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1033> [1:1/HL/계약연애] Turn over a new leaf - 2 :: 666

◆As4K1hOnyM

2024-08-24 19:23:00 - 2024-11-23 17:37:25

0 ◆As4K1hOnyM (ge8uAIVPdc)

2024-08-24 (파란날) 19:23:00




The sun is nearly gone
석양은 저물어가고
No lights are turning on
가로등은 하나씩 켜져가고
A silver shine that stretches to the sea
은색 불빛이 바다로 이어지네

We’ve stumbled on a view
우연히 마주친 풍경
That’s tailor-made for two
오직 두 사람을 위해 마련됐는데
What a shame those two are you and me
하필 그 두 사람이 당신과 나라니


situplay>1596596091>1 정은아
situplay>1596596091>2 이한울

1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96091

181 은아 - 한울 (yzzbya7A46)

2024-09-14 (파란날) 16:20:11

설마하는 생각은 언제나 빗나가지 않았다. 지극히 상식인에 가까웠던 은아로서는 당연히 그 시시한 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었으나, 이어진 한울의 대답은 은아의 표정을 더욱 울상으로 만들었고. 뒤늦은 후회가 올라와 차마 뭐라고 하기도 전, 은아는 한울이 여성용 헬멧을 던져주자 그것을 반사적으로 받아들었다. 여성용 헬멧.... 전여친들이 썼던 거려나, 하는 실없는 생각이 지나갔다. 어쩐지 새 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진짜 믿어도 되는 거지?"

그 와중에 무면허가 아니라는 사실에 다소 안심해버리는 스스로가 어이 없었다. 머뭇거리며 고민하던 은아에게는 결국 선택지가 없었다. 결국 은아는 한숨을 내쉬고는 헬멧을 머리에 푹 눌러썼고.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한울의 뒤에 올라타 앉았다. 그리고는 뒤에서 한울의 허리에 팔을 둘러 꼭 끌어안았다. 그대로 한울의 등에 기대듯 밀착하며, 오토바이에 대한 두려움과 어색함 속에서 머리를 아래로 묶고 와서 다행이다,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해버렸고.

"근데 우리 어디로 갈 거야?"

한울이 생각한 장소가 따로 있는 걸까. 은아는 궁금한 듯 물었다.

182 은아주 (yzzbya7A46)

2024-09-14 (파란날) 16:25:35

한울이가 이렇게 귀여우면 나중에는 천장 뿌술 거얏!!!!(대체) 한울이 1분은 봐주는 거냐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귀여워.... 아냐 한울이라면 귀여워 은아도 그렇게 생각한대(뻔뻔) 한울이 부끄러워하는 거 처음 보는 것 같아ㅋㅋㅋㅋㅋ

한울이 말 돌리기 성공했어도 은아 속으로는 계속 전여친들 질투하고 있지 않을까? 단 두 번만에 이렇게 능숙할 리가 없어! 하고ㅋㅋㅋㅋㅋ

아니 한울이 어째서.........ㅠㅠㅠㅠㅠㅠ(맴찢) 나중에 우연히 그런 모습 보면 은아 너무 속상해할 것 같은데.... 계약은 끝났지만 담배 냄새 때문에 콜록거리면서 자기도 모르게 예전처럼 울먹이며 지금 뭐하는 거냐고 화낼지도.... 한울이는 내면, 외면 다 좋아~~!! >< 억울한 한울이 처음 보는데 너무 귀엽닼ㅋㅋㅋㅋㅋㅋ 은아 놀라서 움찔하다가 "지, 진짜로 그 때 첫키스했어...? 진짜....?" 하고 횡설수설할 듯ㅋㅋㅋ 생각나는 게 하나도 없어서 그 때 어디까지 간 건가 얼굴 사색되고ㅋㅋㅋㅋ

한울주 심부름 고생했어~~!!! ><(쓰담) 에어컨 틀자!! 나도 지금 에어컨 틀고 있어...ㅋㅋㅋㅋ 못 버텨 못 버텨....

183 한울 - 은아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16:59:05

은아가 울상을 하면서 묻자 한울이 픽 웃으며 그 레파토리를 또 꺼냈다.

“내가 언제 너한테 거짓말을 하기를 했냐, 약속을 어기길 했냐. 면허증 보여줘?”

은아가 보여달라고 했다면 지갑 속에 있는 원동기 면허증을 보여줬을 것이었다. 원동기 장치 면허는 만 16세이면 딸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한울은 은아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뒷자리에 타자 웃긴 마음이 들어 조금 웃었다. 하지만 은아가 뒤에서 허리를 감고 끌어안자 순간 비오던 날 은아가 가지 말라며 뒤에서 끌어안았던 것이 생각났다. 이내 머릿속에서 흩어냈지만.

“바다 보러.”

한울이 씩 웃으며 헬멧을 썼다.

“꽉 잡아. 그리고 시내 벗어나기 전에는 얼굴 잘 숨기고. 들키면 나도 모른다.”

시동을 걸자 엔진음이 나면서 오토바이에서 기분 좋은 떨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울은 오토바이를 운전하며 공원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184 한울주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17:05:01

ㅋㅋㅋㅋㅋ 은아주 집 천장을 위해 한울이는 안 귀여워야겠군 ㅋㅋㅋ 부끄러워 할만한 상황이잖아 ㅋㅋㅋㅋㅋ 은아 고양이귀 머리띠 씌워놓으면 안 부끄러워하겠냐고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언젠가 은아가 그런 말 나오면 한울이 “...그게 뭐가 중요해. 누가 마지막이냐가 중요하지.”하면서 둘러댈것같음 ㅋㅋㅋ

ㅋㅋㅋ큐ㅠㅠㅠㅠ 은아 속상해 하는 거 넘 맘아프지만 ㅠㅠ 한울이 은아가 다가오면 일단 담배 바닥에 버리고 끈 뒤에 은아 물끄럼이 보다가 무어라 말 하려고 하다가 이내 도주할 것 같음(?) 억울한 한울이 ㅋㅋㅋㅋㅋㅋㅋ 은아 그렇게 물으면 또 한울이 레파토리가..... ㅋㅋㅋㅋㅋㅋㅋ

에어컨..... 집 정리 좀 하고 틀어야지.......

185 은아 - 한울 (DS1ECWZQes)

2024-09-14 (파란날) 17:33:10

"아... 아냐, 괜찮아. 안 보여줘도 돼."

역시나 익숙한 레파토리가 나오자 은아는 고개를 저었다. 언제는 믿지 말라더니 또 이럴 때를 보면 믿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이고. 결국 스스로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은아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널 믿어."

하고 따라서 웃어버렸다. 마주 본 한울의 뒤로 펼쳐진 푸른 하늘이 맑다. 이윽고 은아가 오토바이에 올라타 한울의 허리를 끌어안으면 한울에게서 대답이 돌아왔고.

"바다?"

의외의 장소. 은아는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그러나 오토바이에 시동이 걸리자 은아는 자동반사적으로 한울의 허리를 더 꽉 끌어안았고. 아예 헬멧을 쓴 얼굴을 한울의 등에 묻으며 "...응." 하고 대답했다. 두려움과 설렘이 섞인 오묘한 기분. 오토바이가 출발하며, 은아는 두 눈을 감고 바람을 느꼈다. 호흡이 편안했다. 어쩐지 가슴이 조금 두근거렸다.

186 은아주 (DS1ECWZQes)

2024-09-14 (파란날) 17:35:46

그건 불가능할 걸? 은아주한테 있어서 한울이는 이미 귀엽다!!!(당당) ㅋㅋㅋㅋㅋㅋㅋ그건 그런데ㅋㅋㅋㅋ 뭔가 한울이는 별 타격 없이 심드렁할 것 같았는데 의외인 느낌? 감정이 조금 솔직해진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국어 1등급인 은아.... 그 뜻을 눈치채버리고....(대체) 한울이 말이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속상해서 꽁해있을 듯ㅋㅋㅋㅋ 근데 또 그렇게 질투하는 스스로에게 화나고....(?)

