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자세하게 보지는 못했으나 말의 크기는 상당했다. 유니콘이라 해서 보통 말의 배가 되는 덩치를 가지진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평범한 말에게 공격당한 사람도 중상을 입기 마련이다. 평범한 말에 마법력과 뿔까지 더해진, 거대한 흑마에 치인 현호의 현상태가 멀쩡하다는 게 오히려 신기했다. 그가 운이 좋아서 크게 다치지 않은 걸까, 아니면 그만큼 보건 선생의 치료 능력이 우수한걸까. 둘 모두가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래? 그러면 나중에도 조심해."
괜찮다니 되었다. 괜찮기만 하면 된다. 잇새로 빠져나오려는 그 말을 막으려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래도 돌아가야할 듯했다. 사고를 당한 사람이 이리 돌아다니는 것은 좋지 않다. 이미 회복이 되었다 해도 다친 사람은 약해지는 법이다. 사이카는, 다친 이를 볼 때면 꼭 안 하던 걱정이 덧붙곤 했다. 그만큼 환자는 안정해야 했다. 후유증이 남지 않으려면. 근데, 그래도 일단 들어가서 쉬지 그래? 사이카가 나름대로 넌지시-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대놓고 제 의사를 표했다. 말을 하다 보니 불안이 조금은 나아졌다. 자연스럽게 올라간 팔짱이 안정적이었다.
"어, 조금 조용하게 난리였는데. 미야노시타 교수님이.... 조종당하는 저주에 걸려서 연회장을 꽁꽁 얼리고 미셸 교수님한테 칼질도 했었어."
전하는 말투는 사뭇 무덤덤했지만, 저가 겪었던 일에 대해 말하며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주문에 대한 말을 하기는 꺼려진다는 듯, 부러 이름만은 피해 말했다. 그 와중에 제압하려고 날린 마법도 다 피하시더라. 난 그 교수님이 그렇게 날쌘지도 몰랐는데. 불만 섞인 말이 뒤에 덧붙었다. 그러나 그에게 악감정이 남은 것은 아니다. 그건 그의 의지가 아니었고, 그는 자신은 차마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일에 휘말렸을 뿐이다. 의식하지도 못한 새 남의 의지에 붙잡혀 몸을 빼앗기는 경험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큰 여학생의 눈빛은 아직도 쌀쌀해보였으나, 사이카는 속편히 생각하기로 했다. 다른 학생들이 신경쓰지 않는 걸 보아하니, 눈빛 정도는 저 학생의 외적인 특징인 모양이었다. 그녀의 말에 적당히 대답하고 나니, 갈색 머리 여학생이 소개와 함께 말을 물어왔다. 4학년. 짐작대로 그녀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았다.
"안녕. 나는 청룡 3학년 키노 사이카고..... 말투 마음에 안 들면 말해. 나는 반말 많이 하거든. 아까 그 모르는 아저씨는 나랑은 다른 방향에서 와서 잘 모르겠네. 교장 선생님이랑 아는 사이 같던데."
분명히 그쪽에서 만난 남자의 뒤에는 저가 아는 얼굴들이 있었다. 하나는 히노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난번 우연히 만났던 백향이라는 여자아이였다. 그 둘은 어디에서 남자를 만나 지하로 오게 된 걸까? 그러나 둘에게, 특히 히노키에게 자신의 걱정과 불안을 전할 자격이 제게는 없었다. 그래서 사이카는 그들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이 먼저 물어오기 전까지는.
".....저주가, 진짜 그 저주가 있었다고?"
저주의 존재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 끔찍한 것이 아래에서 나타났다는 말이 사실인가? 그야말로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니콘은 죽어 있었다. 감옥의 내부에는 그 짐승이 날뛰어 파괴된 벽과 철창의 파편이 흩어져 있었고, 정작 일을 저지른 말은 아무런 상처도 없이 찬 바닥에 몸을 누이고 있었다. 그리고, 차마 봐서는 안될 것을 본 듯한 나머지 학생들의 표정들. 그들의 안면에 지나친 당혹이 깃들어 있었던 이유를 이제서야 알 수 있었다.
조금은 편하게 취하고 있던 자세가 흐트러졌다. 충격이 또다시 머릿속을 헤집어놓았다. 큰 당혹이 이미 한 차례 스쳐간 후라 처음만큼 괴롭지는 않았으나 마음이 심란했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자퇴할까?"
어쩌면 이 일련의 사건들은 앞으로 일어날 더 큰 사태의 전조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고 여기고 싶지만, 상황이 예상보다 더욱 심각했다. 원활한 사회 생활을 위해서라면 졸업이 필수겠지만, 후에 있을 일을 위해 당장 목숨을 위협당하는 것은 반갑잖았다. 언뜻 장난스럽게 말하는 듯했지만 표정은 그렇지 못했다. 사이카의 말에 긴 한숨이 따라나왔다.
순간 그녀의 얼굴에 짜증이 엇비쳐 지나가자 만족스러운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역시 우리 관계에 그냥 넘어가는건 재미없지? 마침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 그녀에게 시비를 걸면서 대충 시간을 떼우다가 다시 잠이 오기 시작하면 방으로 돌아가 숙면을 취하면 완벽하다. 유채헌은 날 굉장히 혐오할지 모르겠지만, 난 생각만큼 그녀를 싫어하진 않았다. 솔직히 그녀와 파트거 됐을 당시엔 굉장히 화가 난 건 사실이지만 아까도 말했듯 사소한 일이기도 했고. 그때의 일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지도 않았다. 그냥 그 일을 빌미로 그녀에게 시비를 거는게 굉장히 재밌기에 자꾸 과거의 일을 끄집어 내게 될 뿐이다.
"그만큼 우리 유채헌양의 존재감이 엄청나다는 얘기지. 하지만 자리를 좀 비켜주면 안 될까? 오늘은 혼자서 사색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편지를 읽고 싶다는걸 어필하듯 손에 들려있던 봉투를 살랑 살랑 가볍게 흔들었다. 사실 이 역시도 시비에 불과했지만. 내 말을 들은 그녀가 자리를 비켜줄지라도 떠나지 못하게 내가 그녀를 잡을 것이다. 순순히 보내주는건 나와 어울리지 않으니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봉투에 적힌 발신자의 이름을 찾아보았다. '사기노미야' 라는 성만 적혀있는걸로 봐서 하루카가 보낸 편지는 아니었다. 하루카는 무언가 서신을 보낼때면, 항상 자신의 풀네임을 적어 보내는 편이었다. 편지지 취향을 보고 예상은 했지만, 누군지 딱 감이 오는걸.
"내 미모를 인정한다는 소리야? 인정하지 못한다는 소리야? 만약 후자라면 널 괴롭혀줄거야."
손에 들린 편지를 읽어 내려가며 대충 흘러넘기듯 대답했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세상엔 날 귀찮게 하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 건지. 들릴듯 말듯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슬쩍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얼굴에 걸린 삐뚜름한 미소에 뭐 그리 불만스런 표정을 짓냐고 작게 덧붙이곤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츠카사 오라버니!!!! 정말 오랜만이예요!! 아!!!!!!!!!!! 소녀는~! 오라버니를 떠올릴때마다 너무너무 증오스러운 기분이 들어서 참을 수가 없답니다..~ 정말! 츠카사 오라버니와 히카게 오라버니를 볼때면 죽여버리고 싶어서.....아? 제가 말을 너무 심하게 했죠? 죄송합니다! 하지만 오라버니들이 잘못한 거예요! 이유는 아시죠...? 아! 맞다! 그리고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요! 그게요오~ 히카게 오라버니가 오른쪽 눈을 잃었거든요! 츠카사 오라버니께서도 팔이나 다리 하나쯤 잃었으면 정말 좋겠는데....으으음~ 방학때 좋은 소식 기대할게요! 안녕! ]
가장자리에 적힌 '사기노미야 나오미' 라는 이름을 보고 따분한 표정을 지으며 작게 혀를 찼다. 1년 전부터 매달 저런 편지를 보내는데, 나한테 뭘 원하는건지. 가문에서 번번히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 마음을 두고있는걸 보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네 얼굴 보려고 나왔는걸. 그나저나 난 인생을 꽤 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렇게 적이 많은걸까? 우리 유채헌양의 의견은 어때?"
>>24 헉ㄱ 그렇습니까 나오미쟝 어떻게 생겼나요 와 저 츠카사는 기본이고 이쿠사도 엄청ㅇ 사랑하는ㄴ데 이제 나오미도 사랑할 것 같ㅌ은 느낌이 운명처림 제 뒤통수를 엄청 쎄게 치고 갔어요;;;;;;;;; 아 맞다 저 그리고 히카게도 ㅅ랑할듯;;;;;;; 사기노미야 사랑해;;;;;;
>>28 헐ㄹ 와 나오미쟝 너무 귀여운거 아니에요???????? 흑발자안 웨이브 로우 트윈테일이라니 츸사주 님 ㄹㅇ 잘 배우셨네요 학습지 눈높이 하셨다고 했죠????? 와 저도 해볼 걸 그랬네요;;;;;; 와 히카게도 설정 ㄹㅇ 5졋습니다 다들 하나같이 제취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않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물으니까 말해야 될 것 같잖아요!!!!!!! 어 오빠는ㄴ 어차피 나중에 밝힐거니까 어머니만 말할게요 어머니 이름은 아사카고 붉은 머리에 키 크고 쌍꺼풀 없이 길고 중성적인 눈매임 아 그리고 눈은 엄청 진한 검은색;;;;;; 사이카랑 별로 안 닮았어요 어 그리고 또 뭐 있지..... 아 맞다 그리고 말투 딱딱하십니다 다나까 중에서 다만 골라서 쓰심 막 알겠다 너는 들어가 있어라 뭐 이런 식으로;;;;;;;
>>28 오오오오 츠카사네 아주 그냥 매력둥이들이네요... 그리고 자안은 진리죠bbbbbbbbb >>32 사이카 어머님...! 아름다우시네요. 솔직히 지애 어머님과 성격이 많이 닮으셔서 놀랐습니다 디자인도 꽤나 닮으셨고요..(둘이서 만나면 잘 지낼 것 같다)(완전침묵이겠지만)
>>32 ㄳ합니다 ;;;; 하 ;;; 사이카주도 어서 빨리 구몬 출신의 힘을 보여주세요 ;;;;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오빠 설정도 되게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 빨리 설정 풀리길 기다리고 있어야겠네요 ;;; 아 근데 어머님 이름부터 너무 이쁜뎅???? 하 적발 흑안 오져씁니다 뭐라구 해야대지 몬가 되게 엄격하면서도 좀 강해보이시는데 ;;;;;;;;;;;; 살짝 제 관캐신듯 ;;;;;;;;; 진짜 공격마법 15져버리는 가문 출신 답네요;;;;;;;;;
몇 번 말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잠이 다 깼다. 내일 시간표가 뭔지는 몰라도, 이론 수업이 주를 이룬다면 수업시간에 쾌적한 기분으로 수면을 취할 것 같았다. 집에서 잠이 안 올 때는 드라마를 봤던 것 같다. 자막이 없는 옛날 영국 드라마, 아니면 스릴러나 공포. 동화학원에 온 이후로는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 아무 것도 없는 기숙사에 나와 있지. 그래도 가끔은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는 이렇게 있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포 영화를 보면 꼭 심화된 버전으로 꿈에 나와서.
“너 예쁘다고.”
건성으로 대꾸한 채헌이 턱을 괴고 있던 손을 빼 한쪽 눈을 꾹꾹 눌렀다. 어린 시절 갉아먹힌 한쪽 시력은 시간이 지나도 돌아올 기미를 안 보였다. 사실 돌아오는 게 더 이상할 것 같다. 예전에 시력을 쟀을 때 왼쪽 눈이 0.3였고, 오른쪽 눈이 0.9였다. 그게 2년 전이니까 지금은 더 나빠졌을 수도 있다. 안경이나 렌즈같은 걸 써봐도 달라지는 게 없어서 그냥 그대로 사는 걸 선택했다. 차라리 양 쪽 다 나빠졌으면 더 편했을텐데. 더는 의미가 없는 말이었다.
“착하다의 기준이 남들과 궤를 달리 하나보지.”
편지지를 힐끗 바라본 채헌이 손을 저었다. 반응을 보니 좋은 내용은 아닌 것 같았다.
/ 잡설정인데 풀 기회가 없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 늦어서 죄송합니다 김치찌개의 고기가 넘 맛있었음...
>>34 헉ㄱ 닮으셨다니 오오 신기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엫 완전 침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분 다 너무 바쁘셔서 어렵겠지만 재밌을 것 같네요!!!!!!!
>>3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알겟습니다 구몬국어 6년차의 명예를 걸고 해보도록 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엫 아녀 사실 별거 없어요 기다리지 말아주세요;;;;;;: 하 저 사실 적발 흑안에 쌍꺼풀 없는 눈 진짜 좋아해요 제취향임;;;;;; 아 맞다 오빠는 어머니를 많이 닮은 편임다 그리고 맞아요 엄격 딱딱하신 분이십니다 여자라서 심하게 제한받는 게 많아서 가문 나오기 전이랑 지금이랑은 말투가 조금 달랐지만요;;;; 근데 알 게 뭐예요 이제 나온 집안인데 야호!!!!!!!
나 상처받았어.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뭔가 반응이 미적근하니 딱히 시비걸어도 재밌지가 않다. 저쪽에서 격한 반응을 보내와야 시비거는 입장에서도 재밌는데. 유채헌을 벌써 날 다루는 방법을 터득한걸까.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오른쪽 검지를 이용해 탁자를 톡톡 두드렸다. 뭔가 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녀와 함게 있으면 지루함이 사라질줄 알았는데. 도무지 따분함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 그래? 그럼 고백할래? 슬슬 너한테 심리적인 상처를 줄 때가 된 것 같아서."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무덤덤한 목소리로 대꾸하고 눈을 꾹꾹 누르는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늦은 시간이라 눈이 침침해지기라도 한걸까? 이유를 물어볼지 말지 일순간 고민에 빠졌지만 무척 귀찮아진 관계로 그냥 넘어가기로 결정했다. 그녀의 시력에 문제가 있던 말던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었으니까. 갑자기 나른해진 관계로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나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읽어줬으면 했는데 아쉽네. 흐응..~ 틀린 말은 아닌데. 착하다의 정확한 기준이 뭐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거? 남을 배려하는거? 들뜬 목소리로 연달아 질문해보았다. 뭐, 애초에 그런 주관적인 단어들은 정확한 기준을 매기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말마따나 개개인에 따라 받아드리는 기준이 다르기 마련이다.
>>49 후 맞아요 적발흑안 최고;;;;;; 앗 아녀 성격보다는 외형적인 부분을 닮은 편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 아니애요 야나기사와 별거 없는 집안(????)임다 제가 제일 못하는게 비하인드 설정 짜는거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대신 츸사주 설정 풀리는거 기대하고 있읏개요 야호~~~~~~^∇^
아버지: 푸른 빛 도는 검은 머리/장발 포니테일/직모/제인이와 똑같은 녹안/날카로운 눈매/장신(190cm)/마른 체형/다크서클/창백한 피부 어머니: 연한 갈색 머리/장발 포니테일/곱슬/고동색 눈/날카로운 눈매/장신(172cm)/글래머러스한 체형/입가에 점/건강한 느낌의 그을린 피부 삼촌: 푸른 빛 도는 검은 머리/단발 꽁지머리/직모/제인이보다 살짝 탁한 녹안/날카로운 눈매+삼백안/장신(188cm)/마른 체형/다크서클/창백한 피부
어머니(베아트리스): 웨이브진 검은 머리카락/현재는 단발/선명한 녹색 눈/키는 약 167/한 눈에 보면 아 호탕하다. 진짜 호탕해보임. 해적 선장이라 해도 믿을 정도. 아버지(빈센트): 가베랑 비슷하지만 다른 백발/아버지가 어머니 머리 길이 가져갔는지 땋고계심./순한 눈매/키는 188/선명한 녹색 눈/책사 느낌에 가까움. 여동생(니베스): 탁한 녹색 눈/물결치는 긴 백발/155정도?/눈매는 순함/생긴 것 과 다르게 웃으면서 오빠 등짝 팡팡 쳤다가 뼈 하나 부러트린 전적이 있음 형(故니플헤임): 가베에서 머리 색만 검은색이면 니플헤임. 눈매는 더 순하지만.
지애네는... 그냥 진짜 다들 평범해서 눈색이든 머리색이든 검은색~갈색 스펙트럼 위에 있어요...
아버지: 다갈색 머리에 고동색 눈/눈은 무쌍/슈트보다는 경찰복이 어울리는, 샤프하다기보다는 따뜻한 분위기의 훈남이셨...는...데... 지금은 더벅머리+어정쩡한 자세+늘어난 티셔츠+무릎나온 츄리닝+삼선 슬리퍼로 완전한 백수풀셋 장착하시고 계십니다... 어머니: 흑발흑안/올리브색 피부/원래 피부톤은 평범한데 취향으로 태우고 다니시는 듯./머리카락은 푸른 기가 돌 정도로 새까만 직모를 단정하게 빗어 내려 묶은 로우 포니테일./아몬드 모양의 동양적인 눈매에 쌍꺼풀이 뚜렷하고, 눈동자는 햇빛이 안들어올정도로 검고 뚜렷하다./키는 큰 편(171)/올블랙 패션 고수. 남동생: 흑발흑안/어머니보다는 옅은 검은색. 센 불빛을 비춰보면 갈색빛이 도는 지극히 평범한 흑발/속쌍꺼풀/오른쪽 눈 밑에 눈물점/12살 치고는 왜소하지만 분위기는 더 어른스러움/요즘들어 누나가 한-심.
시비를 걸고 걸려온 몇 년간 겪은 걸 생각하면 사기노미야는 저런 걸로 상처를 받을 위인은 아니었다. 채헌은 대답을 고민하다가 떨떠름한 어조로 그래, 하고 대답했다.
“내 심미안이랑 감정은 별개라. 근데 너 혹시 강아지 풀 좋아해?”
