨을 가쁘게 내쉬는 것에, 소년은 이제 토닥이던 손으로 등을 쓸어내리듯이 움직였다.가쁜 숨을 몰아쉬라는 듯, 모든 것은 괜찮을 거라는 듯이. 기만이고 기만이다. 소년은 스스로에게 해보이던 그 괜찮습니다라는 단어를 두어번 반복한 것만으로도 잦아드는 그의 떨림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아무것도 없는 눈동자가 복도의 어딘가를 응시한다.
"예. 형님. 괜찮으실겁니다."
괜찮고 말고. 당연히 괜찮아야지. 당연히. 괜찮을테지. 너는.
"괜찮습니다."
소년은 평이하게 차분하고 조용한 어조로 중얼거리며 천천히 제 품에서 아우프가베의 몸을 떼어내려한다. 모셔다드리겠습니다. 형님. 소년은 그 말을 잊지 않았다.
진정해야 할 것이다. 진정해야만 한다. 그동안 겪어왔지 아니하던가, 그림자는 언제나 교육을 받지 아니하였던가, 숨겨라, 감추고, 드러내지 말고 들여보내지 말아라. 그렇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그 또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던겐가. 자신을 감시하는 동반자를 공격하고, 타인에게 처음으로 아우프가베가 아닌 모습을 드러냈다. 혼란스러웠다. 나는 아우프가베가 아니던가, 어찌하여. 이 모습은 무엇이지, 나는 니플헤임이거늘, 아니, 이젠 자신을 잊어야 하거늘. 그것은 천천히 입술을 깨물었다. 숨겨라, 감추고,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그 누구도 들여보내지 말아라. 수십번을 마음 속으로 되내인다. 어디선가 기어와 발목을 붙잡고 점점 자신의 어깨에 매달리는 이유모를 상실감을 뿌리쳤다.
자신을 잃는것은 익숙한 일이었다. 이름을 바꾼 이후로, 나는 죽었으니. 더이상 니플헤임은 존재하지 않으니.
더 이상 내 안으로 들어오지 말거라. 그는 다시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세이, 잘 들어. 너는 나야. 오열하라, 그의 즐거움을 위해. 괴로워해라, 나의 배덕을 위해. 그리고 사라져라. 가문의 영광을 위해.
너는 이런 아이가 되어야 해. 그래야 그 누구도 너를 만만하게 보지 않을거야. 사랑하는 나의... 그림자야.
제 형이 불안할때면 기억해달라 말하였던 문장들을 생각해내며 그는 떨림이 잦아드는 주먹에서 힘을 뺐다. 새하얗게 물든 손가락에 점점 옅은 붉은기가 어려오기 시작했다. 작은 목소리가 다시금 미안합니다, 라고 조곤거렸다. 몰아쉬는 숨 사이로 내뱉던 사과는 닿을 수도 없는 터였다. 누구에게 하는지, 어떤 의미인지. 그 자신도 모를 사과였으니. 슬슬 돌아와야 할 시간이었다. 숨을 몰아쉬자 눈에 띄게 그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무의식속에 억눌러버리고, 다시금 가면을 주워 쓰는 일은 꽤나 빨랐다. 그가 자신을 품에서 천천히 떼어내고 보인 모습은, 예전과 비슷하게 냉랭한 모습이었다. 아직 얼굴에 혼란스러움이 가득했지만 괜찮아보였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게다.
"......."
한참동안 그의 말에 대답하지 못하였다.
"..고맙구나."
그리고 미안하구나. 못 볼 꼴을 보였구나. 그는 겨우 그 한 마디를 꺼내며 소리없이 한숨을 쉬었다.
느릿하게 소년은 자신을 바라보는 아우프가베의 냉랭한 특유의 그 모습이였다. 혼란, 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소년이 알수 없는 감정을 온 얼굴에 가득 담고 있었지만 방금 전 이유 없이 떨고, 패밀리아를 공격하던 형님이라고 부르는 이의 표정을 보던 소년이, 완전히 양손을 그에게서 떼어냈다. 더이상의 기만과도 같은 위로는 그에게 필요없다고 판단했고 그와 동시에 행해진 소년의 행동이였다. 한참동안 이어지지 않는 그의 모습에도 소년은 그저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성실하게 그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이윽고 이어진, 고맙다는 말을 듣고 매정하리만치 양손을 떼어낸 소년이 반듯하게 허리를 펴고 고개를 가만히 내저었다.
고맙다는 말은 무엇입니까. 무엇에 대한 고마움입니까.
울지 못해 떠는 분께, 온 힘을 다해 끌어안지 않은 저를 향한 고마움입니까. 그렇다면, 그 고마움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소년은 가만히 내젖던 고개를 멈추고 아우프가베와 시선을 맞추려 고개를 숙였다. 느릿하고 천천히, 감정의 기복이 전혀 없는 방금 전의 그 모습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흔들림이 없는 고요한 눈빛이 그를 향한다. 단지 그것 뿐. 소년은 다시 시선을 들고 그의 어깨를 가만히 손으로 감쌌다가 놓았다.
"형님."
한호흡, 소년은 말을 멈추고 걸음을 먼저 앞으로 디뎌 아우프가베를 지나치며 조용하고 차분하게 속삭였다.
"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소년은 그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소년은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과연, 진실이니, 아가야? 정말로 너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니?
오. 그렇겠지. 너는 그런 아이니까. 불쌍한 것. 속삭이는 환청이 천천히 멀어졌다. 한숨을 쉬는 아우프가베의 모습을 모르는 척, 못본 척 시선을 옮기는 것조차 소년은 완벽하고 철저했다.
이대로만. 이대로만 있자꾸나. 그 누구도 내 안에 들어오지 말거라. 그는 입술을 짓씹곤 자신을 삼켜냈다. 다시금 차가운 모습을 유지한게다. 완벽하게 정리가 되어버린게다. 비틀리되 비틀리지 않게 되어버렸다. 어깨에 남은 온기가 사라지자, 그는 고개를 돌려 저 멀리 나가떨어져 기절한 제 패밀리아를 바라보았다. 한심한 녀석. 분명 베아트리스에게 편지가 오겠지. 어찌 그럴 수 있냐 격노하겠지. 알 바가 아니다. 이렇게 된 이상.
어찌 고개를 내젓는게냐. 그는 조용히 눈을 마주쳤다. 그 눈동자가, 망가졌나? 아니면 본 모습을 되찾았던가? 글쎄, 아주 오래 전 부터 얼어붙은 눈동자를 어찌 구분하겠어. 자신의 어깨를 손으로 감쌌다 놓는 모습에 그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목의 상처가 쓰렸다. "불렀느냐." 짧은 목소리로 답하고, 그의 속삭임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무것도 못 본게다. 아무것도 모르는게다. 그 누구도 몰라야 하는 것 이니. 아무도..