한울이 왜 도망치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 은아 당황해서 붙잡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을 듯. 한숨 쉬고 담배 꽁초 대신 주워서 버려주고. 은아 한울이 잘 지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시 망가진 것처럼 보여서 계속 신경 쓰일 듯...ㅠㅠㅠㅠ 뜬금 없지만 이렇게 헤어진 둘은 넬_기억을 걷는 시간 노래가 떠올랐어. 한울이 레파토맄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둘이 티격태격하는 거 왜 이렇게 귀엽지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한울주 집 정리 화이팅이야~~!!! >< 나도 움직여야지......... 그나저나 나도 바다 생각했는데 통한 것 같아서 신기해ㅋㅋㅋ

187 한울 - 은아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17:56:02

한울은 은아가 웃으며 믿는다고 말하자 이내 흥, 하는 소리를 낸다. 과연 지금까지 거짓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냐 묻는다면 글쎄. 아니지 않을까. 그저 거짓말을 했어도 걸리지 않았을 뿐일지도 모른다. 물론 약속은 대략 지켰다고 생각하지만.

되묻는 소리가 들렸지만 대답은 하지 않았다. 시동이 걸리고 뒤에서 허리를 꽉 끌어안고 등에 얼굴을 묻는 것이 느껴졌다. 이상하게 긴장되네. 한울은 고개를 돌려 목과 어깨를 스트레칭한 뒤에 익숙하게 오토바이를 몰기 시작했다.

공원을 벗어난 오토바이는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뒤에 누가 타고 있는지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으니 나름 교통법규를 지키며 안전 운전을 하긴 했다. 뒤에 얘를 태우고 있다가 경찰한테 뭐라도 꼬투리 잡혀 걸리기라도 하면 귀찮아질게 분명하다.

한참을 시내를 달리다가 이내 점점 차들이 줄어들더니 탁 트인 국도가 나온다. 차들도 한적해지고 이제 두 사람을 알아볼 사람을 만날 확률도 훨씬 낮아진다.

“고개 들어! 이제 국도 나왔으니까!”

오토바이 엔진음 소리와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에 바로 뒤에 있는 은아지만 큰 소리로 알려준다. 한적한 국도에는 양 옆으로 늘어진 가로수들이 한껏 푸른 잎사귀들을 펼치며 뽐을 내고 있고 농가로 보이는 밭이나 산 따위의 풍경들이 늘어져 있을 것이었다. 그 위로 새파란 하늘이 아름다운 그림의 배경처럼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고.

188 한울주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17:56:18

일단 답레만!

189 한울주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19:45:42

그야 한울이는 은아한테 감긴 상태이니까 말이지. 물론 다른 사람들이 있어다면 으르렁거리면서 눈 안깔아? 했겠지만. 은아가 귀여워하면서 끌어안고 복복복 하는데 어떻게 안 부끄러울수가?

이럳 때만 국어 1등급이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질투하는 은아 귀엽다 히히 하지만 한울이한테 진심이었던 여자는 은아밖에 없는걸. 물론 은아는 모른다는게 문제지만. 한울이 전ㅇ여친들한테는 은아한테처럼 안 했단 말이지. 엄청 쌀쌀맞았는데 말이지. 흠

그야 이길 수 없는 상대와는 싸우지 않는 것이 상책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담배꽁초 버려주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울이 그러다가 이제는 학교까지 나오지 않게 되고() 큽..... 노래 넘 정확하다...... 둘다 서로를 그리워할 것 같지....... 그러면서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아 맛있따(?)

이럴 땐 바다가 국룰이랬음(?)

190 은아 - 한울 (e06j0UuB9g)

2024-09-14 (파란날) 20:45:48

태어나서 처음 타보는 오토바이였다. 한울이 나름 안전 운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느껴지기는 했으나, 역시 이 속도감은 조금 무섭기는 했다. 자동차처럼 사방이 막혀있는 것도 아니고, 헬멧만 쓰고서 온 몸이 다 드러난 채 빠르게 달리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얼굴을 묻고 있는 한울의 넓고 단단한 등은 역시 이상하게 은아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까. 은아는 한울의 허리를 말 없이 단단히 끌어안았고. 눈을 감은 채 오토바이의 진동, 한울의 체온 등 자신과 맞닿아있는 비현실적인 감각들을 느꼈다. 심장이 작게 뛰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있자 도시와 자동차들의 소음들이 점점 줄어들었고. 이윽고 은아에게 한울의 외침이 들려왔다. 그 외침에 따라 은아는 내내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떠보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

은아의 홍매색 눈동자가 싱그러운 자연 풍경을 마주했다.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은아는 대답도, 호흡도 잊고 멍하니 탁 트인 풍경, 높다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지금껏 잊고 있던 자유. 해방감. 벅차오름.

은아는 문득 전에 한울의 질문에 대답했던 내용이 떠올랐다. 지금 이대로 영원히 시간이 멈춘다 해도 좋을 만큼 마음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것. 행복.

은아는 멈췄던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윽고,

"와아아ㅡ!"

하고 크게 소리를 질러보았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그러나 은아는 어쩐지 그렇게 하고 싶었다. 어차피 오토바이의 소음에 묻힐테니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은아는 즐거움의 소리를 높였다. 한울에게도 들리도록. 회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자유로이 흩날렸다.

191 은아주 (e06j0UuB9g)

2024-09-14 (파란날) 20:53:25

으르렁거리는 것도 왜 이렇게 귀엽지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은아가 더 귀여워하란 뜻이지? 알았어!^^(대체)

아 원래 1등급이었어!!ㅋㅋㅋㅋㅋ 역시 진심에는 진심으로 통하는 것인가...!! 한울이 전여친들한테 쌀쌀맞았어? 은아는 왠지 못 믿을 듯....ㅋㅋㅋ큐ㅠㅠ 은아한테는 한울이 잘 챙겨주고 은근 다정하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랬겠지, 생각해버리고.

둘이 대결(?)하는 거였어!?ㅋㅋㅋㅋㅋㅋㅋ 헉 한울이 왜 학교 안 나와...??!! 은아 엄청 걱정할 것 같은데....ㅠㅠㅠㅠ 그리워하면서도 못 다가가는 둘 다 바보야....ㅠㅠㅠㅠㅠㅠ 은아 계약도 끝났으니 자기가 이러면 안 된다는 거 잘 알면서도 무슨 일 있나 불안해서 괜히 전화하고, 문자 남길 것 같지(맛있음22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역시 한울주 배운 사람이야~~^^(대체)

192 한울 - 은아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21:04:03

한울은 등 뒤에서 기쁨이 묻어있는 듯한 함성이 들리자 웃음을 터트렸다. 들썩이는 숨에 그 허리를 꽉 안고 있는 은아에게도 전달이 되었을 것이었고. 평소의 한울에게서 본 적 없는 시원한 웃음이었을 테지만 오토바이 소리와 바람 소리 때문에 들리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그냥 한울도 즐거워졌다. 은아의 즐거움이 닿는 면적을 따라 옮아왔을지도 모른다.

한울은 은아의 기분을 어느정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오토바이를 타는 이유도 그것이었으니까. 자유, 해방감, 그리고 벅차오르는 듯한 기분. 탁 트인 국도를 달리다보면 도파민이 뿜어져나오는 것 같은 시원함이 있었다. 한울은 습관적으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벌써 힘 빼지 마! 한ㅡ참 가야하니까!”

한울의 말대로 비슷비슷한 풍경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럼에도 조금씩 달라지기도 했다. 오토바이는 쭉 뻗어 있지만 않은 도로를 이리저리 휘어가며 달렸다. 하지만 한울의 오토바이 실력이 꽤 되는지 불안한 점은 하나도 없었을 것이었다.

실제로 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은아는 뭔가 공기가 조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었다. 짠 냄새와 바다 비린내가 처음에는 잘 느껴지지 않았겠지만 어느 순간 탁 트인 공간이 나오고 저 멀리 바다 끄트머리가 보인 순간 확 짠 바람이 은아에게 끼쳐왔을 것이었다. 서해 바다였다.

193 한울주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21:06:42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은아 원래 1등급인 거 아는데 이럴 때만 잘 알아듣냐는 뜻이었어 평소에 눈체 없으면서 ㅋㅋㅋ 한울이 진짜 은아한테는 엄청 예외인데 은아만 몰라......... ㅋㅋㅋㅋㅋ큐ㅠㅠㅠ 물론 한울이도 은아가 자기한테만 이런다는 거 모르겠지.