왜 자꾸 그거 뜯어먹는 소리를 하지. 물어보는 말에 황당함이 담겨있었다. 평소처럼 무던하게 대답할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말이 더 빨랐다. 손목에 걸린 지팡이가 거슬린 듯 채헌이 지팡이를 의자 팔걸이에 대강 걸고 자세를 편히 고쳤다. 연달아 날아오는 질문에 채헌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철학이니 뭐니 하는 거에서 다루고 있겠지만 유채헌의 좁은 독서 취향에 철학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전적 정의는 아는데. 보통 자기 말이나 부탁 잘 들어주면 착하다고 하지 않나?”
남한테 착하다고 칭찬 받으면 호구잡힌 거래. 누가 말해준 것인지 이제 기억조차 안 나지만 이상하게 저 말만큼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걸 말해준 상대가 정말 싫어하는 상대였을 수도 있다. 애초에 유채헌은 착하다는 말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고, 그런 종류의 칭찬을 남에게 해본 적도 없었다. 통상적인 범위의 착하다의 느낌은 알지만.
소년은 느릿하게 영의 말에 다시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소년의 몸은 영과 지애, 그리고 사이카의 사이로 누가 오면 분위기를 곡해할 수 있을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은 그런 위치. 분위기는 지애의 사과와 영의 말에 쉬이 풀어졌고 한시름 덜은 느낌이다.
기숙사 가서 푹 쉬어. 라는 특유의 말에 소년의 시선이 반듯히 영에게 향했다. 심호흡을 한번, 길게 하고 천천히 입술이 움직인다.
"괜찮습니다."
입술을 몇번 달싹이다가, 꾹 다물고, 그 뒤를 이어 말하는 괜찮다, 라는 담담하기 짝이 없는 말. 어떠한 상황에서도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이 말에 영이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소년은 상관없었다.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걱정하는 느낌에 소년은 고개를 가볍게 절레절레 저으며 이야기를 하곤 이번에는 지애를 바라본다. 건강하다니 다행이네, 라고 말하는 지애의 모습에.
소년은 채 입을 열수 없었다. 잠시, 입술을 꾹 다물었다.
소년은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이 선배님은. 멀쩡해보이는 모습에서 비정상을 느꼈을까. 하지만, 소년은 입가를 손으로 살며시 덮고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정말로 괜찮다. 소년은 입가를 덮었던 손을 떼어내고 다시 말했다. 조금은 단호하게, 정말로 괜찮습니다.
거대한 유니콘에 치이기까지 했는데, 방금전까지 피투성이던 제 모습이 멀쩡해보인다는 게 이상하다는 건 알고 있다. 치료를 받은 뒤 예비 셔츠와 예비 넥타이를 받아 갈아입은 상태였으니 멀쩡해보이는 건 당연할 터. 하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에겐 소년의 모습이 비정상적일만큼 멀쩡해보인다는 사실이다.
육체적이 아니라도, 정신적으로.
사이카에게도 올라가서 쉬지 그래? 라는 말이 나오자, 소년은 이번에는 팔짱을 꼈다. 걱정도 좋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까, 라는 생각이 소년의 생각이였다. 신경쓰지마, 안온한 학원생활을 해야지? 라고 누군가가 속삭이는 그 말을 애써 무시한다.
"괜찮습니다. 이번말고 또 다시 말에 치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궁금해히지마. 속삭인다. 그 저주, 에 대해 말하는 사이카를 향해 소년의 고개를 끄덕인다. 소년은 그렇게 하고 사이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미야노시타 교수님이 조종당하는 저주에 걸리셨다, 라는 말에 소년의 눈이 가만히 아래로 내려갔다. 임페리오. 용서할 수 없는, 용서받지 못하는 저주 중 두가지가 이미 학원내에서 발발됐다. 과연 이 학원은 안전한가.
아무래도 자신이외 이곳에 있는 이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생각은 자퇴할까, 라는 사이카의 말에 소년이 입을 열었다. 진중하고 묵직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소년은 흘낏 지하감옥 쪽으로 시선을 던지고 말을 내뱉었다. 아주 천천히, 느릿하게, 조용히.
"교장선생님의 선택에 따르도록 하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쉬이 자퇴를 허하실 분이실까, 싶습니다만은. 하고 덧붙힌 소년의 표정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평이했다.
변질되지 않는 농도라, 만들 수는 있다는 건가. 네 말에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그저 궁금했을 뿐이었다. 진짜로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어차피 이건 최후의 용도로 쓰일 일이었으니. 뭘 더 덧붙일 필요조차 없다.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어디가서 떠벌릴 일도 없었다. 한 귀로는 흘려야하는 게 맞았다.
"보는 거라면 네 눈 얘기인가, "
아마 오팔아이지 않을까 짐작하며 말을 이었다. 시선이 묘하게 이쪽이 아닌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좋다. 유서깊은 가문이니 여타 가문은 모르는 게 아주 많을터, 나 역시 그중 하나였다. 순전히 확인차, 비밀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좋다, 알지 말아야 할 건 듣지 않는 게 이로우니.
//일단 세연이 게 빨리 써져서 먼저 올려둡니다ㅠ___ㅠ멀티라 쫌 느릿하게 나갈지도 몰라요 답레가
느낌이 묘했는데, 정말 괜찮은건가. 상관없다. 네가 괜찮다면 이이상 나는 묻지 않을 터, 간섭할 일이 아니다. 상대가 단호해보인다면 더더욱 더 이상 물을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되긴 했다. 아프지 않은 척이 아니라? 물론 양호실에서 제대로 처리해줬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프다면 아프다고 해. 참고 있지 말고."
괜찮다면 됐어, 무심히 그렇냐는듯 고개를 끄덕이곤 팔을 치는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걱정해줬다니 내심 고마운데, 잠깐이었지만 미미한 미소를 지었다. 아주 잠깐으로 곧바로 사라지긴 했지만.
"살인 저주야. 당연한 반응이잖아. "
당연한 반응이겠지, 그게 당연한 반응일것이다. 당연히 그래야만 했다. 않은 척을 한 게 더 힘들었으니까. 세상에 어느 누가 학교에서 살인 저주를 쓴단말인가. 그때 내가 느끼려 한 감정은 아마 공포였으리라 짐작한다. 이만큼 뚜렷하게 느껴진 것도 손에 꼽는 일이다. 지애 나 무서워하지 마, 조금 뜸을 들인 뒤 짤막히 덧붙였다. 다음에 이런 일 있을 땐 최대한 내색하지 않는 게 중요하겠다, 굳이 드러내 불안을 조장할 필요까지야 없다. 친우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모르겠어. 갑자기 막 나타났던데. 그 저주를 쓴 것 같진 않아. 썼다 해도 다른 거였을거야. "
무엇보다 그쪽 방향에서 쏘아진 것 같진 않았으니까 아니리라 여겼다. 전혀 다른 방향이 아닐까 싶었다. 세명이 있는 쪽에서 나온 빛은 아닌 듯 보였다. 용의범위가 너무 넓혀지는 감이 없지않아 되도록 이이상 생각하고 싶진 않았다. 그보다 미야노시타 교수님께서. 임페리오에. 연회장을 꽁꽁 얼리고 같은 교수님께 칼질도 하셨다고. 심신미약으로 처리될 일이니 크게 놀라고 싶진 않다, 다만 질책하고 싶은 건 대체 어떤 학교에서 교내에 임페리오가 써지는걸 방관하고 있단 말인가. 이제는 임페리오까지, 이래서야 누가 이상행동을 해도 이상치 않다. 어이가 없어서 정말…전혀 조용한 난리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 말이다. 믿겨지지 않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나 정말 믿기 싫어서 그런 행동은 아니다.
"잘 알았어. 용서받을 수 없는 세 저주중에 두개나 써졌네 오늘. "
누구 여기서 크루시오 쓰는 거 본 사람? 농으로 덧붙인 것이나 표정에 변화는 없었다. 일단 본인부터 손을 들지 않았다. 진짜로 크루시오가 나왔다면 여기서 멀쩡한 사람은 없겠지 아마.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건 제 정신으로 버틸 게 아니니까.
"영, 하영. 격식차릴거 아님 성씨는 부르지 말고. 아 로 시작하는 그 저주가 정말 있었어. "
지긋이 그녀를 내려다보는 눈에는 흔들림이 없다. 거짓이 아니니 굳이 부정할 필요가 없었다,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가 두 개나 뜨다니 오늘은 매우 을씨년스러운 날이다. 어른이었다면 담배 땡긴다는 말이 절로 나왔겠지, 아마 내가 어른이라면 진짜 피우러갔을것이다.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진짜 욕을 할수도 없고…
"정신 나간 학교야 정말…"
나지막이 속삭이며 그저 입술을 깨물었다. 이 이상 다른 한탄을 할 수도 없었다. 차라리 담배를 준다면 피우겠다만.
"눈뿐만 아니라 들리거나 맡아지는 것이기도 하지요." 오팔아이..라는 말은 틀린 건 아니예요. 그렇지만.. 그것뿐은 아니지요. 라고 답하고는 시선을 돌려서 영과 눈을 마주치려고 합니다. 여러 색이 살짝 겹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쉬는 도중인데 너무 이야기를 많이 한 거려나요." 그저 조용히 이어가기만 하면 될 뿐인데. 가끔은 신경질나는 일이 있을 때면 쓸데없이 갉작대면서 뭐라뭐라 말하는 버릇이 있으니.. 섬이란 정말로 낙원이지만 동시에..그러니. 빨리 심화과정을 배워서 집을 나가버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란 생각을 하면서 느리게 몸을 기댔습니다.
한 가지만이 아니라니 이건 확실히 놀랍다. 처음 봤을때도 놀라웠던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건 무엇인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어쩌면 일부러 생각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형形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단순히 봄으로써 느끼는 게 아니지 않을까, 물론 그 이상 알 이유는 없었다. 알아야 해선 되는 일도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 비밀은 비밀로 놔둬야 비밀이었다. 되도록이면 지켜주는게 좋지 않을까 여겼을 뿐.
"아냐, 괜찮아. 재밌는 얘기였어. 내가 모르는 걸 아주 잘 알고 있구나 세연은. "
특히 리엠이라던가, 덧붙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무 네가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나름대로 잘 귀기울여 들었으니.
계산하고 내리자마자 다리풀려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어질뻔했다는 건 안비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먼산) 네, 제가 앞자리에서 계기판 확인했습니다 170~180 을 아주 가뿐하게 왔다갔다하시더군요.... 그리고 너무 빠르면 멀미도 안하는구나! 를 느낀 험난함이였습니다
그런가, 살며시 운을 떼며 고개를 갸웃였다. 겸손하구나 세연은, 타자가 보기엔 아주 많은 걸 알고 있는거같아보임에도 너는 겸손해보였다. 딱히 공부에 있어서도 도와줄 부분이 없었고, 특히 마법약 부분이 그랬다. 지금처럼 고학년도 잘 모르는 부분을 알고 있었으니까. 양면성, 이란 말에 무언가가 떠올랐으나 입에 담진 않았다. 그저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일 뿐. 함부로 입에 담을 게 아니었으니. 멀리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리는 걸로 보니 슬슬 이쪽으로 사람이 몰릴 것 같다. 교과서를 가방에 도로 집어넣었다. 조용히 공부하려면 이제 기숙사로 가야겠지. 조금은 아쉽지만.
"오늘 고마웠어, 재밌는 시간이었어. "
나도 이제 들어가봐야겠네, 신이가 기다릴거야. 가방을 조심스레 메며 자리를 나선뒤 살짝 손을 흔들었다. 일종의 작별 인사를 건넨 셈인가.
"이상한걸 묻네. 갑자기 강아지 풀이 왜 튀어나오는 건지도 모르겠고. 좋아해도 싫어한다고 대답할 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소파에 비스듬히 기댄채 허공을 올려다보던 시선을 천천히 움직였다. 이제 이 곳에서 생활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2년동안 남은 인생을 마음껏 즐겨야지. 문득 가문에 의해 정해지는 미래가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낮은 실소가 튀어나왔다. 뭐, 지금까지 모든걸 누리면서 살아온 것에 대한 값을 치르는 거라고 생각한다. 기브앤테이크지. 가문에 의해 가지고 싶은건 모두 가지고, 하고 싶은건 절대 포기하지 않은채 살아왔으니 이젠 내 인생을 가문에 바칠 차례다. 이런 의미없는 생각을 하다보니 문득 형의 얼굴이 떠올랐다.
"인생이 생각대로 풀리지가 않네. 그렇지?"
살짝 몸을 일으키곤 그녀를 돌아보며 다시끔 말을 걸어보았다. 좀 마음먹은대로 흘러가면 얼마나 좋아. 그럼 고민할 필요도 없고. 대충대충살다 죽으면 되는건데. 갑자기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신경질적으로 편지를 구겨 던지곤 소파에서 일어나 그녀의 앞으로 빠르게 걸음을 움직였다.
"그럼 우리가 서로에게 착하는 단어를 사용할 일은 평생 없겠네. 그건 그렇고, 심심하지 않아? 나 좀 재밌게 해볼래?"
애초에 내가 남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성격도 아니고. 솔직히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 입장에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 좋은 일을 해줄바엔 차라리 내가 조금 손해보는게 낫다.
>>141 않이사이카주 빨려들어가시면 안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긴 위험한 곳이에요!!!!!!!!!!(짤짤) >>140 후 시공너무좋습니다,.,.,.최고다 ㅎㅣ오스,.,.ㅇ__♡
하지만 ‘믿을 만한’이란 게 과연 사람을 수식할 수 있는 말일까. 꼭 처음부터 배신할 생각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변한다. 그게 옳다는 건 아니지만, 상황이 변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변하더라.
“그래도 범인이 그 아저씨였다면 좋겠더라고, 난. 그 아저씨가 아니라면 우리 학교의 누군가가 쐈다는 거잖아?” “’범인은 이 중에 있다!’같은 걸 실사로 찍고 싶지는 않아.”
같은 학교에 있는 학우들과 선생님들을 의심해야 한다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함께 생활하는 순간순간에도, 상대방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게 되는 거야 당연지사다. 게다가, 집단 히스테리의 힘은 강력하다. 용서불가 저주를 사용한 사람이 학교에 있다는 소문이 돌게 된다면, 오늘 모였던 학생들 중 언행이 튀거나 의심스러운 아이들-가령, 수업 사이사이에 사라지는 시간이 많은 지애 자신이라든지-을 대상으로 말 그대로의 마녀 사냥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하하, ‘마녀’ 사냥. …방금 전 아재개그는 무리수였다. 취소.
“물론, 그 아저씨도 아니고 학교 인사도 아닌 외부인의 소행일수도 있겠지만….” 학교의 방어막에 걸리지 않고 자유롭게 동화학원 부지를 넘나들며, 경험많은 엘리트인 유키 교수님을 제압할 수 있고, 아무도 보지 못한 찰나에 나타났다 다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사라지는, 그런 대마법사가 용서불가 마법을 밥먹듯이 쏘아 대고 있다니, 그게 더 무섭다.
아, “아무도 보지 못한.” 그래, 아바다 카다브라를 쏜 사람이 꼭 지하감옥에서 보였던 사람일 필요는 없다. 자신이 있는 곳은 마법학교고, 마법 사회란 투명망토나 폴리쥬스 포션 따위가 아무렇지 않게 존재하는 곳이다.
“…그렇게 되면 범위가 무진장 넓어지잖아,”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화학원의 전교생과 전 교수진, 근처에 살고 있는 여명의 상인들까지 용의자가 된다. 거기에 덤으로 앞서 말한 외부인 대마법사일수도 있고.
아무도 자신더러 범인을 잡으라고 한 적도 없다는 사실은 잊은 것인지, 지애는 앓는 소리를 내며 관자놀이를 주물러댔다.
-사이카 “임페리우스 저주?” 조종당하는 저주라면 그것 외엔 떠오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자유의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고기로 만든 꼭두각시인양 사용해 버리는 저주다. 제 삼자의 시선으로 볼 땐 어떨까. 불러도 대답하지 못하고 자신을 보면서도 알아보지 못하는 상대를 상상해 보니, 기분나쁘도록 익숙해서 고개를 젓는다.
“그건 진짜 기분 나쁘다. 끔찍했겠어, 사이카.”
눈앞에서 아바다 케다브라를 봤을 때보다, 임페리오를 전해 듣고선 더 기분이 상하다니, 자신의 우선순위에 무언가 큰 문제가 있는 지도 모르겠지만, 지하감옥에서의 그 주문 너무나 순간이었고 현실성이 결여되어서, 감각이 둔해진 것이라고 변명해 본다.
“편한 대로 말해. 어짜피 일년 차인데.”
-현호 역시, 이상해. 라고 기억 저편에 담아두기로 하지만 그 뿐이다. 말했지만, 현호는 애도 아니고, 자신은 후배에게 성격을 바꾸니 마니 요구할 만큼 절친한 관계도 아니었다. 자기 할 일에나 집중하자, 자신은 더 이상 저학년이 아니니까.
다시 말에 치일 확률은…. 왠만하면 없지 않을까. 말이란 게 원래 들이받는 동물도 아니고.
“그래, 마법의 숲에서 유니콘만 괴롭히지 않는다면 아마 평생 없겠네.” 장난스럽게 맞장구친다.
-영. 당연한 반응인 걸까, 머리로는 완벽히 납득한다. 타인의 몸을 빼앗거나 고문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회복할 수 있겠지만, 이미 죽었는데 회복할 수 있는 사람 따위 없다.
“그런가? 난 아바다 케다브라보다는 나머지 두 주문이 무섭던데.” “나 알고 보니 병원 가는 게 죽는 것보다 싫은 타입인 거 아냐?”
“영, 그건 너무 끔찍하잖아.”
