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불면증과 과복용한 카페인이 겹쳐 자려고 누워도 잠이 오질 않는다. 간신히 자더라도 수면의 질이 미친듯이 낮아 벽에 머리라도 박은 것처럼 어지럽고 띵하다. 이러니 차라리 안 자고 만다는 사고방식이 완성된 것이다. 시몬은 부디 자신을 뽑아놓은 사람들을 헬리오스께서 용서하시길 빌었다. 왜냐면 난 용서 안 할 거거든.
"우연이네요. 저도 그래서."
시몬하고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연령대가 높고 시몬 또래의 일면식이 있는 사람들은 대게 그들의 자식들 정도다. 유달리 친한 이들이 없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만 그렇다고 누나처럼 곁에 있을 때 편하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 애초에 장수를 쓰러트리기 위해 쏘는 말들이라 깊이 사귈 친구들은 못되기도 하고. 시몬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시이에게서 시선을 조금 비껴트렸다.
여전히 의도적인 것 만냥 꼼지락 거리던 그녀는 갑자기 똑 하고는 그 행동을 멈추고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녀 앞에 차려진 음식을 바라본다. 정색하듯 그저 그렇게 바라보다, 잠시후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흥얼거리며 나이프를 들고는 장난을 친다. 식사 예절에는 어긋나지만 딱히 제지할 생각은 없다. 공식적인 자리도 아닌, 그저 둘만의 단순한 식사. 더불어 그녀에게 예법을 강요할 명분도 이유도 없으며 그녀의 성품상 저것은 의도적인 것이 다분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무시하고 식사를 거행하니 그녀 나름으로 뭔가 무안해 졌는지 그대로 장난치던 나이프로 음식중 하나에게 나이프를 든 손을 가져가 그 것을 찍어 입으로 가져간다.
"그렇답니다."
잠시 식사 하던 식사를 멈추고 살펴시 식기를 내려놓으며 그녀의 질문에 그렇게 짦게 답한다. 그리고는 나는 다시 식기를 들어 식사를 재개한다. 그녀는 여전히 장난을 치듯이 시선을 이리저리 돌려간다. 아마, 이것도 그녀 나름의 식사를 즐기는 방법이겠지. 우리와 같은 환상종에게 있어 이러한 식사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그녀라고 해도 언제까지고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음식'에 대하며 먼저 요청한 것은 그녀 자기자신일 테니까.... 묵묵히 그녀의 행동에도 내가 태연하게 식사를 지속하자 그녀 또한 서서히 진지한 마믐이 들었을까. 그녀는 비롯어 식사의 의욕을 보이며 외치고는 의자를 앞으로 당기고는 다시 흥얼거리며 손에 든 식기를 조금전과 판이하게 다르게 능히 다루었다. 나는 그녀는 한번 흘깃하고 한번 바라보고는 그대로 식사를 지속한다. 이대로, 조용하게 식사를 마친다면 무엇을 할지는 그녀에게 달렸겠지.
그 이후 부터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고 그녀 또한 그러는 듯했다. 그렇게 조용한 식사는 어느 정도 까지는 유지되었다. 이후 정적을 깨버린 것은 그녀였다. 짦은 그 물음에 따라 이미 그녀의 손에는 식기는 없었다. 그저 탁자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있을 뿐일 것이다. 자신의 모자를 손위에 서 빙글빙글 회전시키는 묘기를 부리며 시서은 다른 곳을 바라보며 내게 묻는다. 이미 그녀에게는 식사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 없어보인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나는 그저 한번 흘깃 바라보고는 다시 또 한번 식기를 살포시 놓아두고는 답한다.
"물론이에요, 후식으로 내오기로한 것이 있답니다."
