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모 154cm. 가냘파 보이지만 근육으로 탄탄한 편. 곱슬곱슬하고 긴 금발.(말끔히 올려 묶는 것을 선호함.) 벽안 흰 피부. 착실해 보이고 호감 가는 인상이라는 평을 종종 들음. https://picrew.me/share?cd=8Le9o89C2O (묶은 머리) https://picrew.me/share?cd=679M0rIZhM (푼 머리) (출처 : Picrew’s “こんぺいとう**2メーカー“ https://picrew.me/ja/image_maker/318008)
※ 성격 #학구파 — 지식을 누구나 동일한 방법으로 입증하거나 반박하거나 학습할 수 있도록 퍼트린다면, 크고 작은 부침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발전하겠지. situplay>1596733071>457 #역지사지 — 그래서 원한을 품었구나.. 내가 살해당할 뻔했기에 그 용에게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것처럼, 그 용도 그에게 그렇겠구나. situplay>1596733071>775 #진지함 — 하지만 그 정도 마음으로 다가가서는 안 되는 영역 같았다. 좀 더 깊은 유대감, 세상 무엇과도-심지어 목숨과도- 못 바꾼다는 간절함 없이 들어갔다간 언제고 그의 기대를 깨트리고 원망을 살 것 같았다. situplay>1596733071>343 #프라이버시 중시 — 사적인 영역에 개입하는 건 결례이니 타자와는 일정 거리 이상을 유지해야겠다고 다짐해 왔다. situplay>1596733071>311 #현재 중시 — 살아 숨쉬는 순간을 부정해 버리면, 정말로 죽음 말고는 모조리 헛일이 되어 버릴 테니까. situplay>1596733071>942 #냉철 — 침착하자. 저쪽의 저의는 알 수 없으나 정말로 그의 적대자라면 이런 식으로 말을 꺼내기 전에 이미 손을 썼을 거다. situplay>1596733071>678 #사서 걱정 — 고양이 걱정하는 쥐네, 또. 온갖 일을 손쉽게 해치울 수 있는 존재가 도대체 뭘 해야 무리라고? situplay>1596733071>178 #덤벙이 — 그러니까 나, 1달은 조사하겠다는 계획하에 그 암벽을 타면서, 속옷 한 벌 안 챙긴 거야?? 제정신인가?!?! situplay>1596733071>17 #의심 많음 — 아마 난, 그 말씀들대로 선의의 존재는 믿되 선의의 가치는 꾸준히 의심하지 않을까? situplay>1596733071>852 #부끄럼 많음 — 안 그래도 차마 얼굴을 못 들 상황인데, 뱃속까지 요동쳤다간 부끄러움에 사람이 죽을 수 있는지를 강제로 연구하게 될지도 모른다. situplay>1596733071>255 #겁 많음 — 어쩌지? 뭘 해야 하지? 머리가 안 돌아갔다. 온몸이 바들거려 제대로 서 있기도 힘겨웠다. situplay>1596733071>611 #둔감 — 언니라고 불리길 바라는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도 오판 같고. 오판이 아니라면, 내가 편한 호칭으로 부르라고 할 리가 없지 않은가. situplay>1596733071>862
※ 기타 * 크레티스 왕립 대학을 졸업하고, 왕립 연구소의 연구원이 되었음. 상사는 생도 시절 지도 교수였던 하츠펠트 교수이고 용학 공동 연구소 302호에 소속되어 있음. * 어린 시절에는 똑똑이 소리를 듣고 살았으나 대학 진학 및 연구소 입소 이후 주변에 박학다식하고 다재다능한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닫고 본인이 범인에 가까움을 받아들이는 중. * 3남 2녀 중 막내. 고향은 크레티스 왕국 남부에 있는, 산 리노라는 시골 마을임. 파벨 가문은 이 마을에서 대대로 농장을 경영 중. 본가에는 할머니 해나 파벨, 어머니 에바 파벨, 아버지 콜린 파벨, 맏오빠 이든 파벨, 새언니 델라 파벨, 조카 지미 파벨까지 6명이 삶.(둘째 오빠 리암 파벨, 셋째 오빠 헨리 파벨, 언니 리사 베일리는 결혼 후 분가했음.) 언니 오빠 슬하에 조카가 5명 있음. * 파벨은 어머니의 성임. 아버지의 결혼 전 성은 핀치였지만, 핀치 가문 사람은 어떤 이유로든 요절한다는 징크스가 있었기에 결혼 후 어머니의 성으로 바꿈. * 비혼, 비연애주의. 부모님은 결혼해서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라시는 눈치이나 결혼이나 출산으로 자유를 잃고 연구를 못 하게 되는 등의 문제를 우려해서 고사 중. 말이 나올 때마다 오빠들과 언니가 다 결혼했고 조카들도 있으니 자기 하나 정도는 괜찮지 않냐고 얼버무림. * 크레티스 왕국의 국교는 에티스 교이지만 신앙심은 얕음. 에티스의 존재가 언제든 재현 가능한 방법으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함. 그러면서도 궁해지면 주님을 찾는 기회주의적(?) 신자 * 술에 약하다. 상황에 따라 와인 한 잔에도 취해 버릴 정도. 본인도 그걸 알기에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함. 술버릇은 잠자기인 듯.
이제는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다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전면전을 당당하게 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이전의 그들과는 다른 상황이었다. 하지만 각자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일까, 어느새인가 그들은 말없이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블랑과 가장 오래 앉아 있던 헬리오트 또한 오늘 저녘에는 무엇을 할 것이냐, 밥은 먹었느냐 등등 아주 잡다한 이야기를 이어나갈 뿐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알고 있다. 이런 평온속에 감춰진 어금니야 말로 진정으로 날카로운 것이란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헬리오트마저 '그럼 조금 있다 보도록 하지, 복장은.... 따로 바꿀 필요가 없겠군.'이라고 말하면서 천천히 매장 바깥으로 나갔다.
[의외지만, 벌써 미래가 바뀌기 시작한 것 같구나.]
이전에는 다같이 바깥으로 나가 앞으로의 상황을 토의하고 제각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각자 흩어졌고 마치 정해진 것 마냥 움직이고 있었다. 아마 예상대로라면 본부로 향하는 가장 큰 대로, 그 한가운데에서 그들은 선전포고를 할 것이다. 이전에 암살하자고 했던 의견과 달리, 보스따윈 두렵지 않다는 듯이 당당히 밀고나가자는 듯한 그들의 발언은 아마 헬리오트의 마음에 거대한 불꽃을 피워낸 것이리라. 이미 미래가 변하기 시작한, 아주 좋은 징조였다.
[저녘까지는 시간이 있다. 식사라도 하자꾸나, 먹고 싶은것이나 따로 보고 싶은게 있느냐.]
그렇게 말하며 그는 천천히 레아에게 다가서서 조심스레 에스코트를 권하였다. 이미 그들의 죽음을 막을 준비는 끝났다. 항상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란 가정으로 시작했던 모든 계획이 헛되지 않는다는 듯 그의 마음속에서 천천히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마음속 깊이부터 잠들어 있던 모든 것이 드디어 때가 되었다는 듯이 천천히 그의 머릿속에 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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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각자의 시간이 돌아간다.
"...... 역시 가야겠지?"
항상 개구지던 벨가모트의 표정에 긴장감이 감돌지만 이내 그 위로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다시 덮어씌워진다. 뒷골목에서 살았을때부터 항상 그랬다. 언제 쓰러져 죽을지도 모르던 목숨이었다. 그런 의미를 부여해준 이들에게 보답하겠단 일념으로 여기까지 왔고 그만큼 많은것을 보았다. 미쳐버린 시대에 자신이 과연 이렇게 의미를 두고 살아갈 수 있었을까? 그런 이들에게 너무나도 고마웠다. 소매치기 시절의 빵모자를 머리에 꾹 눌러쓰자 빈민가 시절의 텐션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밖에서 보는 눈동자가 신경쓰였으나 상관없다.
"공룡(恐龍)의 감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푹눌러 쓴 빵모자, 그 밑으로 날카로운 미소를 머금은 그의 눈동자가 미래를 뚫어내듯 번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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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우리도 가야겠지?" "가야지, 우리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을거 같으니까."
같이 한방에서 쓰던 두 사람이 서로의 복장을 점검해주면서 입을 연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의 목숨이 오늘이 마지막이 될 지 모른다는것을 알고 있다는 것일까, 옷을 입던 그들의 눈으로 어버이들의 유품이 눈에 들어온다. 마약으로 인해 서로의 인생이 만가졌을때 구해주려던 말로우 윈터의 모습이 떠오른 것일까, 프렌치 메리가 그를 뒤에서 안아준다. 항상 듬직하고 부드러운 그의 모습, 그가 없었으면 아마 이곳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마 결국 어디론가 끌려가 비참한 인생을 지내지 않았을까? 말로우 윈터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를 구하면서 결국에는 팀장의 눈에 띄어 그의 뜻에 따라 살아갔지만 결국에는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하게 된 셈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흔들릴때도 많았지만 결국에 자신을 지탱하던 건 자신의 옆에 있던 이 사랑스러운 이의 미소였던 것이다. 그 미소가 있었기에 자신은 지금껏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던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고 아껴주니까, 그들의 목숨은 오늘 마지막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가기전에 가볍게 식사라도 하고 갈까?"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것으로 먹도록 하지."
그런 그들의 품에서 날이 다 상해버린 꽃꽃이 가위와잘 수리된 망가진 시계가 축복을 내리듯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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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이 날이다."
항상 즐겨입던 시안색 양복을 벗어던지고 복장을 갖춰 입으며 그가 과거를 회상한다. 검사로서 살아오던 루드베키아, 한때는 정의를 위해 살고자 하였으나 그 정의마저 비틀렸다는 것을 깨닫고 지나가던 갱에게 시비를 걸다가 강냉이 몇개가 터져나가던게 기억이 떠오른 것일까, 결국 그 정의에 감화되어서 끝까지 그를 쫒아왔다. 그의 오른팔로서 살아온 나날이 기억난다. 즐거운 일도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그런 일이 많을 것이다. 이제 그가 쫒는 정의가 자신의 정의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거울속 자신을 바라본다.
".... 그래."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버리지 못했던 검사 배지, 그것을 만지작 거리던 그가 굳은 결심을 했는지 결국 그것을 깃에 매단다.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식사를 하고 가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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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었구나."
자신의 허황된 꿈이 현실로 다가올지는 몰랐다. 6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그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몰랐다. 블랑은 젠틀함과 더불어 눈에 이지가 빛나는 멋진 청년이 되어 있었고, 루드베키아는 자신만의 정의가 무엇인지 결국 깨닫게 되었다. 프렌치메리와 말로우 윈터는 자세한 사정까진 묻지 않았지만 분명 결혼까지 약속했을 꺼라 생각한다, 벨가모트는 그 불량스러운 면모는 없어졌고 남을 도울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이들을 이끌었다, 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 마음속에 있는 반짝이는 황금의 빛이 그들을 인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래 슬슬 갈 시간이다."
그가 천천히 회색 지포라이터를 든다. 이 곳에 들어오게 된 계기를 만든 남자의 유품이었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다가 사라져간 자신의 대부(代父)를 위하여, 또 자신의 정의를 위하여, 오늘 그들은
검은 상복을 입고 각자의 추억과 소중한 것을 쥐어들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신에게 반기의 역린을 휘두르리라.
// 새벽에 쓰다 졸다를 엄청 반복해부렀네요..... 그래서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아이고야 고생하셨습니다😬 충분히 주무시긴 하신 겁니까? 암튼 애쓰셨습니다🙂!! 글자색도 일일이 넣으셔서(특히 마지막 문장..🥺) 손 엄청 갔을 거 같지 말입니다
아 근데 블랑님이 에스코트를 권했다는 거 제가 잘 이해를 못 했는데😶a 혹시 이런 거 하려고 했다는 겁니까? https://www.google.com/search?q=%EC%97%90%EC%8A%A4%EC%BD%94%ED%8A%B8&client=ms-android-lge&prmd=ivn&sxsrf=APwXEdfUuwXJu-3dsUGWw5U6Frr7tzBpIg:1683939957554&source=lnms&tbm=isch&sa=X&ved=2ahUKEwiavfiXjfH-AhVQmlYBHbyRAAEQ_AUoAXoECAIQAQ&biw=412&bih=761&dpr=2.63
준비하는 시간에 팀장님은 약도 좀 드셔 놔야겠습니다😖..
으잌ㅋㅋㅋㅋㅋㅋ 운이 너무 좋아서 밸붕 되는 거 아니랍니까😅? (덜 신경 쓰셔도 되게 좀 덜 평범이로 했어야 하나..🙄;;) 운빨과 템빨만은 맥스치 돌파 같습니다😓a
원래는 콘스텔라티오의 직계조직의 회장이었는데, 직계조직간 알력 싸움으로 인해 슥삭 당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직계조직을 이어받은 헬리오트가 단신으로 그 직계조직에 벤데타(이탈리아어로 복수, 다만 강도가 훨씬 높은데 일반 복수가 앙갚음 정도면 벤데타는 숙명의 단계로 목숨까지 바쳐서 상대에게 행해야할 보복)를 강행합니다. 물론 어린 헬리오트를 믿지 못한 조직원들이 각자 다른 직계조직으로 가버리고, 헬리오트는 독자적인 팀을 꾸리며 세력권을 넓혀 가는데 그 팀이 바로 현재의 호송팀입니다
레아는 좀 과하게 밸런스에 우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슬램덩ㅋ.... 그래도 슬램덩크는 밝은 분위기의 스포츠물이지만 저 노래가 쓰인 용과 같이 외전은 꽤 어두운 분위기의 격투기물이라..... 읍읍
그와 팀원들을 제외한 손님 모두, 아니, 점원까지도 수상쩍게만 보여 신경이 곤두서는데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알고서 그랬다? 들으란 듯이 한 소리란 얘긴가? 더 불가해하게도 팀원들은 각기 자리를 떴다. 팀장 역시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소소한 화제나 꺼냈다. 혼란스러웠다. 물론 그는 용이니 팀원들과 함께하지 않아도 조직을 무너뜨리고도 남을 거다. 아무리 강성한 조직이라 한들 구성원은 인간이나 아인종일 텐데 무슨 수로 용을 당할까?(오히려 팀원들과 동행하지 않는 편이 더 수월하지 싶다.) 그러나 저들은 그가 용인 걸 모르는 만큼 수적 열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그 불리함을 뒤집자면 이쪽의 의도나 움직임을 적에게 최대한 감추는 한편 대비할 틈이 없도록 빠르게 공격하는 게 상책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이쪽의 의사를 알리고 그것도 모자라 각자 흩어져 자기 시간을 갖는다? 싸움도, 전략이나 전술도 전혀 몰라서인지는 모르나 못내 걱정스러웠다. 팀장까지 나간 뒤 미래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전음이 울리니 더욱 그랬다.
[이쪽의 의도를 알고 나면 저들이 대비를 하지 않을지요? 그리고 미래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건.. 앞으로 일어날 일은 블랑님도 모르신다는 겁니까? 그런 거라면.. 팀원분들이....]
전음을 못 잇고 출입증을 놓았다. 그새 손에 땀이 배어 끈끈했다. 차마 할 소리가 아니라 그쳤지만 불길했다. 미래가 바뀐다고 해서 그들이 잘못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으니까. 그가 겪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잘못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과거에 그들은 대부분 혼자 움직였다가 사망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반기를 들 거라는 예고 아닌 예고를 하고 흩어졌다. 최악의 경우 다시 모이기 전에 보스 측에서 손을 쓸지도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유 부릴 때는 아닌 것 같다. 레아는 도로 출입증을 쥐었다.
[대부분 혼자일 때 변을 당했다지 않으셨습니까. 이미 위험한 건 아닌지 저어됩니다.]
레아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새 가까이 온 그는 마냥 태평했다. 정말로 안심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염려하지 말라고 신경 써 주는 걸까. 전자든 후자든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또다시 잘못되면, 더구나 그가 날 챙겨 주는 사이에 잘못되면.. 감당 못 한다. 은신처로 가겠다고 할걸, 내 걱정이라도 안 해도 되게. 그때, 정령들이 로브 밖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 블랑님 화 안 났어?
- 풀렸어?
땀이 쑥 빠지는 듯했다. 정령들도 생각했어야 하는데 깜박했다. 초콜릿을 주긴 했지만 그걸로 배가 차진 않았으리라. 정령들의 식사는 마나니까. 게다가 어린아이들이다. 위험할 게 뻔한 데로 가는 건 안 될 일이다. (그가 보호해야 할 이가 더 늘어나 버리니 유불리만 따진대도 좋을 게 없다.)
뒤숭숭한 머릿속을 억지로 정리하던 중, 그가 내민 손에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뭐지? 얼핏 보기엔 별 뜻 없이 팔을 든 것 같기도 하고.. 얼이 빠져 있다가 가끔 학교를 찾는 귀족 나리들의 몸가짐이 뒤늦게 떠올랐다. 나 같으면 한 발도 못 딛을 거 같은, 치렁치렁한 드레스 차림의 귀부인을 부축(?)할 때 저랬던 것 같다. 난 귀부인도 아니고, 그런 옷도 안 입었는데. 밖에서 오들오들 떨던 게 무색하게 덥다. 얼굴은 물론 귓바퀴까지 홧홧한 게 느껴졌다.
[아, 저.. 괜찮습니다. 걸을 수 있습니다.]
자칫 정령들을 밟지 않도록 조심조심 일어섰다. 그러고 정령들이 먹은 접시를 정리하려는데, 생각해 보니 커피를 안 마셨다. 그가 일부러 챙겨준 건데. 급하게 들이켜려니 역시나 쓰다. 밀크티 마시고 싶다. 아니, 밀크티가 다 뭐람? 지금 같아선 밥빵도 황송해하며 먹겠다. 그걸 먹는 곳은 내 시대의 학생 식당일 테니까. 밀크티와 밥빵을 모두 떠올린 탓인지 커트 생각도 났다. 이리 될 줄 알았으면 고백 정도는 해 볼걸. 아니, 아니지. 고백해 놓고 이렇게 난데없이 실종된다? 두고두고 찝찝할 거 아냐. 고백 따위 안 해서 천만다행이다. 잡생각 집어치워야지. 레아는 목이 막히는 듯한 감각을 무시하며 커피를 삼키고는 출입증을 움켰다.
[그분들이 괜찮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식사도.. 저야 초콜릿을 먹었지만 정령들은 마나를 먹어야 한대서 염려됩니다. 그리고.. 보고 싶은 데는, 혹 블랑님이 말씀하신 은신처로 가도 되겠습니까? 저도 그렇고 정령들도 그렇고 블랑님을 따라갔다간 짐이 될 것 같아 여쭙습니다. 싸우는 과정까지 세세히 기록하길 바라신다면 정령들이라도 거기서 기다리게 하는 게 어떨지요?]
// 레아는 미래도 모르고 잔걱정도 많다 보니 이런 내용이 나왔습니다😓a
>>22
써 보라고 판 깔아 주셔도 못 쓰지 싶습니다 우울+자책감+대빵님이나 물왕님한테 보복당할까 쫄림 콤보가 너무 빡세더라고요😑 기왕 마지막으로 쓰는 거 뭔가 읽을 맛이 나는 걸로 채워 보고 싶은데 쉽지가 않습니다😅ㅋ
네, 맞습니다. 물론 말이 단신으로 쳐들어갔다지, 효율적으로 수뇌부만 모가지를 딴데다가 힘보다는 아래 얘들 착취해다가 상납금 많은걸로 직계조직으로 올라간, 흔히들 말하는 힘은 약한데 돈으로 찍어누른 조직이라 수뇌부가 헬리오트보다 약했어요. 착취한 것도 많다보니 수뇌부 터지자 마자 사분오열로 찢어져서 한동안 어지러운 것도 있었지만 보스가 그 소문을 듣고 헬리오트에게 한번 자기 직속으로 일해보는게 어떻냐고 제안했으니 보스 조지자고 작정했던 헬리오트 입장으론 오히려 땡큐였던 셈이죠.
에이, 설마요 설마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저 친구들이 그쪽으로 꽤 잔뼈가 굵긴 했거든요. 다른 곡으로는 버블이나 그랜드 블루(GrandBlue)도 추천드립니당
대부님 휘하 세력을 접수하려고 대부님을 암살했다가 팀장님의 벤데타로 망했다고 이해하면 됩니까🤔?
용이 쎈 게 뭐 문제겠습니까😓ㅋ? 혹시 그래서 템빨을 채워 주시려는 거면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개 인간인 레아가 용인 블랑님이랑 비슷한 수준이 되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해서도 안 될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레아가 너무 약해서 트롤로 전락하는 게 걱정이긴 한데.. 음.. 일상물이라고 하셨으니요😅 (외면ㅇ>-<..)
외국어라 가사까지는 생각 못 했고 멜로디에 대한 소감만 말씀드렸는데 그런 해석도 있나 보군요😶
[저들과 우리의 차이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그것은 강자와 약자의 관점의 차이인 것이다.]
보스에게 보고가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정도라면 이미 팀원들은 모두 준비를 끝마치고 싸움을 기다리고 있을테고, 애시당초 예정된 싸움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그들에게 있어서 주된 무대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작금의 상황에 대하여, 지금 시점의 보스는 호송팀이 반기를 들은 것도 모르는 상황, 그리고 수뇌부들은 자신들이 강하다는 것만 알 뿐 어느 정도로 강한지는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걸음을 옮긴다. 자신들은 호랑이였다. 아무리 사슬에 묶이고 눈을 감고 있더라도 그들은 호랑이다. 맹수를 묶어둔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닌것처럼, 이미 반기를 들겠다고 맹세한 시점부터 그딴 사슬은 얼마든지 풀어 헤칠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주요 전력들은 나오지 않았다. 팀원들이 그런 잔챙이들에게 당한다고는, 생각하는게 실례일 정도지.]
'어이구, 이 사고뭉치들.'하면서 주변으로 자신들을 쫄랑쫄랑 따라오는 정령들을 어야둥둥해주는 블랑이었다. 언제 따라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로 넘어온게 자신들만이 아닌게 다행이었다. 레아는 모르겠지만 이 아이들은 자신의 레어에서 지낸 정령들 중 꽤나 오래 붙어있던 아이들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그런 격식을 따지지 않고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마나를 먹고 산다는 것은 이미 지금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뱉어내는 마나만으로도 충분할 것이고 이미 오랜 시간동안 침입자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저지해온 이 아이들이야 말로 지금 레아에게 가장 적합한 호위병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을 바라본다. 어차피 진심을 다해서 자신이 건 투명화─비록, 라이네스의 그것만큼은 따라하지 못하겠지만─를 간파할 이는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저 아이들이라면, 레아를 좋아하는 저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레아의 주변을 지키고도 남을 것이다. 그렇기에 뒤이어지는 레아의 전음이 받아들여질리 만무했다.
[자네가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는 대강 상상이 가는군, 허나 그건 정말 기우일세, 저 아이들이 내 레어가 만들어지고 난후 얼마나 많은 침입자들을 저지했는지 알면 꽤나 놀랄걸세. 그리고 이 아이들의 끼니를 걱정한다면.... 내가 있지 않던가. 오히려 이 아이들의 끼니를 생각한다면 내 존재가 필수불가결일걸세.]
-맞아!! 우리 강해!!
-강해!!
블랑의 말에 긍정을 표하듯 마치 우람한 근육을 뽐내는 남자들 마냥 자세를 취하는 정령들이었지만 근육이 없이 귀여운 여자아이의 모습들이었기 때문이었는지, 블랑은 결국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싸우기전에 긴장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테지만은, 이런 상황에서 긴장을 하는 것 자체가 웃긴것 때문인지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정령들을 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렇게 레아의 질문에 답변을 대강 끝마친 그는 이내 혼자 일어선 레아를 보며 고개를 주억거린뒤 입을 열었다.
[은신처는 나중에, 모든일이 끝나고서 가는것으로하지. 정말 생각보다 별거 없는 곳이라서 말이야. 게다가 내가 보존 마법도 걸어놨으니 아마 1천년 지나고서도 그대로일 걸세. 거기까지 갔다오기엔 약속시간도 안맞을것 같고 말이지.....]
레아의 모습을 보니 돌아가는게 맞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어째선진 몰라도 자신은 확신이 서고 있었다. 분명 레아와 본인, 둘다 제 시간에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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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할말이 있나보군?]
백색의 여인이 가만히 검은색 뱀을 올려다본다. 까마득히 차이가 나는 크기에 무서움이 일어날법도 하건만, 여인은 오히려 화가 난 듯 뱀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짓이겠지요.] [별 것 아니다. 아주 잠깐의 개입이었을뿐.] [그래봤자 당신에게 득 될 것이 없을텐데요.] [왜 없을까.]
거구의 뱀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말려올라간다. 그 표정에 깃든 것은 흥미와 기대감, 여인은 그렇게 느꼈다.
[이럴때는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우리 나이쯤 되면 말이지.]
나이라는 말에, 여인의 발차기가 뱀의 옆구리에 아주 깔끔하게 꽂힌다.
//아무리 신이라도 나이에는 민감한 법.....
>>27
1. 레아으 편지 잘 읽었습니다!! 대상자에게 강제 전송(?)됩니다!!(농담)
2. 딩동댕 정답!!
3. 그런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파워업은 큰 문제가 안되지요!! 레아 혼자서도 스스로 뭘 즐길꺼면 뭔가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4. 진짜 버블이 한창 일었을때가 한국 경제상황보다 훨씬 심각했던 상황이라..... 서로서로 폭탄돌리기가 심했던것도 있고..... 결국 그 폭탄이 동시다밮적으로 불특정다수에게 콰콰쾅!!
그의 전음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용인 그가 강자인 거야 확실하다만 나머지는 마법에 능숙하긴 해도 인간이다. 실제로 비명(非命)에 가는 걸 목도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어떻게 저렇게 자신할까? 과거와 동일한 사건이 반복되는 중이라면, 이 시점에 사달이 일어나지 않을걸 알고 안심한다지만, 그렇지도 않다면서. 이런 게 싸움을 모르는, 약자의 관점일지는 모르나.. 내가 아는 한 인간의 역사에서는 일당백(一當百)이네 만부부당(一騎當千)이네 하는 찬사를 받는 이라도 수에서 밀리면 하나같이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패배했다.(한창 필사 중이던 <카다로스 제국사>에 나온 마지막 전투도 그런 식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 시대엔 그 전투를 직접 증언해 줄 수 있는 이도 드물지 않겠으나.. 일없다. 미심쩍거나 모르는 게 많든 말든, 내 시대에서 책으로 보고 싶다.)
그러다 이어지는 얘기에 귀가 뜨였다. 주요 전력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건, 여기 하수인이 있어서 들켰다 해도 윗선에 보고되어서 정예가 출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거라는 의미일까? 그렇다면 더더욱 기습이 유리할 것 같은데, 그와 그의 팀원들은 정면 돌파를 시도할 작정인가 보다. 기습의 이점을 포기할 만큼 자신이 있는 걸까. 무모하다는 생각이 든 순간, 걱정하는 게 바보 짓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5명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모르나, 그가 알아서 하겠거니 싶었다. 마음만 먹으면 인간들의 제국조차 멸절시킬 수 있는 용이고 그 5명이 또다시 죽는 것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려 들 이니까. 이 시대에 속하지도 않은, 방관자인 내가 왈가왈부해 봤자지.
하릴없이 접시와 컵이나 정리해서 테이블에 놓고 보니, 긴장이 풀린 듯 해맑게 다가가는 정령들을 그가 귀엽다는 듯 어르고 있었다. 정령들까지 말려들어 버린 게 새삼 딱한데도 따스한 분위기에 마음이 놓였다. 다른 정령들은 어쩌고 있을까. 같이 놀던 친구가 없다고 걱정하거나 허전해하지는 않을까. 정령들을 위해서라도 무사히 돌아가길! 습관처럼 속으로 기도하는데 뜻밖의 전음이 뇌리로 파고들었다. 이 친구들이 레어의 침입자를 막았다고? 어딜 봐도 우리 꼬맹이들 같은 아이들인데? 요람에서 정령들을 안쓰럽다는 듯이 바라보던 물의 왕이 떠올라 께름칙해질 찰나, 힘자랑하는 인간 남자 같은 자세를 잡는 정령들이 귀여워 픽 웃음이 터졌다. 정말 괜찮을까? 그러다 정령들이 배를 채우려면 그의 곁에 있어야 한다는 전음에 아차 싶었다. 그러고 보니 요람에서도 여태 그가 정령들의 식사를 챙겨 줬겠구나. 그 생각을 못 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래도 정령들은 못내 걱정되었기에 신신당부했다. [안 다치게 조심해야 해요. 주변 잘 보고, 위험해 보이는 건 피하고요.]
- 응!
- 언니도 조심!
뜨끔했다. 하기야 그의 말대로면 여기서 제일 약한 건 나구나. 오싹해져 수첩과 만년필을 움켰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지금 겪는 일들을 기록하는 게 고작이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미가 있긴 할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은, 정신줄을 놓았다간 그나 정령들에게 폐가 될 테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밖에. 수첩과 만년필을 안주머니에 넣고 마음을 다잡는데, 그가 일이 다 끝나면 은신처에 가 보자는 전음을 보내 왔다. 기분 탓일까. 생각보다 별거 없다는 울림에선 쑥스러움도 은근 느껴졌다.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 곳 같아서 말씀드린 겁니다.]
정령들이나 내가 거기 있는 편이 나은 게 아니라면 상관없으니 괘념치 마시라고 전음을 이으려다 멈칫했다. 천 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거다? 그 말은..
[천 년 뒤를 말씀하신 건, 원래 시대로 돌아가서 보자는 의미입니까?]
// 쓰다 보니 이 시대에 블랑님이 즐겨 먹던 음식이나 즐겨 찾던 장소가 있나 궁금해졌습니다만 묘하게 타이밍을 못 잡겠어서 일단 스탑했습니다😓a
>>28
그간 피로가 많이 쌓였나 봅니다😥 지금은 컨디션이 좀 괜찮으신지 모르겠군요😞
신이면 세월 보내면서 연륜이 생기고 사고가 깊어지긴 해도 노화로 인한 불편은 안 겪지 싶은데 말입니다😅 그런데도 나이에 민감하다니 제가 신답다고 상상하는 이미지와는 꽤 다르군요🙄a
1. 그간 독백 많이 쓰셨기도 해서 마무리 겸 구색 맞추기 겸 해 봤습니다😌ㅎㅎ 근데 강제 전송이라니요😶? 어떤 의미의 농담인지 제가 파악을 못 했습니다ㅇ>-<..