하...... 둘다 바보같아서 맛있다....... 한울이 전화나 문자 다 씹을 것 같고 ㅋㅋㅋ큐ㅠㅠㅠ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둘이 계약 끝내고 떨어뜨려 봐야겠음 히히

아 내가 참치대학교 상판학부 연애학과 나온 사람이야~~~(대체)

194 은아 - 한울 (SKJNL73Dng)

2024-09-14 (파란날) 21:34:49

은아는 한울에게서 또 다른 진동을 느꼈다. 들썩이는 듯한 숨. 한울이도..... 웃고 있나? 잠시 한울의 뒷모습으로 시선을 옮긴 은아의 눈동자가 깜빡거렸고. 이윽고 왠지 따라서 웃음을 터트려버렸다. 이상했다. 하지만 즐거웠다. 은아 역시 어쩐지 한울이 오토바이를 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알았어ㅡ!"

높은 목소리로 소리쳐 대답했다. 어쩐지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것 같은 느낌에 은아의 팔이 반사적으로 한울의 허리를 더 꼭 끌어안아 밀착했다. 하지만 한울의 운전 실력은 처음 느꼈던 그 두려움을 가라앉히게 해주었고, 은아는 고개를 돌려 하염없이 풍경을 감상했다. 영원히 이대로 달린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있자, 은아는 본능적으로 공기가 달라졌음을 감지했다. 이윽고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 서해 바다. 특유의 짠 내음이 바람을 타고 불어오자 은아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저ㅡ기! 바다야, 바다ㅡ!"

비록 은아의 표정은 못 봤겠지만 들뜬 은아의 목소리에서 한울은 아마 그 표정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었고.

195 은아주 (SKJNL73Dng)

2024-09-14 (파란날) 21:38:55

질투하는 여자를 무시하면 안 된다구~~??^^(대체) ㅋㅋㅋㅋㅋㅋ평소에는 한울이 마음도 자기 마음도 몰라서 눈치 없지만, 마음 알게 되면 눈치 생기지 않을까? 둘 다 바부라서 서로만 예외인 거 모름......... 안 되겠다. 둘이 서로 다른 이성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울이가 전화 문자 다 씹으면...... 은아 무시무시한 시도 해버릴지도ㅋㅋㅋㅋ큐ㅠㅠ 둘이 계약 끝내고 떨어졌을 때 기대된당 히히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다구~~!! >< 한울주 과 수석이었지~~?? 난 참치대학교 상판학부 캐해석학과 과 수석이었다구~~^^(대체)

196 한울 - 은아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21:51:12

바다가 보이자 은아의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 확실히 수련회로 가는 숨막히는 버스를 타는 것보다는 이게 훨씬 좋잖아. 한울은 계속해서 달렸다. 도로는 이내 바다와 가까이 붙기 시작했다. 바다가 점점 가까워지고 이내 바로 옆으로 바다가 다가오는 이 드라이브 코스를 한울은 꽤 좋아했다. 은아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고.

탁 트인 풍경은 마음도 탁 트이게 하니까. 답답할 때마다 한울은 이 도로를 달렸다. 물론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훨씬 거칠게, 헬멧도 없는 상태였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마음의 짐을 더는 것이 목적이 아닌 은아를 위해서이니 어느정도의 선을 지키고 있었다.

바다 위로 햇볕이 부서져 반짝이는 것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에서 도로가 달리기 시작하고 한참이 지나다가 이내 한울은 어떤 장소에 도착했다. 바다로 길게 이어진 시멘트 길 끝에 빨간 등대가 서 있었다. 그 길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방파제가 그 큰 몸집을 지닌 채 와르르 쏟아진 것처럼 가득 채우고 있었고 왼쪽으로는 완만하게 해안선을 그리고 있었는데 일반적인 모래사장이 아닌 동글동글한 돌멩이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파도가 칠 때마다 몽돌들이 자르르르 굴러 올라갔다가 다시 자르르르 굴러 내려갔다. 사람이 찾지 않는 숨겨진 공간인지 쓰레기도 없었지만 시멘트길에서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은 조금 가파르고 험했다. 내려갈 수는 있을 정도였지만. 방파제 쪽에는 낚시 스팟이 있는지 낚시를 하러 온 아저씨들이 몇 보이는 정도였다.

“일단 일차적으로 바다 구경.”

한울이 길 초입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헬멧을 벗었다. 짠 바닷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197 한울주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21:53:0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 알게 되면 왜 눈치가 생기는데 ㅋㅋㅋㅋㅋ 웃겨 ㅋㅋㅋㅋㅋㅋ

무시무시한 시도????? ㅋㅋㅋㅋㅋ????? 모지모지 넘 궁금해!!!

역시 은아주 수석일줄 알았어 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웃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198 은아 - 한울 (6311UpoMPw)

2024-09-14 (파란날) 22:18:35

한울의 예상대로, 은아 역시 바로 옆에 바다가 다가오는 드라이브 코스가 마음에 들었다. 넓게 펼쳐진 바다와 하늘은 서로 섞일 듯 안 섞일 듯 각기 다른 푸른색을 띠고 있었고, 멀리 파도 위로 햇볕이 반짝이는 모습 역시 아름다웠다. 은아는 그 광경에 마음을 뺏긴 듯 하염없이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았다. 복잡한 생각도, 답답한 가슴도 모두 다 파랗게 잠겨 없어지는 것만 같았다.

너는 그동안 이런 풍경을 봐왔던 걸까?

이윽고 은아는 목적지에 거의 다 도착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시멘트 길 끝에 서 있는 빨간 등대. 은아는 고개를 돌려 등대를 올려다 보다가 한울이 길 초입에 오토바이를 세우자 천천히 한울에게서 몸을 떨어트렸다. 동시에 지금껏 한울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은아의 팔도 마침내 한울을 놓아주었고.

"너무 좋아!"

하며, 은아도 헬멧을 벗고 활짝 웃었다. 바람에 날리고 헬멧에 눌려 다소 엉망이 된 머리도 신경쓰지 않는 듯, 환히 웃는 모습은 아이마냥 해맑기 그지 없었다.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얼굴이었다. 수련회를 갔어도 마찬가지였겠지.

이윽고 은아는 오토바이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오랜만에 발이 땅을 딛자 다리가 후들거려 살짝 휘청이기는 했지만.

199 은아주 (6311UpoMPw)

2024-09-14 (파란날) 22:20:35

마음 알게 되면.....제대로 좋아하고 싶으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체)

그건..... 그 때 상황이 오면 알려주는 걸로~~ㅋㅋㅋㅋㅋㅋㅋㅋ ><

나 수석인 거 알고 있었어??? 어떻게 알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무서운 한울주.... 방심할 수 없닷...!!!()

200 한울 - 은아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22:32:34

한울은 너무 좋다고 말하는 은아를 보며 픽 웃었다. 완전 어린애처럼 신났네. 그런 모습이라 데리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따라 오길 잘했지?”

수련회에 갔으면 아마 계속 신경이 곤두서 있었어야 했을텐데. 지금의 상황이 은아에게도 자신에게도 퍽 낫게 느껴졌다. 은아의 환한 얼굴은 평소의 얼굴과는 달랐고 평상시에 보기 힘든 얼굴이었으니까.

한울은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은아가 내려 휘청거리자 은아의 팔을 잡아주었다.

“너 완전 저질체력인 거 아냐?”

은아가 똑바로 섰으면 잡은 팔을 놓아줬을 것이었다. 그리고 은아가 어느 방향으로 향하든 그 뒤를 따라 걸었을 것이었고.

201 한울주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22:33:23

여하튼 은아나 은아주나 웃겨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을 위해서 궁금증은 묻어놔야 겠군. 근데 내가 은아주를 닥달할 처지가 아니잖아? 내가 더 많은 것을 숨겨두고 있기 때문에.....()

202 은아 - 한울 (hgzCgSQRZI)

2024-09-14 (파란날) 22:54:03

"응! 지금 벌써부터 즐거워."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도 들뜬 은아의 마음은 감춰지지 않았다. 지금 여기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도, 비웃는 사람도 없이 안전하다는 사실 역시 은아를 더욱 웃게 만들었다. 편안한 마음은 은아가 좀 더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했고.