크루시오까지 쓰면 세트 완성이라는 영이의 농담에 웃지만, 그 웃음이 눈에 까지 닿지는 않는다. 오늘 일어난 일을 종합해보자면, 우리 학교 구석 어딘가에 어느 불쌍한 녀석이 관절을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꺾은 채로 기절해 있을 가능성도, 진짜로 있을 것 같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않이진짜 본격적으로 시공이냐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져버리네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68 얻 세연주 잘은 몰라도 약이 몸에 안받으시면 그땐 약 종류를 바꿔보시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저같은 경우는 알러지가 있어서 알러지약을 먹는데, 전에 건 너무 졸려서 진짜 버스에서 서 있는 채로 잘 지경이었는데 이번에 약을 바꿔 봤더니 이건 괜찮더라고요! 그리고 오오오... 독백! 세연주를 수치스럽게 한 약은 나쁘지만 세연이의 독백이 많아지게 하는 약은 보배롭다..(뭐래)
>>174 아닠ㅋㅋㅋㅋ 현호주ㅋㅋㅋㅋㅋㅋ 진짜로 불러주실 줄은ㅋㅋㅋㅋㅋㅋㅋ >>175 아아... 세연주 아직 독감 안나으셨군요.. ;ㅁ; 확실히 컨디션 안 좋으면 글도 안나오죠. 대표적인 정신노동이잖아요. 머리가 피곤할때 나올 리가... 네네 세연주 이번 주 푹 쉬세요! 알바도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요. 무슨 알바인진 모르지만 사장님 안 보실때 확 농땡이 부려버려요!(<-그건 안돼지;;;)
잠깐의 침묵 후에 답을 내놨다. 유채헌의 인생은 언제나 계획에 없던 사랑과 예상치 못한 인연으로 가득했다. 그 중에 행복하거나 즐겁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 사랑은 지긋지긋했고, 새로운 인연이라고는 지치는 사람들 투성이였다. 제 작은 세계만 유지한다면 어떻게 되든 상관 없는데 새로운 것들이 끼어드니 피로할만 했다. 잠시 구겨진 편지로 가있던 시선이 츠카사에게로 옮겨갔다.
“심심하긴 한데, 네가 그러니까 갑자기 방으로 올라가고 싶어지네.”
그러면서도 의자에서 일어날 기미는 안 보이니 가벼운 농지거리에 불과했다. 지금 올라가봤자 방은 어두웠고, 불빛에 잠든지 얼마 안 된 나나가 짜증을 낼 게 뻔했다. 차라리 휴게실에서 밤을 새다가 아침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생각을 끝낸 채헌이 먼저 말을 붙였다.
“안 자? 늦었는데.”
이쪽은 가벼운 불면이 있다지만 저쪽의 상황은 모르겠다. 가을 날씨를 유지한다던 휴게실 내부는 쌀쌀했고, 반팔에 가디건 하나 걸치고 나온 사람이 버티기에는 조금 추웠다. 또 감기라도 걸리면 병동에 틀어박혀 3일쯤 나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또 다시 말에 치일 일은 없다..... 맞는 말이긴 했다. 이번 사건처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고서야 미친 말한테 치여서 보건실로 갈 일은 없을 테니까. 그를 또 한 번 칠지도 모르는 말은 이미 죽었다. 전혀 우습지 않게, 죽었다. 아로 시작하는 그것에 맞아서. 본인이 극구 괜찮다고 하니 걱정은 거두어야 했다. 사이카가 그의 부상 정도를 알지 못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치료를 받기 전에 그의 상태가 어땠는지 알았더라면, 아마 매달려서라도 쉬라고 닦달을 하지 않았을까.
크루시오 쓰는 거 본 사람? 자신을 영이라 소개한 학생이 표정 없는 얼굴로 말했다. 아마 농담일 것이 분명한 그 말에 손을 드는 사람은 없었다. 정신 나간 학교, 그 말에 심히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사이카는 동의도 부정도 아닌 애매한 뜻을 담아 고개를 작게 저었다. 한탄이었다. 양쪽으로 묶인 머리카락이, 그녀가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흔들렸다.
"나가도 제대로 나갔지. 근데 여기,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때는 아닌 데였어? 아, 당연히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게 맞기는 한데...."
사이카는 이전부터 학교 생활이 힘들 때마다 자퇴할까, 그런 말을 장난 삼아 하곤 했었다. 그 말을 하면서도 정말로 학교를 나갈 생각은 없었지만서도. 그러나 이번 일은 경우가 달랐다.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제 모습을 보고 누군가는 호들갑을 떤다며 웃어 넘길 수도 있겠지만, 미친 살인마가 흉기를 들고 학교에 숨어 있다는데 안심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물론 사건이 빨리 해결될 가능성도 있었다. 일반적인 경우엔 그게 당연했고, 결과적으로 학교의 보안 수준에 심각한 불신을 갖게 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사이카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불신을 갖는 쪽이 더 나았다. 원래의 평범하게 정신 나간 학교가 벌써부터 그리웠다.
지애라는 학생은 벌써부터 무언가 짐작을 하고 있기라도 하는 건지 무언가를 계속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음, 뭘까. 추리라도 하는 건가? 사이카의 내면에 잠시 궁금증이 일었으나, 굳이 묻지는 않았다. 어차피 알게 된다 해도 자신은 끼어들 필요가 없는 문제니까. 해결은 저가 할 일이 아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어수선한 분위기도 끝이 나고, 교수진들은 사건에 대해 간략하게 공지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본 여러 가지 것들이 생략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모르지? 그냥 얼굴만 아는 사이일 수도 있고. "
정확하지는 않았으나 사이카는 당시 둘이 서로를 보고 먼저 내놓은 반응이 '네가 거기서 왜 나와....?' 였던 걸로 기억한다. 제대로 친한 건지, 아닌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막 상념에서 벗어나려니 곧 지애가 걱정을 담은 말을 건네었다. 끔찍했나? 물론 끔찍했다. 그러나 사실, 자신이 경악했던 이유는 그 주문이 절대 시도조차 하면 안 되는 금지된 것이고, 그것이 제 주위에서 사용되었다는 데에 있었다. 똑같이 남의 의사에 따라 움직인다면 의식이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게 낫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물론 직접 당하지도 않은 자신이 그것을 입 밖으로 내놓을 자격 따위는 없었기에, 사이카는 그에 관해선 그저 침묵하기만 했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은 편안해져 그런대로 괜찮았던 그녀의 낯빛이 갑작스레 창백해졌다. 아. 이런. 지금까지 계속 정신이 없어서 그만 다른 곳에 정신을 팔고 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얼른 찾아야 한다며 뛰어다녔던 주제에. 고작 그런 일 때문에 정말로 중요한 걸 잊어버리다니 정말로 멍청하기 짝이 없다. 자신이 왜 혼란스러워 했었는가? 제 주변에 놓인 그들의 안위가 걱정되어서였다. 당장의 정황만을 살핀다면 비나는 무사할 것이다. 감옥에도 없었고, 연회장의 사건에 휘말리지도 않았으니. 연회장이 혼잡스러워졌던 그때 인파에 자연스레 묻어 이동되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어쨌거나 자신은 그를 찾아야 했다. 일단 수소문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아. 난 이만 가볼게. 급한 일이 있어."
웬만한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에 있을테니 우선 그쪽으로 가봐야 할 것 같다. 짧은 인사를 남기고 들러야 할 곳을 셈하며, 사이카가 달음박질을 시작했다. 그리 빠르지도 오래 지속되지도 못할 행동이지만 그래도 걷는 것보다는 빠를 거다. 생각하는 새에 숨이 차 한 번 멈추었으나 다시 이어 달렸다. 젠장, 평소에 운동 좀 할 걸.
//갸아ㅏ으악 늦었다!!!!!!!! 흑흑ㄱ 사이카는 여기서 빠지는 걸로 가겠슴다!!!!!!! 저ㅓ어가 해야 할 일이 생겨버렸어요..... ;▽;
팔짱을 꼈던 팔을 천천히 풀면서 소년은 말에게 치인, 말이 거의 들이박아 벽에 처박히다시피했던 상처부근을 만지면서 걱정하지마시라며 조용하고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영의 특유의 무심하고 담담한 말투, 하지만 그 속내에 있는 차분한 걱정을 모른 척하기에는 티가 날 정도였다. 소년은 그렇게 대답하고 다시 상처부근을 만지던 팔로 도로 단단히 팔짱을 꼈다.
임페리오, 아바다케다브라. 용서받지 못할, 용서할수도 없는 저주 중 두개나 학원 내에서 발발했다.
아직까지는 아슬아슬한 폭풍이 몰아치기 직전의 고요함과 알수 없는 경계와 공포, 두려움 하지만, 소년은 유니콘의 근처에서 거울에 비춰졌던 그 어두운 형상 을 잊을 수 없었다. 알려고 하지마. 누군가가 속삭이는 소리에, 소년은 당연하다는 듯 팔짱을 낀 팔에 힘을 준다. 신경쓰지마렴. 안온한 학원생활을 하면 돼. 사고도 좀 치고.
소년은 지하감옥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안온한 학원생활이라고 하셨습니까. 이게, 정말 어머니께서 원하신 안온한 학원생활입니까. 생각하는 소년의 표정은 담담한 무표정에, 평온하기 짝이 없었다.
"유니콘은 순결한 소녀를 좋아하니, 소년인 저에게 다가올 일도, 제가 그 유니콘을 건드릴 수도 없을테니 또다시 치일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
평온한 표정으로, 그저 담담히 차분하게 이야기를 했다. 농담식으로 들려오는 영의 크루시오, 라는 말에 소년은 팔짱을 낀 채 시선을 아래로 슬쩍 내렸다. 크루시오에 걸려 부자연스럽게 어딘가에 쓰러져있을 학생이 없다고 단언하진 못한다. 하지만, 어쩌겠나. 우리는 학생이다. 오러도 아니고 하다못해 그 소리없이 침입한 침입자를 견제할 정도로 많이 배운 학생들도 아니다. 이건, 자신에게만 통용되는 이야기. 소년은 그저 고개를 가로저어 보였다.
그럴리가 없지 않습니까. 라고 말하던, 소년은 낯빛이 창백하게 변하는 사이카를 조금 물끄러미 바라봤다.
무언가 생각난게 있었던 걸까. 아니나 다를까 사이카는 가보겠다며 다급하게 복도를 뛰어갔기에 소년은 그 뒤에 대고 인사를 하기에는 애매한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인사를 놓친 것보다 저렇게 뛰다가 다칠 수도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주머니를 뒤졌다.
그게 더 맞는 말 같은데. 비꼬듯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하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탄탄한 계획을 세워놓아도 언제나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렇겠지. 계획대로 일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원하던 목표를 손에 넣는다면 상관이 없었다. 다만 그것으로 인해 내가 원하던걸 가지지 못한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생기는 거지. 잠시 그녀와 시선을 마주친채 가만히 금빛 눈동자를 응시하고 있던 중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미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말은 그렇게 해도 안 올라갈 거 다 아는데. 정말 간다고 해도 보내주지 않을거지만."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오른손으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아직까지 크게 졸리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푹 자고 일어나고 싶은데. 이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역시 중간에 잠에서 깨어난게 문제였다. 이러다가 밤을 새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얼굴에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빠졌다.
"나도 좀 자고싶은데 잠이 오질 않네. 따분하게 생긴 네 얼굴을 계속 보고있으면 잠이 좀 오려나?"
이제와서 뭐가 어떻게되든 상관없었다. 그냥 잠에 집착하지 말고 흘러가는대로 행동하자, 마음먹이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오른쪽 손으로 살며시 턱은 괸 채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뼈가 부러졌으면 더더욱 쉬어야 하는게 아닌가, 보면 볼수록 현호후배는 참 차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완전히 나은 것도 아닐텐데도 괜찮다는 말을 반복했다. 상처부근에 눈길이 갔으나 잠깐일뿐 오래 두지는 않았다. 알겠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한번 끄덕여두었다. 걱정은 무슨 걱정, 그냥 골골대는게 보기 싫을 뿐이다. 빨리 가서 쉬던가. 그건 그렇고 진심이 아닌 농에 손을 드는 사람이 없어 정말로 다행이었다. 진짜였으면 오늘부로 자퇴할거란 소리가 나왔을 터다. 뭐어 끔찍하다면 끔찍하겠지, 뭐든간에 죽기보다는 나을것이다만. 희미히 입꼬리를 올리며 그렇냐는듯 천천히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팩트만 나열하자면 용서받을수 없는 저주 TOP3을 쓸수있는 자가 이 학교에 있다는 말이 될것이다. 오늘 본 외부인이라면 그 자가 유일하지만, 그자는 전혀 다른 주문을 쓴 듯한 느낌이 강했으니. 만약 내부에 있다면 그건 학생이나 교수진 중 하나가 되겠지. 그 어린나이에 살인 저주를 쓸 수 있는 자라면 보통내기가 아닐것이다. 어쩌면 제 정체를 감추고 조용히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라면 잡는데 까다롭겠지. 상당히 애를 먹을것이라 여겼다.
"지애는 잡고 싶나보네. 범인. "
조용히 이야기를 경청하다 네게 말했다. 그저 혼잣말을 들었을 뿐이지만 답은 훤히 나왔다. 지애는 지금 범인에 대해 추리를 하고있다.
"될 수 있으면 빨리 밝혀졌음 좋을것같아. 편히 다니고 싶어 학교. "
범인말이야, 나는 정말 안전하게 다니고 싶었기에 이런 말을 했다. 애시당초 안전해지고 싶어 왔기도 하고. 학교가 정말 위험하다면 다시 헤멤의 연속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싫으니까, 되도록이면 빨리 나와줬음 좋다 여겼다, 그 살인 저주 쓴 사람. 나갈 때는 아니냐는 말에는 긍정도, 부정의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조심히 가, 많이 어수선할거야 지금. "
낯빛이 창백해져선 황급히 어딘가로 향하는 그녀의 뒤로 오른손을 흔들어보이며 인사하였다. 급한 일이라면 타자他者는 알 길이 없다, 그저 무탈하기를 기원할 뿐이다. 그리 여기며 주머니를 뒤지는 후배를 향해 눈길을 돌렸다. 사탕이라, 효과가 있을까.
"얼마든지, 너도 먹는게 좋지 않을까. "
한 개 집어가면서 무심히 말을 던졌다. 여기 중에 심신 안정이 필요없는 사람은 없는 것 같거든 아무래도.
나나를 이렇게 아낄 계획도, 낯선 사람과 같이 살 계획도, 하다 못해 동화학원에 입학할 계획조차 없었다. 기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에 계획을 세우는 것도 이상했다.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못 지킬 확률이 더 높고. 마주친 시선에 상대의 눈을 바라보던 채헌이 시선을 빗겨 내렸다. 마법사와 눈을 마주치면 꼭 레질리먼시를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학원이라면 교수진을 제외하고 제대로 시전할 사람이 거의 없을텐데도 그랬다. 하여간 이게 다 - 때문이다.
"와, 감금죄로 고소할까."
가도 보내주지 않을 거라는 말에 채헌이 질린 얼굴을 했다. 처음에 사색을 위해 가달라고 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여기서 잠들면 버리고 갈 거니까 안심해.”
제일 잠이 안왔을 때는 자기 자신에게 스투페파이를 쏘고 기절하는 것도 생각을 해봤는데, 뒷감당을 할 자신이 없어 최후의 방법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지팡이가 그걸 들어줄 지도 모르겠고. 사기노미야가 빤히 바라보는 것을 애써 못 본 척하며 유채헌은 시선을 다른 쪽으로 피했다. 정말 저러다 잠들기라도 하면 버리고 갈 셈이었다.
자퇴…. 사이카란 아이는 꽤나 진지하게 자퇴를 고민하고 있는 듯 했다. 하긴, 생각해 보면 당연했다. 학교 지하에는 학생들과 학부모 몰래, 밥 대신 스테로이드만 먹여 키운듯한 맹수를 키우고 있었고, 괴한이 쳐들어 와 교사진 중 한 명을 세뇌시켜 공범으로 만들더니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공격을 난사해댔다…. 머글 사회로 치자면 학생들의 대거 자퇴는 물론, 교육청 감찰 끝에 학교를 폐교하기로 했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할는지. 하지만, 한번도 자퇴를 생각해보진 않은 자신을 발견한다. 자퇴를 하게 된다면, 가족에게 금전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부담이 될 테니까. 자신이 대단한 효녀라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자신의 가정은 돈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고, 자신의 아버지는 딸이 새로운 마음의 짐을 안겨주지 않더라도 충분히 위태로웠다. 그보다는, 어떻게든3 년만 버텨서 졸업하면 마법부에서든 머글 사회에서든 직업을 구할 수 있을 테니까…, 아. 모순된 생각의 흐름에 피식, 웃음이 배어져 나온다. 아, 나는 학교를 졸업할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바보같네, 미래는 어찌 될 줄 모르는데. 급한 일이 있다며 서둘러 떠나가는 사이카에게, 아무리 급한 일이어도, 내일까지 참는게 낫지 않냐고 질문하면서도 손을 흔들어 준다. 지금은 학교가 어지러울 때다. 왠만한 일이라면 내일 다시 시도해보는게 더 나을 거다.
“뼈가 좀 부러졌다는 부분에서 이미 괜찮지 않잖아.”
현호의 괜찮다는 말에 딴지를 건다. 아무리 마법으로 빠르게 치유됐다고는 해도, 고작 한 시간 안에 말에게 받히고 뼈가 부러지는 경험을 한 거다. 상처는 나았어도 뼈가 부러졌을 때의 통증은 오롯이 기억날 텐데.
“아니? 오늘 검은색 살육머신인 흉폭한 유니콘도 봤잖아? 그렇게나 유니콘의 이미지에 벗어나는 유니콘이 존재한다면, 남자를 좋아하고 여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유니콘도 존재하는 거 아닐까.” 그러니까 현호 너도 조심하라고-, 덧붙이며 실없는 농담을 한다. 사탕을 먹겠냐는 질문에는, “됐어, 아픈 사람 음식을 뺏어먹을 수는 없잖아.” 라고는 정중히 거절한다.