나도..
지나치게 완벽한 그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는 발을 내딛기 전 짚은 지팡이를 반대로 돌려 자신의 패밀리아를 향해 겨눴다. 마음 같아선 산산조각을 내고 싶겠지만, 형은 그러지 아니하겠지. "아씨오." 작게 중얼거리며 그것은 축 늘어진 새의 목을 잡았다. 정신을 차릴 때도 되었지 아니하더냐, 멍청한 녀석. 그것을 가볍게 흔들자 그제서야 새는 정신을 차리고 날개를 이리저리 퍼득였다. 자신의 손을 격하게 물어뜯으려 부리를 딱딱대자 그를 저 멀리 던졌다. 겨우 날갯짓을 해 그의 어깨에 앉은 그것은 부리를 꽉 다물고 몸을 바르르 떨었다.
아니 진짜..... 가베....... 가베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필 드러낸게 왜 현호 앞이냐구요!!!!!!!!! 아무것도 못해주는데!!!!!!!!!!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가베야 8ㅁ8 ......!!!!!!!!!!!!
눈을 마주치는 아우프가베의 시선을 소년은 피하지 않았다. 그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는 그의 눈동자가, 기복이 없는 차분한 소년의 눈동자를 비출 뿐이다. 아주 차갑고 차게 얼어붙은 눈동자를 응시하던 소년이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 뒤 제 말에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그제야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아이가 되어야함이 옳다.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고 등 뒤에서 들리는 아씨오, 라는 단어에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봤다. 아우프가베의 어깨 위에 앉은 패밀리아가 몸을 바르르 떠는 것을 바라보다가 소년은 문득 제 새하얗게 짝이 없는 노랗고 파란 눈동자를 가진 애교많은 자신의 패밀리아 사화의 털을 빗어줘야지, 하고 아주 쓸때없는 상념에 잠긴 채 아우프가베의 목에 있는 상처를 훑어내는 시선으로 가볍게 스쳐가며 바라본 뒤에 소년은 백호 기숙사 쪽이 아니라 양호실을 향해 걷다가 문득 멈췄다.
"양호실로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바로 기숙사로 돌아가시겠습니까. 형님."
소년의 질문은 평이했고 담담했다. 방금 전의 그 상황이 모조리 거짓이였고 환상이라도 본 것처럼 복도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조용했고 그와 소년의 사이에 감도는 기이한 침묵이 평소와는 달랐지만 소년이 그를 대하는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그래. 소년과 그의 사이에 감도는 기묘하고도 암묵적인 침묵만이 평소와 달랐을 뿐이다. 그것 뿐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그렇지, 단지 그것 뿐이지. 침묵에 익숙한 소년은 묻지 않는다.
"양호실이 싫으시다하시면 그것은 치료하는 게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숙사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그저 편의상 물어봤다는 것을 알려주듯 소년은 고개를 천천히 기울이면서 그와 비슷한 속도로 이어붙힌 말을 평이하고 담담하게 내뱉더니 복도를 가로질러서 백호 기숙사를 향했다. 유난히도 고요하기 짝이 없는 복도에는 발소리가 유난히 컸다.
그리고 막레로 할게요ㅠㅠㅠ아 진짜ㅜㅜㅜ수고ㅜㅜ많으셨어요ㅜㅜㅠㅠㅠㅜㅜㅜㅜㅜ 으아악 현호야...아 진짜 가베야 왜 그랬어 ㅠㅠㅠㅠ형ㅇ이 모범을 보여야지!!!!!!(가베: 너 때문이잖아 **) 현호 왜이리 맴찢이에요ㅠㅜㅠㅜ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우럭우럭)(바다로 돌아갈 정도의 슬픔)
>>651 수고하셨습니다 가베주......... 가베야... 가베야아아아아.. 8ㅁ8 (맴찢(찌통(눈물바다)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호보다 가베가 오조억배는 더 맴찢이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수고하셨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일상 하는 내내 주먹울음하고 막.... 아 진짜 가베 너무 맴찢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
>>670 에... 꽃길... 분명히 처음 구상했을때 꽃길은 아니라고 구상했는데...... 제가 떡밥을 푸는 재주도 독백을 쓰는 재주도 없다보니 강제꽃길행을 걷고 있는 지애입니다.......(시선회피 어 그런데 요즘 다른 아이들 비설을 보니, 지애는 계획대로 가더라도 이정도면 꽃길은 아니더라도 낙엽길은 되겠더라고요! 이 정도면 확실히 복받은 건 맞는 것 같네요!(분발해야겠다
>>670 않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냐 그런 비단길이 아니란 말임다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ㅜㅠ 정말... 불꽃길 배틀 말고 꽃비단길 배틀이 있어야 한다구요!!!!8ㅁ8 괜찮아여 아연이 길은 큰 웅덩이 한두개 때문에 가끔 발만 빠지는 정도거든여.... 그러니까 꽃 좀 밀어다 남 줘도 남는다구요ㅜㅠㅠㅠㅠㅜㅠㅜㅜㅠ
>>674 헐헐 세연주 따뜻하게 계세요...;;;;;; >>676 앗 제가 그렇게나 잡담에서 스포를 많이 했나요ㅋㅋㅋㅋ 이놈의 입방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78 그거... 현대인의 고충... ;ㅁ; 소담아 힘내자! 잘 할 수 있을 거야 소담이는 강한 아이니까!!!!!
>>685 잡담이나, 일상........... 정도요? 잡담에서는 잘 안드러나는데 일상 돌리시면서 툭툭 던지시는 걸 잘 줏어먹고 있습니다. 마이쪙!!!! 스포까지는 아니고 비설도 아니고 자잘한 설정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나게 주워먹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88 제가ㅋㅋㅋㅋㅋㅋ 일상에 잘 녹아나게 표현을 못해서 제 의도를 부연설명으로 자꾸 밝히게 되긴 하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 안그러면 다른 분들이 읭? 얜 또 왜이럼? 성격 뜬금없네.. 하실까봐요. 하 지난번에 낸 캐릭터도 미루다 미루다 비설을 못 풀고 엔딩났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억지여도 빨리 비설을 드러내긴 해야겠어요. 이제 3월이면 학기도 시작할거고.