이윽고 한울이 팔을 잡아주자, 은아는 제대로 다리에 힘을 주고 중심을 잡았다. 이어진 한울의 말에는,

"..........대신 머리가 좋잖아."

하고 뻔뻔한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저질체력이라는 말은 부정하지 못했지만.

이윽고 은아는 빨간 등대를 기준으로 왼쪽 길로 향했다. 얼른 바다를 보고 싶었다. 아, 모래 대신 채워진 동글동글한 돌멩이들도 귀여워 보였는데! 은아의 총총거리는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그러나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은 조금 가파르고 험해 은아는 잠깐 걸음을 멈추었고. 내려갈 수는 있을지 가늠해본 후, 뒤를 따라온 한울을 돌아보며 이야기했다.

"길이 가파르니까 조심해."

한울에게 경고해준 후 은아는 먼저 천천히 혼자 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또 넘어지지 않도록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러웠다.

203 은아주 (hgzCgSQRZI)

2024-09-14 (파란날) 22:55:44

엥 은아주는 어째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짱 재미없는 사람인데..!!!(????) 맞아맞아!!! 한울주가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숨기고 있으면서!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이제 내가 한울주를 닥달할 차례군..........후후후....(대체)

204 한울 - 은아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23:02:23

한울은 은아가 즐거워함을 감추지 않자 그저 아무 말 없이 픽 웃을 뿐이었다. 아마 2박3일의 일정 동안은 계속 이 상태이지 않을까 싶어서.

“머리가 좋기는 이 헛똑똑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하는 한울의 얼굴은 진심이었을 것이었다. 공부만 잘 하면 뭐하나 그 외에는 아무것도 잘 하는 게 없는데. 똑똑한 머리로 사회생활을 했으면 지금처럼 괴롭힘 당하는 일도 없었으리라. 라고 대문자 T인 이한울이 생각했다.

한울은 은아의 뒤를 따라가다가 이내 해변으로 내려가려고 멈칫 서는 은아의 뒤에 따라 섰다. 그리고 뒤를 돌며 말하는 은아의 말에 또 어이가 없어졌을 터였고.

“너나 조심해, 너나.”

한울은 은아가 내려가는 것을 뒤에서 지켜보며 따라내려가다가 은아가 넘어지려고 한다면 잡아주려고 했을 것이었다.


/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은아주 비설을 알고 싶으면 친밀도를 높이거나 유료 결제를.....(이거아님)

205 은아 - 한울 (phjEdyoHJ2)

2024-09-14 (파란날) 23:25:15

"좋은 머리를 안 쓰고 있는 누구보다는 머리 좋네요~"

한울의 반응에 은아도 지지 않고 뻔뻔하게 대꾸했다. 중학교 입학 당시 신입생 대표였다던 한울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너는 조금만 노력해본다면 이뤄낼 수 있는 게 많을텐데. 은아는 한울을 물끄럼 바라보다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걱정 마. 조심하고 있으니까."

그 말대로 은아는 해변으로 가는 길을 천천히, 조심조심 내려갔고. 다행히 이번에는 넘어지는 것 없이 무사히 해변에 도착했다. 은아는 즉시 쪼그려 앉아서 궁금했던 돌멩이들을 관찰하듯 살펴보았고.

"이거 봐, 여기는 모래가 아니라 돌멩이들이야!"

하고, 한울 쪽을 올려다 보며 활짝 웃었다. 신기하고 또 너무 귀여웠다. 파도에 돌멩이들도 왔다갔다 할까? 파도 쪽 돌멩이들은 더 둥글려나? 은아의 궁금증이 커져갔고.

"우리, 바다 가까이 가보자!"

하고 웃으며 한울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만약 한울이 손을 잡게 해주었다면 은아는 그대로 한울과 함께 파도가 치는 바다 쪽으로 걸어가려고 했을 것이었다.


/ ...................ŏ̥̥̥̥םŏ̥̥̥̥

206 한울주 (Ir7PVqyoXM)

2024-09-14 (파란날) 23:32:57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나 자러 갈거 같아서~! 은아주도 잘 자고! 답레는 내일 이어올게~!!

207 은아주 (Os5WaQRKIU)

2024-09-14 (파란날) 23:41:30

ㅋㅋㅋㅋ답레는 천천히 줘도 ok야~~!! >< 한울주도 잘 자~!!!~!!

208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01:06:47

한울은 은아의 말에 따로 반박하지는 않고 헛웃음을 지었을 것이었다. 진짜 자신을 개과천선 시키고 싶기라도 한 모양인지.

어쨌든 은아는 조심히 내려가 넘어지지는 않았고 한울도 은아를 따라 내려갔다. 깨끗한 해변에는 돌무더기들이 가득했다. 은아가 쪼그려 앉아 본 돌들도 동글동글 한 돌멩이들이었고.

“그러네.”

라고 말은 했지만 그야 한울도 알고 있었다. 여기를 누가 데려왔다고 생각하는 건지. 한울은 활짝 웃는 은아의 모습에 픽 웃었다. 파도에 가까워질수록 돌들은 점점 작아지고 더 동그래졌다.

은아가 손을 잡아오자 한울은 그대로 은아의 쪽으로 끌려갔다. 은아를 따라 걷는 걸음마다 돌멩이들이 잘그락 소리를 냈다. 은아가 파도 쪽으로 가까이 간다면 점점 작고 동그래진 돌멩이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었고, 파도가 칠 때마다 데구르르 굴렀다가 다시 데구르르 굴러가는 돌들이 평소 들을 수 없는 서로 부딪히는 맑은 소리를 내고 있었을 것이었다.

“해수욕이라도 하려고?”

한울이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발 정도를 적시는 정도면 신발과 양말을 벗었다가 돌 위에서 발에 묻은 물기를 말리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결국 잠이 안와서 답레 올리고 다시 자러 간다 ㅋㅋㅋ큐ㅠㅠㅠ 어제 너무 늦게 잤나봐

209 은아 - 한울 (5316Ks5lSM)

2024-09-15 (내일 월요일) 10:00:45

물론 한울이 은아보다 이 곳을 더 잘 알고 있음이 분명했겠지만, 지금 마냥 신나버린 은아에게는 그것을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탁 트인 바다와 하늘, 동글동글 귀여운 돌들은 모두 다 은아가 좋아하는 것들이었으니. 게다가 파도에 가까워질수록 더 작아지고 더 동그래지는 돌을 보며 은아의 미소는 더욱 환해졌다. 귀여워!

"그것도 좋지 않을까? 여기까지 온 김에 너도 같이......"

그러나 은아의 장난스러운 제안은 거기서 뚝 멈추었고. 은아의 시선이 잠시 한울의 바지로 내려갔다가 다시 한울의 얼굴로 올라왔다. 바지.... 젖으면 불편하겠지?

"....하기 싫으면 앉아서 좀 쉬고 있어도 괜찮아. 오랫동안 오토바이 운전하느라 피곤하기도 할 테니까."

들떴던 마음을 가라앉히며 은아는 잡았던 한울의 손을 놓아주었다. 어차피 혼자 노는 것은 익숙했으니까. 은아는 씩 웃으며 한울을 배려해주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돌들을 바라보았다. 파도에 구르며 서로 부딪쳐 내는 맑은 소리가 듣기 좋았다.


/ 헉........한울주 괜찮은 거야....? 수면 패턴 어긋나면 힘들텐데...ㅠㅠㅠㅠ(보듬) 이후에는 잘 잔 거야? 잘 잔 거면 좋겠다..!!

210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11:03:53

한울은 은아가 자신의 옷차림을 더듬자 물음표를 띄웠다가 이내 지레 짐작하며 하기 싫으면 안 해도 괜찮다는 말을 꺼내자 왠지 오기가 나서 눈썹을 찌푸렸다. 흐음... 소리를 내다가 이내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는 은아를 잡아 훽 들쳐맸다.

그 말인 즉슨 은아는 갑작스레 시야가 한울의 등허리 쪽으로 가게 되고 한울의 어깨 위에 대롱대롱 매달린 형태가 되어버렸단 뜻이다.