“응?” 범인을 잡고 싶냐는 영의 말에, 잠시 생각을 멈춘다. 어느 샌가, ‘당연히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네. 그래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잡고 싶다. “금지된 저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사람이잖아. 잡혀야 학교가 안전해지지. 유키마츠 교수님의 복수도 해줘야 하고.” 반 농담조로 하는 말이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의 관심은 있다. 자신이 위험해지지 않을 정도라면, 상관 없지 않을까. “그래. 범인이 빨리 잡혀야 편하지.” ‘편한 학교 생활’. 영이가 말 참 잘했다. 그래, 하루빨리 범인이 밝혀져야 자신도 편하다. 공포가 깔려 있고 서로를 의심하는 분위기의 학교를 다니고 싶진 않다. 자신이 범인을 잡고 싶은 건 정의감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퍽이나 이기적인 이유도 있었다.
"그래도 괜찮고. 근데 고소해봤자 나한테 큰 타격은 없을걸? 우리집 돈 많아서 알아서 해결될게 뻔하거든."
안타깝지? 능청스레 웃으며 아쉽다는듯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애초에 이딴 사소한 이유로 그런게 성립될지도 모르겠고. 어찌됐든 나한테 피해는 오지 않는다는 거지. 그녀와의 대화는 늘 비슷했다. 딱히 명확한 주제 없이 그때 그때 생각나는 대로 대화의 방향이 바뀌어간다. 이런 대화도 나쁘진 않지만. 까놓고 말해서 서로 생각하는게 너무 달라서 진지한 주제로 대화하는게 불가능할 것 같다. 처음엔 한 두마디 주고받다가도 의견이 갈라져 싸울게 뻔하다.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운 그녀가 은근슬쩍 시선을 피하기 시작했다. 이에 재밌다는듯 소리내어 웃으며 그녀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을 향해 천천히 얼굴을 기울였다. 휴게실에 있어봤자 딱히 할 것도 없을것 같은데. 장소를 옮기자고 할까. 아니면 시시껍절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갈까. 갑자기 입이 심심해져, 주머니에 들어있던 작은 초콜릿을 하나 꺼내어 입에 털어넣었다. 알싸한 끝맛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찡그려졌다.
"미안한데 그거까진 안 물어봤어~ 그리고 유채헌 완전히 노잼형 인간이 다 되었네? 옛날엔 좀 더 다이나믹하게 재밌었는데. 이젠 뭐,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고."
교수님께 다시 한 번 마법약 파트너로 지정해달라고 부탁해야하나? 이젠 그때만큼 성적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기에 결과물이 잘 나오든 말든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다. 그저 유채헌의 실기를 망쳐놓는다면 그걸로 오케이.
"나랑 재밌는 내기라도 해볼래? 지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는 거야."
살며시 의자에서 일어나 천천히 그녀의 뒤로 이동한 뒤, 자그마한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여 보았다. 어때? 재밌을 것 같지 않아? 보아하니 서로 일찍 잠들기는 틀린 것 같은데. 이왕 이렇게 돼버린거 알찬 시간을 보내는게 좋지 않을까.
영의 끄덕임에, 소년도 비슷하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주작은 주작이네요, 라는 말을 병동에서 들었다. 전혀 그렇게 안보이는데 말이죠 라는 말도 들었다. 그러니까 호전적이지 않은 자신도 주작은 주작이라는 뜻이였다. 예비 교복의 뻣뻣함을 기분좋게 느끼면서 소년이 영과 지애의 대화를 그저 조용히 경청하는 것 같지 않은 모습으로 성실하게 귀를 기울였다.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멈뭄신때에도 그렇고, 권지애라는 선배님은 늘 예상을 벗어나는 계획을 짜곤 하니까. 소년은 걱정이 섞인 진중한 눈짓을 해보였지만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차분하기 그지 없었다. 하긴 자신에게는 교수님들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지하감옥으로 향한 것 자체가 스스로가 정해놓은 규칙을 어기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어긴거였다.
범인이 빨리 잡히면 좋겠다는 말에 소년은 그저 묵묵히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무엇을 봤는지 말해야하지 않을까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무리 학년이 높다고 해도 범인에 대해 추리를 하고 있는 선배님도 학생이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교장선생님에게 직접적으로 면담을 신청해서 말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건, 소년의 최후의 방법이였다. 사람인지 뭔지 모를 그 형상을 말한다고 해도 범인을 추리하는데에 무슨 도움이 있을까 싶지마는.
"일단은 주작입니다만."
소년은 마치 이 말이 모든 것을 납득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주작이니까, 주작이여서, 주작이잖아. 그래, 소년은 주작이였다. 뼈가 부러지고 그 외의 상처도 생겼고, 바닥에 패대기쳐지면서 생채기도 생겼다. 뼈가 부러지는 충격, 그 감촉이 생생했지만 소년은 담담할 수 있었다. 딴지를 거는 지애의 말에 소년은 그렇게 대꾸하면서 유니콘에 대해 색다른 해석을 내놓는 그 모습에 고개를 가볍게 내젖는다.
"설마, 그런 유니콘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건..."
혹시 몰라서 더 챙겨온거니까 걱정마시고 받아주십시오, 라는 말을 소년은 더 잇지 않았다. 지애의 정중한 거절에 소년은 더 제안할 이유가 사라졌다. 정중한 거절에는 정중하게 그 거절을 존중해줘야한다. 소년은 그렇습니까, 하고 담백하게 대꾸했다. 그러니까, 그것이다. 평온한 학교 상활. 학생들끼리 의심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을 두 선배님들께서는 사양하고 싶은 것이다. 가능할까? 라는 생각은 금새 사라졌다. 가능할거야, 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소년은 그저, 그렇군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213 네....? 저 컴으로 할때는 미리 올라오는 레스에 대해 반응을 쓰고 반응 또 이어 쓰고.. 조금 고치고, 다듬고... (망충) 멸치 어장일때는.... 비슷하게 해요, 복사하고 붙혀넣고 남은 레스에 대한 답을 적고.. 그런식.
>>212 어머니가 16세 아버지가 15세에 첫만남. 사귀기 시작하신건 어머니가 졸업반, 아버지가 그 아래로 사귀고 이런저런 사건들을 겪고 결혼에 골인하신건 어머니가 29세 아버지가 28세때 결혼에 골인, 허니문으로 쌍둥이 태어나고 2년 뒤에 셋째, 그리고 6년 뒤에 현호 입니다만......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간대가 뒤죽박죽일수도 있어요
저 쪽 가문만 나서도 시원찮을 판에 어머니 쪽 가문이 방해를 할 가능성이 컸다. 애초에 진지하게 꺼낸 말이 아니니 유채헌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선에 따라 따라오는 얼굴에 채헌의 표정이 점점 안 좋아졌다. 아, 진짜 성격 엄청 나쁘네…….
"사람이 발전을 해야지."
옛날이라면 마법약 파트너 때인가. 사실 반말을 하는 것보다는 존대를 하는 쪽이 사람 신경을 긁기 더 좋았다. 짜증나서 멋대로 말을 놓기는 했지만. 일어나는 사기노미야를 보며 다시 방에라도 가나, 싶었는데 채헌의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반사적으로 지팡이를 잡은 채헌이 내용을 듣고 다시 손에 힘을 뺐다. 내기라니. 허무맹랑한 소리였다. 도박도 상대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 단순히 돈만 거는 거여도 재산이 탈탈 털리다 못해 장기까지 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사기노미야 츠카사는 도박을 하기에 좋은 상대는 아니었다. 이렇게 내기 종목을 말 해주지 않는데다 진 사람이 부탁을 들어주는 종류라면 더욱. 그렇지만 새벽이 뭔지, 평소라면 거절했을 유채헌은 흔쾌히 긍정을 내놓았다.
"그래. 내용이 뭔데?"
뒷 일은 다음 날의 내가 책임져 주겠지. 사실 채헌은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며 사는 편은 아니었다. 유채헌이 말끔한 낯으로 웃었다.
남자를 좋아하는 유니콘이라니 그건 그거 나름대로 재밌는 얘기다. 정말 실존하리라 여겨지진 않았지만 정말 있다면 나름 흥미롭지 않을까 싶었다. 재밌는 농담이라 여기며 사탕 포장을 벗겼다. 사실, 호의를 무작정 거절하기엔 조금 그랬기에 받았으나, 지애가 거절한 마당에 나까지 그럴순 없다. 그러니까 이건 단지 심려끼치긴 싫어서, 라 해두자. 조심히 한 알 입에 넣으니 달달함이 밀려왔다. 달달함이 대부분에 안정감이 조금인 것 같았지만. 얼른 먹어 너, 말을 잇다 마는 그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주작이라고 무조건 다쳐도 괜찮은게 아냐. 네 몸을 소중히 해, "
나직이 속삭이곤 지애의 말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역시 범인을 잡고 싶은게 맞았네. 여러모로 지애는 정말 현무답다고 생각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잔잔한 와중에 범인을 잡을 생각을 하고 있다니 지애는 참 정의로운 사람이다. 그래서 맘에 들었다, 담이의 친구이기도 하지만.
"미야노시타 교수님 건이라면 나도 찬성. "
빨리 잡혔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그리 덧붙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범인은 한명이 아닐까 싶었다만, 여러명이면 학교에 위험인물이 수두룩하다는 말이 되니 가급적 한명이기를 바랬다. 설마가 사람 잡는 일만 없기를 바라며, 口禍之門이라기에 생각은 그대로 입에 담지 않았다.
"하기야 너무 懲羹吹虀이긴 하다만…"
지나치게 경계해 애꿏은 이에게 화살이 쏠리게 할 순 없다. 경계도 좋지만 신중히 하는게 좋을것이다. 그리 여기며 지애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슬슬 우리도 갈까. 기숙사, 다른 애들도 다 간 것 같고. 신이가 기다릴거야. 아, 구스타브도. "
구스타브가 기숙사에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설마 우리 방에 있겠어, 아무튼간에 슬슬 시간도 늦었고, 취침에 들 시간이 다가오기도 해 돌아가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코트 깃을 조심히 여몄다. 그래. 슬슬 가봐야지 이제.
//크리가 잠깐 떴었습니다ㅠ_____ㅠ 너무 늦어버렸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지애주 현호주ㅠㅠㅠㅠㅠㅠㅠ
>>212 아마 결혼하는 건 꽤 빠르지 않으셨을까 싶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머글이랑 연애한단 얘기듣고 바로 후계자 파기 각 서버려서......한창 집안문제로 싸우시다 영이어머니 졸업하시자마자 바로 결혼하셨을거같네요 한 아버지 22살때쯤에...? 영이어머니가 영이아버지보다 2살 후배십니다 청룡출신이세요 영이는 바로 태어나진 않고 결혼 3년 후에....????쫌 많이 늦었어요 결혼 10년차에 연이 태어났네요 영이동생ㅇ__ㅇ! 더 쓰고 싶은건 있는데 비설이라 그만 적겠습니다ㅎㅎㅎ
점점 나빠지는 그녀의 표정에 푸스스 웃어버렸다. 설마 내가 쳐다봤다고 그러는거 아니지? 눈좀 마주쳤다고 정색하는건 너무 나쁜 버릇이잖아. 반응이 상당히 재밌었기에 한참동안 그녀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바라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천천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얼굴 가득 퍼져있던 능청스런 미소 또한 함께 거두어 버렸다.
"내가 아는 유채헌은 발전과는 거리가 먼 인간이라서. 그 생각을 못했네, 내가."
생각해보면 얘는 다른 사람들에겐 다 존대를 사용하던데. 왜 나한텐 찍찍 말을 놓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그런 가벼운 부분까지 크게 신경쓰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남들은 다 듣는 존대를 나만 듣지 못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졌다. 뭔가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뒤로 다가가 작게 속삭이는 행동에 경계라도 했는지 지팡이를 움켜쥐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이 너무 우스웠기에 피식, 바람빠지는듯한 웃음을 내뱉었다.
"그렇게 당황할 필요 없는걸. 누가 보면 내가 잡아먹는 줄 알겠어?"
여튼간에 그녀는 내 제안에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당연히 거절당할 줄 알았는데. 조금 의외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기하자는 말 또한 아무 생각없이 던져본 말이었기에 제대로된 내용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어떤 내기를 하면 좋을까. 뭐가 어떻게 되든간에 난 내가 지는 게임은 절대 하지 않는다.
"두가지 내기가 있어. 먼저 바늘로 내 손가락을 찔러서 나오는 내 피가 붉은색이라면 내가 이기는 내기. 다른 내기는~~ 내 주머니에 초콜릿이 몇개가 들어있는지 맞추는 내기. 어떤걸로 할까? 개인적으로 전자를 추천하고 싶네~"
안 좋아진 표정이 순식간에 원래의 무표정으로 되돌아왔다. 표정 관리를 못하는 편은 아닌데 한 번 나빠지기 시작하면 원래대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았다. 습관적으로 귓볼에 걸린 피어싱을 매만지던 채헌이 눈을 찌푸렸다. 통증이 오는데 졸린 건지, 아픈 건지 구분을 할 수 없었다. 시덥잖은 농담들을 끝내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휴게실에, 그것도 새벽에 누가 있겠어."
휴게실에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하고 내려왔다. 건조한 어조로 나온 말은 맥락에 맞는 말은 아니었다. 팔걸이에서 다시 채헌의 손목에 걸린 지팡이가 바닥을 향했다. 편하게 앉아있던 자세를 바르게 고치자 주머니 끄트머리에 걸쳐 있던 향수 공병이 의자로 빠져 나왔다. 병 하나가 어디 갔나 했더니 가디건에 있었나. 공병을 손바닥에서 몇 번 굴리던 채헌이 다시 병을 주머니 안에 넣었다.
내기를 들은 채헌이 헛웃음을 흘렸다. 예상을 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나올 줄은 몰랐다. 초콜릿이라고 하면 아까 먹은 종류를 말하는 것 같았다. 어느 쪽이든 채헌에게 불리한 내기였다. 전자는 시작과 동시에 사기노미야의 승리였고, 후자는 맞출 확률이 희박했다.
"그러면 전자할까?"
어차피 둘 다 질 게 뻔하니 피라도 봐야겠다든가 하는 유치한 생각으로 말을 꺼낸 것은 아니었다. 사실 1할 쯤은 그 이유가 있긴 했는데, 기껏 숫자를 말해놓고 지면 그 쪽이 더 기분 나쁠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아, 부탁으로 자퇴하라고 하면 자퇴하는 척 하고 전학 가야되나.
위험하지 않겠냐는 후배의 말에 대답한다. 수상한 사람의 뒤를 밟거나 직접 대치하는 둥, 그런 위험한 일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범인이 누구일지 학생들 차원에서도 생각해 보자는 거다. 어른들이 모든 것을 처리하려니, 하고 안일하게 손 놓고 있기는 싫었다. 자신들의 학교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원래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면, 공공기관은 사태에 대한 외부의 관심을 최소화하고 싶어하는 법이었다. 사건이 불거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면 범인을 잡지 못하는 일이 있어도 사태를 은폐하거나 최소한 축소시켜 신고하는 일…, 씁쓸하지만, 이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후배를 보며 한숨을 삼킨다. 그렇게나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사람으로 각인되어버린건가. 지애는 자신을 평범…,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했다. 설사 자신이 특이하더라도, 개성 넘치는 학생들이 많은 이 학교에서는 평범한 축에 든다고 확언할 수 있었다.
“역시 넌 뭘 좀 아는구나, 영.”
유키교수님 건에 찬성하는 영이를 돌아보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솔직히 말해서 뜻밖의 아군이다. 항상 침착한 영이였기에, 당연히 이런 경우엔 호 후배같이, 위험한 사건엔 관여하지 말라는 주의일 줄 알았다.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길다 해도 2년간의 인연이었기에, 자신은 아직 영이나 소담이에 대하여 알아갈 게 많다.
징갱취재…라는 말은, 의욕만 앞서서 애꿎은 사람을 쫓지 말라는 뜻일 거다. 걱정마, 영아. 그것이야말로 자신도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주작이라서, 뭐. 우리 할아버지도 주작 출신이신데 관절염에 고혈압에 고생이시더라.”
일단은 주작이라는 현호의 말을 꼬집어주고는,
“같이 갈까, 영아?”
슬슬 돌아가자는 영이의 제안에 응한다. 하지만, 영아, 네가 하나 틀린 게 있는데. 구스는 절대로 날 기다리고 있지 않을 거야. 그 멍청한 새는 주인이 옆에서 죽어도 밥 때 되어서나 깨달을 거거든.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이 애정을 품은 동물에게 투영한다고들 한다. 새에 대해 박식한 영이가 이정도로 구스의 지능을 과대평가한다는 건, 결국 영이와 구스타브도 그런 관계일 거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허걱ㄱ 여명이나 멈뭄신 비슷한 이벤트가 있을 예정이군요!!!!!!! 레주는 안녕히 주무세요!!!!!!!!
어.... 레주는 안 계시지만 말해야 할 게 있어요. 제가 내일부터 최소 일주일동안 접속을 못하게 될 것 같네요. 지난번에 굿바이 안경 시술하러 견적을 보러 갔었는ㄴ데 제가 라섹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시술일이 내일고요 야호..... o<< 그래서 최소 1주일동안은 회복기를 가져야 해서 접속이 불가할 것 같아요..... ㅎㄱ흑ㄱㄱ흑흑흑 아 어떡하지 그동안 뭐하고 살지.... 아 여명 가고 싶었는ㄴ데...(???)
엫 잠깐 보고 왔는데 어째서 사이카가 친화력 좋은 거죠!!!!! 아무말밖에 안했는데!!!!!(와장창ㅇ
>>273 흑흑ㄱ 사실 시술 자체는 금방 끝나고 아픈 정도는 개인차가 있다 그래서 별 걱정은 없는데 하고 나면 며칠 동안 눈을 못써서........그래서 심심한 게 걱정이에요!!!! 일단 음악 엄청 많이 다운받긴 했는ㄴ데...... 진짜 뭐하고 살죠 아...아아....(가오나시톤 저도 영주 엄청 보고 싶을 거예요 ㅎㄱ흑ㄱ 영주 너무 재밌으신 분ㄴ.... ;ㅁ;
>>27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우럭 만들지 말라시면서 현호주는 왜 우럭을 만드시는건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았어요 이제 우럭 대신 가오나시가 될 거예요!!!!!! ^∇^(아......아아.....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이 어째서 인상이 좋지 않다는 것으로 바뀐진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거였다. 표정변화 한 번 엄청 빠르네. 순식간에 무표정으로 돌아온걸 보고있자니 순간 어안이 벙벙해져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다 다시끔 입꼬를 살짝 끌어 올렸다. 가만보면 무덤덤 한척해도 일일히 다 받아쳐주고. 의외로 착하네, 우리 유채헌양.