>>690 어어어...... 글쎄요 저는........ 캐릭터가 캐릭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뭔가.. 현호라는 아이가 무심하고 건조(?)해서 그런지 지애랑 일상 돌릴 때 지애 설정이 은연중에 풀리는 걸 많이 봤는데!!......... 그냥 제가 눈치가 빠른거라고 치부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루 날잡고 독백을 쓰시는건... 제가 절대로 지애 독백을 보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에요(맞음)
>>692 진짜 이번 주말에 그래야할까봐요... 솔직히 대단한 비설도 아니라, 2주 안에 풀어버리는 게 목표입니다ㅋㅋㅋㅋㅋㅋ >>693 오오오 아연이는 인생의 굴곡이 기다리고 있는 건가요....... 대체 무슨 굴곡일지....... 불꽃길이 아니라면 너무 심한 건 아니리라 믿고 기다려 봅니다! >>695 세연주 힘내요...! 8ㅁ8 그, 조금 보기는 흉하지만 혹시 창문에 방열용 뽁뽁이를 붙이시는 건 어떨까요? 저도 예전에 살던 집은 베란다 확정을 했었어서 제 방이 유독 추웠었는데.. 그거 붙이는 게 뭐라고 붙이고 나니 많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아맞다 지금 제가 일을 봐야 하는 게 있어서 그것만 끝내고 답레 보내드릴게요!
>>694 안이 현호주... 세분 다 꽃 긴급처방 필요하다구욧....8ㅁ8 마음만 같아선 한꺼번에 공중투하 하고싶쟌... 꽃을 밀었으니 흙길이지요!!! 하지만 괜찮슴다 제가 현실에서 화나는일이 생겨가지고 아연이한테 화풀이하지 않는 이상 지반이 뒤집어져서 내핵까지 갈 일 없을거에여!!!(도담도담)
>>697 아악 겉보기에 좋은 인생 말고 세연쟝 행복한 길이 필요합니다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 세연쟝이 행복한 게 최고라구욧ㅠㅠㅠㅠㅠㅠㅠㅠ(주먹울음) 아연이는 괜찮으니 옆으로 치워두시고... 세연이한테도 꽃배달 가게 해주세요....8ㅁ8
>>699 엩 별것이 아님다! 고민 좀 해결하고 바라던 바를 얻느냐 마느냐만 결정되면 큰 일 없는 노잼 평평길이거든요ㅎ.... 지애도... 불꽃길 아니라 낙엽길이랬으니까 저 마음 편히 봐도 되는거지요.....?8ㅁ8 지애한테도 꽃배달 갈까요....?
>>703 아아악 힐링된다...! 소담이네는 어머니도 힐링담당이신가요 아주 영이에 대한 장모님의 애정이 새어나오네요....! 북마크 추가했습니다, 소담주 수고하셨어요! >>708 꽃은ㅋㅋㅋㅋㅋ 아연이 머리에 꽂아주시고 아연이 가는 길에 뿌려주세요ㅋㅋㅋ 권지애 가는 곳에 꽃따위 필요 없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윤주 연인:(의자에 앉아있는 도윤주 가볍게 안으면서)자기야,전에 폰으로 싸운거 화 풀렸어? 도윤주:에,그거 싸운거 아님!그냥 좀 일 있어서 당황했던거 ㅇㅇ 도윤주 연인:그랬구나..만약 시비터는 사람 있으면 말해.혼내줄게. 도윤주:어이구,그러다가 역으로 털리면 어쩌려구? 도윤주 연인:...울면서 자기한테 이를꺼야.. 도윤주:(심멎(행복사
오늘 있었던 대화임다.우리 스윗하고 귀여운 연인님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 많이 사랑하고 좋아해여ㅠㅠㅠㅠㅠㅠ 음음 암튼 기분 많이 햅-삐해진 도윤주 리갱~!다녀왔어! ^-^♡
기숙사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적어도 그의 동반자, 아니, 그의 감시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공중에서 점점 내려오기 위해 고도를 낮췄다. 가문으로 날아갔던 동반자에 의해 베아트리스는 격노했고, 짐을 싸던 니베스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눈으로 자신에게 제 오라비의 편지를 전해줄 수 없냐 물으며 발목에 쪽지를 묶었다. 주인의 기숙사 창문으로 날아들며 살짝 날개를 접어낸 동반자는 발톱을 들어 창문을 툭툭 쳤다.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볼 수도 없는지라 애가 탔다. 제 주인은 커튼을 칠 사람이 아니었다. 집요정에게 청소를 부탁하더라도 '커튼은 치지 말거라.' 라고 단단히 이르는 자가 어찌 커튼을 치겠더냐. 고개를 이리저리 휘적거리며 창문이 혹여 잠겼는지 확인하던 동반자는 꽤 영리하였다. 다행히 잠겨있지는 않았던지라 사냥감을 들어올리듯 창문을 겨우 들어올려 잽싸게 그 틈새로 비집고 들어서니, 날선 후각이 주인의 향을 잡아내곤 커튼에서 빠져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제 주인은 침대에 기대 앉아 쉬고 있었다.
피냄새를 제외하면 쉬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목 주변엔 여전히 긁은 상처가 가득했고, 흰 셔츠엔 피가 흥건히 적셔져 있었으며, 손가락엔 피가 흉하게 말라 붙어있었다. 이번에도 또 상처를 비집고 긁기라도 하였는지 드문드문 살점까지 묻어있는 꼴이 꽤나 징그러운 터였다. 이대로라면 네 형 처럼 구더기가 들끓지 아니하겠더냐. 부리에 물린 손거울을 책상 위에 뱉어내듯 내려두고 디터니 원액이 담긴 병을 발톱으로 쥐어 부리로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주인의 목에 끼얹어내며 삐이익, 참새가 울듯, 허나 커다란 울음소리를 내었다. 허나 주인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신 제 주인의 몸이 옆으로 기울더니, 그대로 쓰러졌지만. 그제서야 동반자는 주변에 반쯤 남은 빈 병과 주인의 얼굴을 살필수가 있었다. 병에 붙은 라벨엔 다른 동족과는 달라 사람과 비슷할 정도로 영리한 동반자가 읽을 수 있는 글자가 쓰여있었다.
살아있는 죽음의 약을 마실 정도로 너는 한계에 도달했던게냐? 그런 눈으로 주인을 바라보던 동반자는 조용히 날갯짓을 하며 횃대에 앉았다. 격노한 베아트리스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기를 기다리는 양면 거울과 여동생의 편지를 가져왔다는 것은 그가 잠에서 깨어나고 알려도 좋을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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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꿈을 꾸고 있었다. 정확히는 과거를 떠올리고 있었다. 아주 오래 전 부터, 최근의 과거까지. 베아트리스는 자신과 검은 머리의 소년을 각각 한 무릎에 앉게 하며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마도,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을 했던 것일터다. 검은 머리의 소년이 어머니에게 질문을 하였다.