“확 빠뜨려줄까?”

한울이 장난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한울은 은아의 다리를 잡은 손 말고 다른쪽 손으로 은아의 신발을 벗기려고 했다. 물론 은아가 버둥거렸다면 못했겠지만.

“수영은 할 줄 알아? 마지막으로 휴대폰 빼둘 시간은 줄게.”

하고 키득거렸다. 물론 진짜로 물에 빠뜨릴 생각은 없지만. 아니, 은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진짜 빠뜨릴지도?



/혹시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당근을 흔들어줘~~!!!
잘 자고 방금 일어났다.....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운동한 탓에 온 몸이 욱신거렷....!!!

211 은아 - 한울 (BbnfuSs/0.)

2024-09-15 (내일 월요일) 12:29:37

은아는 이미 머릿속으로 혼자 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물장구도 쳐보고, 귀여운 돌들도 주워보고.... 참, 애완돌도 있다던데 나도 애완돌 하나 찾아볼까? 그러나 평화로운 생각을 이어가며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던 은아의 시야는 이내 곧 뒤집혔고.

"...어?"

하는 짤막한 소리를 낼 즈음에는 이미 한울의 어깨 위에 짐처럼 얹혀진 상태가 되어버렸다. 사람이 너무 놀라면 아무런 반응도 나오지 않게 된다고 하던가. 은아 역시 한울이 신발을 벗길 때까지도 멍한 얼굴로 굳어 있었고. 맨발이 되고 한울이 마지막 경고를 주고 나서야 뒤늦게 상황 파악을 완료했다.

"자, 자, 자, 잠깐!! 나 수영할 줄 몰라!"

은아는 다급하게 외치면서도 일단 본능적으로 휴대폰과 짐이 든 가방부터 벗어던졌고. 급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눈동자가 빙글빙글 도는 것만 같았다.

"나, 나 빠뜨리면 너도 함께 빠뜨릴 거야...!!"

당황한 은아는 일단 되는 대로 손에 잡히는 한울의 허리춤의 옷자락을 꽉 붙잡았다. 은아 역시 혼자 죽을 순 없다는 생각에 오기가 생긴 탓이었다.


/ 불편한 부분 전혀 없어~~!! 한울주가 만들어주는 상황은 항상 재밌어서 좋기만 한걸!!ㅋㅋㅋ ><
잘 잤다니 정말 다행이야!!! 어제 운동도 했구나! 역시 한울주는 갓생러..!!ㅋㅋㅋㅋ 근육통이 온 걸까? 푹 쉬면서 마사지라도 해보자~!!(주물주물)

212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14:06:05

한울은 은아의 신발을 벗기고 양말마저 벗겼고 자기 신발이나 양말도 벗었다. 손 안 대고 신발을 벗는 것은 그렇다 쳐도 양말까지 발로 슥슥 벗는 것은 좀 기인 같았을지도.

“넌 지금껏 수영도 안 배우고 뭐 했냐?”

한울은 은아의 반응이 재미있는지 큭큭 웃으면서 은아가 휴대폰과 가방을 벗어던지는 것을 기다려줬다.

“그렇다기엔 이미 빠질 준비 만만인 것 같은데?”

한울은 은아가 옷자락을 꽉 쥐든 말든 슬렁슬렁 파도로 걸음을 옮겼다. 맨발바닥에 동글동글한 자갈이 밟히며 잘그락 소리를 냈다. 따끈하게 달궈진 맨들한 돌들의 느낌이 좋다. 그리고 발바닥에 바닷물이 닿자 그 사이로 차가운 감촉이 발을 휘감았다.

긴 바지가 젖어들든 말든 상관없이 첨벙첨벙 파도를 맞으며 물속으로 들어간다. 한 종아리까지 물이 잠기고 파도가 치면 무릎 위까지 아슬하게 닿는 정도에서 한울은 멈춰섰다. 그리고 은아의 발바닥을 간지럽혀 은아의 손에 힘이 풀린다면 순식간에 휙 잡아당겨 공주님 안기 자세로 바꿔 안았을 것이었다. 은아가 간지럼에도 옷을 꽉 잡고 있었다면 그대로 한 번 자세를 고쳐 잡았을 것이고.

“한울 님 제가 잘못했으니 한 번만 살려주세요, 라고 하면 봐줄게.”

은아가 한울의 얼굴을 볼 수 있다면, 장난기 가득한 채로 웃고 있는 한울의 얼굴이 보였을 것이었다. 물론 얄밉겠지만.



/그래도 종종 완결형 쓸 때나 아님 어떤 것이든 불편한 거 있으면 바로바로 이야기해줘~! 갓생러라기에는 너무 놀면서 살고 있기는 한데......() 은아주도 좋은 오후~ 점심은 챙겨 먹었어?

213 은아 - 한울 (EBWo5LS5G2)

2024-09-15 (내일 월요일) 15:36:23

지금의 은아에게는 한울의 발놀림에 대해 감탄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이미 은아의 머릿속은 비상사태를 외치며 제일 먼저 휴대폰과 가방을 안전하게 벗어던지는 것부터 행했고.

"공부하느라 바빴다, 왜...!"

은아는 한울이 놀리듯 웃자 울컥하여 대꾸했다. 애초에 은아는 몸으로 하는 것에는 영 소질이 없었으니까. 아마 수영을 배워봤어도 계속 가라앉아서 허우적대기만 했을 것이었고.

"네가 언제 나 던져버릴지 모르니까 그러지!"

이 상황을 만든 게 누군데! 파도를 향해 걸어가면서 그렇게 말하는 한울을 보며 이번에는 은아가 어처구니가 없었고. 한울의 바지가 젖어들어가는 것을 보며 이거 괜찮은 건가, 하고 대신 불안해졌다.

이윽고 한울이 멈춰선 후 발바닥을 간지럽히자 간지럼에 약한 은아는 소리내어 웃으며 버둥거리다 한울의 옷자락을 놓을 수밖에 없었고. "그만..!" 하고 외치던 은아의 목소리는 한울이 공주님 안기 자세로 바꿔 안자 "꺅!" 하는 비명으로 바뀌었다. 놀라서 동그래진 눈이 한울을 멍하니 올려다 보았다. 심장이 벌렁거렸다. 아니, 얘는 내가 무겁지도 않나? 뭐 이리 가볍게 다루지?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한울의 모습은 여름마냥 청량했다. 오랫동안 바라보면 햇볕에 눈이 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러나 이어진 한울의 얄미운 언행은 은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한울을 노려보게 만들었고.

"......차라리 죽여."

하고, 비장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물론 혼자 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은아는 한울의 목에 두 팔을 둘러 꽉 끌어안으려고 했겠지만. 내가 빠지면, 너도 빠지는 거야. 만약 은아가 한울의 목을 끌어안아 밀착했다면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쿵쿵거리는 심장소리가 한울에게 느껴졌을 것이었다.

214 은아주 (EBWo5LS5G2)

2024-09-15 (내일 월요일) 15:39:16

알았어~!! 지금까지 불편한 거 전혀 없었지만 혹시 나중에 생기면 바로 이야기 해줄게~ 한울주도 혹시 내가 불편하게 하거나 좀 그렇다...하는 거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말해줘~!!!
에이 평소에 한울주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고 있는 걸?ㅋㅋㅋㅋㅋ 휴일에는 놀고 쉬어줘야지!! >< 한울주도 좋은 오후야~ 오늘 점심은 설렁탕으로 잘 챙겨 먹었어! 한울주도 맛점했어?

215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16:05:02

한울은 은아가 울컥하여 소리치든 어쨌든 웃으면서 들쳐매고 갈 뿐이었다. 결국 은아는 허공에서 자세가 뒤바뀌어 한울에게 안겨져 있게 되버렸고. 한울은 품 안에서 놀라 눈이 동그래진 은아를 보고 조금은 즐거워졌다. 왜 괴롭힘 당하는지 알것 같은데 하는 은아가 들으면 기함할 만한 생각을 하면서. 반응이 재밌잖아.