"듣고보니 그렇네. 오늘따라 나를 자주 납득시키는구나? 하지만 혹시 모르지? 잠깐 휴게실에 볼 일이 있어 내려오던 누군가가 이 상황을 목격했을지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럴듯하게 뱉어냈다. 일반적인 학생들이라면 다들 수면을 취하고 있을 시간이긴 하다. 본래라면 나 또한 잠에 빠져있겠지만. 내일은 중간에 깨지 않고 푹 자고 일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처럼 새벽까지 깨어있는건 질색. 수업을 빠지고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도 상관은 없지만, 늦게 자는 날이면 잠들어있는 시간과는 상관없이 다음날이 너무 힘들었다. 오래 자고 일어나도 왠지 모르게 피곤하고, 하루종일 나른하고. 늦어도 새벽 1시 전에 침대에 누워 아침까지 푹 자고 일어나야 마음이 편해졌다.
"멍청한건지, 알면서도 속아주는 건지. 자기 스스로 험난한 길을 선택하는 재능이 있을줄은 몰랐네."
작은 목소리로 아씨오, 바늘이라고 외치자 작은 바늘이 날아와 손에 쥐어졌다. 그러고보니 지난번 미미쨩에게 옷을 만들어 주기위해 고급수선세트를 사놓고 한 번도 쓰지 않은 것이 떠올랐다. 날도 쌀쌀하겠다, 따뜻하게 입혀주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고작 뱁새의 옷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할애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씨익 웃으며 오른손에 쥐어진 바의늘 끄트머리로 왼손 검지를 살짝 찌르고 떼어냈다. 바늘에 찔린 부분에서 서서히 붉은색 피가 맺혀오자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제 상처를 보여주었다.
"애석하게도 내가 이겨버렸네. 그럼 우리 패배자 유채헌양? 순순히 벌칙을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있겠죠?"
으아... 영주 현호주, 그리고 지금은 안계시는 사이카주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실은 다인일상은 처음인데다 무려 4인일상..!이라서 걱정했는데, 덕분에 문제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하 영이 진짜 제 이상형입니다. 말하는것도 말하는 거지만 어떻게 생각하는 게 이렇게 쿨내날 수 있나요...! 아맞다 저 이미 영이에게 시집갔었죠?(미침) 현호는 언제나와같이 스윗가이였습니다! 사탕도 실은 받아먹고 싶었는데..!(거절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을뿐) 사이카 ㅋㅋㅋ 까칠하게 굴어서 미안했습니다 사이카. 하 사이카 까칠한것도 매력 터졌어요. 다음번엔 꼭 포카포카 덕질 라이프를 노리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떡밥 받아먹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영이의 아바다 케다브라 관련한 것도 그렇고, 현호가 계속 어머니 말씀을 맨트라처럼 되뇌이는 것도 그렇고, 사이카도 금지된 저주?아니면 그냥 위기상황?에 전에도 처해 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았죠... 음 실은 다른 분들이 흘리신 떡밥의 맛에 취해, 지애 떡밥은 아주 그냥 통째로 바다에 쏟아버린 건 아닌지 후회되네요... 가뜩이나 별 비밀이랄 게 없는 얜데.
지애의 캐릭터성도 이제 슬슬 잡혀가기 시작한 것 같네요. 저 원래는 캐릭터 잡는거 되게 못하거든요.
>>268 ㅎㄷㄷ... 라섹받으시는군요..! Aㅏ.... 일주일 동안 눈을 쓰는 건 못한다니.... 그래서 스레에도 못들어 오신다니........! 일주일 동안 하실 건... e북이라도 다운 받으실래요?(아이디어 없음) 일주일 동안이나 친화력 갑이신 분위기메이커 샄카주를 못만나는 건 슬프지만 그, 수술에 대해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사이카주! 친구 중에 라섹 받은 애가 그러는데 수술은 금방이라더라고요.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수술 잘 받으시고 푹 요양하시면, 이제는 안경과 렌즈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시는 겁니다!
>>279 헉ㄱ 지애주는 감상이 항상 자세하셔서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저도 일상 하면서 지애의 까칠한 면과 친근한 행동, 지애의 성격이 확확 드러나다 보니까 정말로 재밌었답니다!!!!!!!!!!!! 까칠하게 대한 것쯤이야 당연히 괜찮죠!!! 그러니까 다음 번에는 같이 포카포카 머글문명 덕질라이프 즐겨봐요 야호!!!!!!!! ^∇^
저도 감사드려요!!!!! 제 글이 좀 많이 늦고 그랬었는데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네욥..... ;ㅂ; 영주 현호주 지애주 다시 한 번 수고하셨어요!!!!!!!!
>>275 않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현호진짜 정말너무 예의중시한다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정도 걱정이야 전혀 신경 안쓸텐데ㅋㅋㅋㅋㅋㅋㅋㅋ >>276 ㅋㅎ흥겨운곡 많이 가져가시는게 좋습니다 진짜 암것도 할거없을땐 음악이 최고더라구요,.,.음악없인 진짜못삽니다ㅠ__ㅠ.......
>>279 저 처음으로 지애랑 굴려본건데 이렇게 딱딱 잘맞아가지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크 감사합니다 영이,.,.영이 걍 얜 무심력 만렙 찍었어요 담이빼고.,.,..이번 일상에서 쫌 감정적이 되긴 했었는데 그래도 큰 캐붕없이 잘 굴린거같아 갠적으로 무척 맘에드는 일상이었습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그리구 지애 떡밥은 전판거부터 조용히 제가 메모해뒀기 때문에 괜찮습니다^♡777777 (지애주:ㄴㅔ??????????????????????
>>281 앗 그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네요!!!!!! 일단 음악이랑 게임 실황 풀로 재생 목록에 넣고 왔슴다 흑흑 재밌는 스트리머분 영상으로 했으니까 듣기만 해도 지루함은 조금 해소될 것 같네요.... ;∇; 예압 응원 고마워요 지애주!!!!!! 나중에 굿바이 안경하고 일주일 후에 돌아오겠슴다!!!!!!
>>263 지애는 자기 패밀리어라 박하게 쳐주는 거에요ㅋㅋㅋㅋㅋ 사실은 구스는 머리 좋은 편일겁니다... 아마도요.....? >>282 앜ㅋㅋㅋ 현호주 말씀에 헨젤과 그레텔이 뿌려놓은 빵가루를 제가 엉거주춤 앉아서 추하게 주워먹고 있는 걸 상상했잖아요ㅋㅋㅋㅋㅋ(심지어 위화감 없어서 슬프다 >>283 얻 감상이 자세하다뇨! 그냥 느낀대로 쓰는 건데요! 네 이카주 빨리 회복하고 돌아오셔서 즐거운 덕질라이프 굴려봅시다! >>286 ㄴㅔ?????????????????????? 아니 진짜 영주 말씀 그대론대요? ㄴㅔ?????????????????????? 아니 왜 그걸 메모하세요... 에비 그거 못씁니다 영주... 하 저도 실은 영이 되게 좋아하면서도 지애랑 성격이 잘 맞을지 걱정했는데ㅋㅋㅋㅋ 생각보다도 너무나 잘 맞아떨어져가지도 엄청 즐거웠습니다!
통상적인 사람이라면 휴게실에 볼 일이 있다고 해도 이런 새벽에 올 리가 없었다. 설령 있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일에 그렇게까지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 흔한가. 남 일에 관심 없다고 말하면서도 헛소문이 생기면 누구보다 먼저 떠들던 사람이 있긴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새벽에 올 정도로 급한 사람이 남의 상황에 신경 쓰나.
"둘 다 내가 질 게 뻔한데, 간단한 걸 선택하는 게 낫지."
확률 낮은 답을 말해놓고 걱정하고 긴장하는 것은 영 성미에 안 맞았다. 어디선가 바늘이 날아오고, 사기노미야가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피가 나오는 과정을 모두 지켜 본 채헌이 실소를 머금었다. 저 작은 바늘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건지 모르겠다. 날아온 방향을 보면 기숙사 쪽에서 온 것 같았다. 손가락에 난 피를 보여주자 더 볼 필요도 없다는 듯 채헌이 손을 가볍게 내저었다. 만족스러운 얼굴이 조금 재수가 없긴 했다만 자고 일어나면 잊혀질 일이었다.
"벌칙을 안 들었네. 뭘로 할 생각이야?"
질문을 마친 채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겉옷을 정리한 채헌이 재촉을 하는 듯 사기노미야를 바라봤다. 상상력이 풍부한 편은 아니어서 벌칙의 내용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내기의 내용 정도는 아니어도 적당히 가벼운 내용이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 아니 왜 드는 시간에 비해 분량이 없는것.... 손이 정말 효율이 없네용 답레랑 같이 갱신합니다!
"글쎄. 난 그럼 우리 불쌍한 유채헌양이 곤란해 하고 있길래 잠깐 도와주는 중이었다고 변명하지뭐.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던게 의외로 도움이 됐나~? 차츰차츰 신뢰가 올라가는 기분이야."
솔직히 작년까지만 해도 스스로 생각해도 답이 없을정도로 미친 사람 같은 성격이었지만 올해 들어선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행동하는 중이었다. 뭐, 이게 연기라는 것 쯤은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런 사소한 것 까지 신경쓸 정도로 여유넘치는 사람은 아니지, 내가. 여튼간에 행동거지를 제대로 하니 학생대표라는 감투도 주어지고, 밑바닥을 기어다니던 교내서의 평판도 점차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기특하다. 빠진다고 말만했지 수업도 제대로 들어가는 중이고, 성적도 잘 받고 있고. 신입생들이 본다면 완전히 속아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흐음~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있었을텐데. 왜 굳이 내 장단에 맞춰준거야? 사실 유채헌양도 내기를 즐기고 있던거 아냐?"
왼쪽 검지에 맺힌 붉은 피를 살짝 핥아내곤 가볍게 어께를 으쓱였다. 어찌됐든 원하는 결과를 손에 넣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벌칙은 딱히 생각해두지 않았는데. 어떤 벌을 내려주면 좋을까.
"벌칙은 많지? '내 노예가 되기' 부터 시작해서 '무릎 꿇기' 까지. 아주 다양한 벌칙이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처음이기도 하고..~ 옛정을 생각해서 가벼운 벌칙을 내려줄까?"
뭐가 그리 신이나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솔직히 앞에 말한 것들을 시켜봤자 그녀가 순순히 따라줄거란 보장도 없다. 그냥 간단히 놀려먹을 수 있는 가벼운 벌칙을 내리는게 좋을까. 새벽이라 그런가. 마땅히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나중을 위해 소원권을 미뤄도 괜찮을 것 같은데. 뒤 돌아서 모른척 할지도 모르니 이왕이면 지금 바로 사용하고 싶다.
"오늘부터 3일동안 내 시종이 되는건 어때? 다른 사람이면 목줄까지 채우려고 했는데... 내가 우리 채헌양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짓 까진 못하겠더라고. 하... 나도 참 최후의 순간에 정에 이끌린다니까. 너무 착한 것 같은데. 그렇지?"
>>322 야호 치찬주 안녕하세요!!!!!! 어....어..... 제가 축알못이라서 다른 방법은 잘 모르겟네요..... 졸리시면 뭔가 잠을 깰만한 걸 해보시는 거 어떨까요?? 일단 서서 방을 3바퀴정도 뛰어다닌ㄴ다거나....(?????
>>324 엫 그런 사연이 잇었습니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저 사실 태형씨도 동급으로 좋아하고 있어요 흑흑 너무 예뻐.... 엫 운동금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튼튼건강한게 좋기는 한데 너무 날아다니다가 다치면 안되니까... 아 맞아요 지민씨도 아름다우십니다 저 피땀눈물에서 목 돌리는ㄴ부분 보고 헐ㄹ;;;;;;;;;;하고 눈물흘렷음이에요......
확실히 예전에 비해 성격이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 채헌 역시 그 모습이 연기라고 생각하긴 했어도 본인 입으로 직접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런 말을 들을 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해서. 갑자기 태도를 왜 바꾼 건지는 몰라도 최악에 가까운 평판을 끌어올린 건 꽤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애초에 싫어하는 편은 아니기도 했고. 진심으로 싫어했다면 처음부터 말조차 붙이지 않고 무시했을 게 뻔했다.
"도박도 가끔 하면 재밌거든."
하는 족족 결과가 안 좋기는 했지만 가끔 그 손해를 넘길 정도로 성공을 할 때가 있었다. 오늘은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감이 잘 안 왔다. 지기는 했지만 결과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3일 정도야 상관 없긴 한데, 음. 후자는… 내가 좀 객관적이라."
동의를 구하는 말에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흐렸다. 다분히 꾸며낸 태도였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긴 채헌이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어머니는 고소를 당할지언정 어디서 지지는 말라고 했지만 싸우는 것도 아니고, 내기에서 진 정도야 넘길 수 있었다. 목줄까지 갔으면 조금 많이 위험할 뻔하긴 했지만.
그보다 아까 서로에게 착하다라는 말을 쓸 일은 평생 없겠다고 한 거 같은데. 그대로 덧붙일까 입을 열었지만 다시 다물었다. 구태여 덧붙일 필요는 없었다.
"너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잖아? 그래서 솔직하게 말해준 것 뿐이야. 아, 조금 감동하도록 '네게 거짓말을 하고싶진 않으니까.' 같은 멘트를 해줄걸 그랬나?"
하지만 그런 다정한 컨셉은 나와 어울리지 않거든. 재미삼아 저런 말을 입에 담은 것 조차 손발이 오그라들어 견딜 수가 없다. 으- 하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가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피식 웃어버렸다. 도박이 재밌는건 사실이지만 오늘처럼 승률이 제로에 가까운 도박은 피하는게 좋을텐데. 유채헌은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단순한 인간인 것 같다. 보통 사람이라면 터무니 없는 내 벌칙에 경기를 일으키는게 정상일텐데. 의외로 담담한 그녀의 반응에 살짝 진이 빠졌다. 정말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거야? 솔직히 내가 봐도 그건 말이 안 되는데. 내가 다른 누군가와의 내기에서 패배해, 그 사람의 시종이 되는 벌칙에 걸렸다는 상상을 해보자 눈 앞이 캄캄해졌다. 난 죽어도 수행할 수 없다. 애초에 내가 승부를 장담하지 못할 내기에 임할리도 없고.
"오늘의 결과는 꽝이었네. 난 내가 이기는 게임이 아니면 절대 하지 않거든."
그래도 3일동안 나름 재밌을거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거절하지 않은거 아니야? 가볍게 말을 덧붙이며 주머니에서 초콜릿 2개를 꺼낸 뒤 그녀에게 내밀었다.
"내 노예가 된 기념으로 주는 선물이야. 3일동안 많은 선물을 해 줄 생각인데. 기대해도 좋아~"
목줄은 차마 주지 못하겠고. 강아지가 입는 옷이라도 선물해줄까? 쭈욱 기지개를 켜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스윽 훑어보았다.유채헌과는 서로 시비를 걸고, 걸리는 일만 일어날 줄 알았는데. 주인 노릇도 해보고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아? 시종주제에 너무 건방진걸~ 주인이 착하다고 하면, 그냥 '네 알겠습니다.' 라고 해야지. 어디서 시종 주제에 객관적인 의견을 내는 거야? 기가막혀서 말이 안 나오네~"
음 일단 치찬이랑 지애는 같은 현무 기숙사네요. 다만... 지애도 치찬이처럼 관심 외적인 분야에는 아예 관심을 끄는 편이라서, 기숙사가 같다고 해서 무조건 친해지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기숙사에서 마주치더라도 서로 관심이 없으니... 성격이 닮아서 접점이 적다는건 또 무슨 아이러니랍니까;ㅁ; 음 치찬이는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나요? 혹시라도 겹치기라도 하면 이게 아주 확 견적이 나올텐데요! 치찬이도 패밀리어랑 애증(?)관계에 있네요. 이것도 따지고 보면 공통점인데...
멘트가 끝나자마자 채헌의 표정이 왈칵 일그러졌다. 저 쪽 역시 장난으로 담은 말일텐데도 질색을 하고 있었다. 저 멘트를 하고도 아무렇지 않았으면 얼굴을 일그러트리다가도 진심으로 사기노미야를 향해 감탄을 할 뻔 했다.
사기노미야가 초콜릿을 내밀자 채헌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손바닥을 펴 초콜릿을 받았다. 받은 초콜릿은 일단 가디건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향수처럼 잊어버리면 안 되니 방에 들어가면 곧바로 책상 위에 올려둘 생각이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아 휴게실로 나온 나비효과 치고는 생각보다 일이 컸다. 예상하지 못한 벌칙이기는 했지만 크게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니었다. 차라리 3일 동안 나오는 과제를 대신 하라고 했으면 시간에서 손해를 보니 지금보다는 채헌의 반응이 컸을 수도 있다.
"아, 네. 제가 또 시종은 처음이라. 그런데 시종이 주관적인 의견을 내면 주인 모독죄로 잡혀가지 않아요?"
처음에도 존대를 썼으니 존대는 거리낄 것이 없었다. 건조한 어투에 공손하지 않은 존대까지. 언뜻 들으면 채헌이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할 때의 태도와 똑같았다. 잠시 멍 때리던 채헌이 아, 하고 덧붙였다. 제가 지금 좀 졸려서요. 올라가고 싶은데.
- 저 고해할 거 잇어요 사기노미야 자꾸 사가노미야로 쳐서 수정합니다...... 사가노미야 너무 입에 착붙어요......