"어머니, 어째서 우리는 머글과 혼혈의 가까이에 있지 못하나요?"
베아트리스는 상냥하게 웃으며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그건 말이지, 라며 운을 떼는 목소리엔 슬픔이 묻어나오는 듯 싶었다. 그건 말이지, 이건 비밀로 해야 한단다.
"우리 가문을 만든 최초의 가주님은 마녀사냥의 피해자였거든." "마녀사냥이 뭔데요?" "머글들은 마법을 쓰지 못하지만 우리는 마법을 쓸 수 있지? 여기서는 마법을 쓰지 못하는게 이상한 것 이지만 머글들이 사는 곳에서 마법을 쓰는 건 이상한 행동이란다. 그래서 그들은 마법을 쓰는 사람들을 죽였지. 마법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누명을 씌워 죽였단다. 그리고, 그 세계엔 우리 니플헤임처럼 눈부시게 흰 머리는 노인을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서 아르테미스님은 흰 머리를 가지고, 남들과는 다른 여자라는 이유로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되었지만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오셨지."
두 소년은 따뜻한 우유를 입에 가져다대기를 그만두었다. 호기심이 치밀어 올랐다. 검은 머리의 소년은 자신의 질문을 잘 알고 있었고, 대신 입을 열었다.
"그게 어떤 상관이 있나요, 어머니?" "...그분은 그 이후로 우리를 제한하는 마법을 걸었단다. 머글과 혼혈을 가문원으로 인정하지 말라는 마법. 인정하게 된다면 저주를 받는단다. 자, 이제 잘 준비를 해야지. 다들 방에 들어가렴. 엄마가 이불을 덮어주지 않아도 괜찮지?" "응. 알았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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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두 소년은 같은 침대에 누워 서로를 마주보았다. 굳게 닫힌 방 문과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 그리고 슬쩍 새어들어오는 달빛 사이로 윤기있는 검은 머리가 보였다. 검은 머리를 지닌 소년은 눈을 휘어 웃었다.
"아까 한 얘기 기억 하고있니, 세이?" "...응. 기억 하고 있어.. 머글들은 지금도 마법사들을 죽일까? 나 무서워." "그럴리가. 그들은 우리를 죽이지 못해. 그리고 나는 어머니의 말이 변명이라고 생각해." "그게 무슨 말이야?"
궁금하다는 듯 그의 눈이 깜빡였다. 그런 동생을 향해 팔을 뻗어 이마에 가벼이 입을 맞춘 형은 고개를 내저었다. 문득 베개에 머리가 비벼져선 정전기가 일었는지 머리카락이 드문드문 떠 있었다.
"머글과 혼혈은 더러운 존재니까 가까이 두지 않으려는 거야." "형, 그런 말을 하면 엄마한테 혼ㄴ...!" "쉬이잇, 잘 들으렴. 세이."
한 손가락으로 동생의 입술을 짓누른 형은 다들 속고 있는 거야. 라고 운을 띄웠다.
"생각해봐. 왜 우리를 죽였겠어?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마법을 쓸 수 있지만 그들은 그러지 못 해. 약해 빠졌다고. 그런 주제에 마법사의 피가 섞였으니 마법을 써보겠다 하는 머글까지 있잖아. 그들은 완벽하게 태어난 우리보다 한참 아래라고. 우리에게 열등감을 느낀거야!" "..으...응..?" "우리에게 질투를 하는거야. 그래서 우리를 죽였던거란다. 우리가 너무 부러워서. 머글은 우리를 부러워하고 질투하면서 정작 능력은 없는 종족이야. 그런 머글에게 당했으니 아르테미스님도 화가 나서 그런 저주를 내린거고."
소년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납득이 가는 말 인게다. 자신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동생이 마냥 사랑스럽다는 듯 형은 팔을 뻗어 다시금 동생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내일 일어나면 나랑 정원에 나가 산책하자." "하지만 형.. 나는 밖에 나가지 못 하는걸.." "어차피 내일은 다른 가문 사람이 오지 않으니 집요정이나 아버지에게 혼날 일도 없을거야. 매일 갇혀만 있으니 힘들잖아. 같이 나가자, 세이."
그는 자신을 잘 휘어잡았다. 알았어. 라며 그는 형의 품에 파고들어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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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리스가 동생을 데려왔다고 했다. 그는 동생이 생겼다는 말에 기뻐했지만 형은 아니었다. 형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단 둘이 있는 방에서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항상 친절하고 따스하던 모습과 달리 그는 꽤 차가웠다. 형, 무슨 일 있어? 라고 짧게 입을 열자 그제서야 자신을 발견했다는 듯 활짝 웃으며 자신보다 키가 작은 쌍둥이를 끌어안았다.
"세이, 우리는 저주를 받을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형?" "이번에 들어온 가문원이 혼혈이래. 분명 아르테미스님이 저 멀리서 화를 내실거야."
조곤거리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우프가베, 니플헤임. 동생에게 인사해야지. 언짢은 표정을 얼굴에서 지우고 본 동생은 눈동자가 생기가 없이 탁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와 비슷하게 생겼던 터였다. 저게 혼혈이라고? 그는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형을 슬쩍 올려다보았다. 친절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눈동자에 비치는 경멸은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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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가 발동되고 말았다. 날이 갈수록 허약해져선 사경을 헤매는 형과 그런 형의 곁에서 떠날 수 없었던 그는 동생보단 형과 있는 시간이 더욱 많았다. 침대 위에서 가쁜 숨을 쉬는 형의 옆에 누워 그는 말 없이 형을 끌어안았다. 아프지 마, 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런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던 그는 나지막히 속삭였다.
"..나는 사명을 이루지 못해." "그러지 않을거야. 형, 괜찮을거야." "...있잖아, 니플헤임." "응?" "지금부터 네 이름은 아우프가베야."
이해할 수 없었다.
"그건 형의 이름이잖아. 왜?" "왜냐면, 네가 가주가 되어야 하니까."
그림자는 그 말의 뜻을 알면서도 부정하였다.
"하지만 나는 가주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단 말이야! 형이 없으면 안 돼, 싫어!" "그래도, 난 네가 가주가 되었으면 좋겠어." "....왜?"
형은 자신의 이마에 늘 그렇듯 입을 맞췄다.