차라리 죽이라며 동귀어진할 듯 몸을 꽉 끌어안는 은아의 모습에 한울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고서는 한 번 은아를 던질 듯 위로 한 번 들었다가 고쳐 안았다. 처음부터 던질 생각은 없었다. 괜히 놀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랬지. 꼭 껴안아 오며 밀착해 들리는 은아의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에 이내 생각한다. 살아 있다. 심장이 뛴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느낌이다.

“...죽일 수는 없지.”

한울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하고는 은아를 내려주려고 한다. 은아가 내려온다면 아마 반바지가 젖을랑 말랑한 무릎에서 허벅지 정도의 파도 높이이지 않을까. 은아가 내려오지 않으려고 한다면 몸을 받쳐줬겠지만.



/차라리 죽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오케오케 나도 불편한 점 있으면 바로 이야기할테니까~! 잘 챙겨먹었다니 다행이네~ 나는 오늘 곤드레정식 먹었다~! 외식했거든~~

216 은아 - 한울 (FnvRpuGAAw)

2024-09-15 (내일 월요일) 16:45:33

은아는 한울이 왜 이렇게 웃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은아는 지금 진지하기 짝이 없었는데, 어쩐지 자신이 진지할수록 한울은 더욱 웃는 것 같기도 했고. 한울에게 매달리듯 목을 끌어안아도 한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한울이 위로 한 번 들자 드디어 던져지는가 싶어서 눈을 질끈 감았지만, 그저 고쳐 안겨질 뿐이었고.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는 더욱 커졌다. 차라리 던질 거면 빨리 던져줘...!

그러나 은아가 마음의 준비를 마쳤어도 던져지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한울은 은아를 내려주려고 했고. 하지만 은아는 이러다가 갑자기 한울이 자신을 빠뜨리려고 할 지도 모른다는 불신감이 들었다.

"그럼 죽기 직전까지 괴롭힌다거나...."

그래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한울을 바라보며 은아는 내려오기를 거부했고. 한울과 떨어지지 않도록 여전히 한울의 목을 끌어안고 있었지만, 한울이 몸을 받쳐주어 나름 안정감 있는 자세가 되기도 했다.


/ 한울이 은아가 왜 괴롭힘 당하는지 알 것 같다고 하는 것도 너무 웃겨ㅋㅋㅋㅋㅋ큐ㅠㅠㅠ 후후.... 한울이랑 한울주를 웃기다니 뿌듯한 걸?(대체)
한울주도 잘 챙겨먹어서 다행이야~~!! 곤드레정식 맛있었겠다!! >< 난 더워서 밖에 나가 외식할 용기도 안 나는데.....ㅋㅋ큐ㅠㅠ

217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16:58:45

“죽기 직전까지 괴롭혀줘?”

한울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내려준다고 해도 안 내려오니 거의 은아가 한울에게 매달려 있는 상태였다. 물론 한울이 팔로 받쳐주고 있어 이상하게 안정감 있는 자세가 되었지만.

“해수욕 한다면서. 안 내려오게? 너 내려와도 바지는 안 젖을 걸?”

옷이 젖을까봐 안 내려오는 건가 싶어 언질해준다. 물론 한울의 바지는 다 젖었지만. 뭐, 한울이 언제 그런 거 생각하면서 일을 저지르거나 했던가. 방금 은아의 반응들로 이미 바지 젖은 것 쯤은 대수롭지 않게 되기도 했다. 뭐, 옷이 다 젖는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되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은아 괴롭히는 거 재미있는걸 ㅋㅋㅋㅋ큐ㅠㅠㅠ 잔뜩 괴롭혀주고 싶다(대체)
나도 자의로 나간 건 아니었어 ㅋㅋㅋㅋ 근데 벌써 다섯시가 되어간다..... 시간 무슨일......

218 은아 - 한울 (sIKh8fXWII)

2024-09-15 (내일 월요일) 17:25:27

"아니!"

한울의 물음에 은아의 대답이 즉각적으로 튀어나왔다. 한울이 괴롭힌다고 하면 어떻게 괴롭힐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으니까. 은아는 사색이 된 얼굴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고.

"그게...."

차마 네가 빠뜨릴까봐 못 내려오겠어, 하고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래도 얘도 나 때문에 무겁겠지, 싶은 생각과 다 젖어버린 한울의 바지를 보며 미묘한 죄책감도 올라왔고. 결국 은아는 조심조심 내려오면서 마침내 한울을 놓아주었다.

은아가 똑바로 서자 바닷물의 높이는 허벅지 정도까지 와 바짓단 바로 아래를 스치는 정도였다. 발바닥에 동글동글한 돌멩이의 감촉이 느껴지자 은아는 간지러운 듯 웃어버렸다. 시원한 바닷물이 스치는 감각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은아는 해수욕을 즐기는 척, 슬쩍 몇 걸음 옮겨 한울과 거리를 두었다. 한울이 또 자신을 들어올려 바다 속에 던져버리는 상상이 들어, 아예 한울이 자신을 잡지 못하도록 멀찍이 떨어지려는 것이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잔뜩 괴롭혀도 상관 없다! 은아는 괴롭힘 받기 특화 캐이기 때문에....(대체) 물론 은아도 한울이한테 반격하겠지만ㅋㅋㅋ
한울주도 자의가 아니었구나ㅋㅋㅋㅋ 그래도 맛있는 점심을 먹었으니까! 잘했다구~ ><(보듬) 시간 진짜 빠르지...... 아무것도 안 했는데 거의 5시 30분.....

219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18:06:06

한울은 은아의 대답에 큭큭 웃었다. 더 괴롭힐 생각도 없는데 말이다.

한울은 은아가 머뭇거리자 잠시 기다려주었으나 딱히 뒷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물을 무서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울은 은아를 무겁다고 생각하진 않았으나 은아가 조심히 내려오자 파도에 넘어지지 않게 잠시 잡아주기까지 한다.

은아가 슬그머니 멀어지자 한울은 그 자리에 서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충동적으로 바다에 들어오긴 했으나 앞으로의 계획은 없었던 모양. 원래도 그냥 바다를 보여주려고 했을 뿐이고 바닷물에 몸을 담글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이내 발을 담그고 보니 꽤 나쁘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수영하기 딱 좋은 여름 날씨. 게다가 사람도 없고. 여기서 한 번도 수영을 해본 적이 없기도 했다. 정은아는 냅두면 혼자 알아서 놀 것 같고.

“정은아, 나 바지 벗어도 되냐?”

하고 뻔뻔하게 묻는다. “수영팬티나 팬티나 다를 게 뭔데.”라고 말을 하면서. 은아가 긍정을 하든 부정을 하든 이어서 “웃통은?”하고 또 물을 것이었다.


/다른 의미로 또 괴롭히는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한대 때려도 오케이임. 괴롭힘 받기 특화 캐 먼데 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벌써 6시.......

220 은아 - 한울 (L5S8k.9dDg)

2024-09-15 (내일 월요일) 18:36:22

다행히 한울에게서 슬쩍 멀어지니 안도감이 올라왔다. 이 정도면 또 잡혀서 바다에 빠지지는 않겠지. 은아는 한울 쪽을 힐끔 확인하고는 본격적으로 해수욕을 즐길 생각이었다. 가장 귀여운 애완돌도 찾고!

그러나 야심찼던 은아의 계획은 이윽고 들려오는 한울의 물음에 삐끗했고. 은아는 즉시 고개를 확 쳐들고 한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잘못 들은 건가...? 하는 착각은 이어진 말에 완전히 부서졌고. 은아의 얼굴은 멀리서 봐도 확연히 알 수 있도록 그 즉시 새빨갛게 확 달아올랐다.

"미, 미, 미쳤어?! 당연히 안 되지!!"

은아는 거의 소리를 지르듯 빽 하고 대답했다.

"수영팬티랑 팬티랑 당연히 다르지!! 내가 수영복이나 속옷이나 다를 게 뭐냐면서 네 앞에서 옷 벗는 거랑 똑같잖아, 바보야아아!!"

이런 것까지 설명해줘야 돼?! 얘는 수치심이라는 게 없나?! 은아는 또 다시 눈이 빙빙 도는 느낌이었고. 얼굴에 열이 올라와 덥기까지 했다.

"우, 웃통은.... 알아서 해!"