>>365 그거 좋네요! 멍비가 구스를 자주 괴롭히다가도 또 가끔씩은 구스가 꾀를 써서(?) 역공할때도 있다거나요ㅋㅋㅋ 지애는 자기 패밀리어에 틱틱거리면서도 주인으로서 할 건 다 하는 편이기 때문에, 당연히 구해주려 할 겁니다. 음... 이게 처음 만난 한번만 그렇게 만난 거면 이후론 서로 사이 좋게 내 패밀리어가 더 구리거든? 아니 내 패밀리어가 더 구리거든? 하고 사이 좋게 놀 수 있을 것 같네요ㅋㅋㅋㅋㅋ 하지만 문비가 구스를 노리는게 지속적인 현상이면 지애도 그냥 웃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만 이걸로 원플까지 간다는 건 당연히 말도 안되는 얘기고;;; 굳이 따지자면 치찬이에게는 '야 너 족제비 좀 제대로 간수하고 다녀' 이정도의 감정이겠지만, 계속 구스가 당하기만 하는 것도 속상하니 <clr black red>족제비에게</red> 원플이 꽂힐지도 모릅니다...
근데 처음을 제외하곤 항상 반말을 써왔던 유채헌이 갑자기 존댓말을 시작하니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냥 다시끔 반말을 쓰도록 정정해야하나. 근데 뭔가... 뭔가.. 그녀가 존대를 시작하니 말투가 더 건방지게 느껴진다. 노예가 되어버린 주제에 반응이 크지도 않고,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난 것 처럼 보이지도 않고. 벌칙 선정에 실패한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뭘 어쩌겟는가. 번복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조금 더 신중하지 못했던 내 자신을 원망하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반말쓰는게 좋을 것 같아. 넌 어째 존대를 하면 더 건반져보이지? 그것도 정말 재능이다, 재능이야..~"
비꼬는 투로 방금 전 했던 말을 정정하곤 졸립다는 그녀의 말에 두어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슬슬 잠을 청할 때가 된 것 같다.
"더 잡아두고 싶지만 특별히 보내줄게. 내일부터 기대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전 사기노미야를 자꾸 사기노미아로 쳐서;;;;; 하.. 채헌주 너무너무너무너무 수고하셨어요ㅠㅠㅠㅠㅠ 진짜 넘 재밌었숩니다!
치찬주 선관 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졸려서인지 진짜 아이디어 1도 안떠올라서 애먹었는데 치찬주가 똿! 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주셔서 고마웠어요ㅋㅋㅋ 어서빨리 구스랑 멍비가 톰과제리 찍는것도 보고싶고 치찬이랑 지애가 자기 펫이 구리다고 툴툴대는 것도 보고싶네요!
복도에서 만났던 이들과 헤어지고, 비나를 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당장 달려간 청룡 기숙사의 학생 중 하나가 인파에 흽쓸려 혼란스러워 하고 있던 비나를 데려와 맡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사이카는 그에게 연신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하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기절하듯 쓰러졌다. 비나가 그 위에 따라 올라와 제 목덜미에 머리를 비볐다. 애처롭게 우는 모습을 보아하니 떨어진 시간동안 꽤 불안했었나 보다. 누운 채 비나를 안아들어 제 몸 위에 눕혔다. 덥수룩한 털뭉치가 손에 잡히자 그제서야 마음이 조금 안정되는 듯했다.
하루동안 지나치게 일이 많았다. 흑마의 탈출, 그리고..... 저주. 기숙사를 지나오며 들은 바에 따르면 기숙사 건물 역시 마구 흔들려 안전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혹시나 인파에 휩쓸려 다치지는 않았을까 그의 안위가 걱정되어 오는 길에 보건실에 들러 확인해보니, 흑마와 직접 부딪힌 현호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부상자도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것만은 다행이었다. 직접 그를 만나 안전을 확인해보고 싶어도 다른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으니. 한창 바쁠 시기에 이런 일이 터져 학업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아!"
멍하니 천장을 보며 누워만 있던 사이카가 불현듯 몸을 벌떡 일으켰다. 배 위에 누워있던 비나는 화들짝 놀라 옆으로 굴러 침대에 안착했고, 곧 삑삑거리는 소리를 내며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미안, 미안해, 비나. 갑자기 중요한 생각이 나서 그랬어. 다시 품안에 비나를 안아들고, 사이카는 의자로 가 책상을 뒤적거렸다. 종이, 펜, 그리고 또..... 평소에 좀처럼 정리를 하지 않은 탓인지 책상 위는 지저분했다. 필요한 물건들을 찾고는 잡다한 것들을 옆으로 대충 밀어버린 채, 사이카는 의자에 앉아 즉석으로 무언가를 써내려갔다. 누군가에게 전하는 편지었다.
[안녕, 오랜만이야. 며칠만이지? 이제 한 2주일은 됐나? 요즘 바쁜 거 알고 있어서 그동안 편지를 못 보냈었어. 미안해. 내가 다른 잡다한 소리를 많이 하고 싶었는데 너도 한동안 긴 글을 읽을 만한 상태는 아닐 것 같아서 짧게 말할게.
괜찮아?? 교수님들 말 듣고 바로 기숙사로 올라갔지? 어디 다친 데는 없고? 기숙사 가는 길에 어디 부딪쳐서 넘어지거나, 이상한 게 날아와서 맞지는 않았지? 이상한 놈한테 시비 걸려서 힘들지는 않고? 방이 좁지는 않고, 밥은 잘 먹고 있지? 요즘 아픈 곳이 덧나지는 않았어? 무리하고 있는 거 아니지?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나쁜 일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나한테 말해줘. 너는 늘.... 그러니까, 되도록이면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이 부분은 덧칠되어 지워져 있다). 침묵했던 시간이 길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이제 더이상 숨기지는 말아줘. ...미안해.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건 알고 있어. 그래도 미안해. 네가 다치는 게 싫어. 너는 내 가족이잖아.
....아. 너무 아무렇게나 말해버렸네. 교수님들도 자주 그러시던데, 내 글은 가독성이 좀 떨어진다고 하더라.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나도 괜찮아. 기숙사가 좀 흔들리긴 했는데 더 별다른 일은 없더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잘 모르겠네. 더 큰 일이 생기지만 않았으면 좋겠어. 아,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나 잘 지내니까 너도 마음 편히 지내고!
.....네가 무사했으면 좋겠어. 언제나 행복하기를 바랄게. 잘 지내, 헤이타.날씨가 추우니까 꼭, 옷 따뜻하게 입고.
P.S. 완전 착한 사이카 님이 보내는 편지야!!! 이거 읽은 다음에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아져야 해!!!!! (๑و•̀Δ•́)و]
"....좋아, 완벽해!"
마지막 이모티콘까지 완벽히 그려놓고 나서는 펜을 탕 소리가 나도록 세게 내려놓았다. 봉투 위에 수신인에 대해 꼼꼼하게 쓴 뒤 빠진 사항이 없는지 펀지를 앞뒤로 뒤집으며 확인까지 모두 마쳤다. 몇몇 부분에서 거짓말이 섞여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를 걱정하게 해선 안 되니. 할 일을 마친 사이카의 표정은, 이 순간만큼은 마냥 밝기만 했다.
쾅!
곧 자정이 가까워진다. 서둘러야했다. 기숙사의 문을 부딪치다시피 거세게 열고는 혼신의 힘을 다해 밖으로 달려나갔다. 평소 사이카의 체력과 행실을 떠올려보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몸놀림이었다. 목표는 당연히 학교 소유의 공용 부엉이였다. 부엉이가 없는 사이카에게는 공용 부엉이가 필요했다. 아, 진짜. 하필이면 자정 가까운 시간일 게 뭐야. 내가 헤이타한테 편지를 보내겠다는 교칙 따위가 왜 방해하는 건지. 그러나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없었다. 달리는 발걸음이 빠르기만 했다.
누구셨더라...? 음 여튼 이 링크 타고 가시면 여기서 쓸 수 있는 색들이랑 이름들 나와요. https://s14.postimg.org/sq0nl5dld/1514690981_2.png https://s14.postimg.org/w9mlawb5d/1514690949.png
>>404 엇 사이카주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저거 저도 잘 쓰고 있어요. 그리고 저 독백.... 자러 가야 하는데 저런 걸 던져주시면 어쩌란 말입니까 잠을 잘 수 없잖아요...! 헤이타라니... 사이카 가족이거나 최소한 가까운 친구인것 같은데 말이죠. 기숙사 얘기를 하는 것 보면 동화학원 학생인 것 같은데 왜 편지 보내는 게 교칙으로 금지되어있는지 이해가 안되고... 하 머리가 복잡하네요 그럼 이젠 진짜로! 레알로! 참트루로! 자러 갑니다. 모두들 잘자요!
아침부터 학원이 분주합니다. 이 도 교장 선생님이 마법부에 무언가 언질을 해두신 건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마법사들만 사는 도시, [여명]으로 일주일 간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명은 학원에서 걸어갈 수 있는 장소입니다. 지금 여명은 눈이 소복히 쌓여있어, 절경이라고 합니다.
산이 마치 병풍처럼 둘러져 있으며, 즐비한 갖가지 상점은 학생들과 마법사들로 빼곡합니다.
하나리 온천- 따뜻한 온천과 갖가지 탕이 큰 특징인 대형 온천입니다. 산 입구에 있는 노천온천이라, 온천욕을 즐기며 눈 덮인 산을 볼 수 있습니다.
넥타르 과자상점 - 과일 통조림, 온갖 맛이 나는 젤리, 피징위즈비 등등을 파는 가게입니다. 학생들이 언제나 북적이고 있으며, 가끔 교수님들도 보입니다. 가게 주인은 오래된 고목의 정령입니다.
귀곡산장 - 귀곡성이 울리는 산장입니다. 매우 낡은 폐가로,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귀곡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유령들도 가까이 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갖가지 음식점과 술집 등이 즐비한 곳입니다. 모든 상점 주인들과 손님들은 마법사이며, 머글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 1주일간 여명에서 일상을 돌리실 수 있습니다!!!! !!!! 궁금한 점은 언제라도 물어봐주세요:) !!!!!!
여명. 기발한 것과 갖가지 상점으로 즐비한 마법사들의 도시. 작년에도 왔던 곳이지만 올해는 느낌이 새롭다. 조금 일찍 온건지 아닌지 기억이 가물하나 아마도 꽤나 오랫동안 머물수 있게 되어서가 아닐까 싶다. 이전에는 조금 짧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무려 일주일이다. 교장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사건 이후라 마냥 기뻐할 수는 없지만… 천천히, 눈이 소복이 쌓인 거리를 걸었다. 밟을때마다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나는게 꽤 눈이 많이 쌓인 듯하다. 이런 날씨에 온천에 가면 참 절경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걷던 와중에 너를 보았다.
영이 일단 따뜻한 찻집이나 카페같은 데 가거나 할것같은데 주변에 새 있음 거기루 갈거같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온천은 여명갈때 한번쯤은 갈거같아요 춥기도 하고 앗차차 카메라는 꼭꼭 챙겨갑니다! 새들 찍어야하니까요^♡7777 신이,.,.신이는 혼자 갈때 주로 데려올거같네요,.,.어차피 절친 아니면 어쩌다만나는거 아님 같이 안갈것같진하지만요ㅇ___ㅇ!!
+ 귀곡산장 가도 그닥 무서워하진 않습니다! 완전 무덤덤할거에요ㅇ___ㅇ!! 전번에 살인저주때가 완전 예외급상황이었어요ㅎ,.,.한번 더 나오면 ㄹㅇ 멘탈 제대로 깨질듯ㅎㅎㅎㅎㅎㅎ
>>533 않이 지애가 아니라 지애주가 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격뿜)하긴 지애는 아직 술 안마셨겠죠,.,.,.,.넵 맞습니다 새 모여있는곳엔 항상 영이도 있습니다! 새 진짜 짱 좋아해요 영이ㅎ___ㅎ
>>531 영이 굉장히 조용하게 잘 마실것 같은 스타일이라 묵묵히 마시기만 했는데 옆에 소주병 잔뜩 있을거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막걸리나 맥주도 잘 먹을거같지만요 술은,.,.술은 영이아버지께 배웠습니다,.,..,나중에 몰래 술집가서 술배틀ㄱ하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꿀잼일거같네요 여러모로
>>536 않이스레주,,.,.건강 맨날하셔야죠 제발 건강을 챙겨주세요ㅠ___ㅠ않이무슨소립니까 레주께서 감기시라니ㅠㅠㅠㅠㅠ
>>543 않이;;;;;;;;;;;;;;;;;; 어케 코트도 저렇게 이쁜거 입어;;;;;;;;;;; 하 미치겠네 ;;;;; 막 얘 처음엔 노예한테는 노예다운 선물을 줘야한다면서 애완동물이 입는 옷같은거 구입한다음 앞으로 입어달라고 놀려주다가 나중엔 제대로 된거 하나 선물해줄거 같아요! 채헌이 모 조아하나요!
사실 처음 설정에서는 세연이 아버지가 당주님이고 어머님은 어디서 시집 왔고 어머니 집안이 아주 상큼발랄한 데라 그 영향으로 상큼발랄 밝다고 할 생각이었는데. 완전 뒤집혔군요..아버님이 데릴사위+아버님네 집이 상큼발랄하지 않음+어.. 유일하게 조금 비슷한 거라면 세연쟝이 보는 세상..?
세연주: 하핫. 원래 초안이랑 많이 달라지거나 많이 달라지지 않거나.. 다들 다른 게 아니겠나요!
영이는 코트 길게 입거나 안에 여러개 겹쳐입거나 할 것 같은데 이렇게 여명같은데 갈땐 종종 바지 입을 때도 있을거같네요ㅇ__ㅇ 1 : http://cdn6.bigcommerce.com/s-ut7esxk/images/stencil/500x659/products/2014/34547/CT00269_17__38824.1478765379.jpg?c=2 2 : https://i.pinimg.com/736x/51/57/eb/5157eb51eb481d7349fbf9f0f6009eab--suit-jackets-coats--jackets.jpg 2번 위에 두루마기 가볍게 걸치기도 할거같구요! 후 스타일 꽤 고생했어요
>>562 유채헌 무알콜 술은 맛있는 게 아닌 이상 용서하지 못한다파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술집에서 무알콜 막걸리 판다했는데 엄청 질색할거 같아요 안그래도 맛없는거 도수없으면 뭔 소용이냐고ㅎㅋ...... 이렇게된거 그냥 한병씩 다 시키고 마시죠 ~다음 날 돌아오는 백호/현무 기숙사 감점~
>>559 그건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ㅋㅋㅋㅋ (지애: 여자가 담갔든 남자가 담갔든 뭔 상관이야, 중요한 건 내가 안 담가도 된다는거지. 지애주: ...너네집 어짜피 사먹잖아. 지애: 내가 안 사도 된다는거지. 지애주: )
>>554 어 채헌이 악세사리 취향은 어떻게 되나요?
>>562 영이ㅋㅋㅋ 너무 당당하잖아요 하 진짜 술 좋아하나보구나ㅋㅋㅋ 음 만약에 지애가 술 먹을 줄 안다면 맥주랑 소주 위주로 마실 것 같네요... 지애는 술 마시는 걸 말릴 사람도 없지만 가르쳐줄 사람도 없을 것 같아서 만약에 마신다면 독학했을겁니다. 문제는... 얘가 이완제(알코올)보다는 각성제(카페인)파라 혼자서 독학해볼정도로 그걸 마셔보고 싶어할 것 같진 않아요. 하 근데 영이 코트 너무 간지 쩔잖아요... 음 두루마기는 윗쪽에 더 어울릴 것 같고아랫쪽은 좀 더 현대적인 것 같아요!
>>576 ㅋㅋㅋ 아녜요 지애는 아마 아직 술 안했을겁니다ㅋㅋㅋ 마셔보면 좋아할것 같기도 한데, 아마 술을 마시면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시도를 안해봤을듯. 대신 에너지 음료는 사랑합니다. 하 현호 혼자있을걸 생각하면 안쓰러워서 끌고다녀야 하는데 문제는 지애가 이번기간동안에 귀곡산장에 안갈 것 같아요...
>>568 도수 없으면 무소용 ㅇㅈ합니다 진짜 진심으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병씩 다 사마시기 꿀잼각인데요 이거? 아물론 그다음에 감점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당연히 있겠지만 꿀잼예약합니다
그보다 다들 술에......이거 완전 단체 다이스 술게임 각 아닙니까이거??????????단문돌리기 각인데요?????????(교수님:너감점ㅡㅡ;;;
>>573 당당하기보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실 기회가 얼마 없으니까요,.,.,.집에서는 정신차리고 있어야해서 잘 못마시고^__^;;;;여명에 나오면 혼자 조용히 술집에서 사복입고 사케까고있을 모습이 선합니다;;;; 지애는,.,.카페인파..,.언제 카페한번 같이 가야겠네요(메모) 사실 두루마기는 현대적인 코트에 입히고싶었던게 https://pbs.twimg.com/media/DHeXnJZUIAQmeJR.jpg 골든체인지 그분께 발려버려서;;;;영이에게도 이렇게 입히면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여명에서 이렇게 입고다닐땐 바지입겠죠ㅎㅎ.. >>576 캬 팝콘각이 섭니다 서~~~!!!!!@@@@@@@@@@@@@(팝콘냠냠) 헛 것보다 >>580 현호 말술이냐구요;;;;;마시면 진짜 완전 쎌거같네;;;; >>578 헋 세연이도;;;;;;;;말술 실화입니까;;;;;;;;;;우리스레 애들 다들 왤케이리 잘마셔요...???????오졌고;;;;
>>595 왕게임 진짜 단체로 모여서(물론 단문으로) 술깔고 하면 꿀잼일거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언제 이걸로 미니이벤하면 재밌을거같아요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94 그쵸 이분보고 제가 영이 코트위에 두루마기 걸치게할 생각을 했습니다,..,.,.진짜 최고되심,.,.,.수트핏 오졌고,.,. >>592 네 학생 맞습니다ㅎ...ㅎ.ㅎㅎ....