그러한 그녀의 요청에 의도가 무엇이였던 나는 그저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면 되돌려 주었다. 그녀가 굳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더라도 식사의 예정되로 후식으로서 내오기로 했던 그것들. 나는 단지 그렇게 말하고는 거짐 다 먹어가는 식사를 완전히 마치기 위해 다시금 식기들을 들었다. 그녀는 연신 손가락을 꼼지락 거린다던가 머리카락 돌돌 꼬아버린 다던가 무언가를 계속을 행하려한다. 그것은 장난이 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몸짓이 될 수 있다. 그녀는 종종 나의 친구들 향해 행동를 취해보지만 그저 그것을 나처럼 바라볼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그녀는 다시 나를 웃으며 바라본다. 일련의 그녀의 행동을 태연하게 무시하며 식사를 계속하던 나는 이어서 스스로 식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가지런히 정돈하였다. 마지막으로 냅킨을 입가에 가져다 살며시 입가를 닦는다. 그렇다, 나는 식사를 마친 것이였다. 이때 까지 잠시간만 이였을 뿐이며 그리고 나는 그녀를 바라보고 그제서야 어쩌면 그녀가 바랬을 말을 건넨다.
비비안은 알리시아의 인형이 가만히 바라보든 말든 일단 이 침묵을 이겨낼 장난정도는 필요하다는 생각이였다. 일일히 한땀한땀 알리시아가 만들어서 입힌 인형들을 바라보는 비비안의 눈은 가늘지 않은, 날카롭게 뜨여있었다. 식사라는 행위는 일종의 대리 만족이다. 양껏 피를 섭취한 비비안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서 알리시아의 식사가 끝날때까지 기다릴 심산이다.
비비안의 귀에 알리시아가 식기를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고 그제야 그녀는 가늘게 눈을 뜨고 장난스레 웃었다. 느림보! 하는 과장스럽고 연극적인 목소리로 한마디를 뱉고 그녀가 이제는 의자에 등받이에 몸을 기댄 뒤 다리를 꼬았다.
붉은색 드레스가 살짝 올라가서 종아리가 언뜻 보였다.
"네에! 후식!! 맛있는 케이크랑 쿠키!!"
비비안은 기다렸다는 듯 과장스레 양손을 부딪혀 짝짝하는 소리를 낸 뒤 버릇처럼 중절모를 다시 머리 위에 비스듬히 얹었다. 비비안은 알리시아가 자신이 원하는대로 따라준다는건 알았지만 그녀의 성격상 그건 절대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식사를 마치자 그녀는 이때가 오기만을 꽤나 원했는지 장난 스러듯 하면서도 기쁜 것 처럼 웃는다. 그도 그럴것이 내게 느리다는 한마디와 함께 의자에 기대고는 다시 외친다. 그녀의 이때의 언행은 마치 아이가 조르는 듯한 모습으로도 보인다. 그녀가 이것을 얼만큼 고대하고 있었던 것인지는 나는 모르지만 그녀에게 바로 대접하면 그 뿐이다. 친구들에게 지시하여 내 앞에 놓여진 식기를 정돈하고 주방으로 다시 가져가도록 한다. 그녀 앞에 놓인 그다지 먹지 않은 음식 역시 회수하여 주방으로 가져간다. 이후 다시 주방으로 부터 나온 친구들은 탁자 위에 각종 디저트들가 남긴 그릇들을 놓으며 찻주전와 찻잔 또한 그녀의 앞과 나의 앞에 가지런히 놓아준다. 그것들은 달콤함의 위주에 과자와 케이크들. 이번 후식은 버터 쿠기와 쇼트브래트 쿠키와 딸기가 올라가 있는 쇼트케이크, 가토 오 쇼콜라다. 내가 빈 찻잔을 들어내 보이면 친구중 한명이 찻주전자를 들어 붉으스름한 빛깔의 액체를 그 안에 따라준다. 그것은 홍차다. 이어서 그녀 앞에 놓여있던 찻잔에도 빠짐 없이 부어간다. 그렇게 준비가 되자 다시 내 친구들은 조용히 물러나 대기한다. 이 일련의 동작들이 수행될때까지 내게 말꼬리를 의도적으로 늘리며 투덜대듯 하느 그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는 여전히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였고 이제서야, 다시 그녀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