3. 혼자 즐길 거리라.. 전음 연구랑 데이터 수집도 있고, 물왕님피셜 정리도 있고, 원래 과거 및 새 과거 정리도 있네요. 정 안 되면 다른 용의 레어나 용의 흔적이 있는 장소로 탐사를 갈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ㅎㅎ 아무튼 뭘 하든 템이 빵빵해져서 나쁠 건 없으니 잘 받아먹겠습니다(_ _)
가벼운 식사라도 미리 해두었으면 좋겠으나 자신도, 레아도 크게 배고픈 상태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가야할 시간이었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면서 주머니를 뒤져본다. 챙긴 물건은 하나, 손목에 채워진 헬리오트의 입단 선물뿐이었지만 주머니속에서는 한가지가 더 잡혔다. 자신이 떠났을때 노부부가 마지막으로 건넸던 선물, 금장 목걸이었다. 옛날 싸움에서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는 걸 보니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일이 끝나고 잠깐 시간이 생기면, 판나 코타(Panna cotta, 크림/우유/설탕을 섞은 다음 젤라틴으로 굳힌 이탈리아식 디저트)를 먹도록 하지. 지금 남았을지는 모르겠으나, 당시에는 맛있게 하던 집을 알고 있으니까. 뭐, 문 닫았으면.... 내가 해주지.]
그가 뜬금없이 입을 열었다. 확실히 당을 좀 채우고 올껄 그랬다는 살짝의 아쉬움도 있었던 것 같지만 그보다는 조금의 긴장을 풀고 가자는 느낌이 더 강했다. 본부에서 좀더 떨어진 접경지역의 변경 영지의 대도(大道)에 자리 잡고 있는 한 디저트 가게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직접 해먹는게 익숙해지고 그 뒤로 유희를 나가지 않아 그 가게를 가본지 오래되었다. 만약 좀 여유가 생긴 지금이라면, 이번 일을 끝나고 가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며 그가 걸음을 옮긴다.
"요! 블랑형님!"
가장 먼저 와있던 벨가모트가 씨익 웃으며 달라붙어온다. 전음으로 돌아갈 수 있냐는 질문에 답하기도 전에 친우가 달라붙어온 탓인지 그가 어쩔수 없다는 듯 빵모자를 꾹 눌러쓴 사내의 머리를 꾹꾹 눌러 쓰다듬으며 그가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 모습을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 어느새 검은색 상복 차림의 팀원들이 블랑을 둘러싸고 있었다.
"자네 답지 않게 늦었군." "잠깐 길을 샜지 뭡니까." "벨가모트가 일찍 오지 않나, 블랑씨가 늦지 않나, 정말 별일이군요?"
루드베키아의 말에 다들 웃음을 터트리고야 만다. 그 말에 호응하듯 그들의 앞으로 헬리오트가 나선다.
"아쉽게도 내가 꼴등인것 같군. 그래도 나서는건 내가 선두일테니 용서해주게." "여기 바보 두분보다는 그래도 뭐...." "엑! 메리 누님은 그렇다 쳐도 전 왜요!!" "야! 난 왜 걸고 넘어져! <cir lime>"맞잖아요!! 툭하면 주먹으로....!! 잠깐!! 잠까아아안!!"</clr>
그렇게 긴장감 없는 시간이 지나가고 그들이 웃음을 멈춘다. 고개를 들자 어느새인가 거리에 적막감이 감돈다. 이제 슬슬 나설 시간이었다. 보스는 절대로 본부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 것을 확인한지 오래였고 현재 보스를 지키는 것은 소수의 병력과 친위 호위팀이였다. 절대로 져서도, 질 수도 없는 싸움이었다. 이미 운명은 자신들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다르게 흘러들어간다. 그들이 죽을때는 처음부터 각개로 전투를 이어나갔지만 이번에는 다같이 움직인다. 그때는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자 각자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서로의 호흡을 맞춘다는 느낌으로 싸운다. 미래를 알고 있던 블랑의 눈에는, 모든것이 새로운 변수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제서야, 그는 씨익 웃으며 레아의 전음에 답할 수 있었다.
[아아.... 우리는 당연히 돌아갈 수 있다. 내가 그렇게 만든다. 레아, 나를 믿어라(Trust me). 너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지 않느냐.]
아주 잠시간이지만 그의 모습이 레아가 보았던 거신(巨神)의 형상과 겹쳐보인 것은 절대로 착각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럼, 우리 7번째 동료였던 막내의 장례식을 치루러 가볼까." [그러니까, 너는 오늘, 우리의 모습을 눈에 새겨 두거라. 두번 다시 보지 못할 광경이지 않느냐.]
그말을 필두로 그들이 대로변 한복판을 지나간다. 그런 그들의 눈 앞으로 수십의 군상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밖으로 나서자 예의 마약 찌든내와 추위가 엄습했다. 옷을 사 둘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가벼운 한탄이 나왔으나, 이내 흩어 버렸다. 이 도시에서 제 기능을 하는 상점은 드물 것 같거니와(마약 파는 데만 눈에 띄었던 터라, 카놀리처럼 멀쩡하게 영업하는 가게가 있다는 게 오히려 놀라울 지경이었다.) 바람 정령이 이번에도 로브 안을 따스운 공기로 채워 줬기 때문이다.
- 언니 안 춥지?
- 베에∼
아까 퍽 갑갑했는지 물의 정령은 레아의 어깨에 걸터앉은 채 혀를 빼꼼 내민다. 바람 정령을 토닥이며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물의 정령에게 가볍게 볼을 비비는데, 지금 상황에는 다소 엉뚱하게 느껴지는 전음이 와닿았다. 일순 대답할 말을 못 찾고 그를 올려다봤다. 여느때처럼 온화한 듯하면서도 좀 더 밝은 얼굴. 그런 가운데 눈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진지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모양이다. 하긴 지금 그의 심정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만큼 복잡다단하기에 조금은 긴장을 내려놓고 싶었는지도. 그 점을 조악하게나마 메모하고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가 지금의 여유를 끝까지 간직할 수 있길 바랐으므로.
그렇게 어느 큰길에 이르렀다. 이제까지의 거리와 그리 다르지 않은 외관인데도 미묘하게 이질감이 들었다. 마약에 취한 이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아서일까. 무슨 청소라도 된 것 같다. 어쩐지 몸이 움츠러드는데, 새까만 정장 차림의 이들이 그를 맞이했다. 숙연한 복장과는 전혀 다른 쾌활한 태도. 그의 팀원들이었다. 여전히 고인과의 재회인지 산 사람과의 재회인지 헷갈리는, 비현실적인 느낌이었지만, 그 서류철의 그림처럼 다 함께 웃고 어울리는 모습이 희망차 보였다.
- 블랑님 신났다!
물의 정령이 재잘거리자 바람 정령도 호기심이 일었는지 고개를 쏙 뺐다.(찬바람이 들까 신경 쓰였는지 그러면서도 제 목 주위는 야무지게 여몄다.) 당사자나 보는 이나 다 같이 화기애애해선지 메모하고 있으면서도 좀은 아쉬워진다. 글로는 이런 분위기까지 담기 어려우니까. 출입증에 녹음이 잘 되고 있으면 좋겠는데.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저들이 전음 같은 수단으로 따로 대화를 나눈 게 아니라면, 분명 누구도 언제 어디서 모일지 얘기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 더구나, 그때는 5명 중 4명이 혼자 있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들었는데, 이번엔 일제히 행동한다. 이렇다 할 논의도 없었건만, 마치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서로의 머릿속을 공유라도 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적어 나가다 그만 울컥했다. 울음을 누르고자 눈을 질끈 감았다. 당연히 돌아간다, 그렇게 만들겠다, 이제까지의 그 어떤 순간보다 확신에 찬 전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주님의 계시라도 저 호언장담보다 든든하지는 않으리라. 주님은 실재하시는지조차 긴가민가하게 멀지만, 그는 바로 옆에 있으니까.(이리로 데려올 수 있었으니, 돌아가게 해 줄 수도 있을 거다.) 신성 모독적이라면 신성 모독적인 발상의 여파일까. 새까만 시야로, 주님과 대립하는 존재일지도 모르는 그 거대한 용의 잔상이 언뜻 비친 듯했다. 그러고 보니 그의 본체와 비슷한 외양이었는데. 정말 용과 무관한 신일까? 아무래도 좋다. 돌아가기만 한다면. 레아는 눈을 못 뜨고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가 보지 못할지도 모르나, 전음을 보낼 여력이 없었다. 물의 정령이 어깨를, (어느새 후드 틈으로 올라온) 바람 정령이 볼을 토닥이는 것에도 반응을 못할 지경이었다.
흥분을 그나마 가라앉힌 건, 팀장의 한마디였다. '막내'란 보스의 딸을 가리키는 걸까. '장례식'이기에 모두가 까만 정장을 차려입은 거고? 원수를 갚아 고인의 한을 풀겠다, 직관적인 행보였지만 복수의 대상이 고인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착잡했다. 아비와 딸이 서로를 죽일 마음을 품은 끝에 한쪽이 죽었다. 여느 사람이라면 상상도 못할, 끔찍한 일 아닌가. 그리고 이제부터도, 전쟁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나 사람들이 얼마나 다칠지 모른다. 저쪽은 인간이라 살기는 '그 용'만 못할지라도, 그렇기에 힘 조절 해 가며 아웅다웅하는 수준에 그치지는 못할 거다. 그런 싸움을 과연 내가 제대로 기록할 수 있을까? 아니, 똑바로 볼 수는 있을까? 가슴이 죄어드는 듯했다.
// 판나 코타 맛있겠네요🙂 콘스텔라티오에 있는 가게면 블랑님이 호송팀과 같이 가는 것도 그림이 좋겠습니다😙
1. 커트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캐(??)라..ㅋㅋㅋㅋㅋ 전송이 안 될 거 같습니다🙄 관전자 스레 보셔서 아시겠지만, 설정이라고 할 만한 게 없거니와 제 캐끼리 로맨스 분위기 내려다간 민망사 3,000% 확정이라 등장은 절대 안 시킬 예정이거든요😅a
단체 전투씬..😶 더는 미룰 수 없는(?) 순간이 와 버렸군요(...) 대규모 전투라니 엄청 갈리시겠습니다😵 모쪼록 힘내시길!!
전방에 수많은 인간들 군상이 보이지만 그들의 걸음은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니 오히려 바라는 바란 듯한 모습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6명뿐인 존재들이었지만 마치 6명만으로도 세상을 뒤엎을 정도의 기세였다. 조직원들은 술렁였다. 호송팀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이정도의 압박감일줄은 몰랐다는 것일까. 그중 행동대장으로 보이는 대표격 존재중 하나가 일부러 무서움을 감추기 위해, 껄렁한 모습과 자세로 앞서 나왔다. 아까전까지도 도망가려던 조직원들을 칼로 휘둘러 제압한 것을 보였다는 듯한 핏자국이 선명히 드러나보인다.
-"아이고~ 그 유명한 호송팀 여러분 아니십니까? 왜, 이 곳까지 행차하셨습니까~?" "보스를 보러 왔다, 잔챙이들은 비켜라." -"허이구? 형씨들, 그렇게 나와봤자 보스는 모습도 안보이는거 알잖수? 알만한 사람들이 왜 이러.....살까!!"
사내의 손에 들려진 칼이 휘둘러진다. 칼이 헬리오트를 향하려던 찰나, 순식간에 검은 형체의 무엇인가가 칼의 면 부분을 쳐내는게 보였다. 칼이 저 멀리 날아가는 것이 보임과 동시에 라임색의 무언가가 그대로 행동대장의 얼굴을 후려쳐버린다. 그 충격으로 그대로 날아가버린 행동대장은 가로등에 쳐박히고나서야 바닥에 내려올수 있었고, 그대로 기절해버린 듯 축 늘어진 모습이 보였다. 헬리오트의 앞을 막아선 것은 다름아닌 아까전의 쾌활한 모습만을 보이던 라임색의 청년, 벨가모트였다. 인간? 리자드맨? 그 어느것도 아닌 모습을 한 벨가모트의 모습은 기묘하면서도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얼굴 곳곳에 돋아난 비늘과 드러나보이는 날카로운 이빨, 간간히 들려오는 쉿, 쉿 거리는 소리는 뱀을 연상시키는 듯 싶었고, 쾌활한 미소는 그대로였으나 어딘가 모르게 야성미 돋보이는 모습은 한층 잔인해보일 지경이었다.거기에 리자드맨의 그것보다 한참 긴 꼬리는 마치 그가 다른 종을 연상 시키는 듯한 모습이었다.
"쉿, 어디 감히 팀장님께 쉿쉿, 그 더러운 칼을 내미는거야?"
아까전까지도 둥그스름하던 홍채가 날카롭게 찢어진다.
"죽고 싶어? 앙?! 목숨이 4개쯤 되나 보지?!!!"
야생의 흉성을 그대로 드러낸 그의 포효가 울려퍼진다. 거기에 악을 쓰고 덤벼드는 조직원 몇명이 보이지만 순식간에 뒤에서 빠져 나온 인디고색의 장년, 말로우 윈터가 벨가모트를 통과해 달려나와 그대로 선두의 사내를 집어들고 멱삽을 잡아든채 사방으로 휘두른다. 그와중에 눈먼 칼이 말로우 윈터를 찔러 들어오나, 별거 아닌듯 칼들은 전부 말로우 윈터를 통과해버렸다. 그 모습이 비현실적인 듯 멍하니 지켜보던 조직원은 그대로 말로우 윈터가 휘두른 그의 동료에 의해 관자놀이를 얻어맞고 기절해버린다. 마치 솜방망이를 휘두르기라도 하는 듯한 행동인 듯 말로우 윈터는 딱히 힘들이지 않고 공을 치는 타자마냥 사람을 던져버렸고.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조직원은 그대로 떨어져 착지점에 있던 동료들과 머리로 진한 키스를 나누게 되었다.
"쉿, 말로우 형님, 그냥 저한테 맡기시지!" "벌써 다들 시작했소이다." "엥?"
벨가모트가 고개를 돌리자 이미 다들 성이 날대로 난 듯 자신들의 분노를 나름대로 표출하고 있었다. 자신의 몸을 동강내고 동강낸 곳에서 뻗어나온 밧줄을 이용해 목을 졸라버리는 루드베키아의 전투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강하지는 않았지만, 유려하게 흐르며 적들을 빠른 속도로 하나씩 무력화 시키는 한편 수뇌부만을 골라 밧줄로 묶어버리고는 그대로 블랑에게 던져버린다. 블랑은 예의 그 바위로 된 거대한 건틀렛을 휘둘러 한번에 몇명씩 상대하는 한편, 루드베키아가 던진 수뇌부를 그대로 어퍼컷을 날려 하늘 구경을 시켜주었고, 헬리오트는 스틸블루색의 무언가로 전신을 둘러싼채 가만히 적들의 공격을 맞아주고 있었다. 잘 제련된 칼로도 흠집이 나지 않는 것을 보아 그 이상의 경도를 가진 무언가인 듯 싶었다.
"푸핫, 진짜 다들 진심이네." "떠들지 말고 빨리 정리나 하셔!!"
자신의 양쪽 손 10개의 손가락 전부에 가위를 붙여놓은 프렌치 메리가 가위로 빠르게 적의 옷을 전부 찢어버린다. 한눈에 봐도 날카로운 가위들은 사람을 죽이기엔 충분하였으나, 일부러 손속을 두고 있다는 듯 아주 우아하고 깔끔한 솜씨로 적의 옷을 전부 찢어버리는 기예를 보여준다. 그러고서 잠시간 자신의 결과물을 보다가 인상을 찡그리고는 못볼걸 봤다는 듯 롤러(바퀴)를 단 자신의 신발로 턱을 걷어차버리는 것으로 마무리를 해보인다.
"어디서 더러운걸 보여주는거야?!" "말로우 형님, 결혼, 다시 생각해보시죠." "허허, 그래도 꽤 얌전한 거라오."
그 한마디에 벨가모트의 고개가 가로저어진다. 결국 뒤통수를 한대 맞고 말지만 말이다. 그렇게 잠시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겨우 차 한잔 마실 시간만에 약 40명의 인원들을 정리해버린 호송팀의 압도적인 위용 앞에, 조직원들 대다수가 엉거주춤거렸고, 호송팀의 날카로운 눈초리가 그들을 겨냥하는 순간, 블랑의 낮은 한마디가 들려온다.
"왜, 더하려고?" [이제, 왜 우리가 정면돌파를 해도 문제가 없을거라 했는지 알것 같으냐?]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오합지졸이 된 나머지 인원들이 무기를 버리고 도망간다. 그렇게 그들을 추격하는 대신 서둘러 본부로 향하기 시작하는 그들이었다. 아마, 오늘밤은 많이 길어질것만 같았다. 헬리오트의 신호에 맞춰, 그들의 발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레아가 따라잡을수 없을 속력같아 보였지만 어느새 블랑과 바람의 정령, 실프가 조화를 부린 것인지 가벼워진 무게에 발맞춰 바람을 타고 달릴수 있게 된 레아였다.
[아무리 하이에나가 많아도, 결국 와이번을 잡을수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그게 용과 같은 존재들이면 더욱더 마찬가지고.]
블랑의 자신감 넘치는 전음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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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나코타 잘하는 집은 콘스텔라티오 본부에서 좀 떨어진 발바리아 제국쪽 변경백의 영지입니다!! 호송팀의 본거지기도 한 곳이지요!!
헐 답레 빠르십..😦 단체 전투라 엄청 갈리실 줄 알았는데 무슨 수로 이렇게 빨리 이으셨답니까😮? 암튼 호송팀이 진짜 레벨이 다르긴 하군요😶ㅋ 덕분에 사망자는 없어 보이니 저나 레아한텐 다행이지 말입니다😌 (레아의 관전기는 내일 밤까지는 올려 보겠습니다=ㅂ=a)
situplay>1596733071>941 여기 언급됐던 도시입니까? 본거지면 역시 호송팀과 갈 수 있겠군요🙃 (승리 자축 파티..? ㅎㅎ) 아 그러고 보니 벤데타나 판타코타가 이탈리아랑 관계가 있다셔서 든 생각인데 혹시 콘스텔라티오나 호송팀을 이탈리아 마피아 같은 느낌의 조직으로 설정하셨습니까🤔?
엄청 벼르고 계셨군요😮ㅋ 오래 준비하신 보람이 있게 이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a 아직은 마냥 순탄하지만 친위대라거나 암튼 주요 전력이 나오면 양상이 달라지려나요😐?(그래 봤자 누님과의 1:1만큼 빡세기야 하겠냐마는..) situplay>1596733071>956 여기서 말씀하신 트롤(?)도 나와서 자기 계획을 블라블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말입니다ㅎㅎ
호송팀이 가족 같은 관계인 게 그 영향이려나요🤔? 의외로 보스한테도 찐가족(?)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대충 봐도 저쪽은 수십 명. 괜찮을까. 당연히 질 리는 없다. 그러나, 이쪽의 피해는 전혀 없게 하는 게 과연 가능할지?(차라리 그 혼자 나섰다면, 이런 걱정은 안 했으리라.) 레아가 조마조마하거나 말거나, 그와 그의 팀원들은 거침없이 전진했다. 그 뒷모습들이 어쩐지 철옹성처럼 느껴졌다. 저런 게 '기백'이라는 걸까. 그런 기분이 든 게 레아만은 아닌지, 저쪽에서 동요한 듯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분명 처음에는 서로 접근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저들은 나서기를 서로 미루는 눈치다. 일단은 좋은 신호 같다. 기왕 미루는 거 싸우지 말고 아예 피해 줬으면.
거기까지는 너무 과한 바람이었을까. 저쪽에서 한 명이 여봐란듯이 몇 발짝 나섰다. 그 손엔 어둑한 하늘 아래에서도 더욱 어둡게 얼룩진 칼이 번득이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주춤 물러섰다. 벌써 누굴 찌르기라도 한 걸까. 검술을 익히긴 했어도 실제로 사람을 공격할 일은 없었기에 피 묻은 칼이, 누군가가 피를 흘렸다는 사실 자체가 섬뜩했다. 하지만 정작 칼을 든 이는 그런 일이 일상이라는 듯 몇 마디 이죽거리다 달려들었다. 순간 눈을 질끈 감는데 이내 묵직한 물체가 어딘가에 부딪는, 둔탁한 소음이 울렸다. 눈을 떠 보니 아까 달려든 이가 가로등을 등지고 늘어졌다. 충격이 상당했는지 가로등도 기울어졌다.
그제야 레아는 이쪽을 돌아보았다. 태연히 있는 팀장을, 위화감투성이이면서도 낯익은 외양의 이가 가로막고 섰다. 살갗 군데군데를 덮은 연둣빛 비늘, 제3의 발인 양 뻗어 나온 파충류스러운 꼬리, 흑룡의 서류철을 본 직후 나타났던 벨가모트의 모습 그대로였다.(뱀을 연상시키는 쉿, 쉿 소리는 낯설었지만) 그러고 보니 그도 인간으로 변해 있을 때는 체온, 혈액, 체중 등 여러 특성이 인간에 가까워지는 것 같던데. 변신 마법이 단순히 겉모습만 바꾸는 게 아니라 실제 특성까지 변화시키는 걸까? 그래서 지금은 벨가모트의 신체 능력이 리자드맨에 가까운 거고?
그런 추측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사람의 고함이라기보다 맹수의 포효 같은 호령이 귀를 찔렀다. 이만하면 기가 질릴 만도 하건만, 저쪽에서 몇몇이 굴하지 않고 덤벼들었다. 그 직후 레아는 제 눈을 의심했다. 그의 팀에서 최고 연장자라는, 남색 머리칼의 말로우 윈터가 자기 앞의 벨가모트를 통과했다.(지나친 게 아니라 뚫고 나왔다! 그런데도 벨가모트는 아무렇지도 않은 눈치였다.) 저 사람이 벽을 통과하는 환영(?)을 보긴 했다만 이건.. 게다가 적들의 공격도 분명 말로우 윈터를 관통한 것 같은데, 허공을 가른 것처럼 쑥 빠져 버린다. 잘못 본 게 아닌가? 눈을 비비는 사이 딱딱한 것끼리 충돌하는 소리가 연거푸 났다. 그러고 다시 트인 시야에는, 앞서 몰려왔던 적들이 널브러진 것과 말로우 윈터가 적 중 하나를 짐짝처럼 집어던지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 와중에 놀잇감을 놓쳤다는 듯한, 그리고 놀이(?)가 벌써 시작됐다는 듯한 예사로운 대화가 오가니 어안이 벙벙했다.
어쨌거나 말로우 윈터의 말대로 싸움은 이미 한창이었다. 예전에 검사였다는 루드베키아는 말로우윈터 못지않게 기괴한 방식으로 적을 제압하고 있었다. 토막 난 몸에서 밧줄이 나와서 움직이다니. 환영으로 접했을 때는 환영이 나타난 것 자체가 이변이라 몰랐는데 직접 보니 간 떨어지겠다. 이런 광경을 아무렇지 않아 하는 벨가모트와 프렌치 메리도 희한하고. 이쯤 되니 손마다 사람 머리만 한 돌을 끼고 휘두르는 그나 제 몸에 갑주 같은 걸 두르고서는 누가 이기나 해 보자는 듯 버티고 있는 팀장은 평범해 보일 지경이다. 마법을 이용하는 싸움이란 이런 거구나.. 이 상황을 뭐라 메모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콘스텔라티오 본부 앞 큰길에서의 싸움. 인원은 저쪽 조직이 몇 배나 많았으나 호송팀이 압도적 우위를 점함.' 정도로 적고 말았다.
그러고 도로 고개를 든 순간, 수첩으로 눈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 비명을 삼켰는지 질러 버렸는지 모르겠다.
- 어, 저 아저씨 예의 없어졌다
- 부끄럽겠다∼
상기시키지 말아 줘요... 가슴이 하도 쿵쾅거려 말도 못 꺼내고 속으로 비는데, 누군가 나자빠지는 기척과 함께 새된 투덜거림이 울렸다. 실소가 비집고 나올 찰나, 이어지는 농담에 의혹이 싹텄다. 만날 나한테 핀잔만 놓던 헨리 오빠도 남이 날 놀리면 화부터 내던데. 사랑하는 사이면서 저런 농담에, 지금은 나은 편이라고 동조하듯 대꾸해? 사랑한다면 정말로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둘이서 따로 얘기하지, 타인이 이러쿵저러쿵하게 두지는 않을 줄 알았는데. 내가 연애를 몰라서 편견을 갖고 있는 건가? 모르겠다. 덕분에(?) 진정은 됐다만.
겨우 수첩을 내리고 주위를 살피려니(졸지에 나체가 되고 만 이가 있을 법한 방향은 필사적으로 외면했다.) 이미 수십 명이 뻗은 뒤였다. 이제까지 거쳐 온 거리에서의 마약 중독자들 같은 몰골이었으나, 좀은 안심이 됐다. 사망자는.. 없겠지? 물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보는 내가 다 아픈 공격들이긴 했지만, 죽을 정도의 공격은 아니길 바랐다. 사람이 죽는 순간이나 시신은 볼 엄두가 안 났거니와, 이런 싸움에서 살상을 피할 수 있다는 건 (그를 제외한 5명도) 강하다는 의미일 테니까. 그렇게 한숨 돌리는 사이, 그가 남은 적들에게 쏘아붙였다. 다들 전의를 잃어서일까. 쓰러진 이들과 맞먹는 수의 무리였지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무기를 버리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뒤이어 팀장이 신호를 보내자, 그와 나머지 팀원들이 일제히 달려 나갔다.
- 같이 가!
"꺅!"
저도 모르게 놀란 소리가 튀어나왔다. 바람 정령의 힘일까? 몸이 바람에 실린 채 날다시피 움직여지고 있었다. 오래 달리기면 몰라도 단거리 달리기는 평균 수준이라 따라잡아질까 했는데, 금세 그와 가까워졌다. 세상에, 과장 좀 보태면 '하늘을 달리다'겠다. 비행 마법도 이런 기분일까? 어깨에 앉았던 물의 정령도 신이 났는지 옷을 꽉 움키고 매달려서는 까르륵댔다.
- 언니 달려!
- 내가 달리거든!
겸연쩍어 바람 정령에게 고맙다고 고개를 꾸벅이는데, 그가 전음을 보내 왔다. 하이에나와 와이번, 아니, 용이라.. 호송팀이 (내겐 초인처럼 보일 만큼) 강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과 별개로, 그와의 성향 차를 깨달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불확실성의 부정적인 측면에 주목하는 반면에 그는 긍정적인 측면에 최대한 집중한다. 그게 물의 왕이 말했던 '내면의 신'인지도. 그러나.. 난 역시, 낭만을 품기엔 역부족이다.
[마법을 쓰는 적도 있다고 하셨잖습니까. 이미 주의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모쪼록 조심해 주십시오.]
// 슈뢰딩거의 비명입니다😓 호송팀이 들었을지 못 들었을지 (...)
>>41 그렇군요😗 적이 포스 있어야 아군의 강함이나 간지가 사는 법인데 보스는 과연 어떨지..😶a 생각보다 측근이 적네요😮? 1 대 다굴이라고 하셔서 6명보다는 많을 줄 알았습니다😌ㅎㅎ
음? 그런 계획이었다면 보스의 딸을 보스한테 보내기 전에 공격할 수 있지 않았나요😮? 보스한테 보냈다가 다시 빼돌리는 거보다는 애초에 안 보내는 게 효율적이었지 싶은데 말입니다😶 보스가 딸을 인도받은 뒤에 (직접 죽이는 순간을 안 들키자고) 부하들을 내보냈나도 생각해 봤습니다만.. 팀장님이 딸 호위 임무를 완수했다고 보고하러 갔다가 딸 살해 현장을 목격해 버렸다면 부하들은 보스가 딸을 인도받기 전에 외부로 나갔다고 보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나체가 되어 버린 양반 봤을 때의 질렀는지 안 질렀는지 모를(?) 비명을 들은 건지, 바람 정령 버프 먹었을 때의 비명을 들은 건지 모르겠군요🙄ㅎㅎ 제 의도는 전자였습니다만 잇고 보니 후자를 들을 가능성도 있어 보여서 말입니다😅a
아주 잠깐이지만 헬리오트가 가볍게 뒤를 돌아본다, 그를 이상하게 여긴 루드베키아가 잠시 그를 쳐다보지만 이내 착가이라는 듯 그는 다시 빠르게 다리를 놀리기 시작한다. 아마 제대로 들은 건 인접해 있던 블랑뿐이었던 걸까, 블랑은 살짝 장난진 표정을 지어보이며 검지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댄뒤 쉬잇, 하고 가볍게 숨소리를 내밷고는 다시 빠르게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레아의 걱정 어린 전음이 들려왔다. 잠깐 궁금해 돌아보니 어느새인가 실프와 자신의 마법에 적응이 된 것인지 나름을 유지할수 있게 된 레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안그래도 벌써 시작인거 같군.]
그가 거리 한복판을 바라본다. 마치 무언가를 지키고 서있는 듯한 모습의 백색 정장에 검은색 셔츠를 차려입은 올백머리의 남성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 한명의 병력도 두지 않았지만 그 기세만큼은 호송팀에 버금갈 정도로 당당하고 듬직한 듯한 모습이었다. 다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바라보고 있었지만 바라본다는 감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일까. 점점 다가갈수록 그 모습에 대해 이해가 갈 수 있었다. 맑은 빛을 띄워야 할 눈빛이 혼탁했다. 정확히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랬다, 사내는 맹인이었다.
"멈추어라."
사내가 가볍게 발을 구르자 거센 충격파와 함께 사방으로 흙먼지가 비산하며 달려오던 호송팀을 전부 제지시킨다. 하마터면 레아도 날아갈뻔 하였지만, 순간적으로 시전한 블랑의 마법과 함께 실프와 운디네가 동시에 자신들의 기술을 이용, 순식간에 기파의 흐름을 바꾸어 레아를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성공한다. 무슨 상황인가 싶서 돌아보니 여전히 백색의 남자가 가만히 그들을 향해 초점없는 눈을 통해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 그 한마디는 헬리오트로부터 나왔다.
"보스의 친위대인가." "목소리를 들어보니 호송팀의 헬리오트인가." "모를리가 없겠지. 친위대 소속 램플라(Ramfla)." "호오, 이름을 기억해주다니 밤 늦게 무슨일인가.." "보스를..... 만나러 왔다."
헬리오트의 답벼넹 램플라라고 불리운 남자가 고민에 빠진다. 마치 이들이 진짜로 보스를 만나로 온건지, 다른 속마음이 있기 때문인지 몰라서 그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미 이곳에 와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이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왔는지 알고 있다는 반증임을, 이미 호송팀 전부가 알고 있었다. 대화로는 이미 넘어가기 힘든 상황, 적당히 골리려던 램플라도 이미 저들이 눈치 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 가볍게 혀를 차고는 조심스레 자세를 잡기 시작한다.
"알고 있겠지, 쉽사리 지나가기 힘들다는 것은 말이야." "핫! 비켜줄 마음은 있고?."