살갑게 인사하며 다가가던 와중에 너 역시 온천에 가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너도 가고 싶었구나. 그러고보니 담이와 같이 온천 가는 건 처음이었던가, 아마 처음이리라 기억한다. 목욕용품이야 그 쪽에 가서 사면 될테고, 딱히 여명에 오는 길에 잔뜩 준비해오진 않았기 때문에 가서 사는게 나으리라 여겼다.
"그래, 가자. "
고개를 끄덕이며 네 머리에 살짝 손을 얹어 쓰다듬으려했다. 자, 그래서 온천은 어느 쪽 방향이었던가. 코트 깃을 여미며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래도 에스코트는 내가 하는 게 나을테니까, 사람이 많으니 조심히 따라와줬음 좋을텐데, 잃어버리진 않겠지 설마.
//뻘하게 쓰는 오늘 영이 스타일은 이거입니다 http://cdn6.bigcommerce.com/s-ut7esxk/images/stencil/500x659/products/2014/34547/CT00269_17__38824.1478765379.jpg?c=2 아까도 올린 것 같지만ㅇ__ㅇ
>>628 다만 말하는 것 중에서 너무 많이 위험한 것도 되게 섞여 있었으면 오블리비아테 혹은 뽑아내서 펜시브행..일지도요.. 란 생각이 갑자기 들어버렸네요..
그게 아니라면 그냥저냥 있을 수 있는 이야기만 꺼냈고(이미 마법약 등으로 제한은 걸려있었다 치면) 그나마 조금은 괜찮아질 수 있게 되었다.. 정도려나요? 불안정함이 약간 안정되었다. 란 느낌.. 그래도 섬 디버프+분파원들의 너무나도 깍듯함은 소담이의 힐링력만으론 무리였다.. 일지도요?
>>646 굉장히 깍듯이 대하는 건 조금 이상해 보이긴 하겠지만, 본가 아가씨라면 아마 납득할 순 있을 것 같아요. 아마 헤어질 때 조금 망설이면서도 큼지막한 샴페인 색 보석이 박혀 있는 머리핀? 브로치? 하나를 주지 않았으려나요? 학원에서는.. 어차피 같은 현무 기숙사니까 아마 기숙사에서 세연이가 입학하고 나서 만나지 않았을까요? 음음..
그러고보니 하나리 온천, 여관이 붙어있었던가. 자주 오지 않아 기억이 가물가물하나 붙어있다면 우선 방을 잡는 게 좋을 것 같다. 목욕도구는 온천에 들어가서 사도 늦지 않으니. 많이 추운 날씨라 일단 들어가자마자 탕에 들어가려 할지도 모르나 잡는게 우선이니까. 큰 방 잡는게 어떠냐는 네 말에 뜸을 들이다 차분히 고개를 두번 끄덕였다.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
편히 쓰고싶다면 넓은 방으로 잡는 게 좋겠지, 그러면서도 경치가 좋은 방이 좋겠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온천이 코앞이었다. 조용히 네 오른손에 왼손을 포개려 했다. 이건, 그러니까, 손이 차가워서 그런 거다.
"들어갈까 그럼. "
방은 직원님께 어떻게 여쭤볼게. 나직히 덧붙이곤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 마법사의 온천이라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산 입구에 위치해 밤에는 조금 추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따뜻하게 입어둬야겠다, 어차피 탕 안은 따뜻하겠다만.
//코트 안에는 아마 https://images-na.ssl-images-amazon.com/images/I/519DOHt2LjL._UY445_.jpg 이거일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사복도 롱스커트 많이 입으니까......아물론 바지 입을때는 바지 입습니다만(씁) 헉 것보다 소담이 개나리색 털모자라니 완전 귀엽잖아요8ㅁ8!!!!!!!!!!!담이 패션 최고다ㅠ♡!!!!!!!!!
>>66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저 아까 영이 코트 보고 숨 못쉬었다 정말.... 영이 넘 개쩔고... >>665 사실 유채헌 설정 자체가 막..... 어려보이고 귀엽고.... 그런 얼굴은 아니잖아요...... 약간 혼자가면 민증 검사하는데 어른들이랑 같이가면 아리까리해도 넘어가는... 그런..
영이가 직원분이랑 얘기하는동안 나는 손을 풀고 옆의 매점으로 가. 좀 더 잡고싶지만 온천 안에서 더 잡으면 되니까, 히힛. 으응, 어디보자... 샴푸 작은거 하나랑 바디워시 작은거도 하나, 그리고... 커다란 수건 2장이랑 그냥 수건 4장, 그리고 또 뭘 사가야 하지... 앗, 영이가 부른다.
"영아 왜애~?"
방 있다고 하셔? 큰 방?
//늦어서 죄성합니다아 ;ㅁ; 잠시 전화가 길어져서... 와 상상하니 넘모 멋진것 +ㅁ+ 영아 세상멋짐 다 네거야 네거!
영이가 직원분이랑 얘기하는동안 나는 손을 풀고 옆의 매점으로 가. 좀 더 잡고싶지만 온천 안에서 더 잡으면 되니까, 히힛. 으응, 어디보자... 샴푸 작은거 하나랑 바디워시 작은거도 하나, 그리고... 커다란 수건 2장이랑 그냥 수건 4장, 그리고 또 뭘 사가야 하지... 앗, 영이가 부른다.
"영아 왜애~?"
방 있다고 하셔? 큰 방?
//늦어서 죄성합니다아 ;ㅁ; 잠시 전화가 길어져서... 와 상상하니 넘모 멋진것 +ㅁ+ 영아 세상멋짐 다 네거야 네거!
직원님께 여쭤보니 빈 방이 얼마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긴 전 학년이 일주일동안 여행오게 되었으니 사람이 보통 북적이는 게 아니리라 짐작은 했다만 이 정도일 줄이야. 2층에 큰 방이 남아있다는 말을 듣고 냉큼 그 방으로 결정했다. 담이가 큰 방을 원했으니까, 그래도 어찌저찌 큰 방이 남아있어 다행이었다. 네가 실망하는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 키를 받은 뒤 매점으로 가 조용히 너를 불렀다. 담아, 잠깐만.
"있대. 2층에. 사람 많아서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
방이 있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네게 키를 보였다. 일단 방은 한 시름 놨고, 다음은 세면용품인가. 클렌징폼이야 아무거나 써도 상관없으니 작은 여행용품세트와 여분의 수건 몇장을 사기로 했다. 대부분 온천에 비치되었을테니 큰 수건은 만일을 대비해 딱 하나만. 과자같은건 씻은 뒤에 사도 늦지 않겠지. 한아름 봉투에 담아들곤 네게 손을 내밀었다. 산 거 이리 줘, 내가 들고 올라갈게.
//>>685 괜찮습니다ㅇ__ㅇ!!! 저도 이제야 집에 와가지구 쫌 곰손되버렸거든요ㅠ____ㅠ... 후 그보다 소담이가 너무 귀엽네요 저 잠만 심쿵하고오겠습니다;;
무슨 바람이 분 건지 오늘부터 1주일간 여명으로 자유롭게 놀러가도 된다는 공지가 떨어졌다. 얼마전 이런 저런 사건이 일어난 탓에 학원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는데. 학생들의 기분이라도 풀어주려는 것일까. 갓 입학한 신입생들은 여명으로의 여행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썩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평소 여명에 자주 들리는 편도 아니었으며 여명에서 별 다른 재미조차 찾지 못했다. 가끔 간식이 떨어졌을때 넥타르 과자상점에 들러 간식을 보충하러 가는 정도? 그래서 이번에도 여명에 가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요즘따라 너무나 따분하게 느껴지는 학교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간만에 들려보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혼자 여명에서 시간을 보내는건 무척 심심한 일이다. 내 심심함을 덜어내기 위하여 유채헌과 기숙사 휴게실에서 만나 함께 여명에 가자고 미리 약속을 잡아놓았다. 교복을 입고 가도 상관은 없었지만 간만에 사복을 입고 외출하고 싶었기에 새로운 마음으로 옷장을 열어보았다. 평소 사복을 입을때면 항상 남성용 기모노를 고수해왔다. 다만 오늘은 기분전환을 하고싶어 평범한 사복을 택하기로 결정. 잘 다려진 검은색 와이셔츠에 검은 슬렉스를 맞춰 입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버건디색 오버코트를 셔츠 위에 걸쳤다.
"미미쨩 제발 좀 닥쳐줘."
뭐가 불만인지 내 패밀리어인 뱁새 미미쨩이 하염없이 지저귄다. 배고플까봐 모이도 제대로 줬는데. 왜 저러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랜만에 바깥 바람이라도 쐐게 해주고 싶어 미미쨩도 함께 데려갈 생각을 하고있었지만 내 심기를 건드린 대가로 하루종일 새장 안에 넣어두기로 했다. 새장에 갇힌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더욱 시끄럽게 지저귀는 소리를 뒤로하고 방을 빠져나왔다.
"아씨오, 노예."
노예면 노예답게 미리 나와서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게 정상아닌가? 마음에 드는게 하나도 없다. 코트 안주머니 넣어둔 지팡이를 꺼내어 재미삼아 아씨오 마법을 외쳐보았지만 역시 통하지 않는다.
"아씨오, 유채헌."
가능할리가 없지. 제발 사람한테도 통하게 누군가 아씨오 마법을 상향시켜줬으면 좋겠다. 작게 한숨을 내쉬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다리를 꼬았다. 유채헌이 나타나면 날 기다리게 만든 벌로 엄청 괴롭혀줄 생각이다.
이거 그거 같은데. 정치인들의 비리를 막기 위해 유명 아이돌의 열애설을 터트리는. 1학년이었다면 여명에 가도 된다는 소식에 흥미를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4학년이 된 지금까지 기뻐할 정도로 유채헌이 여명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출입이 금지된 학년이라면 몰라도 유채헌은 이미 작년부터 출입이 허가된 상태였다. 그래서 일주일동안 기숙사도 조용할 테니 방에 틀어박혀 있을 생각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약속이 잡혀서. 준비를 끝내고 옷장에서 손에 잡히는대로 코트를 고르니 가을에나 입을 법한 얇은 코트였다. 여명에 눈이 쌓였다고 했나. 그렇다고 해도 유채헌의 옷장에는 패딩이 존재하지 않았으니 그 중에서 보온을 보장할 만한 옷이 없었다. 유채헌은 결국 처음 잡은 코트를 입었다. 추우면 마법이라도 사용할 심상이었다.
침대 가운데를 차지하고 누운 나나를 보고 헛웃음을 지은 채헌이 나나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었다. 그러자 나나가 채헌의 손에 머리를 비볐다. 하여간 이름을 지을 때 나나가 아니라 상전으로 지었어야 했다. 평소에 채헌이 나갈 때는 별 관심도 없었으면서 여명을 갈 때가 되니 애교를 부렸다. 간식이나 사오라는 뜻이었다. 사실 어떻게 부르든 원할 때만 대답을 하니 이름에는 의미가 없었다.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나나와 놀아주는 것을 그만 둔 채헌이 책상 위에 둔 향수를 들어 손목에 두어번 뿌렸다. 신발까지 마저 갈아 신은 채헌이 방을 나서 느긋한 발걸음으로 휴게실로 향했다. 휴게실에 가니 사기노미야는 벌써 내려온 듯 아예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소파를 향해 걸어가 사기노미야의 앞에 섰다.
"노예 왔다."
아, 시종이었나. 허리를 살짝 숙여 내려다보니 앞머리가 계속 볼을 찔렀다. 귀찮아서 머리를 묶는 대신 대강 손질만 하고 왔는데 영 거슬렸다.
세연주: 주당 900갈레온... 2주만 모아도 트리위저드 상금보다 거의 2배로군.. 게다가 세연은 오늘 여명에 처음 가고.. 음. 이것이 막대한 자금력..? 세연: 그정도로 써도 바닷물에서 한 컵 뜬 정도도 안 되는걸요. 하기야. 그것도 있는데다가. 사라진 분파들의(만들어진 시기나 그들 자신이 하고 있던 사업들을 생각하면..) 막대한 재산을 환수한 것도 있으니..정말 현무에 전원 파이어볼트+옵션 빵빵하게 넣어주는 것도 고려해봐도 좋을지도요.. 세연주: 근데 그거 들고 다니는 것도 고역이지 않아..? 세연: 잔돈을 안 받으면 되는걸요. 세연주: 잔돈이라도 주세요.
짜증나. 작게 중얼거리며 꼬았던 다리를 풀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유채헌을 마주본채 똑바로서 노예로써 태도가 잘못되어 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 역시 평소엔 약속시간을 제대로 맞추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3일 노예가 생긴 기념으로 특별히 시간을 맞춰줬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 줄은 추호도 몰랐다. 지각한 벌을 줄까 했지만, 휴게실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았기에 심드렁히 하품을 하며 느릿하게 걸음을 옮겼다. 시간은 충분하고 여명에 도착한 이후 벌을 내려도 늦지 않다.
"가서 뭘 할 생각이야? 노예면 노예답게 미리 일정표 정도는 짜왔겠지?"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 의미없는 발걸음을 옮기는건 사양이다. 안 그래도 요즘 날이 추워졌는데. 추운날 야외에서 오랜 시간을 걸어다니는건 딱 질색. 그래도 감기에 걸리는건 나쁘지 않다. 더 아픈척 하며 병동에서 시간을 떼울 수 있었으니까. 일단 넥타르 과자상점에 들러 간식거리를 구입한 뒤, 나머지 일정은 전반적으로 그녀에게 맞길 생각이다. 휴게실 문앞에서 슬쩍 고개를 돌려 유채헌을 쳐다보았다.
"넌 맨날 똑같은 향수만 뿌려? 향이 늘 같은데."
익숙한 잔향에 갑자기 궁금증이 들어 질문해보았다. 유채헌과 함께 있을때면 항상 같은 향기가 멤도는 걸로 봐선, 사용하는 제품이 고정돼 있는게 확실하다.
원래대로라면 양 손에 빼곡히 안아들고 올 생각이었지만 둘 다 봉투에 담아왔기도 했고, 무엇보다 네가 오른손을 잡았으니 됐다. 담이 손 따뜻하네, 오른손에 눈길을 주며 작게 속삭인 뒤 키를 네게 건넸다. 213호, 213호.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곳이 아니기에 조금 더 걸어야 했다. 키는 네 손에 들려있었기에 문을 여는 건 네게 맡겼다.
"여기구나. "
문을 열고 처음 들어간 건 나였고, 문을 닫는 것 역시 나였다. 네가 들어간 걸 본 뒤에야 방문을 잠궜다. 대실한 방의 내부는 꽤 만족스러웠다. 창 밖이 워낙 절경이기도 했고, 방이 넓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놀란 부분은 침대 사이즈. 사람 2명은 무슨 3명도 더 누울수 있을법한 크기다. 2명만 누워도 충분한데 너무 큰 방을 고른 게 아닐까, 어쩐지 빌릴때 돈이 꽤 나오더라. 이정도까지는 필요없다 싶었으나 네 미소를 보고 그런 생각은 관두기로 했다. 네가 좋아하니 그걸로 됐다. 슬며시 입꼬리를 올린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잘 고른 것 같지, "
나도 좋은 거 같아. 나직이 덧붙이곤 탁자에 목욕용품들을 내려놓고 코트를 옷걸이에 걸었다. 코트 이리줘 내가 걸게. 빨리 짐을 두고 온천에 내려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에 너무 시간을 뺏겨봤자 좋지 않다, 그건 담근 뒤에 생각해도 늦지 않아.
어제 NO의견 NO인권을 외치던 게 누구였더라. 대답을 내놓고 머릿속으로 여명에 있는 가게들을 떠올려냈다. 넥타르, 귀곡산장, 술집, 술집, 술집… 찻집? 아무래도 학생들이 많다보니 검사가 빡셀 것 같아 여명에 있는 술집은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상태였다. 일단 한 번 가면 기숙사 점수와 채헌의 평판이 깎여나갈 건 확실했다. 둘 다 채헌이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들이었다. 아, 귀곡산장. 채헌도 소문으로만 듣고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유명한 장소였다.
"귀곡산장 갈래? 선택지상 술집도 있긴 있는데."
동화학원에 들어오기 전에는 괴담을 꽤 읽었는데, 들어 온 이후에는 귀신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한창 이상한 음료가 유행할 때 채헌은 유령에게 용돈을 받기까지 했다. 그래도 귀곡산장은 유령들조차 가기를 꺼려하는 정도라니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술집은… 솔직히 반쯤 농담이었고.
"어, 계속 같은 거 써."
충동적으로 백화점에 갔을 때 산 향수 치고 마음에 들어 오래 쓰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향이 진하게 남아 향수 냄새로 채헌이 휴게실에 있었을 것이라며 추측을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사실 향수 설명만 들으면 클래식한 것을 추구하는 남성을 위한 향수였다. 그걸 읽은 채헌은 향수에 성별을 따지는 멍청한 놈들이라며 무시하고 샀다.
그럼 영이가 옷 정리하는 동안 나는 씻을거리를 챙겨야지. 마침 방에 온천갈때 담아가라고 나무 바구니를 걸어놨네! 영이가 사온거랑 내거랑 해서 두개만 가져가면 되겠다! 어디보자아...맨밑에 이걸 놓고, 클렌징폼이랑 세신도구를 위에 놓고, 수건으로 덮으면... 완벽해! 내것도 이렇게 해서 챙겨가자!
"준비 끝났어!"
이제 나도 옷좀 갈아입어야지, 코트는 아까 벗어서 영이 줬고, 겹옷이랑 양말 벗고... 짜잔, 하얀 원피스! 온천에서 준 유카타는 온천 끝나면 입고나와야지!
