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스레는 정해진 상황극판 규칙 외에 따로 정해진 규칙이 없습니다. 스레 설정에 맞게 자유롭게 잡담하시고, 일상하시고, 이벤트를 즐기시면 됩니다. 단, 이벤트 도중에 따로 규칙이 정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이 경우 이벤트 도중 레주가 명시합니다.
* 스레 설정은 아래 위키 링크를 따라 가셔서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본 스레는 챕터 형식으로 진행되며 현재 1챕터가 거의 종료되었기 때문에 시트스레는 챕터 2 개시 이후에 올릴 예정입니다. --- *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97%98%EB%A6%AC%EB%A9%98%ED%83%88%20%EC%9B%8C
슈네주랑 더 얘기 나누고 싶지만 지금 여긴 새벽 2시라 매우 졸린 관계로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슴다아아... 그리고 오늘 이벤트는... 음.... 오후 10시에 해보려 했는데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군요. 그 말은 단 4시간 자고 일어나서 이벤트 속행하라는 것과 같기에...!
>>11 허ㅓ억 리베르에 저런 도시가 생기는건가요..!!!! ㅋㅋㅋㅋㅋ와우 에리쟝 출세햇자너 ㅠㅠㅠㅠ 흑흑 감동이야(레주:대체.. 레주가 상의할 게 있다 그러셔가지고 헉??? 했는데(사실 좀 겁먹음)(쫄보) 이런거엿다니 ㅋㅋㅋㅋ 낚엿어(레주:하아
흐-음 사실 집시들이 사는 건 이벤트에서 말씀드렸듯이 일종의 뒷골목이고, 아무래도 여기저기 옮겨다니니 집시들이 사는 도시다! 라고 특정할 도시까지 생각해보진 않았네요:0 생각으로는, 리베르 내에선 평범한 도시지만 이야기에서 나왔던 대로 뒷골목에 함정카드(!!!!)가 있는 느낌 가터요!
>>13 흠, 그런 설정이었군요! 집시 이야기가 나오길래 전 리베르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은 도시로 생각했는데 말이죠. 만약 에리주께서 설정을 바꾸시는데 어려움이 있으시다면 제가 도시의 설정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혹시 생각해두신 도시 이름은 있으신가요? 전 '비세리티'라는 이름을 생각했습니다만. 의미는 뭐.. Vice에서 약간 발음을 꼬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14 뭐 범죄율이 가장 높은 도시기는 하겠네요!! 날이면 날마다 도둑에 소매치기에 강도에...(^^)근데 전 그정도면 리베르에서 평범할 줄 알고(코쓱(레주:아니야 그러니까 그 정도면 괜찮을 거 같다는 말이에여!! 평범한 사람들이...잘 못 사는 동네...(쑻)
음 종합해보면 이런 느낌 아닐까요?일반 시민들은 평범하게 살지만, 집시들이 자주 출몰하거나 주로 거주하는 거리 주변에서 워낙 사건이 잦으니 범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은...즉 범죄율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지만, 집시 구역에서의 범죄가 거의 8할을 차지하는(ㅋㅋㅋㅋㅋ) 정도면 딱 맞을 것 같아여!!
이름은...에...어...(작명센스 쓰레기) ..비세리티 이름 좋네요!!!!!!! 역시 레주야 작명의 신이지!!!!!!!!ㅠㅠ도시이름 생각도 안하고잇엇는데 조와용 ㅠㅠㅠ ㅋㅋㅋ와 어케 발음을 바꾸면 vice에서 비세리티가 나오는거예여 흗흑 넘 씽크빅...먼가 갑자기 고오급진 네이밍(???)이 나와버렸어...레주 작명센스 리스펙트야 ㅠㅠㅠㅠ
아니면 좀 반어적인? 의미의 이름도 끌리는데...이를테면 이런거? 사크리스sacris 라고 하는데, '성스러운' 이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이름은... 으음... 이미 sacred 라는 단어로 만든 이름을 쓰고 있는 곳이 하나 있기에 (스포일러라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아쉽게도 그건 패스해야 할 것 같군요. 그렇지만 반어적인 의미의 이름도 끌리긴 하는 건 저도 마찬가지라... 그냥 Vice가 아니라 Vicinity에서 따왔다고 하면 어떨까요!(아무 말)
아 그리고 참고로 그런 반어적인 의미를 가지는게 낫겠다는 생각에 리베르 수도의 이름은 라틴어로 '정직', '진실'이라는 뜻의 '베리타티스'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잠시 마리안느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렇겠지. 잡아준다면 조금 맞장구 쳐줄 의향도 있는데 말야...물론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한참 그러고 있다가 마리안느가 말했다.
"..뜻밖이구나. 네가 그런 일을 결정하다니." "나 스스로 한 것은 아녜요. 나는 이끌어질 뿐예요." "너는 전에 나에게 말한 적이 있었어."
나는 마리안느의 약점을 알고 있다. 저 장식장이지. 낡은 목마. 인형으로 가득찬 거실. 깨끗하게 보관해놓은 사진. 죽은 남편. 웃고 있는 어린애. 영영 자라지 않는 딸. 그런데 뜻밖에도 마리안느는 나를 향해 웃었다.
대장은 마리안느에게 부탁했던 것이 틀림없다. 내가 모를 적에 조용히 말했겠지. 그애에게 잘해 달라고. 나는 마리안느가 웃는 걸 보면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어떻게 말하면, 어떻게 이야기하면, 나는 마리안느를,
"너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고 했지."
너무너무 좋아하니까.
"..그..래요." "그것은 네가 선택한 일이야. 나는 너를 믿고 있단다, 에스메랄다. 너는 그것을 원하고 있었을 거야. 두려워하는 것은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네가 지금.."
결국 나는 이럴 때까지도, 흔들림 없는 눈동자를 마주하고 만다. 나는 아직 한참 멀었어. 마리안느를 보면 늘 나는 그것을 느꼈다. 내가 티파레트처럼, 죽은 채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마리안느는 아마도 이젠 그것까지도 생각하고 있을 거니까. 그럴 거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 앞에서 저토록 당당하게 말해주는 거겠지.
"네가 지금, 네가 원하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야. 잘 다녀오도록 해라."
끝이 어떻게 되든. 마리안느는 그 말을 속으로 삼켰을 거고, 나는 그걸 알았다.
"..대장을 잘 부탁해요." "걱정하지 마라.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돌아오도록 하렴."
>>90 흠.... 9만원이면... 그렇게까지 비싼건 아니네요. 물론 더 싼 티켓을 사실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기차가 역마다 설테고 운 나쁘면 환승도 여러번 하실테니까 불편할 거구요. 근데 저도 도쿄 가본지 꽤 돼서 잘 모르겠네요. 오사카는 작년 4월달에 가긴 했는데..
나탈리와, 우리 팀원들. 이 사람들이 없었으면 내가 먼 옛날의 나를 떠올려낼 수 있었을까. 나의 꿈을, 다시 꿀 수 있었을까. 그래서 나는 이 사람들에게 주려고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내가 가지고 있는 빛이라면 전부를. 내가 가진 소망이라면 전부를. 내가 원하던 미래를, 보여준 사람들이었으니까.
리온..이었지? 저 사람. 코어 제거 임무를 우리에게 맡긴 사람들이. 나는 리온과 포우턴트들을 바라보았다. 그 인간, 리즈, 그 인간이 도대체 나탈리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저이들과는 상관없는 일 같군. 들리는 걸 보면. ..코어의 기운.
엘리멘트, 내가 싫어하게 되었던 이름. 나를 속박하던 이름. 나를 옭아매던 의무.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코어를 제거하기 위해 서 있는 지금의 나는, 에리, 에스메랄다, 에스메랄다일 뿐이야. 다른 누구도 아닌, 빛의 힘을 가진 보석. 나 스스로, 마리안느가 말했듯이, 나는 스스로 이곳에 왔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
나탈리는 문득 그녀에게 들려온 슈네비트헨의 목소리에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럼 설명을 시작하도록 하죠."
리온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일단 여러분들은 저희와 함께 코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 예정이나, 그 후의 행동은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 달라집니다. 먼저 기억해야 하실 것은 이들 배반자 엘리멘트들은 아직 UFE 소속인만큼 이들이 본부에도 정보를 건네주었다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UFE 소속 엘리멘트들도 코어가 있는 위치로 이동해 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한쪽 손을 들어 검지만 펴 보인 후 말을 계속했다.
"따라서 전 여러분께 두 가지 선택을 드리려 합니다. 첫 번째는 저희 포우턴트들이 엘리멘트들을 막아서는 동안 여러분들은 코어가 만들어내는 칼립토스, 그리고 에러들을 상대하시는 겁니다."
이후 그는 중지 역시 펴 보이며 말했다.
"두 번째는 반대의 경우로, 저희 포우턴트들이 코어를 상대하는 동안 여러분들이 직접 엘리멘트를 막아서는 것이죠. 단, 어떤 경우를 선택하시더라도 코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니 갑작스럽게 발생하시는 상황에 대처하실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리온은 잠시 숨을 고른 후 설명을 계속했다.
"어떠한 경우를 선택하시더라도 여러분이 하실 일은 일정 시간동안 여러분의 위치를 사수해내는 것입니다. 그동안..."
그 순간, 그들이 있던 방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리사가 성큼 발을 들이며 입을 열었다.
"준비 끝났어요! 이 수정에 저희 힘을 풀 파워로 집어넣어서 코어에게 쏘기만 하면 되는 거죠?"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바지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수정을 꺼내보이며 리온에게 동의를 구했다.
"... 그렇습니다. 다만 엘리멘트가 지닌 자연능력을 다시 한 번 극한까지 끌어내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동안 저희가 코어와 UFE 엘리멘트들로부터 코어를 사수해내는 것이 이번 임무의 핵심입니다." "잠깐만."
나탈리는 몸을 돌려 리사를 바라보고 말했다.
"방금 전 '저희'... 라고 하지 않았어? 리사, 너 말고 또 누굴 데려온거야?" "아..... 그...."
리사는 잠시 당황하더니 우물쭈물 거리며 대답했다.
"... 이 수정을 만들어내는데... 도와준 사람이요..."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 리사의 뒤로 한 익숙한 남성의 모습이 나타났고, 그를 발견한 순간 나탈리의 얼굴이 밝게 물들기 시작했다.
// 드디어 우리의 공기(에릭: 야 이) 에릭이 등장했습니다! 박수 한 번 주쎄요호!! 어쨌든 이번 선택은 과반수에 따라 진행하겠습니다. 그냥 이번 임무에 상대할 이들이 누구인지만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근데... 길어... 넘 길어..... 그냥 리사랑 에릭이랑 다음 턴에 나오라고 할 걸 그랬나...
그 인간들은 도대체가 도움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치들을 살려주는 게 아니었는데. 뭐,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나...그리고, 이제 와서 그런 식으로 후회해 봤자다. 나는 결국 사람을 살리기를 선택했으니까. 그네들이 나를 돕지 않고, 설령, 나를 최악으로 몰아간다 하더라도, 내가 그들을 구해줬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고 나에게 반짝이고 있을 테니까. 나는 믿기로 했다.
"..UFE의 엘리멘트들이 코어를 상대해선 안 되는 이유가 뭐지요?"
포우턴트들은 대체 뭘 원하는 걸까? 코어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은 UFE나 우리들이나 마찬가지일 터인데, 굳이 그렇게 구분을 두는 까닭이 따로 있는 것일까? UFE에서 코어를 이용한다든지, 하는...
"어차피 그걸 없애려는 목적은 똑같지 않은가요? 다른 이유가 뭔가요?"