선수필승, 먼저 공격을 가한 쪽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이는 승리에 직결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램플라는 철옹성에 가까운 남자였고, 날카로운 손톱을 내세워 달려드는 벨가모트의 일격을 가벼운 손짓 하나로 무너트림과 동시에 주먹을 내질러 가슴팍을 공격한다. 서둘러 몸을 뺐지만 강력한 힘이 들어 있었는지 벨가모트는 뒤로 쭈욱 밀려났고, 어느새 하반신 마저 공룡으로 변한 그는 서둘러 자세를 잡으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낌새에 서둘러 고개를 기묘한 각도로 꺾어 무언가를 피해내는데 성공한다.
흐미..😬 이번에도 빛의 속도로 이으셨..😦 중간 보스입니까? 시각은 없어도 나머지 감각이 엄청 예리할 거 같군요 (클리셰라면 클리셰지만) 비슷한 캐를 아는지라 기분이 묘해졌습니다😌ㅎㅎ 아니지 하나가 아니니까 다른 쪽은 투명인간(?)일까요🤔?
1. 보스가 딸 살해 순간을 들키지 않기 위해 호송팀이 딸을 데려오기 전에 부하 대부분을 밖으로 내보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딸을 보스에게서 빼돌릴 계획이었던 호송팀이 딸을 굳이 보스한테 보낸 동기가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a 딸이 '명색이 아버지니 보스가 자길 어쩌진 못할 거'라고 블러핑을 쳤고 호송팀은 그걸 믿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러면 딸이 그런 블러핑을 칠 까닭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겨 버리고..😵;;; 딸이 자기가 안 가면 보스가 호송팀을 의심할 걸 염려했다 치더라도, 이미 보스의 부하 대부분이 밖에 있는 상황이라.. 의심하거나 말거나 보스를 공격할 수 있었지 않겠습니까😖 이미 호송팀에게 동조하게 된 보스의 딸을 굳이 보스에게 보낸 까닭.. 제 머리로는 못 찾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
2. ㅎㅎㅎ팀장님이 낌새를 챌지도 모르니 조심해야겠군요(이미 제3자가 있다고 눈치 깠는데 모르는 척하는 거 같기도 하지 말입니다😅a) 근데 레아가 나머지 팀원한테 들키면 뭔 상황이 벌어질지 궁금해져 버렸습니다😙ㅋㅋㅋㅋ
1. 아, 아.... 그런 의미군요! 천천히 설명드리자면, 원래 보스에게는 팀장급만 친위대를 통해서 단독보고를 하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평범한 상황이라면 헬리오트가 직접 보스에게 보고를 하는거고, 그사이에 팀원들은 자유시간을 가지는게 관행이에요. 하지만 헬리오트가 본부 건물 안쪽에 들어서는 순간 친위대 중 한명이 '보고는 됐으니 따님만 두고 돌아가라는 보스의 친명이 있었다'란 말에 그 말을 따르지만, 그 순간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친위대의 눈을 우회해서 들어가는 순간......
2. 사실 벨가모트도 '어라? 블랑 형님 몸에서 여자 냄새가..... 착각인가? 아닌데? 홍등가도 안가는 양반이 왜?' 이러고 있습니다(......)
1. 1) 보스의 딸은 호송팀과 함께 있었음. 2) 보스의 부하는 대부분 밖으로 나가 있었음. 3) 호송팀은 2)의 사실을 파악하고 보스를 공격하기로 함. 여기까지는 제가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3)의 시점까지는 보스의 딸이 여전히 호송팀과 동행 중일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그런데 보스의 딸과 동행 중이던 시점에 이미 공격할 기회라고 판단했다면, 임무 보고를 할 시간에 바로 공격하는 편이 자연스러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팀장이 먼저 임무 보고를 한 뒤에 궐기하는 선택지는 (보스의 딸이 살해당하지 않았을지라도) 이미 호송팀과 함께였던 보스의 딸을 굳이 보스한테 보냈다가 도로 데려오는 방법이라 아무래도 번거로우니까요😓 음.. 팀장님은 혼자 임무 보고를 하러 가 있고, 블랑님은 미래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레아를 케어(...)하고 있는 사이, 나머지 팀원이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고서 보스의 딸을 다시 데려온 뒤 공격하면 되겠다고 대기 타던 상황이었는데, 팀장님께 비보를 들은 거라고 하면 아귀가 맞으려나요🙄?
2. 냄새요😮? 의외로군요 냄새만으로 성별까지 분간이 됩니까?
3. >>45에 램플라 말고 1명이 더 있는 겁니까😐? 그 1명은 투명화 상태고요🤔?
4. >>33에서부터 신경 쓰인 건데..;; 벨가모트가 변신해서 꼬리가 생기고 >>45에선 아예 하체가 공룡 형태가 됐으면, 벨가모트가 입고 있던 정장 바지는 무사할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하의 실종 패션이 된 겁니까😬;;;?
2,4. 벨가모트가 쓰는 공룡화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상상한 공룡의 모습'중 랩터로 변하는거에요. 그래서 입고있는 옷도 공룡의 비늘 비스무리한 걸로 하나로 합쳐지는거고, 냄새도 잘맡으며 다리힘과 치악력(본래 공룡은 치악력이 악어거북보다 약합니다)이 보통의 랩터들보다 강하고 튼튼한 편이죠.
3. 안보이는 방법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레아가 쓴 것 마냥 카모플라쥬를 쓸수 있고, 주변 사물로 위장하거나 작아진 상태일 수도 있겠지요!!
달리던 중(바람 정령이 이끄는 거니 달려지던 중이라고 해야 할까?) 아차 하고 입을 가렸다. 그가 숨바꼭질 중인 아이처럼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주의해야지. 그와 별개로 밝은 표정은 보기 좋았다. 즐거워 보인달까? 아니, 그보다는 희망에 차 있다는 느낌에 가깝다. 후회와 무력감과 죄의식으로 점철된 순간을 직접 바꿔 나가고 있어서일까. [내가 그렇게 만든다.]라는 결의가 새삼 가슴을 울렸다. 그게 원래 시대로 돌아가는 일에만 국한된 확신은 아닐 것이다. 부디 모두 이루길. 그래서 그도 나도 평온한 일상을 맞길.
그때, 뭔가 발견했는지 그가 시작이라는 전음을 보내 왔다. 그 의미는.. 앞장서 달려가는 팀원들 사이로 흰 정장을 입은 이가 언뜻 보였다. 셔츠는 까만 게 그나 팀원들과는 반대 색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은 안 보인다. 팀원들에게 가려져선가? 이쪽저쪽 기웃거려도 마찬가지다. 설마, 혼자?
"!"
눈앞이 아뜩해졌다. 돌풍을 한 몸에 맞은 듯했다. 그러다 별안간, 뒤에서 공기 같은 무언가가 폭신하게 받쳐 주는 게 느껴졌다. 충격적이던 바람도 잠잠해졌다. 아니, 다르다. 밝아진 시야로 바람 정령과 물 정령이 양팔을 뻗고 있는 게 보였다. 모래 바람이 정령들을 비껴 가며 사납게 울리는 가운데, 바닥엔 흙탕물이 흩뿌려져 있다. 정령들이 이 바람을 막아 준 걸까? 그럼 뒤를 받쳐 준 건..
- 블랑님 고마워∼
그가 손써 줬구나. 화들짝 일어섰다. 출입증은 바로 옆에 떠 있고 만년필도 아직 손에 있지만, 수첩은..? 바닥을 살피니 다행히 멀리 떨어지진 않았다. 레아는 나동그라진 수첩을 주워 흙먼지를 털었다. 그리고 정령들에게 감사 인사로 고개를 꾸벅인 뒤 출입증을 잡았다.
[감사합니다.]
나머지 팀원들은? 다행히 다들 멀쩡하다. 내가 제일 구멍이네. 정신이라도 바짝 차리고자 심호흡을 하며 돌풍을 일으킨 자를 바라보았다. 정말 혼잔가? 그런데도 무슨 풍경이라도 감상하는 것 같은, 평온한 얼굴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응시한다기엔 너무나 흐린 눈동자. 혹시 앞이 안 보이는 걸까? 그 추측이 정말인지, 램플라라고 불린 그자는 팀장이 누구인지 목소리로 알았노라고 반응했다. 몇 명이나 왔는지도 알고 있을까? 그런데도 저렇게 태연한 걸까. 혼자에, 앞을 못 보는 이인데도 위압감이 들었다. 모르긴 해도 아까처럼 순탄하게 지나가지는 못할 것 같다.
그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을까? 벨가모트가 램플라에게로 돌진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도리어 벨가모트가 밀려났다. 얼핏 피한 것도 같지만, 벨가모트 스스로 움직였다기보다는 뭔가에 떠밀린 느낌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아까처럼 바람이라도... 의문이 채 또렷해지기도 전에 벨가모트가 고개를 비틀더니 놀란 소리를 냈다. 두 명?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누가 공격했다는 건가? 오싹해져 정령들을 감싸듯 다가붙었다.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공격이면 누가 언제 맞을지 모른다. 동시에 잡념이 불어났다. 레아는 출입증을 품에 당기듯 움켰다.
[방금 거.. 보셨습니까? 아니, 전에도 저 사람과 맞붙으셨습니까? 그땐 어떻게 대처하셨습니까?]
전음을 이어가다 멈칫했다. 상대가 둘이라도, 둘 중 하나는 안 보인다 해도, 전적으로 불리한 건 아닐 거다. 이쪽은 여섯 명거니와 인간 입장에선 완벽에 가까운 은폐일지라도 용을 속이지는 못할 테니까. 다만, 적이 더 증원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그와 호송팀이 다 함께 움직이는 걸 확인한 이상 저쪽도 전력을 집중 투입할 가능성은 충분하고, 램플라와 정체 모를 적이 여길 막는 동안 다른 적이 더 온다면, 그는 몰라도 나머지 팀원들에겐 위험이 되지 않을까.
[친위대라는 자들이 더 있다면, 이리로 몰려올까 저어됩니다. 가능한 한 조심해 주십시오.]
"블랑." "네." "보았나?" [보긴 보았다만, 내가 이전에 상대한 적은 아니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때는 프렌치메리와 말로우 윈터가 상대했던것으로 기억한다만.....]
주어가 붙지 않았지만 확실히 알수 있었다. 블랑의 시선으로 보았을때 녹아내린 금속이 손톱이 달린 손의 형상을 하고 벨가모트를 덮치려던 장면을 말이다. 순식간이었지만 블랑의 눈을 속일수는 없었던 셈, 보았다는 제스쳐를 가볍게 취해보이자 헬리오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프렌치메리와 말로우 윈터가 자신들에게 맡겨달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온다. 하지만 그 둘만을 보내기엔 너무나도 불안 요소가 많았다. 그 순간 블랑과 루드베키아의 눈이 마주친다. 그 또한 자신과 같은 생각이었던 것일까?
"팀장님, 여기서 병력을 쪼갤수는 없습니다." "맞습니다. 각개격파가 당장의 정답일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득보다 실이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실의 가능성 때문에 실리를 놓치는건 전혀 좋은 생각이 아닌거 같다만." "팀장, 저울에 놓인 것은 저희 팀입니다." "거 작전회의 적당히 하고! 저 좀 도와주심 안됨까?! 으앗!!"
그 와중에 그 튼튼한 체력과 몸뚱아리를 기반으로 기묘한 각도로 움직이던 벨가모트가 결국 짜증을 내고야 만다. 방금전에도 땅바닥을 후려쳐 공기를 터트린 램플라의 일격을 꼬리로 땅바닥을 쳐서 공중에 날아올랐지만 그 공중에 뜬 타이밍에 맞춰 날아든 은색 빛을, 빠르게 벽을 박차고 하늘에서 체공하는 것으로 스치는 것으로 피하는 걸 마무리 짓는다. 그에따라 생채기가 하나둘 늘어나는 것이 보인다. 그 모습이 결국 헬리오트의 결심에 한몫 한 것일까? 결심을 굳힌 헬리오트는 빠르게 지시를 하기 시작한다.
<clr steelblue>"말로우 윈터, 프렌치메리. 바로 벨가모트에게 따라 붙어라. 합격으로 램플라를 압박해라. 램플라는 무인, 아마 잘만 하면 설득도 가능할꺼다." "알겠습니다." "네~엡!"
두사람이 빠르게 싸움에 가세하자 겨우 숨 돌릴 틈이 생겼다는 듯 벨가모트의 움직임이 유연해진다. 램플라도 이런 상황이 될줄은 예상하고 있는 듯 했지만 확실히 1명이 3명이 되는 순간부터 가랑비에 옷젖듯 체력손실이 나는 듯 싶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헬리오트는 이내 블랑에게 시선을 돌리며 마저 질문을 던졌다.
"한번에 색적과 탐지, 가능한가?" "불가능, 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간은 조금 더 걸릴껍니다.," "그정도면 충분하다, 루드베키아. 블랑을 지켜." "네."
그렇게 각자 할 일이 배정되어 진다. 순식간에 자신 피부에 있는 탄소 분자를 결합해 순식간에 다이아몬드 갑옷을 두른 헬리오트가 나지막하게 맹세를 읆조린다.
레아에게만 안 보이는 게 아니었는지 팀장 또한 그에게 봤냐고 물었다. 팀에서 적을 감지하는 능력이 제일 뛰어난 이가 그라고 여겨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호송팀의 커플이 저 안 보이는 적을 상대했단다. 그러면서 하나둘 흩어졌고 그 바람에 5명 중 4명이 혼자 있다 사망한 걸까. 거기 생각이 미칠 찰나, 호송팀의 커플이 팀장을 응시했다. 뭐지? 말 한마디 없이 고정된 시선에 잠시 멍해졌다가, 루드베키아와 그가 만류하는 소릴 듣고서야 깨달았다. 여긴 자기들한테 맡기고 전진하라는 신호였구나!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때도 안 보이는 적을 저 둘이 상대했고, 결국 둘 다 죽고 말았다. 저 뜻에 따랐다간 그때와 똑같은 사태가 반복될 거다! 그도 그리 판단했을까? 실리를 취하려다 팀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반박이 전에 없이 절박했다.
그때, 익살스러움과 다급함이 뒤섞인 고함과 외마디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공중에 떠 있다 착지한 벨가모트의 몸엔 어느새 군데군데 생채기의 붉은 기운이 비쳤다. 그 잠깐 사이에..! 혼자서 둘과, 그거도 하나는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선 여파일까.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안 보이는 적을 보려면? 레아는 그가 투명 마법을 썼을 때를 떠올렸다. 마법을 쓴 걸 뻔히 알고도 주위와 분간이 안 될 만큼 감쪽같긴 했지만, 말로우 윈터처럼 투과되지는 않았다. 저 적도 그런 식으로 모습을 감췄다면, 이물질을 묻혀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도. 이물질이라면.. 궁리하던 중 바닥의 흙탕물이 눈에 띄었다. 저거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물 정령님 혹시 여기에 빗방울 막 뿌려 주실 수 있나요?" 물의 정령에게 그리 속삭인 뒤 바람 정령에게도 소곤소곤 물었다. "바람 정령님은 흙먼지 자욱해지게 바람 부려 주실 수 있고요?"
정령들은 고개를 갸웃했다가 생글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 응응!!
"그럼 제가 손으로 부채질하면 바람 정령님이 바람 일으키시고 그 뒤에 물 정령님이 빗방울 뿌려 주실래요? 저기 블랑님 친구분 공격하는 투명 인간이 흙비 맞으면 보일까 해서요."
- 응∼
- 하나 둘 셋 하고 해?
그래야 하나? 따져 보다가 아차 싶었다. 흙먼지 비 맞으면 내 모습도 다 보이겠다! "어.. 그보다 절 높이 올려 주실 수도 있으세요? 빗방울 뿌리는 데보다 더 높이요."
- 으쌰!
바람 정령이 대답 대신 레아의 손을 잡고 날아올랐다. 이리로 이끌릴 때 못지않게 놀랐지만 그래도 두 번째라 비명만은 삼킬 수 있었다.(물의 정령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옷을 꼭 움킨 채 깔깔댔다.) 그렇게 공중에 떠서 보니 그도, 호송팀도, 적도 자그맣다. 커플이 벨가모트에게 합류한 가운데, 팀장은 투명한 광채가 나는 무언가를 온몸에 둘렀다. 다행히 커플만 두고 전진하는 건 그만둔 모양이다. 한편 시안색이 두드러지는, 루드베키아는 그를 엄호하는 것 같다. 용이 인간의 엄호를 받다니, 허탈해질 만큼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가 제힘을 다하지 못하는 건, 이 시기의 흑룡이 유희 중이었기 때문일까? 잡념을 털고자 머리를 흔들고는 적을 살폈다. 아니, 살피려 했다. 투명 인간은 당연히 안 보이고, 램플라는.. 원래 앞을 못 보니 호송팀의 시야가 흙비에 가려지면 기세가 오르겠다. 청각이나마 가리려면 바람소리고 빗소리고 요란해야겠구나. 레아는 출입증을 틀어잡았다.
[끼어들어 죄송합니다. 눈에 흙 안 들어가게 조심하라고 다른 분들께 전해 주십시오.]
그러고는 바람 정령에게 손을 한껏 빠르게 놀리며 부채질을 해 보였다. "소리 요란하게, 먼지 잔뜩 날리게 해 주세요."
- 붕붕∼
효과는 굉장했다. 바람 정령이 날갯짓을 하며 팔을 붕붕 돌리자 발아래가 삽시간에 흙먼지투성이다. 바람 소리는 사납다 못해 귀가 아린다. 이렇게 어린 정령이 이런 힘을 낸다고? 정령과 강제로 계약을 맺는 정령사는 대체 마력이 얼마나 강한 거지?? 얼이 나갈 뻔했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이럴 때가 아니다.
"지금이에요, 물 정령님! 최대한 세차게 내려 주세요!"
그러자 물의 정령은 신이 나서는 레아의 머리와 어깨를 번갈아 폴짝거렸다.
- 비다 비 비 비∼
이번엔 국지성 호우가 따로 없다.(범위는 국지성이라고 하기도 어렵게 좁지만) 누런 장대비가 요란스레 바닥에 내리꽂힌다. 이걸로 투명 인간이 드러나야 할 텐데.
// 걱정한 거보다는 빨리 나왔습니다만..🙄 정령들로 이런 조치가 가능한지나 팀킬이 되진 않을지까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다르게 갔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59 아 저 답변은 이미 달았습니다🙃
이번에 지른 레스대로 확정된다면 대단히 들키기 좋은 상황이긴 한 거 같습니다😐a
1. 가능성은 물왕님이 '흑룡이 믿고 있는 또 다른 신의 이름'이라고 했었고, 근성은..ㅋㅋ 1판 초기에 블랑님이 레아의 근성을 높이 산다고 했던 게 생각나는군요. 올바른 길..은 그게 뭔지 있긴 한지 저나 레아는 모르겠습니다😓ㅋ 2. 그리고자 하는 건 요람입니까🤔? 3. 블랑주님 자캐 공통 특성인가 보군요😗ㅎㅎ
원래 플롯을 벗어나는게 상판의 묘미잖아요? 크게 바라는것도 없었고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잘해주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랑에게 맡기세요!! 차피 이제 벌어진 일인거! 한번 판도 키워봅시다(???)
블랑 테마곡 2번이었던 노래의 7분 지점을 들어보면 갑자기 곡조가 피아노로 바뀝니다. 노래 자체가 블랑의 감정 전반을 드러내는 곡이고 실제로 저부분을 많이 들으면서 참고한 것도 있지요. 그리고 그냥 평탄한 해피엔딩은 정말로 지루한거니까요. 잃어버림을 알아야 다시 소중한 것을 손에 쥐었을때 필사적으로 싸울줄 알게되는겁니다!!
아뇨 묘사 괜찮았는걸요? 진지하게 말씀드리자면 레아는 지금 전투상황에 제대로 대처못하는 민간인 1에 가까워요. 그나마 정령들이 옆에 붙었으니 가능한거기도 하고요. 그런 걸 감안해서 가산점도 붙일만한것도 있고 애시당초 어징 자체의 지향점은 [많이 벗어나버려서 설득력이 제로지만] 일상물이라 전투의 비중을 크게 두고 싶지도 않고요. 그런면에서 보자면
네, 잘 쓰셨습니다. 진짜로
어차피 들킨거, 본밍아웃하고 팀원들 질문세례나 받으십시오(?) 레아주가 블랑을 믿고 터트렸으니 블랑은 레아를 믿고 모든 질문을 떠넘기겠습니다(????)
아뇨, 딱 거기서 끝낼껍니다. 아마 이벤트전으로 블랑 vs 헬리오트 전투가 있겠지만 그건 승패가 확실히 정해져있어서 말이죠. 그 전투가 끝나면 미련없이 이제 헤어질껍니다. 그리고 애시당초 팀원들도 이번 일이 끝나면 블랑이랑 자기들이 갈 길이 다른걸 알기에 미련없이 헤어질꺼에요. 브금도 엔딩도 이미 확정된거라서요.
자신을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일까, 블랑을 방해하려고 하는 금속의 액체가 맹공을 더해오고, 루드베키아는 자신의 몸을 동강내어 거기서부터 나온 밧줄을 이용해 공격을 흘려내간다. 공격의 사각이 생길라치면 바로 헬리오트가 그 빈틈을 메꾸고 역으로 주먹을 휘둘러 금속액체를 쳐낸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의 한 가운데 블랑의 귓가로 레아의 전음이 들려온다. 생각해보니까 정령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녀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었단 것이고, 추가로 여러가지 변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랑 입장에선 대 환영인 상황.
-그 순간이었다.
"으왓! 이게 뭐야!?"
삽시간에 흙비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벨가모트가 움찔거린다. 하지만 오히려 기분이 좋다는 듯이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느낌이었다. 당연했다, 공룡도 기본적으로는 파충류과, 즉 지금 아까전부터 움직임이 둔했던 것은 계속되는 전투로 인해 몸에 열이 올라서였고, 그에따라 식어버린 몸뚱이는 본격적으로 그의 몸놀림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대다수의 인물들은 그 찝찝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무슨 대수랴, 지금 자신들의 옆에는 대 마법사에 버금가는 존재, 블랑의 존재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레아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적의 모습은 드러나지 않았다. 국지성 호우에 가까운 무언가라고는 하지만 하급정령들의 힘으로 부릴수 있는 한계치는 명확하였고, 그마저도 그녀가 가지고 있던 출입증에 담긴 드래곤 하트 덕에 가능했던 기행임을 감안한다면 그 범위는 잘해봐야 반경 10m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 마저도 의외의 효과를 내고 있었으니.... 다름 아닌 아까전부터 계속 암습을 가하던 액체금속이 빗소리 때문에 제대로 공격대상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을 하고 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레아가 괜히 이러한 짓을 한것은 아닐것이다. 아마 지금 암습을 가하려던 적을 잡기 위한 행동이었겠지. 하지만 이러한 호우 속에서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은.....'
그 순간 블랑의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스쳐지나간다. 투명화도 아니고, 작아졌다면 호우에 휩쓸려서 무력화가 되었을 것이며, 고속 이동을 했다면 비때문에 궤적이 드러났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정할 수 있는 수 중 판단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멀리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것, 즉, 이 호우의 바깥 범위! 그렇게 생각한 블랑은 가볍게 아주 진도가 낮은 지진을 사방으로 퍼트렸고, 이 지진은 말그대로 그의 탐지 범위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미세한 파장을 하나하나 고르던 찰나, 15m지점에서 그의 감각을 건드리는 미세한 무언가가 드러났다.
[나이스다! 레아!! 덕분에 정답을 찾았다!] "찾았습니다! 팀장!! 동동남 방향으로 15m 가량 떨어진 곳에 적이 한 명 더 있습니다!!" "! 이놈들, 아무데도 가지 못한다!!" "어디가!! 내 옷값은 물어내야지!" "그대의 상대는 우리요!!"
갑자기 발작 요소라도 생긴 것일까, 블랑의 한마디에 벌컥 성을 낸 램플라가 서둘러 그를 막아서려 하지만 순식간에 막아선 호송팀 3명에 간단하게 추격이 막힌다. 애써 공기를 터트리며 3명의 포위를 뚫어보려 하지만, 공격이 통하지 않는 말로우 윈터와 간간히 틈을 파고 들어오는 프렌치메리, 날렵한 몸놀림과 단단한 가죽을 방패 삼아 덤벼드는 벨가모트의 합격은 견고한 성과 같았다. 결국 아주 미세한 톱니바퀴와 같은 변수가 되어버린 레아 덕에, 승기가 뒤집혀 버린 셈이었다. 잠시 무언가를 느낀 헬리오트는 아주 잠깐 동안, 하늘을 바라보다가 잡은 승기를 놓칠수 없다는 듯 빠르게 명령을 내리기 시작하였다.
"좋아! 루드베키아! 블랑과 같이 녀석을 제압해둬! 나는 램플라쪽으로 가세하겠다!!" <cly cyan>"네</clr>!!"
블랑의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그려져가기 시작한다. 갑자기 램플라가 발작을 했던 이유, 또한 아까 레아가 내린 빗줄기 소리에 갑자기 적이 공격에 대해 혼란을 빚었던 이유,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치 소리 나는 쪽으로 많이 반응 했던 이유와 더불어 램플라를 보호하려 했던 액체금속의 움직임까지..... 마치 퍼즐조각이 맞춰져가는 느낌에 블랑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 자그마한 몸이 믿기지 않는 힘을 정령들이 발휘해 준 것까지는 좋았으나, 빗소리를 뚫는 벨가모트의 놀란 소리에 아차 싶었다. 말이 좋아 흙비지 맞는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흙탕물을 뒤집어쓰는 셈이겠다. 더구나 벨가모트는 자잘한 부상도 입었는데 상처에 흙이 들어가면.. 절로 질린 표정이 지어졌다. 엄청 아프겠다. 벨가모트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적잖이 찝찝한 모양이다. 하긴 말쑥하던 검은색 정장이 삽시간에 흙투성이로 축축 처지니 안 찝찝할 리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게 딱 지금 내 꼴이네. 이 난리를 치고도 정작 투명 인간은 안 보이니 더 문제다. 이 정도면 드러날 줄 알았는데. 설마 투과까지 해 버리는 건가? 이대로면 정령들도 고생스러운데, 그쳐 달라고 해야 하나?
망설이는 찰나, 아래쪽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흙비에 상처를 자극당할 줄 알았던 벨가모트는 오히려 활력을 얻은 듯 동작이 날렵해졌고, 투명 인간의 공격도 아까보다 뜸해진 듯했다.(보이지 않으니 실제로도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팀원들이 그런 공격을 막거나 피하는 빈도는 확연히 줄어든 것 같았다.) 얻어걸린 거라도 있으니 다행인가? 기껍다기도 멋쩍다기도 애매해 멍하니 바라보던 중, 적을 찾았다는 전음이 적의 위치를 알리는 외침과 동시에 울렸다. 그 위치가 정확하다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 램플라가 버럭 성난 소리와 함께 그를 쫓으려 했으나, 호송팀 3명을 혼자서 따돌리기는 무리였다.(잘됐다 싶었지만 옷값 물어내라는 프렌치메리의 항의(?)에는 원인 제공자로서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 팀장까지 합세해서 램플라는 혼자 넷을 상대하게 생겼다. 수가 많으면 이래서 좋네. 적이 더 오기 전에 결판이 나야 할 텐데.
그러다 문득, 발각된 적이 제자리에 있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가야겠다. 움직여도 도로 들킬 수밖에 없게 흙탕물을 묻혀야.. 그때 신나게 퍼붓던 비가 그쳐 갔다. 몸도 차츰 진창이 된 땅에 가까워졌다. 이윽고 레아가 완전히 착지하자 정령들이 레아의 양어깨에 탈파닥 주저앉았다.
- 배고파
아뿔싸, 생각해 보니 정령들이 제대로 먹은 게 없다. 마나는 그가 아니면 못 챙겨 주는데, 한창 추격 중이니 부르기도 난감하다. 내가 마력이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이 친구들이 요기할 만큼이라도.. 어떻게 쥐어짤 거리가 없을까? 마법 쓰는 이들이 마력을 어떻게 발산하지?
끙끙거리는 사이 정령들이 출입증에 다가붙어서는 뭔가를 한껏 들이쉬었다. 잔뜩 시무룩하던 얼굴이 눈에 띄게 풀어지기 시작했다. 뭐지? 어리벙벙했다가 요람에 온 둘째 날 그가 출입증에 대해 설명해 줬던 게 떠올랐다.
—두번째, 그 카드는 요람으로 직접 연결되는 마법진이 있다네. 마력이 없더라도 상시 마력이 충전되는 축적형 마법진을 추가, 개량한 형태라 못해도 하루정도 쓰지 않으면 3번 정도 바로 요람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야.
원래는 출입증으로 공간 이동 마법을 쓸 수 있노라고 알려 준 거지만, 그것도 마력 덕에 가능한 거겠지. 그러면 그 마력을 이 친구들 끼니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레아는 출입증을 부여잡고 '마나 나와라 마나' 하고 몇 번이고 빌었다. 전음을 처음 시도하던 무렵 못지않게 원시 부족의 종교 의식 같다는 쑥스러움이 일었지만, 정령들이 배를 채운다면야 아무래도 좋을 것 같다.
// 정령이들이 애기애기라 계속 힘 발휘해 버리면 밸붕 같고🙄 힘 잔뜩 쓰고 나면 배고파할 거 같기도 해서 못 따라가는(...) 걸로 이었습니다😓ㅋㅋ (슬쩍 봐 둔 글자색 넣기를 써먹어 보는 건 덤ㅎㅎㅎ)
>>69-70 잇겠다는 레스 남기신지 40분도 안 되어서 장문을..😬ㅎㄷㄷ 대단하십니다😮b 민간인1스러운 한계가 있으면서도 도움은 되었다는 방향으로 받아 주셔서 읽으면서 재밌었습니다🙂 블랑님이 투명 인간(?) 위치 파악했을 때 올~😗 했어요ㅎㅎ (그와 별개로 잇기 전에도 황사비(...) 뿌려 버리면 디게 찝찝하겠다 생각 안 한 건 아니지만 그냥 밀어붙였는데 역시나.. 좀 미안했지 말입니다😅a)
다만 숨은 적 추격하려니까 램플라가 급 동요한 거랑 블랑님과 루드베키아만 추격하는 건 어째 쎄하지 말입니다😕 설마 추격당하는 쪽이 보스여서 도중에 몸 바꾸기 같은 걸 시전해 버린다거나..🥶 (situplay>1596733071>354의 내용이 생각나 버린지라 저런 쪽으로 망상이 뻗쳤다고 합니다 6😑;; )
근데 원래 시대로 돌아와서는 호송팀과 재회가 영영 없는 겁니까🙄? 블랑님과 호송팀 양쪽 다 딱하다는데 나중의 즐거움 운운하셔서 나중에 추가 에피소드 같은 게 생기려나 했지 뭡니까😅ㅋ
출입증이 드래곤하트니 정령이들 배는 별 무리 없이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레아는 출입증이 뭐로 만든 물건인지 상상도 못할 것이거니와 마나 운용도 마도구 사용도 초보니까요(...) 덤으로 개그가 된 것 같으니 제 입장에서는 성공이고 말입니다😏 근데 궁금해진 게.. 혹시 저렇게 비는(?) 걸 언령으로 볼 여지는 없습니까😅?