"왜냐면 그건 지금부터 네 사명이고, 내가 이루지 못할 꿈이니까. 네가 나 대신 가주가 되어주었으면 해. 알겠지, 세이?" "하지만, 하지만 나는...마법도 잘 쓰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나를 그림자라고 내려다보고..." "오열하라, 그 분의 즐거움을 위해. 괴로워해라, 나의 배덕을 위해. 그리고 사라져라. 가문의 영광을 위해."
소년은 멍하니 제 형을 바라보았다. 방금, 뭐라고.
"잘 들어, 세이. 너는 나야. 나는 너고. 네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알아. 하지만 우리의 생각은 같을 수 밖에 없어.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지금껏 살아왔어. 너는 이런 아이가 되어야 해. 그래야 그 누구도 너를 만만하게 보지 않을거야. 사랑하는 나의 세이. 잘 알겠지?"
그 날, 깨트릴 수 없는 맹세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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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죽었다. 자신의 품에서, 차갑게 식어서. 어머니는 실성하고,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린 니베스는 높은 울음소리를 내었다. 아버지는, 아버지는, 자신을 형의 품에서 버리듯 떼어놓더니 형을 품에 안았다. 그렇게 느꼈을터다. 그의 손길이 거칠었으니. 주치의는 유감스럽다는 말을 꺼냈고.
나는 처음으로 여동생을 경멸하는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네가 죽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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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장례식이 치뤄질 터였다. 용기를 내 관 안에 있는 형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려 하였다. 저주는 그의 육신마저 잠식해버렸는지, 이틀이 지났음에도 썩어 문드러져버린 제 형의 얼굴엔 구더기와 개미가 열심히 살점을 파먹고 기어다니고 있었다. 비명을 질렀다. 자신이 알던 형이 아니었다.
그 날 이후로, 벌레라는 것은 듣기만 해도 괴로운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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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눈을 뜨며 몸을 일으키더니 조용히 두 손으로 얼굴을 덮어 가렸다. 기억해버리고 말았다. 기억해버렸다. 어차피 기억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을 보고 횃대에서 내려온 새를 거칠게 뿌리쳤다. 꺼져라. 차고 낮은 목소리가 그르렁대며 목을 울렸다. 자신의 동반자는 거울을 부리에 물고 있었고, 발목엔 쪽지가 묶여있었다.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쪽지를 펼친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더러운 혼혈이."
역겨운 것이. 형용할 수 없는 욕이 목을 통해 튀어나오려 했으나 그는 그 말을 겨우 삼켜냈다. 오냐, 열등감에 사로잡혀 저주를 건 게렷다. 너 때문이다, 너만 없었어도 내가 이렇게 되었지는 아니하였을터다. 도망쳐라, 멀리 도망쳐라. 나의 손에 붙잡히거늘, 그 이후로는 끝없는 연옥만이 기다릴터다. 도망쳐라. 그는 바르르 떨리는 손으로 쪽지를 찢었다. 쪽지엔 오라버니, 차기 가주의 부담감이 많이 크시겠지요. 가문에게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오라버니의 동생이라 소녀는 기뻐요. 앞으로도 힘내주세요. 라는 글이 쓰여있었지만.
자신에겐 자신의 처지를 놀리는 것 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 이제...대화를 할 차례지. 베아트리...스.......하, 하하...하하하....."
그것은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하고 제 머리를 쥐어잡더니 그대로 침대에 머리를 박아 비명을 질렀다.
"대체 언제까지!!! 언제까지 나를 몰아넣을 셈이덥니까!!!!!! 나는 그가 아니거늘, 그와 비슷해지기 위해서 모든것을 버렸거늘, 이름도, 성격도, 삶도 버렸거늘 어찌 그와 다르다 하실 수 있냔 말입니까, 내가 그고, 그가 나입니다. 내가, 내가 니플헤임이란 말이다!!!! 썩을, 전부 뒤엎을 것이다. 그 또한 이를 원하였다. 나를 원망치 말아라. 깨트릴 수 없는 맹세를 깨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 하...하하하!!! 망할, 망할 것들!!!! 전부 버렸다...나는 그고, 그는 나란 말이다...하하...나는...나는 그가 아니던가요. 오열하라, 그의 즐거움을 위해, 괴로워해라, 나의 배덕을 위해. 그리고 사라져라. 가문의 영광을 위해....!! 아하하하!! 하하하하하하!!!!"
>>74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스레주 이분........ (동공쌈바) 그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해맑게 반대 방향으로 와버렸다고 하는 스레주 귀여워........ (흐뭇) 그 와중에 길잃었지!! 하고 하시는 친구분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리알 같은 눈알에 일렁이던 유일한 움직임은 마주 보던 브라운관에서 반사된 것 뿐. 그 사람을 이루던 모든 것들이 벗겨지고 결국에 남은 건 회칠한 무덤같은. 세연의 표현을 따라 말해본다. 그 맛이 쓰리다.
이상하다니. 어째서 타인에게 하지 말라고 하냐니. 네가 관여하게 만들었잖아. 나도 처음에는 관여하기 싫었다. 타인의 비밀을 파고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자신의 일 만으로도 손에 차고 넘치기 때문에,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도 않다. 약초향 아래 숨어있는 핏내 정도였다면,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무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기숙사에서 지내는 후배가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내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니, 있다. 그것도 많이. 하지만 다른 사람이 도움을 애걸하는데, 난처한 듯 두 손을 꼬며 공손하게 시선을 피하는 그런 쓰레기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말하자면, 옷에 젖은 핏자국을 본 시점에서 게임오버였다는 거다.
"...넌 이해라도 되나 보구나. 난 널 이해할 수가 없는데."
자기를 찍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건, 다른 사람을 공격할 용기도 있다는 거잖아. 찍어버려. 화 내란 말야, 다그치는 목소리가 몇 데시벨 정도 올라간다. 세연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애는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을 돕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무력감이 드는 지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 처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는 것에 가까웠다.
학교에서 누가 괴롭히면 그 자식들을 찍어버리면 되고, 집안 사정이 문제라면-부모님이 서로에게 저주를 겨눈다는 세연의 말을 떠올린다-믿을 수 있는 친척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가출하면 된다. 이상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자기파괴적인 행동보다는 몇 만 배 낫다.
"아까 전에, 이대로 나아가면 끝나 버린다는 것도. 가만히 있을 생각인 건 아니지? 반항해야 하잖아. 발악해 봐야 하잖아."
부숴지느니 널 부수는 것들을 부숴 버려. 라고, 지애는 중얼거렸다.