앗! 놀라라, 리사잖아! 나는 깜짝 놀랐지만 곧 반갑게 리사에게 인사를 건넸다. 들고 있는 예쁜 수정은..뭐야, 공격 도구였구나. 그래도 아름다운 것만은 확실한걸! 저 수정 마음에 들어. ..수정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사람?
"..에릭! 에릭이잖아요! 이게 웬일이야, 그동안 대체 어디에-"
..박혀 있었느냐고 물으려다가,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것이 기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서, 나쁜 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있었던 거예요? 얼굴 보기 참 힘들었네요. 건강해 보여 다행예요."
..어쩐지 좀 더 비꼬는 듯이 들린 것 같지만, 괜찮겠지. 그보다 지금은 리온의 말대로 막을 것을 정해야 한다.
"..칼립토스를 막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이긴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굳이 그걸 선택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네요. 나는 도대체 누가 이런 코어 제거..라는 무시무시한 임무에 선뜻 오케이를 했는지, 그 잘나신 사축들의 얼굴을 한번 구경하고 싶기도 하단 말이죠."
"일종의 언론 플레이입니다. 만약에 이들이 코어를 제거하는데 성공한다면 이후의 상황은 이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갈테고, 이들은 그 중간에 만난 저희들의 존재를 위험 요소로 여길게 뻔하기 때문에 분명 그 상황을 이용해서 저희들을 다시 일어서지도 못하게 무너뜨리겠죠. 설령 저희가 이 임무에 참여하지 않는다 해도 이들은 단 하나의 결점이라도 숨기기 위해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을 거구요. 즉, UFE가 코어를 제거하는게 확실시 된 이상 저희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후 나탈리는 팀원들이 엘리멘트와 맞서겠다고 결정을 내리자 그녀도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저도, 엘리멘트에 한 표 던질래요."
그녀의 말에 리온은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그럼 저희 포우턴트들이 코어를 상대하는 동안 여러분은 코어를 제거하러 온 엘리멘트들을 상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투 중 어떤 방식으로던 이상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그럼 바로 이동하겠습니다. UFE가 선수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까요."
// 이후의 진행은 바로 기대하고 고대하던(다른 분들: 아닌데) 최후의 전투입니다! 다만 해당 진행은 인원이 최소 3명은 있어야 제대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일단 오늘 진행은 여기서 멈추기로 하고 나머지 진행은 다음 주에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페네리안의 어느 주택가. 한 소년이 만삭의 임산부와 그녀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인사를 건넸다. 다정한 말투로 만삭의 여성을 대하던 소년은 그녀의 배를 쓰다듬고 태아의 움직임을 느끼려는 듯 배에 귀를 가져다대었다. 곧 태아가 배를 발로 차는 태동이 느껴졌고. 소년은 한참 그 태동을 느끼며 생각에 잠겼다가. 배에서 귀를 떼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나, 몸조심 해."
매형. 잘 부탁 드릴게요. 그리고... 소년은 자신의 누나의 배를 바라보며 말했다.
"히카루. 좀 있다 만나자."
그땐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잡고, 뺨에 얼굴을 부비고, 체온을 느끼고, 웃는 모습으로 서로를 추억할 수 있도록 하자. 자리를 뜬 소년은 잠시 무거운 표정으로 땅을 바라보다가 결심한 듯 길을 떠났다.
리온은 UFE의 엘리멘트들과 협력할 수 없는 이유를 내게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다. 역시. 그것들이나 우리나 다를 바가 없다. 코어를 제거하고 칼립토스를 막고, 세상의 멸망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영웅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면서 뒤로는 이런 정치싸움이나 하고 있다니. 머리 굴리는 건 자기가 살기 위해서지, 딴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니까. 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멘트들이라. 말은 통하려나. 전혀 통하지 않겠지. 그런 인간-그러니까, 이그니스 하란 같은 인간-들일 테니까, 이따위 임무에 참여하겠다고 자진하는 사람들은. 명령을 하달받아서 싫은데 억지로 온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이나 찾아서 잘 구슬려 보기로 하자. 나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을 직감했다. 눈앞의 있는 팀원들만큼은, 그래도. 마지막까지 나는 앞으로 나아갈 테야. 끝까지, 적어도 이 사람들만큼은, 나는 구해내겠어.
리온은 팀원들과 몇 명의 포우턴트들을 데리고 파이오니어즈의 어느 한 인적없는 외곽 지역의 폐건물로 이동했다. 나탈리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 피식 웃어보이며 중얼거렸다.
"등장 밑이 어둡다더니...."
그녀의 말에 리온은 돌아서서 그녀를 바라보고 대답했다.
"코어는 평소에 모습을 감추고 있으니까요. 그것도 그냥 투명화 같은게 아니라 다른 공간 같은 곳에 숨어 있는 방식으로 말이죠. 그래도 여기까지 오시니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 그건 그렇네요."
나탈리는 머리를 긁적이며 살짝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저희는 코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나탈리 씨의 지시를 따라 이 곳으로 오려는 엘리멘트들을 저지해주시기 바랍니다."
리온은 그 말을 끝으로 포우턴트와 리사, 그리고 에릭과 함께 폐건물 안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탈리는 그들의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몸을 돌려 팀원들을 바라보고 말했다.
"그럼 이제 저희들도 할 일을 해야겠죠? 저희가 사수해야 할 곳은 폐건물 안 쪽인 만큼 한 명씩 위치를 맡아서 엘리멘트들을 막는 방식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일단 한 번에 많은 사람을 맡을 수 있는 저와 히비키는 건물 바깥 쪽을 맡고, 슈네는 포우턴트들이 사라진 곳 주위를 중점적으로 맡아줘요. 그리고 에리 언니는 원거리 지원이 가능하니까 폐건물 옥상으로 가셔서 주위에 접근하는 다른 엘리멘트들이 있는지 확인해주시구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어 ..."
나탈리는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팀원들의 눈치를 살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살아남아.. 주세요...."
// 드디어 코어가 있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나탈리의 지시를 받고 각자가 맡은 구역으로 이동하는 내용의 레스를 써주시기 바랍니다!
어디선가 느껴지는 기척은 확실하게, 공기를 다르게 하고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라고 웃는 나탈리와 코어는 어디에나 있을지 모른다는 리온. 슬슬 결전, 이라고 할 만한 것이 가까워져 옴을 느낀다. 대체 코어는 뭘까..나는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으니,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대장, 나한테 조금 더 용기를 주세요.
나탈리는 우리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히비키와 나탈리는 건물 밖을, 슈네비트헨과 시현은 포우턴트들이 사라진 곳을, 나는..왠지 후방에 빠져 있는 기분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해졌다. 그러나 상관없어, 신경쓰지 않아. 나는 내 자리에서 나의 모든 것을 다할 뿐이야. 그것이 나의 위치라면.
"그럼 움직일게요."
나탈리는 조그맣게 말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한다. 마치 그것만이 소원인 것처럼.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공간에 숨어있다니, 이런 부러운 능력이 있을 수가. 나도 이게 있으면 우리 따님이랑 단 둘이서만 매일매일 꽁냥거리는…
“아, 네. 알겠습니다.”
나탈리의 지시에 고개를 느긋히 끄덕이며 손에 쥐고있던 팝콘을 내려놓았다. 근데 내가 팝콘을 왜 쥐고 있었지.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등을 돌리려던 찰나, 덧붙여 속삭이듯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하하하, 모두 안 죽어요. 목만 붙어있다면 제가 살려보일테니까. 제가 계속 여러분들을 보고 있을게요.”
모두들 죽지 않아요, 절대로요. 마치 당연한 사실을 말하듯이 읊조리는 목소리가 퍽 쾌활했다.
어찌보면 그리 하겠다는 다짐과도 같은 말을 웃으며 내뱉곤 손을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 그러고보니까 오기 전에 시월이 앞으로 보험 들어놨고. 적금 들어놨고, 혹시 몰라 후견인은 그 놈(편집자)으로 (허락도 받지 않고)해놨고. 또 뭐 해놔야 했더라? 뭔가 빼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에라 모르겠다. 작전지역으로 향하는 머리카락이 꼬리처럼 살랑 흔들렸다.
인적 없는 폐건물. 이런 곳에 있었다니. 그는 이러다 무심결에 발로 걷어 찬 돌이 알고보니 본부 녀석들의 강냉이가 아닐까, 라는 짤막한 생각을 해보곤 나탈리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제자리에서 뛰더니 손목과 목을 움직였다. 관절을 풀듯 딱, 소리가 나고 그는 흘끔 나탈리를 바라보곤, 픽 웃음을 흘렸다.
"나탈리. 그렇게 플래그 꽂으면 나도 플래그 꽂아버릴거야."
농담. 그는 히죽 웃어보이곤 어깨를 으쓱였다.
"무리 하지 마."
작전명 본부놈 강냉이 털기를 시작해야겠지. 그는 지정된 장소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 나탈리, 히비키 -- 나탈리는 그녀와 히비키 앞에 선 소수의 엘리멘트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있는 이그니스를 바라보며 미소와 함께 말을 꺼냈다.
"뭔가 의외네. 엘리멘트들을 잔뜩 데려올 줄 알았는데."
이그니스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녀의 말에 조용히 대답했다.
"코어는 많은 수의 엘리멘트를 동원한다고 쉽게 사라지는게 아니니까요. 최대한 효율적인 방법으로 코어를 상대해야 하기에 이렇게 된 것 뿐입니다."
나탈리는 잠시 숨을 들이마쉬다 내뱉은 다음, 이그니스를 보고 말을 이었다.
"역시, 코어가 목적이었구나. 근데 이걸 어째. 우리도 코어를 노리고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가 선수 쳐버렸네?" ".... 어차피 같은 목적으로 온 것이라면 굳이 저희와 대립하시면서 힘을 빼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긴 한데, 짜증나니까."
나탈리는 메이스를 소환해내 이그니스 쪽으로 메이스를 겨누고 계속해서 말했다.
"니들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면 또 그 일을 계기로 뭔가 일을 꾸밀게 뻔하잖아? 잘나신 UFE가. 그러니까, 그런 꼴을 보는 것 자체가 짜증나니까 이러는 거야."
나탈리는 히비키에게 폐건물 입구 쪽으로 손짓을 해보이며 입구를 막아달라는 의사 표현을 해보인 다음, 다시 엘리멘트 쪽을 바라보며 낮은 어조의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러니 미리 말해둘게. 너희들은 내 뒤로 한 발짝도 못 지나갈 줄 알아."
-- 슈네비트헨 -- 슈네비트헨은 시현에게 농담삼아 말을 건넸으나, 시현에게로부터 반응이 돌아오지 않았다. 시현의 눈빛은 어느 순간 죽어있었고, 그저 한 곳을 멍하니 바라보다 천천히 슈네비트헨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그가 들고 있던 검을 슈네비트헨 쪽으로 겨누어 금방이라도 베어버릴 듯한 자세를 취해보였다.
-- 시현 -- 시현의 주위가 한순간에 어둠으로 뒤덮여버렸고, 주위에서 들려오던 바람 소리, 그리고 나탈리와 누군가의 대화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칠흑 같은 암흑과 무거운 침묵 속에 난데없이 갇혀버린 그에게 멀리서부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배...? ... 선... 배...?"
그 목소리는 시현에게 있어 절대로 무시하지 못할 이의 목소리일 것임에 분명했다.
"선배...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에요... 시월이는....?"
그녀는 이내 모습을 드러내 시현에게 다가온 후 울상인 표정으로 그에게 말을 건넸다.
".... 아니에요, 선배... 선배까지 이러지 말아요... 전 그저, 그저... 선배랑 시월이가..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살길 바랬는데.. 굳이 선배까지 이렇게 나설 필요가 없잖아요... 제발..... 제발 돌아가요. 다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줘요, 선배.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 에스메랄다 -- 에스메랄다는 멀리서부터 인기척을 느끼고, 곧바로 나탈리에게 문자로 상황을 보고했다. 그 다음 순간 그녀는 그녀의 뒤에서부터 누군가가 다가오는 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 전체 -- 리사의 메시지 : 자연능력 충전 5% 완료.