그러셨군요😮 하루 쉬셨다기엔 작성 시간이 시간이라.. 암튼 캐 여섯을 한 번에 굴리기가 여러모로 쉽지 않으실 텐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쪼끔 틀렸다면 상대가 보스만 아니고 나머지는 비슷하다거나..😬? 암튼 5명의 사망 플래그가 어떻게 분쇄될지 궁금하지 말입니다🙃 (커플의 사망 플래그는 이미 분쇄된 거려나요😶?)
음? 재회인 듯 재회 아닌 재회 같은 무언가..입니까🤔? 지금으로선 감도 안 옵니다😅 설마 다들 신이라도 되나..(?!)
1. 대빵님은 정말 열받게 한 상대는 자체 제작한 전기 의자에 앉혀서 고문한다는 결론이군요😐;;
2. 예상 못한 대답인데 듣고 보니 설득력 있습니다😶 마약 중독자 천지인 인간 세상을 본 영향도 있으려나 잠시 생각했습니다
3. 그 정도면 그냥 대놓고 말로 하는 편이..😓ㅋㅋ 대놓고 말하면 바로 언니라고 부를 거고 안 그러면 언니 소리 절대 안 할 거 같은데 말입니다 (초월적 존재를 언니라고 부를 만큼 레아는 간 큰 인간이 아닙니다😑a)
1) "실수를 저질러서 당황했을 때, 전혀 예측 못한 돌발 상황에 동요했을 때, 부끄럽거나 쑥스러울 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2) 이건 캐입으로 말하기 어렵군요😓ㅋ 요람 오기 전까지는 대학에 입학한 뒤 생긴 자격지심 때문에 본인이 자격 없이 혜택만 받고 있지 않나 의심되는 상황이 그나마 트라우마에 가까웠을 거 같습니다만.. 지금 시점에는 알라투 누님의 일과 이번 과거행이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돌아간대도 공간 접기 마법은 기피할지도요🙄a)
3) 이거도 캐입보다는 제가 얘기하는 게 낫겠네요😌 이름은 한승원 작가의 만화 <프린세스>의 등장인물 '아레아'에서 '아'를 빼서 지었습니다😗ㅋ 원작 캐릭터는 설정상 북쪽 나라의 공주인데 본스레 세계에서는 그 포지션에 넣을 나라가 마땅치 않군요ㅎㅎ 성은 뮤지컬 <레베카>의 등장인물 '잭 파벨'에서 따 왔습니다😅ㅎㅎ
레아의 바램을 받아들인 것인지는 몰라도 백금색의 출입증으로부터는 아주 가벼운 빛이 새어나왔다. 무엇을 소재로 했는지는 [레아만] 모르는 상황이지만, 아주 약간의 빛을 쐰 것 만으로도 충분히 정령들의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것이 보일 정도로, 순식간에 색채를 회복한 하급 정령 두마리는 아까전보다 활기차진 것인지 확실히 아까전과 같이 쌩쌩한 활기를 띄고 있었다.
- 배불러! - 돼지! - 너도 많이 먹었잖아! - 그릉가?
그렇게 싸움통에 맞지 않는 만담까지 치던 와중 실프가 조용히 코를 킁킁거리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확인한 것일까? 이내 빵실 웃음을 터트린 실프는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지목하였다.
- 블랑님 냄새다! 바람 타고 온다!
다행히 아까 블랑이 걸어준 경량화 마법은 충분히 남아있단 것일까? 레아의 몸에는 충분히 가벼운 감각이 감돌고 있었다. 지금 실프에 의지해서 다시 한번 바람을 타고 달려나간다면 충분히 블랑이 있는 곳까지는 도달이 가능할 것이다. 하급정령들도 빨리 가고 싶다는 반증인걸까? 아까전에 배고프다고 칭얼대던게 거짓말 같다는 듯 레아의 양소매를 붙잡고 서둘러 가자고 까르르 웃으며 언니에게 조르는 어린아이들 마냥 들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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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루드베키아와 함께 이동한 블랑의 뒷쪽으로 무언가 감지 되어오기 시작한다. 다름 아닌 아까전부터 자신들을 성가시게 급습해오던 액체 금속, 아마 술자 스스로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인 것일까? 아까전보다도 맹렬하고 과감한 움직임을 보이며 자신들이 향하는 방향으로 급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동시에 자신들과 같은 연장선에 서는 순간, 다시 한번 날카로운 일격이 들어온다.
"어딜!!"
순식간에 몸을 밧줄로 연결된 마디로 나누어 피함과 동시에 밧줄끝의 손을 더 앞쪽의 난간에 걸고는 낚싯대 감듯 앞으로 달려나가며 순식간에 거리를 벌린다. 공격 방향을 잃은 액체금속이 재차 블랑을 노려오지만 상대는 인간으로 화한 용, 오히려 가볍게 자신의 양팔에 바위갑옷을 두르고는 별거 없다는 듯 쳐내자 다시 한번 저 멀리로 나가떨어진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15미터가 멀었던 길이었나? 그렇게 착각이 들 정도로 액체 금속의 암습은 집요하고도 날카로웠다.
"블랑군, 이대로는 끝이 없을거 같은데요?!"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조금만 더!!"
한번 더 공격을 방어해내고 도착한 장소에는 한 사내게 앉아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일어서지 않고 있었다. 그 또한 램플라와 마찬가지로 맹인이라는 것일까? 눈에는 흰 천을 두르고 있었고, 정말로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자기 몸만한 지팡이를 어깨에 걸친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두사람은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그가 바로 아까전부터 액체금속을 조종하던 술자라는 것을 말이다.
"생각보다 빠르게 도착했군요."
사내가 정중한 어투로 입을 연다. 적의 없이 고요한 목소리, 하지만 상대가 아까전부터 날카롭게 그들을 노리던 이임을 안다면 절대로,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고 생각한 것인지 몸의 가벼운 긴장은 풀지 않는 두 사람이었다. 그 순간 루드베키아가 기억이 난 듯 살짝 놀란 어투로 입을 연다.
"이거, 놀랍군." "루드베키아,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네, 알고 있습니다. 블랑은 이런쪽에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쌍둥이 맹인이라고 하면 한동안 캐놀라인 남부지역에서 나름 유명했거든요." "호오. 저희의 과거를 알고 있으시다니. 허나, 이제야 아셨다는건 동생을 봤을땐 깨닫지 못했단거군요."
루드베키아가 인상을 살짝 찡그린다. 당연한 것이었다. 자신도 검사시절 아주 얼핏 사건개요만을 보고 그들의 몽타주는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까, 기억나는 특징이라고는 해봤자, 두 사람 다 맹인이고, 수법이 괴이하여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것 정도뿐, 어느 순간부터, 종적을 감췄다고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런 곳에서 만날줄은 몰랐다는 듯 루드베키아의 입가로는 어색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분위기를 읽은 것일까? 앉은뱅이 맹인의 입에서 정중한 인사가 한번더 흘러나왔다.
의외!! 그것은 형제지간이었습니다!! 과거사는 아마 다음 레스에서 풀리지 않을까 싶네요!!
에이 거기까지는 안갑니다!! 다들 신이 되기엔 정신적으로는 좀 미성숙한지라.....
1.
라이네스(초기) : "음, 외모는 비슷한데 왜 하는 모습은 이러는걸까요" 라이네스(현재) : "왜, 꼽냐." 라이네스(초기) : "저라고 생각이 안들 정도로 더럽고 추잡하고, 막사는거 같은데요?" 라이네스(현재) : "와, 저런 재수없고 겉멋 잔뜩 들어간 가식적인 녀석이 나라는게 더 이해가 안간다."
2.
블랑(아이 시절) : 세상에 믿을놈 하나 없군, 그저 외모 하나 다르다고 이렇게 푸대접이라니..... 하, 이딴 세상 망해버렸으면...... 블랑(어른 시점) : 결국에는 모든것이 가능성이다. 겉모습이라는 감옥과도 같은 국경, 인종, 사상, 언어, 여러 장애물을 넘어선 내면의 가능성을 믿고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3. 블랑 : "노릴거면 나를 노리지 이렇게 비겁한 수를 쓰고 싶었는가. 뭐 상관없다네, 결국 나에게 걸렸고 내 울타리에 들어온 이를 공격 했다는 것은 나를 적으로 돌렸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래서 어떠한 최후를 맞이하고 싶은가. 내 마지막 자비네. 원하는 바를 말해보게나. 다만, 그 어떤 길이라도 절대 쉽게 도달하진 못하겠지."
그럼 저도 한탄창!!
레아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듣고싶어_했던_말은 자캐가_부정하고_싶어했던_것은 자캐의_140자_독백
마나가 나오길 거듭 빌며 출입증을 흔들어 보기도 하고 눌러 보기도 하노라니, 출입증에서 (그에게 막 전음을 시도했을 때 접했던 빛의 바다를 연상시키는) 적황색 빛이 은은하게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을 쬐자 정령들은 배부르다며 여느때 같은 얼굴로 활기차게 재잘댔다.
뜻밖이었다. 허기가 가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거야 인간도 마찬가지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기진맥진할 때 음식만으로 기력을 다 회복하지는 못하니까. 정령은 마나 생명체라 마나가 (인간에게의 음식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걸까. 그 의문에 답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바람 정령이 그의 냄새가 난다고(아마 그가 멀리 있지 않았다는 의미이리라.) 신난 소리를 내더니, 물 정령과 함께 레아의 소매를 잡아 끌며 웃었다. 완전히 회복된, 아니, 평소보다 더 쌩쌩해진 것 같다.
마음이 놓였으나, 그를 쫓아가도 될지는 긴가민가했다. 투명 인간(?)에게도 흙비를 뿌릴 작정이긴 했지만, 정령들이 힘들어하는 걸 확인해 버린 터라 엄두가 안 났다. 출입증의 마나를 빼 쓴 이상 또 무리를 시켰다간 (그가 싸움을 끝내기 전에는) 마나를 줄 방도가 마땅찮으니까. 더구나 이쪽도 지금은 4:1이라 걱정 없어 보여도, 적이 더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한 앞으로도 괜찮을지는 모른다. 행여 적이 증원될 경우 전음으로 바로 알리려면 여기 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래서 정령들을 잡아끈 뒤 소리 죽여 얘기했다.
"블랑님은 저쪽 편이 몇이든 별 문제가 없겠지만 여기 분들은 저쪽 편이 더 오면 곤란해질지도 몰라요. 그럴 경우 바로 알리려면 여기 있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령들 입장에선 싫은 얘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어느 아이가 지척에 있는 보호자를 두고 낯선 이들 사이에 있고 싶을까. 그걸 생각하니 앞서 뱉은 말이 미안했지만 도리가 없었다. 그가 정령들을 챙길 여건이 안 될지도 모르니, 정령들만 따로 그에게 보내거나 정령들을 그에게로 데려다주고 혼자 돌아오기는 난감하다. 그에게로 갈지 말지를 정령들에게 결정하라고 맡기는 것도 사실상 강요하면서 책임은 전가하는 짓 같다. 차라리 그들의 뜻에 따르지 않겠노라고 대놓고 말하는 게 낫겠다.
"전 여기 있고 싶어요."
// 가벼운 캐아분쟁이 있었고 제가 패배했습니다😵 한 턴 전까지만 해도 둘 다 따라가자였는데(...)
출입증에서 마나 빼기(...)가 언령(??)으로 좀 더 촉진된 거였으면 좋겠군요😏 아니라도 정령이들 배는 찬 모양이니 목적 달성이지만요😓
쌍둥이이고 둘 다 시각 장애라니..😬 고생 엄청 한 건 물론이고 세상에 의지할 이라곤 서로밖에 없었겠습니다😞 근데 루드베키아가 봤던 사건 개요에 맹인 2인조(?)로 알려져 있을 정도면 무슨 사건인진 몰라도 범인은 사실상 드러난 거나 마찬가지 같은데 그러고도 체포는 못 하는 상황이었던 건가요🤔?
어 신이 되는 것도 아니면..😦 재회인 듯 재회 아닌 재회 같은 무언가는 도대체 무엇인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ㅋ
1. 맙소샄ㅋㅋㅋㅋㅋ 대빵님 초기 설정은 무려 존댓말 캐였군요😮 게다가 지금 대빵님과는 거의 상극😅ㅎㅎㅎ 말 나온 김에 넘겨짚어 보자면 situplay>1596733071>285를 작성하셨을 당시에는 초기 설정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맞습니까? 그리고 지금 같은 설정으로 바꾸신 계기가 특별히 있으십니까😐?
2. 아이 시절이라기엔 말투가.. 하긴 용이니 아이 시절이라도 수백 살이긴 하겠습니다만😅
3. 어떤 상황에 태도가 달라지는지를 설명하는 대사가 나올 줄 알았는데 특정 상황을 가정한 대사가 나왔군요😶 누군가가 블랑님이 가까운 존재로 여기는 이를 공격할 경우 평소와 달라진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까😌?
1) "모순적이지만..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얘기와 앞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얘기를 함께 듣고 싶습니다. 제가 앞으로 성장하지 못하더라도 지금 모습 그대로 지지받고 싶다는 바람과 제가 괜찮은 지성체이자 발전 가능한 학자임을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이 양립하고 있어서입니다. 그런 주제에 누가 좋은 말을 해 준대도 근거가 불충분하면 의심부터 할 테니 아무래도 과한 욕심이겠지요."
2) "어떤 삶을 살든 그 끝은 죽음이라는 사실은 외면하고 싶습니다. 다음으로는 제가 택한 진로가 제 적성이 아닐 가능성도 생각 안 하고 싶고요. 그 외에는.. 두 번째로 언급한 것과 비슷하다면 비슷한 부분인데 제가 맡은 일이 알고 보니 제 역량 밖이거나 하는 상황은 어지간하면 피하고 싶습니다."
3) "지금은 매 순간 감정이 오락가락한다.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돌아가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고, 뭐든 할 수 있는 걸 해 보자 다짐했다가도 여기서 뭘 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진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주님은 감당할 수 있는 이에게만 시련을 준다는 교리가 순 거짓말 같다."
3대 1로도 겨우 팽팽히 유지 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4대 1, 그리고 그중에는 비대칭전력으로 손꼽히는 헬리오트가 있다. 당연지사 순식간에 제압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 공기를 터트리는 순간에 맞춰 전신을 다이아몬드 수준으로 경질화 시킨 헬리오트가 전면에 서서 공격을 맞받아쳤고, 그틈을 타서 벨가모트의 꼬리가 램플라의 허리를 휘감아 붙잡는다.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일에 당황해 서둘러 양손을 휘두르지만 프렌치메리가 순식간에 손에 쥐고 있던 족쇄를 그의 양손에 채워버린다. 그렇게 허무하리만치 양팔이 포박되어버린 램플라를, 말로우 윈터가 무력화된 그의 양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 손을 그대로 침투시킨다. 마치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것일까. 아주 잠깐 사이, 램플라는 찢어지는 비명을 억누른채 식은땀을 흘렸고, 말로우 윈터는 별거 아니라는 듯 프렌치메리가 건넨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네 어깨 속을 잠행해, 잠시간 관절을 탈골 시켜두었다. 다시 끼워맞추면 충분히 다시 쓸수 있겠지만, 오늘 하루는 이러고 있어야겠다." "크윽....." "하고 싶은 말은 많겠지만은, 아쉽게도 우리 쪽이 시간이 많지 않군."
분하다는 듯 침음성을 낸 회색빛 눈동자의 사내를, 스틸블루색 남자가 가만히 내려다본다. 딱히 악감정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강직한 이를, 가만히 놔둔다면 보스의 성격상 자신을 배신한 줄 알고, 자기들과 한 통속이 되었다 생각하며 이를 처리하리라. 즉 램플라에겐 선택권이 크게 없었던 셈. 한편 램플라가 어떻게 생각하건 헬리오트의 심리는 심란하기 그지 없었다. 아까전에 블랑과 루드베키아가 간쪽도 신경쓰이고, 아까 황사비가 쏟아진 것도 신경 쓰였다.
'악의는 없었지.'
확실히 블랑이 그 황사비가 끝난 직후, 적의 위치를 특정해낸 것도, 또 자신들이 곤란에 빠진걸 알고서 비가 내린 것도 절대 착각은 아니었으리라, 악의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을 돕기 위해 내린 비를 떠올리며 그는 알 수 없는 미소를 머금었다. 순간에 맺힌 블랑 입가의 미소, 그것은 대견함과 뿌듯함이었으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미미하게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레아가 눈치를 채지 못한 사이 헬리오트의 묘한 시선을 감지한 것인지 두 정령들이 멀뚱히 레아를 바라보다가 이내 잠시 서로를 바라보고는 빵! 하고 빵긋미소를 터트리며 레아의 품에 안겨들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아까전의 그 기상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강한 아이들이었지만 레아 앞에서는 한도 끝도 없이 순수한 아이들이라는 것일까?
- 응응! - 레아 언니가 말하는대루 할래! "팀장, 이 주변엔 더이상 뭔가 냄새가 나진 않아요!" "으와아아..... 블랑은 언제 오는거야..... 정화 마법 걸어줬으면....." "다들 수고 했다. 잠시 쉬면서 블랑이 적을 끌고와 합류할 때까지 기다리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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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자가 서로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다행히 이제 어느정도 소강 상태에 빠졌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인지 회색의 앉은뱅이 남자도 딱히 그들을 적대시는 하지 않고 있었다. 물론 3명 다 적의를 가진 상대를 찍어 누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 가장큰 이유였지만 당장에 서로에게 폭력을 휘두를 만큼의 악의가 있던 것은 아니니까. 실제로 호송팀도 적들을 무력화 시키고 도망가게 하지 않았던가. 쓸데없는 살생은, 상대방이 친위대라도 하고 싶지 않은게 그들이었으니까.
"덤비지 않으십니까. 특히 루드베키아, 라고 했던가요. 저를 그토록 찾았다고 하셨으면서요." "이제서야 알겠군, 너도 [개화자]였나."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저희 형제는 그 능력을 이용해 마음껏 살아왔지요. 후후, 우리를 맹인이라고 배척하고, 저를 앉은뱅이라고 조롱하던 이들에게서 풍기던 죽음의 공포와 후회의 감정들이 어찌나 우습던지."
개화자, 즉 인간의 제 7감각인 말나식(末那識)이 선천적으로 발달하거나 그 선천적으로 발달한 이에 의해 큰 영향을 받고 스스로 말나식을 개화한 이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렇게 말나식을 개화한 개화자들은 각자의 특수한 힘을 마나를 통해 구현할 수 있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레아가 이들이 쓰는 마법이라 착각한 것은 개화자의 힘이었던 셈이었다. 이제서야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형제는 둘다 맹인으로 태어났고, 각자의 개화자로서의 힘은 주변인들로부터 큰 경계심을 받았으리라. 그렇게 어렸을때부터 정립된 사고관은 지금까지도 영향을 끼쳐왔고 말이다.
"너희도 보스가 악인인 것을 알고 있을텐데, 어째서 그들을 따르는 것인가." "핫, 그거야 간단하지 않습니까." "......" "악인에겐 그 나름의 구세주가 필요한 겁니다. 보스는 우리에게 있어서'악의 구세주'나 다름 없는 존재니까요. 악인이나 다름 없던 우리를 악인으로서 개화시키고 보살펴준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그 순간 블랑과 루드베키아의 눈이 마주친다. 무언가를 결심한 것일까? 두 사람이 라모사가 눈치채지 못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 이상함을 감지한 라모사가 그대로 불러들인 액체금속을 쏘아올린다. 동시에 블랑의 손으로부터 바위폭탄 여러개 쏘아져 액체금속의 궤도를 트는데 성공하고, 그 틈을 탄 루드베키아의 포박술이 라모사를 덮쳐든다. '윽'하고 가벼운 신음성을 내던 라모사의 코앞으로 블랑의 주먹이 덮쳐들었고, 순식간에 궤도를 튼 엑체금속이 블랑의 정수리를 노린다. 라모사가 블랑의 공격에 기절하였을때는, 엑체금속이 블랑의 정수리에 닿기 5cm 직전이었다.
그래서 이번 레스에서 좀 많은걸 풀었죠. 개화자라던가..... 이게 범인으로 의심군에 가장 가까운데 '맹인 두사람이서 매번 인간의 급소를 정확하게 찌르고, 몰래 귀금속을 훔쳐왔다. 눈치도 채지 못할 정도로, 지문도 남기지 않은 완전범죄 수준의 무언가'를 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어요.... 사건 수사하던 경찰들과 검사들도 죄다 'ㅈㅈ, 수고염' 치고 미해결 과제로 남겨뒀죠.
1. 그냥 단순한 변덕이에요! 원래는 제 3자로 나와서 블랑과 알라투완 다른 목적을 가진 캐릭으로 설정했는데 너무 루즈해질 것 같아서..... 선회했습니다! 그래서 옆집 친한 백수형 같은 라이네스가 나온 셈이죠!! 덕분에 일상물이란 컨셉이 잘 살아났다 봅니다!!
호송팀 4명이 곤란해질지도 모른다 생각했던 건 기우였을까. 그들은 너무나 익숙해서 굳이 의논할 필요조차 없다는 듯 자연스럽게 각자의 마법으로 협공했다. 팀장이 적의 공격을 일부러 맞아 주는가 싶은 순간, 어느 틈에 적의 후방으로 갔었는지 벨가모트가 꼬리로 적이 이동하지 못하게끔 묶었다. 눈으로 쫓기도 바쁜 움직임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프렌치메리가 분주하게 손을 놀리자마자(꽃꽃이를 몇 배속으로 돌린 듯한 움직임이었다.) 적의 양팔이 가시덩굴을 연상시키는 것에 동동 매였다. 앞서 기합(?)만으로 모두를 저지했던 위용이 무색하게 너무나도 순식간이었다. 그나마 말로우 윈터는 따라갈 만한 속도로 움직였으나, 물에 손을 담그듯 적의 양어깨에 손을 넣는 그의 조치는 다른 의미로 보기 힘들었다. 애써 소리를 삼키지만 끔찍히도 고통스러운 듯한 램플라의 신음이, 어깨를 탈골시켰노라는 말로우 윈터의 설명이 오싹했다. 적을 무력화시키자면 다른 수가 없어 보이는 것과 별개로, 타자를 죽이거나 옴짝달싹 못하도록 고통스럽게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을 직접 목도하는 건 버거웠다. 이들이 당하는 것보다야 만 배는 낫다만. 적이 더 증원되지만 않는다면 이쪽은 한숨 돌린 건지도.
그에게 알리면 조금은 부담이 덜어질까. 출입증으로 전음을 보내려는데, 레아를 재촉하듯 당기던 정령들이 서로를 마주 바라보았다. 그러다 이내 둘 다 로브 안으로 파고들더니 쾌활하게 웃어 젖혔다. 보호자나 마찬가지인 그와 동떨어졌는데도 다행히 불안감이 심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니면 좋으련만. 무리 중이래도 달리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했다.
하릴없이 정령들을 토닥이기나 하는 동안, 벨가모트가 주변 동향을 살폈는지 근방에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보고했다. 당장은 적의 증원이 없다고 봐도 되는 걸까? 안도감이 밀려들 찰나 흠칫했다. 적이 이쪽 말고 그와 루드베키아가 간 쪽으로 증원됐다면? 적이 몇이든 그를 당해 낼 리는 없지만 수적 차이로 인해 루드베키아가 고립당하기라도 하면? 아니, 그 정도 상황이면 여기 4명이 가지 않는 편이 차라리 나으려나? 그러면 그가 루드베키아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전념할 수 있을 테니?
혼란스러운 와중에 팀장의 지시에 뜨악해졌다. 그와 루드베키아에게 합류하러 가는 게 아니라 여기서 대기한다? 저쪽에 적이 몇이나 있을 줄 알고? 램플라 외의 적은 투명 인간 하나뿐이리라고 확신한 건가? 당장은 그 판단이 맞을지라도 적이 몇이나 더 올지 모르는데. 당혹스러웠다. 그의 판단이 맞든 틀리든 여기서 대기하는 게 적절하다고는 생각한다만 그건 그가 용이기 때문이다. 팀장은 그 사실을 모를 텐데, 그러니 이쪽에 다른 위험 요소가 없다면 저쪽에 가세하는 게 더 합리적이리고 생각할 법도 한데, 어째서 여기 있겠다는 걸까? 생각할수록 커지는 의구심을 애써 눌렀다. 달리 개입할 방도도 없거니와 개입해 봤자 긁어 부스럼일 것 같았기에. 그럼 할 수 있는 건 결국 전음과 메모가 고작이다. 레아는 램플라와 호송팀의 싸움에 대해 대강 정리한 뒤 그에게 전음을 보냈다.
[이쪽 분들은 무사합니다. 아직까지는 적이 더 오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램플라라는 자와 맞붙은 지점에서 다들 대기하려는 모양입니다. 다른 일이 생기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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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레아나 저나 진지병자인 건 비슷한지라 답레도 잡담도 대부분 진지진지 열매 먹고 달고 있습니다😅 부담스러우신 게 아니라고 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별한 용무 없이도 연차를 쓸 수 있다니 좋은 직장이군요😊
>>82-83
마나 나오란 소리가 언령으로 작용할지 여부는 정령들에게 먹거리를 잔뜩 주고픈 마음에(애기들은 잘 먹어야 합니다😐!!) 여쭸던 거니 괘념치 않으셔도 됩니다😅
음..😑 어렵군요 완전 범죄 수준으로 증거를 안 남겼다면 하필이면 맹인 2명이 용의자로 추정되지 않았을 거 같고, 시각 장애라는 특징을 지닌 2명이 용의자로 추정될 정도면 완전 범죄 수준이 아니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a 라모사의 대사를 보면 자기들을 업신여기던 이들이 자기들을 두려워하는 모습에서 쾌감을 맛본 거 같은데😓, 그럼 역으로 라모사와 램플라는 왕년에 자기들 짓이라고 대놓고 알려 가며 범죄를 저지르고도 체포당한 적은 없는 흉악범죄자였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그런 자들이 어느 날 홀연히 사라졌는데 알고 보니 콘스텔라티오의 친위대가 되어 있었다는..
1. 목적이 제각기 다른 용의 3파전도 관전 포인트가 꽤 있었을 거 같은데요🙃ㅎㅎ 지금 대빵님이 블랑주님 마음에 더 드신다면야 아무래도 좋지만 말입니다😌
3. 친밀하게 여기는 존재가 공격당했을 때를 제외하면 태도가 한결같다니 평정심 유지에 도가 텄군요🙄 원래 과거에서 찐가족인 호송팀을 다 잃은 뒤에 얼마나 해까닥 했을지 알 만합니다😬;; (그땐 너무 돌아서 저런 대사 치고 자시고 하지도 못했을 거 같지 말입니다..😓)
1) 음? 그럴 만한 계기가 있겠습니까😮? 특별한 조건 없이 누군가를 지지해 주고, 누군가가 살아 있기만 해도 기뻐해 주는 존재는 그 사람의 진짜 가족 말곤 거의 없지 싶은데, 가족이라면 역설적으로 그 사람의 능력이나 가능성은 냉철하게 고려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a 반대로 누군가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평가하거나 인정할 만한 입장이라면 그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기뻐해 주거나 조건 없이 지지해 주기는 어려울 테고요😑ㅋ 그런 의미에서 둘을 동시에 충족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고😗ㅋㅋ 살아 있는 걸로 환영받고 지지받는 건 가족or절친한테서나, 능력이나 가능성을 인정받는 건 학교or직장에서나 이루어지면 감지덕지이지 싶습니다😓ㅋㅋ
그와 별개로 답하다 보니 궁금해졌기 때문에 진단메이커의 질문을 블랑님한테 고대로 돌려주고 싶습니다😁ㅋㅋ
"어? 벌써 끝난겁니까." "의외군요, 아까전까지만 해도 고전하고 있던거 같은데....."
어께에 완전히 밧줄로 포박된 남성을 들쳐맨채 블랑이 다가온다. 어느새 다가온 것인지 흙탕물로 범벅이 된 두 사람, 아무래도 서로의 몰골이 웃겼다는 것인지 피식 피식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이 왠지 웃기기 그지 없었다. 확실히 6대 2의 상황인데다가 상성상에서 우위를 확실히 점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레아의 걱정과는 다르게 호송팀 전원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게 짐짝마냥 라모사를 한쪽 구석에 던져둔 블랑이 가볍게 기지개를 펴자 프렌치메리가 가장 먼저 다가와 블랑을 바라보았다.
아까전의 심각한 상황은 온데간데 없다는 듯이 서로 웃고 떠들기 시작하는 모습, 적진 한가운데였지만 그래도 서로 의지하고 싸울수 있기 때문인건지 그들의 표정은 밝기 그지 없었다. 그렇게 동료들에게 정화를 걸어주던 와중 마지막 순서로 헬리오트가 다가오고, 블랑이 정화를 걸어주려는 순간 헬리오트가 손을 내민다.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는 것일까, 그는 천천히 팔짱을 낀채 블랑을 바라보았다.
"블랑, 자네 우리한테 숨기는게 있지 않나?" "네?" "가령, 다른 사람을 숨겨주고 있다던가 말이지. 네 마법 실력은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몰래 2년간 마탑에서 숨어가지고 배운 마법치고는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었지. 블랑 네 실력 정도면..... 누구 한명 쯤은 숨겨 두고 있을 것 같군. 그 증거로, 아까전부터 묘하게 시선이 느껴지더구나." "맞다!! 나 아까 블랑 형님 몸에서 여자 냄새 맡았어! 홍등가는 커녕 여자들이 머무는 장소에도 안가는 형님이 여자 냄새라니! 이상하지 않아?!"
지금은 흙냄새 때문에 안나지만! 하고 덧붙이면서 개구지게 웃는 벨가모트의 표정이 오늘 따라 더욱 얄미워 보이는 블랑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무서운 것은 헬리오트의 직감이었다. 언제나 거짓말을 하는걸 누구보다 제일 빨리 알아채고, 적습이 언제쯤 있을거 같다고 하면 비슷한 시간대에 습격을 해오는 등 그의 직감은 마치 미래를 미리 보는 듯한 착각마저 줄 정도였다. 그렇기에 그에게 의지를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지금만큼은 그 직감이 너무나도 큰 적으로 다가왔다. 아니 사실 자기라도 눈치 챘을 것이다. 그 완벽한 타이밍에 떨어진 황사와 빗줄기, 한창 팽팽하던 상황을 한번에 풀어버린 결정적인 신의 한수, 자기라도 당연히 의심할 것이리라. 그렇기에 그는 천천히, 미안하다는 투로 입을 열었다.