//지애는 선의였겠지만 지애의 "자해하느니 널 괴롭게 한 놈들을 찔러 버리면 되잖아" 발언은 현실에서 자해충동, 자살충동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모독하는 것 같습니다... 깊이 사죄드립니다.
지애의 ..... 다른 사람이 도움을 애걸하는데 난처한 듯 두손을 꼬며 공손하게 시선을 피하는 그런 쓰레기가 되고 싶지 않았다에서 지애의 분노와 진짜 '내사람' 과 '타인' 의 경계가 확실한 지애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나네요..... 음음.. 부숴지느니 널 부수는 것들을 부숴버려라니........ 지애 과격해...... 8ㅁ8 (현호(동공지진(저 선배님이 자신을 알면 어떻게 말할지 조금 겁남))
>>789 지애 현호주에게 위험인물로 찍힌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 >>787 아 근데 지애 성격상 어쩔 수 없었는데 진짜로 이 말 듣고 세연이가 흑화하거나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애는 오늘도 중2병이군요!'V' 얜 진짜 중2병이 나은 게 아니라 그냥 잘 숨기는 법을 배운듯... '널 부수는 것들을 부숴 버려라'는 지애의 실질적인 좌우명일지도요..?
>>811 앗 헐 치즈피자도 존맛!! ><* 호불호 은근 갈리기는 하지만 뭔가 이거저거 안 올라간 그대로의 고소한?그런 맛이 있지!예전에는 다른거 안 보고 오로지 치즈피자나 시카고치즈 시켜먹었는데 요즘은 그새 입맛이 바뀌어서..토핑 이거저거 올라간 비싼 치즈에 길들여졌슴다...(흐릿
>>822 지애가 현호의 감정적인 이상함에 대해서 꼬집는 순간... 어....... 그러니까 현호는 지애를 '기만했다' 랑 '들켰다' 와 '안온한 학교생활의 무너짐' 이 같이 올라와서 진짜 얼굴 감싸고 죄송합니다밖에 안합니다. 진짜에요;;;;;;;;;;;;;;;;;;;;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해라는 건 보통 정도예요. 공감이 더 중요하지요." 그리고 전 공감 같은 건 쓰레기통에 던져넣은지 오래고요. 라고 중얼거리고는 화를 내라는 약간 데시벨이 높아진 지애의 말을 들으며 눈을 깜박였습니다.
"왜 화를 내야 하나요?" 화 같은 걸 내어보았자. 적만 만들 뿐이예요. 나즈막히 말하는 세연은 별다른 감정 없는 유리알같은 눈으로 지애를 바라보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연은 감정을 안에 쌓는 타입이었다. 분노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고 싶겠지만. 사랑이 살의로 둔갑하고, 살의엔 으레 분노가 따라오는 법이지만.. 조금 다르려나? 어찌 되었건 그녀는 분파에 잠깐 다녀오기 전까지 그걸 보고 배웠으니까.
"반항. 발악. 안 해봤겠어요?" "흉만 없을 뿐이예요." 반항이니 발악이니 하는 것은... 안 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예전에. 신역을 지키는 것을 하기 싫다고 했던 적 있었는데. 어땠던가? 기억하지 않으려던 게 생각났습니다. 더 이상은 관ㅇ.. 그런 말을 포함해 무어라 말하려는 순간 거의 강제적이다 싶을 정도로 안쪽에서 무언가 끓던 것은 순간 싸늘히 식어버렸고. 입은 다물렸습니다. 아니야. 그건 식은 것이 아니라 침잠한 거지. 언젠가 용량을 감당하지 못해 터져버린다면.. 그런 속삭임을 무시하고 세연은 입을 열었습니다.
누가 말했었던가. 자해는 그 고통으로 아직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려고 하는 거라던가? 하하. 죽어라고 하는데 그것을 피하려고 먼저 죽어봤자 그게 그거지. 예전엔 걷힐 기미만 보이면 바로 뽑아서 바쳤다는데. 판도라의 항아리엔 재앙으로서 희망이 있었다고 했던가?
"그들은 나를 의식의 나룻배에 던져버릴거예요. 아마... 던져질 즈음에는 약에 취해서 제정신은 아닐 것 같네요." "도망쳐 봤자. 마법계에도, 머글계에도 손을 넓게 뻗고 있지요." 돈도 많고, 수단도 많고, 협상에 쓸 약점도 많지요. 내가 도망치면 정보에만도 몇천 갈레온에, 상처없이 잡아오면 몇십만 갈레온도 물쓰듯 쓸 수 있는 그들은.. 어떤 수단이라도 쓰겠죠. 그리고 모두가 물리적으로 정말로 잃어버리겠지요. 느리고 나긋나긋한 목소리. 어차피 잃어버릴 거라면 먼저 멀리하는게 맞아요. 라고 덧붙인 뒤
"....필요하다면.. 이 장면과 대화에 대한 기억 정도는 최고이사의 아들에게 부탁드려서, 오블리비아테로 덮어드릴 수 있어요." 페널티를 감수한 거라서 그런지 더 어지러워졌다. 분명 다시 편지가 오겠지요. 아니면 그나 그녀가 직접 올지도 모릅니다. 어때요. 확실히 미련은 떼어내야 하는 것을 아니까. 비틀거리며 느리게 벽에 등을 기대려 합니다.
처음 보는 유령이 아연을 지그시 응시합니다. 마치 저승사자를 연상케 하는 복장입니다. 새까만 소복, 새까만 갓을 쓴 유령은 그렇게 가만히 응시하는 듯 싶습니다. 학원의 유령일까요, 아니면ㅡ 다른 어딘가에서 들어온 유령일까요?
' ....... '
유령은 백호 기숙사에서 무지개를 토하던 진을 가만히 보다가 아연에게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아직 눈이 쌓여있는 죽은 나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다시 손가락으로 한 쪽 구석에서 가만히 술을 마시는 유키마츠 교수를 가리켰습니다. 일단, 가서 파볼까요?
나무 아래에는 차갑게 얼어붙은 상자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그것이 유키마츠 교수님의 물건일지도 몰라요, 한자로 '雪松' 이라고 적혀 있엇으니까요. 일단, 가져가볼까요?
' 엇! 그ㅡ거! '
아연의 손에 들린 상자를 발견한 유키마츠 교수가 방긋 웃으며 제 몸을 길게 늘려서 머리를 헝클이듯이 쓰다듬었습니다.