// 제가 마지막 에피소드를 하기 전에 여러분들에게 개인 이벤트를 하도록 부탁드린 이유중에 하나가 여기에 드러났습니다. (코쓱 각자 상황에 맞는 반응 레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뚜벅. 아니, 정말로? 뚜벅. 이런 옥상까지 올라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난 이제부터 눈을 두 개씩 써야겠군. 속으로 피식 웃었다. 아래쪽에선 아직 전투 상황까지 벌어지진 않은 것 같아.그러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눈을 뗄 수는 없어. 마지막까지, 마지막까지 아래를 보다가,
미간이 저절로 찡그려졌다. 혹시 나 왕따당한거에요? 아니면 내가 만만해보여서 따로 떨어뜨렸나? 그것도 아니면 혹시 내가 나도 모른 사이에 어둠의 엘리먼트로써 능력을 개화… 그래, 이건 아니겠구나 응. 요즘 직업병으로 연애소설만 본다고 친구 놈이 하도 욕해서 라노벨을 봤더니 이상한 쪽으로 자꾸 사고가 빠지잖아.
주변을 여러차레 두리번 거렸으나 있는 것은 암흑 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아서. 그래서 조금 불안해졌는데. 그런데, 그랬는데.
“…이온아?”
어째서, 네가. 무엇때문에. 하필이면 네가.
울먹이는 목소리는 익숙한 것.
울음으로 가득인 예쁜 새싹색의 눈동자도 익숙한 것.
보드라운 흰 피부도, 붉은 입술도, 나부끼는 머리카락도 모두 익숙한 것.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고, 한번도 기억하지 않은 적이 없고, 한번도 생각치 않은 적이 없었던 사람. 그래서 알 수 있었다. 한번도 잊지 않아서 알 수 있다.
너는 나에게 이 힘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힘이라는 것을 알려주었기에 내가 엘리먼트가 되는 것을 긍정했고, 너는 내가 하는 일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긍정하였기에 내가 엘리먼트가 되었던 것이었지. 그래서 지금의 나를 부정하는 너는 내가 아는 이온이가 아님을 알아. 서온이가, 이서온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 하지만, 하지만…
“온아…!”
알지만, 그 환상에 매달릴 수 밖에 없기에. 너와 떨어진 시간이 길었고, 너를 그리워한 시간이 길었고, 너를 추억으로만 기억했던 시간이 너무 길어서. 그렇기에 나는 너에게 다가갈 수 밖에 없었다.
"상황은 알겠지만, 저희 역시 코어를 제거 하는 의무에 의해 온 것이기에 포기할 수 없을 것 같군요. 지금이라도 저희와 협력하시지 않는다면 저희 UFE는 당신을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을 시도할 것입니다."
나탈리는 그의 말에 무언으로 대답했고, 그녀의 반응에 이그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마자 그의 뒤에 서 있던 한 명의 엘리멘트가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고, 그녀의 행동에 나탈리는 당황한 채로 재빨리 히비키 쪽으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안 돼...! 히비키! 빨리 저 엘리멘트를 쫓아가! 여기는 내가 맡을게!"
그 직후 나탈리는 핸드폰을 들어 에스메랄다에게 음성으로 메시지를 남겼다.
"에리 언니. 혹시 건물 주변에 침입을 시도하는 엘리멘트가 있는지 확인 부탁드릴게요."
-- 슈네비트헨 -- 시현은 살기를 띤 눈빛으로 슈네비트헨을 노려보다 이내 빠르게 그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렀으나 슈네비트헨이 강하에 일으킨 돌풍에 의해 그의 공격은 다른 곳으로 향했고, 곧 그는 멀찍이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곧 그는 다시 일어나 자세를 고쳐잡고 다시 슈네비트헨을 바라보며 다음 공격 기회를 노리기 시작했다.
-- 시현 -- ".... 선배....!"
시현이 그에게 다가가자 여성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시현에게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고마워요, 선배... 절 이해해줘서... 선배가 이런 일에 나서게 되었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서... 그래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절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다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다시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는 어딘가 심하게 뒤틀려 있었다.
"....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절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다음 순간, 그의 뒤에서 수많은 가시가 튀어나와 그의 몸을 관통했다. 여성은 행복해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을 건넸다.
"고마워요, 선배.. 이제.. 이제 모든 걸 잊고.. 저랑 같이.. 저랑... 시월이랑 같이 가요..."
마지막으로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그가 알고 있던 목소리가 아니었다.
// *시현 리타이어. 이후 다른 지시사항이 있을 때까지 시현주는 해당 반응 레스 이외의 다른 반응 레스를 다실 수 없습니다.
-- 에스메랄다 -- 에스메랄다는 건물 아래쪽 상황을 주시하면서 그녀의 뒤에 다가선 남성에게 말을 건넸다. 남성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다 천천히 입을 열어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 사람과 대화를 시도하는데 얼굴도 안 마주보다니, 매너란 건 어디다 팔아먹은 짓이지?"
그의 말엔 어떤 감정도 묻어나오지 않았지만, 그와 동시에 어떤 살기 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모든 걸 포기한 듯한, 무미건조한 어조의 말투일 뿐이었다.
// 에리의 앞에 나타난 인물은 다름아닌 에피소드 2에 등장한 팀의 일원인, 과묵한 성격의 남자입니다! 뭐, 기억하지 못하셔도 진행에 별 차이는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42 ..... 죄송합니다, 시현주 진짜로.... 저 정말로 이런 진행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진짜. 진짜로, 믿어주세요.... (석고대죄 야근 때문에 힘드실 텐데 이런 상황까지 목도하게 해드려서 진짜 죄송합니다, 진짜. 근데 진행에 있어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거... 이해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이를 뿌드득 갈았다. 머릿속의 핏줄이 다 터지는 것만 같다. 저 건조한 말투가 견딜 수 없도록 짜증나.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짜증나서, 아래쪽의 나탈리와 히비키가 아니었다면 당장에라도 달려들 뻔 했다. 주먹을 꽉 쥐며, 나는 한 마디 한 마디를 힘주어 내뱉었다.
"당신 따위에게..당신 따위에게 차릴 예의는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이 정신병자.."
저 인간은 틀림없이, 틀림없이. 분명히 그 인간이다. 엘리멘트에서 보기 좋게 탈주했던 주제에, 살려놓으니 은혜도 모르고 우리를 물려고 드는..
"고작 기관에 충성할 뿐인..충견 따위가,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무슨 당당함으로, 나한테 예의를 요구하는 거지요?"
그러나 곧장 울려온 핸드폰과, 재생되는 음성 메시지가 나의 집중을 빼앗았다. 건물 주변의 엘리멘트를..나는 저 인간이 이제 내게 무얼 말하든 그런 건 신경쓸 게 아니었으니, 그대로 핸드폰을 꺼내 나탈리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건물 옥상에 엘리멘트 하나. 나와 있어요. 아마도 앞으로 도움주기 힘들지도 몰라요. 최선을 다해보겠어요.」
눈을 저이에게서 떼지 않는 건 그만한 가치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나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밖에 계신 아아주 무서운 분들이 댁을 조져버릴, 흠. 댁을 겁나게 팰거에요. 마지막 정신력으로, 다시 기괴하게 뒤틀린 ‘무언가’를 보며 겨우 입꼬리를 비틀어 비웃어주었다. 부디 네가 저 밖의, 찬란한 빛을 지닌, 별빛과도 같은. 그들의 앞에서 아주 고통스럽게 무너지기를.
-- 나탈리, 히비키 -- 히비키는 넓은 범위에 물보라를 일으켰고, 곧이어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가 물보라를 맞아 행동이 지체된 걸 확인했다. 그러나 그녀가 있는 곳은 나탈리와 엘리멘트들이 대치하고 있는 곳과 멀찍이 떨어진 곳이었기에 그녀와 따로 행동하는 것은 불가피해보였다.
-- 슈네비트헨 -- 슈네비트헨은 잠시 심호흡을 한 후 시현을 향해 손을 뻗어 옅은 진공막을 만들어내었고, 그의 갑작스런 공격에 시현은 당황하여 잠시 자세가 흐트러졌으나 다시 제대로 그에게 검을 내질렀다. 하지만 방금 전 슈네비트헨의 공격으로 인해 그의 공격 시도는 그저 슈네비트헨의 어깨에 작은 생채기만 냈을 뿐이었다.
-- 에스메랄다 -- "....... 부정은 하지 않겠다."
에스메랄다의 적의가 가득한 반응에 남성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적어도 당신처럼,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따라 망설임없이 행동하는 사람에겐 나같은 건 인간으로 보이지 못하겠지."
남성의 얼굴엔 일말의 살기도, 전의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잠시 한숨을 내쉬다 착잡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나의 말을 듣더니, 여전히 방금 전의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대꾸했다..뭐야, 저렇게 사과할 거라면 대체 뭘 바라고 우리를 배신한 거야.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왜 저러는 거지?
갑자기 말을 멈추곤 가만히 서 있다니?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예요?"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하, 이것 봐라. 대답이 없네.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가, 그렇다고 해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당신에게 화가 났어요. 그건 사실예요. 우리는 당신을 구했지만, 당신네들은 우리를 돕긴 커녕 더 위험하게 해버렸으니까요."
우선 나탈리의 명령을 수행해야겠지. 난간 너머를 힐끗 보고, 나는 엘리멘트들이 모여 있는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로 빛을 터트렸다. 시선을 분산시켜준다면 좋겠는데. 도로 남자에게로 눈을 돌리며 나는 이어 말했다.
"하지만...미안해요. 사과할게요.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당신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니까요. 당신은 살기 위해 움직였고, 그때그때 맞다고 생각되는 쪽으로 움직였겠죠. 그러니, 그건 잘못일지 몰라도, 죄는 될 수 없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것 봐라. 말하고 있으면서도 느껴지는 이 위화감은 뭐지? 저기에 멈춰서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저쪽으로 가볼 수도 없고. 나는 이 아래 상황을 봐야 하니까. 가까이 가선 안 될 듯한 느낌도 들고.. 사과를 끝냈는데도 가만히 있는 그를 보며, 나는 의아하게 물었다.
-- 히비키 -- 물보라를 맞은 엘리멘트 여성은 모습을 드러냈으나, 표정엔 당황한 기색같은 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성은 히비키를 흘끗 바라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단검을 만들어내 그의 목 부분을 향해 불쑥 내밀며 말했다.
"뭐해? 상대 앞에 두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고 있어? 뭐, 그건 됐고, 마침 나 심심한데 잠깐 놀아줄래?"
-- 슈네비트헨, 그리고 시현 -- 슈네비트헨은 고개를 저으며 시현에게 사과를 건넸다. 그리고 답답할지도 모른다며 시현의 얼굴을 붙잡고 그대로 그의 얼굴 주위에 진공막을 형성하려 했다. 시현은 갑작스럽게 숨을 쉬지 못하게 되자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반격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슈네의 몸 이곳저곳에 가벼운 상처가 나게 되었다.
.....
잠시 후, 시현은 어느새부턴가 그를 감싸고 있던 암흑이 사라졌다는 걸 알아챘으나, 왠지 모르게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느낌에 앞을 바라보았고, 곧이어 슈네비트헨이 그의 얼굴 주위에 진공막을 형성하고 있다는 걸 알아냈다.