[레아, 아무래도 들킨 것 같구나.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헬리오트가 저렇게 나온다면 이미 확신을 가졌다는 뜻이니..... 어떻게 하겠느냐, 너를 이들에게 소개 시켜줘도 되겠느냐? 말은 내가 전음으로 실시간으로 맞추는 걸로 해주마.]
//강제 돌발 이벤뚜!!
진지하게 임한다는 건 좋은거지요!! 스토리가 좀 개연성이 밥 말아 먹은 점이 없잖아 있는데 즐겨주셔서 다행입니다(.....)
램램 형제는 아무래도 수많은 용의자들중 2군에 속할정도였고 무언가 께름칙함을 느낀 루드베키아만이 겨우 관심을 가질정도였으니까요. 게다가 지난 천년간 개화자들에 대한 탄압이 극성일 정도로..... 당시 사회 인식으로도 별로 였던 것도 사실이고, 숨기라면 또 얼마든지 숨길수 있는 것들이었으니까요. 루드베키아도 아마 조사차 한번 염탐한걸 제외하고는 저렇게 확정을 짓지는 못했을꺼에요. 그리고 저걸 알게된 이유도 마지막에 형제가 보스밑에 들어가기 전에 흔적을 '일부러'남겨서 공권력에 조롱한 것도 컸거든요.
1. "숨 좀 돌리게나, 자네가 여지껏 해온 일들은 절대로 헛된게 아니니 말일세."
2. "부정하고 싶은 건 없는것 같근, 결국 그걸 내가 부정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거나 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 말일세, 허나 꼭 하나를 부정해야한다면..... 예전의 그 부정적인 생각들 말이지.... 인정하고 싶지 않달까, 그것이 내 젊은날의 치기라는 사실을 말이지....."
3. "세상이 크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다보면 무언가가 달라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언제나 가능성이라는 것을, 그 내면의 신이 이끄는 대로 나아가고 힘을 다해 열어보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용 중 다른 형태로 태어난 내가 가지고 나아가야 할 마음 가짐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맡겨진채 걷는다."
블랑님과 루드베키아가 제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왔네요😮 라모사는 허무하리만치 쉽게 잡혀 버렸..ㅎㅎ(하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몸이니;) 그 액체 금속이라는 거 맞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벨가모트도 피했고 블랑님도 맞기 전에 제압해서 효과를 모르겠네요😓ㅋㅋ
마냥 진지하기만 하면 노잼일 수 있는데 좋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혼자 만드는 서사가 아닌 이상 개연성이 모자라든 넘치든 한쪽의 책임이나 성과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더러 이야기가 빠그라질지라도 저 역시 원흉일 테니 할 말 없지 말입니다😅
개화자를 탄압한 시기가 호송팀이 반기를 든 시점으로부터 천 년 전입니까? 마법도 있는 세상에 굳이 탄압할 필요가 있는지나, 이능력자인 만큼 일반인(?)들에게 쉽사리 탄압당하지는 않았을 거 같은지라 어떤 상황이었을지 궁금해지는군요😐a (맹인 2인조가 개화자인 건 수사 측에 알려진 정보였을까요?) 그와 별개로 호송팀 팀원들의 과거사를 얼핏 봤을 땐 그들이 처음부터 개화자는 아닌 것 같았는데요😶a 지금처럼 능력자가 된 건 팀장님이 교육(??)시킨 결과입니까😐? 아예 제로 베이스면 교육시킨다고 될 거 같지 않으니 자질 있는 사람을 팀장님이 알아보고 키웠다거나..?
1. 레아가 해 줄 수 있는 말일지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어렵겠군요😌a 블랑님이 해 온 일들이 헛된 건지 아닌지를, 100년도 살기 어려운 인간이 평가하는 건 무리인지라..🙄
2. 부정해 봤자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현실적인 반응이군요😐ㅋ 후반부는 situplay>1596733071>97에서 쓰고 싶어하셨던 내용 같네요😏
3. 블랑님의 핵심적인 캐릭터성을 144자로 요약하신 거 같은 느낌입니다🙃 (전 140자 뭐로 하면 좋을지 떠오르는 게 없어서 본 스레 시점의 심리에 치중했는데..😅ㅋㅋ)
전음을 막 보냈을 때 귀에 익은 목소리(어지간한 상황에선 흔들리지 않을 듯한, 특유의 차분하고 부드러운 어조)가 들렸다. 그와 루드베키아가 어느새 돌아와 있었다. 그는 웬 장정 하나를 떠멘 채다. 저 사람이 투명 인간(?)이었나? 다른 적이 더 오진 않았고? 아무튼 둘 다 무사한 걸 직접 보자 마음이 놓였다.(그가 있는 한 무사하지 않을 리 없다 생각하면서도 내심 조마조마했나 보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 다들 흙투성이라 똑똑히는 안 보이지만 벨가모트 외에는 부상자도 없는 것 같다.
그 벨가모트조차 상처에 흙이 들어갔다면 적잖이 쓰릴 텐데, 아픈 기색이라곤 없이 피식거리기만 한다. 그와 다른 팀원 역시 서로를 향해 픽 웃으니(반가워한다기보다 상황을 우스워하는 것 같았다.) 일이 다 끝난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그가 적을 내던지기 무섭게 프렌치메리와 벨가모트가 '그거'라고만 일컬으며 정화 마법을 요구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찝찝함을 가장 호소하던 프렌치메리이고 생채기 때문에 제일 신경 쓰이던 벨가모트이거니와 원인 제공자가 나이기도 해서 할 수만 있으면 직접 해 주고픈 것과 별개로 실소가 나왔다. 얼마나 많이 써먹었으면 저렇게 앞뒤 자르고 졸라도 말이 통할까. 그래도 저런 요구를 듣는 순간조차 그에게는 애틋하고 뭉클한 시간이겠다 싶다. 동시에 (자신이 겪었던 미래를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을 테니) 속은 이래저래 복잡하지 않을까.
정말로 복잡하겠다 싶은 게, 적이 너무 적다. 아까 100명에 가까운 적을 내쫓았다지만 그들은 마법 능력이 없는 듯했고, 마법 능력이 있는 적은 (그와 루드베키아가 다른 적을 더 맞닥뜨린 게 아니라면) 이제 겨우 2명. 이게 전부면 애초에 호송팀 5명이 모두 죽지도 않았을 거다. 그런 이상 화기애애한 지금이 아무리 기꺼워도 그는 긴장을 늦추기 어려울 것 같다. 호송팀의 커플이 따로 행동하진 않게 됐으니 한 고비 넘긴 셈이라 쳐도 또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니까. 그의 마법으로 팀원들이 깔끔해지는 걸 바라볼수록 정령들을 붙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뭐로든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 그의 마법으로 숨어 있는 게 고작이니.. 가만, 그러고 보니? 앞서 그나 호송팀이 애먹었던 건 저기 두 적 중 하나가 안 보였던 탓이다. 모습을 감추는 건 그만큼 상대측에 혼란을 안길 수 있다는 거겠지. 그러니 그가 투명 마법을 저들과 그 자신에게도 건 뒤에 움직이면, 싸움을 피하면서 보스에게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그에게 전음을 보내고자 출입증을 고쳐 쥐다가, 팀장의 추궁에 간이 철렁했다. 시선이라니, 내가 그렇게 팀장을 빤히 봤나? 기척을 완전히 죽이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던 게 문제였을까? 아니면 정령들의 힘으로 난리를 피워서? 어쩌면 그게 다 문제였는지도. 거기에 벨가모트의 맞장구까지 더해지니 정말로 고개를 못 들겠다. 냄새? 이상한 체취라도 났나? 턱이 쇄골에 닿도록 수그리고 맡아 봐도 모르겠다. 정령들이 가만있는 거 보면 심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차마 물을 엄두는 안 났고, 어디로든 숨고 싶었다. 어쩔 줄 모르고 있던 중, 이어지는 말에 머리가 저려 왔다. 홍등가라면.. 그, 매춘이 이루어지는 데? 그런 곳이, 저렇게 자연스럽게(?) 입에 오르내릴 만큼 일상적인 장소였던가? 이제 막 소년 티를 벗은 이 같은데, 그런 델 드나들기도 했던 거고?! 여성인 프렌치메리가 뻔히 듣는 자리인지라 더 충격이었다. 도대체 이들은 어떤 환경에 처해 있었던 걸까.
그러나, 당장의 문제를 상기하자 그런 건 사소하게 느껴졌다. 연유가 뭐든 들통이 났다면 어째야 할까. 그의 제안에 따르자니 이 시대와 아무 관련이 없는 내가 이 시대 사람들과 만나도 문제가 없을지 불안했다. (흙먼지를 일으키고 비를 뿌린 건 정령들이니) 정령들을 소개하고 둘러대도 되지 않냐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맙소사. 레아는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이 시대 사람들과 접촉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기는 정령들도 마찬가진데, 그들을 내세우고 나는 숨는다? 못할 짓이다. 더구나, 생각해 보니 이 시대 사람들과의 조우하고 말고는 이미 문제가 아니겠다. 이들의 싸움에 노골적으로 개입해 버렸으니. 때늦은 낭패감이 몰려왔다. 좀 전의 개입이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박살 내 버렸다면? 나는 물론이고 정령들까지 이 시대에 묶여 버렸다면? 어쩌면 그가 내게 투명 마법을 썼던 게, 내가 개입하지 않게 하려던 건 아니었을까?
앞이 캄캄해지는 걸 입술을 깨물어 겨우 버텼다. 이 고립감을 누가 알까? 그의 사투를 그 외에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듯이, 내 상황도 나 말고는 누구도 절감 못 하겠구나. 정령들도, 호송팀도 마찬가지다. 다들 각자의 입장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한 자리에 있다고 함께인 건 아닌 셈이다. 막막했다. '성묘'에 끼질 말았어야 했다. 그랬으면 난 여전히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거고, 그도 여러모로 지금보다는 홀가분했을 텐데. 하지만, 이제 와 후회한들 뭐하나? 이 짓 저 짓 다 해 버렸는데. 그나마 희망을 걸자면, 돌아갈 가능성이 사라졌는지 아닌지는 아직 모른다는 거다. 그러니 미리 낙담하지 말자. 나중은 생각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넋 놓고 있으면 그가 곤란할 거다.
[...번거로움을 끼쳐 죄송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 지금만 산다 파여서 생각이 뒤늦게 범람 중인 레아입니다😗a (사실 개입해 보고픈 저의 충동에 떠밀렸던 거라는 점은 안 비밀..😓ㅋ) 이벤트(?)에 앞서 너무 무거워진 건 아닌가 모르겠군요ㅇ>-<..
원래 친위대도 한팀으로 움직이는 것을 상정하고 조직이 구성되었는데 램램형제는 형제와 보스 외엔 아무도 믿지 않고, 다른 이들도 나름 프라이드가 이상한 곳에서 강한지라 전부 각개격파 당합니다. 이게 이전과 다른점인데..... 호송팀은 다구리의 법칙을 아주 잘 지키고 있고 저쪽은 이미 지들끼리 알아서 해먹겠다! 라는 느낌이 강해서....
인간을 너무 좋게 봤을때라면 쉽사리 탄압당하지 않겠다라는 느낌이지만 인간이라는게.... 자기들과 다르면 일단 배척하고 보는 성향도 있다보니 충분히 저러고도 남았죠. 참 아이러니컬하게도 저 시대에서 개화자들이 우후죽순처럼 태어납니다만 결국 당시 썩을대로 썩어있던 교단(에티스교 맞습니다. 현재는 흑역사로 처리되어 있지만요.)과 지방세력들이 몰래 결탁해 '악마의 끄나풀'이란 이유로 단어 사전에 적힌 학살이라는 단어 자체를 구현시킵니다. 호송팀의 경우에는 원래부터 조금씩 조짐이 있긴 했어요. 확 드러나는 것은 아니었고, 진짜 크게 집중해야지만 드러나는 정도? 이제 온갖 불행을 겪고, 헬리오트라는 강한 개화자를 만나 완전히 싹을 틔운 케이스라고 보면 됩니다. 헬리오트도 원래는 가입 안시키려다가 놔두면 또 배척받을테고 또 이런 사회에 나름대로 앙갚음을 하고 싶고, 또 후세에 이러한 일들을 더이상 벌어지지 않게 하려고 하는 그들의 의지를 보고서 받아들인거죠. 물론 능력 사용법은 입단후 헬리오트가 직접 교육 시켰습니다
1. 글쎄요, 당장 이번 시간여행만 끝나도 바로 말씀하실수 있을거 같은데....!!
2. 웃기게도 라이네스의 말중에는 '잘못을 저질렀어도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그냥 쿨하게 인정해버리고 다시 고치면 되지. 그게 어른의 특권이야.'라는 말이 있지요.
저번에는 보스 쪽 정예와 1:1에 가깝게 맞붙거나 보스 쪽이 다수 호송팀 쪽이 소수였던 반면에, 이번엔 호송팀이 뭉쳐서 다수이기 때문에 수월하게 넘어가는 거라고 이해하면 됩니까😶?
아 저는 개화자가 일반인보다 강하다 보니 일반인한테 탄압당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을까 추측했는데요, 개화자 개개인이 아무리 강해도 인해 전술은 당하려야 당할 수가 없었던 겁니까😦? 그와 별개로 개화자 탄압이라는 거 말입니다 예전에 situplay>1596733071>327에서 말씀하신 마녀사냥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른 팀원들은 모두 개화자인데 블랑님은 개화자가 아니라 마법사로 여겨진 모양이네요🙃
1. Aㅏ 천 년 스킵(??)이 되니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요😮 그 대사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만 기회가 되면 한번 노려 볼 수 있을지도요🙄 (임팩트 챙기려고 대사 쓰면 십중팔구가 아니라 십중구십 망하는지라 솔직히 자신은 없습니다😅a)
2. 어 그거..😐;; 피해자가 있는 잘못일 경우엔 삼가야 할 말 같습니다😬..
3. 하긴 어느 부분을 부각할지 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앞으로 독백 류는 진단메이커에 나오더라도 웬만하면 피하는 것으로..😓
그러고 보니 지나고서야 궁금해지는 게, 정령들이 황사비를 안 퍼부었다면 램램형제와의 교전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갔을까요🤔? 블랑님이 디텍터 모드(...)로 라모사를 찾았을 거고 수적으로 우위에 있긴 마찬가지니 역시 비슷한 결과였겠지요😗?
"끄응...." "자, 자! 빨리 말하시지!! 우리 목석의 왕, 블랑 형님의 마음을 가져간 발칙한 처자는 누ㄱ, 쿠엑!"
결국 깐족대다가 프렌치메리와 말로우 윈터의 더블 래리어트에 맞고 바닥에 쳐박히고야 만 벨가모트였다. 항상 그랬다. 그냥 입만 열면 한대 맞을 만한 말이 대략 10분지 1로 튀어나오는 그는 항상 분위기 메이커였으니까. 그래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자신들을 위해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난 개그 캐릭터잖아! 개그캐릭터는 안죽어! 오래 살아남아! 알지?!' 하고서 마지막까지 활기차게 웃다가 결국....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려는 순간 헬리오트가 못말리겠다는 듯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준다.
"에휴, 저것들은 언제 철들지 모르겠구나. 미안하다. 그래서, 이제 해명해야지?" "아, 네." [너무 긴장하지 마려무나, 다들 좋은 사람들이니까.]
블랑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김과 동시에 점차적으로 그녀를 감싸고 있던 투명화와 방음이 풀려나간다. 철권제제를 가하고 있던 말로우 윈터와 프렌치메리도, 맞고 있던 벨가모트도 그자세 그대로 이쪽을 주목한다. 심지어 존재감없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램램 형제를 철저히 감시하고 있던 루드베키아 마저, 블랑이 마법을 품과 동시에 드러나는 여인의 모습을 주목한다. 156cm의 작은키에 곱상하고 귀염상의 외모와 더불어 평범함 속에 깃들어 있는 착실함은 그들 사이에서 볼수 없는 인상이었다. 동시에 자그마한 체구 덕에 왠지 모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덤, 주목하던 이들이 하나같이 침묵에 잠겼고, 이내 그 침묵을 먼저 깬 것은 다름 아닌 구석에서 쳐맞는 자세 그대로 굳어 있던 벨가모트였다.
"블랑 형님, 완전 배신자였네." "뭘 생각하는지는 알지만 그거 아닙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체격차를 생각하면 완전 미녀와 야수급이라고요." "저 오우거 아닙니다. 아니 그전에 그거 아니라니까." "..... 난 널 그리 가르친 적이 없는데?" "헬리오트까지 그러기입니까?!"
그렇게 가벼운 소란이 일었고 결국 해명을 착실하게 나선 블랑이었다. 도중도중 전음을 통해서 이야기 한 것, 그리고 레아에게 말한 것은 다름아닌 현재 레아의 정체, 사실 원래는 일찌감치 집에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평소 이쪽계열의 사건 사고에 관하여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연구생이었던 그녀는 이전 마탑과 크레티스 측 대학과의 교류생 활동중 블랑을 만나게 되었고 블랑이 이쪽 계열 사람인걸 알게 되고서 블랑에게 도움을 청해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진즉 정령사로서도 두각을 보였기에 한몸 지킬 정도는 되었기에 블랑 또한 허락했고, 못해도 자신들이 거사를 치루기 전까지는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는게 목표였지만, 결국 일이 이렇게 터져버린 탓에 어쩔수 없이 몰래 동행을 시킬수 밖에 없었단 사실이라는 것.
"...... 석연찮은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네가 신원을 보증하고, 또 아까 싸움에서 그녀가 아니었으면 피해가 분명 있었을테니 좋아, 믿어보도록 하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행히 레아에 대한 모두의 호감이 그리 낮아보이지는 않았다. 다들 반쯤 호기심 반, 귀여움 4분의 1, 이야기 해보고 싶다 4분의 1의 감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귀여운 동물을 바라보는 육식계 동물들과 같은 것은 착각이 아닐까. 그 순간 벨가모트가 가장 먼저 그 포문을 열어 젖혔다. 어찌 보면 가장 당연하고 확실한 질문.
"이름!! 이름이 모애오!! 나이는 몇이에오!!"
//
네! 맞워요!!
네, 그것도 맞습니다. 사실 레아주가 그 레스를 쓴것에서 따온 것도 있지요!!
실제로도 헬리오트가 네가 우리 팀중에서 가장 멀쩡히 살아갈거 같다라고 말을 한 것도 없잖아 적용된 셈이죠! 다들 개화자인데 혼자서 배틀메이지(전투 마법사)니까!!
아마 레아가 개입할때보다 한 2레스 정도 더 늘어졌을 껍니다. 레아가 참전해서 오히려 더 빨리 전투가 끝난게 없잖아 있던 셈이죠!!
말 나온 김에 사망 플래그(?) 얼마나 뽑았나 궁금해져서 situplay>1596733071>354 훑어봤는데 어우 역시 끔찍합니다🥶;;;; 램플라와 라모사를 잡았으니(?) 커플은 사망 플래그 넘겼나 했는데 시가전에서 포위하는 적이나 그림자 흑마법을 쓰는 적이 아직 안 나와서 모르겠군요😕a (프렌치메리를 포위한 적+그림자 흑마법 쓴 적은 친위 1팀이려나요🙄? ) 벨가모트도 친위 1팀이 3명 이상 다굴한 거 같은데😬;; 라모사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친위대 6명 넘기면 보스인가 했는데, 1팀이 있는 거 보니 2팀 3팀도 있을 거 같지 말입니다😶;; 루드베키아는 situplay>1596733071>422의 if에서도 언급됐듯이 생존자 관점에서는 자살(??)로 여겨졌겠군요😞
중과부적 운운했던 >>29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다는 말씀이십니까🤔? 뭐가 됐든 아이디어 삼으실 거리가 있었다니 다행입니다🙃
속전속결에 보탬이 되었다니 좋군요∼😗 언제 어떤 적이 더 올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니.. 그나저나 라모사는 기절했지만 램플라는 어깨가 탈골되었긴 해도 의식이 있는지라 이번 턴에 레아의 존재를 인지했겠다 싶습니다😓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탈출이라도 하면(혹은 라모사가 깨어나서 액체 금속 손으로 접골시켜 준다거나?) 적어도 보스한테는 호송팀의 현 상황 및 레아의 존재가 알려질 가능성이 제법 있어 보이네요😐a
아 그리고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만 이번 레스에 언급된지라 말씀드리자면.. 레아 키는 situplay>1596733071>1에서나 >>2에서나 154cm로 설정했습니다😅a
앜ㅋㅋㅋ 마녀사냥이요 마녀사냥ㅋㅋㅋㅋㅋㅋ 실제로 1천년전 당시가 막장으로 굴러가던 시기니 충분히 쓸만한 소재겠다 싶어서욬ㅋㅋㅋㅋㅋ
아, 지금 둘다 기절상태입니다. 짧은시간내에 일어나긴 어려운데다가 루드베키아에게 제대로 찍힌 상황이라 상황 종료 직후 바로 캐놀라인으로 호송될껍니다. 기본 시간선에선 램플라는 말로우 윈터의 주먹에 가슴이 뚫리고, 라모사는 프렌치메리의 가위에 혈관이 잘려서 마지막 발악을 펼치다가 보스에 대한 정보를 감추기 위해 스스로 자결해버려요.
어....?! 잠깐만.... 내가 잘못 본건가....!! 흑흑.....
여담으로 라모사의 액체금속, 저거 보기보다 운동에너지가 엄청나서, 잘못 맞으면 쇼크사로 죽습니다. 대충 손형태로 생긴 대물저격총 탄환이 원하는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거기에 시각을 잃은대신 촉각이나 후각등이 엄청 발달해서 지표면에 댄 지팡이를 이용해 누가 어디서 몇미터 거리로 다가오는지 확인 가능한 등, 본체도 너프를 안먹이면 답이 없을 정도로 감각이 예민해서....
TMI
램램 형제의 이름은 각각 'Ram'aria 'fla'va, 'Ram'aria for'mosa'에서 따왔고, 램플라는 노랑싸리버섯, 라모사는 붉은싸리버섯에서 따왔습니다 :)
황당했다. 그의 연애와 관련지을 줄이야. 그건 상대가 용이어야 성립할까 말깐데? 헛웃음이 나올 찰나 기겁하고 물러섰다. 커플의 공격에 벨가모트가 나자빠진 탓이다. 저거 괜찮나? 벨가모트가 응징(?)당하는 걸 몇 번 보긴 했지만, 두 사람이 양옆에서 얼굴을 후려치는 건 위력이 다를 텐데. 그러나 그나 팀원들은 다들(심지어 얻어맞은 당사자인 벨가모트까지도) 태연스러웠다. 아니, 그만은 익숙하다는 듯한 미소와 감상에 젖은 듯한 눈빛이 공존했다. 아마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한 심정 아닐까. 어쩌면 그 역시 무너지지 않고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지도.
그때 그가 어느새 정신을 차린 듯 전음을 보내 왔다. 달래는 듯한 어조에서 그가 걱정해 주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데도 한편으로는 착잡했다. 저들을 경계하거나 두려워하는 건 아닌데. 이 막막함은 전혀 다른 문젠데. 쓴웃음이 나오던 중 낙관에 가까운 상념이 뇌리를 스쳤다. 이 판국에 내가 긴장할까 염려하는 건, 내 처신을 잘못된 걸로 여기지 않아서가 아닐까? 그러고 보면 적을 찾았을 때의 전음도 기꺼운 기색만 느껴졌었다.
[투명 마법을 거신 게 제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 겁니까?]
내 개입을 배제하고자 했던 게 아니라면, 그에게는 내가 개입하고 말고가 돌아가는 걸 막는 장애물은 아니라는 의미일 거다. 그렇다면 조금은 희망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의 판단이 정확하리라는 보장은 없으나, 시간을 넘나들 수 있는 주체는 그이니까.
마음을 다잡으려 애쓰는 사이, 그가 마법을 풀었는지 호송팀의 눈길이 이쪽으로 쏠렸다. 시선이 집중되니 영 쑥스럽다. 발부리만 보이게끔 고개를 숙여도 얼굴이 뜨뜻했다. 반면에 정령들은 무엇이 그렇게 신나는지 레아의 품에서 빠져나와서는 양어깨에 걸터앉았다. 정령이 낯을 가린다는, 그의 말이 괜한 소리는 아니었는지 호송팀에게 말을 걸지는 않았지만, 호송팀이 그와 더없이 친밀해 보여서일까, 꽤 흥미가 동한 모양이다.
그런데 배신자네 미녀와 야수네 하는,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모를 말들이 쏟아졌다.('인간과 용'이라고 하면 그 점만은 객관적인 사실이기라도 할 텐데.) 허튼소리라곤 않을 것 같던 루드베키아와 팀장마저 단단히 오해한 눈치였고, 아니라는 그의 항변은 일절 안 먹히는 것 같았다. 서로 난처하게 됐다. 어쩐다?
궁리하는 동안 그가 호송팀에게는 육성으로, 레아에게는 전음으로 레아의 신상에 대해 둘러대기 시작했다. 외워 두고자 곱씹을수록 거리감이 느껴지는 내용들이었다. 암흑가의 사건 사고를 놓치지 않으려는 연구생이라니, 주먹다짐을 하거나 불량해 보이는 이가 보였다 하면 무서워서라도 피하기 바빴는데. 게다가 정령사? 좀 전에도 출입증 아니었으면 속절없이 정령들을 굶겼을 내가??
- 언니 정령사야?
- 우리 밥 또 줘?
"못 드려요, 출입증에 마력이 충전되기 전에는.."
그렇게 속삭이고는 제 발치를 향해 한숨을 폭 내쉬었다.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구실들이긴 해도 아연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팀장이 납득한 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앞서의 싸움이 언급되니 이제는 귀뿌리까지 뜨끈한 기분이었다. 팀장만은 아직 흙투성이라 더 낯이 안 섰다. 그 무안함을 덜고픈 마음에 팀장에게 허리를 굽혔다. 그 통에 정령들이 어깨에서 (미끄럼틀 타듯이) 미끄러지며 까르르 웃어 댔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흙탕물 뒤집어쓰신 건 죄송합니다."
찝찝하기는 나머지 팀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 그들에게도 마저 사과하는데, 벨가모트가 질문을 던졌다. 순간 목이 메는 듯했다. 이제껏 자기소개를 할 때는 출신지와 가문을 함께 말하곤 했으니까.(요람에서 용의 대표 같은 이를 만났을 때야 흑룡의 수습 직원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어서 그렇게 했다만) 하지만 이 시대에는.. 산 리노가 마을 규모로 자리 잡았는지조차 모르고, 누가 우리 가문 사람일지, 그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망연해질 찰나, 정령들이 양옆에서 바짓가랑이를 움키는 게 느껴졌다. 울적한 티 낼 때가 아니다. 레아는 마른세수를 하고 고개를 들었다.
"레아라고 합니다. 나이는 스물둘입니다." 기분 전환이 됐는지, 벨가모트의 비늘이며 눈망울의 빛깔이 볼수록 잘 익은 라임 껍질 같다는, 싱거운 생각이 스쳤다. 그래서일까. 라임색과는 대조적으로 발간 생채기가 새삼 신경 쓰였다. "다친 데는 괜찮으십니까? 흙이 묻었을 때 적잖이 따가웠을 것 같은데요.."
피가 더 나지는 않는지 유심히 보던 중, 좀 전의 답도 없는 오해가 다시금 께름칙해졌다. 제일 심각하게 오해한 이에게서 질문을 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말이 나올 여지를 원천 봉쇄할 방패막이가 없을까? 순간 한 가지 아이디어가 머릿속을 꿰뚫었다.
"연애 쪽으로는, 오해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저, 초면에 떠들 얘기는 아닙니다만.."
목소리가 떨리는 듯해 헛기침을 했다. 이건 새빨간 거짓말인데. 주님, 자연스러워 보이게 해 주세요. 짧게 기도를 올리며 커트를 생각했다. 미안, 달리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게 심호흡을 거듭하고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전 약혼자가 있습니다."
// 오해를 바로잡고픈 레아의 초강수 되겠습니다🙄a
>>92
음😕? 프렌치메리를 포위한 적 + 그림자 흑마법 쓴 적 + 벨가모트 다굴한 적이 모두 보스면, 사실상 보스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조직 아닙니까😨;? 명색이 발바리아와 캐놀라인 암흑가를 다 주름잡던 조직이 설마..😦;;?
아아 제가 난독이었네요😅 그렇게 치면 마녀사냥이 무려 천 년간 이뤄진 셈(원래 시대에도 일부 과격파가 감행 중이니..)이군요.. 무시무시한 인간 세상🥶;;;
그랬군요😮 램플라가 기절했다는 언급은 안 됐던 거 같아서 의식은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긴 마취된 것도 아닌데 양쪽 어깨가 다 탈골됐으니 아파서라도 까무러칠 수밖에 없겠습니다😑a 그건 그렇고 원래 과거에서는 그야말로 피칠갑이었네요..🥶;;
2cm라도 더 크게 봐 준 거니 레아야 나쁠 거 없겠습니다만, 저는 시트의 가독성이 별로인가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a
아무때나 원하는 위치로 날릴 수 있는 저격총 탄환이면 엄청나군요 거리만 확보되면 적수가 별로 없겠습니다😮 다만 저격수가 적에게 노출되면 노답이듯이 라모사도 위치가 탄로난 시점에 망한 거 같은데 맞습니까😐? 그러고 보니 그 손이 블랑님의 머리를 가격할 뻔도 했는데, 만약 맞았다면 용한테는 얼마나 타격이 갔을까요😶?
버섯 형제였군요🙃!! 왜 램램 형제라고 부르시는지를 제가 몰랐는데 앞의 세 글자가 같았네요😗
아 일단 한가지만 전제하고 가겠습니다. 친위대는 총 3팀이 존재합니다만 일단 서로 팀간의 알력이 꽤 존재하는 편이며 현재 다른 두팀은 병력을 이끌고 헬리오트랑 뜻을(암흑가 정화)함께 한 이들의 반란을 진압하러 갔습니다. 물론 절대적 병력으로는 보스가 우위지만 동시 다발적으로 터진 일이라 빈집털이를 당하게 만든 판인 거죠. 그리고 프렌치메리를 포위한 상대는 다음 상대입니다. 최소 그림자는 보스 일 수도 있겠네요! 벨가모트의 경우는 돌아온 2팀에게 당한건데, 아마 2팀의 행방은 다음 헬리오트의 설명으로 나오겠네요.
원래 인간세상이 더 무서운 법입니다. 우리 정령들을 보세요 이 쪼꼬미들!!