' 착한 어린 마법사구나! '
주작인거니? 하고 고개를 기울인 유키마츠 교수는 흰 유카타 소매로 입을 가리곤 배시시 웃으셨습니다. 네, 엄청 취했군요. 그는 한참 배시시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나한테 무척이나 소중한 물건을 찾아줬으니, 주작 기숙사에 점수 100점 추가!! '
!!! 축하합니다!!! 주작 기숙사에 점수가 100점 추가되었습니다!!! !!!!!
//정산이 매우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아연주;ㅁ; 일단 저는 야식 먹고올게요!! 모두 어서오시고 나중에 만나요!!!
왜 화를 내야 하나, 자기라고 반항을 안 해 봤냐는 세연의 말에 쏘아줄 대꾸가 있었지만, 이어지는 세연의 말에 입을 다물고, 눈을 깜박거린다. 머리를 빠르게 굴린다.
신역이니, 베일이니, 자신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라 흘려들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해할 수 있었다. 너무나 극명하게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들의 혈육을 산제물로 삼는거야. 역사 속에 사라진-그리고 그런 의식은 사라져야 마땅하다-고대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일이 21세기에 일어난다고, 그 사람들의 손아귀는 너무 넓어서 벗어날 수 없다고, 세연은 말하고 있었다.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하지만 믿기로 했다. 믿어줘야만 했다. 믿어줄 사람이 필요할테다. 자신이 그랬듯이.
마법사 사회는, 인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머글들의 핍박을 피하기 위해 마법사들이 숨어들며 형성되었다. 처음 설계될 때부터, 비밀 사회를 목표로 했으니, 그 특성상 닫힌 사회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 처음 시조들의 의도가 순수했더라도 이건 어쩔 수 없는 법칙이였다. 음지에서, 습하게 쌓여만 가는 악습. 인맥과 권력과 재력이 있는 자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지만, 그에 반하는 사람은 묵살되는 곳. 그 곰팡내 나는 공간에 빛을 비출 때도 되지 않았을까. 그 추함이 만천하에 드러나도록.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기적이어서 나서지 않았다.
이세연은, 세연 자신의 자해습관에 대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마어마한 일에 자신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원망스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다행이였다.
세연아, 난 네가 좋든 싫든 널 도울 거야.
이 많은 생각이 찰나에 머리를 스쳐가지만,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는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네가 원한다면 더이상 간섭하지 않을게."
라고, 진심과는 영 반하는 대꾸를 할 뿐이다.
오블리비아테를 걸어줄 수 있다는 제안에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거절한다. 정신이란 건 모든 사람이 소중하게 여겨야 할 자산이다. 그런 것을 타인이 마법으로 아무렇게 가지고 놀 수 있도록 건네주다니. 눈에 흙이 들어가더라도 안 될 일이다.
>>940 괜~~~~찮습니다!!!ㅋㅋㅋㅋㅋ 지애는 이제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고생하게 돼 있어요.(낙엽에 불붙음) 저도 현호 흔들리는 것 보고 싶습니다! 근데 문제는... 지애가 그 말을 굳이 꺼낼 이유를 못 찾을 것 같아요.. 아 진짜 한번 그렇게 돌리고 싶은데... 브례인스토밍 해봐야겠습니다.
멈뭄멈뭄미신의 선물ㅡ이라 쓰고 진은 내내 무지개를 토했었지요ㅡ에 진은 몸을 휘청였습니다. 지치네요. 음료수는 맛있었지만요. 에녹은 그의 주변을 빙빙 맴돌다가 다시 어딘가로 가버렸습니다. 분명, 진의 양부모님께 갔을 겁니다. 아니면, 다른 부엉이들과 놀고 있거나.
' ....? '
한참을 걷다보니, 청룡 기숙사로 가는 길목이 나왔군요. 그가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러다, 그는 지팡이로 길을 찾아야 하는 건지 말하는 강한을 발견하곤 고개를 기울였습니다. 분명, 같은 기숙사 학생일 겁니다. 문제는, 진은 제 기숙사 학생들에 대해서 관심을 크게 갖지 않았답니다. 일단, 가봐야겠죠?
[무엇을 하나요?]
등 뒤에서 콕콕, 손가락으로 어깨를 두드리곤 양피지에 깃펜으로 글자를 적은 진이 강한에게 종이를 불쑥 내밀어서 필담으로 물었습니다.
>>948 아니......... 낙엽에 왜 불이 붙냐구요!!!!!! 대체 왜야!!!! 지애야 안돼!! 고생길이 열렸다니 아니야!!!! (동공지진) 그러게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애가 안꺼내면, 현호도 안물어볼거고, 이야기의 물꼬를 지애가 틀어야하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질문하지 않고 묻지 않는 성격이 이렇게 걸림돌일줄이야) 지애주 고생길 열리신거 축하드려요... (토닥토닥(안마 도다다다)
저도 머리를 좀.. 굴려........... 음...? 세연주께서 괜찮으시면 세연이 이야기로 이야기를 하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거에요.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의 가문이고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의 아이들이니까(????)
아주 오래 전, 기원전 3천년도 더 전에 그들에게 흥미를 가진 게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대륙은 바치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어떻지요? 그리스 신화보다 더 못한 게 아니던가요? 사실 의식을 년마다 그저 형식적으로만 한다. 라고 말할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도 그렇게 말한 것은 어쩌면..몰려버린 저가 정말 x아 버렸을지도 모르죠.
"..." 고개를 끄덕여 짧게 긍정하고는 약간은 불안정한 표정으로 지애를 바라봅니다. 말해버리면 끝나 버릴 것이었으니까 말이지요. 그 비밀같은 건 꽤나 공들여진 것으로 보호되고 있었으니까요. 봐요. 그 얼마 되지도 않는 걸 말했다고 얻어진 페널티가 얼마나 큰가요? 앵무새처럼 말해봐요. 어서요.
"신역은 지켜져야만 해요. 이 세상에 유일히 남은..너머의 것이니까요.." "만들어진지 오래되긴 했지만요." "그러니까 평균적으로 약 3~4백년에 한번씩이네요." 앵무새처럼 말하다 자신의 의견이 담긴 말 한문장 다음 돌연 입을 다물었습니다. 이성이 순간 증발할 뻔한 기분이었습니다. 정보를 너무 많이 말한 탓이야.
"그렇군요.." 지금은.. 원하지 않아요. 라고 무척이나 지쳐보이는 얼굴로 손을 저었습니다.
"거절인가요.." 언젠가는 그걸 그대로 철회한 걸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적어도 펜시브에 넣을 수 있도록 뽑아내어 몰래 파기하는 건? 가장 좋은 방법을 말하지만 무시합니다.