-- 에스메랄다 -- 남성은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에스메랄다를 바라보더니, 이내 활과 화살을 만들어내어 화살을 활에 끼운 다음 그대로 에스메랄다를 향해 겨누어보았다. 그의 눈빛은 방금 전보다 훨씬 탁해진, 잠시나마 남아있던 감정 조차 보이지 않는 눈빛이었다.
-- 전체 -- 리사 : 자연 능력 충전 30% 완료.
// 슈네주와 시현주는 위 진행에 반응 레스를 적으신 다음, 잠시동안 일상 형식으로 두 캐릭터끼리의 대화를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각 상황에 맞는 반응 레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히비키 -- 히비키가 몸 주변에 물줄기를 둘러 물 방어막을 만들어보이자 여성은 씨익 웃어보이더니 이내 다시 모습을 감추었고, 다음 순간 히비키의 물 방어막 안으로 들어와 단검으로 그의 옆구리를 살짝 찌른 다음 순식간에 방어막 밖으로 빠져나왔다.
"물 같은 거, 그냥 스며들어가기만 하면 끝 아니야? 그런걸로 내 공격을 막아낼 거라 생각한 거야, 혹시?"
여성은 단검을 든 손으로 입을 가리며 쿡쿡 웃으며 말했다.
"부족해..."
-- 에스메랄다 -- 갑자기 눈 앞에 터뜨려진 빛으로 인해 남성은 잠시 얼굴을 찌푸리더니, 이내 다시 원래 자세로 되돌아왔고, 바로 여러 화살을 활에 끼운 다음 에스메랄다의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쏴보였다. 여러개의 화살은 그대로 에스메랄다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아니, 저게 다 뭐야! 소리로 판단을 한다고? 나는 나를 향해 날아오는 화살들에 기겁했다. 난 정말. 어떻게든 살고 싶었다. 단순하게 살고 싶은 것만이 아니었다. 구하고 싶었다. 살리고 싶었다. 살아가도 좋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것이 누구든지 내 앞에 있는 사람이라면.
하지만, 그저 살고 싶다고 하는 이기적인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운명이 내게 한계라고 말하고 있다면, 나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이것을 피해 나갈 수 있을지.
저이는 소리를 듣고 있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내가 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화살을 몇 개씩 집어 날리고 있어.당연히 그러면 명중률도 높겠지. 그러나 눈을 가리지 않을 순 없어. 저이가 나를 똑바로 보지 못하게 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나는 다시금 남자의 눈앞에 빛을 터트리며 옆으로 몸을 틀어, 화살을 피하기 위해 바닥에 바짝 붙듯이 굴렀다. 최대한 소리를 내선 안 돼. 그러려면 구르는 방법뿐이야. 아니면..
지금은 몇 대를 맞더라도, 운에 맡기는 수밖에. 제발 대장, 나를, 나를 한번만 도와주세요. 내가 어떻게든 혼자서 설 수 있도록.
-- 히비키 -- 히비키는 엘리멘트에게 달려가 창을 크게 휘두르며 공격을 시도했으나 여성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단도로 그가 휘두른 창을 가볍게 튕겨냈다. 그 덕에 그녀가 들고 있던 단검은 완전히 박살났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새로 단검을 만들어내어 보였다.
"미안, 그렇게 크게 휘두르면 공격이 다 보이니까. 좀 더 민첩해지는 건 어때? 아, 그건 어둠 전용이니까 힘들라나?"
여성은 히비키를 한껏 조롱하는 말을 건네며 곧바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그녀는 순식간에 히비키의 뒤로 다가가 그가 두르고 있는 방어막을 뚫고 그의 등을 향해 단검을 내질러 보았다.
-- 에스메랄다 -- 남성은 에스메랄다가 다시 한 번 터뜨린 빛에 또 다시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어느정도 예상했다는 듯이 당황하는 주기또한 짧아졌으나, 그 직후 에스메랄다가 바닥에 붙어 있다는 사실까진 인지하지 못한 듯 했다.
남성은 그녀가 내는 소리가 마지막으로 들린 곳을 향해 다시 한 번 여러 발의 화살을 쏘았다. 그러나 그가 땅에 붙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 때문인지 화살은 그녀의 한참 위를 지나갈 뿐이었다.
-- 전체 -- 리사 : 자연 능력 충전 55% 완료.
// 이번 진행 레스까지만 반응 레스를 작성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슈네주와 시현주는 계속해서 일상을 진행하셔도 되구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흐어.... 정말.. 우리나라 회사 왜 이렇게 직원 알기를 ㄱㄸ같이 아는건지 모르겠네요.... 저번에 한국에 있었을 때 공장 알바갔을 때도 감독이란 양반이 하는 말이 "토,일요일날 나오는 건 당연한 거"라고..... 어째서 법은 날이 갈수록 발전해나가는데 사람들 생각은 발전이 없는건지.....!!!!
옆으로 몸을 튼 것은 최대한 급소를 피하기 위해, 바닥에 붙은 것은 화살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힘조절을 제대로 하진 않은 모양인지 화살은 내가 있는 곳까지 떨어지지는 못했다. 이제부턴 무조건 굴러서 이동해야 해. 조금이라도 소리를 내면 들킨다고 생각하자.
어떻게 공격해야 하지, 뭘 사용해서? 화살을 쏘기 위해 가만히 있는 것도 한두 번이다. 저이의 시야는 지속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내 위치를 들키는 순간 끝이야. 나는 다시 남자의 눈앞에 빛을 터트리고, 몸을 웅크려 신발로 손을 가져갔다. 맨발이라면 일어선다 해도 소리내지 않기가 조금 더 쉽겠지. 벗은 신발은..이걸 쓰자. 먹힐진 모르겠지만, 해보는 거야. 이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벗은 신발 한 짝을, 나와 조금 떨어져 있는 곳으로 던졌다. 목표는 난간 안쪽. 저걸 맞고 떨어진다면 조금의 혼란은 줄 수 있지 않을까? 신이 날아가는 것을 확인한 다음, 손에 남은 한 짝의 신을 들고 신을 던진 반대방향으로 굴렀다.
석궁을 조준할 틈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나는 활을 들고 있는 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
ㅠㅠㅠㅠ훅흑ㄱ흑 살앗다 ㅠㅠㅠㅠ갓갓레주..엔젤레주...(태세변환) 목숨 1일 연장됐네여 그때까지 열심히 어떻게 살지 궁리해봐야지...(레주:다음에 리타이언데??
>>364 그럭저럭 버틸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얼마나 버틸지는 모르겠네요...! 뭐 어차피 지금 여긴 아침이니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깨겠지만 지금 그 쪽은 밤인지라... 아무튼 세 분이 다 모인 것 같으니 바로 이벤트를 재개해볼까요? 지금 향주랑 에리주, 그리고 슈네주 이렇게 세 분 계시는 거 맞나요??
뭔가에 씌였다는 말을 긍정하는 그. 무슨 짓을 한지 자기조차도 모르고 있고. 갑자기 주변에 암흑이 깔리고, 그리고 누가...누가 나타났다고?
에밀..에밀리아? 에밀리아 리사나?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인데...나는 대꾸하려던 말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입속으로 말을 읊어보면서. 에밀리아, 에밀리아 리사나.
이번에 리베르에서 한바탕 칼립토스 때문에 난리가 난 모양이더라. 그건 항상 그렇잖아요. 언제는 안 나던가. 엘리멘트 하나가 죽은 모양인데..어린 여자애라서, UFE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졌다고.. 어린 여자애요? 이름이, 보자. 에밀리아 리사나라던가.
"에밀리아 리사나?"
나는 눈을 커다랗게 떴다. 세상에, 에밀리아 리사나라면, 그 여자애잖아, 그 어린 여자애? 칼립토스가 인질로 삼아서 죽었다던? 저 인간의 여동생이 그 사람이었다고?
"당신이 그의 오빠였군요!"
잔뜩 탄성에 젖은 목소리-이런 급박한 상황에 어울리는 건 아니었지만-로 나는 외쳤다. 순전한 놀라움이라기보다는 복잡한 감정이었다. 엘리멘트, 라는 숭고한 척 하는 구역질나는 임무, 그 이름이 자기 여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갔는데도, 어떻게든 살아남아 보겠다고 본부에 충성하고 나탈리를 넘기려 들었던 저 사람에 대한 연민, 그리고.
"에밀리아가..뭔가..말했던 건가요? 나를 죽이라고?"
..에밀리아 리사나, 저이에게 나타난 여동생의 망령의 정체에 대한 의문.
"대체 어째서?"
--
아 맙소사 ㅋㅋㅋㅋㅋ 에밀리아?? 하고 잠깐 ???상태였는데 걔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와우 떡밥회수 넘 무시무시 그자체에여....놀래라...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ㅛㅅ..몰폰중이라...잡담은 참여 힘들거가타여 ㅠㅠㅠㅠ 대신 열심히 눈팅중이다제^ㅅ^!!!!!
-- 히비키 -- 여성은 히비키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커다란 물 덩이 바로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 아니, 멈췄다기보단 무언가에 의해 걸음을 제지당한 듯 해보였다. 그녀의 눈빛은 잠시동안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는 듯 해보였고, 그녀는 그대로 잠시동안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녀의 눈빛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고, 그녀는....
"나.... 나아...... 아무것도 몰라아... 기억같은 거.... 나지.... 않아아아......"
이후 그녀는 입가에 여전히 미소를 띄운 채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허나 아직 숨이 붙어있는 것인지 쓰러진 상태에서도 계속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난.... 그런 거 몰라.. 내 과거 같은 거.... 몰라... 난 그냥.... 싸우고 싶을 뿐... 인데... 그걸로... 만족할 뿐인... ㄷ... 어..... 어......? 왜.. 내가 싸우고 싶어했지...? 왜..... 내가 ... 싸우는 걸로...... 만족하고 있었지...? 왜....? 왜애애........?? .......... 난 ...... 누구였지이이.............?"
여성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고, 서서히 생기를 잃어가는 그녀의 눈 밑으로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 전지적 레주 시점에서 현 상황에 대해 살짝 부연 설명을 하자면, 코어의 농간은 당사자의 기억을 헤집어서 그 당사자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걸 찾아내어 그 당사자를 시험하는 패턴입니다. 근데 이 여자애는 하필 그런 기억이 어떤 계기로 인해 없어진 상태였구요. 그런데도 코어가 그 없어진 기억을 억지로 끄집어내어서 시험하려 하니 여자애에게 혼란이 찾아온 것입니다. 자 그럼 두 가지 질문이 남아있는데, 바로 여자애는 어떻게 기억을 잃었고, 어떻게 이런 성격이 되었는지 입니다.
-- 슈네비트헨, 나탈리 -- "응, 어느정도는."
슈네비트헨이 나탈리에게 말을 건네자 나탈리는 여유있는 미소를 힘겹게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바람을 압축해서 그의 앞에 있는 엘리멘트 하나를 짓누르려 했으나, 엘리멘트는 미리 그의 공격을 파악해서 재빨리 그의 공격을 회피한 후 곧바로 그에게 달려가 주먹을 내질렀다.
한 편 나탈리는 그녀와 마주보고 서있는 엘리멘트를 바라보더니, 곧이어 메이스를 만들어내어서 그에게 달려갔고, 그 역시 해머를 만들어내어 나탈리가 내지르는 메이스와 부딫혀보였다. 그와 동시에 나탈리는 메이스를 들지 않은 다른 쪽 손을 이용해서 코어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입구를 찾는 이그니스 발 아래의 지형을 솟구치게 하면서 말했다.
"뭐해? 우리랑 싸우는 데 집중해야지?"
-- 에스메랄다 -- 에스메랄다의 말에 남성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 아니.. 그 반대였다. 그 아이는...... 괜찮다고 말했다. 더 이상 이런 싸움을 하지 말자면서 내게 손을 내밀었었다."