게다가 접근까지 허용한 셈이니 결국 라모사에게 남은건..... 원래는 혹여나 자신의 보스에 대해 말할까봐 무서워서(그리 하면 진짜 보스에게 버림받을까봐) 자기 머리를 노리고 액체금속을 날리는 거였는데, 블랑이 막아버렸죠. 블랑은 원래 맞을 확률이 0이긴 한데(동체시력으로 회피가 가능) 맞는다 하면 그래도 잠깐동안 그로기 상태에 걸릴꺼 같네요.
아아 situplay>1596733071>941에서 말씀하신 그 도시에서 일어난 반란일까요😮? 판나 코타 잘하는 가게가 있는? 암튼 두 팀이 갈 정도면 봉기의 규모가 상당했겠습니다😐 (본부 안에서든 밖에서든 다굴이 최고로군요😗ㅋ) 암튼 원래 과거에서 프렌치메리와 벨가모트를 살해한 자가 누구인지까지 블랑님이 안다면(or 사망 순간을 직접 목격한 건 아니라서 짐작만 한다 해도) 그네들을 상대할 때는 엄청 살기등등할 것 같습니다😬 (역으로 '적을 미워하지 마라. 판단력이 흐려진다.' 하고 평정심을 유지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ㅎㅎ) 팀장님의 설명이라.. 임무 보고 후에 본부에 잠입했던 덕에(그 바람에 존속 살해 현장도 목격해 버렸지만😢) 친위대 사정을 나름 최신 시점으로 파악한 걸까요🤔?
정령계는 인간이 생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니 다른 의미로 훨씬 무섭지만🥶 그래도 정령이들은 귀요미입니다😊!!
라모사가 기절했을 때 액체금속이 블랑님의 머리에 닿기 직전이었다고 서술되어서 블랑님을 노린 공격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무슨 사무라이 할복도 아니고ㅎㄷㄷ😬 인간으로 폴리모프한 상태라곤 해도 무려 용인데 스턴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위력이라니 확실히 쎄네요😐;;
아 그리고 콘스텔라티오가 개화자 천지(?)라 궁금해진 건데 개화자는 원래 시대에도 있습니까😶? 아니면 천 년간 명맥이 끊이지 않는 마녀사냥의 여파로 아예 사라졌나요😕?
[그보다는 네가 위험할까봐 그랬단다. 은신처도 완벽히 안전하다고 보장할수도 없고, 결국 내가 지켜줄수 있는 지근거리에서 눈에 띄지 않는것이 안전했을테니까. "아, 이 정도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정도로 더러워져서 못입는 것도 아니고, 우리 주변엔 유능한 마법사가 있으니까. 안 그런가, 블랑?" "아, 죄송합니다."
레아의 사죄에 별것 아니라는 듯 피식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시가를 꺼내든다. 시가 끄트머리를 날카로운 탄소 분자 칼날로 바꾼 손가락으로 가볍게 벤 다음 레아에게 담배 연기가 가지 않게 자세를 조정하면서 블랑이 시전하는 정화마법과 동시에 루드베키아가 건넨 라이터로 시가에 불을 붙이고는 히죽 웃어보인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뚝뚝함의 극치였지만 자기 사람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만큼은 상냥하고 부드러운, 잔정이 많은 남자라고 할수 있는 남자였다. 그러면서 아직 공룡화를 다 풀지 않은 벨가모트를 향해 가벼운 핀잔 아닌 핀잔을 던지며 시가를 털어내고는, 레아에게 닿지 않게 담배 연기를 내었다.
"벨가모트, 너 그거 일단 풀어라. 그리고 많이 아프면 블랑에게 치료도 받고, 앞으로 어떻게 더 싸워야 할지 모르는데 그래서야 되겠냐." "아, 그르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제 걱정은 너무 하지 마세요! 이거 공룡으로 변신하면 피부랑 가죽이 엄청 두꺼워져서 다시 돌아오면 생채기 수준밖에 안되니까요!" "너 그러다가 또 나한테 오지 마라, 블랑이 아무리 치료 잘해줘도 결국 말로우 윈터가 잠행해서 억지로 이은 상태를 유지한다음, 가위질과 바느질 나한테 맡기는 외과수술 받고 싶은건 아니지?" <clr lime>"헹! 돌팔이에게 맡기느니 블랑 형님한테 치료받고 말지! "야!!" "메리, 일단 진정을 하시게나."
한순간에 소란스러워졌다. 그 꼴을 보던 헬리오트가 결국 머리에 손을 가볍게 얹고 고개를 내젓는다. 아무리 자기 부하들이라고는 하지만 대책이 안선단걸까, 그는 잠시간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내 레아가 하는 말이 거짓임을 깨닫는다. 직감도 직감이지만 아주 잠깐의 텀과 더불어 목소리의 떨림까지, 아주 미세한 틈을 파고들어간다면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겠지만 일부러 그것을 추궁할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외인이고 충분히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일테니까. 야속한 마음보단 납득이 가는게 더 정확할 것이다. 상대방이 숨기고자 하는게 블랑을 난처하게 하지 않게 함이라는 것이라면 더더욱 자신들이 배려해줘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고.
"용감한 여인이군. 블랑이 이곳에 오는걸 허락할만 해. 좋아, 잠깐이나마 우리의 식구라고 해둘까." "그래도 됩니까....?" "뭘 어떻게 하겠나? 다만, 블랑 자네가 잘 지켜주게나. '약혼자'의 품으로 돌아가려면 몸 건강해야 마음이 편하지 않겠는가. 다만, 이번 일의 특성상, 다소 유혈이 있을 것은 좀 납득해주길 바라네. 이번 일도, 그대가 돕지 않았다면, 큰 일이 벌어졌을테지, 내 그대에겐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겠군."
다소 소란스러운 것을 보더라도 그만큼 이들이 가족같이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거짓이 아닐것이리라. 결국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면서 루드베키아에게 포박당하고 있는 벨가모트를 보면 재차 심란함이 몰려오지만, 그것을 떠나 블랑이 천천히 그를 정성스레 치료하는 모습을 보면, 피를 잇는 것만이 가족이 아닌, 한 지붕에서 서로 의지하고 지내는 것이 바로 진짜 가족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 것이리라. 그 순간, 아까 레아와 정령들이 하는 대화를 들은 것일까? 치료를 하며 대화를 나누던 블랑으로부터 전음이 날아든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잠깐 내게 카드를 건네주겠느냐? 아무래도 정령들이 힘을 써서 너를 지키거나 수를 쓸거라면 최소한 충분한 마나를 채워둘수 있도록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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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 : [레아, 잘 들어두거라. 아무리 분노로 미칠것 같더라도, 이성을 잃을 것 같더라도 교양 없는 말을 내뱉으면 안 된다.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써먹어보렴.] "내 이름은 블랑. 허망하게 죽어간 우리 막내 동생을 위해, 여기 있는 나의 벗이요 가족인 호송팀이 그린 미래를 얻기 위해. 지금 우리의 미래를 모욕한 너희를, 죽음으로 속죄케 해주마."
미리 생각해둔 대사랍니다 :)
정확한 표현으로는 광신도에 가깝지요, 보스가 뭘 해준것도 아니지만 보스를 위해서라면 그 한목숨 불사할 수 있다고 말이죠, 물론 보스가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건 장기말 취급 뿐이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
네, 있습니다. 다만 시대의 흐름상 다들 음지로 숨어들었죠. 스포지만 미리 밝히자면, 이번 과거 행으로 가장 큰 변화는 개화자들이 꽤 전면으로 나올 예정이라는 것 정도겠네요!!
마취 안 하고 하는 외과 수술 vs 회복 마법 중에 택일할 수 있다면 저부터가 후자입니다😑a (전자를 택하는 사람이 있긴 할까요..😬) 벨가모트는 블랑님 마법 말고 프렌치메리의 수술로 치료받은 적이 있었던 걸까요🥶;;
출입증에 들어간 드래곤하트 때문에 레아의 착각과 달리 마나 나와라 시전은 계속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블랑님이 뭔가 조치를 더 해 주려는 모양이네요😶 (본격 비상식량화..🙄?)
레아 정도면 이성을 잃어도 비교적 조리 있게 말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블랑님에겐 안 그래 보였던 걸까요😅a 막내 동생은.. 보스의 딸인가 보군요😞 하긴 본부 공격에 보스 딸의 장례식이라는 의미를 부여 중이니..😢
사이비 종교인 셈입니까ㅎㅎ? 그런 의미에선 보스가 사람을 잘 다루는 거 같기도 한데요😏 주는 거 없이 절대적인 충성심을 이끌어 내다니 무슨 재주여..😦 ㅎㄷㄷㄷ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는 말이 생각나 버립니다😓a 적어도 자기한테 목숨 거는 부하들에겐 그들을 알아주는 사람 행세 지대로 한 거 같네요(...)
1. 정확히는 물질의 분자 구조를 변경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경질화 시킬때 그 디자인도 어느정도 바꿀수 있어요. 그래서 단단함의 최대 적인 '넓은 면적의 피탄'도, 충격에 맞춰서 데미지를 최소화 시킬수 있어요.
2. 네, 응급조치로(.....) 공룡화가 되면 아픔에 둔감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이 다 느껴졌다나, 뭐라나.....
3. 연비 효율 증가정도입니다(.....) 기능을 더 붙여도 되고, 차피 출력 감당 가능은 하지만, 지금으로선 전부 쓸데 없는 기능이 많아서.....
4. 아, 이전에 있던 전음으로 전하는 내용은 블랑 본인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목구멍 너머까지 욕이 올라왔다가 가까스로 진정하면서 하는 말이거든요.
5. 참고로 진짜 2팀, 3팀은 광신도 집단급입니다. 보스가 상대에게 위해를 저질러도, "상대가 무조건 보스에게 잘못한거다. 보스는 자기 보호를 위해 그런거고, 그래서 죽는거다."라고 하고 역으로 상대를 죽이려들껄요?
6. 헬리오트가 그린 그림중 하나인데 '개화자들의 자유'가 그중 하나에요. 당장은 힘이 없지만, 차후에는 콘스텔라티오 본부와 인접 마을과 도시와 연계해서 험준한 지형을 요새막이로, 발바리아와 캐놀라인 국경에 인접한 교통요지로서의 기능을 기반으로 중립구역 및 자유도시로 만들려고 하는거죠. 그과정에서 조금 더러운 방식으로 교단의 청렴한 이들과 손을 잡고 정식으로 개화자들의 지위를 인정받는게 헬리오트의 계획이에요.
'네가 위험할까 봐', 그 대답에 가슴이 꽉 메었다. 내가 개입해 버릴 가능성이나 그로 인한 이해득실을 따져서가 아니라, 순전히 날 보호해 주기 위해 조치했던 거구나. 정말로, 지키고자 하는 이가 너무 많아서 정신없겠다. 저 마음을 누가 다독여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뭐라도 할 수 없을지 궁리하는데, 팀장이 그의 마법을 언급하며 옷은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실마리가 잡힌 기분이었다. 호송팀에게 그는 마법사로 알려져 있고, 투명 마법도 조금 전에 다들 목격했다. 그러면 투명 마법을 모두에게 쓰는 것도 권해 볼 만하지 않을까.
그때, 생각지 못한 질문이 날아들었다.
- 약혼자가 뭐야?
아차! 정령들은 내가 결혼은커녕 연애도 한 적 없댔던 걸 들었을 수도 있는데. 그러나 묻는 걸 무시할 수는 없어서 기어드는 소리로 대답했다.
"결혼하기로 약속한 사이요.."
- 언니 결혼해?
황급히 정령들을 양팔에 끼고 돌아섰다. 뭐라고 해야 하나? 머릿속이 채 정리되지 않았으나 지체할 여유는 없었다. 레아는 정령들을 제 어깨에 올려 놓고는 그들의 귓가에 소곤거렸다. "비밀요! 안 그럼 블랑님이 오해받아요.."
방실거리는 정령들. 찬 바람이 무색하게 등줄기에서 땀이 솟았다. 일전처럼 이유를 자꾸 물으면 어쩌지? 그래도 다행히, 정령들은 이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와 줄곧 함께해 왔다 보니 그를 위한다는 일은 쉽게 납득하는지도 모르겠다.
- 응
- 비밀 비밀∼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시 몸을 돌리니, 팀장이 어느새 말끔해진 채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흡연자였구나. 연기가 이쪽으로 올 것 같아 물러서다 멈칫했다. 연기가.. 안 온다? 팀장은 자세를 조금씩 바꿔 가며, 레아와는 반대 방향으로 연기를 뿜었다, 레아가 연기를 맡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듯이. 비흡연자가 느낄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걸까. 세심한 사람이다. 내가 비흡연자인 건 어떻게 알았을까? 눈썰미도 남다른 모양이다.(그가 팀장을 가장 신뢰한 데에는 저런 면모의 영향도 있었을 것 같다.) 한편 담배며 정장의 외형은 볼수록 신기했다. 천 년 전 물건이면 너무 다르게 생겨서 얼핏 보고는 용도도 모르겠거니 했는데, 내 시대에 본 것들과 제법 비슷하다. 무려 천 년인데 그 사이 인류 문명에 큰 변화가 없었던 걸까? 여기 물건을 몇 종류라도 챙겨서 내 시대의 것들과 비교해 보면 좋겠다. 돌아갈 수 있어야 말이지만.
아니, 생각하지 말자. 눈을 질끈 감고 심호흡을 하다 호송팀이 티격태격(?)하는 소리에 눈이 뜨였다. 프렌치메리의 톡 쏘는 투는, 제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벨가모트를 걱정해서 나온 말 같았으나 그 내용이 무시무시했다. 생살이 찢어지는 것만도 끔찍하게 아플 텐데 그걸 바늘 박아 가며 꿰매다니. 상상하기도 싫다. 그게 싫었는지 벨가모트는 프렌치메리는 돌팔이라며 그의 마법으로 치료받겠단다. 그래 놓고 도망(?)가는 건 어째서일까. 다쳐 놓고도 약 안 바르겠다고 칭얼대던 우리 꼬맹이들 같다.(알고 보니 꼬맹이들은 약을 바를 때 아파지는 게 싫어서 극구 거부한 거였는데 혹시 그의 회복 마법도 통증이 있는 걸까?) 어린 시절 생각도 났다. 나도 오빠들이나 언니한텐 저렇게 떼쓰는 동생이었을까. 그랬다면 돌아가서는, 돌아만 간다면, 착한 동생이 되고 싶다.
아, 또 생각해 버렸다. 고개를 홰홰 젓는데 정령들이 따라 하면서 키득거린다. 귀엽달지 어이없달지, 덩달아 웃다가 팀장의 말에 눈이 동그래졌다. 용감? 나하곤 영 동떨어진 얘긴데? 내가 제정신인지 몇 번이고 의심하는 지경인 걸 알면 빈말로도 저런 소리 못 할 거다. 그래도 실성한 티가 덜 나는 건 다행일까. 그랬다가 일행으로 여기겠다는 얘기가 나오자 어리둥절해졌다. 아무리 그가 신원을 보증했다지만, 이렇게 쉽게? 내가 그를 속였을 가능성도 있는데? 말문이 막힌 사이 (더 뜨거워질 게 없을 것 같던) 낯이 달아오르는 얘기가 뒤따랐다. 약혼자.. 거짓말이 들통나진 않았나 보다. 안심이 되면서도 또다시 서글퍼졌다. '돌아가려면', 그러게.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도 커트와 공부하고 밥 먹고 이야기하던 시절은 지나 버린 뒤지만, 그래도 한 번은 다시 봤으면.
그러다 피를 볼 수도 있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났다. 이제까지는 운 좋게 어느 쪽도 사망자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모른다. 그나마 위험을 줄이자면 싸움을 최대한 피하는 게 상책이겠지. 레아는 목을 빼고 기웃거려 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른 사람이 더 오는 것 같지는 않고, 길가의 건물 사이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만 썰렁하다. 근처에 적은 없다고 봐도 되려나? 그래도 혹시 몰라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모두가 투명 마법으로 몸을 숨기고 보스에게 가는 건 어떻겠습니까? 전투가 계속되면 말씀대로 얼마나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지 모르지만, 보스부터 제압하면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 여쭙습니다."
팀장의 결정을 기다리는 사이 나머지 팀원들의 다툼(?)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도망다니던 벨가모트가 결국 밧줄에 결박당한 채 그의 앞에 놓인 것이다. 이윽고 그가 마법을 쓸 때면 으레 나타나던 적황색 빛이 일렁였다. 꽁꽁 언 몸도 대번에 녹여 줄 것 같은 빛이 어쩐지 팀원들을 향한 그의 마음처럼 느껴졌다. 진심으로 믿고 아끼는, '가족'에 대한 애정과 그들과 함께 한다는 평온함. 그런 마음이 담긴 빛이기에 저토록 따스해 보이는 것이리라. 우리 가족이 다 모인 자리의 난롯불도 저렇게 따뜻했을 텐데.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아이들이 더러는 어른 품에서, 더러는 자기들끼리 붙어서 잠들어 가는.
눈시울이 화끈거려 눈을 누르는데 출입증에 마나를 채워 주겠다는 전음이 들려왔다. 듣던 중 반가운 얘기다. 그럼 그가 챙겨 주기 어려울 때도 정령들이 배곯을 걱정은 없을 테니까. 반색하고 다가가다가 멈춰 섰다. 이것도 그 스스로가 아니라, 타자부터 보살피는 일이다. 정말로, 저 분은 누가 돌볼까. 물론 안다. 어느 생명체든 본질적으로는 각자의 길에서 아등바등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어쩌면 그가 타자에게 마음 쓰는 것이 스스로를 챙기는 방식일 수 있다는 점도.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 딱한 게 가시지는 않는다. 그의 동기가 뭐든 그가 해 온 일들은 내게 여러모로 도움이 됐고, 지금도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휘말려 버리긴 했지만) 그에게 보호받고 있으니까.
뭔가 할 수 없을까. 생각해 봐도 마땅히 떠오르는 건 없다. 내 한 몸 지키기도 버거운 구멍이 무슨 보탬이 될까. 새삼 주눅이 들 찰나, 엉뚱한 발상이 뇌리에 맺혔다. 거꾸로, 나한테 신경을 덜 써도 되게 처신하면 그의 수고가 덜어지지 않을까? 구체적인 방법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내가 저번에 말에는 힘이 있다고 했지? 사실 이건 인간, 아니 전 생명체에게도 해당된다네.
그가 일러 준 대로 말에 힘이라는 게 있다면, 지금의 나처럼 할 수 있는 거라곤 없고 용에 비하면 미물에 불과한 인간의 말도 힘이 될 수가 있다면, 본질적으로는 타자의 삶에 대한 몰이해에 불과한 소리라도, 위안이 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희망 사항인지 자기 합리화인지 모를 결론을 안고 그에게 출입증을 건넸다.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나 애쓰고 계시는지 저로선 헤아리기 어렵고, 제가 보탬이 되지도 못합니다만, 제 걱정이라도 덜하셔도 되도록 조심하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다들 강하시니.. 제가 똑바로 처신하면 다 잘 될 겁니다."
다 잘 될 거다, 이런 말을 확신 없이 뱉으려니 어색하다. 하지만, 이건 그만이 아니라 나를 향한 위로이기도 하다. 아니, 기원이다. 부디 다 잘 되길.
// 뭔가 한 거 없이 작성 시간과 분량만 불어난 거 같지 말입니다😑a
>>101
1. 어그로를 끄는 발언을 굳이 하는 까닭이 뭘까요..😓;;;;
2. 엌ㅋㅋㅋㅋㅋㅋ? 사람 파악이 빠르군요(...) 그런 성향을 어떤 계기로 파악했으려나요😶?
3. 그렇군요😮 그 도시를 관리하는 수장은 혈통에 따라 세습될까요 선거로 정해질까요? 초대 수장은 팀장님일 거 같습니다만..🤔
4. 오 그래도 많이 속였어😀!! 팀장님이 타자의 사적인 영역에는 무관심한 성격이라 다행이군요😁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릴뻔 한다. 레아는 모르겠지만 지금 자신도 그 셋의 대화를 다 들을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 물론 순간적으로 옆에서 헬리오트가 잠깐 이상하게 쳐다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딸아이들의 귀여운 대화가 저런건가 싶을 정도로 주제가 웃긴 내용이었다. 딱히 상황 자체보다도, 이렇게 주변에 같이 있어서 좋은 이들이 있기 때문일까, 그는 절로 나오는 웃음에 가볍게 미소를 머금은채 치료가 끝난 벨가모트가 낄낄 웃는 것을 바라본다.
"여윽시! 블랑 형님! 어디 사는 돌팔이 아지매랑은 차원이...." "아항, 그래서 또 맞고 싶으시다?!" "앗아..... 살려만 줍셔."
결국 개기다가 다시 한번 본전 하나 못찾고 구석으로 찌그러지고 마는 벨가모트였다. 할땐 확실히 하는 성격이고 적만 만나면 조금 다혈질이 되는게 문제지만, 그래도 그만큼 가족들을 위해 몸을 던지는게 일상이 된 그였기에, 항상 다른 이들의 웃음을 책임지겠다면서 스스로 '개그 캐릭터'를 자처하고 나선 벨가모트의 모습이 대견한 블랑이었다. 그래서일까, 자세히 보면 벨가모트가 선을 넘나듬에도 딱히 개의치 않고 그들도 적정한 선을 지켜가며 철권제제(??)를 가할 뿐이었다. 그렇게 휴식시간을 취하면서 서로의 상태를 점검하던 와중, 레아의 제안에 헬리오트가 턱을 쓰다듬다가 이내 뭐 상관없겠다는 듯 무언가를 꺼내든다. 그것은 다름아닌 콘스텔라티오 본부와 그 주변 2km를 전부 약도로 표시한 것, 외인인 레아에게 이것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듯한 루드베키아가 레아를 데리고 움직이려고 하지만, 헬리오트가 천천히 손을 뻗어 루드베키아를 제지하고는 모든 팀원들을 전부 모이게 한다. 이내 작전참모로서 가장 머리를 잘 쓸수 있는 루드베키아와 블랑의 주도하에 작전이 입안되어지기 시작한다.
"팀장님께서 이미 이 자리에 레아양을 참석시킨 것은, 일단 같이 행동하는 이로서, 작전을 어느정도 제시하셨기에 가능하다고 믿고 회의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레아양? 좋은 의견은 감사하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사실 그 안건이 꽤 초기에 나왔지만.... 블랑이 불가능하다고 말을 했거든요. 아마 팀장님은 몰라도, 벨가모트는 까먹었을수도 있으니 재 설명 부탁드립니다."
'와, 어케 알았지.'하고 작게 감탄사를 내뱉으며 벨가모트가 놀라려던 찰나, 바톤을 이어받은 블랑이 천천히 지도에 가볍게 원을 그린다. 다름아닌 콘스텔라티오 본부의 가장 핵심지역인 본부 건물, 그 구역으로부터 대략 비율을 잡아 200m 반경의 원에 그가 손가락으로 지목하며 입을 열었다.
"발상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략 반경 200m로 수상한 존재들이 지나가거나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는 것이 접근해오면 알람과 동시에 강한 역장(force field)이 발생하는 마법진이 쳐져 있습니다. 즉 투명상태로 이동하더라도 결국에는 본부 건물에 있는 이들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크겠죠." "한가지 다행이라면 우리가 본부로 들어왔을때, 바깥에 동조하는 이들이 들고 일어난 덕분에,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병력의 4분지 3이 빠져나갔어. 보스의 심리상 불안요소는 확실히 지우려는 편일테니, 아마 우리가 보스의 목을 딸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어주겠지." "언제 그렇게 포섭을 하신겁니까, 팀장."
말로우 윈터의 질문에 말없이 웃은 헬리오트의 표정에는 확신이 들어차 있었다. 모두가 이 순간을 위해 목숨을 건 것처럼, 헬리오트도 이들의 목숨을 건져내기 위해, 자신이 풀 수 있는 모든 패는 내보인 것이다. 승기를 최대한으로 늘려서, 팀원 모두가 살아갈 수 있는 그러한 순간을 만들기 위해, 그 또한 모두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수중 최선의 수는, 바로 현재 경비가 제일 약한 동쪽을 파고 들껍니다. 초소가 있다고는 하지만, 역으로 초소가 있어서 역장의 사각지대가 되는 곳이고, 동시에 미로만 헤치고 지나갈 수 있다면, 보스에게 빠르게 닿을 수 있을 껍니다." "밖에서 시간을 벌어주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최소 2팀과 3팀이 도착하기 전에 보스를 죽일 수 있다면, 저희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레아양이 정령사로서도 기량이 있음은 저희한테도 호재입니다. 저희는 그렇다 쳐도 레아양에 대해 저들은 아무것도 모를테니까요. 이른바 조커픽인 셈이죠."
그렇게 브리핑을 마치고는 몰래 출입증을 받아들어 마나를 채워둔 블랑이 레아의 손에 다시 쥐어주고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등을 두들겨준다. 그 손길에는 믿음과 신뢰가 담겨 있었다. 만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블랑에게 있어서 레아는 믿음직스러운 자신의 보좌관이었으니까. 그 모습을 보던 헬리오트가 아까 레아가 블랑에게 던진 말 중 겨우 들었던 마지막 마디에 대하여, 대신 답변을 던진다.
"그런 마음 가질 필요 없네. 아까 하는 것을 보니 잘 해낼 것만 같더군." "맞아! 흙탕물을 맞았을 땐 기분이 좀 그렇긴 했지만, 결국 덕분에 우리가 이길 수 있었어!" "진짜, 누나 뿐만이 아니야! 우리들도 다 부족한 걸!!" "오늘 처음 만난 이에게 말하기엔 좀 겸연쩍지만, 언제나 그렇지 않습니까. 낯선 이와 함께 적진으로 뛰어드는 것, 적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서로 어깨를 맞대고 굳세게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 강력한 무기요, 서로를 끌어주는 원동력이지요. 함께 나아갈 수 있어 영광이네." "레아양, 지금 여기 있는 이들 전부 실수 할수 있어요. 아마 누군가는 레아양보다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너무 걱정 말아요.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힘이 필요할 때인 셈이니까." "뭐, 레아양은 사실 정식 멤버도 아니고, 그저 휘말린 일반인이니 우리처럼 사명감을 가질 필요없네. 그러니까, 부담가지지 말게나. 블랑 녀석만 잘 따라다니면 문제 없을테니까." "들었죠? 레아양," [모두가, 너와 같다. 내가 말하지 않았더냐. 생명은 모두가 약하고 불완전하다고. 그러니까 서로 믿고 맡기고, 맡기고선 걸어나가는 것이다. 아무리 괴로워도 고통스러워도.]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릴뻔 한다. 레아는 모르겠지만 지금 자신도 그 셋의 대화를 다 들을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 물론 순간적으로 옆에서 헬리오트가 잠깐 이상하게 쳐다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딸아이들의 귀여운 대화가 저런건가 싶을 정도로 주제가 웃긴 내용이었다. 딱히 상황 자체보다도, 이렇게 주변에 같이 있어서 좋은 이들이 있기 때문일까, 그는 절로 나오는 웃음에 가볍게 미소를 머금은채 치료가 끝난 벨가모트가 낄낄 웃는 것을 바라본다.
"여윽시! 블랑 형님! 어디 사는 돌팔이 아지매랑은 차원이...." "아항, 그래서 또 맞고 싶으시다?!" "앗아..... 살려만 줍셔."
결국 개기다가 다시 한번 본전 하나 못찾고 구석으로 찌그러지고 마는 벨가모트였다. 할땐 확실히 하는 성격이고 적만 만나면 조금 다혈질이 되는게 문제지만, 그래도 그만큼 가족들을 위해 몸을 던지는게 일상이 된 그였기에, 항상 다른 이들의 웃음을 책임지겠다면서 스스로 '개그 캐릭터'를 자처하고 나선 벨가모트의 모습이 대견한 블랑이었다. 그래서일까, 자세히 보면 벨가모트가 선을 넘나듬에도 딱히 개의치 않고 그들도 적정한 선을 지켜가며 철권제제(??)를 가할 뿐이었다. 그렇게 휴식시간을 취하면서 서로의 상태를 점검하던 와중, 레아의 제안에 헬리오트가 턱을 쓰다듬다가 이내 뭐 상관없겠다는 듯 무언가를 꺼내든다. 그것은 다름아닌 콘스텔라티오 본부와 그 주변 2km를 전부 약도로 표시한 것, 외인인 레아에게 이것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듯한 루드베키아가 레아를 데리고 움직이려고 하지만, 헬리오트가 천천히 손을 뻗어 루드베키아를 제지하고는 모든 팀원들을 전부 모이게 한다. 이내 작전참모로서 가장 머리를 잘 쓸수 있는 루드베키아와 블랑의 주도하에 작전이 입안되어지기 시작한다.
"팀장님께서 이미 이 자리에 레아양을 참석시킨 것은, 일단 같이 행동하는 이로서, 작전을 어느정도 제시하셨기에 가능하다고 믿고 회의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레아양? 좋은 의견은 감사하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사실 그 안건이 꽤 초기에 나왔지만.... 블랑이 불가능하다고 말을 했거든요. 마법적 견해의 경우는.... 저보다는 블랑이 낫겠군요. 아마 팀장님이나 다른 팀원들은 몰라도, 벨가모트는 까먹었을수도 있으니 재설명 부탁드립니다."
'와, 어케 알았지.'하고 작게 감탄사를 내뱉으며 벨가모트가 놀라려던 찰나, 바톤을 이어받은 블랑이 천천히 지도에 가볍게 원을 그린다. 다름아닌 콘스텔라티오 본부의 가장 핵심지역인 본부 건물, 그 구역으로부터 대략 비율을 잡아 200m 반경의 원에 그가 손가락으로 지목하며 입을 열었다.
"발상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략 반경 200m로 수상한 존재들이 지나가거나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는 것이 접근해오면 알람과 동시에 강한 역장(force field)이 발생하는 마법진이 쳐져 있습니다. 즉 투명상태로 이동하더라도 결국에는 본부 건물에 있는 이들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크겠죠." "한가지 다행이라면 우리가 본부로 들어왔을때, 바깥에 동조하는 이들이 들고 일어난 덕분에,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병력의 4분지 3이 빠져나갔어. 보스의 심리상 불안요소는 확실히 지우려는 편일테니, 아마 우리가 보스의 목을 딸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어주겠지." "언제 그렇게 포섭을 하신겁니까, 팀장."
말로우 윈터의 질문에 말없이 웃은 헬리오트의 표정에는 확신이 들어차 있었다. 모두가 이 순간을 위해 목숨을 건 것처럼, 헬리오트도 이들의 목숨을 건져내기 위해, 자신이 풀 수 있는 모든 패는 내보인 것이다. 승기를 최대한으로 늘려서, 팀원 모두가 살아갈 수 있는 그러한 순간을 만들기 위해, 그 또한 모두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수중 최선의 수는, 바로 현재 경비가 제일 약한 동쪽을 파고 들껍니다. 초소가 있다고는 하지만, 역으로 초소가 있어서 역장의 사각지대가 되는 곳이고, 동시에 미로만 헤치고 지나갈 수 있다면, 보스에게 빠르게 닿을 수 있을 껍니다." "밖에서 시간을 벌어주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최소 2팀과 3팀이 도착하기 전에 보스를 죽일 수 있다면, 저희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패율을 극도로 낮춘 작전이기에 레아양이 지금 이자리에 있더라도 다칠 확률은 0에 가까울꺼니 안심하셔도 좋겠네요."