"어쩔 건가요." '사소한 흠집내기'를 방해할 건가요? 의외로 아직까지도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지팡이를 돌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가, 돌리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에. 갑자기 뒤에서 누가 툭, 하고 건드렸다. 예상하지 못했던 접촉에 깜짝 놀라서 뒤돌아보니 검은색으로 꽁꽁 싸맨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음, 저런 옷차림을 한 사람을 분명 같은 기숙사에서 본 것 같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음... 저는 도서관을 찾고 있어요!"
갑자기 공부라도 하고 싶어지기도 했고... 음, 뭔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고. 그나저나, 이 분 같은 기숙사 말고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분명...
>>963 ...세연주만 괜찮으시다면 지애가 친한 몇 안되는 순혈인 현호에게 '신역'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본다거나요? 그런데 무슨 수로 거기에서->"너 실은 감정 없지."로 넘어갈지를 모르겠네요ㅋㅋㅋㅋㅋ 지애도 현호가 감정이 없다는 걸 확신하는 건 아니고, '현호의 감정선이 이상하다''비정상이다'이정도기만 하기도 하고요! 음음 나중에 다시 생각해봐야겠어요ㅋㅋㅋ
>>972 현호도 지애가 자신의 감정선이 비정상적이다, 라는 생각을 하는 건 알고 있어요!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야.. 유니콘 사태 이후에 기이한 평온함을 보였던 현호였으니까... 유난히 지애가 현호를 이해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봤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신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큰일났다!!! 모른다!! 미안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애야 미안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열) 아무튼 생각 좀 해보죠 음음.
>>975 예압 아니면 시간이 더 흘러서 또 다른 떡밥이 떠오르면 흔들기 좋은 상황이 만들어질수 있겠죠! 예예 유니콘 때는 이해 못하는 표정으로 봤을 거예요! 그리고 그 이후로는... 어딘지 비정상적이라고 직감했기에 현호가 안 본다고 생각할 때 표본을 관찰하는 연구자(...)의 눈빛으로 자주 봤을 겁니다! 물론현호를 표본에 대한 호기심으로 대하는 건 아니예요!!! 지애에게 어~~~~~~~~~~~~~~엄청 소중한 후배님입니다!
아마 지애가 조사한다면, 신역은 신역의 저주가 가장 먼저 튀어나올 것이며(좋든 싫든 알려진 것으로), 그 저주에 대한 것도 끊겨 있을 것이고, 그 저주의 경계를 분리해주는 베일은 간혹 걷히며 무심코 들어갈지도 모를 머글과 마법사들을 '위해'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후로는 그 금서일지도 모르는 책이 가장 자세한 책임에도 끊겨있을 것 같지만.. 아무래도 직접 들은 입장에선 유추해낼 수 있겠지요. 신역 자체에 대해서는.. 순혈들에겐 좀 알려져는 있을 것이었습니다. 낙원이라느니. 이 세상의 귀한 유물들이 있다느니 하는 식 혹은 옛날 이야기같은 느낌이려나요? 탐내는 이들에 저주를 내려서 결말이 아주 비참하다는 점만 빼면요.
정말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실이라 하여도, 거짓이라 하여도 아무 의미는 없었습니다. 펜시브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몰래 파기해 줄 수는 있었습니다. 모르는 것이 더 나을 때도 분명히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지애의 말에
"반항이라면 반항이겠지요." "사실 반항도 아니었어요. 흉 같은 건 아까도 보셨듯 없어지니까요." 차라리 목매달아서 끝난다면 좋을텐데.라고 중얼거렸습니다. 하지만 죽으나 사나 같은 거라면, 아직은 생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나요. 머글의 의술로는 흉을 완전히 치유하기 어렵지만 마법으로는 순식간이니까요. 라고 생각하고는 느리게 다 빨아진 지 오래인 옷들을 바라봤습니다.
>>978 표본을 관찰하는 연구자의 눈빛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격뿜) 그 사건에서.. 괜찮습니다, 라고 하는 게 확실히 비정상적으로 보이기는 하니까요 음음 XD (애초에 노렸다) 뿔에 받힌 상태에서 지애를 향해 프로테고도 쓰고 공격 마법까지 썼으니....... (끄덕끄덕) 그렇게 봐도 상관없는게...... 아아아아아주 현호에게 익숙한 눈빛일겁니다 어~~~~~~~~~~~~~~~~~~~~~~~~~~엄청요!!! 현호에게도 지애는 어~~~~~~~~~~~~~~~~~엄청 소중한 선배님이니까요!
>>980 세연주 저 이제부터 이동해야해서 답레는 집에 가서 달아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아맞다, 세연이에게 지금 필요한 건 부둥부둥인데, 지애가 그런 데 재능이 없어서, 뜬금없이 지가 화나 내고 죄송합니다. 으으으 세연아 행복하자! >>981 예압 지애도 자세히 '감정을 모른다' 까지는 몰라도, '감정을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까지는 거의 근접하게 때려 맞췄어요..! 조금만 자극을 더 주면 현호 흔들기 루트로 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음, 동화학원에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 후배가 길을 잃으면 착실하게 길도 알려주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야. 음... 물론 장난을 치는 사람들도 있고, 뭔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사람들도 근본적으로 나쁜 사람들은 아닐테니까! 도윤 선배도 그렇고... 세연 선배는... 음... 분명 무슨 일이 있으셔서 그럴 꺼야! 다들 착하니까!
"앗, 진짜요! 정말 다행이에요!"
역시, 내 판단은 틀리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게 착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 후배가, 그것도 왕게임 같은 거에서 이상한 거 당하면 그런 거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잊어줘야지. 누구는 꼭 장난을 치고 넘어가려고 한다니깐. 참 나빠요.
>>986 진짜... 그때 지애주가 대단하다고 느꼈어요......(동공팝핀) 이성적인건 영이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상황이 영이에게 좋지 않았으니 눈치챈건 사이카와 지애라고 생각했긴한데.... 빠르게 이성적으로 판단하는...지애....(아득해졌었음) 그러게요!!! 자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90 얻... 아뇨 저 안 대단한데요?!ㅋㅋㅋㅋㅋ 다시 말하지만 현호주 독백에서 떡밥이 많았고, 어...(비설관련인데 말해도 될까)(어짜피 2주안에 다 풀릴 비설인데 뭐 어때) 지애 가족분중에 현호와 전혀 다른 이유로 현호와 비슷한 상태인 사람이 있어요. 그래서 좀 빨리 알아챈 걸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래서 데이 현호 나올때 "조각난 걸 억지로 이어붙인"이라던지 제가 그 사람을 묘사할 때 쓰려했던 키워드가 많이 나와서 멘붕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