남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난 그 아이가 진짜 내가 알던 에밀리아가 아닌 걸 알고 있었지만, 전혀 그 아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 아이가 진짜가 아니어도, 내가 그 아이에게 가지고 있던 죄책감 만큼은 진짜였으니까...."
남성은 눈물을 흘리며 에스메랄다에게 물어왔다.
"사실 난 그 때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었다. 이 곳을 벗어나야 할지.. 나 혼자서라도 악착같이 살아가야 할지... 너무 혼란스러웠다. .... 당신이라면...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걸 그대로 해내는 당신이라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을테지.... 안 그런가..?"
-- 전체 -- 리사: 자연 능력 충전 75% 완료.
// 히비키 쪽하고 에스메랄다 쪽은 어느정도 마무리가 됐고... 이제 슈네 쪽이 남았는데.... 음.... 으음.... 아무튼 반응 레스 오네가이시마스!
그 망령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환상을 보여주고는 정작 당사자는 누군가를 공격하도록 만들어버리는 물건 같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뭐더라, 조종당하는...이것과는 경우가 다를까? 다른 생각에 빠져 있던 나를, 남자의 말이 깨웠다.
당연하지. 진짜가 아닌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저 모습만으로 이끌리게 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만약에, 만약에 그 망령이 내게 나타나서 대장의 모습으로 손을 뻗었더라면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있었을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멈칫했다. 그걸 왜 나에게 묻지? 나를 대체 어느 정도의 인간으로 보고 있는 거람?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무엇이 답인지도 알 수 없어질 때. 삶의 중심을 무엇으로 잡아야 하는지를..그런 걸 이 세상의 누가 알 수 있다는 거야. 나는 이를 꽉 깨물었다.
"몰라요, 그따위 질문은. 내가 무슨 신인 줄 알아요? 그런 걸 아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요? 만약 모든 사람이 그걸 알고 있다면, 인생에 위기 따위는 없을 거라구요."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나머지 한 짝의 신을, 다른 신이 떨어져 있던 곳으로 던져버렸다. 맨발로 차가운 옥상 바닥을 딛고 섰다. 역시 나한텐 이게 어울려. 길바닥에서 태어난 공주, 집시로 자라난 요정,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나야. 나는 자유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나는, 나로 존재하고 있어. 그것만이 나의 기준이 될 것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불과 방금 전부터.
"나는 그때 싸우기로 선택했어요. 나의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뒤로. 더는 나와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사람들을 구해내겠다고. 그리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뿐예요."
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여동생을 잃은 오빠, 회의를 느끼고 있는 남자.
"그건 내가 나로써 선택한 일예요.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나는 당신이 아녜요. 나는 당신에게 무엇도 명령할 수 없어요."
나와는 언뜻 같은 것 같지만,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다.
"당신의 답을 찾을 수 있는 건 당신뿐이고, 누구도 당신에게 답을 강요할 수는 없어요. 의존하지 말아요. 설령 그게 여동생이라고 해도, 당신을 강제로 이끌고 가게 내버려두지 말아요."
슈네 : 아주가 내 집에 몰래 들어와서 놀래켜주려고 하는 것 같길래 장난끼가 발동해서 핸드폰을 들고 ‘아, 큰일났네. 이 새끼 눈치챘나봐, 튀었어. 그냥 다른 사람 잡아가면 안되나? 이미 신장 가져간다고 말 했어?’ 라고 말했거든. 그리고 아주가 숨어있는 장롱 문을 확 열었어. 그랬더니 그 반응이…
*
에리 : 마트에서 쌀을 싸게 팔길래 사서 안고 가는데, 왠지 안고있는 모양이 어린아이를 안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거에요. 그래서 ‘집에 가면 밥먹자!’ 라고 말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아이가… 밥이었어요…
*
시월 : 아빠랑 슬픈 영화를 보다가 엉엉 울었는데, 아빠가 제 얼굴을 보더니 휴지를 가져온다고 잠시 자리를 떴어요. 그때 라현이 아저씨가 들어오는거에요. 왜 우냐고 묻길래 ‘아빠가…’까지 말했을 때 아저씨가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어요. 저 멀리서 아빠의 비명소리가…
*
에리 : 이 장소를 기억해요, 나탈리? 나탈리 : 아, 언니랑 제가 처음 만났던 곳이네요. 에리 : 기억하고 있었군요… 나탈리 : 헤어진 옛 여자친구처럼 말하지 말아주세요… 에리 : 그러네… 모든게 옛날과는 달라졌구나… 나탈리 : 옛 남자친구처럼 말하지도 마시구요!
*
에리 : 에리쨩이랑 고기 먹으러 갈 사람? 히비키 : 3인칭이라뇨… 슈네 : 쨩이라니… 에리 : 참고로 내가 쏘는거에요. 히비키 : 히비쨩이요! 슈네 : 슈네쨩이요!
*
시현 : 있잖아, 사람이 짜증나는 경우가 두가지 있어. 하나는 말을 하다가 멈추는거고, 다른 하나는. 라현 : … 시현 : …
시월 : 그리고 아빠가 지금 변사체로 옥상에 버려져있어요…
*
히비키 : 슈네 씨, 슈네 씨! 방금 프라이팬에서 불이 화악! 한거 엄청 멋있었어요! 어떻게 한거에요?! 슈네 : …주방 사고였어…
*
히비키 : 조깅의 조가 아침 조인가요, 아니면 새벽 조인가요? 에리 : 물론 아침 조이죠! 히비키 : 오오. 나탈리 : …조깅은 영어에요.
그렇군요. 항상 말씀드리는거지만 시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언제든 환영이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현실의 일이 스레의 일보다 더 중요한 법인만큼 너무 이 스레에 의무감을 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지 잠시만이라도 들러주시고 스레 내 캐릭터와 이야기에 어울려주시기만 해도 돼요!
근데 챕3는 적어도 챕2까지 무사히 진행되어야 가능한 이야기인데 과연 챕2에 참가자가 몇 명이나 나올지 걱정되는군요.....
We are living, On this middle of time Without folding, without defeat Without loss of hope We may fall down again in these cracks, But we'll never fallen by their pressure
We're all living, On this paradoxical land Without ending, without bending Without surrender to gifts We're finding someone can refuse the truth Abolish the age, make new pledge against the current
흑흑 여러분 챕터 2 모두 와주십시오 마마마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꾸르잼인 대박 스펙타클 전개가..!!!(그아없
남자는 내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조금 성의없게 느꼈을까.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다. 이 외에는, 어떤 말을 해주더라도, 저이에게 내가 더 이상의 것을 해줄 수는 없어...
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얼굴은 편해 보였다. 이상해. 편해 보였는데, 편해 보였는데?
"정..답이라니..."
걸어가고 있는 쪽은 전혀 그와는 거리가 있는 곳인데?
"..이봐요, 당신 지금 무슨 짓을 하는-!"
쿵, 하는 소리가 문득 들린 것 같았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아니야. 팀원들을 도와야 해. 그런데, 그런데. 왜 몸이 말을 듣질 않는 거야. 아. 나는 후회했다. 떨리는 손목을 붙잡고, 입술을 깨물며,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면서, 눈에서 흐르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고, 눈물이 어디서 내려오는지도 모르겠는 채로,
잘못을 했어. 아냐, 나는 그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했지만, 저 사람이 원하는 말은 이게 아니었던 거야. 저 사람은, 내가 저이를 살리기 위해서, 뭐라고 말했어야 했나. 몸이 떨려왔다. 괴롭다.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 이러고 싶지 않다고, 이러지 않기 위해서 나는 여기 온 거였는데. 아냐. 나는 살리고 싶었어. 더는 누군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았어.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사라질지 모를 영혼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미, 안. 미안, 미안해요, 미안해요...울먹이는 소리가 입에서 터져 나왔다. 살아가라고, 살아가라고 말해줬어야 했는데. 저 사람이 원하는 것이, 편해지는 것이었다면, 진정으로 여동생을 만나는 것이었다면, 그것만큼 무책임한 소원은 없었다. 죽음만큼 무책임한 소원은 없고, 나는 그걸 알아차리고 말렸어야 했다.
바보같이. 너무, 너무 자유를 줬던 걸지도 몰라. 이미 무엇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에게. 처음부터 생각해보면, 그의 눈은, 이전의 나탈리처럼,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채였는데. 그걸 모르고, 화가 나서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춥다. 바람이 뼈를 깎는 것만 같다. 일어서지를 못하겠어.
전에 누가 그랬지. 감정에 매몰되지 말라고. 이제 알 것 같다. 감정에 휩쓸리고 마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는지를.
-- 전체 -- 이그니스는 곧바로 날아오는 시현의 총알을 발견했고, 곧바로 불길을 총알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휘둘러 세 발의 총알이 모두 사라지게 해보였다. 그 다음 순간 들어온 히비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그는 이번엔 시현 쪽으로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 순간, 히비키가 나타나 재빨리 이그니스 쪽으로 물줄기를 날렸고, 그제서야 히비키를 발견한 이그니스는 총을 들지 않은 손으로 물줄기를 다른 방향으로 내쳐보였다. 이후 그는 히비키 쪽을 바라보고 여유가 가득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건넸다.
"보아하니 당신은 물의 엘리멘트이신 것 같군요. 하지만 물이 불보다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니까 뭐하냐니깐?"
그러나 그의 말은 어느새 그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나탈리에 의해 저지당했다. 나탈리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메이스를 들어 세차게 이그니스 쪽으로 휘둘렀고, 미처 그녀의 공격을 막지 못한 그는 그대로 메이스에 맞아 저만치 나가떨어졌다.
".... 드디어 맞췄다, 이 망할 녀석. 하아... 고마워, 히비키..."
나탈리는 주위 상황이 겨우겨우 진정된 걸 확인한 후 히비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렇게 격렬하게 싸워본 건 난생 처음이야..."
이후 그녀는 아직 옥상에 있을 에스메랄다에게 음성 메시지로 무언가를 말했다.
"언니, 이제 당분간은 UFE에서 지원 병력 같은 걸 안 줄 것 같으니 한 번 더 주위를 확인해보신 다음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곧바로 아래로 내려오세요. 이제 코어로 향하는 입구만 제대로 막으면 될 것 같으니까요."
그러던 도중 이그니스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그들에게 말을 건넸다.
"한 가지... 묻겠습니다."
그가 일어난 걸 발견한 나탈리는 재빨리 경계 태세를 취했으나, 이그니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저희 UFE는, 세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다른 모습으로 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해 칼립토스, 그리고 코어와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로 UFE를 벗어난 당신들에겐 더 이상 이런 의무가 남아있지 않을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이렇게 코어를 여러분들의 손으로 제거하려 하는 것입니까? 코어와 맞서 싸우려 하는... 여러분들만의 이유같은게 있는 것입니까?"
핸드폰이 울리는 것이 주머니 안에서 느껴진다. 나탈리구나. 직감적으로 알았다. 과연 핸드폰에서는 나탈리의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지원 병력은 소강 상태고, 나탈리도 나한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걸 보면 싸움도 멎은 듯하다. 바로 아래로 내려오라고. 나는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고개만 살짝 끄덕였지만, 나탈리에게 보일 리가 없지. 하지만 나탙리가 제대로 들어야 하니까,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자.
"알았..어요."
잔뜩 지친 듯한 목소리가 울린다. 아니야. 이렇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돼..., 나는 눈을 들어 옥상을 둘러보았다. 또 옥상에 누군가 올라오려나. 그러진 않겠지. 땀이 식은 건지 싸늘한 기운만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끊긴 나탈리의 목소리 너머로, 익숙한 음성이 들려온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결코 듣고 싶지 않았던 소리다.
코어와 맞서 싸우고자 하는 우리의 이유라구..
