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내가 기계같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자주 삶의 의미나 참된 가치에 대해 생각을 한다 당연하다 삶이 무념 무감 무심 무미 그 자체다 물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건 있고 나도 100% 기계는 아니다 (엠벼 기준으로 말하자면 T가 높긴 하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길이라는 확실한 기조도, 선호도 없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은 즉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다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으면 사람은 선택할 수가 없다. 당장 너네들도 식사 메뉴를 정말 아무거나 고를 수 있다면 (그러니까 순금 24K로 떡칠한 황금올리브 후라이드 치킨 같은것도 된다면) 뭐먹을지 고민하느라 밥을 못 먹을 것이다. 하물며 나는 순금 24K 황올을 먹을때의 사치스러운 도취감도 잘 못 느끼겠다. (도파민이 부족한가?)
아무튼 요는 이거다.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고 그것들이 하나로 모이지 않으며, 모이려 하거든 그때마다 그것이 안되는, 또는 그래서는 안 되는 다른 이유들이 가로막아서 더 진전이 되지 않고, 그것 때문에 다소 안달복달하게 된다.
정말 말도안되는 실수를 많이 해서 어이없고 짜증난다 하지만 괜히 자책해봤자 일이 더 커진다는것만은 학습했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 요즘 내 애인이랑 얘기할때면 내가 무심한 성격이란게 어떻게 보면 큰 축복이란 생각도 든다 왜 인간은 감정이라는 필터를 사용하여 실재하는 현상이나 사물을 왜곡해서 바라보는걸까?
나는 가끔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건지 모르겠고, 굳이 내가 나설 필요도 없으며 내가 그 일을 하기 싫음에도 굳이 도맡는 경우가 있다. 모르는 사람이면 쉽게 거절할텐데 가까운 사람들의 부탁은 쉽게 내치기가 힘드네. 그것도 내가 그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하냐의 차이일까? 그렇진 않은거같다. 나는 내 아비한테 아무 의미도 부여하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아직도 삶을 이어가야 하는 적극적인 이유를 모르겠고 진실로 이 삶의 일부라도 사랑할 수가 없구나. 이 모든게 일장춘몽에 불과하다면 더더욱이나 의미없지 않겠는가... 나는 유아론을 믿지 않아야 한다. 그러려고 매우 노력중이다. 성취를 하는 것,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것, 타인의 칭찬을 받고 호들갑스런 질책을 받는 것, 시끄러운 앵무새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짜증스레 짹짹거리는 것... 이 모든 게 진절머리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