처음 물음이 바지여서 그런지 웃통은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없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은아는 한울 쪽을 보지 않도록 아예 홱 뒤돌아 서버렸다. 시원한 바닷물에 뜨거운 얼굴을 박고 싶다는 충동이 올라왔다.


/ 한울이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참신하게 괴롭혀서 웃기다ㅋㅋㅋㅋㅋㅋ 멀어서 은아가 못 때렸다고 한다(?) 은아가 괴롭힘 받기 특화 캐이기 때문에 둘이 케미가 이렇게 잘 맞는 거지(뻔뻔)
점심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또 저녁 먹을 시간이야.....ㅠㅠㅠㅠ 한울주도 맛저하자~~!!!

221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18:54:09

한울은 은아가 얼빠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빽 소리치자 흐음, 소리를 내며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역시 안 되나? 안 될 것을 알고 묻기는 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지만 역시나였다.

“알겠어. 알겠어.”

하며 한울은 픽 웃으며 귀를 후볐다. 은아가 저렇게 나오니 옷을 벗기도 그렇고 옷을 입고 수영하는 것도 영 내키지 않아서 한울은 뒤돌아서 첨벙첨벙 바닷물을 빠져나왔다. 그러면서도 은아의 반응이 꽤 웃겼다고 생각하면서 큭큭 웃기도 했고.

그리고는 잔뜩 자갈이 깔려있는 해변 어디께쯤에 드리워져 있는 그늘을 찾아 들어가 누웠다. 둥글둥글한 돌들이 등을 배기게 했지만 어느정도 괜찮은 정도랄까. 은근히 그늘에 있는 돌은 시원하기까지 했다.

한울은 대자로 누워 눈을 감았다. 그늘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과 돌들이 부대끼면서 내는 소리를 느끼면서. 은아가 그대로 냅두면 아마 잠에 들지 않을까. 여전히 바지는 무릎까지 축축하고 맨발인 상태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괴롭힐 의도는 없었다는 점 ㅋㅋㅋㅋㅋㅋㅋ 둘이 귀엽다 진짜 ㅋㅋㅋㅋㅋㅋ 은아주도 맛저해~~!!

222 은아 - 한울 (XAzKA3b6lI)

2024-09-15 (내일 월요일) 19:59:00

은아는 한울의 느긋한 반응에 이마를 팍팍 치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꾹 참아냈다. 어쩌면 뒷목을 잡는 게 더 적절할지도. 아니, 그냥 내 반응을 보려고 또 놀린 건가? 은아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추론을 이어갔고.

바닷물이 첨벙첨벙 울리는 소리에 슬쩍 뒤를 돌아보면 한울이 바다를 빠져나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다행히 바지든 웃통이든 옷을 벗을 생각은 없어보였다. 은아는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울을 지켜보자 해변의 그늘로 가 드러눕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또 낮잠을 자려나 보다, 생각하며 은아는 한울을 방해하기 않기로 했다. 한울이 새벽에 길거리를 돌아다닌다는 것도 알고, 운전을 하면 피곤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전하게 잘 수 있을 때 재워야지. 어쩌면 자는 동안 바람이 한울의 바지를 말려줄 수도 있을테고.

은아는 대신 혼자서 해수욕을 즐기는 것에 집중했다. 시원한 바닷속을 거닐고, 발로 물장구를 쳐보기도 하고. 손으로 바닷물을 공중에 뿌리면 흐릿하게 만들어지는 작은 무지개를 보며 만족스럽게 웃기도 했다. 그리고 찰박찰박 해변가로 다가오면서는 몽돌들을 관찰하고 가장 동그랗고 귀여운 돌을 찾기 시작했다. 제각각의 돌들은 은아가 보기에 전부 다 귀여웠기 때문에 쉽게 고르기 어려웠고.

심각한 표정으로 집중하던 은아의 눈에 문득 새까만 돌 하나가 들어왔다. 다른 동그란 돌들과는 다르게 아직 완전히 둥글어지지 않고 삐죽한 태가 남아 있는 돌. 은아는 홀린 듯이 그 돌을 물 속에서 집어들었다. 돌의 한가운데에는 얼룩처럼 새빨간 점 하나가 박혀 있었고. 겉모습과는 다르게 손에 잡히는 돌의 촉감은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은아는 하염없이 돌을 내려다 보다 문득 고개를 들어 해변가의 그늘 쪽을 바라보았다.

".........."

이 돌을 닮은 사람. 은아는 말 없이 조용히 바닷속에서 걸어나왔다. 잘그락거리는 소리도 최대한 나지 않게 천천히. 그렇게 한울의 옆까지 다가온 은아는 한울이 깨지 않도록 조심하며 살며시 그 옆에 앉았고. 검은 돌을 손에 든 채 한울을 물끄럼 내려다 보았다. 그 순간, 은아에게 좋은 생각 하나가 떠올랐고. 은아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만약 한울이 깨지 않았다면 은아는 한울의 장난에 대한 복수를 시행하려고 했을 것이었다.

223 은아주 (XAzKA3b6lI)

2024-09-15 (내일 월요일) 20:00:37

그래서 은아가 더 열 받아 하는 걸지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진짜 귀여워 죽겠어ㅋㅋㅋㅋㅋㅋ 난 맛저했다!! 오늘은 김치볶음밥! 한울주도 저녁 잘 챙겨먹었어~~??

224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20:09:40

은아가 혼자서 이모저모 바닷가를 즐기고 있을 때 한울은 이미 대자로 뻗어서 잠에 들어 있었다. 바람이 한울의 머리카락을 조금 날려 헤집어둔 채였지만. 바지도 처음보다는 말라서 축축하긴 했지만 물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었다.

놀던 은아가 한울의 가까이로 조심히 걸어오긴 했으나 그 소리에 한울의 잠은 반쯤 날아가 얕아져 있었다. 그렇다고 깬 것은 아니었고 여전히 잠들어 있는 상황이었지만.

은아가 무엇을 하던 간에 직접적으로 건들이지 않는 한 한울이 잠에서 깨지는 않을지도.


/무슨 장난을 치려는지 궁금한데???!!!
저녁..... 먹어야지.......(옆눈) 빵 하나 먹긴 했는데.....

225 은아 - 한울 (.1SoSJlHtg)

2024-09-15 (내일 월요일) 20:41:40

잠시 조용히 살펴보았지만 한울은 일단 여전히 잠들어있는 듯 했다. 좋아. 은아는 한 번 씨익 웃었다. 복수의 시작이었다.

은아는 이윽고 가져온 새까만 돌을 빨간 점이 있는 부분이 위로 오도록 해서 한울의 배 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근처에 있던 돌들을 하나씩 주워 그것들도 한울의 배 위에 조심히 올려 놓기 시작했다. 은아가 몇 번 동작을 반복하면 이내 곧 사람 모양이 만들어졌을 것이었고. 은아는 이한울 완성, 하고 속으로 속삭이며 소리 없이 키득키득 웃었을 것이었다.

이윽고 은아는 또 다시 최대한 납작한 돌들을 조용히 주워 한울의 배 중 남은 공간이나 한울의 팔, 다리 위에 올려 놓으며 작은 돌탑들도 쌓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본다면 은아가 마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즐겁게 노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었다. 돌이 올려진 한울의 모습이 왠지 웃겼지만 은아는 최대한 소리내어 웃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고. 한울이 깬다면 자신의 몸 위에 놓여진 수많은 돌멩이들의 향연을 보게 될 것이었다.


/ 그건 바로......은아의 예술 세계!!(??) 혹시 완결형이 불편하다면 한울주도 당근을 흔들어줘~~!!!
한울주 나보고는 잘 챙겨 먹으라고 했으면서...!!!ㅋㅋㅋㅋ 빵 하나로는 안 돼!! 건강 망가진다구ㅠㅠㅠ 한울주 제대로 저녁 먹기 전까지 복복복 벌이야!!!(복복복)

226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21:01:05

한울은 뭔가 자신의 몸 위에 쌓여간다는 사실을 조금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크게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은 듯 그냥 눈을 감고 잠을 그러모으고 있었다. 은아가 옆에서 부산스럽게 사부작거리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조금만 더 자야지 하고 있었달까.