지금 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이지. 나는 어떻게 대답할지 망설였다. 고작 나에게 찾아온 사람 하나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으면서, 호언장담만 해대곤 결국 구한 사람은 아무것도 없는 인간이, 코어를 없애기 위해 여기에 온 이유를, 어떻게 말하겠어.무슨 수로 말하겠어. 나는 당당할 수 없다.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당당할 수가 없었다. 그를 그런 식으로 보내버리고, 내게 대체 무엇이 남았지.
할 말을 잃은 채, 가만히 앉아 있는 시야에 나의 벗은 발이 들어왔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 내가 여기에 왔던 이유. 나는 지금 맨발로 서 있다. 어린 시절의 나와 같이. 어리고 순진한 라 에스메랄다, 네가 여기에 있구나. 어느새 훌쩍 자라서,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그 무엇에도 좌우되지 않고, 너 스스로.
나는 다리에 힘을 넣었다. 일어서야 한다. 아무도 구하지 못했다 해도, 아무도 살려내지 못했다 해도, 여전히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 여전히 한 사람만이라도 살려내기 위해서. 온전히 나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꿈에, 조금이라도 더 다가서기 위해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떨어지려던 공허한 눈을 가슴에 새기고. 마리안느가 내게 내밀었던 손과 푸른 눈을 떠올리면서. 그리고 나의 대장, 나의..., 내게 말한 소원을, 나는, 이루어 낼 테야. 나는 살아갈 것이다. 싸워 나갈 거야. 살려내기 위해서, 나와 같은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면, 어디라도, 언제까지든.
틀리지 않은 대답, 이라는 말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여전히 저이에 대한 죄책감이 나를 두드리고 있지만, 그것에 잡혀 나아가지 못한다면 쓰러진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옥상엔 아무도 올라오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아래로 내려가 팀원들을 찾았고, 팀원들과 마주 서 있던 이그니스의 말이 들려왔다. 가까이 갈수록 확실하게 들리는 그 말은, 패배를 인정..하겠다고. 저 사람의 입에서 패배라는 말이 나오다니. 웃기지도 않네. 이그니스와 엘리멘트들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팀원들 사이로 합류하려고 했는데-
능력을 코어에게 다 쏟아붓는다고? 무거운 걸 잡아달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후폭풍? 나는 들려오는 소리에 멈칫해선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직후 나탈리가 말했다. 아, 별로 나탈리를 무겁다고 생각...바위의 엘리멘트는 단단하지 않나? 아니, 나탈리가 아니라잖아. 도리질을 치며, 나탈리의 외침을 듣자하니 잘못하면 후폭풍에 휩쓸린다는데, 그거..그거 진ㅉ..그거 진짜야? 아니야, 날아가ㅣ는-...날아가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지도? 물론 날아간 다음 어디에 떨어져서 머리 한 쪽이 깨지면 그것도 곤란할 테니, 나는 얌전히 엄폐물을 찾기로 했다. 저..저 커다란 바위를 안고 있으면 괜찮겠지. 땅에 잘 붙박여 있는 것 같고..설마 날아가진 않겠지..?
달리 있는 것 같지도 않아서, 나는 무거운 것 같은 바위로 달려가 그걸 끌어안고 앉았다. 얼마나 센 거야..
그래, 올바르다고 믿을테니 사라지라고. 건물을 빠져나가는 이그니스를 바라보며 표정을 찡그려보인 그는 무거운 거, 라는 말과 함께 나탈리를 향해 시선을 슬쩍 던지다가 에이, 그럴리가.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여자인걸. 같은 생각을 해보이곤 굳이 무거운걸 잡아야 하는가, 에 대해 생각했다.
"...바닥에 내리 꽂혀져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설마 하는데 바닥을 깨서 거기에 다리를 꽂을 생각은 하지 말라고. <- ...안돼..? <- 당연하지.
팀원들은 전부 다 흩어져서 각자 나름대로 무거운 물건들을 잡은 다음 낮게 엎드렸고, 바로 그 다음 순간 무언가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엄청난 충격파가 그들을 뚫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나탈리는 그 강력한 충격파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온힘을 다해 그녀 앞에 있는 쇳덩이를 끌어안았다.
"설마 이 쇳덩이랑 같이 날아가버리는 일 같은 건 안 일어나겠지...."
....
충격파는 그들이 있던 폐건물을 중심으로 주변을 향해 잠시간 퍼져나갔다.
".... 언니.... 언니....! 나탈리 언니!"
나탈리는 그녀에게 자비없이 불어닥친 충격파로 인해 잠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 그녀를 부르는 리사의 목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 끝났어요. 코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주위의 칼립토스도 전부다 사라졌어요. 정말 고생많았어요, 언니." "어....."
그러나 나탈리는 아직 다 끝난게 아니라는 듯, 불안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리사에게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내 팀원들은? 슈네, 시현이, 히비키, 그리고 에리 언니... 모두 다 어디갔어?" "아......"
리사는 그녀의 질문에 잠시 당황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다 미소와 함께 고개를 돌리고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 저기 있네요."
리사의 말에 나탈리는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이내 그녀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자리하기 시작했다.
// 모두들 나탈리에게 무사히 생존했다고 보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코어가! 잠깐이지만! 사라졌다구요! 그리고 모두들 무사하다구요!!!!! 으하하하하하ㅏ하하하하하하ㅏ!!
많이 셀까? 얼마나 세려나? 나는 괜히 두근두근했다. 엘리멘트 능력이 응축된 레이저 같은 게 쏘아지니까, 이쪽까지 빛이 비치려나? 이상한 기대감에 마음이 설레서, 이거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걸. 여전히 그의 마지막이 나를 아프게 했지만, 나는 눈을 감았다. 이것으로 당분간은, 누군가의 운명을, 지켜낼 수 있을까. 이것으로 당분간은 에밀리아와 같은 여자아이를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이것으로 당분간은 그와 같은 죽음을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커다랗게 폭발음이 울리고, 무언가가 아득해진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거센 바람이 몸을 훑고 지나간다. 달려나가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난리를 치며 뒤섞였다. 문득 빛 같은 걸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것으로 조금은 더, 누군가를 구해낸 걸까. 누군가의 운명이 지금 이 순간 바뀔 수 있다면, 나는 이것으로, 이것으로...
"다들! 괜찮아요? 엄청 셌지요!"
이런, 목소리가 너무 호들갑떠는 것처럼 나잖아. 하지만 들뜬 목소리를 가라앉힐 방법은 없고, 나는 한껏 격앙되어 모두를 부르며 일어섰다. 강력한 충격파였어! 깜짝 놀랐는걸, 코어가 파괴된다는 건 이런 거구나... 어디선가 수다스러운..아, 리사로구나. 그리고 나탈리.
"나탈리! 슈네비트헨, 시현, 히비키, 다 무사했군요! 뭐랄까, 이거 조금 묘한 느낌이네요..."
인생의 주마등을 보았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만남이 딱 세개 존재했었는데, 첫번째는 라현이 놈. 옆집에 살았던 그 놈과는 태어나는 것도 1주일 차이로 태어났었는데, 그거 때문에 형이라고 부르라며 거들먹거리다가 진짜 밟혀 죽는 줄 알았다. 포우턴트도, 엘리먼트도 아니었으면서 나를 압도하던 놈이라 사실 그 놈의 정체가 칼립토스는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두번째는 서온이를 만났던 것. 내 인생을 바꾸었던 여자. 사랑을 인간의 형태로 빗은 듯한, 사랑이 흘러넘치는 아름다운 여자. 나에게 와준 것이 너무나도 과분했고, 벅차오르는 행복감에 스스로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다정했던.
그리고 세번째는, 당연히 우리 시월이. 사랑하는. 사랑스러운. 그런, 나의.
…시월이 보고싶다. 우리 딸 보고싶어요. 정말, 진짜로.
“…다시는.”
다시는 이 일 안할꺼에요… 인생의 주마등까지 봤단 말이야. 우리 딸 놔두고 주마등이라니, 이런 몹쓸.
폭발하는 소리에 이어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고 지나갔다. 쇳덩이를 끌어안은 팔에 자연스레 힘을 준 그는 한참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꽤나 큰 충격에 스쳐지나간 자신의 과거는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주진 못한 듯 싶었다.
내가 이렇게 뭣같이 살았는데, 지금이라도 제대로 살아야지.
그 생각이 들고 나서야 눈을 뜬 그는 주변이 잠잠해진 것을 눈치채곤 쇳덩이에서 팔을 떼고 몸을 일으켜 먼지를 털었다. 긴 머리는 이리저리 산발이 되어있었고, 그는 "나 살아있어." 라고 말하며 터덜터덜 걸어옴과 동시에 머리를 묶듯 제 머리채를 어느정도 잡더니 소매춤에서 메스를 꺼내 그것을 잘라냈다.
며칠 전, 저희 UFE가 찾고 있었던 이번 세대의 코어의 위치가 발견되었고, 최근엔 그 코어를 제거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코어를 제거한 이들은 저희 UFE 측 엘리멘트가 아닌, '배반자'라 낙인찍혔던 엘리멘트들과 포우턴트들입니다.
저흰 UFE를 떠났던 이들에게 배반자란 낙인을 부여했지만, 그들이 믿고 해왔던 행동은 그저 UFE를 배반하려 한 것이 아닌, 저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안전을 지키는 또 다른 방법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저희 UFE는 코어를 제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이들,
나탈리 그레이스 에스메랄다 티파레트 겟코노하라 히비키 윤시현 슈네비트헨 테를린덴 리사 캐서린 에릭 라이먼
이상의 인원들을 더 이상 배반자라 칭하는 걸 금할 예정입니다. 또한 비록 그들이 UFE가 정해준 규정을 따르지 않았지만, 그들이 한 행동은 저희 UFE에,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기에 저희는 그들의 업적을 기려 엘리멘탈 기록에 그들의 이름을 추가하고, 이후 세대의 엘리멘트들에게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코어는 사라졌고, 세계는 다시 한 번 칼립토스의 위협에서 벗어났습니다. 여러분들의 평화를 향한 거침없는 열정이 있는 한, 그리고 저희 UFE가 있는 한, 세계는 절대로 칼립토스의 손에 힘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이들을 위협하는 이들에 맞서 싸우시기 바랍니다. 맞서 싸우셔서, 여러분의 힘으로 세계의 궁극적인 평화로 향하는 발걸음을 한 발짝 더 내딛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573 챕1에서 해당 플레이어 시트의 주인만 그 플레이어를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챕1에서 있었던 일(일상이건 이벤트건 그외 잡담이건간에)을 챕2에서 언급하는 것 자체를 금지할 예정입니다. 즉, 순전히 캐릭터만 챕1에서 가져올 수 있으며, 이것도 일상에서나 사용이 가능할 뿐, 챕2에 참가하시려면 무조건 칼립토스 시트를 내셔야 참가가 가능합니다. 친목이나 AT 필드의 위험이 있으니까요!
그런 만큼 지금 여기서 각 참가자 캐릭터들의 인증코드를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중에 챕2에서 그 캐릭터 주인이란 걸 인증하셔야 할테니까요!
또한 지금부터 챕1 내용이나 진행에 대하여 궁금했던 점이나 더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으시면 여기에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챕2부터는 이벤트 뿐만 아니라 일상에도 약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거든요!
>>588 간단히 설명하자면: 1. 여자애는 겁나 강려크한 자연 능력 보유 2. 근데 성격이 겁나 소심해서 사람을 주먹으로 때리는 것조차 못함 3. 이런 사람을 그냥 놓치면 UFE에 손해가 갈 것이 분명했기에 UFE는 그녀를 붙잡아 기억을 없애버리고 살인 머신으로 개조해버림 4. 근데 코어에 의해 기억이 억지로 되살아나고, 개조된 이후의 기억들과 뒤섞여 그녀 자체가 망가져버림 5. UFE 개x끼들 입니다!