그렇게 브리핑을 마치고는 몰래 출입증을 받아들어 마나를 채워둔 블랑이 레아의 손에 다시 쥐어주고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등을 두들겨준다. 그 손길에는 믿음과 신뢰가 담겨 있었다. 만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블랑에게 있어서 레아는 믿음직스러운 자신의 보좌관이었으니까. 그 모습을 보던 헬리오트가 아까 레아가 블랑에게 던진 말 중 겨우 들었던 마지막 마디에 대하여, 대신 답변을 던진다.
"우리가 강하다라, 처음 듣는 이야기로군." "그도 그럴게 우리는 언제나 약자의 입장이었으니 말이오." "솔직히 우리가 모두 잘해낼꺼라고 항상 마음속으로 되뇌이지만, 결국에는 모두,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잖아요." "근데 그런 막연한 생각으로 갔다기엔 그 어떤 합리적인 길보다도 당당히 걸어갔던게 우리에요. 아이러니하죠. 말도 안되는 목적이라고, 우리가 뭘 할수 있냐고 물었는데 여기까지 왔다는게." "결국 우리 모두 불확실한 미래에 유산을 남기고자 싸우는거야. 최소한 우리가 죽더라도, 우리 후손들은 더 나은 삶을, 최소한 이 마약에 찌든 거리와, 사람이 사람을 팔아넘기는 미쳐버린 시대보다는 훨씬 나은 삶을.
벨가모트의 한마디에 다들 놀란 눈초리가 된다. 쟤가 언제 저렇게 말을 잘했지?라는 경악에 찬 눈빛에 벨가모트가 왁 성질을 내고야 말지만 대견하다는 듯한 헬리오트의 쓰다듬에, 성질을 죽이고는 볼을 부풀린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블랑도 레아의 머리에 손바닥을 얹고는 살짝 쓰다듬듯 힘을 준다. 억압보다는 보호와 안정의 온기가 느껴지는 손길이었다..
"여기서 이들중에 레아양만 조심하면 된다고 탓하는 이는 아무도 없어요. 레아양과 우리가 살아온 길이 다르니까, 당연한거고. 그러니까 레아양은 저희와 함께 저희가 무슨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그 두눈으로 보고 똑똑히 적어주세요. 우리라는 존재들이 이렇게 살아갔다고." [그리고, 이들의 후손으로서, 또 이들을 지켜본 이로서 그들의 행적을 기억하고 유산을 이어받고, 이어주는 후견인으로서 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이 시간여행에 너를 끼워둔 것은 그 이유가 아닐까 싶구나.]
블랑의 한마디에 모두가 레아를 바라본다. 하나같이 황금빛 희망으로 반짝이고, 어둠을 극복해낸 강인한 의지로 빛나는 눈동자였다. 그녀의 품안에 있던 만년필과 수첩이 미세하게 빛났던건 절대 착각이 아니었을지도 모르리라.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
2. 저번에 레아가 블랑한테 현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을때 무리하는 모습을 보고 윽박질렀을때.....? 레아가 [스포일러]를 만났건 뭐건, 일단 블랑이 무리하려고 했을때 내막을 모르는 시점에서 보면.....
3. 천거와 투표로 이중 거름망이 될껍니다. 1차적으로 도시에서 유능한 이들을 모아 현안을 제시하게끔 하고, 그들 중 뛰어난 이들을 다시 걸러내, 시민들로 하여금 투표를 하게 할꺼에요. 현대의 선거랑 꽤 유사한 시스템이죠.
4. 무관심이라기 보다는 상대방이 하얀 거짓말까지 해가면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그 사람에게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을 뜻하는 셈이니까 존중해주는거에 가까울꺼에요!!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길 바란 제안이었지만 뱉고 보니 의아했다. 투명 마법을 구사할 줄 아는 당사자인 그가 이 방법을 고려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팀장도 덤덤한, 딱히 새로울 것 없다는 반응이었다. 뭔가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거려나? 머쓱해 머리칼을 꼬려다 (어깨에 앉은 정령들에게 가로막힌 걸 깨닫고) 멈칫했을 때, 팀장이 무언가를 가져다 펼쳤다. 뭐지? 지돈가? 기밀인지 루드베키아가 보지 말라는 듯 레아를 이끌었다. 작전 회의라도 하려는 모양이다.
잠자코 비키려는 찰나, 경악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팀장이 루드베키아를 말리고는 나머지 팀원들을 다 부른 것이다. 이게 무슨..?! 의문을 제기할 새도 없이 루드베키아가 말문을 열었으나, 들을수록 기가 막혔다. 제안 하나 했다고 작전 얘기를 다 듣게 해? 날 뭘 믿고??
"잠시만요! 외부인 앞에서 이러셔도 됩니까? 아무리 제가 블랑님과 동행했다 해도 그걸로 제 신원이 보증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제가 블랑님을 속인 저쪽의 첩자일 가능성 같은 건 염두에 안 두시는 겁니까?"
나에 대해 아는 정보라곤 그가 알려 준 내용이 전부일 텐데, 그것만으로 기밀까지 다 드러낸다고? 그가 제 심장을 꺼냈던 순간이 떠올라 몸서리가 쳐졌다. 가족은 닮는댔던가? 그만큼이나 무모하다. 머리가 아파 와 관자놀이를 누르는데 그가 지도 중심부의 건물(아마도 보스가 있는 건물 같다.) 부근을 원으로 표시하더니 투명 마법을 쓰기 어려운 이유를 밝혔다. 보이지 않는 대상을 적발하고 저지하는 마법진? 우리 시대의 경보 장치 같은 걸까? 하지만 마법적인 경보 장치라면 그가..
생각을 가다듬던 중 팀장의 상황 설명이 이어졌다. 도시 밖에서도 봉기가 일어났기에 지금 본부를 지키는 인원은 평소의 1/4이란다. 도시로 귀환하기 전에 팀장이 미리 손써 둔 일인 듯했다. 안팎으로 다 들고일어나 어디부터 돌봐야 할지 모르게 몰아가는 것. 매우 효과적인 작전 같긴 하지만, 바깥 사람들이 시간을 벌어 준다는 건.. 그들이 보스의 부하 3/4과 싸운다는 의미일까? 모르긴 해도 바깥 사람들이 호송팀만 한 무력을 갖추진 못했을 것 같은데. 그럼 그 사람들의 생사는?
소름이 끼쳤다. 이러면 정말로 속전속결이 필수이겠다. 이쪽에서 빨리 보스를 공격하고 그 소식이 밖에 있는 보스의 부하들에게 바로 전해져야, 바깥의 전투가 그나마 빨리 중단될 테니. 바꿔 말하면 보스의 부하들이 이쪽저쪽 오가는 동안 목적을 달성해야만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고, 그러지 못하면 안팎이 다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적 중에 공간 이동 마법을 구사하는 자라도 있으면 어떻게 되지? 하는 끔찍한 걱정에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거까진 몰라. 모르겠어!)
아니, 그보다, 나 이거 계속 듣고 있어도 되는 거야? 재차 관자놀이를 누르는데 그는 거침없이 계획을 얘기했다. 마법진의 사각지대로 침투한다? 그런즉 마법진이 이래저래 난관이라는 얘기 같다. 루드베키아가 레아가 다칠 확률은 0에 가깝다며 안심하라 했지만, 그걸론 안 된다. 그에게는 호송팀 전원의 생존 역시 목표이니까. 그런 이상 이들의 안전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욱이 마법진을 그대로 두는 한 본부에서는 투명 마법의 시전이 불가능한가 본데, 그랬다간 내가 적들에게 그대로 노출되니 이제까지보다 더 구멍이 되고, 그만큼 그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말씀하신 방법이 블랑님이 마법진을 해제하신 뒤에 모두에게 투명 마법을 걸고 가는 것보다 더 빠릅니까? 마법진을 신속히 해제할 수만 있다면 그 편이 더 안전할 것 같아 여쭙습니다."
시도 가능한 방도여야 할 텐데. 마음 졸이는 사이 그가 출입증을 돌려주며 레아의 등을 토닥였다. 그게 정령들에게 무슨 자극이라도 된 걸까? 그와 가까운 쪽에 앉은 바람 정령은 그의 팔을, 반대편 어깨에 앉은 물 정령은 레아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그때, 호송팀이 제각기 생각을 펼쳐 놓았다. 하나같이 자신들이 강하다는 생각으로 일을 추진하지는 않았다는 얘기 같았다. 저들이 강하다고 했던 건 각자가 자기 몸을 지킬 정도의 무력을 지녔다는 의미였어서 일순 겸연쩍었으나, 굳이 말을 얹지는 않았다. 미래를 모르니 이들이 그 의미를 알아채지 못하는 건 당연할 테니. 다만 벨가모트의 발언은 상념을 불러왔다. 미래를 위해, 후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운다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를 기대하며 현재를 바친다는 게 나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학문적 거인을 위한 디딤돌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내 바람도 미래에 대한 기대라면 기대겠지만, 난 그 기대에 내 삶을 쏟아붓지는 못할 테니까.) 내가 살던 세상에선, 저들이 타도하고자 했던 갱단이 존재했는지조차 불투명한 대상이었기에 더 불가해한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벨가모트의 말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기대도 일었다. 돈 때문이든, 신분 때문이든, 다른 무슨 요인 때문이든, 인신매매나 매춘처럼 사람이 다른 사람의 도구로 전락하는 일은 일절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그런 마음으로 벨가모트를 자랑스러워하는 듯한 호송팀을 바라보는데, 그가 레아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진짜 사람 같은 온기 어린 손길이 낯선 듯 익숙하게 느껴졌다.(상황 설정상 어쩔 수 없이 도입된 존댓말은 좀 쑥스러웠다.) 그런 채로 이어지는 말과 전음을 듣자니, 그에게 보탬이 될 방도가 보이는 기분이었다. 어쭙잖은 위로보다는 그가 바라는 일을 하는 게 낫겠다. 즉 그와 호송팀이 이 시기에 무슨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움직였는지 적어 나가는 것. 그럼으로써 그들이 주체적으로 살고자 했음을 기억할 단서를 남기는 것. 그래서 위안이 된다면, 그걸 하는 게 상책이리라.(내가 여기 떨어진 게 기록을 남겨야 해서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지만) 그와 호송팀의 시선이 멋쩍어 순간 눈을 내리깔았다가 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수첩과 만년필을 꺼내 쥐었다.
// 별 말씀을요 제가 좀 더 명확하게 적었더라면 좋았을 텐데요😅a 아침부터 장문 수정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영 지체돼 버렸습니다..ㅇ>-<
2. 스포아자씨를 못 만났더라도, 블랑님이 하는 소리가 유언 같다고 느낀 시점에 말렸을 거 같긴 합니다😓a 레아는 꽤나 쫄보여서요(...)
3. 말씀대로 현대의 선거랑 비슷한 것 같습니다 천거는 정당의 공천이랑 유사해 보이는군요🤔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으면 후보가 될 수 없듯이 천거받지 않은 인물은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요😶
4. 아 그랬나요? 사적 영역에 관심 두지 않는 것도 저는 바람직한 면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와는 결이 다른 장점을 지닌 캐로 설정하셨나 보군요😐a
"팀장님도 다 생각이 있으셔서 레아양을 여기에 있게 하신거죠. 문제 없을껍니다. -움찔! "그....렇죠?"
루드베키아의 한마디에 갑자기 크게 움찔 거리는 헬리오트의 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던 루드베키아의 눈이 차게 식는다. 동시에 블랑의 그 태도를 누구한테 배웠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때로는 자기가 끌리는 순간에 맞춰서 직감에 맞춰 움직이고, 때로는 이성적으로 행동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며 움직이는 그 모습은, 지금 저리 행동하는 헬리오트의 그것이 아니던가. 못말리겠다는 듯이 고개를 내젓던 루드베키아가 다른 이들을 바라본다. 그 와중에 레아의 한마디에 그들의 시선이 블랑을 향해 쏠린다. 레아의 의견이 꽤 그럴듯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헬리오트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본부에 손실이 안가는 방향을 원했지만 마법진의 복구야 어느정도 시간만 들이면 가능할테니까 마법진 정도면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리라. 그러던 와중 그가 잠시간 무언가를 주시하기 시작한다.
"솔직히, 자신 없습니다. 이런 대규모 마법진 자체가 파훼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도 아닐뿐더러, 만약에 제가 땅을 이용한 마법으로 지운다 하더라도 완벽히 지울 수는 없는 노릇인데다가 그리 된다면 그 누구라도 알테니까요." "그럼 힘들단 이야기인가." "재밍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자세한 건 가서 봐야할 듯 싶습니다. 저번에 팀장님과 같이 본부에 잠깐 볼일이 있어서 갔을때 잠깐 살펴본게 전부라 효능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내가 용이라서 가능은 하다만, 조금 발언에는 조심해주려무나.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만..... 너무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면 뭔가 좀 뭔가뭔가스럽지 않겠니.]
웃음기 섞인 전음이 들려온다. 그래도 많은 것들을 그들에게 해주고 싶지만 그들 스스로가 이루고 싶다는 그 염원을 알기에 그들의 옆에서 지탱만 해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었던 블랑이었다. 그러고보니 저 출입증의 진짜 재질을 몰라서 제대로 못쓰는 것 같은데, 슬슬 말해줘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는 살짝 미소를 머금은채 전음을 재차 이어나갔다.
[그리고 운디네와 실프는 되도록이면 많이 활용하도록 하렴. 지금으로선 너의 수족같은 아이들이고, 더해서 그 출입증이 있는 한 아이들이 마음놓고 싸우고 배고파 해도 풍족하게 먹여줄수 있을테니까. 그 출입증, 네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마나가 모자르거나 할 일은 없는 물건이란다. 나를 믿어보렴.]
"그래서! 그래서! 레아에게 질문!" "뭡니까, 벨가모트?" "우리 모습을 지금 적어주고 있다고 했잖아? 아주 잠깐동안이지만 보았던 우리들 모습은 어때? 응?"
그 말을 들은 호송팀 멤버들이 전부 다시 한번 레아에게 주목한다. 자기들은 가족들이라 속된말로 '못난 인간들은 서로 못난 걸 알아서 서로 보기만 해도 흥겹다'라고 하지만 레아는 여기서 굳이 따지자면 타인에 가까운 사람, 그렇기에 레아의 시선으로 보았을때 자신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한 것이리라. 개구쟁이인 벨가모트는 물론이요, 든든한 팀장인 헬리오트조차 매우 흥미가 동하고 있는지 레아를 흘깃흘깃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난처한 상황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도움을 줘야할 블랑은....
[솔직히 말해주마. 나도 궁금하구나.]
웃으면서 즐기고 있었다.
//
아유 괜찮습니다. 오늘은 제가 연차니 천천히 즐겨보도록 하시죠!!
2. 그걸 눈치 챈겁니다. 심장 꺼냈는데도 경기를 일으켰는데(?) 심지어 그 심장을 떼다가 물건을 만들어 자신한테 줬다? 백타 레아가 블랑 등짝에 불꽃 스매쉬를 날릴껍니다(........)
3. 공천도 공천 나름인게 유능해야 합니다. 머리 안좋으면 ㄹㅇ 진짜 바로 나가리 처리에요. 심지어 간부들한테도 어느정도의 탄핵 권한을 줘서.....
당황한 듯한 팀장의 반응에 어이가 없었다. 날 여기 둬도 괜찮다고 판단한 근거가 있는 게 아니었어? 자기는 물론 팀원 전부의 생사가 걸린 상황인데 이렇게 얼렁뚱땅 넘긴다고? 내가 첩자가 아니기에 망정이지 첩자였으면 이러는 건 자살행위다.(루드베키아도 비슷한 기분이었는지 표정이 굳어졌다.) 정말로 그와 닮았다. 그도 밑도 끝도 없이 날 신뢰하노라 했는데. 6년간 함께 지내면서 닮았다기엔 그는 그러고 천 년이나 더 지났고, 단순히 성향이 비슷한 건가? 그래서 더 친밀해졌나?
그러던 중 마법진 해제가 화두에 오르자 호송팀 전원이 그를 주목했다. 그런데 정작 그는 팀원들에게 난색을 표했다. 설마 인간의 마법을, 용인 그가 해제하지 못한다는 건가?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데 그가 전음을 보내 왔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게 웃음기가 섞인 느낌이었지만 그 내용은 의아함을 더했다. 발언을 조심해 달라니? 호송팀의 사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보다 자신이 활약을 덜 하는 게 중요한 건가? 그럴 리 없는데. 어째서 할 수 있는 일을 못 하는 척하는 걸까? 의문이 가시지 않아 레아는 출입증을 고쳐 쥐었다.
[저분들이 똑같은 결말을 맞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려면 뭐든 해 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바깥의 사람들이 적과 맞서는 중이라니 그들의 곤경을 풀기 위해서도 속전속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그런데도 저희가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을 마다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유희 중에 정체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들은 것 같긴 하지만, 한 번 스러진 목숨은 또 다시 과거로 떨어지지 않는 한 돌이킬 수 없다. 그런데 그들의 안전보다 더 중시할 게 있을까? 나라면 없을 거 같다. 그래서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다가 귀가 번쩍 뜨였다.(전음이니 머릿속이 환해졌다고 하는 게 적절할까?) 출입증의 마나가 고갈되지 않는다고? 정령들이 싸움에 휘말리는 일은 가능한 한 피하고 싶지만, 배고파하면 언제든 밥을 줄 수 있다는 건 기꺼웠다. 그런데 아까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게 효과가 있나?
[정말입니까? 그런데 어떻게 해야 마나가 빨리 꺼내집니까? 아까 급한 대로 마나 나오라고 하면서 출입증을 누르기도 하고 흔들기도 했는데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하다 보니 너무 마구잡이였던 거 같아 민망했다. 앞으론 제대로 된 방법를 써야지.
그때, 벨가모트가 특유의 쾌활한 투로 자기들이 어떻게 보였냐고 물어 왔다. 난감했다. 타인에 대한 내 견해를 대놓고 말하기는 부담스러우니까. 오랜 기간 지켜본 상대라도 그럴진대 하물며 오늘 처음 만난 천 년 전의 인물에 대해 뭐라고 할까. 그러나 다들 대답이 궁금하다는 듯 이쪽을 빤히 본다. 그마저도 전음으로 궁금하단다. 머리칼을 양손으로 쥐어뜯을 뻔했다가 어깨 위의 정령들 때문에 멈칫했다. 뭐라고 한다?
"제가 함부로 말씀드릴 입장은 아닙니다만, 저와는 사고방식도, 가치관도 상당히 다른 분들이라고 느꼈습니다. 가령 저는 제 앞가림을 하기 급급한 편인데 여러분은 먼 훗날의 인류에 대해 생각하신다거나.. 그런 차이가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타인의 평가나 판단을 떠나,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며 주체적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분들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만난 지 하루 만에 인상 비평을 해 달라니 벨가모트 뭡니까😅;;;;;
2. 블랑님이 그 부분에선 눈치가 빨랐군요😗 다만 레아가 타자에게 섣불리 손을 대는 타입은 아닙니다😓a 직장 상사가 상대라면 더더욱요(...) 아마 돌려드릴 테니 도로 심장에 붙이시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가능성을 막는 길이라면, 더더군다나 너나 나는 계속 여기 있을수 없는 이들이다. 그들의 미래는 스스로 만들어 가야하고. 나 또한 네가 말하는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들이 나를 계속 의지하게 된다면 우리가 과거를 바꾸는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나 마찬가지니까. 명심해두렴, 우리에겐 과거지만, 그들에겐 현재임을.]
레아의 말을 답하면서도 그가 심유하게 가라 앉은 눈으로 주변을 본다. 자신이라고 해서 왜 저 마법진을 부수고 싶지 않을까, 아니 마음같아서는 당장에 자신의 정체고 뭐고 다 드러내고 바로 지진을 일으켜 땅을 다 뒤집어 엎어서 모든 전쟁을 끝내고 싶다. 하지만 그래서야 진정으로 원하는 미래를 그릴수 있는걸까? 그리고 과거사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희대의 대마법사로 남기고 그들을 돕고선 홀연히 사라졌다? 아니, 그래선 안되었다. 그래서야 연고도 제대로 되지 못한 대마법사가 그들을 도와줬다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겠는가. 어디까지나, 일궈내는 것은 그들 스스로여야 한다. 그렇기에 이렇게 자신의 실력까지 폄훼해가며, 힘을 숨겨가며 싸우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래도 그는 알고 있다. 진정으로 그들에게 감당못할 순간이 닥쳐오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그럴것만 같았다. 팀장이 항상 자신이 직감으로 느낀다는 걸, 지금의 자신도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생각을 하던 와중, 상념을 깨는 레아의 평가가 들려온다.
"우와, 생각보다 고평가야." "솔직히 머릿속에 막 떠오른거 내뱉은거였는데 평가가 엄청 후하네."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우리가 이정도 좋은 말을 들을 정도로 잘한단 생각은 안했는데..... 고맙구나. 최소한 후세에 우리가 했던 일이 후회하지는 않을수도 있겠군...."
레아의 평가에 다들 멋쩍은 듯 헛기침을 하고 괜히 머리를 긁적이기도 한다. 헬리오트는 천천히 마저 피우던 시가의 연기를 전부 들이마셨다가 바로 내뱉으며 들뜬 마음을 진정시킨다. 레아가 자신들을 본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어느정도는 눈치를 챘다. 그럼에도 벨가모트가 일부러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는 것은, 그들 본인들도 그들이 나아가는 길에 정확한 확신을 서지 못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레아의 말 한마디에, 그들의 미혹은 아침 안개마냥 완전히 없어진지 오래였다.
[고맙구나.]
후세에 그들의 평가가 어떻게 될지는 몰랐다. 하지만 타인인 레아가 보기에 그들이 이러한 평가를 받는다면 등연히 그들로서 마음속에 자부심이 생기지 않는게 이상한 것 아닐까? 그렇기에 이러한 평가를 내려준 레아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웃고 떠드는 시간도 막바지, 헬리오트가 다 피운 시가를 땅바닥에 버리고 발로 비벼끄는 것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나름 쉴 만큼 쉬었고, 이제 다시 진격을 할 시간이었다. 아니, 어쩌면 금방 모든 것이 끝날 수도 있으리라. 그렇게 말하며 아직도 마도구 사용에 대해 아직도 어려워하는 레아를 위해 앞으로도 여러가지를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든걸까, 그가 가벼이 웃으며 천천히 요령을 알려주기 시작한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거라. 이미 넌 요령을 터득하였으니, 그저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낸다는 느낌으로 출입증을 인도해가려무나. 나머지는 아마 마나가 알아서 움직여줄 것이다. 익숙해지면 지금 전음을 사용하는 것보다도 훨씬 쉬울 것이다.]
그에 맞춰 레아의 양옆에 있던 정령 두마리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마치 그 모습이 사이좋은 자매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한 것은 착각이 아닐지도 몰랐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할까, 절대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 원래 개그 캐릭터가 그런 용도니까요!! 하지만 대답은 대만족중인듯 하네요!!
2. 어우, 그럴까봐 절대 말 안할껍니다. 아마 나중에 다른 이의 입에서 튀어나오겠지만요.
계속 여기 있을 수 없다는 전음에 가슴이 저려 왔다. 나는 여길 벗어날 수 없게 될까 봐 무서운데, 그는 여기 더 머물지 않으리라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어 보인다.(그 확신이 들어맞아야 할 텐데.) 그래서일까. 이어지는 전음에서 호송팀의 미래에 대한 염려가 느껴졌다. 자칫하면 그들에게서 삶의 주도권을 앗아갈까 걱정하는 것 같았다. 목숨을 잃으면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으면서도, 수긍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삶은 각자의 몫.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대신해서도 안 되는 영역이 명백히 존재한다. 그 점을 잊은 채 개입하다간,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도리어 상대의 정신을 병들게 하는 독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더욱이 나는 호송팀과 무관한 제3자. 보기 답답하더라도 그의 선택을 훼방 놓아선 안 될 것이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조심하겠습니다.]
다만 마법진을 해제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는 걱정이었다. 마법진이 있는 한 투명 마법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모양이니까. 그럼 나 또한 적들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무서웠다. 언제 공격당할지 모르게 되는 것도, 그로 인해 그에게 걸림돌이 되는(최악의 경우 호송팀의 생존을 가로막는) 것도.
[마법진이 있는 한 투명 마법도 쓰기 어려울 텐데, 그러면 교전이 벌어졌을 때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방해가 덜 될지요? 저로선 엄폐물을 찾아 숨어 있는 정도 말고는 떠올릴 수가 없어 여쭙습니다.]
그때, 고무된 듯한 반응이 돌아왔다. 레아의 인상 비평이 호송팀에게 기꺼웠던 모양이다. 그 역시도 고맙다는 전음을 보내 왔다. 예상치 못한 호응이라 그들을 마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과연 내 얘기가 좋기만 한 평가일까? 먼 훗날의 인류에 대해 생각하는 건 이타적이고 숭고한 마음일 수 있지만, 자칫하다간 정작 자신과 주변은 돌아볼 줄 모르는 편협함이 될 수도 있다. 타인의 평가나 판단을 떠나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는 것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 자체는 미덕일지언정 그것이 과해지면 독선으로 치달을 수 있다. 즉, 장점처럼 보이는 성향도 그 정도나 처한 상황에 따라 단점으로 돌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하다 보면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삶에서 정답은 딱히 없는데 오답은 비교적 명확하고, 여느 사람은 그 오답을 잘 피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저들의 사기는 진작되었으니 괜찮으려나? 뒤숭숭한 나머지 고개는 그대로 숙인 채 조심조심 대답했다.
"평가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으니 제 얘기만으로 속단하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저 여러분이, 그리고 여러분과 뜻을 함께했다는 바깥 분들이, 이 고비를 무사히 넘기셨으면 합니다. 삶을 개척하는 것이든 각자가 해낸 일의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든 살아남아야만 가능하니까요."
그래야 내가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도 하고. 거기까지는 꺼낼 수 없고 꺼낼 필요도 없는지라 삼키고 숨을 고르려니, 그가 출입증의 사용법을 일러 주었다. 사뭇 여유로운 어조였으나 얼른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는 느낌? 출입증은 돈주머니가 아니고 마나도 동전이 아닌데. 출입증을 쥐고 동전을 꺼내는 시늉을 하면서도, 내가 제대로 알아들은 건지 모르겠어서 미간이 찡그려졌다.
[이러면 마나가 나옵니까?]
모르겠다. 마나가 손에 잡히는 느낌도 없고.(마법 능력이 있는 이라면 잡았을지도 모르겠다만) 차라리 출입증을 쥐고 마나 나오라고 되풀이하는 게 더 자연스러울 거 같다. 그렇게 했을 때 정령들이 배를 채우긴 했으니까. 아니다. 정령들이 먹을 마나니까 정령들에게 물어볼까? 마침 고개를 내밀고 구경하는 정령들을 향해 다시 한 번 동전 꺼내는 시늉을 해 보였다.
"..마나 나왔나요?"
// 만족하고 사기도 오른 건 다행입니다만,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의 피상적인 대답만으로 확신을 가져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섣부른 확신은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요😶a
2. 일전에 말씀하신 납치 사건을 출입증 성분 밝혀지는 계기로 써먹을 수도 있겠군요🤔 범행 동기가 출입증의 드래곤하트 조각을 탐내서라면(그런데 출입증이 레아한테서 1m 이상은 안 떨어지니까 급한 김에 레아까지 가져갔다고 하면) 밝혀질 수밖에 없을 것 같으니요😕
[아니다. 네 의견도 맞는 것일수 있다. 당연히 걱정이 되는건 나도 마찬가지란다. 그렇기에 네 의견에 대해서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게 사실이지....]
하지만 직감이 들었다. 당연히 자신의 입장에선 숨기는 것이 더욱더 도움이 된다. 아니, 그것을 떠나 근본적으로 그들에게 가능성을 제시하고 힘을 키우게 하려면, 그들이 항상 원하는 미래를 스스로 일구어내려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해야 하지만 그만큼의 리스크도 존재하는게 사실. 하지만 이미 역사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이라고는 하지만 더이상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쓸모가 없어졌다는 것도 사실인 셈이었다. 그렇게 고민에 빠지던 와중 그들의 답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레아의 모습이 들어온다. 속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막막한 미래에 대해 빛을 밝혀준 것도 사실인 지금 어떻게 될 지는 자신들의 손에 달린 셈이었다. 그래도 그들이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것일까, 그들은 그 평가에 대해 다시 답하면서 천천히 먼지를 털어내고 각자 가져온 비상식량─대다수가 딱딱하게 굳힌 빵이었다.─을 대충 물로 녹여 먹은 뒤 몸을 일으키며, 대표로 헬리오트가 답변을 던진다.
"오히려 타인인 자네의 눈이기에 믿는 것일세. 뭐랄까, 레아양의 눈은 블랑의 그것과 닮았거든, 항상 흔들리고 좌절하지만 결국에는 올곧게 나아가는, 그런 순수한 눈이야. 그런 눈을 못믿는다면, 어른으로서의 책임이 될 수 없겠지."
다들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입가에 맺힌 진한 미소는 다들 같은 마음이라는 뜻이었다. 물론 오늘 누군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일은 없을 것이라는 블랑의 진심이 다시 한번 그의 눈빛으로 드러난다. 그는 천천히 숨을 고른다. 고른 숨을 다시 목 너머로 밀어 넣고, 눈을 감자 세계가 그려진다. 역사는 항상 그래왔다. 기적은 반복되어지지만, 결국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믿어보고 싶었다. 이토록 잘 구성된 순간 하나하나가 비틀리고 비틀려서 얼마나 큰 기적을 만들어낼 것인가. 그렇기에 자신은 개입하되 개입하지 않고, 같이 있되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이다.
[아마 오늘 하루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아예 망가트리는 것이 아닌, 잠시간의 방해를 통해 우리가 활동하는 하루 정도만 어떻게 해보려는 것이다.] "블랑형님, 레아! 준비 다됐으면 슬슬 가자!"
벨가모트가 어느새 다시 반쯤 공룡이 된 모습으로 말을 걸어온다. 날카롭지만 그 안에서 빛나는 순수한 눈동자는 오히려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기 좋았다. 벨가모트의 말마따나 이미 준비가 모두 끝났다는 것을 반증하기라도 하듯 그들이 결연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고, 때마침 정령들도 배가 부르다는 듯 이미 쌩쌩해진 투로 레아의 양 옆에서 어깨에 볼을 부비적 거리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블랑이, 정령들에게 조용히 입을 연다.