안 그래? 되물어보며 피식, 바람빠지는듯한 웃음을 내뱉었다. 그런데 저리 대답하는 것을 보면 유채헌도 무계획 상태라는 걸까. 사실 여명에 들릴 때마다 술집에도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원하는 술을 마시지 못할게 뻔했기에 그만두곤 했었다. 나의 행동 덕분에 혹여나 기숙사 점수가 깎이더라도 그런건 내 알 바 아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술집에나 들리자고 해볼까, 말을 꺼내려는 순간 그녀가 해오는 제안에 언듯 대답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귀곡산장, 솔직히 한 번 쯤 가보고 싶었던 장소이긴 하다. 유령도 피할 정도로 무서운 장소라는 소문이 돌았으니까. 하지만 궁금증보단 공포감이 앞섰다. 난 무서운건 딱 질색이다. 특히 유령이나 귀신처럼 갑자기 튀어나와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것들은 정말 마주치고 싶지도 않다. 어쩌면 좋지. 그건 그렇고 유채헌의 입에서 먼저 술집 이야기가 나오다니. 역시나 유채헌은 그리 생각을 깊게 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
"좋아. 그럼 넥타르와 귀곡산장부터 갔다가 돌아오기 전에 술집에 들리는건 어때? 싫다고 하더라도 노예에게 거부권은 없어."
긴 갈등 끝에 그녀의 제안을 승낙해버렸다. 솔직히 귀곡산장에 가기 무섭다는 말은 꺼내기 쪽팔린다. 만약 내가 무서운 것에 약하다는 소문이 교내에 퍼지기라도 한다면 정말 큰일이다. 하지만 뭔가 튀어나온다면 당연히 유채헌을 홀로 버려둔채 도망칠 것이다. 그녀의 성격상 내가 귀곡산장이 무서워 도망쳤다는 소문같은건 내지 않을테니까. 아, 그걸 빌미로 날 노예로 삼으면 어떡하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잡생각들을 애써 치워버리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휴게실 문을 활짝 열었다.
"같은 것만 쓰면 안 질려?"
난 질릴 것 같은데. 애초에 향수를 뿌리는 사람도 아니었지만. 작년가지만해도 내게 맞는 향수를 구입해볼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향수냄새를 너무 오래 맞고있으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탓에 그냥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1. 둘이 원수가 된 이후, 1년의 시간을 선후배 사이로 보냈으며 그 1년동안 둘의 기숙사는 자고 일어나면 팍팍 줄어있는 점수에 뒷목을 잡았습니다.
1-1. 결투에서 오블리비아테(심각한 기억력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와 리덕토(그 벨라트릭스를 산산조각낸..)가 날아다니는 광경은 정말로 둘이 원수같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1-2 그래서 그 당시에 그걸 지켜본 사람 중에는 지금도 둘이 결혼했다는 걸 안 믿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2. 아버님과 어머님이 서로 만난 건 아버님이 12살 정도의 일로, 소개자는 어머님을 자신의 아버지 친척의 딸. 로 소개했습니다. 그당시만 해도 그냥 그럭저럭이었습니다.
3. 아버님이 16인가에. 세네살쯤 연상인 소개자에게 아주 절절히 고백하였습니다. 그리고 처절히 차였습니다. (나는... 경휘 이씨이자 영백도의 이가의 분파의 후계자야.. 이건 네가 데릴사위로 들어오면 괜찮지만. 난 남자고. 너도 남자잖아)
4. 그리고 아버님이 17~18사이에. 소개자는 맹약과 결혼 등의 문제로 죽었고. 어머님과 원수가 되었습니다.
외투를 다 걸어둔 뒤 화장실에서 대충 옷을 갈아입기로 했다. 양말과 스타킹은 신고 들어갈 필요가 없으니 벗고 들어가는건 당연했고, 딱히 코트 안에 많이 겹쳐입은 건 없어 다 내려놓고 가진 않기로 했다. 어차피 온천에 들어가면 가운으로 감싸고 들어갈 테니 지금부터 그럴 필요까지야, 유카타에 대해선 온천 끝나고 입고 나오는거니 끝나고 입겠다만 크기가 좀 작지 않을까 싶었다. 너무 탁 달라붙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차라리 남성용을 달라고 할까 싶었으나 더운물 찬물을 가릴 때가 아니다. 지금은 받는 대로 입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적당히 갈아입고 나오니 네가 바구니에 목욕용품과 수건을 담아두었더라, 어차피 내가 들고 갈테니 크게 염려할 일은 아니다만, 탁자에 놓인 바구니를 두 개 든 뒤 고개를 까딱였다. 좋아. 이걸로 준비 끝이네.
"무지개탕이라던가 있음 재밌을 것 같아. "
기대되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위와 같은 말로 운을 뗐다, 괜히 명소가 아니니 상상을 초월하는 게 많이 나올 것이다. 방에 놓인 슬리퍼를 두 쌍 빼고는 먼저 신고 문을 나섰다. 그럼 갈까, 계단쪽으로 고개를 까딱이며 살짝 소리를 키웠다. 이번에는 네 뒤를 따라갈 생각이다. 물건을 들었기도 했으나 내가 앞장서면 속도 차이가 심하니까.
사기노미아의 승낙에 희미하게 웃은 채헌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명에 있는 술집에서 논 알코올 막걸리를 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맛 없는 술에 알코올까지 없으면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적당히 논 알코올 맥주나 나이를 말하지 않고 도수 있는 술을 주문할 생각이었다. 채헌은 그렇게 어려보이는 얼굴은 아니었고, 옷만 적당히 입으면 성인으로 착각 받을 정도였다. 머글 사회에 있을 때는 주변 어른들에 끌려 술집에 들어간 적도 몇 있었다. 중학생 정도의 나이 때는 조금의 의심이라도 있었지만 17살이 되니 저절로 한 잔이 늘었다. 어찌 됐든 채헌에게는 이득이었다.
"딱히? 몇 년 전에는 다른 거 쓰기도 했고."
처음 샀던 향수가 존바바토스였나, 웜코튼이었나 그랬던 것 같다. 아니면 둘 다 샀을 수도 있다. 질문에 대답한 채헌이 결국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금세 제자리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적어도 눈을 찌르지는 않았다. 손목에 뿌린 향수 냄새가 훅 끼쳐왔다. 사기노미아가 나갈 때까지 기다린 채헌이 뒤따라 휴게실을 나왔다.
"잘 잤어. 분하고 억울하지도 않았고."
평탄한 어조였다. 3일 정도 남의 노예가 된다고 해도 유채헌이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사기노미야가 부르지 않는 시간에는 평소처럼 책을 읽거나 나나와 놀 것이었고, 솔직히 노예 운운하고 있어도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채헌이 반 쯤 장난 삼아 꺼낸 존댓말도 금세 기각됐다. 존대를 하면 더 건방져 보이는 기적의 재능 덕분이었다.
>>755 않이 세연이 아버님 원래 소개자분께 마음이 있으셨군요ㅇ__ㅇ!!!! 어쩌다가 소개자분께서 맹약 이후에 돌아가셨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원수가 됬는지는 잘 알게 된 부분입니다;;;;리덕토랑 오블리비아테가 날아다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실화냐구요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참 원수지간 인정합니다;;;;;;진짜 배틀컾이셨군요 두분;;;;;;;;;;
유채헌의 희미한 웃음에 언듯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이 시점에서 왜 웃는건지 모르겠다. 설마 내가 무서운걸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가. 그래서 혹시나 내가 귀곡산장에서 이상한 추태를 보이면 그걸 빌미로 날 놀려줄 생각을 하고있나? 하, 유채헌 무서운 여자. 그게 아니라면 술집에 가는게 유채헌의 마음에 들었으리라 생각한다. 딱히 바른 생활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저 나이부터 술마시는걸 즐기고 있다니. 정말 큰일이다. 나도 술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다. 방학때면 가문에서 열리는 술자리에 종종 참석하곤 했으니까. 처음 술을 접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내가 14살때였나. 아버지의 찬장에서 형이 몰래 꺼내온 술을 함께 마셨던 것 같다. 형 생각이 떠오르자 기분이 착잡해져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래? 몇 년 전까진 네게 관심이 없어서 몰랐어."
유채헌이 따라 나오는 것을 확인하곤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백호 기숙사는 항상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그리 따뜻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옷을 걸치고 있으면 딱히 추위가 느껴지진 않았는데, 복도로 나오는 순간 쌀쌀한 느낌이 들어와 코트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었다. 난 겨울이 싫다. 추운 것도 싫고. 어서 빨리 봄이 되어 벚꽃을 구경하고 싶었다. 사실 꽃 자체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는데. 저택 정원에 만개한 벚꽃을 보고 자라서 그런가, 벚꽃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던 중 유채헌의 대답이 들려오자 잠깐 자리에 멈춰서 그녀와 눈을 맞췄다.
"내가 듣고 싶은 대답은 절대 해주질 않네. 어찌되든 상관 없지만."
재미없어. 쯧, 작게 혀를 차곤 다시끔 걸음을 재촉했다. 복도를 지나쳐 학교를 완전히 빠져나오자 길게 숨을 들이내쉬었다. 뻥 뚫린 공간으로 나오자 무언가 답답했던 것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침묵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무언가 말을 걸어보고 싶은데, 적당한 주제가 생각나지 않는다. 시비걸때는 잘만 생각나더니, 오랜만에 평범한 대화를 하려니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77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주 대체 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79 아 정답 라플레시아!!! 츠카사 성격파탄자 수정해주시죠 우리 츠카사가 사람을 노예로 만들어도 나쁜 애는 아니에요;;;; >>780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현호주 갑자기 나타나셨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서 가던 사기노미야가 걸음을 멈추자 채헌 역시 덩달아 자리에 섰다. 듣고 싶은 대답을, 요컨대 노예가 돼서 분하고 억울했다는 류의 대답을 해도 어제 채헌이 보여줬던 반응을 생각하면 바로 들통날 거짓말이었다. 채헌은 거짓말을 안 하지는 않았지만 의미 없는 거짓말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시선을 맞추느라 잠시 멈췄던 걸음이 다시 빨라지자 채헌이 걸음의 속도를 높였다. 학교를 벗어나자 추워진 것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항상 정지된 계절에 있다보면 계절이 헷갈릴 때가 가끔 있었다.
침묵이 내려앉았다. 문득 생각해 보면 유채헌은 사기노미야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정도였지, 먼저 대화 주제를 꺼내본 적은 거의 없었다. 대화 중 생기는 침묵을 불편하게 여기지는 않았지만 오늘따라 생긴 정적이 껄끄러웠다. 말 없이 여명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결국 채헌이 아무 주제나 주워 담았다.
"너 술집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
여명에 눈이 쌓였다더라, 귀곡산장은 학원에 있는 사람들도 가기 꺼려 한다더라. 주제는 많았지만 결국 시시한 질문이 입 밖으로 나왔다. 학교에서 여명으로 가는 길은 짧았으니 질문에 대답을 하고, 적당히 맞받아 치다보면 여명에 도착하겠지. 아무 술집에나 들어갔다가 교수님이나 같은 학교 학생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낭패니 필요한 질문이기는 했다.
/ 저 그 내일 약속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있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ㅏ 정말...... 내일 오전쯤에 마저 이어도 될까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담주께선 주무신 것 같고,.,.음 잘 타이밍 잡고 있긴 했어요 제가요 새벽 5시에 자서 딱 5시간만 자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지금 드럽게 잠이 안옵니다 아직 잠이 오는 시간이 아녜요지금ㅇ__"ㅇ하쒸 잠 좀 오면 좋겠는데....!
네가 살면서 거짓말을 입에 담지 않을 정도로 솔직한 인간도 아닐테고. 푸스스 웃으며 대답했다. 만약 유채헌이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줬을지라도 난 그 말을 쉽사리 믿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유채헌은 노예(3일)가 된 직후에도 담담한 반응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믿는 것과는 별개로 억울하고 분했다라는 말이 저 입에서 나오는걸 보고싶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머리를 굴려보아도 평범한 대화주제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시비를 걸어볼까 했지만 오늘은 그 마저도 끌리지 않는다. 고요함 속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집중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와중, 정적을 깨고 들려오는 유채헌의 목소리에 힐끗 고개를 돌렸다.
"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네가 알고 있는줄 알았는데. 설마 너도 모르는 거야?"
정말 대책없는 여자네. 들려오는 질문에 어이가 없어져 그냥 웃어버렸다. 장소도 모르면서 나한테 가자고 한건가. 근데 여명에 널린게 술집이니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냥 보이는 곳에 들어가 대충 마시고 나오면 되는게 아닌가. 교수님이나 다른 학생들을 마주치더라도 상관없다. 교수님이 꾸짖는다면 '요즘 학업이 힘들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버렸습니다.' 와 같은 대답으로 대충 둘러대면 될 것이고, 학생들이야 신경 쓸 필요도 없다. 교내에서의 평판이 떨어지긴 하겠지만, 올해 들어 조금 올라간 것 뿐이지 내 평판은 원래부터 좋은 편이 아니었다.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며 어렵게 쌓아온 평판이 고작 술 때문에 무너진다고 생각하니 아깝긴 한데. 어떻게든 될 것이다. 교수님과 학생을 마주친다는 보장도 없고.
"뭐 가지고싶은 물건이라도 있어? 노예가 된 기념으로 하나 선물해줄게."
사실 애완동물이 입는 옷을 멋대로 선물해준 다음 꼭 입어달라고 부탁할 예정이었는데. 너무 혹독한 처사인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 그래도 기념으로 뭔가를 주고싶어 평범한 선물이라도 해주려고 했는데. 난 유채헌이 무얼 좋아하는지 1도 알지 못한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이왕 선물하는거 가지고 싶던 물건을 선물해주는게 가장 나을 것이다. 그러면 주인님에 대한 충성심이 조금은 올라가겠지? 이 관계가 지속되는건 3일 뿐이지만.
>>836 햄버거 맛있겠네요!!! 사가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저 진짜 거기서 훅 왔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핸드폰 떨어트릴 뻔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837 어..글쎄요...? 배는 고픈데 아 뭔가 먹어야하는게 그 섭취하는 것조차 귀찮아, 라는 기분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카페라떼니까 괜찮을겁니다 (아마)
얻 스레를 떠난적이 없는걸요ㅋㅋ 배터리가 아슬아슬할때 도착해서...ㅋㅋㅋㅋㅋ 원래 황사는 봄에 심하고 미세먼진 겨울에 심하다잖아요. 정 안되면 집에 돌아오자마자 세수와 이닦기를 생활화합시다! 이상, 인간 미세먼지 감지기라 할 정도로 기관지가 않좋은 사람의 공익광고였습니다.
그런 종류의 거짓말을 들어봤자 기분이 더 나빠지지 않나. 특히 이번처럼 거짓말이 확실한 상황이라면 더. 살면서 억울하다거나 분하다는 감정이 들어본 적이 몇 없으니, 선택지를 지정해주지 않는 이상 유채헌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채헌은 의문이 들었지만 참고는 해보겠다며 대답을 하는 걸로 그쳤다.
"알고는 있는데, 주인의 의견을 존중해볼까 해서."
생각 없이 던진 질문이었으니 덧붙이는 말 역시 급조해낸 핑계였다. 술집은 적당히 유리창을 통해 학생들이 있는지 확인을 한 후 들어갈 생각이었다. 만약 걸려서 교수님에게 기숙사 점수를 감점 당한다고 해도 채헌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오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채헌의 평판이야 깎일 거고, 줄어든 기숙사 점수 때문에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걸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사기노미야한테 제안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글쎄. 초콜릿이라도 사줄래? 비싼 걸로."
용돈을 적게 받는 것도 아니었고, 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방학 때 머글 사회에서 사는 걸로 충당했다. 마법사 사회의 물건들은 대부분 채헌의 취향이나 생활에 맞지 않았다. 사기노미야한테 받은 초콜릿이 떠올라 대답을 한 채헌이 사기노미야를 바라봤다. 노예가 된 기념이라며 이상한 장난을 칠 줄 알았더니.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리니 여명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눈이 쌓여 있었다. 코트 두꺼운 거 입고 올 걸 그랬나. 하지만 후회는 늘 늦는 법이었다.
/ 아 서술할 때 사가노미야인지 사기노미아인지 사기노미야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큰일났음;;;;
그냥 아무 의미없이 한 대답이겠지만. 솔직히 진짜 술을 마실지 마시지 않을지도 모르겠고. 근데 학생들은 알콜이 들어가지 않은 막걸리 밖에 마시지 못하지 않나? 그런 맛없는 음료는 입에 대기도 싫은데. 뭐 몰래몰래 알아서 잘 마시면 되겠지.딱히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나중의 일은 몇 시간 뒤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몸이 슬슬 나른해졌기에 살며시 입을 가리고 심드렁히 하품했다. 일어나서 한 거라곤 외출준비를 하고 유채헌을 기다린 것 밖에 없는데, 쓸데없이 몸이 피곤하다. 나도 이제 늙었나? 예전엔 이 정도까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요즘들어 급격히 체력이 딸리는 느낌이다. 운동이라도 해야할까 잠시 고민해보았지만 몸쓰는 일은 질색이었기에 그대로 기각.
"고민해볼게. 뭔가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는걸 주고 싶었거든. 볼 때 마다 날 떠올릴 수 있게."
초콜릿은 먹으면 그대로 사라져 버리잖아. 계속 간직할 수 있는 물건을 선물해주었다. 예를들어, 가벼운 악세사리라던가. 그리고 그걸 착용 할 때마다 내 노예가 됐던 순간을 기억하는 거지. 피식 웃으며 초콜릿은 싫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렇게 시시한 얘기를 하다보니 나와 유채헌은 어느새 여명에 도착해있었다. 사실 여명까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기도 했고. 교장이 내린 공지때문에 그런가. 오늘따라 학생들로 북적이는 느낌이다.
"드디어 도착했네. 일단은 과자점부터 갈까? 요즘 다과가 다 떨어져서 걱정이거든."
우리 유채헌씨가 좋아하는 초콜릿도 좀 사주고. 근데 이런 시시한 과자집에서 비싼 초콜릿을 구매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유채헌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착하다. 그녀가 원했던 초콜릿도 사주고, 다른 선물까지 해 줄 생각을 하다니. 하, 내 올곧은 인성에 스스로 감동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