음 그래도 괜찮은걸까요..! 우리스레 친목시비 휘말리는게 싫어서 괜한 걱정이..ㅠㅠㅠㅠㅠ떡밥이나 스토리 진행용으로 가끔 등장하는 건 괜찮지만, 캐주 본인이 본인 시트로 일상해도 괜찮을지는 잘 모르겟어서88 예를 들어 A캐를 새로 냈다고 해도, 자신이 이전 스레 B캐였다고 밝히면 동일인물인 걸 어차피 다 알게 돼버릴테고..레주가 사용하시는 건 얼마든지 환영이고 괜찮고 영광이고(그만해) 암튼 좋지만 본인이 일상 한정이래도 직접 전시트로 플레잉하는게 가능할까는 잘 모르겠어요 88 기수스레 진행해본게 처음이라..(n년차 초보)(댕청함)
「Verse 1」 We were the warriors who called heroes, Fought for our glowing lives Glory for us, and Peace for earth We were used to hear the spell
Never minded for shadows, Covered ignorances were out of sight Instead of thinking about sides, We focused for our problems in front
Each of us has a fragile way; A single-log bridge just one can cross But we decided to trust each other's lane, Made the raft with logs we shared
The explore began
「Chorus」 We are living, On this middle of time Without folding, without defeat Without loss of hope We may fall down again in these cracks, But we'll never fallen by their pressure
We're all living, On this paradoxical land Without ending, without bending Without surrender to gifts We're finding someone can refuse the truth Abolish the age, make new pledge against the current
「Verse 2」 We were the sailors who just departured Knew nothing, perfectly blinded before Secretary loves, and valuable lives; We found the cherish moments denied from world
The tree eats blood to grow up Was named Justice by heroes After witnessing roots of the tree, We promised we would never go back
The wishes that had been buried The memories that must be mourned The heritages that we discovered Are prepared to set the sunk souls free
We are ready to stand
「Chorus」 We are living, On this middle of time Without folding, without defeat Without loss of hope We may fall down again in these cracks, But we'll never fallen by their pressure
We're all living, On this paradoxical land Without ending, without bending Without surrender to gifts We're finding someone can refuse the truth Abolish the age, make new pledge against the current
「Bridge」 Yes, This is the point of no return Since we determined to never compromise With irrationality of our honour Yes, This is the opening for our war
「Chorus」 We are standing, In this era of change Without bowing, without binding Without even vibrating No, we reject the given name from period We don't want to be hero, we are only..
We are living, On this middle of time Without folding, without defeat Without loss of hope We may fall down again in these cracks, But we'll never fallen by their pressure
We're all living, On this paradoxical land Without ending, without bending Without surrender to gifts We're finding someone can refuse the truth Abolish the age, make new pledge against the current
We want living, On this adorable world... We love living, In this ground of ties... We're loving... We're living...
너는 옛것을 좋아하고 옛것에 마음을 주는 아이라는 걸 안단다. 그러니 가끔은 이런 옛 방식도 괜찮겠구나 생각한다.
처음 너에게서 편지를 받았을 때를 기억하면, 나는 아직도 늙은 가슴을 설레고는 한다. 이제는 웬만한 글자를 전부 쓸 수 있게 되었으니 그 보답으로 내게 제일 먼저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는, 너의 쑥스러운 고백을 어찌나 흐뭇하게 받았던지. 그로부터 몇 년일까, 티파레트, 나의 어린 딸의 이름을 네 가족의 이름으로 삼아 네가 엘리멘트의 직함을 단 것은. 들어간 지 이틀만에 이런 건 못해먹겠다고 화를 내며 찾아오던 네가, 어느새 늠름하게 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구나.
신문에서 언뜻 너의 이름을 본 것 같았다. 내가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별다를 게 없어. 나처럼 다락방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은, 핸드폰이 있어도 시계로만 쓰기 마련이다. 너도 알다시피(그리고 숱하게 겪었다시피) 오는 연락엔 대답하지 않고, 아는 번호엔 연락하지 않지. 세상을 보는 자그마한 창문이라는 말도, 나 같은 사람들에겐 먼 이야기일 따름이다. 그래서 나는 신문을 부르지. 먼 나라 이야기를 전해주는 소식통으로는 옛것이 안성맞춤이니까. 아침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는, 허무하게 울리다 꺼지는 기계의 소음과는 다르게, 사람을 불러세우는 힘이 있다. 나는 그 힘을 사랑하고, 너는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받아본 신문에 실려 있더구나.
에스메랄다,
아직 너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을까? 그 밤, 차갑고도 아름답던 밤, (너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남빛 물결이 넘실대던 밤에 네가 말했던 것을. 나는 스산한 밤바람을 맡으며 나의 어린 딸을 생각했지. 어린 시절에 멈춰버린 가여운 영혼을 떠올리면, 그 날 이후로 나의 아래에 있는 네가 걱정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너의 대장은 나에게 너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가 왜 나를 신뢰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야. 그저, 그의 눈에는, 네가 나에게 보여주는 웃음이 다른 웃음과는 다른, 어떤 원초적인 그리움을 담고 있는 듯이 보였기 때문일까 하고 추측해보기만 한다. 떠나겠다, 라는 말에 내가 나타내보인 불안은 내 의지와 관계없는 것이었다. 이해해 주기 바란다. 어미라면 자연스럽게 품을 수밖에 없는 걱정, 불안, 떨림, 그리고 특별히 나에겐, 나의 사랑스러운 티파레트를 떠나보낸 뒤로 더욱이 거센 상처였으므로, 너는 이해해 주겠지. 그래서 그렇게 말했을 거야.
당신이 나를 구해주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를 구해주겠다고, 너무나도 순수하게, 단 한 치의 불신도 없이 너는 선포했다. 너는 칼립토스로부터 너를 구하고 죽었던 대장을 떠올렸을지 몰라. 그리고 나는 너로부터 내가 구해주지 못했던 가련한 티파레트를 떠올렸을지 모르지.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우리는, 적어도 나에게는,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았어. 같은 꿈으로. 같은 희망으로.
그래서 나는 너를 나의 소원으로 삼기로 결정했단다.
너의 자랑스럽고도 사랑스러운 팀원들. 네가 말해주던 고귀한 이름들. 겟코노하라 히비키, 윤시현, 슈네비트헨 테를린덴, 나탈리 그레이스, 에릭 라이먼과 리사 캐서린. 너의 동료들, 전우들, 그리고 벗들. 네가 온마음으로 받아들였던 이들. 네가 그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행운이냐? 너의 소원을 이해해줄, 나의 바람에 귀 기울여줄 이들을. 너는 누군가를 구하겠노라고 당당하게 말했지만, 네가 봤듯이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만은 않았지. 네가 나로 인해 정의의 편이라고 믿어 의심찮았던 본부는 너의 믿음을 배신했고, 나는 그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고 네게 귀띔해주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 너는, 내가 보아왔던 너는, 네가 원하는 것을 돕지 않는 것에 매달려 있기를 죽기보다도 싫어하는 아이인데. 너 혼자였다면 가슴 아플 정도로 힘겨워했을 테다. 너 혼자였다면 거기서 주저앉아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지. 너의 꿈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으로 나를 다시 절망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얼마나 행운이냐, 네가 너를 지탱해줄 사람들과 함께였다는 것이.
에스메랄다 나는 네가 알다시피 운명이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그것은 사람의 의지를 빼앗아 버리는 낱말이지. 그 한 마디에 모든 노력을 묻어버리고, 대신 그것을 변명으로 삼아 삶이 내던지는 질문들에 방패막이로 세워버린다. 그처럼 무책임한 낱말, 괴로움에 대한 회피가 낳은 말이 어디 있겠니. 티파레트를 잃은 뒤로 나를 이끌고 간 것이 바로 운명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체념했어. 내게 주어진 운명은 고작 이런 것이라고, 이뿐이라고. 그런데 이것을 보아라. 나는 너를 만나지 않았니? 네가 거기에 있었다. 내가 포기한 채 주저앉아 있던, 좌절으로 쓴 운명이라는 글자 위에. 운명이 아니고서야 말할 수 없는 희열으로, 너는 기적처럼 거기에 있었지.
너의 운명도 이와 같다. 너의 사람들은 운명으로 거기에 있었고, 운명이 아니고서야 설명할 수 없는 존재로 그곳에 있었다. 달리 말해, 너는 기적과도 같이 그들을 만났어. 그들이 너의 기적처럼 네게 손을 흔들고 있던 셈이야.
너의 팀원들과 어울리면서 여전히 너는 거리를 쏘다닌다. 새로 산 바이올린을 들고 활보하기도 하고, 기타를 치며 한 자리에 몇 시간씩 눌러있기도 하지. 눈물이 날 정도로 가볍고 따뜻한 노래를 부르면서. 봄이 오면 아마 너는 다시 춤을 추며 다닐 테지? 거리가 너의 공연장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서, 코어에 목숨을 걸고 맞섰던 전사와는 완전히 거리가 있는 모습으로. 자유로운 새와 같이, 변함없는 별과도 같이. 운명처럼 만난 너의 사람들과 같이. 그리고 나는 그런 너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다.
나의 아가야. 이제 와 나는 영웅이 되어버리고 만, 네가 그토록 혐오하던 영웅이 되어버리고 만 너를 온전한 나의 말로 칭송하고 싶구나. 너는 잘해줬어. 너는 영웅처럼 되어버리고 말았으나 그를 만들어낸 것은 전적으로 너의 의지, 너의 사람들이다. 너와 너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지켜 낸 거야. 스스로의 세상을 지켜 낸 거다. 그 무엇에도 매달리지 않았어. 그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았다. 너와 네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 정의, 가치, 희망. 그것은 그 누구에게도 받지 않은, 그 무엇으로부터도 상속되지 않은, 완전히 너희들만의 것이다. 처음부터, 탄생부터. 그리고 그 마지막까지, 스스로 서는 것이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기대지 않고, 너희들은 오직 자신들만의 힘으로 영웅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것을 잘 지키고 있도록 하렴.
나의 자랑스러운 에스메랄다. 이번 주에 네가 바이올린을 보여주러 오겠다고 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너의 친구들의 소식을 전해주는 것 역시도. 코어가 사라진 지 꽤 시간이 지나서, 새로 코어가 생성될 시간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구나. 그러나 이것만은 알고 있겠지? 네가, 너의 친구들이 함께 운명을 이끌어간 후로, 그때부터 구원받은 영혼들이 셀 수 없다는 것을. 너희가 코어를 없애지 않았다면 생겨났을 또다른 희생자들과 안타까운 운명이 조금씩 바뀌었다는 것을, 그리고 오직 너희들의 손에서 그 일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네가 구해냈어. 네가 살려낸 운명들이야.
대장이 전해달라고 하더구나. 너무나도 늠름하게 자랐노라고. 이미 네가 먼저 들었을는지도 모르겠다.
고맙다, 에스메랄다, 나의 사랑하는 아가. 네가 가졌던 각오에 당당하게 서는 사람이 되어줘서. 나의 소원이 되어줘서, 그리고 그 소원을 이루어줘서.
"야. 히비키. 너 그동안 또 어디 가있었냐?" "지구와 인류를 구하고 돌아왔지." "길고양이 밥줬다는 얘기를 그렇게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지 않냐?" "진짜 인류를 구했다니까?" "유기견이라도 입양했어?" "됐다 됐어."
점심시간이 시작될 무렵. 페네리안의 어느 고등학교에는 세명의 소년이 점심식사를 위해 옥상에 모였다. 맑고 푸르른 하늘에는 흰 구름 조각들이 둥둥 떠있었고, 날씨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깥활동하기엔 더할나위없이 좋은 날씨였다.