[레아를, 부탁하마.] -응! 걱정마! -블랑님! 우리 강해! -아까도 우리가 해냈잖아? -그치 그치! 밥두 많이 먹었어!!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녀가 들고 있는 물건은, 정령 두마리가 과식을 한다 하더라도 티도 안날 재질로 만들어진 무언가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상복을 다듬은 뒤 입을 열었다.
"저희도 준비 다 됐습니다." "그럼 출발하자."
그렇게 아직 기절상태의 그들을 뒤로 한채, 호송팀이 걸어나간다.
//
1. 오히려 타인이기에 레아의 말을 믿는겁니다. 완벽히 타인으로 볼수 있는 레아가 눈으로 잠깐 본것이기에 더욱 신뢰할만 한 것이죠. 오래볼수록 관찰력이 높아지지만 잔정이 심해져 평가가 왜곡되어지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번민이 묻어나는 전음에 숙연해졌다. 아무리 자신감을 갖고자 해도 미래를 결정하지는 못하는 법. 그라고 어떻게 걱정을 안 할까? 저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조차 오늘에야 안 나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고뇌했으리라. 그런 끝에 내린 결론이 아마, 저들의 자주성과 신념은 저들의 생존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일 테지만.. 그게 저들의 생존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일 리는 만무하다. 나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세상 그 누구보다(어쩌면 당사자들보다도 더) 저들이 살아남길 바라는 건 그일 테니. 그라면, 정말 정말 상상 이상으로 최악의 경우, 스스로를 희생해서라도 저들은 살리려 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난.. 섬뜩해진 나머지 눈을 질끈 감았다. 손에 쥔 수첩이 우그러드는 게 느껴졌다. 나중 일 따위 생각 말아야 하는데.
그때, 부담을 덜고자 둘러댄 소리에 대한 대꾸가 돌아왔다. 아리송한 얘기였다. 세상에 첫인상만 보고 타자의 본질을 정확히 간파하는 인간이 몇이나 되겠는가. 아무리 흉악한 인간이라도 겉모습은 선량해 보일 수 있고, 좋은 첫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 그런데 타인이라 믿는다고? 더구나 내 눈이 그의 눈과 닮았다니, 외관상 전혀 다른 걸(눈동자색은 물론 눈매도, 눈썹의 짙은 정도도 딴판이니) 차치해도 당혹스러웠다. 난 그와 정반대로 의심하고 주저하는 타입이니까. 세상살이에서 의심보단 신념이, 생각보단 행동이 절실한 순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잡념에 휩싸이고 마는 게 소위 먹물의 한계일지도 모른다 느끼면서도, 스스로를 바꾸진 못하고 바꿀 의사도 없는 인간이니까.(당장 지금도 저들 모두가 미소를 띠거나 말거나, 팀장의 판단을 의심부터 하고 있지 않은가.)
호송팀의 반응에 주의가 쏠렸던 탓일까. 그 직후 날아든 전음은 무슨 의미인지 순간 파악이 안 됐다. 그러다 하루 정도만 어떻게 해 보겠다는 내용까지 접하고서야 그가 전원에게 투명 마법을 걸기로 했음을 깨달았다. 다행이다. 절충안을 생각해 줬구나! 투명 마법을 걸 수만 있다면, 마법진 해제가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대수일까? 어쩌면 다른 싸움 없이 보스란 자에게 바로 갈 수 있을지도.
그런 기대에 젖을 찰나, 벨가모트가 그를 불렀다.(완전히 제 컨디션으로 돌아왔는지 도로 리자드맨에 가까운 외형으로 변신한 채였고, 나머지 팀원들도 출발할 채비를 마친 듯했다.) 뒤이어 정령들이 양옆에서 레아에게 기대앉는가 싶더니 쾌활하게 웃어 젖혔다. 앞서 마나 꺼내는 방법을 익혀 보겠답시고 했던 동작이 우스웠던 탓인지, 지금의 상황이 즐거운 덕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렇게 생기 넘치는 건, 최소한 허기지지는 않다는 의미겠지.
그렇게 넘기려다 그의 전음과 정령들의 반응에 가슴이 욱신 저려 왔다. 날 염려해 주는 그가 고마웠으나, (우리 꼬맹이들 같은 아이들이라 내가 보호해도 시원찮을 판에) 정령에게 보호받을 수밖에 없는 무력함은 씁쓸했다. 그나 정령들이 나 때문에 위험해지면 어쩌나 불안하다가도 이들이 있는 한 봉변은 안 당할 것 같아 든든해지는 내가 징그럽기도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현실인 것을. 레아는 속에서 치받치는 뜨거운 것을 삼키고 웃어 보였다.
"폐가 덜 되게 최대한 조심하겠습니다."
그러나 뱉자마자 깨달았다. 이건 지키지 못할 소리다. 그에게 가장 전하고픈 얘기부터가, 그야말로 무리한 요구고 이기심의 발로니까. 그래도 알아주었으면 했다, 지금 그의 안위는 내 안위와도 직결되어 있음을. 그 점을 명심하여 어떤 경우라도(심지어 호송팀의 일원이나 전원이 잘못될지라도) 스스로를 포기하지는 않아 주길 바랐다. 그랬기에 레아는 앞장서 가는 그를 향해 전음을 보냈다.
[블랑님 자신을 지키는 것도 소홀히 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스스로를 돌볼 필요성을 못 느끼실지라도.... 블랑님이 안 계시면 영영 돌아가지 못하는 인간이 있다는 점을.. 그 점을 헤아려서라도 스스로도 챙겨 주셨으면 합니다.]
// 별 말씀을요! 저야말로 밤에야 겨우 작성하기 시작해서 늦어 버렸습니다😖;;; 내일도 답레 작성 시작은 밤에나 가능할 것 같으니 편하게 이어 주세요ㅇ>-<...
사감에 좌우되지 않을 수 있다 해도 그만큼 상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니까요😐a 저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맹점이 더 강할 것 같습니다만, 블랑주님께서 의도하셨던 호송팀의 캐릭터성에 부합했다면야 레아의 인상 비평이 적절했던 거려나요😗?
설마 레아가 블랑님에게 폭력을 휘두르길 바라시는 겁니까😬;;;? 아무튼 그런 상황이면 레아가 기겁하면서 심장을 남한테 떼어 주다니 제정신이시냐고 퍼붓다가 드래곤하트 조각 도로 심장에 붙이시기 전에는 직원으로 못 있는다고 선언할 듯합니다😓a
레아는 시골에서 순둥하게 자란 사람이라 아무리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라도, 아니 원가족이라도 때리는 걸 친밀감 표현으로 여기는 일은 없을 듯합니다😅 (친밀감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있든 말든 그걸 자기 스타일로 삼지는 않는달까요?) 끽해야 잔소리 폭탄이거나 츤츤거리는 수준일 것 같군요🙄a
무슨 말씀이신지는 알겠고 어느 정도 트롤이라도 괜찮으시다니 안심되기도 합니다만😓ㅋ 현 시점에서 블랑님한테 가장 가혹한 시련은 호송팀, 정령이들, 레아 같은 주변 개체가 위험해지는 거 아닙니까😐?
아 그리고 여쭈려다 깜박한 건데 전원 클로킹하고 전진하면 (레아가 설레발친 대로) 보스한테 직행 가능합니까😗? 가능하면 개이득일 거 같은데 말입니다😁a
하긴 호송팀이나 블랑이 좀 특이케이스긴 합니다!! 는 실제 제 가족들이나 저를 모티브로 한 경우도 간혹 있어서..... 실제 형제끼리 저러고 놀다보니 그런것도 없잖아 있으니 그럴수 있습니다!(?) 그리고 등짝스매싱 <<<<벽<<< 잔소리폭탄인걸 생각하면 위력은 또이또ㅇ.....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잖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랑아, 니 주인은 호락호락하게 쉬운길을 주지 않는단다. 제일 쉬운길은 좁은길이라는 걸 알고 있으렴!!
아 절대 불가능, 재밍하는데 결국 레아 한명만 가능하게 됩니다, 라기 보다는 블랑이 일부러 그 길을 가지 않습니다. 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도 있고요.
어떤 양반일지 감도 안 오는군요😬 혹시 전염병 퍼트린 양반과 동일인물일지요🤔? 그나저나 보스 측의 3/4이 외부 봉기를 진압하러 간 이상, 보스한테 직행 못 하고 적을 자꾸 만나면 외부의 동조자들이 시간 벌어 주는 고기 방패로 전락하고 마는 거 아닙니까🥶;;;? 전쟁에서 한쪽이 전혀 피해를 안 보기는 사실상 어렵겠지만 내부 봉기자는 전원 생존하는 와중에 외부 봉기자가 죽어 나간다면 모양새가 좋지만은 않을 것 같지 말입니다😢..
[레아, 내가 아까전에 한 말을 잊었더냐. 나 또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나는 너를 돌려보내야할 의무가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살아 돌아간다. 너만이 아니라, 나 또한 포함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믿어라. 너를, 그리고 나를.]
그렇게 전음을 나눔과 동시에 그들이 당도한 곳은 다름아닌 콘스텔라티오의 본부 건물였다. 크기는 컸지만, 그만큼 주변 지형지물에 잘 녹아들어있기 때문에 쉽사리 눈에 띄지 않았다. 그때도 느꼈지만, 헬리오트가 최소한 건물을 원형 그대로 남겨서 쇄신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했을때의 기분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병력을 외부로 돌린 탓인지는 몰라도, 경비인원이 최소인 것은 기감으로도 확실히 느껴졌고, 벨가모트 또한 몇차례 코를 킁킁 거리더니 블랑과 똑같은 의견을 제시한다.
"쉬싯, 일단 나는 냄새로는, 병력들은 얼마 없어. 아까 퇴각한 인원들의 냄새도 어느정도 남은거 같은데, 아마 본부로 돌아가서 어느정도 우리가 온다는걸 대비는 하는것 같지만, 팀장님 말대로 아무래도 확실하게는 병력을 최소화 시킬 수 밖에 없던거 같아." "확실치는 않지만 병력차로 보았을때 저희는 최소한의 병력으로 막고, 외부의 인원들을 빠르게 제압함과 동시에 우리를 제압한다가 목적이겠죠. 아마 관건이라면 오늘 밤이 기점일껍니다." "보스도 멍청이는 아닐껍니다만, 확실하게 가자면 지금 여기서 마법진을 무력화 시킬수는 있겠습니까? 블랑?"
그와 동시에 블랑이 눈을 감고 천천히 지면에 손을 댄다. 확실히 얼마나 많은 이들을 희생시켰으면 이토록 잔인한 마기(魔氣)가 들끓는 것일까, 블랑은 미간을 찡그리면서 아마 이전의 과거에 자신이 알지 못했던, 더욱 깊고 음습한 어둠이 산재했다는 것을 직감하며 천천히 마법진을 해독해간다. 어려운 수준은 아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용의 영역, 인간으로서는 이러한 대단위 마법을 해독하는 것만으로도 천재의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물론 자신이 과거 마탑에 가서 마법을 배웠다고 하면 어느정도까지는 믿어줄 것이라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마법진을 조심스레 왜곡(Jamming)시켜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략 차 한잔 마실 시간이 흘렀을까? 잠깐 식은땀을 흘리던 블랑─물론 연기다.─은 이내 모든 일이 끝났다는 듯이 숨을 돌렸고, 잠시 숨을 고르고서야 자기네들이 가져온 비상식량중 물을 들이키며 입을 열었다.
"일단 재밍은 성공했습니다. 다만 제 실력이 확실하지는 않아서, 투명을 걸어줄 상대는 한명뿐이 될거 같고, 나머지 인원은 그나마, 저희가 우회로로 움직였다는 걸 속일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정도면 충분하다. 고생했다."
헬리오트도 대강의 일은 짐작했다는 것일까, 생각보다 뛰어난 블랑의 결과에 만족하면서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다시금 지도를 펴든다. 이렇게 우회로만 돌아가더라도 확실한 감시체계는 피할 수 있을 것이고, 동시에 적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움직일수 있을 것 같았다. 그정도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성과임은 부정할수 없는 상황, 하지만 불안요소는 남아 있었으니, 아직 확실하지 못한 상황의 정찰이었다.
"제가 앞장서겠소." "말로우 윈터." "내 능력인 잠행을 사용한다면 땅밑에서 눈 위로 남겨두고 이동가능할테니 앞장서서 적의 공격에 당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을 터, 그렇다면 대비는 가능할 것이오." "장시간 잠행이 가능한가요? 무리는....." "일단 2시간은 가능하오"
말로우 윈터의 말에 프렌치메리가 걱정된다는 듯 팔짱을 꼭 껴오지만 그런 프렌치메리를 위로하듯 말로우 윈터의 두툼한 손이 그녀의 머리를 가벼이 쓰다듬었고, 이에 대해 더이상 말릴수 없음을 깨달은 헬리오트 또한 허락을 한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준다. 그렇게 우회로로 나아가게 된 그들을, 건물 주변을 둘러싼 삼림지대가 맞이하였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사실 이번에 나올 아이가 디텍터 무력화에 일조한 아이라서..... 그래서 친위대 1팀이 원래 5명이었는데 6명으로 한명 더 많아졌습니다!! 급조된 설정 변경이라고 봐도 무방할수도.... 쿨럭..... 그리고 지금 외부에 있는 인원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는게, 진압하러 출발한 시점이랑, 이쪽에서 본부로 빈집털이 간거랑 시기가 딱 2~3일 차이입니다. 그래서 이제야 아마 접전이 시작되었을꺼에요!
설정 변경이야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상황극이 즉흥적으로 돌아가는 놀이인데😌 게다가 호송팀이 블랑님까지 6명이니 친위대도 6명인 게 수적으로 맞지 않겠습니까🙃 다만 바깥 상황을 이미 전투가 시작된 시점으로 상정한다면 사상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 께름칙합니다😖 당장 >>33에서만 해도 호송팀이 차 한 잔 마실 시간에 40명을 제압했다고 서술되었잖습니까😶 친위대가 두 팀이나 간 이상 진압 측이 호송팀보다 약하지는 않을 듯해서 바깥의 봉기자들이 당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거니와, 진압 측은 봉기자들을 굳이 살려 두려고 할 것 같지 않아서 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말로우 윈터가 앞장서겠다고 하는 건 혼자 가서 살피고 돌아오겠다는 의미입니까 아니면 자기를 선두로 하고 다 같이 이동하자는 의미입니까😕? 전자라면 단독 행동이 사망 플래그였다 보니 신경 쓰이지 말입니다😅;;;;;
쓴웃음이 나왔다. 내 전음에 '호송팀이 이전처럼 모조리 죽는다 해도'라는 음침한 전제가 깔렸던 것은, 그런 끔찍한 결말로 치닫더라도 살아남아 날 돌려보내 달라는 함의가 담겼음은 알아채지 못한 모양이다. 하긴, 내 시커먼 속(돌아가는 거에 비하면 호송팀의 목숨은 아무래도 좋은 마음)에 그가 노할까 두려워 한껏 돌려 말하기도 했거니와.... 레아는 자신이 호송팀에게 고비를 넘기길 바란다고 했을 때 그가 보였던 눈빛을 떠올렸다. 그때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까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눈은, 팀원이 잘못될 경우 따윈 고려하지 않는 눈이었다. 바로 그 경우를 염두에 둔 저의까지 파악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니 지금의 전음은 호송팀이 전원 무사히 살아남았을 때에나 유효하리라. 그게 어그러지면.. 굳이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그에겐 호송팀이 목표를 달성하며 살아남는 게 최우선, 내가 돌아가는 건 그 다음, 자신의 생존은 그보다도 뒷전이지 싶다. 만에 하나, 셋 다 이루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 닥치면 망설임 없이 스스로부터 포기하겠지. 그게 빤히 보이는데 무엇을 어찌 믿을까. 어떻든 돌아는 갈 거라고 믿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0은 아닌데. 그런 얘길 대놓고 할 수는 없어 그저 웃기나 할 찰나, 정령들이 말을 보탰다.
- 집에 가자 언니∼ 책 읽어 줘야지
- 초코도 그려 줘야지∼
가슴이 찡했다. 급히 앙다문 잇새로 울음이 샜다. 바로 입을 틀어막긴 했으나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못난 꼴만 보이고 있는데도 같이 있고 싶어해 주는 게, 돌아가면 나랑 뭘 하고픈지를 꼽아 주는 게 더없이 고마웠다. 레아는 정령들을 바짝 끌어당기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멀쩡해져야 한다. 안 되면 제정신인 행세라도 해야만 한다. 그리 다짐하며 정령들을 감쌌던 팔을 푼 뒤 호송팀의 뒤를 따랐다.
그런 끝에 거대한 암벽 같은 것이 저만치에서 마주 보이는 데에 다다랐다. 암벽을 뒤덮은 시커먼 그림자(아마도 달빛을 받아 그림자를 드리운 덩굴 같다.)가 암흑의 사슬처럼 보여 오싹했다. 오는 동안 아무도 나타나지 않은 게 수상하다 보니 더 음산한 느낌인지도 모르겠다. 뭐하는 곳일까. 어리둥절했다가 벨가모트의 얘기를 듣고서야 저 앞의 암벽이, 지형지물이 아니라 건축물임을 깨달았다. 보호색 못지않은 위장이네.
어쨌거나 앞서 팀장이 한 설명이나 그의 예측대로라면(그가 겪었던 과거에도 일어났던 일일 테니 아마 사실일 거다.) 지금 보스는 빈집 털이를 당한 상황. 그랬는데도 과거에 호송팀은 전원 사망했고, 개중 둘은 적에게 협공을 당했던 걸로 추정된다. 밖으로 나간 보스의 부하들이 돌아올 때까지 보스를 제압하지 못하면, 그때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치솟는 불안감을 희망적인 사고로 애써 억눌렀다. 그가 마법진을 해제하고(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이 밤에만 작동 안 하면 마찬가지다.) 전원에게 투명 마법을 걸면, 그래서 전투 없이 신속하게 보스에게 간다면, 늦어져서 일을 그르치지는 않을 거다. 그렇게 믿자. 믿으라고 했으니 믿어 보자. 그렇게 빌면서 램플라와 그 동료에게 공격당한 것부터 여기 이르러서까지의 일들을 서둘러 메모했다.(수첩을 잔뜩 구겨 놔서 쉽지는 않았지만)
그런데 그가 조치한 결과는 천만뜻밖이었다. 호송팀이 위험에 처할까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라며 하루 정도는 마법진을 어떻게 해 보겠다기에 당연히 오늘 하루는 마법진이 작동 안 되게 할 줄 알았는데,(영구적으로 해제하는 거에 비하면 개입을 덜한 거니 절충안이겠다고 감탄도 했었다.) 그러고 전원에게 투명 마법을 걸어서 위험을 최소화할 줄 알았는데, 투명 마법은 한 사람에게만 걸 수 있단다. 그러고 우회로로 간다? 암담해졌다. 아무리 조심해도 모습을 아예 감춘 것보다는 전투를 치르게 될 위험이 크고, 우회해서 가면 곧장 가는 것보다 더뎌질 수밖에 없다. 그런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그는 티 내지 않고 마련할 수 있는 안전한 길 대신 도박을 택했구나.
하지만 전음으로 만류하지는 못했다. 그가 이런 도박을 감행한 건 호송팀에 대한 신뢰 때문 같기도 해서. 그게 바로 (그가 줄곧 강조해 왔던) '서로 믿고 맡기고, 맡기고선 걸어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서. 그러면서도 속은 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는, 보스에게 바로 가거나 가기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면 어떻게 되나..? 바깥 사람들은 얼마나 공격당할까? 아니, 호송팀이 협공을 피할 수는 있을까? 일이 지체되는 경우를 상상하자 아까 다 잘 될 거라고 지껄였던 게 우스워졌다. 나만 조심하면 문제없으리라고 믿고 싶었는데, 이제는, 모르겠다.
얼이 나갔다가 정신을 차린 건, 정령들이 좌우에서 볼을 잡아당긴 덕이었다. 입이 벌어져 놓아 달란 소리도 못하다가 한쪽씩 떼어 내는 사이, 말로우 윈터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제 능력을 이용하면 적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다며. 먼저 정찰하고 오겠단 의민가? 말로우 윈터의 팔짱을 끼는 프렌치메리를 보고 순간 섬뜩해졌으나, 팀장이 허락한 뒤 말로우 윈터가 단순히 선두에 선 것을 보고 한숨 돌렸다. 일단은 이렇게 간다는 거구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따라가는 수밖에. 레아는 그와 호송팀의 등을 바라보며 발을 내딛었다. 심란한 탓일까. 그 너머로 솟아오른,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금방이라도 이쪽을 덮칠 것처럼 으스스하다.
// 어쩌다 보니 블랑님한테 건네는 대사가 없군요ㅇ>-< 애매하게 타이밍이 안 나왔지 말입니다😓;;;;
어라, 봉기가 situplay>1596733071>941의 도시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었습니까😦? 그 도시는 팀장님이 관리했던 데라 그렇다 치더라도 나머지 지역까지 포섭했다면 그만큼 시간과 공을 들이는 건 물론 이익도 웬만큼 보장했어야 할 거 같은데, 팀장님이 과연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겠군요😮 한편으론 그 정도의 영토(?)를 갖춘 세력이면 현지에 수비 병력을 뒀음직도 한데 어쩌다 본부 병력이 3/4이나 출동하게 됐는지도 궁금하고요🙄
답레 쓰다 보니 레아는 절대 못 물어볼 거 같고 (과거행은 결과가 정해져 있으니) 관전할 기회도 없을 거 같은데 저는 궁금한 게 생겨서 질문 드리겠습니다😗ㅋ 호송팀의 목표 달성 및 생존, 레아의 원래 시간선으로의 귀환, 블랑님의 생존 3가지 중 1가지 내지는 2가지만 달성할 수 있다면, 블랑님은 제일 먼저 뭘 포기할까요😶?
뒤에서 레아와 정령들이 떠드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색은 안하지만 자신 때문에 여기까지 끌려오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간대에서 해메이지만 않았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그녀를 돌려보내는 것이 맞을수도 있다는 것이 정답이었다고 생각한다. 어깨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거웠다. 해야할 일은 많았고 지켜야할 것도 많았다. 하지만 뭣모르던 시절과는 다르게 지금의 자신은 어른이었다. 라이네스가 그랬었다. 인정하고 다음번에 다시 실수를 만회하면 그만이라고, 그것이 바로 어른이라고. 그 말 뜻을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블랑, 무슨 생각을 그리해?" "프렌치메리."
어느새 프렌치메리가 자신의 근처로 다가와 말을 걸어온다. 그러고보니 말로우 윈터가 출발직전 프렌치메리를 지켜달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선두로 섰기에 그녀를 지키지 못하는 것이 불안한 것인지 제일 방어력이 강한 자신에게 맡긴다는 의미였으리라. 아마 자신이 옆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계속 조용히 있으니 신경쓰여서 그런 것이리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별거 아닙니다, 그저 앞으로 있을 전투가 신경이 쓰여서..... 누구도 다치지지 않았으면 해서요." "헤, 그렇구나. 근데 블랑 그거 알아? 가끔씩 우리는 네가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처럼 느껴져."
아무렇지도 않게 폭탄발언을 내뱉는 프렌치메리의 말에 그가 화들짝 놀라 그녀를 바라본다. 충분히 다른 이들이 들을만한 목소리에 그가 당황하여 그녀를 바라보지만 프렌치메리를 포함해 다른 이들은 전부 무감각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히려 루드베키아나 헬리오트가 왜 이제서야 그 말을 블랑에게 해주냐는 듯한 표정을 짓자, 프렌치메리는 깜빡 잊은걸 어떻게 하냐는 듯 혀를 살짝 베어물고는 미소를 지어보인다.
"프렌치메리, 그건 착각입...." "착각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하지만 근데 그게 뭐가 중요해?" "네?" "결국 블랑은 블랑이야. 우리랑 같이 웃고 떠들고 보스에게 같이 반기를 들은 우리의 동료, 블랑." "....." "언제나 우리에게 답을 제시하고 같이 걸어나갈 길을 보여주었잖아? 그러니까 우리도 믿어봐, 우리도 언제나 네가 속에 있는걸 털어놓길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굳이 털어놓으란 말은 아니야. 때로는, 속 안에 있는 말을 꺼내지 않아도 '아, 이건 진짜 알려주고 싶지 않은거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게 있으니까, 말이야!"
그 묘한 기분에 그가 잠시간 다른 사람들을 바라본다. 하지만 프렌치메리의 말대로 그가 어떤 존재이건 간에 딱히 신경쓰지 않는듯한 태도에 그는 결국 너털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그랬다, 이들은 그런 이들이었다. 언제나 자신들보다 타인을 생각하면서도 등을 맞댄 이들에게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는 이들, 그렇기에 자신도 이들에게 자신의 등을 맡겼다. 물론 결국 마지막에 혼자 남았고, 지금까지 그들의 무게까지 자신이 짊어지고 온 것이다. 하지만 후회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그 순간, 그들이 삼림지대를 벗어나자 드넓은 황야가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과거 누군가가 싸웠던 흔적이 남은 격전지의 장소임을 알 수 있으리라. 그 순간 블랑은 과거 라이네스와 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 라이네스 본인이 살던 시대보다 더 앞선 시대에 드워프를 노예로 부리던 한 국가가 그 고도로 발달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드드래곤 성체에게 시비를 틀었고, 그렇게 일주일간의 접전 끝에 국가 자체가 멸망해버렸다는 곳이 바로 자신이 유희를 즐기던 그곳이라고. 그렇기에 이 곳에는 수많은 철광석과 마정석 파편이 흩뿌려져 있었다. 아마 격전이 다시 벌어진다면 이곳이겠지만.... 그 순간 헬리오트가 인상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 안들리나?"
헬리오트의 한마리에 그들이 귀를 기울인다. 날카롭다 못해 고막을 두들기는 듯한 소리에 그들이 점차 인상을 찡그린다. 심지어 더 문제인 것은 그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리라. 그렇게 백파이프(가죽 혹은 동물의 위장으로 만든 자루에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리드가 딸린 관을 연결시킨 관악기)의 고음이 그들의 고막을 직접 강타하는 순간, 강풍이 몰아치며 경박하다 못해 어디 삼류 양아치와 같은 남자가 그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뭔가 잡혀서 와봤더니.... 마법진은 어떻게 뚫은거야? 그리고 보이는 건 여섯인데...."
금발의 남자가 날카롭게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잡히는 건 일곱이네?"
//
1. 굳이 말씀드리자면 1순위가 레아의 귀환입니다! 그다음이 호송팀의 안위, 블랑의 목숨이 가장 마지막이 되겠네요.
2. 6년간 헬리오트랑 호송팀 팀원들이 절대 놀았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근 6년간 진짜 서로가 서로에게 엄청난 고난의 행군이었어서.....그리고 포섭된 이들 자체가 헬리오트에게 동조하는 이들이고, 헬리오트 본인이 조직내 신망이 엄청 높았다는걸 생각하면.....
영상은 혹시 새로 나온 금발 친구 테마곡입니까😐? 반주에 관악기 소리가 많이 깔린 거 같아서 말입니다ㅎㅎ (관악기로 소음 공격(?)을 날리는 캐일까요?)
그리고 써 주신 답레 보고서야 깨달은 게..😞;;; >>133에서의 정령들 대사 말입니다🙄 저는 >>132에서 블랑님이 살아 돌아갈 거라고 믿으라는 전음에 맞장구치는 대사로 의도한 건데, 답레 첫 문단 읽고 보니 돌아가자고 조르는 대사로 해석될 수도 있겠더군요😬;;; 의미를 좀 더 명확히 했어야 하는데 제 실책입니다😓;;; 이미 답레까지 써 주신 터라 고치기도 늦은 거 같습니다만.. 블랑님의 침울한 반응 보고서 아차 싶어 변명이나마 남겨 봅니다 ㅇ<-<..
그건 그렇고 블랑님이 인간 아닌 거 팀장님만 눈치 챈 줄 알았는데 다 아는 거였군요😅ㅋ 확실히 가족은 가족인 게 꽤나 내밀한? 사적인? 화제인데도 자연스럽게 꺼내는 게 사이가 엄청 좋지 않고는 피차 곤란할 거 같지 말입니다😗
발바리아와 캐놀라인의 국경 지대려니 했는데 한참 전엔 국가도 있었군요 (용을 공격하다니 뭣하러..🥶;;;;) 거기 굴러다니는 마정석이 용의 피일지 궁금해집니다ㅎㅎ
호송팀한테 소개하면서 블랑님이 투명 마법 푼 줄 알았는데; 그래서 투명 마법 걸린 줄 몰랐는데 이미 투명화가 되어 있는 상태였군요😮 근데 무슨 수로 용이 건 마법을 간파했을까요? 설마 인간이 아니라거나😕?
블랑님이 자기 목숨을 제일 뒷전으로 할 거라는 레아의 짐작이 맞았네요🙄 근데 레아의 귀환이 1순위라니 의외입니다 전 당연히 호송팀 > 레아 > 블랑님 자신, 일 줄 알았는지라..😅ㅋㅋ
6년간 비빌리에 보스의 세력을 갉아먹고 있었다고 이해하면 됩니까🤔? 다들 심지가 굳은 이들 같군요 중간에 이해득실 계산해서 마음을 바꿀 수도 있고 보스가 푸는 마약에 중독이라도 된 상태면 싫어도 안 따를 수가 없었을 텐데.. 이탈자나 밀고자 없이 비슷한 시기에 궐기한 거라면 말입니다😶
참, 제일 중요한 말씀을 빼먹을 뻔했네요😞 현생 이슈로 오늘은 밤에나 답레를 이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어제 고생하셨는데 오늘은 느긋하게 보내시길..
의외! 이거슨 레아의 존재를 알게된거랑 연관있는 능력입니다!! 그것은 다음레스에.... 한가지 힌트를 주자면 싸우는 곳 자체가 금태양한테 유리합니다,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고순도의 마정석과 무기안에 남아있는 마나가 계속 부딪혀 고농도의 마나가 대기중에 떠다니는데 이곳이 번개가 잦은 지역이랖사람들 모르게 대기중에 스파크가 튀어요.
결국 한명에게만 투명을 걸어줄수 있다는 사실에 차라리 비전투원인 레아에게 투명을 몰아주는게 맞다는 결론이 나온 것일까, 그들은 별로 논의도 하지 않은채 레아에게 카모플라쥬를 넘겨주었고, 이내 블랑이 천천히 손을 뻗으며 레아에게 투명한 막같은 것을 씌워가자 아까전과 마찬가지로 레아와 정령 두마리가 색채로 녹아든다.
간단해요. 구심점이 없던 탓에 서로 사분오열되어버리고, 그와중에 친보스파 인원들과 맞부딪혀서 서로 공멸해버리거든요. 이게 그냥 공멸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대다수가 시가전으로 변질되다보니 그 과정에서 개화자 인식또한 완전히 곱창나버려요....