그러다가 이내 슬슬 무겁다 싶을 정도에 잠에서 깨어났다. 팔을 들자 뭔가 와르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

한울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상체를 반쯤 일으켰다. 돌들이 중심을 잃고 와르르 쏟아졌고 옆에 있는 은아의 모습이 보였을 것이었다.

“뭐하냐.”

어이없다는 표정. 은아가 옆에서 돌을 쌓고 있는 사이 바짓단은 다 마른듯 하다.

“배고파. 점심 먹을 때 아냐?”

은아가 노는 동안 한참을 잔 것 같다. 으, 등 배기네.



/ㅋㅋㅋㅋㅋㅋ 귀여워 귀여워
으으으..... 복복 당한다......(복슬해짐) 알겠다고. 얼른 뭐 좀 먹고 올게

227 은아 - 한울 (Y8S9nigQrw)

2024-09-15 (내일 월요일) 21:19:22

은아는 예전에 벚꽃나무 아래에서 잠들었을 때와는 달리 한울이 지금은 깊이 잠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때에는 조금만 가까이 움직이자마자 바로 붙잡혀 버렸는데. 그래서 은아는 한울이 깨어나기 전, 최대한 많은 돌을 쌓은 후에 기념 사진을 찍어놓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걸로 한울을 잔뜩 놀릴 생각이었는데....

"앗...!"

그 전에 한울이 먼저 깨어나버렸다. 돌들이 와르르 쏟아지는 모습에 은아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고. 허탈한 기분으로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이한울 만들기."

한울이 그게 뭔 소리냐는 눈빛을 보낸다면 은아는 돌들 사이에서 새까만 돌을 찾아 들어 한울에게 보여줬을 것이었고.

"응, 그러네... 밥 먹어야겠다."

은아는 어느새 위로 높이 올라간 태양을 눈을 가늘게 뜨고 올려다 보며 대답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흐른 거지? 너무 신나게 놀았나 보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은아는 다시 한울에게로 시선을 내리며 물었다.


/ 한울이 잠귀 엄청 밝아....!!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복슬해진 한울주 귀여워~~ >< 좋아좋아 천천히 다녀와~~!!

228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21:35:02

한울은 은아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자 물음표를 띄웠다가 이내 자신을 만들었다기에 인상을 찌푸리며 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은아가 무너진 돌들 사이에서 까만 돌을 꺼내보이자 이번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을 것이었고.

“나라고?”

한울은 이내 몸을 완전히 바로 세우면서 양반다리로 앉았다. 그러다보니 다리에서도 돌이 우수수 떨어져 어처구니 없어했을 것이었고.

“가까운 곳에 마을이라기엔 크고 도시라기에는 작은 동네가 있긴 해.”

한울이 하품을 한 뒤에 눈을 비비고는 말했다.

“너 회는 먹어?”

회 못 먹는 사람도 있다던데.


/ㅋㅋㅋㅋㅋㅋ 밖에서 자다보니 확실히 그렇지. 밥하는 중이야. 반찬이랑 밥이랑 먹어야지. 야식이 되어버리긴 했는데....

229 은아 - 한울 (Skp8nUi/8c)

2024-09-15 (내일 월요일) 22:00:55

"응. 너랑 닮았거든."

그러다 이번에는 한울의 다리에서 돌이 떨어지는 소리에 은아는 다시 아쉬움의 소리를 흘렸고. 떨어지는 돌의 양으로 보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은아가 도토리를 저장하는 다람쥐마냥 꽤나 꼼꼼하게 많은 돌을 올렸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특별히 찾아낸 돌이야. .....선물로 준다고 해도 안 가질 거지?"

은아는 돌을 두 손으로 소중하게 쥔 채 한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한울의 표정을 보아하니 은아는 이미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았고.

"회 먹을 수는 있는데...."

은아는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너 이곳에 자주 왔었어?"

은아는 모든 장소를 다 꿰고 있는 듯한 한울이 신기했다. 은아에게 있어서는 이 모든 것들이 다 처음 경험해보는 것들이었는데.


/ ㅋㅋㅋㅋㅋ안 되겠다. 벚꽃놀이 때처럼 은아가 한울이 옆에서 같이 자야....(대체)
야식이어도 대충 때우는 것보다는 잘 챙겨먹는 게 좋다고 생각해(쓰담) 한울주 잘하고 있다구~~!! 장해!! >< 맛있게 먹자~~!!!

230 한울 - 은아 (guws1G0O5I)

2024-09-15 (내일 월요일) 22:24:55

“.......색깔이?”

한울은 은아가 보여주는 돌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떨떠름하게 말했다. 자신을 싫어하는 만큼 자신을 닮았다고 하는 것도 좋아보이지는 않는 듯.

“어.”

은아가 생각했듯 한울이 단호하게 말했다. 너무 단호하게 거절했나 생각하며 머쓱하게 돌밭에서 자느라 뻐근한 목을 스트레칭 했을 것이었고.

“그럼 물회 먹으러 가자. 괜찮은데 알아.”

한울이 생각해뒀다는 듯 점심 메뉴를 말하다가 은아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니까 네비도 안 찍고 왔지.”

한울이 이내 한 손으로 뒷목을 주무르며 시선을 피하며 이어 말했다.

“내가 특별히 찾아낸 곳이니까. 뭐어. 내 것이 아니라서 선물로 줄 순 없겠지만.”

한울이 방금 은아가 했던 말을 인용하며 말했다. 마치 같이 점심을 먹는 그 옥상 같은 공간일 것이었다. 남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생각해보면 자기 보금자리를 보여주는 길고앙이 같은 행태일지도.



/ㅋㅋㅋㅋㅋㅋㅋㅋ
밥해서 얼른 이것저것 먹고 왔다! 뭔가 이번 일상 보면서 이별 여행이란 이런 느낌일까 하는 한 편으로는 좋으면서 한 편으로는 슬픈 그런 느낌을 받고 있어 ㅋㅋ큐ㅠㅠ 뭔가 헤어지기 전 가장 좋은 추억들을 쌓아가는 그런 느낌.
나중에 은아가 여기 다시 찾아오고 싶지만 길을 몰라서 영영 찾지 못하는 그런 슬픈 상상하고 마음이 찡해짐

231 은아 - 한울 (HaJliTA45s)

2024-09-15 (내일 월요일) 23:07:55

"그 외에도 이것저것."

은아는 확실히 알려주지는 않으며 그냥 미소만 지었다. 자기 자신은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도 있으니까. 이 돌을 직접 만져봐야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럴 줄 알았어. 그러면 내 애완돌 해야겠다."

은아는 한울의 단호한 거절을 이미 예상했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돌을 손가락으로 소중히 쓰다듬으며 웃는 모습이 어쩐지 시원해보이기도 했다.

이윽고 한울이 점심 메뉴까지 알아서 정해주자 은아는 눈을 깜빡이며 한울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한울이 미리 다 계획해놓은 것 같은 느낌. 은아는 뒤늦게 에스코트 받는 데이트 같다고 생각해버렸고.

"네 것이었다면 선물로 줬을 거야?"

그래서 일부러 짓궂게 한울에게 물었다. 당연히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괜히 쳐보는 장난이었다. 자신의 말을 인용하며 시선을 피하는 한울이 조금 귀여워 보인 탓일지도.

"농담이야. 이미 수많은 선물을 받은 기분인 걸. 고마워."

헤헤 웃으며 덧붙인 내용들은 모두 진심이었다. 오토바이를 타며 본 풍경, 자유로움, 시원한 바다와 귀여운 몽돌 등.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을 이미 선물로 받아버린 은아였다. 어떻게 갚아야 할지 가늠조차 안 될 정도로. 잠시 멀거니 수평선을 바라보던 은아는 이내,

"특별 취급 받는 것 같아서 기분 좋네."

하고 한 마디만 남기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이기도 했다. 이윽고 은아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해변가로 걸어갔다. 그리고 던져놨던 가방에 애완돌을 넣어 다시 등에 메고, 한울과 자신의 양말과 신발을 챙겨 다시 그늘로 돌아왔다. 만약 한울이 계속 목을 주무르고 있었다면 "내가 마사지 좀 해줄까?" 하고 물어보기도 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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