"근데 히비키. 너 학교 끝나려면 한참 멀었는데 왜 가방을 싸왔어?"
히비키라는 소년의 친구 한명이 히비키에게 물었다. 히비키는 손에 든 음료수 캔을 열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가 무슨 이유냐고 묻자 히비키는 내일 말해주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소년의 친구들은 호기심과 답답함에 이유를 알려달라고 성화였다. 히비키는 친구들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구했다.
"근데 옥상에 올라온거 선생님이 알면 어쩌지? 원래 옥상은 출입금지잖아." "괜찮아. 문을 딴건 내가 아니라 레인이니까." "옥상에 오자고 한건 히비키 너였잖아!"
그때 옥상의 문이 철컥, 하고 열렸다. 소년들은 그게 선생님인가 싶어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정작 나온 것은 땀을 뻘뻘 흘리며 숨을 몰아쉬고 있는 소녀였다. 소년들은 안도했지만 소녀가 꽤 화난 기색인 것을 알아채자 다시 긴장했다.
"바...반장. 무슨 일이야?" "너희 여기 있었던거야? 선생님이 히비키를 불러오라고해서 교실로 부르러 갔더니만 교실에도 없고! 도서관에도 없고! 매점에도 없고! 운동장이랑 체육관에도 없어서 전교를 다 돌아다녔는데!" "응? 나를 불러?" "혹시나 싶어서 옥상에 온건데 진짜 허락도 없이 옥상에 오면 어쩌자는거야!"
화가 난 기색이 역력한 소녀는 히비키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히비키는 잔뜩 당황하여 소녀의 손을 떼낼 생각도 못하고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물었다.
"미, 미안해. 그보다 나를 불렀다면 역시 그건가? 선생님이 다른 말씀 안하셨어?"
소녀는 히비키의 물음에 멈칫하더니 곧 깜짝 놀라 히비키의 옷에서 손을 떼내었다. 그리고 말투를 가다듬고는 사과하며 선생님이 별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고 대답했다.
"야. 그럼 나는 간다. 로지! 고생시켜서 미안!"
히비키는 소녀의 대답을 듣자 서둘러 도시락을 정리하고 가방을 매었다. 그리고 짧게 인사를 남기고 문을 나섰다. 남겨진 소년 둘과 소녀는 벙찐 얼굴로 옥상 출입구를 바라보았다.
"쟤 왜 저러냐." "아. 그거 아니야 그거?" "뭐?" "히비키 쟤, 큰누나가 임신했다며. 곧 출산이라고 그랬는데." "진짜?"
자기들끼리 주변상황은 안중에도 두지않고 이야기를 나누던 소년들의 말소리는, 다시 화가 난 소녀가 큰 소리로 호통을 치자 겁을 먹고 주변을 정리하는 것으로 끝났다.
히비키는 시내의 산부인과에 도착했다. 꽃이라도 좀 사올걸 그랬나. 아니야. 요즘 병원에선 꽃같은 식물들의 반입이 안된다는데... 그럼 주스라도? ...출산한지 얼마 안됀 산모한테 주스를 줘도 되나...? 아기 신발이나 아기 옷은 이미 넘칠대로 넘칠거고...
문앞에서 계속 선물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감을 못잡고 갈팡질팡하던 히비키는
"어쩔 수 없지. 내 존재 자체가 선물이라고 해야겠다..."
라고 결심했지만 이내 양심에 찔린건지 서둘러 주변의 청과상에서 과일세트를 구매했다. 큰누나가 못먹으면 다른 가족들이 먹으라고 해야겠다... 라는 심정에서였다.
"겟코노하라 히비키고요. 네... 가족 관계에요."
병원 카운터에서 간단한 조회를 거치고 히비키는 큰누나가 있을 병실로 향했다. 어디보자. 분명 여기라고 했는데. 히비키는 문에 달린 작은 유리창으로 가족들을 발견하고 문을 열었다.
"큰누나. 엄마, 아빠. 나 왔어. 형이랑 작은 누나는?" "히비키... 학교는 어쩌고...?" "조퇴하라고해서 조퇴하고 왔어. 많이 힘들었지?"
히비키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와 얼굴로 자신을 맞이해주는 큰누나의 옆에 다가가 그녀의 손을 양손으로 감싸쥐었다. 아이를 낳으며 많은 체력을 쏟아부은 히비키의 큰누나였지만 어린 막내동생이 손을 잡아주자 다른 손으로 히비키의 손등을 토닥거리며 미소지었다.
"축하드려요 매형. 엄마랑 아빠도 축하해. 이제 손주가 둘이네?"
아니면 더 늘어나려나... 작게 의미심장한 투로 말하는 히비키를 보며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손사래쳤다.
"너도 참... 아. 히비키. 곧 여기로 아기 온다는데 보고 갈거지?" "아기? 여기에?" "응. 이제 곧 간호사가 아기 데리고올거야." "이제 히카루 얼굴 보겠네? 많이 기다렸잖아." "응? 으응..."
히비키는 히카루라는 이름을 듣자 조금 긴장한 기색이였다. 분명 큰누나가 출산을 위해 어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땐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했는데. 막상 이렇게 만나게 된다니 무슨 말을 먼저 건네야할지 등으로 머리가 복잡해진 것이다.
어쩌지. 무슨 말을 할까? 내가 네 삼촌이다? 아냐 이건 좀... 그럼 안녕 히카루? 글쎄... 무난하긴한데... 계속 고민하는 사이 간호사가 문을 두드리고 아기를 데려왔다며 히비키 일가에게 말을 건넸다. 다들 기뻐하며 간호사와 아기를 맞이했는데. 그중 딱 한명만 얼어붙은 듯 딱딱하게 미동조차 하지않았다. 그는 당연히 히비키였다.
갓 태어난 아기는 아주 작고, 물기도 덜 마른 상태라 쭈글쭈글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흔히 생각하는 아기의 이미지처럼 뽀얀 빛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아기를 귀여워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적어도 이 병실 안에는 없다.
아기의 부모는 물론 외조부모도 감격하며 감탄하기 바빴다. 아기의 작은 외삼촌이 되는 히비키만 아기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고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히비키가 결코 아기를 미워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그저 긴장해서 그럴 뿐이였다.
"예쁘기도 해라~ 히비키. 거기서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이리 와봐." "나중에... 아직 낯가린단 말야..." "삼촌이 조카한테 낯을 가리면 어떡해..." "몰라...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히비키는 보다못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아기와 마주했다. 작고 여린 아기를 보자 히비키는 아기가 누워있는 요람에 근처에 무릎을 꿇고 아기의 얼굴과 손을 바라봤다.
저렇게 작을 줄 몰랐는데... 안으면 부숴질 것 같아. 그럼 어쩌지... 히비키는 아기의 손가락 하나 잡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쭈글쭈글하다.'
와중에 개인적인 감상을 내리는건 잊지 않았다.
히비키는 자신이 왜 조카 앞에서 이렇게 긴장하는지 스스로도 궁금했다. 처음 얻은 조카도 아니고, 첫 조카를 얻었을때는 이렇게 긴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처음 이름을 지어준 조카라서 그랬나. 히비키는 조심스럽게 조카의 볼을 살살 건드렸다. 아기는 얼굴을 찌푸리고 기지개를 피다가 잠들었다.
"히비키. 안아볼래?" "내가?" "그래요. 한번 안아봐요."
큰누나와 매형의 제안에 히비키는 조금 놀란 기색이였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곧 매형이 아기를 안아 히비키에게 건넸다. 히비키는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아까보다 아기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히비키. 히카루... 안아보니까 어때?" "따뜻하네..." "당연히 따뜻하지..."
얘는 당연한 이야기를 새삼스레 말해. 그의 큰누나는 다시 히비키에게 물었다.
"히카루한테 할말은 없어?" "그게... 크면서 차차 말해주려고."
그리고 여기서 말하기엔 낯 간지럽기도 하고. 히비키는 멋쩍게 웃었다. 아기는 하품을 했다. 이 모습이 귀여웠는지 히비키는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히카루. 삼촌은 널 만나기까지 짧고도 긴 시간을 기다렸어. 비단 삼촌 뿐만이 아니라. 히카루의 엄마랑 아빠, 큰 외삼촌이랑 이모,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까지. 더 간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네가 탄생하기만을 간절히 바랐지.
태어난지 기껏해야 몇시간밖에 되지 않은 너에게 이런 말을 하는건 뭐하지만.(그리고 나도 살아본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생은 초콜릿이 들어있는 상자와 같다는 유명한 말이 있어. 아. 너는 아직 초콜릿을 먹어 본적이 없으니 그게 뭔지,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구나. 초콜릿이란건 아주 달고, 때때로 씁쓸한 맛을 내는 음식인데. 네가 몇년만 엄마랑 아빠가 만든 밥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면 내가 너한테 첫번째로 선물해줄게.
하여튼 이 말의 뜻은 이거야. 초콜릿 상자 안에 있는 초콜릿들은 모두 예쁘게 꾸며지고 달콤해보이지만,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맛을 알 수 없어. 한입만 먹어도 하늘을 날 수 있을 만큼 기분 좋게 달콤한 것이 있는 반면, 아주 쓰고 맛이 없어서 기분이 나빠지는 초콜릿이 있지. 싫어하는 크림이 든 초콜릿도 있고. 투박하게 꾸며져서 손이 가지않지만 직접 맛보면 그렇게 환상적일 수 없는 초콜릿도 있어.
인생도 마찬가지야. 어쩔땐 달콤한 초콜릿을 맛보게 되겠지만 어쩔땐 아주 쓰디쓴 초콜릿을 맛볼거야.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입에 담아야하는 초콜릿도 있을거고. 하지만 쓰디쓴 초콜릿만 먹게 된다고 너무 낙심하지 마렴. 언젠가는 달콤한 초콜릿을 먹게 될거고, 네가 네 초콜릿 상자를 달콤한 초콜릿으로 채워넣을 수도 있으니까.
나도 네 초콜릿 상자가 멋지게 채워질 수 있게 도와줄게. 물론 히카루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도와줄거야. 히카루. 우린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는 널 사랑하고, 앞으로도 쭉 사랑할거란다.
...물론 범죄를 저지른다면 어떻게 될진 모르겠는데... 아니다.
그때 아기가 눈을 뜨고 히비키를 바라봤다. 아기와 눈을 마주한 히비키는 다정한 목소리로 미소 지으며 아기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다시 여기에 안 올거라 공지했지만.. 그래도 이 말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에리주께서 스레가 완결 날 때까지 같이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듯이 스레주라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스레주라는 직함을 달고 어떻게든 악착같이 스레를 유지시키려는 이유는 다름아닌 에리주 같은 참가자분들이 계셔서가 아닐까 조심스레 말해봅니다. 이렇게 긴 글을 남겨주신 에리주 뿐만 아니라 같이 이 스레의 엔딩을 봐주신 향주와 시현주, 슈네주,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중도 하차 하시거나 연락이 끊긴 다른 참가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에리주께서는 제가 스레 내에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엔딩을 맞은 거라 하셨지만.. 전 반대로 여러분들이 절 끝까지 믿어주시고 밀어주셨기 때문에 이렇게 문제없이 엔딩까지 오게 된거라고 생각됩니다.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니 계속해서 머리속에 떠오르는 말은 많지만 내일 모레 있을 시험 땜에() 이 정도만 적겠습니다. 다시 한 번 완결까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후속 스레인 The Opposer, 아니면 다른 상황극 스레에서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아 그건 그렇고 에리주 너무한 거 아녜요. 안 그래도 감성 충만해질 시간대인데 이런 글을 올리시다니 아 진짜 울 뻔했네 (에리주: 나가 죽어라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